젠더 무법자 - 남자, 여자 그리고 우리에 관하여
케이트 본스타인 지음, 조은혜 옮김 / 바다출판사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개인은 자신의 삶을 표현하는 바대로 존재한다ㅡ카를 마르크스



 


 

젠더라는 명칭이 나왔으니 LGBT나 페미니즘을 옹호하는 글인 줄 알고 펼쳐본다면 아마 오산일 것이다. 이 저자는 젠더에 유동성이 있다는 사실을 못 박고 있으며, 이것을 부정하는 사람들을 가리지 않고 공격한다. 양성애자에 대한 몰이해가 느껴져서 아쉬운 부분이긴 하지만, 아직까지도 여성과 남성으로만 나누어져 투닥거리는 우리나라의 젠더 세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볼 수 있겠다.


진보적이란 대통령이 동성애자들 싫다는데 법무부장관이라고 다르겠냐. 한국의 동성애자들은 정말 언제까지 이렇게 정치권들에게 거부당하면서 마음에 대못이 박혀봐야 하냐.

젠더 무법자에서는 동성애자를 넘어 트렌스젠더까지 포용하는 사회를 만들자고 이미 오래전에 주장했다던데. 대체 언제까지?

 

영화 크라잉 게임의 명장면을 살펴보자. 모든 관심이 집중되었던 장면ㅡ거론해서는 안 되는 그 장면을 알지 않는가? 영화 내내 여자인 줄 알았던 등장인물이 완전히 알몸을 드러냈을 때 (허억) 여자로 보이는 몸에서 페니스가 보이던 그 장면ㅡ말이다! 그 당면이 전하고자 한 것은 트랜스젠더화된 사람을 폭로하는 것뿐 아니라 페니스를 발견한 남자의 역겨움과 구토이지 않겠는가. (...) 크라잉 게임에서처럼, 누군가가 트랜스젠더임을 안 뒤에는 그 사람에 대한 물리적 공격이 이어진다.



 


 

... 내가 아스톨포 사진을 올릴 때마다 제일 조심해서 피하려고 했던 짤. 특히 이 그림을 올리시는 분이 집중적이라 할 수 있는데, 이 정도는 양호하며 이 분의 픽시 사이트를 들어가 보면 걷어차는 등 페이트에 등장하는 소위 쎈 언니들이 온갖 학대를 한다.


당연하지만 보통 이런 일러스트의 댓글을 보면, 심영 짤을 올리거나 남자를 그만두겠다고 선포한 적도 없는 아스톨포에게 누명을 뒤집어씌우는 것들 뿐이다. 이런 분들 중 몇몇은 오프라인에서 모임을 가지거나 몇몇 코스프레하는 사람들과 벙개를 하기도 할 것이다. 만일 남자가 아스톨포 같은 캐릭터로 꾸몄을 때, 일러스트레이터나 혹은 이 일러스트를 보고 낄낄거리던 작자들이 무슨 짓을 했을지는 충분히 예상 가능한 바가 아닌가.

 

이참에 말해두겠는데 저런거 말고도 오토코노코물은 하드물이던 약혐물이던간에 말도 안 되는 것들 투성이다. 그거 보고 낄낄대면서 야 그래도 얘네들이 양지에 나오는 거 보면 사회가 진보되지 않았냐 이러는 것들 보면 난 더 빡치는데... 아무튼 누가 됐든 폭력은 차차차선이라고 본다. 특히 생존의 위협을 느끼지 않는 상황이나 관념 등에 대한 공포나 무지에 의한 것이라면 더더욱.

 

저 어딘가에 마이크로 단위로 분해된 인간의 죽은, 완전한 한 몸이 떠돌고 있을까. 스타 트렉의 트랜스포터처럼? 날 전송해 줘, 스카티. 여기 아래쪽엔 날 위한 삶이 없어.

 

지난 7년 동안의 모든 세포를 난 어딘가에 남겨 두고 왔다. 그 세포는 저 어딘가에 있는, 여기 몸과 아주 비슷한 몸에, 내가 인생과 대면하는 걸 피하기 위해 먹고 마셔 댄 음식과 술로 만들어진 이 몸과 비슷한 몸에 더해졌다.



 


 

사람의 세포는 7년마다 바뀐다는 군요.

쓸데없이 덧붙이자면 전애인과 잡은 손의 세포도 7년 지나면 완전히 먼지가 되고 유사한 다른 것으로 바뀝니다 ㅇㅇ 그 무엇도 가지고 가지 못하죠.

 

이 장면은 예배당에서 수녀들이 노래하는 소리와 함께 시작해도 좋다. 에르퀼린은 불붙인 초를 들고 입장한다. 그녀가 눈을 뜨자 수녀들의 노랫소리가 희미해진다.

(...) 12세의 에르퀼린: 간호사님이 말씀하셨어요. "어린 소녀들이 공부를 너무 하면 여자다움이 사라진다."고요.



 


 

ㅋㅋ 그럼 나는 왜 (내가 1년째 적극적으로 거부하고 있는 중인데 그 전까진) 남자가 안 끊겼냐 심지어 목소리 허스키하고 앞니 작살나고 대머리 직전까지 갈 때도 누구와 사귀었다만. 무튼 뜬금없이 저자가 쓴 연극 대본이 나오지만 연극을 좋아하는 나로선 독자들이 계속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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