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유류의 사랑 문예중앙시선 36
박장호 지음 / 문예중앙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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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경제 중에서

ㅡ구강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공동체 8

 

월드컵 축구 경기가 재방송되는

역촌동 샤브샤브 가게

모니터 속의 선수들은 결정된 승부를 향해 달리고

나와 여자는 채우지 못한 아침의 공복을

점심에 채우며 낮술을 먹네

정오에서 공복으로 열린 섭취의 경로 외에

우리에게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어서

낮술 마시니 좋네

(...) 어제 들어간 골이 또 들어가는 이 순간

함께 흘리는 애액 같아 좋네



 


 

짤은 닥쳐 짤이라고 검색하니 나왔습니다 나만 눈이 썩을 수 없었습니다(...)


시는 무인도에서부터 시작한다. 시 제목도 그렇고 정현종의 섬이란 시도 기존에 있어서 완벽히 낭만적인 시같이 보이겠지만 그렇지 않다. 이 시는 인간인 자신을 개로 묘사하기도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시에서도 자신과 개를 동일시하는 것에 의문을 두는데, 마찬가지로 바다에 떠다니는 누런 고름이 인간인지에 대해 확답을 주지 않는다. 가끔 사람보단 다른 동물들을 과하게 걱정하는 사람들을 본다. 그런 사람들을 사회에선 비웃는다. 사람이니 사람의 입장으로 생각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시라면 그런 견해들을 '예술이 원래 이렇다' 한마디로 묵살할 수 있다 생각했던 걸까. 시인의 생각은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듯하다.

 

왜 운동권 중에서 환빠가 많나면, 허무한 답변이지만 그게 민족을 위해서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건 소위 태극기부대 보수층들에게도 테크트리와 다름없는 지라, 그 운동권들이 나이 들어 노인 되면 그 쪽으로 전향한다 해도 하나도 이상할 게 없다. 한 나라의 상황에 대해 여러가지 시각이 있긴 하다. 그렇지만 유독 긍정적인 부분은 축소해서 보고 미래는 부정적으로 보면서, 과거에 대해선 거짓된 환상을 가지는게 바로 우경화로 가는 첫걸음이다. 솔직히 말해서 40대 태극기 부대도, 내 또래 페미니스트 진보쪽 여자친구도, 나한테 술 첫 잔을 강제로 원샷하게 했던 사람들이었다(...) 상상을 사상으로 착각하는 순간 인간들은 지와 가정을 돌보지 않고 미적 진보의 향방에 대해 논의한답시고 입방정을 떨게 된다. 대체로 집에서 아내가 기다리는 건 신경쓰지 않는다. 거기까진 좋은데 문제는 친구들을 예고도 없이 집에 데려오기까지 하고, 아내가 부산을 떨어도 지는 땅에 궁둥이 딱 붙이고 떨어지질 않는 전교조 일원도 있단 것이다. 솔직히 옛날엔 운동권에 갈 거면 결혼을 안 하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했던 적도 있다. 민족주의로 가는 길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이에 비해 노재팬은 솔직히 너무 진부할 정도다. (그래도 하라는 건 아니다.) 어떤 분이 '내 생각에 안 맞으면 파쇼라고 한다'라고 비웃으시길래 이렇게 긴 글을 쓴다. 파쇼는 생각에 맞고 안 맞고가 문제가 아니다. 요새는 확인하기도 너무 힘든 고조선 때까지 가버리는 게 파쇼다. 그런 걸 생각이라 할 수 있을까? 무라카미 류의 책 '사랑과 환상의 파시즘'은 너무나 적절한, 신의 한 수 같은 제목을 지녔다. 썩은 냄새 나는 사랑 그리고 거짓 환상의 신기루가 이렇게 사람을 병들게 한다.

 

뫼비우스의 라이터 중에서

 

마흔의 나는 이 노래를

서대문 리어카에서 사서 들었다고 기억한다.

록 발라드 컬렉션.

자퇴한 중학교 동창이 끄는 리어카였다.

그때는 멤버들의 얼굴을 알지 못했다.

소리보다 늦게 도착한 그들을

마흔에서 출발한 열일곱에 본다.

공연장 밖에는 최루탄 가스가 날리고 있다.

서대문을 뒤덮은 가스는

몸속에서 피어 나온 아카시아 향기보다 진하다.



 


 

나도 나이를 먹었나 분명 최신 노래도 듣는데 은근 옛날 노래가 더 좋더라... 가요무대 같은 데서 가끔 8090 가수 나오면 노래보다 가수를 더 유심히 보게 되고. 물론 그것도 얼만큼 성형수술했나 얼마나 나이가 들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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