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레이] 교향시편 에우레카 세븐 극장판 : 포켓이 무지개로 가득 - 북클릿 없음
미나미 마사히코 외 감독 / 미라지엔터테인먼트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난 이 장면이 왜 그리 쓸쓸했는지.

뭐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학교에서 부당한 취급을 당했으면 맞서 싸우는 것도 한 방편인 건 맞겠다. 요즘 군대에서 고환이 터지도록 맞았다는 병사 이야기도 나오는 판인데 언제까지 아이를 '왜 상대방이 피가 나도록 때렸니?'라고 꾸짖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물론 비폭력 시위가 가장 이상적일 테지만 맞서는 대상이 국가인데다 그것도 최첨단 군대일 경우 비행기를 탈취하고 살육해서라도 그에 저항할 수밖에 없겠다고 생각한다. 어린아이가 살육을 저지르는 게 정당화되는 현실이 씁쓸하긴 하지만 말이다. 그러나 현재 세계의 어딘가에서도 전쟁과 비슷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을 것이다. 한국에서 농민이 물대포에 맞아 죽어 분노가 일어나고 있을 즈음, 세계의 어딘가에선 총탄이 사람들의 이마에 겨누어져 있다. 테러리스트란 건 사실 살육 집단이 맞다. 명분이 갖추어져 있는 게 다를 뿐.

그러고보니 지금 읽고 있는 책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사람들이 보편적 복지를 비난하면서 예산낭비라 드는 예 중에 무상급식이 있는데, 상당히 잘못된 생각이라는 것이다. 사실 사회복지적으로 생각해봐도 무상급식은 돈보다는 현물이며, 사회서비스에 가깝다. 무상급식은 즉 스스로 영양가 있는 음식을 차릴 돈도 힘도 없는 아이들에게 사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개념이 되는 것이다. 랜튼은 어딜 봐도 전쟁 참여에 의한 PTSD를 앓고 있는 듯한 대장에게 일방적인 폭력을 당한다. 전쟁 중이다보니 보급품은 전부 정크푸드이다. 명확히 제시되어 있지는 않지만 어린이이기에 받는 부당한 차별이 내용 중간중간에 다 들어가 있다.

그나저나 이 얘긴 나에게 무상급식에 대해 상당히 적대적으로 이야기했던 어느 지역아동센터 원장님이 틀렸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듯. 가난한 아이들이 불쌍한 건 알겠지만 그 누구도 동정을 받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랜튼도 가출한 거고. 남을 설득할 거면 최소 자기 전공과 관련된 교양과 지식은 좀 갖추었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