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그락 쨍그랑 지혜사랑 시인선 174
조성범 지음 / 지혜 / 2017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재개발 중에서

 

부서진 담장 너머 후박나무 가지를 오르내리며 짖어대는 직박구리,

그래! 그곳이 어디 사람만 살던 곳이냐, 기는 것이나 나는 것이나 드나들기 좋게 구멍 숭숭 난 곳이었지

 

이제 새 번지가 생기면

수백 수천 칸에 사람이 살아도

누가 사는지, 누가 가는지도 몰라

 

그래! 그곳이 어디 그런 곳이냐, 가슴에 구멍 많아 술만 마시면 혀 세는 소리를 하다가도 아침이면 미안해하는 사람들, 남의 집 생선을 훔쳐 먹고 입을 닦는 고양이, 마주치면 쫓다가도 그냥 두는 사람들, 그런 이웃이 무녀리처럼 모여 살았지

(...)

막 부순 집터, 주인이 부르면 달려와 자반뒤집기를 했을 개 한 마리

이름을 잃고 추억한다



 


 

6.25때 어쩌다 우연히 이 책을 읽은 것 뿐인데 전쟁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알포인트같은 영화를 언급하기엔 좀 과한 이야기인지는 모르겠지만, 연예인의 스튜디오와 비슷하게 전쟁터에서도 불가사의하게 목숨을 잃거나 구해졌거나 하는 이야기가 자주 나오는 듯하다. 그러나 일단 구체적으로 우리나라의 후손들을 지키기 위해 독립운동을 했던 사람들 등을 생각하는 게 우선일 것 같다. 일단 그 지키려 했던 후손이 나라는 게 부끄럽지만... 그들의 기대가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의 정신력으로 살아야겠다.

 

세상 하나 더

 

바다를 끼고 사는 건

세상 하나를 더 두고 사는 일입니다

집 앞 파란 신호를 보고 건너면

서시오 가시오가 없는 늘 푸른 동해

보세요 사람의 소리가 주인이 아닌

소라껍질에 담긴 태초의 소리와

아침이면 빙하기를 겪고도 죽지 않은 해가

뭍의 밤이 추워 웅크린

영혼들 위에 일출 또 일출

죽어도 살아나고 죽어도 살아나는

그 모습을 보세요

그래서 부르르 밤을 털면

오늘은 윤슬처럼 빛나고

어제 죽은 생각 다시 되살아납니다

바다에는 벽이 없습니다

수평선만 두고 있는 평등의 나라

새날을 주는 기회의 나라

이런 바다를 지척에 두고 산다는 건

내가 만약 세상에 다시 태어난다면

그런 이루지 못할 바람을

이루고 사는 것입니다



 

 

물론 난 참 이런 점에서 운이 좋고 행복하다 생각한다.


그렇지만요 시인님. 진짜 바다 근처에 사는 사람들은 여성들이 그렇게 강인하신데 차별도 정말 끝내줍니다. 내가 여수 빼고 바닷가란 바닷가는 거의 다 여행했는데 혼자서 식당 들어가 술 마시면 '여자가 혼자서 술을 마셔?!'란 시각이 진짜 살아서 날 찌른다구 ㅠㅠ 심지어 인천 바닷가에선 내쫓긴 적이 있음. 거기서 싸우면 사람들의 성인지가 좀 좋아지겠지만 내 멘탈 가루되는 거 어쩔... 지난주에 서울 가서 맥주 마실 땐 내가 대낮에 2000CC를 마셔도 아무도 뭐라하지 않고 1인 메뉴도 있더만. 1인이 시켜먹어서 장사가 안 된다는 식당들 있던데 그건 너네 메뉴가 구린 거임. 제발 1인 가구 여성 좀 제대로 먹을 만한 식당이 동해 바다 근처에도 있음 좋겠단 생각을 해본다. 괜히 사람들이 편의점이나 카페를 가는 게 아니라고!

짤은 66양성99평등 주장하다가 성차별 장면들 워낙 튀어나와 시청률 발려버린 하늘과 바다사이. 무려 나무위키가 왜 좋은 게임 가지고 성차별 작품 만드냐고 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