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슈얼리티 강의, 두번째 - 쾌락, 폭력, 재현의 정치학 섹슈얼리티 강의 2
한국성폭력상담소 기획, 변혜정 엮음 / 동녘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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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끊임없이 발생하는 문제와 그에 대한 해답 찾기로 이루어지는 숙제와 같은 것이 되었다. 그러나 사랑이 어려워졌다고 해서 사랑을 추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무엇도 확실하거나 안전하지 않은 '위험사회'에서 사랑은 일상성에 새로운 아우라를 줄 수 있는 종교의 위치로 승격된다.



 


 

최근에 남자친구와의 콘돔 피임이 충분치 않다 느껴서 정관수술까지 하자고 했는데 남자친구가 승낙하지 않고 섹스도 하지 않아 헤어질까 고민중이란 글을 봤다. 미혼이면 정관수술이 힘들다고는 하지만, 여성의 권력이 점점 강해진다면 가능성이 없진 않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100% 완벽한 피임은 없고, 피임약을 먹을 때 여성이 부작용이 있다 하니 이중피임을 고려한다면 가능한 이야기 아닐까. 여성도 성적 욕구는 있고 말이다. 그보다 애초에 남성이 피임약을 먹겠다고 제안하면 여성도 정관수술을 고려하지 않을텐데 싶었다. 이게 거의 20년 전 글인데 아직도 혼전 성관계에 대해 여성의 발언권이 없다는 게 슬퍼진다.


그러나 반응들 중에서도 마냥 남성들이 불평만 하진 않더라. 막았다 뚫었다 자유롭게 할 순 없나, 미혼 남성에게 어느 병원은 잔소리 없이 해 주더라. 그런 이야기 나오는 거 보니 정말 세상이 좋아졌구나 생각하게 된다 ㅎㅎ

 

물론 이 여성이 성에 무지한 이유도 있는 듯하다. 최근엔 이걸 넘어서 여성에게 이런 성지식도 모르냐고 남성들이 윽박지르고 가르치려(?) 드는 단계까지 나아가고 있는 것 같은데, 나도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여성은 가정에서 세뇌받고 자라서 가정이 어떤 곳이냐에 따라 성지식이 좌우됨. 난 물어만 봐도 미친년이란 소릴 들었고 이건 나이를 먹어도 마찬가지 ㅇㅇ 그러고서 결혼하면 남이니 연락하지 말라는 게 말이 되냐고 ㅋㅋㄱ 무슨 결혼이 다단계도 아니고

 

자위하다 들킨 적이 있는데, 어머니는 동네 창피하다며 아예 길거리에서 빨개벗은 채 날 잡아잡수쇼하면서 돌아다니는 게 어떠냐며 면박을 주신 적이 있다. 그런데 남성들은 자제하라는 소리는 들어도 그런 소리를 듣지는 않을 것 같다. 게다가 이런 여성들에게 가해지는 이런 제재는 20대가 되어서도 계속된다는 게 문제다. 일단 나는 초등학교 빼고는 남성들을 거의 본 적도 없는 게 현실이고, 대학교 때는 어울려 다니기만 해도 감시의 눈초리가 짙게 깔렸다. 남자친구와 다닐때도 수상한 짓 하지 말라는 전화를 받는 게 가부장 가정의 일상인 것을 보면, 이건 그냥 감옥에 가두는 게 낫지 싶다. 사실 딱히 페미니스트가 아니더라도 이런 이유로 이성을 만나지 않는 분위기로 가는 게 최근 추세가 아닐까. 귀찮기도 하고 나쁜 사람을 만나면 어쩌나 무섭기도 하고, 만나도 부모님이 반대하는데 부모님이 만나라는 엄친남은 대체로 X이고. 뭐 나야 그렇게 자랐으니 다음 세대는 그래도 성에 개방적으로 자라겠지 싶었는데... 최근 여성단체나 가족상담과 관련된 사람들이 선정적인 애니메이션 그림만 올려도 난리가 나는 걸 보면 다시 내 어린 시절이 생각나서 기분이 상한다. 성적 욕구는 개인의 자유인데, 자신들의 가정에서 내게 한 말과 똑같은 이야길 하진 않을지 우려된다. 결국 악순환이 반복되겠지.

 

걔네는 TV 같은 것도 주제가 되게 다양하잖아요. 막 보면은, ER 이런 것부터 시작해서. 엘리 맥빌, 섹스 앤 더 시티 이런 거. 관계에 대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할 수 있게 해 주는 그런 거요. 그러니까 그거 보면서 사랑한다는 것에 대해서 생각해 보기도 하고. 그게 몇 편인지 기억은 안 나는데. 언니 그거 봐요? (가끔 봐요.) 왜 캐리랑 빅이랑 다시 이렇게 만나가지고, 아, 나는 내가 사랑받길 바라는 방식으로 날 사랑하지 않을까 봐 두렵다, 뭐 그런 대사가. 좀 이렇게, 걔네가 사랑하는 건 아니지만 이런저런 관계이기도 하고 이런 게, 그런 거 보면서 나는 관계에 대해서 생각이 좀 들더라구요.



 


 

근데 일본 작품들에선 결국 썸타도 끝엔 다 결혼해버려서 적절한 짤이 없음 ㅠㅠ 아씨 좀 그만 결혼해 이것들아 너네가 행복한 건 좋은데 가끔 썸타는 것만 보고 싶다고 ㅠㅠㅠ 이런 것만 봐도 여성 차별이 심한 국가는 사람 간 관계도 자유롭지 못하단 걸 알 수 있다. 옛날엔 프렌즈 1탄도 충격적이었는데 지금은 다 개인 자유로 받아들이는 듯. 그런 의미에선, 최근에 우리나라는 낙태의 자유가 보장되어서 좀 더 관계가 다양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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