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경향 1320호 : 2019.04.01
위클리경향 편집부 지음 / 경향신문사(잡지) / 2019년 3월
평점 :
품절


검은 뱀

 

메리 올리버

 

검은 뱀이

아침 도로에서 반짝였을 때

트럭은 방향을 틀 수 없었다.

죽음, 죽음은 이런 식으로 일어나는 법.

 

이제 뱀은 동그랗게 쓸모없이 누워있네.

오래된 자전거 타이어처럼.

나는 차를 세우고

뱀을 풀숲으로 치운다.

 

뱀은 땋아 내린 채찍처럼

서늘하게 빛나고 죽은 남동생처럼

멋지고 조용하다.

나는 뱀을 나뭇잎 아래 놔두고

 

계속 차를 본다. 죽음에 대해

생각하면서, 그 갑작스러움,

죽음의 끔찍한 무게,

반드시 오는 죽음. 하지만

 

이성 아래엔 더 밝은 불이 타오르고 있어.

뼈가 항상 좋아했던 것

그 불은 끝없는 행운의 이야기

그 불은 망각에 대고 말하지. 나는 아니야!

 

그것은 모든 세포의 중심에 있는 불.

휘감은 뱀을 행복하게 앞으로 나아가게 한 것,

온 봄 내내 푸른 이파리들 사이로,

그 도로로 뱀이 나오기 전까지.


 


 


 

1. 평상시 죽음을 두려워한다는 사람이 이런 글을 썼다. 속초고성양양은 어째서 불난 지역에 국회의원들을 보내지 않는 국회의원을 뽑은 걸까?라고. 그 글을 쓴 다음엔 자신의 몸에서 시작되는 노화에 대해 이야기한다. 후반부는 요새 페북을 보았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쓰는 글이었다.


그 심정은 잘 안다. 강 건너 불구경은 재밌다. 강원도 사람들은 전반적으로 수도권에 사는 사람들에게 산동네 산다고 차별받고 살아간다. 옛날만 해도 강원도 출신이라고 자신 있게 밝히는 사람들이 몇 없었다. 그들은 서울에 있는 모든 문명들을 자신의 지역에 그대로 옮겨오려 했고, 실제로 성공했다. 나는 신지예가 그런 상황에 관해 말하려 했다 생각한다. 그러나 대중을 대변하는 그녀의 지위로 볼 때 말을 못하는 건 죄가 될 수 있다. 사람들이 함부로 내뱉는, 쓸데없고 심지어 강원도에 사는 사람들을 상처받게 만드는 발언은 강 건너 불구경이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학살장면보다 도마에서 반찬 만들다 칼에 베인 내 손가락이 더 아프다면, 그냥 입 다물고 조용히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음 좋겠다. 아무 말이나 내뱉는 태도는 망각과 무지로 이어진다.

그는 세월호 때에도 그랬다. 세월호에서 희생당한 아이들 중에 왕따 가해자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말을 했다. 그건 생각의 차이가 아니다. 내 마음 속 악마의 비아냥이다.

 

2. 사실 실습 간 곳에서 가장 아쉬웠던 게 공부방을 살리지 못한 점이었다. 아무리 복지관도 성과를 내어야만 하는 곳이라 어쩔 수 없다고 해도... 개인적으로 지켜본 결과로는 공부방을 설립한 직원들의 역량이 부족한 게 아닌가 싶었다. 사람이 그렇게 쉽게 변화할 줄 알았으면 지금 사회문제가 만연하고 있지 않겠지.

조금의 변화라도 즉시 발견하여 칭찬하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바라보는 게 사회복지 아니던가. 아이들이 변화하지 않는다고 불평불만을 쏟아내면서 꼰대질하는 게 아니라.




 


 

3. 사이좋은 마을은 가톨릭을 믿는 청년들끼리 열은 공동체라 들었다. 듣고 보니 사업성은 굉장히 확고하고 좋지만 현실상 오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어서 불안했는데, 검색해보니 다행히도 아직 협동조합으로서 존재하는 모양이었다. 현재는 북카페처럼 운영한다는데, 종로구 누상동에 있다고 하니 혹시 궁금하신 분은 한번 가보는 걸 추천드린다. 크림 생맥주에 자신이 있는 듯하다.


4. 솔직히 소통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사실은 오프라인 대화에서도 마찬가지이지 않나? 예를 들어 우리나라는 연장자에게는 무조건 말을 함부로 하면 안 된다는 등의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적당히 할 말을 가려야 한다. 존댓말에서도 감정을 어느 정도 가리는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반면 단톡같은 SNS에서는 불특정 다수에게 말하기 때문에 굳이 존댓말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취향과 사상이 같은 사람끼리 뭉쳤기 때문에 어느 정도 솔직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난 오히려 한국에서는 인터넷으로 인해 소통이 가능해졌다고 본다. 그것도 많이.

그러나 사랑 고백같은 중요한 건 제에발 최소한 전화라도 합시다 ㅋㅋㅋ 젠장 5년 사귀었던 전남친이 카톡으로 고백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때 헤어질 걸 그랬음. 그 5년 간 더 상식과 능력있는 남자 찾아다녔을 텐데.

 

몇 달 전 김승우라는 배우가 영화 촬영장에서 후배 배우들에게 스마트폰 금지령을 내렸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스마트폰에 정신이 팔린 젊은 배우들을 직접 혼내기도 했다고 한다. 후배 배우들의 모습에 실망도 하고 세대 차이를 느끼기도 했지만, 스마트폰 금지령을 내린 이유는 연기에 집중할 수 없게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연기하는 배우들과의 소통도 중요하겠지만, 영화배우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관객과의 소통이다. 배우들의 눈빛, 손짓, 표정을 통해 관객은 울고 웃으며 감동한다.

 



 


 

군대에서도 스마트폰을 이용할 수 있는 지금은 아직 이 법칙을 지키고 있는지 궁금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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