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 개미시선 18
김준엽 지음 / 개미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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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중에서

 

나는 왜

이렇게 살아가는 건지

나에게 물어 보지만

알 수가 없고

이런 생각을 하는 건지

나는 모르겠다



 


 

사람의 마음을 바꾸고 싶은 꼰대끼가 있어서 그런지 난 이름 모를 들꽃 되어라는 시가 아직도 자꾸 끌린다.


그래도 난 자꾸 꽃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아직도 자주 한다. 덩치가 작아서 나무처럼 물이 부족해 말라죽을 걱정도 없고, 크게 자라 누군가의 기대를 사기도 귀찮고. 그저 아주 가끔 사람들의 시선을 받는, 그러면서도 혼자 당당히 서 있는 꽃이 나에겐 적당하다. 일단 가장 머릿속을 뱅뱅 맴도는 글을 가져왔다. 전신마비에 걸린 분이 쓴 시라는데, 일반인들이 볼 때도 상당히 공감되는 글들이 많다. 일단 봄에 대한 시가 가장 많은데, 그 와중에도 위에서 아래로 추락하는 장면이라거나 인생에 대한 회의감을 다룬 시들도 있어서 읽는 이에게 안타까움을 느끼게 한다.

 

페북에 탕수육과 이과두주 이야기가 나오길래 나도 집 앞에 있는 중국집에 가서 찹쌀탕수육에 이과두주를 시켰는데 내가 일했던 곳에 근무했던 사람이 전과는 다른 유니폼을 입고 앉아 있더라. 문득 그 곳에서 내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모든 가족이 한 기업에서 일하면 안 된다고. 그 기업이 사람들을 잘라내기 시작할 때 가족 모두가 동시에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그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내가 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듯 나를 쳐다봤고 나는 답답증을 느꼈다.

나도 우매했던 적이 있다. 나는 어릴 때 수줍어서 말을 더듬는 버릇이 있었다. 이웃들은 나를 정신병원에 맡겨서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어머니를 설득했지만 어머니는 심리상담이 허상일 뿐이라고 나를 보내지 않았다. 나는 우리집이 가난해서 나를 정신상담 받도록 보내주지 않는다 생각하여 화를 냈다. 지금 생각하면 심리학이란 어느 정도 거짓말이 아닐까 생각된다.

사람은 경험해봐야 비로소 깨달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생을 단 하루도 헛살지 않고 시간을 낭비하지도 않은 채 나이 들어가는 사람들은 현자가 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가족을 먹여살리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을 존경한다. 그들은 단 한번도 투명해지거나 붕 뜨지 않고 살아왔기 때문이다.




 


 

시인이 불자인지 불교와 관련된 시가 많이 나온다. 그렇지만 석굴이 젖을 먹인다니...? 잠깐 석가가 여잔가 고민을 했는데, 남자에게서 젖이 나온다면 출산은 둘째치고 젖몸살의 기분이라도 체험한다면 여성에 대해서 알겠구나 하는 겁나 포지티브한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보니 머리를 베니 흰 피가 나왔다는 신라시대 이야기를 들은 적 있는데 대충 그걸 모티브로 한 게 아닌가 추정해본다. 하기사 관세음보살도 어지자지라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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