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먹고 들어오는 길에 찍었다.
사무실은 3층인데, 올라와서 보니 1층 가게 사장님이 은행잎을 쓸어내고 있다.
아침부터 지금까지 줄기차게 떨어지는 은행잎을 쓸고 쓸고 쓸고 또 쓴다.

* 사진은 크게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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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11-23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전까지 제법 많았던 나뭇잎들이 이제는 서서히 사라지고 있네요.

Mephistopheles 2006-11-23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은행나무 보면 두가지 부류가 눈에 들어오더군요..
그 열매를 취하는 자와...떨어지는 나뭇잎에 낭만에 젖은 자...
전자도 후자도 아닌 난 뭐가 뭔지 모르겠습니다만...^^

urblue 2006-11-23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저도 마찬가지인걸요 뭐. 오늘 아침에 출근하다가, 이파리가 훨훨 날리는 걸 보고서야 우리 동네 가로수가 플라타너스라는 걸 알았답니다. 내일 아침은 거기 사진도 찍어볼까봐요. 출근길에 그럴 여유가 있을런지는 알 수 없지만. ^^;

물만두님, 저게 다 떨어지는 것도 이제 순식간이겠지요.

메피스토님, 에...서울에서 떨어지는 나뭇잎 보고 낭만에 젖으려면 눈이 좀 나빠야 할 듯. 좀 지저분하죠. ^^;

sooninara 2006-11-23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은행잎이 굴러다니는 인도...낭만적이예요.
청소부 아저씨들은 의무감에 다 쓸어서 가져가시지만..

urblue 2006-11-23 1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걸 청소부 아저씨들이 다 치워야하나,는 볼 때마다 궁금해하는 건데요, 힘들잖아요. 그냥 내버려두면 안되나.. -_-;;

sudan 2006-11-24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낙엽에 쓰레기가 섞여있어서 다 치우시는 건 아닌가 싶어요. 쓰레기만 줍자니 힘들고. 아닌가? 암튼 낙엽은 청소 안해도 될 것 같은데 말이에요. 보기 좋으라고 일부러라도 뿌리겠구만. 그죠?

urblue 2006-11-24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쓰레기는 거의 안 보였는데.. 여튼, 지난밤에 아니면 새벽에 다 치워버렸나봐요. 다시 새로 쌓이고 있더라구요.
근데 전 말이죠, 보기 좋으라고 일부러 낙엽을 뿌리진 않겠어요. 그러면 청소해야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단 말여요. 흑흑.

sudan 2006-11-24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웬 깔끔 주부같은 말씀을. ㅎㅎ

urblue 2006-11-24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제가 왜 그럴까요. ㅎㅎ

sandcat 2006-11-24 1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아침 가온이랑 얘기하다 말고 깜짝 놀랐어요. 앞산에서 은행잎이 막 휘날리는데 갑자기 눈이 오는 줄 알았거든요. 은행잎은 아스팔트 위에선 그저 쓰레기 아닌가요. 썩지도 못하고 운전에 방해만 되는. 저는 그래서 늘 치우나보다 하는데요.

2006-11-24 18: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urblue 2006-11-27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샌드캣님, 아, 썩지 못하고 그냥 굴러다니는게 문제가 되겠군요. -_-;;

**님, 하하, 저는 잘 모르겠던데요. 다시 한 번, 고마워요. ^^
 

 

 

 

 

문닫는 동네 만화대여점에서 <20세기 소년 1~21>, <아즈망가 대왕 1~4>, <사량의 달걀 1~4>를 왕창 구입했다. 집에 와서 보니 20세기 소년 3권이 빠졌다. 대여점에서도 우리도, 당연히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자세히 보지 않은 탓이다.

서울문화사 다니는 후배에게 MSN으로 부탁했다.
"이차저차해서 20세기 소년 3권이 빠졌거든. 니가 좀 구해줘라."
"그거 학산인데요."
"엥?"

책 표지에 버젓이 <학산문화사>라고 한글로 적혀 있다.

지난 주 후배 결혼식에서 서울문화사 다니는 그 후배를 다시 만났다.
신혼여행 얘기를 하다가, 갑자기 생각나서 물었다.
"도쿄에서 본 신의 물방울 8권은 왜 안나오는 것이냐?"
"그거 우리거 아닌데요. 괜찮아요, 다들 헷갈려하니까."

음...
언제부터, 모든 만화는 서울문화사에서 나온다고 생각한 것일까.
아니, 그러기를 바라는게 아닐까. -_-;

아무튼, 주말에 <20세기 소년>을 몰아보기 위하여 결국 3권을 주문.

애인과 책 주문은 한 달에 2번만 하자고 다짐(!)했는데, 어찌 된 게 매달 서너번이다.

 

 Happy SF 2권이 나왔다. 1권은 안 샀는데, 일단 2권부터 읽을 생각. 어차피 잡지잖아.
 SF 소설은 꽤나 좋아라 한다. 최근엔 거의 못 읽고 있지만, 이걸 읽고 슬슬 구미가 당기면 다시 박차를 가해야지.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을 사면, (25% 할인에다가) 덤으로 <막다른 골목에 사는 남자>를 준다.
 영화는 좋았고, 소설이 그보다 낫다는 평을 여러번 들었음에도 뒤로 미루고만 있던 책. 이런 기회를 잡으려고 그랬나.

 

 

 

 러시아에서는 "포스트모던 도스토예프스키"라고 불린다던가.
 로쟈님의 페이퍼를 보고 알았는데, 이런 책은 절판되면 다시 구하기 어려울 테니까 일단 구입.

 

 

 

 신간인데 무려 3,000원 할인쿠폰과 15% 마일리지를 준다. 좀 너무한거 아닌가. -_-
 경제학에 대해서는 거의 아는 게 없지만 최근에는 장하준 교수의 책만 지나치게 열심히 보고 있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만큼 재미있고 읽기 쉬운 글을 쓰는 다른 사람을 알지 못해서이기도 한데. 그런 정보는 어디서 구해야 하나.

 

 

 

 아리스토텔레스,라니... -_-
 <시학>을 읽었던가. 아마 대학 때. 그러니까, 이건 애인의 책인데, 혹 마음이 동하면 한 번 읽어볼 생각. 언제...가 될지는 절대 알 수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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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blue 2006-11-22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아주 싸지는 않더라구요. 문앞에는 500원 1000원이래놓고, 저 위에 것들은 권당 1300원 정도 줬어요. 너무 부러워하지 마삼. (그 정도면 싼 건가요? ^^;)

nada 2006-11-22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좌르륵 헌 시리즈 가운데 톡, 새 책 한 권만 끼면.. 전 또 그게 거슬려서 못 살아요. 3번 아이만 너무 튀잖아요..-.-

urblue 2006-11-22 1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그런 건 저도 싫긴한데. 게다가 대여점 책은 비닐껍딱까지 씌워놨거든요. -_- 차라리 3권도 비닐 씌울까봐요. 그럼 티가 덜 나지 않을까요? ㅎㅎ

sudan 2006-11-22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은 저도 사려고 했는데, [막다른 골목에 사는 남자]가 이미 있어요. 저한텐 언제 기회가 오려는건지. -_-

urblue 2006-11-22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걍 사서 친구한테 선물하세요. 그것도 선심쓸 수 있는 기회 아니겠어요? -_-

sudan 2006-11-22 1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서 다른사람한테 선물 하면 이벤트 당첨됐다는 실감이 안 날 것 같단 말여요.

마냐 2006-11-22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군침 넘어가는 말씀임다. 20세기 소년....그 명작을 제가 뒤늦게 만나지 않았겠슴까. 게다가 님의 리스트는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가지만, 왜이리 땡기는 검까.

urblue 2006-11-22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단님, 그거야 뭐, 어쩔 수 없지만서도. ㅎㅎㅎ

마냐님, 저는 20세기 소년을 십몇권 정도 보다가 말았습니다. 이번 주말에 다시 보려구요. ^^;

2006-11-23 10: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반딧불,, 2006-11-23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거걱..그런 귀한 수확을!

내가없는 이 안 2006-11-24 0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의 뒤통수, 제목만큼 흥미가 생겨요. 로쟈님 페이퍼까지 다녀오니까 이 사람 더 궁금해지는데요. ^^

urblue 2006-11-24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딧불님, 잘했나요? ^^

이안님, 네, 저도 기대하고 있는 작품이에요. 이거 읽고 괜찮으면 신화시리즈에서 나온 것도 봐야지요. 이런 작가들은 소개된 작품이 달랑 한두권이라는게 아쉽지요.
 



지난 번에 찍은 게 11월 7일.

2주 동안 은행잎은 많이 노래지고,  많이 떨어졌다.

바랜듯한 노란색이라 이쁘지 않고, 듬성듬성 보이는 빈자리는 추워보인다.

내가 추워서일까.

 



11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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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wup 2006-11-22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블루 님 페이퍼 보면서 집 앞 뜨락의 사계를 찍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확실히 가을의 노랑은 봄의 노랑과 다르죠?

urblue 2006-11-22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뜨락의 사계라, 멋질 듯 한데요. 전 워낙 게을러서 제때 사진을 못 찍었지만, 나무님은 부지런히 찍어보시는게 어떨까요? ^^
어제 오늘 별로 추운 날씨가 아니라고 하는데, 저는 춥네요. 그래서 저 노란색이 더 시려보이는지도 모르겠어요.

sudan 2006-11-22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블루님이 이거 처음 시작했을 때 생각나요. 그 땐 잘 못 느꼈는데, 노랗게 된 잎사귀 보니까 비로서 은행나무라는 걸 실감하겠네요.
첫 눈 오면 눈 쌓인 은행잎도 볼 수 있는거죠?

urblue 2006-11-22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 쌓인 은행잎,을 찍을 수 있으면 좋겠네요. 기대해봐요. ^^
 
 전출처 : 진/우맘 > 심리검사 최초, 커플 결과표 - urblue님과 앤님^^

블루님 CP-10 NP-12 A-10 FC-11 AC-2
애인님 CP-11 NP-11 A-13 FC-10 AC-13

심리검사 최초....는 아니구나. 예전에 깡통로봇(지금은 닉네임을 딴 걸로 바꾸셨지만^^)님도 남편의 검사를 의뢰하신 적이 있죠. 하지만, 여하간, 한 페이퍼 안에 커플을 갈무리하는 시도는 최초입니다. ㅎㅎ
(그나저나....시집가신지가 언젠데 아직도 애인이람, 얼레꼴레리~)

시작하기 전에, 전반적으로 스윽, 훑어보면, 블루님이랑 앤님이랑 무슨 "유사품" 같네요.^^;;
하긴, 식스센스에 버금가는 반전이 AC에서 일어나긴 하지만요. 극과극을 달리는 AC의 결과는 말미에서 알려드립죠. (뭐, 그동안의 심리검사 결과를 참조하셨다면 어느정도 짐작은 하고 계실 듯. ㅋ)

먼저 블루님, CP 10점. 적당히 지배적이십니다. 과도한 비난이나 지나친 관용 없이 적절한 선의 카리스마를 유지하실 수 있는 점수지요. 여기에 NP 12점 역시, 적당히 헌신적...이라고 표현해야 겠네요. CP와 NP점수에서는 대부분의 사람이 어떠한 '성향'을 나타내기 마련이건만.... 부성 자아와 모성 자아가 이렇게 중용을 지키는 건 또 참 오랜만에 보네요.^^

그리고 A 10점. 성인자아 역시 이상적인 점수에 가까운 평균치입니다. 딱, 현실에 근거한 객관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수준이지요. 비인간적으로 일에 매진하는 성향도 아니고, 만사 때려치고 내키는대로 떠나~!를 외치는 성향도 아니구요.^^ 사회생활이나 직장생활에 있어서 큰 어려움 없이 원만할 수 있는, 그런 분이세요.

FC는 11점. ㅎㅎㅎ 갑자기 수상해지는데....이거이거, 우유부단 중용파 아녜요? 혹시 몽땅 세모만 선택하신 건 아니겠죠? ^^ 자유로운 어린이 자아 점수도 좋습니다. 개방적인 분. 적절한 수준에서 자신을 표현할 줄 아는 그런 분인거죠. 노래방 가면 테이블 위로 올라가진 못할지언정 18번 레파토리 몇 개는 가지고 있을 법 한.^^

자...그런데 AC2점. ㅡ,,ㅡ;;;; AC는 아시다시피 적응된 어린이 자아, 타인의 관심을 얻기 위해 자기표현을 억압하도록 훈련된...뭐 그런 지수를 보여주지요. AC2점이라면 말이죠, 아/주/아/주/ 독/단/적이신 분인겁니다. 혹시말이죠...앤님이 "넌 뭐 여자가 애교가 없냐~" 그런 소리 했다가 블루님에게 두들겨 맞은 적 없나요? ^^;;;;
블루님은 한 번 자신이 '그렇다'고 생각하고 결정한 일은 왠만해선 바꾸지 않을 성향이십니다. 그 결정의 과정에서 다른 사람의 의견도 좀체 반영하지 않으시구요.

그렇다면, 지금부터는 앤님의 점수.

CP 11, NP 11점에서는 블루님의 결과를 그대로 복사해다 붙여도 무리가 없겠네요. ㅎㅎ 그래도, 심리검사 경험상 남녀간의 차이는 약간 있답니다. 아무래도 여자분들은 CP보다는 NP가 더 발달하기 나름이고, 남자분들, 특히 우리 한국 사회에서의 남자분들은 거의 CP는 육성되고 NP의 발달은 매도되는 분위기이거든요.
결론, 비슷한 점수대이긴 해도 성별을 고려하자면 블루님은 여자치고는 지배적인 편이고, 앤님은 남자치고는 관용적인 편이라 할 수 있는 것이죠.^^

A 13, 매우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분입니다. 업무나 기타 생활에 있어 철없고 즉흥적인 결단 같은 건 거의 안 하실 분이네요. 직장에서 명석하고 유능하다는 평을 듣고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밥은 안 굶기겠어요....^^;;;)

FC 10점, 역시, 개방적. 극단의 열혈남아도, 내성적인 소심파도 적절히 교류할만한 원만한 표현력의 소유자이십니다. 자아감 역시 적당하구요.(뭐야, 이 커플은....결과에 '적절'과 '적당'이 이렇게 많이 들어가다니.^^;;;)

자, 마지막, 문제의 AC 13점.
그냥, 앤님에게 말해주세요. "나랑 싸움 같은 거 하려고 생각도 하지마. 무조건 당신이 진대." 라구요.ㅡㅡ;;;
13점의 앤님은 상당히 의존적인 성향, 가끔 주변으로부터 우유부단하다는 평을 듣고, 타인의 의견을 잘 수용하는(나쁘게 말하면 귀가 얇은^^;) 경향이 있으십니다. 좀만 더 올라가면 자신감 상실, 자기비하의 늪에 빠질 수도 있다구요! 뭐, 13점이라면 그 정도는 아닙니다만.^^

AC 2점과 13점의 타이틀매치요? 보나마나지요~^^

하지만 기억하세요 블루님, 앤님은 겸손이 약간 지나치고 순응적인 성격이라 블루님의 견해에 따르는거지, 결코 정말 못나거나 어리광쟁이라서 블루님이 끌고나가야만 하는 사람은 아니라는 것. (어라, 상상력이 과대발달되어, 잘 알지도 못하면서 블루님을 매도하고 있는 분위기^^)
앤님은 정말이지, 심리검사 결과로만 보면 일등 신랑감이라구요.^^
싸움 같은 거 하지 마시고(보나마나 승패가 뻔하니...ㅡㅡ;;) 가끔은 닭살돋더라도 의도적으로 어리광도 피우시면서, 그렇게 알콩달콩 이~쁘게 사십쇼!!!

정말 잘 어울리는, 두 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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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제일 잘 하는 스포츠는 단연 핑퐁이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건, 탁구가 내 평생 가장 오래 배운 운동이기 때문이다. 수영 및 에어로빅 5개월, 단전 호흡 5개월, 집에서 요가 2개월에 비하면, 2년은 얼마나 긴 시간인지. 

 

아빠는 고등학교 탁구부 선수셨다. 소년체전인지 전국체전인지에 도 대표로 참가한 적도 있다는데, 선수로 뛰진 못했고 후보였단다. 초등학교 4학년, 학교에 탁구부가 생기자 아버지는 내게 가입을 종용하셨다. (뭐 확실한 기억은 아니다만, 그런 이유가 아니라면 내가 굳이 탁구를 배울 필요가 있었을까. 어쩌면 학교에서 아버지나 작은아버지한테 부탁을 했는지도 모른다. 코치가 작은아버지 친구였다. --^ )

 

탁구부는 야구부, 축구부 등과 마찬가지로 버젓한 학교 대표였고, 고작 대여섯 명의 선수들은 나름 혹독한 훈련을 해야 했다. 갓 열 살을 넘긴 조그만 여자아이들에게 눈 쌓인 운동장을 10바퀴씩 뛰는 건, 분명 쉬운 일은 아니었다. (어, 이제 생각해보니, 왜 여학생들뿐이었을까.) 아무튼, 그렇게 5학년 말까지 2년 동안 나는 체력 훈련을 했고, 탁구를 배웠고, 근처의 다른 학교 선수들과 시합을 했다.

 

, 쇼트, 푸쉬, 커트, 스매쉬 등등 기술을 배우는 건 나름 재미있는 일이었다. 처음에 죽어라 팔 흔드는 연습만 했던 것에 비하면 말이다. (스포츠는 몸으로 익혀야 하는 거니까, 일정하게 팔을 흔드는 연습을 아주 오래 시킨다.) 손바닥만한 라켓으로 조그만 공을 맞추는 데에 그렇게나 많은 기술의 종류가 있다. 그냥 쳐 넘기고, 끊고, 회전을 주고, 기타 등등 공이 원하는 방향으로 정확하게 날아가거나, 손목을 잠깐 꺾는 것만으로 스핀을 먹고 다른 방향으로 휘는 걸 하나하나 확인하는 건 자못 감격스럽기도 하다.

 

그러나 내가 가장 좋아했던 것은 랠리였다. 랠리란 양쪽에서 공을 계속 주고받는 것이다. (간혹 유명 선수들의 경기를 보면 엄청나게 긴 랠리가 나올 때가 있다.) 그 조그만 공이 라켓에 맞고, 건너편 테이블에 튕기고, 상대방의 라켓을 거쳐 내 앞으로 날아들고, 그걸 다시 쳐내는 것, 그렇게 상대방과 번갈아 움직이고 리듬을 이어가는 것이 재미있고 신기했다고나 할까. (그러나 박민규의 <핑퐁>에 등장하는, 하루 넘게 이어지는 무시무시한 랠리라면 절대 사양이다.) 이러니 선수로서 잘 해낼 턱이 있나. 이기겠다는 투지는 부족하지, 기술은 시원찮지, 그나마 촌구석 초등학교 탁구니까 때로 이기기도 하고 지기도 하는 평범한 선수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다시 라켓을 잡은 건 대학 때다. 우연한 기회에 동아리 사람들이 탁구를 좀 친다는 걸 알게 되어서 다 같이 우르르 탁구장으로 몰려갔다. (요즘 탁구장 찾기 정말 어렵다. 흑흑.) 처음의 어색함도 잠시, 그 옛날 열심히 팔을 휘둘렀던 보람일까, 금세 감각이 살아났다. 뭐 회전써브라든가 드라이브라든가 백스매쉬라든가 하는 걸 전혀 구사할 수 없었다는 사실은 그냥 묻어두기로 하자. 이후로 한동안 탁구는 동아리 내에서 인기 스포츠였다. 그런데 여기서 성격이 드러난다. 대개는 어느 정도 몸을 풀고 나면 시합을 하자고 달려든다. 당구처럼 내기를 하는 것도 아닌데 굳이 시합이어야 재미가 있다는 거다.

 

시합은 상대를 이기기 위해 한다. 스핀이 잔뜩 들어간 어려운 써브를 (넣을 수 있다면) 넣고, 강공을 먹이고, 상대가 움직일 수 없는 빈틈을 찌르고, 페이크 동작으로 속여서, 어떻게든 상대방이 공을 받아넘길 수 없게 만들어야 한다. 랠리는 물론 바람직하지 않다. 이런 경기가, 나는 싫었다. 다행히 선배 한 명과 죽이 맞았다. 그 선배도 시합을 무진장 싫어해서, 우리는 틈날 때마다 오로지 '탁구'를 즐겼다. 둘이 치면서도 회전써브도 넣어보고, 스매쉬도 날린다. 그러나 그것은 기본적으로 우리가 그런 기술을 구사할 수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는 수준이지, 상대를 공격해서 포인트를 따기 위함은 아니다. 순수하게 몸의 움직임을 즐긴다고나 할까.

 

한 6~7년 쯤 전에 다시 잠깐 탁구를 즐긴 적이 있었으나 그 이후로는 탁구장도 같이 칠 사람도 찾을 수가 없어 라켓 한 번 잡아보지 못한 상태다. 이제는 동작을 기억하고 있는 것과는 별개로 몸이 제대로 움직여주지 않겠지. 탁구공을 뻔히 보고도 쫓아가지 못하지 않을까 싶다. 흑흑.

 

갑자기 나의 탁구가 생각난 것은, 최근 읽은 두 가지의 <핑퐁>(박민규와 마츠모토 타이요) 때문이다. 박민규 쪽은 너무 나갔다 싶고, 마츠모토 타이요는, 뭐랄까, (이렇게 말하면 상당히 웃기겠지만)주인공 스마일에게 묘한 동질감을 느낀달까. 스마일은 연습은 물론이거니와 경기에서도 전력으로 임하지 않는다. 상대방을 고려하다보니 의식/무의식적으로 져주는 타입이다. 그런 그에게 승부욕을 불어넣으려는 코치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 스포츠정신이라고 말한다. 탁구에 엄청난 재능이 있지만 단순한 운동 이상의 의미를 두지 않는 스마일에게 스포츠정신이 필요할까. 남들은 못가지는 재능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꼭 그걸 써먹어야할까. 그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선택이란 말이다. (내 경우엔 절대로 '선택'이 될 수는 없다는 거, 잘 안다. 그러니까 만화 속의 다른 사람들이 열받는 거겠지. 그래서, 어쩌란 말이냐.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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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dan 2006-11-17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마일에게 동질감' 부분은 상당히 웃긴건 사실인데, 이해는 해요. 저는 위인전 읽으면서도 주인공한테 동질감을 느끼곤 했거든요. ㅎㅎ

urblue 2006-11-17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위인전 읽으면서 동질감이라니, 범생이 스타일이셨나봐. 저랑 똑같잖아요. -_-;;

2006-11-17 17: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11-18 14: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urblue 2006-11-19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네, 말씀 들었는데, 인사도 못 드렸네요. 또마님이 여자친구랑 같이 온 것 같지 않아 혼자였나 싶었는데, 나중에 말씀해주시더라구요, 님과 함께였다구.
언제 자리가 되면 뵙고 차근히 이야기 나누면 좋겠네요.
고맙습니다. ^^

2006-11-20 16:2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