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주문한 [퍼언 연대기]와 수잔 손택의 소설집 [나, 그리고 그 밖의 것들]을 어제 받았다. 손택의 희곡집도 같이 나왔지만 희곡은 읽기 어려우므로 패스.

 

 

 

장바구니에서 주문 대기중인 것들은,

 리처드 도킨스 [만들어진 신]

 지난 주에 읽은 [무례한 자들의 크리스마스]는 한국 기독교의 보수성과 복음주의를 비판하고 있다. 그에 이어 '광적인 신앙을 비판한' 도킨스의 책을 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최근 기독교 신자인 어느 분과 대화를 나눴는데, 역사가 오래된 작은 교회에 수십년 째 다니고 계신 그 분은 한국의 대형 교회와 지나친 복음주의에 대해 굉장히 비판적이시다. 하지만 전반적인 보수성에 대해서는 인정을 안하려고 하시더라. 그렇지 않은 교회와 신자들이 훨씬 많은데, 다만 큰소리내는 곳이 보수적인 대형 교회라 그렇게 보인다는 얘기. 거기에 대해서는, 나로선 판단 불가.

 

 조지 레이코프 [프레임 전쟁]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는 봤고, 그보다 두꺼운 [도덕의 정치]는 패스. [프레임 전쟁]은 얇으니까 읽겠지만, [코끼리...]와 얼마나 다른 얘기를 하고 있을까 좀 의아하긴 하다. 

 

 

 유재현 [아시아의 기억을 걷다]

 본래 기행문을 좋아하진 않지만, [느린 희망]과 [메콩의 슬픈 그림자 인도차이나]를 통해 유재현은 믿을만한 작가에 포함되었다. 지나치게 여러나라를 다룬 점이 걸리긴 하지만, 그래도 볼만 할 듯. 
 부제가 "유재현 온더로드 1"인 걸 보면 앞으로도 쭉 나올 모양이다. 기대.

 

 

 호시노 미치오 [노던라이츠]

 이번 달에 읽은 책 중 호시노 미치오의 [여행하는 나무]도 있다. 호시노 미치오는 유재현과 같은 과다. 아니, 유재현이 호시노 미치오 과인가. 어쨌든.
 알래스카가 좋다고 알래스카로 이주해 사진을 찍으면서 생을 보내다가 곰에게 죽은 사람. [여행하는 나무]에는 그렇게 죽는 것이 자연의 섭리라는 말이 나온다. 알래스카에 사는 이상 언젠가는 자신도 그렇게 죽을 거라고, 그렇게 죽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을까. 
 과장이라고는 전혀 없는 담백한 호시노 미치오의 글을 읽고 있자면, 내가 자연을 다룬 이야기에 쉽게 감동받지 못하는 이유는 실제 자연을 보고 감동해 본 경험이 없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만들어진 것에 훨씬 익숙하니까. 그런 감성이 쉽게 변할리야 없겠지만, 그럼에도 호시노 미치오의 글과 사진은 볼 만하다.

 

 줄리아 크리스테바 [비잔틴 살인사건]

 줄리아 크리스테바가 쓴 추리 소설이라니. 궁금하다.
 크리스테바의 책은 [포세시옹, 소유라는 악마] 하나만 읽었는데, 생각나서 찾아보니 집에 책이 없다. 발 달린 책들이 너무 많다.

 

 

 김행숙 [이별의 능력]

 김행숙 시인의 새 시집이 나왔다. 이건 사서 봐야 한다.

 

 

 

[판타스틱 8월호]가 나왔다는 소문이 있는데, 알라딘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어여 등록해 주세요. 같이 주문하게. 아니면 그냥 정기구독 신청해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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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7-07-27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재현의 책은 저도 보관함에 냉큼 넣어놓긴 했는데, 페이지 수가 너무 적고, 말씀하신대로 나라가 너무 많아서 망설이고 있어요. 시리즈로 나오는 거라면, 어떤 목차로 나올건지, 책 소개에 좀 더 자세히 나와 주면 좋겠는데 말입니다.

urblue 2007-07-27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느린 희망과 인도차이나도 별로 두껍지 않았던 거 같아서 신경 안 썼는데, 272쪽이면 확실히 너무 얇군요. 서점에서 확인해야겠네요. 쩝.

瑚璉 2007-07-27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퍼언 연대기와 만들어진 신, 그리고 프레임전쟁은 빨리 읽어보시고 소감을 써주세요. 저도 구입할까 말까 고민하는 책들이라서... (^.^;)

urblue 2007-07-27 16:32   좋아요 0 | URL
이, 이보세요! 제가 님한테 부탁하고 싶다구욧! 전 책도 빨리 못 읽고, 정리하려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또..음.. 뭐 하여간!

瑚璉 2007-07-27 16:54   좋아요 0 | URL
명문을 쓰려고 하니까 시간이 걸리는 겁니닷!
저처럼 개조식으로 쓰세욧!

urblue 2007-07-27 17:17   좋아요 0 | URL
그,그게 명문을 쓰려고 해서가 아니라구욧. 머릿속에서 정리가 잘 안된다구요. 흑흑..

2007-07-27 15: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7-27 16: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7-27 17: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7-27 17: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perky 2007-07-28 0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02년도에 알래스카 갔었을때 사진속의 바로 저 청록색의 오로라를 직접 봤었어요..저 책 저도 읽어보고 싶네요.

urblue 2007-07-28 18:48   좋아요 0 | URL
우와아~ 저런 오로라를 보면 어떨까요? 감동받을까요?
호시노 미치오의 글과 사진은 아주 담백합니다. 글에는 꾸밈이 없고, 사진도 전혀 멋부리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보실만 하실거에요. ^^

chaire 2007-07-31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한결같고 변함없는, (이거 진심인데) 제대로 된 독서가라는 생각을 해요, 자주, 블루 님 보면서.. ㅎㅎ. 위에 파는 책을 이제서야 봤어요. 몇 개 갖고 싶은 게 있었는데 다 팔려버렸네요. 블루 님 흔적을 더듬으며 응쿰하게 읽어볼까 하는 맘을 품어봤는데 히히.

전요, 판타스틱 창간호를 아직도 다 못 읽었어요. 아 쩍팔려라. 근데 아마 전 장르 쪽으론 확실히 취향이 아닌 모양이에요. 미미 여사 단편도 그저 그렇고 전반적으로 큰 재미가 없더라구요. 다만 님이 말씀하신 무슨 단편인가는 다시 가서 잘 찾아읽어봐야겠어요..
그리고, 호시노 미치오 책 늘 읽고 싶지만, 선뜻 사지 못하고 있는...^^ 누군진 잘 모르지만 블루 님을 믿고 일단 김행숙 시집도 장바구니에..

urblue 2007-07-31 17:56   좋아요 0 | URL
에에... 한결같고 변함없는, 이라는 수식어는 저랑 전혀 맞지 않습니다. -_-;;
가끔, 책을 왜 읽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잖아요. 최근에는 1년이면 100권이나 그 이상 읽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 중에 기억나는 건 거의 없고, 책을 많이 읽는다고 내가 더 똑똑해지거나 세상을 많이 알게 되는 것 같지도 않고, 대체 왜 책을 읽나 한심스러워지거든요. 그럴 때마다 책을 팽개쳐버리고 싶습니다. 역시, 시간을 보내는 방법을, 독서 외에는 알지 못하는게 아닌가 싶어요. 쩝.

그래도 SF는 무지 좋아하는데, 장르라고 해도 판타지는 관심이 조금 떨어지고, 추리 쪽은 영 손이 안 갑니다. 다들 그렇게 좋아하고 싫어하는 장르가 있는거지요 뭐. ^^
 



TV, 신문, 옥외 광고 등 <댄싱 섀도우>의 광고가 많이 눈에 띈다. 수년에 걸쳐 야심차게 준비한 창작 뮤지컬이라고 마케팅 비용을 쏟아 붓는 모양이다.

창작 뮤지컬이라고는 하지만, 차범석의 희곡 <산불>을 원작으로 했다는 점을 제외하면 사실상 ‘국산’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아리엘 도르프만에게 각본을, 에릭 울프슨에게 작곡을 맡긴데다 연출도 외국인이니 말이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거라고 짐작할 수 있다. 이왕 뮤지컬 하나를 새로 만드는 거, 당연히 외국에서의 공연을 염두에 두었을 테고, 그러자면 보다 일반적인 정서를 표현하면서 공감을 이끌어 내야 할 테니까. 거기다 작가와 작곡가의 지명도를 활용할 수 있으면 더 좋고.

원작이 있는 공연을 볼 때면 대개 사전에 원작을 읽는데, 이번엔 미처 챙기지 못했다. <산불>에 대한 사전 정보가 없었으니 오히려 순수하게 뮤지컬 <댄싱 섀도우>만 볼 수 있었다고 할까. 먼저 본 누군가는 엄청 지루했다고 불평했지만, 그렇게 혹평할 정도는 아니다. 깊은 무대에 여러 그루의 굵은 나무로 이루어진 배경은 꽤 멋졌고, 음악도 상당히 훌륭했다. 두어 곡 정도는 금방 흥얼거릴 수 있을 만큼 친밀하고 흥겨운 느낌을 주기도 한다.

 





다만 몇 가지 문제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먼저, 남과 북의 군대가 ‘태양군’과 ‘달군’으로 바뀌었다. 이념 대립을 일반적인 우화적 설정으로 바꾼 셈인데, 이게 썩 와 닿지 않는다. 그저 이유를 알 수 없는 오래된 전쟁이라는 배경을 제공할 뿐이다. 여기에 ‘신성한 숲’, ‘나무와 대화를 하는 사람’ 등 인간과 뗄 수 없는 자연, 탈영병과의 삼각 사랑이야기가 삽입되는데, 연결 고리가 헐거워서 인물들의 감정을 쉽게 이해하고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불타버린 숲에서 새싹이 피어나듯 희망을 버리지 않아야 한다는 결말도 다소 도식적.

일반적으로 어느 공연에서나 몇 곡에는 관객들의 박수가 터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 공연에는 중간에 박수가 단 한 차례 밖에 없었다. 몰입이 어려운 각본 때문인 듯도 하고, 연출상의 문제인 듯도 하다. 박수를 쳐야 할 타이밍에 관객은 흠칫하고, 어느새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 있다. 주인공 나쉬탈라(김보경)와 솔로몬(신성록)의 카리스마가 부족한 것도 이유일 터. 신다(배해선)와 마마 아스터(김성녀)가 더 돋보였다. (박수가 나온 것도 신다의 솔로에서였다.)

이 작품이 두고두고 공연되는 ‘명작’의 반열에 오를 수 있을지. 기본은 되어 있다고 보는데, 각본과 연출을 좀 더 다듬는 노력은 필요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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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7-19 1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셨군요. 자세한 감상 잘 읽었어요. 저, 이 연극 보고 싶었는데 조금
고려해봐야겠네요. 멀기도 하지만.. 사실 신성록의 카리스마가 부족했다는
님의 평에서 걸려서요..

urblue 2007-07-20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성록의 팬들이 은근히 많은가봅니다. 극 전체에서 단 한 명 비중있는 남자인데 아무래도 여자들한테 눌리는 것 같습니다. -_-

mira95 2007-07-20 2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연수 받느라 죽어가고 있는데 뮤지컬도 보시고 좋으시겠어요~~~~

urblue 2007-07-21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좀 편하게 살죠. ㅎㅎ
올해는 해외 연수 안 가시나 봐요?

mira95 2007-07-21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외연수라니요..ㅎㅎ 구미에서 한 달동안 연수에요..

2007-07-22 15: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처음으로 비보이 공연을 보았다. Extreme Dance Comedy라는 부제가 붙은 [피크닉 Picnic]은 영국에서도 호평을 받은 공연이라고 한다. 어제 본 공연팀이 영국에서 공연한 같은 팀인지는 모르겠다.

죄수들이 갇힌 교도소에 어느날 비보잉의 비급이 적힌 책이 떨어지고, 비급의 신비한 힘에 의해 비보이로 변신한 죄수들은 탈옥을 감행한다. 교도관들과의 쫓고 쫓기는 에피소드들이 비보잉으로 펼쳐진다.

 



공연 전체에 재미있는 요소들이 많다. 우선 본격 공연 시작 전 비급이 적힌 책의 역사를 동영상으로 보여주는데, 그에 의하면 석기 시대 사냥을 하던 원시인들, 그리스 올림픽에 참가했던 젊은이들, 로마의 검투사들, 심지어 히틀러의 나치조차도 비급을 손에 쥐고 비보잉에 심취했던 이들이라는 것이다. 나치 문장은 한 팔로 물구나무를 서서 다리를 벌린 비보이의 포즈로 변형되어 있다. 시작부터 웃지 않을 수 없다.

Extreme Dance Comedy라는 부제답게 전반적으로 연극적이고 코믹한 컨셉이 강하다. 다른 비보잉 공연을 본 적이 없어서 비교를 할 수 없지만, 비보이들은 단지 춤만 추는 것이 아니라 풍부한 표정과 다이내믹한 슬랩스틱으로 '연기'를 한다. 1시간 30분 공연 내내 재미있다고 말할 수는 없어도, 충분히 웃겨준다. 특히 죄수들이 탈옥을 하는 장면은 전체 극 중 가장 재치있고 훌륭하다. 소품으로 사용한 인형도, 비보이들의 표정도, 상황 자체도 어찌나 귀여운지 한참 웃었다.

책장처럼 구성되어 배경을 전환하는 세트의 아이디어가 참신하다. 소극장 공연에서라면 연극이나 뮤지컬 등 다른 공연에서도 유용할 듯 싶다.

비보잉을 말하자면, 그들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는 잘 모르겠다. TV에서 많이 본대로 몸을 돌리고 거꾸로 서고 정지했다 다시 움직이는 등 보통 사람으로서는 생각도 할 수 없는 몸짓을 보여주긴 하더라. 비보이들 대부분이 키가 작고 비쩍 말랐는데, 상체는 올록볼록한 근육이 매끄럽게 감싸고 있어서 보기에 훌륭하다. 저 [300]의 갑각류같은 무식한 근육과는 다르다.

중간중간 살짝 지루한 부분은 좀 더 다듬는 편이 낫지 않나 싶다. 원래 어떤 공연이든 처음 올려서 완벽하게 되는 건 아니라고 하더라. 반복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다듬고 새로운 시도로 만들어 가는 거라고 한다. 내년 쯤 같은 공연을 다시 보게 되면 차이를 알아 볼 수 있을까. 공연이 계속된다면, 그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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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17 23: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7-18 09: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현재 스폰지하우스에서는 일본 인디필름 페스티벌이 진행중이다. 총 12편의 영화가 약 한 달간 상영된다. 시작 전에는 이거저거 볼 계획을 세웠었는데, 여태 겨우 두 편 보고 있다.

 웃음의 대천사 미카엘

 '웃긴 영화'를 좋아하는 신랑을 위해 고른 첫번째 작품이다.
 가난하지만 똑똑한 후미오(우에노 주리)가 갑자기 부자 오빠를 만나 최상류층 자제들만 다니는 성미카엘 학원으로 전학하면서 사건이 시작된다. 학교에서 몰래 치킨라면을 먹다가 초능력을 얻은 후미오와 다른 두 소녀가 상류층 자제들을 납치하는 인신매매범들을 소탕한다는, 말도 안되는 이야기다.
 초능력을 얻은 소녀들은 갑자기 무술의 달인이 되고, 그럼에도 당할 수 없는 악당들을 물리치는 건 결국 천사 미카엘의 도움을 받아서다. 천사가 어느 시점엔가 등장하리라는 건 초반부터 알 수 있다. 하지만 말이지, 그렇게 황당하게 나타날 거라고는 예상 못했다. 이걸 무식하다고 해야 하나 배짱 좋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갈 데까지 가보자,는게 모토가 아닐까 싶다.
 당연히 원작 만화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만화도 애니메이션도 있단다. 그렇지. 만약 원작 만화 없이 이런 영화가 탄생했다면, 감독의 정신세계를 의심해 볼 만도 하다.

 

 인 더 풀

 알라딘에서야 아는 분들은 다 알겠지만, 오쿠다 히데오의 [인 더 풀]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이번 페스티벌에서 예매율 2위란다. (1위는 뭔지 모른다. -_-;)
 발기가 지속되어 고통스러운 남자(오다기리 죠), 가스불, 가전 제품 등에 강박증을 가진 여자, 스트레스를 수영장에서만 풀 수 있는 남자가 이라부의 신경과를 찾는다. 
 [인 더 풀]도 [공중그네]도 읽지 않아 소설 속 이라부의 캐릭터가 어떤지 모르겠다. 영화에서는, 뭐랄까, 살짝 맛이 간 것 같다. 뭐 나쁜 의미는 아니다. 환자들을 이끌고 좌충우돌 세상에 부딪히는 모습이 나름 경쾌하고 재미있으니까.
 이 영화에서 가장 반가운 얼굴은 저 멋쟁이 오다기리 죠가 아니다. 강박증에 시달리는 르포라이터의 편집장을 보자마자 으앗 웃음을 터트렸는데, 바로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에서 스파이 아줌마로 나왔던 후세 에리다. 알고 보니 이 영화의 감독이 [거북이...]의 감독이란다. 영화 후반 이라부와 편집장의 만담스러운 대화가 가장 웃겼다. ㅎㅎ

 

앞으로 2~3편 정도 더 볼 계획인데, 보고 싶은 작품들은 다음과 같다.

 

 오페레타 너구리 저택

 이번 페스티벌의 섹션 하나는 <내 이름은 오다기리 죠입니다>이다. 국내에 그만큼 팬이 많다는 얘기. 
 장쯔이가 너구리 공주로 분해 귀공자 오다기리 죠를 위험에서 구해주고 사랑에 빠지는 내용이라고 한다. 역시 황당한 영화. 일각에서는 스토리가 없느니 어쩌느니 혹평을 하더라만, [웃음의 대천사]도 그렇고 이 영화도 그렇고, 탄탄한 스토리를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 말이 되든 안되는 마구 밀어붙이는 'B급 감수성'이라는 거, 그걸 보고 싶은거다.

 

 

 

 파빌리온 살라만더

 역시 <오다기리 죠> 섹션의 한 작품. 이미지가 작아서 잘 안 보이겠지만, 오다기리 죠의 저 능청스러운 표정이 엄청 귀엽다.
 시놉시스를 보고서도 기억은 잘 안나는데, 아무튼 이것도 기발한 이야기로 무장한 영화.

 

 

 

 

 

 철콘 근크리트

 이미 만화를 봤지만 애니로도 보고 싶은 작품. 사실 원작 만화는 [핑퐁]보다는 좀 못하다는 생각이지만 시로와 쿠로가 거리를 날아다니는 걸 어떻게 표현했는지 궁금하다.

 

 

 

 

 

 

 카모메 식당

 연어를 좋아해서 헬싱키에 식당을 차린 사치에 앞에 다른 일본 여성들이 나타나면서 겪는 일상을 그린 영화라고 한다. "일상에 넘치는 부드럽고 따뜻한 행복을 모아, 보는 사람들에게까지 활력을 주는 훈훈한 작품"이라고 소개가 되어 있다.





   

 

 

[키사라즈 캐츠아이], [첫사랑], [스트로베리 쇼트케이크] 같은 청춘 영화들은 어째 안 끌린다. [밝은 미래], [황색 눈물]을 본 것으로 충분하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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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dan 2007-07-12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녀검객 아즈미 대혈전'에 웬 하얀 옷 입은 정신 나간 남자가 나오거든요. 악역에 조연치고는 너무 잘생겼는걸?하고 생각했는데, 한참 나중에 알고보니, 오다기리 죠더라구요. -_-b

sudan 2007-07-12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북이의 저 아줌마 좋아요. 시효경찰이라는 일본 드라마에도 나오는데, 저도 저 아줌마 처음 출연하는 장면에서 으핫! 했어요. ^^

urblue 2007-07-12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오다기리 죠가 나온 영화 엄청 많군요. 소녀검객..은 잠깐 보다 말아서, 오다기리는 못 봤어요. -_-
저 아줌마 너무 재미있죠. ㅋㅋ 시효경찰에 나온 건 아는데, 그 드라마를 몰라요. ^^;

sudan 2007-07-12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그러고보니, 시효경찰도 오다기리 죠. -_-b

이매지 2007-07-12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다기리죠 만세~!ㅎㅎㅎ
예전에는 별로였는데 시효경찰보고 빠져서 ㅎㅎㅎ

urblue 2007-07-12 17:26   좋아요 0 | URL
오다기리 죠 만세! ^^ 시효경찰 보고 싶어요. 흑.

nada 2007-07-12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거보다 렛츠퀴어인가, 퀴어렛츠인가.. 그게 관심 가더라구요. 제가 찍은 건 <푸치니 초급과정>.^^

urblue 2007-07-12 17:29   좋아요 0 | URL
씨네콰논에서 하는 렛츠 퀴어 말씀이시죠? [푸치니 초급과정] 재미있을 것 같더군요. 시기를 놓쳐서 못 본 [후회하지 않아]도 시간 되면 볼까 싶구요. ^^

happyant 2007-07-14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런게 진행중이었군요!ㅡ.ㅜ
요즘에는 왜 이리 소식이 늦은 것인지...
보러가야겠어요~

urblue 2007-07-16 11:33   좋아요 0 | URL
이제 마지막 주니까 서두르셔야겠어요. ^^
 

 52. 판타스틱 vol. 3

 창간호부터 꾸준히 보는 이유는 소설들이 훌륭하기 때문이다. 몇 가지 기획 기사와 인터뷰도 실리지만 그닥 재미있진 않다. 이번 호의 박민규 인터뷰가 좀 괜찮았나. 장르 전문 잡지 어쩌고 해도, 나로서는 번역되지 않은 훌륭한 소설들을 볼 수 있으면 그것으로 대만족이다. 
 7월 호를 받고 가장 먼저 읽은 건 역시 6월 호에서 끊어먹은 조지 R.R. 마틴의 [샌드킹] 뒷부분이다. 인간을 신으로 받들면서 전쟁을 수행하는 곤충과 신이 되기에는 한참 모자란 인간이 벌이는 대결이 엄청 흥미진진하다. 조지 R.R. 마틴의 다른 책을 읽고 싶어 찾아봤더니 [얼음과 불의 노래]라는 판타지 시리즈가 있다만, 너무 길다. 도서관에서 빌려볼까 했더니 1부는 있는지 없는지. 쳇.
 공감각을 다루고 있는 [아이스크림 제국]도 흥미로운데, 별로 길지 않아 보이는 작품을 또 반으로 쪼갰다. 편집부로서는 불가결한 전략일거라고 이해는 하지만 읽는 입장에서는 짜증난다. 한달을 또 기다려야 하다니. 한번에 읽게 해주면 안되겠냐구요!
 톨킨과 젤라즈니의 단편은 소박한 맛이 있고, 배명훈도 괜찮다.
 정기구독을 신청할까 하다가 귀찮기도 하고 가격 차이도 별로 없어 그냥 있는데, 책 주문이 좀 뜸해질 것 같으면 정기구독을 신청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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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07-07-10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쯤 관심있는 작가의 만화가 연재되기 시작한다길래 그때쯤부터 봐볼까 하고 있어요.

urblue 2007-07-11 08:54   좋아요 0 | URL
연재 계획은 보질 않아서 누구인지 모르겠네요. 어느 작가를 좋아하시는 걸까요? ^^

Mephistopheles 2007-07-10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블루님덕에 새로운 잡지를 접하게 되었네요 한권 사서 봐볼까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urblue 2007-07-11 08:55   좋아요 0 | URL
판타지, SF, 추리 등을 좋아하신다면 괜찮으실겁니다. 아니, 꼭 장르문학 팬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작품들이 많이 실려있어요.

홍수맘 2007-07-11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처음보는 잡지네요.
예전 만화잡지처럼 소설을 연재하는 스타일인가요? (궁금)

urblue 2007-07-11 15:11   좋아요 0 | URL
장르전문잡지라 대개는 국내에 미발표된 외국 장르 소설을 번역해서 싣고 있습니다. SF, 추리, 판타지 등에 대한 기획 기사와 국내외 작가들의 인터뷰도 싣고 있구요.

2007-07-11 14: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urblue 2007-07-11 15:11   좋아요 0 | URL
하하..그렇게 말씀하시니 오히려 궁금해지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