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신랑과 함께 등 경락마사지를 받았다.
항상 어깨가 아프고 조금만 움직이면 등이 뻐근해 예전부터 마사지 한 번 받아야겠다 생각해오다가
드디어 집 가까운 곳을 찾은 것.

마사지 받는 동안 엄청 아팠다.
목부터 꼬리뼈까지 등 구석구석을 한 군데도 빼놓지 않고 꼼꼼하게 누르고 주무르는데,
특히 엉덩이 부분은 어찌나 아프던지 절로 몸을 움찔거리고 신음을 흘렸다.

30분 정도의 마사지가 끝나고 비닐을 뒤집어 쓴 채 원적외선을 쐬고 있으려니
마사지사가 얼굴 앞으로 와서 내 상태에 대해 얘기해준다.
척추랑 골반이 많이 틀어져있으니 얼굴의 광대뼈도 심하게 좌우 차이가 나는 거란다.
(안그래도 얼굴에 살이 별로 없는데 특히 왼쪽 볼이 움푹 패어 보인다.)
장도 좋지 않은 것 같고, 골반이 틀어졌으니 당연히 자궁 상태도 별로일 것이라고.
또 허리도 아프고 피부도 나쁘고. ㅠ.ㅠ
뭐 종일 의자에 앉아 있는 사람치고 척추가 온전히 제 모양을 잡고 있는 경우는 별로 없을 테지만,
확실히 저런 문제들이 있긴 하니까 마사지를 좀 더 받아볼까 싶다.

문제는 돈이지 뭐.
지출 규모를 꽉 맞게 짜 놓은 터라 수십만원짜리 마사지 티켓을 끊기 위해서는 생활비를 줄여야 한다.
(기보다는, 마음이 그렇다.)
뭘 줄일 수 있을까 곰곰 따져본다.
결론은... 책 값 말고는 줄일 게 없다는 것.
신랑은 몇 개월 간 책을 하나도 사지 말까 하지만, 뭐 그 정도는 아니고,
한 달에 한 번 만 주문할까.
지난 주말 오랜만에 마포도서관에 들렀더니 책이 이거저거 많이 들어왔더구만. 쩝.

사치를 부리지도 별로 돈에 구애를 받지도 않으며 살아왔는데,
결혼하고 적금통장이다 뭐다 만들고 나니 왠지 쪼들리는 느낌이랄까.
실제로는 쓸 거 웬만큼 쓰고 사는 주제에 괜히 알뜰한 척이다. 참.

아아. 아무튼.
마사지도 받고 요가도 하고, 지난 1년간 5kg이나 불은 이 몸을 정리 좀 하면서 봄을 맞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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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dan 2007-02-27 1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키로나 불으신걸로 봐서는 책값이 아니라 식비를 좀 줄이셔야 하지 않을까 싶은.. 흠흠.
그나저나, 저도 척추마사지를 받아야하는거 아닌지 모르겠어요. 허리도 아프고, 피부도 나쁘고. 흑흑. (그래요, 문제는 돈이지요. 흑흑.)

urblue 2007-02-28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먹을 거에 돈을 아끼지 않는 편이긴 하지만서도 제가 먹으면 또 얼마나 먹는다고 식비를 줄이라고...흑흑... (미운 수단님!)

chaire 2007-02-27 1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방금 치니 님의 지압 페퍼를 보며 웃었는데, 블루 님도 마사지 받느라 신음하셨군요. 마사지를 딱 한번, 그것도 발 마사지만, 중국 여행 갔을 때 피치 못하게 받아본 적이 있는데, 부끄럽게도 너무 예쁘고 젊은 소년이 발을 주물러주시는 바람에, 시원한 기분은 하나도 없고 그냥 민망하기만 했더랍니다(발냄새 나면 어째요..). 사실은 그 친구가 아직 실력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라 생각했고, 한편으론 마사지는 내 취향이 아닌가 보다, 하고 있지만, 그래도 간혹 찌뿌둥한 몸 좀 누가 시원하게 밟아줬으면 싶을 때가 있어요(늙었나 봐요). 결국 돈이 없어 못 받을 테지만, 실은 귀찮아서도 잘 못 가지 싶어요, 저는.


클리오 2007-02-27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신혼여행 태국에서의 마사지가 너무나 좋아서, 동네에 있는 태국마사지샵을 늘 기웃한답니다. 이상한 곳이 아닌가 살피려구요.. 아가 키우니 정말 누군가 좀 만져줬으면 하는 날이 많아요. 아줌마들의 끙끙이 모두 실감이 난다니까요.. ㅋㅋ

히피드림~ 2007-02-28 0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러잖아도 오늘 거울보면서 볼 양쪽의 광대뼈 모양이 다르다고 느꼈는데
또 평소에 바지끝단이 한쪽만 닳는 것이 단순히 걸음걸이 습관인줄 알았더니
그게 다 척추뼈하고 관련이 있는거군여 ㅎㅎ
책값 지출을 줄여서라도 마사지를 받는 건 괜찮은 생각인것 같아요.
요즘은 도서관에 신책비치도 잘 돼있고, 희망도서 신청해도 되구요^^

urblue 2007-02-28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haire님, 저도 중국 여행 갔을 때 패키지에 발마사지가 포함되어 있었는데요, 한 아저씨가 죽어도 양말을 못 벗겠다고(무좀이 있었다네요.) 우겨서 마사지 하는 사람이 그거 벗기느라 엄청 고생했더랬어요. 옆에서 우리끼리 킥킥거리고 웃었더랍니다. 발마사지라지만 허벅지까지 주물러주는 바람에 민망했지만 시원하기는 하던걸요.

클리오님, 마사지샵 검색하느라고 인터넷 뒤지다가 "시원한 마사지와 간단한 대화"라고 적혀 있는 곳도 봤어요. "간단한 대화"라니, 참...-_-
몸매 관리 해 준다는 곳에서도 대개 경락마사지를 한다니까 그런 데를 찾아보세요. 저는 신랑이랑 같이 가려고 몇 군데 전화해 봤는데 남자는 안 해준다는 데가 더 많더라구요.

punk님, 에...저는 바지 한쪽만 닳는 정도는 아닙니다만. punk님이야말로 마사지 좀 받으셔야겠네요. ^^
그러게요, 도서관도 가까이 있고 집에 안 읽은 책도 잔뜩 쌓여 있으니, 책값을 줄여도 될 듯 합니다. ^^

mong 2007-02-28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허리가....허리가
쌓인 책들보고 좀 밟으라고 할까봐요 -_-

urblue 2007-02-28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쌓인 책들이 밟을 수 있으면 딱 좋겠습니다. ^^
 

크리스마스 3일 연휴에 뭘 할까 고민고민하다 하루 여행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인터넷에서 찾은 체험 여행 코스 중 하나가 <감 와이너리 투어>. 일제 시대 만들어진 폐터널을 와인 보관 창고로 이용한다는 곳이다. 밀양의 영남루, 청도 와인터널, 청도 운문사를 하루에 들르게 된다. 거기다 크리스마스 이브라고 와인 터널에서 음악회가 있단다.

7시에 광화문에서 출발하여 11시 30분 쯤에야 청도 운문사에 도착했다. 음악회 시간이 정해져 있어서 와인 터널에서 가까운 운문사에 먼저 들르는 것으로 순서가 바뀌었다. 정말 먼 길이다. 고향에 가는 것 말고 이렇게 멀리 길 떠나본 게 얼마만인지.

 



운문사를 감싸고 있는 산은 호랑이가 편안하게 앉아있는 형세라고 가이드가 알려줬는데, 우리는 물론이고 가이드조차 대체 어떻게 호랑이 모양인지 전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그래도 빙 둘러 산이니 상쾌하긴 하더라만.

 



담이 낮아서 밖에서 대웅전 건물이 잘 보인다.

 



한 그루의 소나무가 저리 넓게 퍼져있다. 일년에 한 번, 소나무 잘 자라라고 막걸리를 열두 말이나 부어준단다.

 



근처의 평범한 식당에서 평범한 점심을 먹었다. 남들은 아침을 안 먹고 왔는지 여기저기서 밥 더 달라는 소리가 들렸지만, 우리는 든든하게 먹었으므로 평소 먹던 만큼으로 끝. 덕분에 일찍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데 카운터 위에 말린 감 조각들이 바구니에 담겨 있다(감말랭이라고 부른단다). 청도, 밀양 등에 감이 유명하다지. 주인 아저씨가 감 맛보라고 하셔서 하나씩 집어들었는데, 이런, 엄청 맛있다! 슬금슬금 먹다보니 대여섯개씩은 먹었나보다. 더 먹고 싶었지만 뒷 사람들 생각해서 참았다. 흑흑.  

 

2시 반에 시작한다던 와인 터널의 음악회는 3시가 되어서야 시작되었다. 일찍 도착해서 기다리는 것만으로도 일단 짜증이 났는데, 뭔 놈의 말들은 그렇게 많은지. 촌 동네 사람들 촌스러운 거 알아줘야 한다. 와인 터널 대표가 인사하는 것까지는 알겠는데, 음악회에서 노래 부를 지방 대학 교수라는 사람이 자기 자랑에, 와인 회사 대표에게 하는 인사치레에, 심지어 하나마나한 곡 해설까지 하고 계신다. 기다리다 못한 관객들이 여기저기서 웅성거리니까 좋은 음악회는 관객이 만드는거니 어쩌니 하는 소리를 또 떠든다. 제발 좀!

 



아무튼, 음악회가 진행되는 동안 시음용 감 와인을 따라준다. 감으로 만든 것도 와인이라고 할 수 있는가 했는데, '와인'에는 포도주라는 의미도, 과실주라는 의미도 있다고 한다.

잔을 받아들고 살짝 코 끝에 대보니, 음, 감식초같은 향이 난다. 식초 종류 엄청 싫어하는데. 그렇지만 향과는 다르게 맛은 제법 괜찮네. 두 번째 잔은 병을 따 두었기 때문에 향이 좀 날아간 상태여서 마시기 더 편했다.
여기서는 구입한 와인을 보관해 주기도 한단다. 직접 만든 라벨을 붙여서 1년이고 2년이고 보관해 두었다가 나중에 찾을 수 있다는 얘기. 우리는 뭐, 그런거 귀찮아 하니까, 1병만 구입해서 들고 왔지만.

 

늦게 시작한 탓에 늦게 끝났고, 가이드는 마지막 코스인 밀양의 영남루를 생략하고 싶었던 모양이지만, 누군가가 거길 꼭 가야겠다고 했다.





영남루에서 내려다 본 밀양강. 요 앞 대나무 숲에는 하인에게 겁탈당할 뻔한 아가씨가 자결했다는 전설이 있대나 어쨌대나.

 



영남루에서 도로로 내려가는 계단. 계단과 경사로를 섞어서 재미있는 모양이다.

 

광화문에 도착한 시각이 밤 10시 쯤. 기사님이 엄청 밟아대더라니.
근데 시내에 들어와서 많이 밀린다. 아무리 크리스마스 이브라지만 대체 다들 차 끌고 나와서 뭘 하겠다는거야! 광화문에도 청계천에도 인파가 굉장하다. 뭐 루미나리에가 제법 볼 만하긴 하더라만.

 

하루 종일 좌석 비좁은 버스를 타고 다니려니 무지 힘들더라. 다음 번엔 여기 저기 들르는 거 말고 임실 치즈 만들기랑 영동 와인 터널이랑 두 군데만 들르는 걸로 가 볼까 싶다. 영동에선 산머루로 와인을 만든다고 하니까. (영동은 포도였나. 기억이 잘 안 나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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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6-12-27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운문사..주차장에서 저쪽으로 돌아가면 일반인에게 비공개인 곳이 있는데 참 좋은데..아쉬운걸요? 그나저나 요식행위 음악회 때문에 시간 많이 걸려서 좀 그랬긴 해도 좋으셨을 듯. 해피 크리스마스였죠?? 와인이랑...^^

물만두 2006-12-27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 앞에 트리가 세워졌네요^^

urblue 2006-12-27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 굉장히 큰 트리죠? ^^

반디님, 그 음악회 한다고 만원씩 더 냈거든요. 공짜였으면 그러려니 하지만 돈 주고 보는 건데 너무 엉망이라 화났어요. 힝. 그래도 애인이랑 같이 다니는 거니까 좋긴 했어요. 헤헤.

2006-12-27 14: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chaire 2006-12-27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 와인, 이란 것도 있군요. 꽤 달콤한 맛이 날 듯해요. 뭐, 애인이랑 같이 다니는 여행이었으니, 감 없이도 달콤하셨겠지만. :) 사진에 담긴 풍경에서 상큼새콤한 공기가 느껴지는 게 좋았겠다 싶어요.

sudan 2006-12-27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말랭이는 곶감이란 비슷한 맛이겠죠? 너무 굳은거 말고 주황색이 남아 있는 말랑말랑한 곶감 무지 좋아하는데. 맛있으셨겠어요. 루미나리에는 올해부터 루체비스타라고 부른대요. ^^ 상표권 분쟁때문이라던데요?

urblue 2006-12-28 0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haire님, 감 와인에 산머루 와인도 있다는군요. 감 와인은, 굳이 다른 곳에서 골라 사 마실만큼 맛있는 건 아니지만 '달콤한' 기념은 될 것 같습니다. ^^

**님, 그거 안 나오게 사진 찍고 싶었지만 위치가 워낙 절묘해서 말이죠. -_-; 아무튼, 잘 다녀왔습니다. ^^

수단님, 전 곶감 안 먹거든요. 근데 이 감말랭이가 너무 맛있어서, 어제 그거 구하겠다고 인터넷을 다 뒤졌다는 거 아닙니까! 결국 찾았어요, 청도감말랭이. ㅎㅎ
루미나리에는 일본에서 상표등록을 했다구요? 에..그럼 루체비스타라고 바꿔야 하나...

로드무비 2006-12-28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청도 운문사 좋지요?
그런데 안주가 별로 신통치 않네요.=3=3=3
(괜한 트집.)

urblue 2006-12-28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안주라고 과자랑 치즈랑 감말랭이 쬐끔밖에 안 내놓더라구요. 그치만 집에서는 잔뜩 차려놓고 마실랍니다. ㅎㅎ

2007-01-03 00: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1-05 13: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1-09 09: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TV를 틀어놓고도 그 앞에 앉아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등을 돌리고 싱크대 앞에서 일을 하면서 소리를 듣고, 가끔씩 고개를 돌려 화면을 보았다. 그러고도 눈시울이 붉어졌다.

 

2003년 4월, 아버지는 간암 말기 판정을 받으셨다. 드라마 속의 아버지처럼 매년 정기검사를 했고, 그 전 해에도 아무 이상이 없었는데, 암이 퍼진 속도가 어찌나 빨랐는지 암인걸 알았을 때는 이미 손쓸 수 없는 상황이었다. 병원에서는 어쩔 수 없다 했고, 아버지도 엄마도 항암치료를 원하지 않았고, 서울에 있는 자식들은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자식들은 웅담이니 상황버섯이니 돈으로 살 수 있는 것들만 집으로 부쳤고, 엄마는 시골에서 재배한 돌미나리를 사들여 아침저녁으로 즙을 만들어드렸다. 아버지가 위독하시다는 전화에 몇 번씩 고향으로 달려갔다. 낮일 때도 있었고 한밤일 때도 있었다. 안정이 되었다고, 괜찮아지셨다는 말을 듣고 그 날로 다시 서울로 올라왔다. 결국 두 달 만에 아버지는 가셨다. 

 

드라마의 아버지는 한적한 길가에 차를 세워놓고 바닥에 주저앉아 운다. 장기이식도 불가능하고 항암치료를 한댔자 확률은 10%가 안 된다. 더 살고 싶은데, 아직 할 일도 많은데, 왜 내게 이런 일이. 어머니도 운다. 아버지가 암인걸 알았을 때, 아버지가 항암치료를 포기하겠다고 했을 때. 어머니는 아버지를 그냥 보낼 수 없을 것이다.  

 

우리 아버지 저렇게 우셨을까. 엄마랑 알콩달콩 좀 더 살고 싶다고, 아들 딸 결혼하고 손자들 낳는 것까지 보고 싶다고, 이렇게 빨리 가기는 싫다고, 우셨을까. 얼마나 아프셨을까.

 

나쁜 일만 오는 건 아니라고 작가는 말한다. 아버지의 병으로 가족 간의 불화와 반목이 사라지고 서로를 좀 더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으니까. 부모에게 무심하던 못된 딸년은 아버지가 얼마 못 사신다는 걸 알게 된 이후에야 집에 자주 전화를 하고 자주 찾아가게 되었다. 그제서야 홀로 남은 엄마와 사이 좋은 딸이 되었다.

 

아버지는 이제 안 계시지만, 그래도, 살아있는 이 순간이 기적이라는 걸, 나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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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져 2006-12-18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4부작을 보면서 많이 울었어요.
단순히 아픈 사람에 대한 비가, 가 아니라 살아있는 사람에게까지 보내는 위안.
작가가 모름지기 저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고개를 끄덕였네요.

chaire 2006-12-18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 어무이는 취향이 하도 특이하셔서, 이 드라마를 봐야 한다는 저의 주장에 따라 1회는 같이 봐주셨지만, 이후로는 '게임의 여왕'을 고수, 결국 저는 1회와 4회 약간만 볼 수 있었어요. 얼마만의 노희경인데! 아쉬웠더랬죠. 근데 일부만 봐도, 자꾸 피하고 싶은 기분이었어요. 조금만 몰입하면 울 거 같아서. 블루 님에게는 더더욱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였겠어요. 아픈 이들의 눈물은, 진짜 가슴이 미어져요.

Mephistopheles 2006-12-18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이라는 드라마를 보고 엄청나게 울었던 까닭에..
이 드라마는 외면해 버렸어요..

로드무비 2006-12-18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엉터리 샌드위치를 만들어 딸아이와 입이 터지도록 베어무는 이 순간이
기적이란 걸 자주 까먹어요.

아영엄마 2006-12-18 1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 이야기가 아니라서 더 맴이 아프네요. (아버지는 그래도 치료라도 좀 받다 가셨지 엄마는 말기 판정받고 그냥 아파서 고생만 하시다 가셔서...ㅠㅠ)

깍두기 2006-12-18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라마였네. 어디서 한 거예요? 다시 보기 되나?

ceylontea 2006-12-19 0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맘이 아프네요..
사람이 살아있는 순간 기적임을 잊지 말아야겠어요..

urblue 2006-12-19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희경 작가의 아버님이 암으로 얼마전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실제로 아버지와 불화하다 발병으로 화해하게 되었다고 하네요. 그래서 이런 드라마를 쓸 수 있었던 거겠죠. 우리들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일이니까.
MBC에서 방영한 4부작 드라마입니다. 아마 다시 보실 수 있을거여요.
 

느닷없이 도착한 택배 송장에 적혀 있는, 낯설면서도 친근한 이름.

설마?!

서재를 처음 시작할 무렵 가까워졌지만 갑작스레 사라지셔서 늘 기다리고만 있는 그 분이다.

간간이 들르기는 하셨던 거구나. 보고 계셨던 거구나.

선물 상자와 편지를 받아들고 어찌나 반가운지 눈물이 다 글썽한다.

이런 인연을 어디에서 맺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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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15 16: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sudan 2006-12-15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거 은행나무 사진이랑 신혼여행 사진이잖아요. 뭘 만드시려고 저렇게 출력하신거에요?

urblue 2006-12-16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그릇을 선물해주신 분이 제가 찍은 사진을 저렇게 출력해서 같이 보내주신 거여요. ^^

2006-12-16 02: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sudan 2006-12-16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그건 정말 감동이에요. -_-b

2006-12-16 20: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지금 막, 이 달 들어 5번째의 주문을 넣었다.
어제 주문에 추가하려고 했더니 벌써 배송중이란다.
알라딘, 너무 빠르면 오히려 곤란하다구. -_-;

 

 하이쿠와 우키요에, 그리고 에도 시절

 월요일부터 어제까지 이 책을 들고 다녔다.
 하이쿠와 우키요에가 딱, 들어맞는 좋은 책.
 다 잊어먹은 일본어지만, 원문 옆에 한글로 발음을 적어놓은 걸 가만히 따라 읽어보면 그 리듬과 운율과 덩달아 이미지가 그려지는 듯도 하다.
 이번 주말에는 도쿄의 우키요에 뮤지엄에서 사온 도록을 들여다볼 생각이다.

 

 모방범 1, 2, 3

 <마술은 속삭인다>를 이을 미미여사의 작품은 모방범으로 결정했다. 하이드님의 분류에 따르면 <모방범>은 <이유>과이므로. 나는 <이유>가 제일 좋았으니까.
 오늘 아침 버스에서 시작했는데 술술 읽힌다. 역시 미미여사!

 

 신체적 접촉에 관한 짧은 회상

 오늘 아침, 교수 성폭력을 최초로 고발한 최김희정씨의 기사를 한겨레에서 읽었다. 여전히 성에 관한 문제들은 피해자의 입장에서 쉽게 발설할 수 없다. 그러므로 이런 작품들이 의의를 가지는 것이겠지만, 문제는 내 생각보다 약하다고할까, 좀 뒤쳐진다고할까 하는 느낌.

 

 

 새로운 인생

 <내 이름은 빨강> 이후 오르한 파묵을 읽을 생각은 없었다. 그러나, 다만 취향의 문제일 뿐 그가 훌륭한 작가라는 데는 동의하므로, 다시 한번 도전.
 받고 보니 생각보다 훨씬 두껍다.
 사은품으로 주는 자그마한 다이어리도 제법 괜찮아보이는데, 그걸 내년 독서기록장으로 써야겠다.

 

 

 네버랜드

 온다 리쿠의 명성을 확인하고자 선택,했다고는하지만, <삼월은 붉은 구렁을>도 아니고 <밤의 피크닉>도 아니고 이걸 고른건 실은 3,000원짜리 할인쿠폰 때문이다. 3,000원짜리 쿠폰은 너무하다, 이렇게까지 해야 할까, 싶지만 거기에 넘어간다. -_-

 

 

 르네 마그리트

 전시회 보러 가기 전에 준비 차원에서.

 

 

 

 신 기생뎐

 이걸 사려고 몇 번이나 장바구니에 담았는데, 어째서 항상 밀렸을까.
 그러니까, 한국 소설을 읽고 실망할까봐 미리 제낀다는게 맞을거다.
 하지만 이 책만큼은 여러 사람이 칭찬하고 있으니 실망하지 않겠지. 기대.

 

 

 마지막 거인

 어느 분의 페이퍼에서 이 책을 보고 당장 장바구니에 넣었다.
 프랑수아 플라스의 그림책이 꽤 여러권이던데 나중에 더 봐야겠다.

 

 눈의 여왕

 그림이 환상이다.

 

 

 롱테일 경제학 / 웹 2.0 경제학

 그러니까 이건, 나랑 별로 관계 없는 책들.

 

 

 

어제, 올해의 주문이 얼마나 되나 찾아봤다. (일하다 지겨워서, 일일이 계산기를 두드렸다. -_-)
화장품 기타 등등, 선물한 책 빼고 약 960,000원.
도서 구입비를 월 8만원으로 정해놨는데, 거의 딱 맞췄다. 웬일이니. (아, 서점에서 산 책들도 있구나. 그건 빼고.)
이제 추가 마일리지를 50,000원 이상으로 조정하면, 도서 구입비를 월 100,000원으로 늘려야할까, 그냥 유지해야할까. 음.
아무튼, 당분간은 책 살 일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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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15 14: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urblue 2006-12-15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
제가 쌓이는 책이 두려워서 작년에는, 바로 전 주문한 책을 절반 이상 읽지 않으면 다른 책은 사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했는데요, 올해는 그것도 없어져버렸네요. 하지만 뭐, 언젠가는 읽겠죠. ^^
연말에 재미있는 책 많이 보시고 즐겁게 지내세요.

sudan 2006-12-15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롱테일 경제학은 어제 산 책인에요...라고 반가워서 댓글 달려고 했더니만, '나랑 별로 관계없는' 책이라굽쇼? ㅎㅎ

urblue 2006-12-16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젠가는 읽어보게 될까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