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질문할 것인가 - 나만의 질문을 찾는 책 읽기의 혁명
김대식 지음 / 민음사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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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을 한다는 건 대답을 원한다는 것이다. 질문과 상응하는 대답. 질문과 대답의 선후관계는 명확하다. 질문 없이는 대답이 있을 수 없다. 그렇기에 질문과 대답 중 어떤 것이 더 중요한지 굳이 경중을 따지자면 단연 질문일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대답에 더 큰 비중을 두는 경향이 있다. 좀 더 대답을 잘 하기 위해 책을 읽고 지식을 쌓으며 정보를 습득한다. 대답에만 신경 쓰느라 질문의 의도, 핵심, 가치를 자칫 놓치기도 한다. 정약용 선생이 했다던 말이던가. 지혜는 답이 아니라 질문에 있다. 스스로 묻는 자는 스스로 답을 얻게 되어 있다.’ 라고... 지혜는 답이 아니라 올바른 질문에서 얻을 수 있다면 우문현답(愚問賢答)이란 그저 순간의 임기응변의 다름 아닐 수도...

 

저자는 책의 프롤로그에 제가 읽고, 잊어버리고, 다시 기억한 책들에 대한 호기심. 여러분을 그 책들로 유혹하기 위해 이 글들을 적어 보았습니다.’라고 명확하게 이 책의 집필의도를 밝히고 있다. 그리고 그 유혹의 시작은 바로 이 책의 제목이 아닐까 싶다. ‘가 아닌 어떻게질문 할 것인가라는 제목은 분명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만하다. ‘에는 익숙한 우리들이지만 어떻게에는 조금 낯선 게 사실이기에...

 

차례에 실린 소제목들을 보면 확실히 저자의 질문은 에 보다는 어떻게에 가깝다는 걸 알 수 있다. 그 내용을 떠나서 이미 저자가 소제목으로 정해놓은 질문들 혹은 명제들이 쉽게 답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기에 질문을 여러 번 곱씹어 보게 만든다. 그래 어쩌면 질문은 이렇게 하는 것일 게다. 답을 찾기 위해서 여러 번 질문을 곱씹게 만드는 것... 그것이 좋은 질문의 핵심일 수도 있지 않을까, 문득 그런 생각을 해본다.

 

러나 질문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모르는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며, 홀연히 처음의 시간 속에 있는 것이고, ‘끝없는 시작속에 있는 것이다. 더구나 시적 질문은 생각과 느낌의 싹이 트는 순간으로 타성/관습/확정 속에 굳어 있던 사물이 다시 모태의 운동을 시작하는 시간이다. 우습고 재미있고 엉뚱한 질문은 세상을 그 원초로 되돌려놓으면서 우리로 하여금 태초의 시간이 주는 한없는 신선함 속에 벙글거리게 한다.

 

실은 모든 뛰어난 예술작품은 꼭 물음표를 붙이지 않더라도 물음표와 감탄사의 숲이다. 그러니까 우리가 예술을 감상(체험)하는 것은 질문과 경이의 숲을 헤매는 일이라고 해도 좋을 터이다.

 

_ 질문의 책-파블로 네루다 시집정현종 옮긴이의 말 중에서...

 

꼭 물음표를 붙이지 않더라도 물음표와 감탄사의 숲인 뛰어난 예술작품들 특히 책(그중에서도 문학)이라는 예술작품은 어쩌면 독자에게 질문은 생략한 채 대답만을 보여주는 건 아닐까 싶다. 그리하여 좋은 문학작품은 결국 독자 스스로가 질문을 해봄으로써 다시금 책을 읽게 만드는 거라고... 저자가 이 책에서 언급한 문학작품들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든 생각이다.

 

이 책에서 저자가 언급한 책들 중에는 미출간 된 책들도 여럿 있다. 그런 책들에 대한 궁금증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저자가 아주 강하게 추천을 하고 있으면 더더욱...

 

북핵 위험, 중국의 헤게모니, 그리고 또다시 추한 모습으로 부활하는 일본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우리에게 가트 교수 문명과 전쟁보다 더 중요한 책은 없을 듯하다. 국회의원, 국방부 장관, 청와대 보좌관, 기자, 교수, 장군, 국정원 직원들에게 이 책을 한 권씩 사 주고 강제로라도 읽기를 권하고 싶을 정도다.  (p.225)

 

이런 강추의 글을 읽고서 문명과 전쟁이란 책을 어찌 궁금해 하지 않을 수 있을까. 어쩌다보니 알게 된 사실인데 다행히 이 책을 올해 상반기에는 국내에서 만날 수 있을 거라고 한다. 이 책을 준비하고 있는 출판사 관계자에게서 직접 들은 것이니 부디 이 책이 출간되면 저기 언급된 모든 사람들이 한번쯤 진지하게 읽어봐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책을 덮고 나서 엉뚱하게도 나는 이런 의문이 떠올랐다. 결국 저자의 촌철살인 같은 이 모든 질문도 한 개인 개인을 포함한 인류를 위한 질문들뿐이지 않은가. 사무엘 베케트는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이 세상의 눈물의 양엔 변함이 없지. 어디선가 누가 눈물을 흘리기 시작하면 한쪽에선 눈물을 거두는 사람이 있으니 말이오. 웃음도 마찬가지요.” 라고 했는데 그 눈물이 인간의 눈물뿐만이 아니라 지구에 살고 있는 모든 생물의 눈물로 확장해본다면 지금 이 지구상에서 인류 때문에 울다 못해 죽어가고 있는 다른 생물들의 존재 의미는 무엇인가 말인가.

 

아마도 이 독서의 끝에 이런 질문이 떠올랐던 건 어젯밤 우연히 TV 선댄스채널에서 본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란 환경다큐 때문일지도 모른다. 과연 이것이 무엇인지 궁금해 하며 보기 시작한 다큐에서 인간의 탐욕(결국은 자본주의) 때문에 인간뿐만 아니라 자연이 나아가 지구가 파괴되어 가는 현장을 보는 건 괴로움 그 자체였다. 인류가 뭐라고 같은 인간도 모자라 자연을 파괴한다 말인가. 모든 생명체들의 보금자리인 지구를 망가뜨린다 말인가. 고작 인간이 뭐라고....

 

세상과 자신의 미래를 제어할 수 있는 전능한 호모데우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왜 살아야 하고, 무엇을 위해 존재해야 하는지 모른다. 우주 최고의 힘을 가졌지만 어디에 써야 하는지 모르는 신. 왜 존재해야 하는지 모르는 신. 그보다 더 위험한 존재도 없을 것이다. (p.321)

 

저자가 사피엔스로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유발 하라리의 신작(김영사에서 2017년에 출간할 예정이라고 한다)을 영어버전으로 먼저 읽어보고 나서 쓴 글이다. 그렇다. 현명한 인간을 넘어서서 미래의 인간은 이제 신에 가깝다. 호모데우스는 즉 신 같은 인간인 것이다. 하지만 왜 존재해야 하는지, 이 지구에서 인간의 존재가 과연 가치가 있는 것인지 스스로에게 묻지 않는 신은 그야말로 위험한 존재일 수밖에 없다. 인류에게만 위험하면 그나마 다행인데 그 똑똑한 신 같은 인간들은 다른 생명체 나아가 이 지구까지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이라도 질문의 대상을 인간에게만 국한시킬 게 아니라 더 확장해야 하지 않을까. 거의 모든 질문은 초점을 인간에게 맞추었기에 지구는 지금 이 모양 이 꼴이 된 건 아닐까. 저자의 수많은 질문에 관한 글을 읽고서 나는 결국 이런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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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alia 2017-04-02 10: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호모 데우스/Homo Deus”가 은유적인 혹은 상징적인 표현이라는 건 이해합니다만, 유발 하라리나 김대식 모두 지나치게 과장스럽다고 봅니다. 인간은 겨우 인간뇌와 우주를 각각 5% 정도밖에 파악하지 못했다는데요. 도대체 무슨 근거로 인간한테 신의 지위를 부여하는 것인지, 그래놓고 (즉 Homo Deus라는 허수아비를 만들어놓고) 그 무슨 우려와 걱정을 앞당겨 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이거 지나친 진지함 혹은 호들갑 아닌가요? 즉 유발 하라리나 김대식 모두 진지함과 호들갑을 동급으로 만들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100년, 1000년, 10000년 뒤의 아득한 미래는 속된 말로 개나 소까지도 마음대로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죠. 여기에는 역설이 숨어 있어요. 얘기가 길어질까봐 몇 마디로 축약하죠. 인공지능은 우리가 가장 어려워하는 것을 우리보다 몇 백만 · 천만 · 억억 배 이상으로 잘할 수 있어도, 우리가 가장 쉬워하는 것에는 완전 젬병이라는 것이죠. 적어도 ‘아직’까지는 그렇습니다. 제 생각에 이 아직이 생각 밖으로 아주 길어질 수 있다는 것이죠. 요컨대 호모 데우스 유형의 사유는 일종의 사유의 ‘인플레’라는 것입니다.

설해목 2017-04-02 12:33   좋아요 0 | URL
사실 이 책에서는 저자가 논리적이라기 보다는 즉흥적이다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래서 저에게는 리뷰쓰기가 참 애매한 책이었네요. 유발 하라리의 새 책은 저 역시 읽어보지 못한 채 김대식 저자의 감상글만 본지라 뭐라 말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 책 출간되면 우선 읽어보고 하바리와 김대식의 인간에 대한 평가가 어떠한지 되짚어봐야 할 것 같아요.

cyrus 2017-04-02 12: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유발 하라리의 《호모 데우스》를 직접 읽고, 비판해볼 생각입니다. 저도 qualia님처럼 ‘호모 데우스‘라는 개념이 현실적으로 느껴지지 않않어요.

설해목 2017-04-02 12:34   좋아요 0 | URL
저 역시 그 짧은 글로는 호모 데우스의 개념이 쉽게 와닿지 않더라구요. 이래저래 꼭 읽어봐야할 책이 되었습니다. ㅎㅎ
 

일본영화와 일본드라마를 좋아한다. 파고가 심한 바다보다는 조용히 흐르는 강을 닮은 잔잔한 이야기의 흐름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특히나 수많은 인간관계에 대한 이야기 중에서도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섬세하면서도 요란하지 않게 보여주는 데는 개인적으로 일본영화나 일본드라마만한 것이 없는 것 같다. 지난 주말에 본 영화 <행복 목욕탕>은 사실 아무런 기대 없이 갔다가 연속으로 봤던 다른 영화보다도 더 큰 감동을 받았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는 모두 보았다. 전작을 할 수밖에 없는 그런 매력을 가진 감독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행복 목욕탕>의 감독인 나카노 료타가 차세대 고레에다 히로카즈로 불린다고 한다. 영화를 보고나니 그렇게 불릴 만 하구나 싶다. 사실 최근에 본 고레에다 감독의 <바닷마을 다이어리><태풍이 지나가고>보다 내게는 이 영화가 더 오래 기억에 남을 가족영화이자 일본영화가 될 것 같다.

 

영화와 동명의 시나리오 소설도 국내에 출간이 되었다. 그 소설의 책소개에 소개된 이 영화에 대한 소개글을 옮겨본다.

 

나카노 료타 감독이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한 상업영화 데뷔작인 동명 영화 <행복 목욕탕><종이달>로 국내에도 알려진 미야자와 리에가 긍정적 사고의 대인배 엄마 역할을, 오다기리 죠가 사고뭉치에 서툰 아빠 역할을 맡아 화제가 됐다. 사춘기를 앞둔 자녀가 겪게 되는 부모와의 갈등과 평범하지 않은 모녀의 따뜻한 사랑으로 많은 평단의 공감을 얻으며 제40회 일본 아카데미 영화상 최우수 여우주연상과 최우수 여우조연상을 수상했고, 엄마와 딸 역할을 맡은 두 여배우가 연기상 수상 15관왕을 기록, 화제를 모았다. 이외에도 2016년 일본 개봉 이후 유서 깊은 각종 일본 영화제에서 연기상과 작품상을 휩쓸어 각종 부문 29관왕을 기록했다.

국내에서는 지난 106일 개막한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영화의 창섹션에 공식 초청되어 관객들에게 큰 감동과 여운을 남기고, 오는 2017323일 정식 개봉을 앞두고 최고 기대작으로 주목을 모으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정식개봉이 지난주에 되었는데 서울에서는 이수 아트나인 한 곳에서만 상영을 한다. 이렇게 좋은 영화가 상영관이 하나밖에 없다는 것에 사실 좀 충격을 받았다. 영화 수입업자들의 영화 선택 기준이란 과연 무엇일까. 영화를 좀 본 사람이라면 고레에다 감독의 가족영화들에 버금가는 영화라는 걸 한눈에 알아볼 텐데 왜 상영관이 이렇게나 적은지... 직접 영화를 본 관객으로서 더욱 이런 현실이 안타깝다.

 

<행복 목욕탕>은 따뜻한 가족영화이다. 가족의 테두리를 어디까지 두어야 하는지를 스스로에게 묻게 되는 영화이다. 버림이 있고 죽음이 있어 슬프지만 한편에는 성장이 있고 용서가 있으며 받아들임 있어 마음 따뜻해지는 영화이다. 무엇보다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인 행복 목욕탕안주인이자 아이들 엄마의 장례식을 쉽게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장례식은 죽은자의 몫이 아니라 산자의 몫이라지만 오직 죽은자를 위해, 죽은자에게 가장 어울리는 장례식을 행했던 가족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져 울면서도 미소 지으며 극장을 나왔었다.

 

며칠 전 아버지와 긴 통화를 했다. 마흔이 넘은 딸이 시집갈 생각은 없고 집과 직장을 오가는 추처럼 보내는 것이 안쓰러우셨는지 아니면 한심해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급기야 내게 이런 말씀까지 하셨다. “지금이야 병들고 곁에 아무도 없으면 그냥 죽어버리면 되겠다 싶겠지. 그런데 막상 병에 걸리고 나면 살고 싶은 생각이 간절할 거다. 내 친구들을 보니 다 그래. 나도 그렇고..”

 

이 얘기를 듣는 순간 뭔가 은밀한 비밀을 들켜버린 것처럼 전화기 앞인데도 얼굴이 화끈거렸다. 아빠는 아시는구나. 눈치 채고 계신 거였구나. 내가 쉽게 내 목숨을 내놓고 싶어 한다는 걸... <행복 목욕탕> 엄마 역시 더 이상 가망이 없는 병임을 확인하고 남은 몇 개월을 연명치료 하는데 쓰는 대신 가족들을 위해 알차게 힘차게 보낸다. 하지만 끝내 병이 악화되어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해서는 울면서 살고 싶다고 말한다. 그 간절함이 고스란히 전달되었던 그 때의 느낌이 아빠와의 통화에서 갑자기 되살아났다. 그래 어쩌면 나도 살고 싶다고 간절하게 바라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죽음이 코앞에 닥쳐보지 않았으니까 나조차 나를 모를 일이다.

 

비오는 금요일이다. 약속 없는 금요일에는 동네 목욕탕에 가는 게 일상이 되어버렸다. 금요일 저녁 목욕탕에는 사람이 거의 없다. 9시를 넘기면 나 혼자 있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럴 때면 탕 속에 들어앉아 천장에 맺힌 물방울을 세곤 한다. 목까지 따뜻한 물에 잠긴 채 차가운 물방울이 이마에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기도 한다. 그야말로 금요일 저녁 내가 머무르는 곳은 조용한 행복이 느껴지는 목욕탕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할 것 없이 목욕탕에서는 알몸이다. 알몸으로 같은 탕에 들어가고 같은 대야와 의자를 사용한다. 이런 사람들에게 무슨 거짓이 있고 어떤 위험이 있으랴. 그저 뭐하나 걸치지 않은 갓 태어났을 때의 나를 상상해보며 인간으로서 나는 혼자가 아님을 잠시나마 느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우리가 목욕탕에 가야할 이유로는..... <행복 목욕탕> 리뷰를 쓴다는 것이 어쩌다 목욕탕 예찬이 되어버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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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하늘과 바다가 보고싶었다.

순박한 사람들이 그리웠다.

도시의 숨막히는 풍경이 아니라 시골의 투박한 풍경이 떠올랐다.

겨울의 따뜻함이 아니라 여름의 따뜻함이 간절했다.

그래서 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

 

지금 내 귓가엔 하나의 노래가 끊임없이 반복된다.

Bicycle In Bicicletta...

이 영화의 메인 테마이다.

누구나 한 번 쯤은 들어봤을 곡..

듣고 있으면 낡은 자전거 한 대가 내 가슴을 향해 달려오는 상상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음악..

 

까만 때가 낀 손톱과는 대조적으로 금방이라도 깨끗한 눈물이 흘러내릴 듯한 마리오의 눈망울이 선하다.

아버지의 그물을 서글프다고 말하는 순수한 남자 마리오.

사랑에 빠졌다며 네루다를 찾아와 갈팡질팡 어쩔 줄 몰라하는 아름다운 청년..

한 사람과의 우정을 가슴 깊게 간직하며 소중히 다룰 줄 아는 멋진 사람..

 

너무나 깨끗한 사람을 마주하게 된 기쁨에 눈물을 흘리게 했던 영화. 일 포스티노..

아름다운 시와 시원한 바다와 낡은 자건거가 그리울 때 보고 싶은 영화. 일 포스티노..

무엇보다 순수한 사람을 마주하여 마음을 씻어내고 싶을 때 보면 좋을 영화. 일 포스티노..

 

"시란 시를 쓴 사람의 것이 아니라 그 시를 필요로 하는 사람 것입니다."

 

나는 오늘 아름다운 한 편의 시를 보았다.

그 시는 지금의 나에게 절실히 필요했으며

그 시로 인해 현재의 나는 울며 또 웃을 수 있다.

 

20071224일 이 영화를 보고 남겼던 짧은 리뷰다. 그리고 파블로 네루다의 시 한 편을 같이 적어놓았더랬다.

 

여기서 나는 너를 사랑한다

 

여기서 나는 너를 사랑한다.

검은 소나무 숲에서 바람은 스스로 풀린다.

달은 유랑하는 물 위의 인()처럼 빛난다.

날들은 하나같이 쫓고 쫓긴다.

 

눈은 춤추는 모양으로 날린다.

은색 갈매기는 서쪽에서 미끄러져 내린다.

때때로 달팽이. 높은, 높은 별들.

 

, 배의 검은 횡단.

홀로.

때로 나는 일찍 일어나고 내 영혼조차 젖는다.

멀리서 바다는 울리고 되울린다.

여기는 항구.

여기서 나는 너를 사랑한다.

 

여기서 나는 너를 사랑하고 수평선은 헛되이 너를 숨긴다.

나는 이 차가운 사물 가운데서 여전히 너를 사랑한다.

이따금 내 키스는 저 무거운 배들에게 간다

닿을 데 없는 데를 향해 바다를 건너는 것들.

 

저녁이 계류해 있는 부두는 슬프다.

내 삶은 피곤하고 목적도 없이 굶주린다.

나는 내가 갖지 않은 걸 사랑한다. 너는 너무 멀리 있다.

내 혐오는 지루한 황혼 녘과 씨름한다.

그러나 밤은 오고 나에게 노래 부르기 시작한다.

 

달은 그 꿈의 수레바퀴를 돌린다.

제일 큰 별들이 너의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그리고 내가 너를 사랑할 때, 바람 속의 소나무 숲은

그들의 전신(電信)잎들로 네 이름을 노래하고 싶어 한다.

 

파블로 네루다 시선집, 스무 편의 사랑의 시와 한 편의 절망의 노래

 

아마도 10년 전 저 리뷰를 쓸 때는 한창 짝사랑 중이었던 지라 마리오의 베아트리체에 대한 사랑을 생각하며 적어놓았던 듯하다. 그런데 오늘 다시 재개봉한 영화를 보고서 저 시를 읽어보니 마리오의 네루다에 대한 지고지순한 우정으로 읽힌다. 또 한편으로는 마리오의 시에 대한 순정한 사랑으로도 읽혀진다. 친구가 된 네루다가 조국으로 돌아간 후 그의 소식이 오기만을 기다리던 마리오. 이미 가슴 속에는 온통 은유로 가득 차, 네루다가 말했던 시를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감정을 직접 경험해 보기위해 매 순간을 충실하게 살아간 한 남자. 결국 시로 인해 가치관이 바뀌고 삶이 바뀌고 목숨마저 내놓아야 했던 시인(물론 이건 영화에서의 마리오의 결말이다. 소설 네루다의 우편배달부에서는 군부대 사람들에게 끌려가는 것으로 끝이 난다.).

 

여기 이슬라 네그라는 바다, 온통 바다라네.

순간순간 넘실거리며

, 아니요, 아니요라고 말하지.

예라고 말하며 푸르게, 물거품으로, 말발굽으로 울리고

아니요, 아니요라고 말하네.

잠잠히 있을 수는 없네.

나는 바다고

계속 바위섬을 두드리네.

바위섬을 설득하지 못할지라도.

푸른 표범 일곱 마리

푸른 개 일곱 마리

푸른 바다 일곱 개가

일곱 개 혀로

바위섬을 훑고

입 맞추고, 적시고

가슴을 두드리며

바다라는 이름을 되풀이하네.

 

안토니오 스카르메타 네루다의 우편배달부중에서..

 

선생님은 온 세상이, 즉 바람, 바다, 나무, , , 동물, , 사막, …….”

…… 이제 그만 기타 등등이라고 해도 되네.”

…… 기타 등등! 선생님은 온 세상이 다 무엇인가의 메타포라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제 질문이 어리석었나요?”

 

안토니오 스카르메타 네루다의 우편배달부중에서..

 

영화를 보면서 궁금했던 장면이 하나 있다. 바닷가에서 마리오에게 네루다는 위의 시를 읊어준다. 그에게 은율을 가르쳐준 셈이다. 오고가던 대화 중에서 마리오는 네루다에게 온 세상은 다 무엇인가의 메타포인가'라는 질문을 한다. 그리고 영화에서는 네루다가 마리오의 이 질문에 대해 수영을 하면서 곰곰이 생각해보고 내일 답해주겠다고 하며 장면이 바뀐다. 그리고 영화가 끝날 때까지 마리오의 이 질문에 대한 네루다의 답을 나는 들을 수 없었다. 그저 네루다의 시들 중에서 <>라는 시가 가장 가까운 대답이라면 대답이랄까.

 

 

그러니까 그 나이였어…… 시가

나를 찾아왔어. 몰라, 그게 어디서 왔는지,

모르겠어, 겨울에서인지 강에서인지.

언제 어떻게 왔는지 모르겠어,

아냐, 그건 목소리가 아니었고, 말도

아니었으며, 침묵도 아니었어,

하여간 어떤 길거리에서 나를 부르더군,

밤의 가지에서,

갑자기 다른 것들로부터,

격렬한 불 속에서 불렀어,

또는 혼자 돌아오는데,

그렇게, 얼굴 없이

그건 나를 건드리더군.

 

나는 뭐라고 해야 할지 몰랐어, 내 입은

이름들을 도무지

대지 못했고,

눈은 멀었어.

내 영혼 속에서 뭔가 두드렸어,

()이나 잃어버린 날개,

그리고 내 나름대로 해보았어,

그 불을

해독하며,

나는 어렴풋한 첫 줄을 썼어

어렴풋한, 뭔지 모를, 순전한

난센스,

아무것도 모르는 어떤 사람의

순수한 지혜;

그리고 문득 나는 보았어

풀리고

열린

하늘을,

유성(遊星)들을,

고동치는 논밭

구멍 뚫린 어둠,

화살과 불과 꽃들로

둘쑤셔진 어둠,

소용돌이치는 밤, 우주를.

 

그리고 나, 이 미소(微小)한 존재는

그 큰 별들 총총한

허공에 취해

신비의

모습에 취해,

나 자신이 그 심연의

일부임을 느꼈고,

별들과 더불어 굴렀으며,

내 심장은 바람에 풀렸어.

 

파블로 네루다 네루다 시선

 

누구한테 물어볼 수 있지 내가

이 세상에 무슨 일이 일어나게 하려고 왔는지?

 

왜 나는 원치도 않으면서 움직이고

왜 나는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지?

 

왜 나는 바퀴도 없이 굴러가고

날개가 깃 없이 날며

 

그리고 왜 나는 이주를 결정했지

내 뼈가 칠레에 살고 있는데?

 

파블로 네루다, 질문의 책

 

이 영화를 네루다에게 포커스를 맞춰서 본다면 자신의 정치적인 신념과 행동 때문에 조국에서 쫓겨나 이탈리아의 한 섬에서 쓸쓸하게 망명생활을 하는 한 시인의 노후 모습을 다소 어둡지는 않게 보여주고 있다 하겠다. 가장 정치적인 시인이라 할 수 있는 파블로 네루다는 영화에서는 그 죽음이 나오지 않지만 소설이나 실제에서는 쓸쓸한 죽음을 맞았다. 지병의 악화로 산티아고 병원에 이송되어 최후를 맞았고 쿠데타 직후 우익 과격파들이 차스코나 집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았기에 대문을 통해 관을 모실 수조차 없었다고 한다. 평생 아름다운 시를 사랑하고 힘들게 살아가던 인민만을 생각했던 위대한 시인이자 정치가가 이렇게 비참한 최후를 맞아야 했다는 아이러니.. 네루다 스스로도 이런 삶의 아이러니를 본능적으로 느꼈기에 인생의 후반부에 이런 질문이 가득한 시들을 쓴 것이 아닐까란 생각을 문득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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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모르텔 2019-02-21 22: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이 영화는 제가 25살때 비됴가게할때
그토록 권해도 한팔리던 비됴테잎.입니다.ㅎ
. 네루다 ,, 아~~~ 설레임!!

설해목 2019-02-22 09:25   좋아요 0 | URL
이런 좋은 영화를 몰라보는 사람이 의외로 많더라구요! ㅎㅎ
조금 지치고 힐링이 필요할 때 저는 이 영화부터 떠오르네요. ^^
 
아주 긴 변명
니시카와 미와 지음, 김난주 옮김 / 무소의뿔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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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운 상실.. 그리고 남겨진 사람들... 슬픔을 견디는 방식은 저마다 다를 것이다. 그리고 결국 그 슬픔은 어떤식으로든 타인들과의 연대를 통해서만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동일본 대지진을 떠올리게도 했던 소설. ‘죽음을 기억하라‘는 명언을 되새김질하게 만든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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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케스의 서재에서 - 우리가 독서에 대하여 생각했지만 미처 말하지 못한 것들
탕누어 지음, 김태성.김영화 옮김 / 글항아리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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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따뜻한 오늘, 이른 봄나들이 겸 꽃구경을 다녀왔는데 차를 타고 오가는 시간만 4시간정도 걸렸다. 도로에서 보내는 그 시간이 어찌나 아깝던지.. 어젯밤에 읽다가 만 소설을 빨리 다시 읽고 싶고 오늘 도착했을 책들을 당장 펼쳐보고 싶고.. 올해 봄나들이는 이걸로 끝을 내고 읽으려고 쌓아두었던 책들이나 실컷 읽어야지. 오늘의 나의 하루는 이런 생각들뿐이었다. 이런 나와 비슷한 증상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분명 이 책에 홀딱 반할 것이다. 책에 대한 생각을 멈출 수 없고 책을 사랑해본 사람이라면, 독서의 즐거움을 조금이라도 느껴본 사람이라면 타이완 출신의 탕누어란 저자에 대한 생소함에도 불구하고 그의 예리한 관찰력과 독특한 사유에 매력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런 목차를 보고 눈이 커지지 않을 독자가 있을까. 독서를 꾸준히 해온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레 이런 문제들에 부딪힐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나는 왜 책 읽을 시간이 늘 부족할까. 지금 내가 하는 독서가 제대로 된 독서일까. 과연 나는 책읽기로 무엇을 이룰 수 있을까. 어디로 가려는 걸까. 내게 어려운 책은 남들에게도 어려운 걸까. 아니면 내 독서능력이 부족한 걸까. 왜 읽었던 책인데도 도통 기억에 남지 않는 걸까. 등등 독서의 어려움을 격어본, 혹은 독서의 정체기를 맞아본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서 그야말로 도끼에 찍히는 듯한 강렬한 느낌을 받게 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런데 왜 제목이 다른 작가도 아닌 마르케스의 서재에서일까에 대한 궁금증은 저자가 신기한 우연으로 선택한 소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소설 미로 속의 장군이 이 책에서 담당하는 역할을 자연스레 알게 되면서 그 궁금증이 풀렸다. 저자는 모든 주제가 시작될 때마다 이 소설로 이야기를 시작 한다. 그리고 이 소설에서 시작된 사유는 결국 하나의 반짝이는 독특한 결론으로 이어진다. 저자가 풀어놓는 소설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어가다 보면 도대체 이 이야기가 어디로 흘러갈지에 대한 생각조차 잊게 되었다가 어느새 하나의 주제로 모아져 있다는 걸 깨닫는다. 이런 이어짐이 전혀 부자연스럽지 않다. 그래서 절로 소설이 이끄는 힘이란 이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니 어쩌면 저자의 사유방식이 정말 독창적이라고 해야 할까.

 

 

독서에 관한 12가주 주제 중에서도 특히 제목만으로도 관심을 갖게 된 몇 가지가 있다, 어떤 이야기를 하다가도 다른 작가의 글과 인용이 툭툭 튀어나오는 사람들에 대한 존경심을 갖게 되면서부터 든 의문인 외워야 할까? - 독서의 기억, 올해 마흔 하고도 한 살이 되고 보니 바로 눈에 들어왔던 주제인 인생의 반환점을 지나서 - 마흔 이후의 독서 그리고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로서 당연히 눈여겨볼 수밖에 없었던 ‘7882개의 별을 헤아린 사람 - 소설 읽기가 내가 특히 한줄 한줄 놓치지 않고 읽으려 했던 주제들이다. 주제들을 내가 요약하기 보다는 밑줄 팍팍 그은 문장들로 대신 옮겨본다.

 

암기를 포함하여 기억은 감정의 깊이를 필요로 한다. 기억은 대뇌의 능력이라기보다는 감정의 표현으로서 인간이 흐르는 물처럼 사라져버리는 어쩔 수 없는 거대한 전체의 흐름 속에서 두 손으로 최대한 뭔가를 붙잡으려고 발버둥치는 노력이다. …… 결국 진실한 글쓰기를 하는 작가는 자신이 믿고 기억하는 것. 그리고 자신의 것만을 쓴다. 그래서 마르케스는 잊어버릴 수 있는 것들은 글로 쓸 가치가 없다골 말했던 것이다.”

 

마흔 이후의 독서의 리듬에는 느슨한 변화가 발생하여 좀 더 다양해지고 생동감이 넘쳐난다. 더 이상 젊었을 때처럼 한 가지 속도만을 끝까지 관철시키지도 않고 균등한 리듬을 유지하는 견정한 행진곡의 음악 소리에 따르지도 않는 것이다. 변화가 없는 리듬은 자장가가 되기 십상이다. 마흔 이후의 독서에는 어떤 책들은 꽃을 밟고 돌아가는 것처럼 대강 읽고 지나가면 된다. 하지만 어떤 책들은 한 자 한 자 빠짐없이 천천히 시간을 들여 무릎을 맞대고 오랫동안 대화하듯이 읽어야 한다. 어찌 해야 좋을지 모를 막연한 고독감 속에서 졸졸 시간이 흐르는 소리를 들으면서 동이 터오는 것이 두려워져야 한다.”

 

하지만 문학은 불행을 녹여냄으로써 소화한다. 여기서 내가 유독 소설에 애정을 갖는 것은 오늘날의 시들이 벤야민이 말한 것처럼 그저 생명 속에서 비교할 수 없는 사물에 대해서만 쓰기 때문이다. 소설은 그나마 낫다. 소설은 문학에서 가장 겸손하고 기특한 장르다. 소설은 우리의 보편적인 생명의 현장에서 가장 가깝고, 생명의 실물 소재의 상태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어 그 느낌을 교환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소설이 사용하는 언어는 바흐친이 말한 잡어雜語로서 우리가 참여 가능한 언어의 조밀한 지대로 진입할 수 있다. 그래서 소설은 어떤 서술을 전달할 수 있고 어떤 사실을 지적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찾아봐야할 책들이 늘었다. 그 이유는 전적으로 저자가 책에서 인용한 작가와 책들 때문이다. 우선은 책의 제목에서부터 등장하는 마르케스의 책과 소설(이 책에서는 미로 속의 장군외에도 마르케스의 다른 소설들이 종종 등장한다), 무지막지하게 책을 사랑한 발터 벤야민, 책의 마지막을 장식한 보르헤스, 그 외에도 이름이 자주 등장하는 레비스트로스와 칼비노는 물론 헤밍웨이, 그레이엄 그린, 스티븐 제이 굴드 등등 사실 이미 유명할 대로 유명한 작가들이지만 정작 제대로 읽어보지 않은 나로서는 탕누어가 추천하는 방법인 전작을 해보고 싶다는 욕심을 갖게 되었다.

 

나는 인용에는 미학적인 고려 외에 또 하나의 의미 있는 기능적 착안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내가 독자로서 알게 된 것이다. 나 개인의 경험, 그것도 절대적으로 나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경험은 반드시 보편적인 것이라는 점이다. …… 나는 훌륭한 작가의 이름과 명구가 끊임없이 눈에 띄기를, 아주 많은 사람이 내게 그랬던 것처럼 딸랑딸랑 아름다운 소리가 누군가의 기억 한구석에 자연스럽게 놓이기를 갈망한다. …… 독서와 글쓰기의 최종적인 관계는 이렇다. 책 읽는 사람은 글쓰기의 필요를 느끼지 않고 좀 더 즐겁고 자유로운 독서에 전념하지만 글 쓰는 사람은 책을 읽지 않을 수 없다. 책을 읽어야만 자신을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_ p. 441~442

 

 

 

책에 실린 부록까지 다 읽고 나서 저자가 더욱 궁금해졌다. 그러다 우연히 출판사의 페이스북에서 저자의 사진을 보게 되었다. 뭐랄까 구체적으로 상상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뭔가 조금은 의외의 모습이랄까. 그건 그렇고... 눈을 뜨면 바로 보이는 사방의 책들... 어떨 때는 그런 책들을 보고 있으면 한숨이 나오기도 한다. 언제 내가 저 책들을 다 읽겠다고 이렇게 싸매고 동동거리는 걸까. 제집도 없이 떠도는 주제에... 그러다가 저자의 이런 말을 들으니 또 한편으로는 마음이 놓인다.

 

모든 책은 가물가물 꺼져가는 등불이 있는 곳에서 우리가 손을 뻗기만을 기다리면 된다. 게다가 깨끗한 책장마다 우리가 원하는 해답이 적혀 있어, 이를 통해 우리는 완전히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수 있다. 이 모든 가능성이 100퍼센트 실현되면 짧게 사라지는 순간들이 연장되고 반짝반짝 빛나게 된다.” _ p.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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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혜윰 2017-03-19 06: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제 이 책 주문했는데^^

설해목 2017-03-19 09:04   좋아요 1 | URL
그럼 이제 신나게 읽을 일만 남았네. . ^^

cyrus 2017-03-20 16: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르케스의 소설 중에 제일 재미있게 읽은 것이 <아무도 대령에게 편지하지 않는다>와 <더러운 시간>이었습니다. 마르케스 초창기 작품입니다. <백년의 고독>은 여러 번 읽어도 인상 깊은 구석을 발견하지 못했어요. 다시 읽고 싶지도 않습니다. ^^;;

설해목 2017-03-20 16:09   좋아요 0 | URL
두 권 모두 제게는 생소한 작품들이네요. ^^;; 이 책에 등장하는 <미로 속의 장군>은 출간되었다 절판된 것같더라구요. 전 이 작품을 젤루 읽고싶은데 말이죠. ㅎㅎ

cyrus 2017-03-20 16:14   좋아요 0 | URL
제가 자주 가는 헌책방에 <미로 속의 장군>을 본 적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때가 몇 달 전이라서... 작년입니다... ^^;; 그래도 혹시 모르니 그곳에 다시 가보고 책이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미로 속의 장군> 한 권 가지고 있어요. 빌려드릴 수 있습니다.

설해목 2017-03-20 16:19   좋아요 1 | URL
진짜요? 저도 안그래도 헌책방들 좀 살펴볼까 했었거든요.
자주 가시는 헌책방에 가셨을 때 혹시 있으면 저 대신 득템 부탁드립니다. ㅎㅎ
노력을 해봐도 이 소설을 못 만나게 되면 그때는 염치불구하고 책 빌려달라고 부탁드릴게요. ^^

cyrus 2017-03-20 16:22   좋아요 0 | URL
네, 알겠습니다. 이번 주말 책방에 가서 찾아볼께요. ^^

설해목 2017-03-20 16:23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

cyrus 2017-03-28 15:51   좋아요 1 | URL
설해목님. 답변이 늦어서 죄송합니다. 기다리셨죠?

지난 주말 이틀 동안 제가 자주 찾는 헌책방들 모조리 살펴봤어요. 제가 작년에 봤던 마르케스의 책을 못 찾았어요. 제가 가지고 있는 책을 빌려드리겠습니다. 설해목님이 주소를 알려주시면 우편 택배로 책을 보내 드릴께요. ^^

설해목 2017-03-28 17:34   좋아요 1 | URL
에고고.. 저때문에 주말에 너무 바쁘셨던거 아닌가 몰라요. 고맙습니다. ~ 그 와중에 좋은 책 발견했으면 하는 바람이...^^
책은 지금 당장 읽어야 할 것들이 쌓여 있어서 제가 바로 읽을 수 있을 때 연락드리겠습니다.
이렇게 신경써 주셔서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