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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금요일 드디어 최은미 작가님을 만났다. 한때 나는 책을 좋아하는 친구들과 한달에 한두번은 작가와의 만남을 다녔었다. 좋아하는 작가를 만나기 위해 파주며 강남이며 마다하지 않고 달려갔고 주말 행사도 열심히 참석했더랬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저자와 직접 만나는 만남에 대한 열정이 시들해졌고 요 몇 년 동안에는 따로 시간을 내어 간 적이 거의 없다. 우연히 인스타그램에서 최은미 작가의 북토크가 있다는 것을 알고 정말 간만에 작가와의 만남에 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무엇보다 직접 만나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었다. 

 

금요일 저녁 퇴근을 하자마자 지하철을 타고 경복궁역으로 향했다. 함께 가기로 한 친구를 만나 '김영철의 동네 한바퀴'에서 본 '용금옥'이란 추어탕 집에서 먼저 저녁을 먹었다. 서울식 추(어)탕을 하는 곳으로 TV에 나오셨던 사장님과 그 따님이 마침 자리에 계서서 TV에서 보았다는 알은체를 좀 했다. 추어탕을 무지 좋아하는데 이날 먹어본 추어탕은 뭐랄까 김영철 아저씨 말대로 육개장과 추어탕의 중간쯤 되는 맛이었다. 미꾸라지의 비린내가 전혀 없고 각종 야채와 두부까지 들어간 서울식 추탕은 친구의 입맛에 잘 맞았다. 물론 내 입맛에도 잘 맞았지만 나는 사실 통추어탕을 즐기는 사람으로 미꾸라지 특유의 냄새가 없는 것이 조금 아쉽긴 했다. 시간이 허락한다는 추어튀김까지 먹고 싶었으나 행사 시간에 맞추기 위해 추탕 한그릇씩만 간단하게?! 먹었다.

 

행사장소에 가기 전에 작가님에게 드릴 꽃다발을 사기 위해 서촌 이곳저곳을 헤매도 꽃집을 찾을 수 없었다. 친구가 지도를 검색해서 가보면 그곳에는 꽃집 대신 이미 다른 가게가 자리잡고 있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미리 준비를 할 걸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사인받을 책 4권은 미리 준비하여 출근하면서부터 짊어지고 왔으면서 꽃다발은 미처 생각을 하지 못한 게 후회가 되었지만 초행인 곳에서 더 헤매도 찾을 길이 없어 아쉬운 마음을 달고 행사장소로 향했다.

 

북토크 행사는 서촌에 자리잡은 동네책방인 부쿠엠에서 진행되었다. 사실 그 전 주말에 미리 한번 왔다갔더랬다. 혹시라도 길을 못 찾을까봐는 아니고 서촌에서 나름 유명하다는 메밀음식점인 '잘 빠진 메밀' 식당에 왔다가 근처에 있다고 하길래 미리 가봤더랬다. 서점은 아담하고 따뜻한 분위기였다. 매니저분이 먼저 반겨주시고 소규모로 마련된 행사자리에는 한 분의 독자가 앉아계셨다. 아직 시작 전이라면 꽃다발을 살 수 있을까 싶어 매니저님께 근처 꽃집을 아는지 여쭤보니 모른다며, 그리고 이미 작가님이 와계시다며 한쪽을 가리켰다. 들어설 때 누군가가 책을 보고있다는 건 알았는데 그 분이 작가님이실줄은..... 반가운 마음에 달려가서 알은체를 하고 싶었지만 소심한 나는 그저 몰래 사진만 찍었다.

 

오기로 하신 분들이 길을 헤매어 행사는 10분 정도 늦게 시작되었다. 총 7명의 독자가 옹기종기 모여서 작가님의 이야기를 들었다. 최근에 출간된 <어제는 봄>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해주셨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정말 봄이라는 계절에 대해 사소한 것까지 모두 담아냈구나, 소설 전체에 계절감을 이렇게 잘 표현된 글이라니 하며 감탄을 했었는데 최은미 작가님 역시 계절을 잘 표현한 글을 좋아하신다고 했다. 작가님은 이 작품의 정수진이 글쓰는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지켜나가려고 애쓰는 모습이 작가로 살아온 본인의 마음과 다르지 않다는 면에서 애착을 느끼신다고 하셨다. 그리고 중편이라는 형식에 대한 매력을 느끼게 해준 고마운 소설이라고 하셨다. 그동안에도 단편들을 쓰며 1인칭으로 쓴 소설들이 있었지만 그 경우는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하여 의도적으로 시점을 골라서 쓴 것이라면 <어제의 봄>은 정말 1인칭의 매력에 푹 빠져서 쓴, 1인칭다운 1인칭으로 쓴 최초의 소설이라고 하셨다. 1인칭 소설은 어쩌면 3인칭 소설보다도 더 객관적일 수도 있다고 한 말씀이 인상적이었다. 엄기호의 <고통은 나눌 수 있는가>라는 책을 언급하시면서 자기 안에 매몰되어 있을 때는 글을 쓸 수조차 없는 상태라고. 어느 정도 자신을 객관화할 수 있는 상태라야 1인칭으로 쓸 수 있다고. 그래야 독자가 들어올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 질 수 있다고. 또한 원고지 200매~250매라는 중편의 매력이란 것이, 한 사람의 인물이 겪은 하나의 사건을 밀도 있게 끝까지 밀고 나갈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중편이라는 형식이 아니었다면 이 소설이 언젠가 선보이긴 했을 테지만 장편은 아니고 단편으로는 좀 더 헐거운 이야기가 되었을 거라고 했다. 맞다. <어제의 봄>은 중편만의 매력을 느끼기에 정말 딱인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어제의 봄>을 쓰면서 참고한 책이 세 권 있다고 하셨는데 하나는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내 이름은 루시바턴>이고 또하나는 록산 게이의 <헝거> 그리고 엄기호의 <고통은 나눌 수 있는가>이다. 세 권 모두 나는 아직 읽어보지 않은 책이라 작가님의 설명을 온전하게 이해했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작가님이 어떤 부분에서 <어제의 봄>을 쓰는데 참고하셨는지 잘 이야기해주어 이 책들은 꼭 한번은 읽어야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내 이름은 루시바턴> 역시 <어제는 봄>처럼 글을 쓰는 여성 작가의 1인칭 시점으로 쓰인 소설이라고 하는데 알고보니 작가는 바로 <올리브 키터리지>를 쓴 분이다. 그런데 내가 왜 아직까지 이 소설을 읽지 않았는지 심지어 갖고 있기조차 하면서.... --;; 조만간 이 책을 읽고 <어제의 봄>을 다시 읽어야봐겠다.

 

<어제는 봄>에 대한 이야기들 중에서 기억에 남는 또 하나는 작가님이 파주 마장호수 출렁다리에서 겪은 경험에 대한 이야기였다. 남편과 아이와 놀러간 그곳에서 아이와 남편은 무섭다고 해서 출렁다리를 건너지 못하고 작가님 혼자서 출렁다리를 건너갔다고 한다. 그리고 도착한 곳에서 뒤돌아 보니 건너편에 아이와 남편이 서 있는 걸 보면서 복잡한 심경이었다고 했다. 그리우면서도 해방감을 느끼고 미안하면서도 뭔가 기쁜 그런 복잡한 마음이었다고 했다. 이 소설을 관통하는 감정이 바로 이런 모순되는 감정이 아닐까 싶다. 여자는 글을 쓰기 위해서 극복해야할 것이 많다는 작가님의 말 역시 이런 감정과 통하는 것 같다. 남자 작가와는 다르게 이래저래 신경써야 할 것이 많아 글과 씨름해도 모자랄 시간에 그 외의 것들과도 씨름해야 하는 여성 작가들의 처지. 물론 보편적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 작가의 글쓰기가 남성 작가에 비해 녹록지 않다는 건 분명해보인다.  

 

<어제는 봄>은 현재 진형의 문장을 취하고 있지만 작가님은 주인공 정수진에게는 이미 지나온 봄이라고 설정하고 쓰셨다고 한다. 어제로 명명되는 봄은 정수진이 이선우를 만난 봄이기도 하고 스물셋에 겪은 그날의 봄이기도 하다. 어쨌든 정수진은 하나의 소설을 완성함으로써 봄을 보내버렸다. 이 소설에 대한 에피소드 하나를 말씀해주셨는데 정수진 앞에 나타난 이선우란 남자의 이름에 관한 거였다. 나이와 직업 등등에 비추어 이선우는 약간 비현실적인 이름 같을 수도 있다면서, 사실은 <아홉번째 파도>의 담당편집자가 그 소설에 나오는 '서상화'란 이름이 이십대 초반 청년의 이름과는 조금 어울리지 않으니 이선우로 바꾸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는데 작가님께는 몇 년 동안 서상화였기때문에 도저히 바꿀 수가 없었다고 하신다. 그래서 다음 소설을 쓰게 되면 꼭 이선우란 이름을 쓰겠다고 약속을 하셨다고... 그리고 <어제의 봄>에 작가의 말을 끝내 실지 못했다고.. 편집자의 곤란함에도 불구하고 작가의 말을 덧붙이면 이 소설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차마 실을 수 없었다고 했다. 이 소설을 읽은 남편분의 반응이 궁금하다는 질문을 내가 했는데 남편분은 자신의 소설을 잘 읽지 않는다고 했다. 글을 쓰던 초창기에는 읽으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도 해주었는데 지금은 그정도는 아니고 이 소설 역시 읽지 않았을 거라고...  

 

등단을 한지 10년이 되었는데도 아직 정면을 바라보는 프로필 사진을 찍는 것이 어색하고 힘들다고 하셨다. 정면을 바라보고 있는 자신을 바라볼 자신이 없다고. 나는 나를 정면으로 직시하고 있는 것일까, 소설 쓰는 최은미를 나는 받아들일 수 있을까, 사십대를 맞은 나를 제대로 마주할 수 있을까, 나라는 사람(작가)이 소설의 인물에 제약을 두지는 않을까 하는 내면의 갈등을 여전히 하고 있다고 하셨다. 요즘 팟캐스트니  TV니 유튜브니 하며 다양한 매체에서 자신을 드러내기를 서슴지 않는 작가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 이런 고민을 끊임없이 하며 자신을 내보이는 것에 대해 스스로 고민하고 또 고민하는 작가님의 모습이 그래서 더욱 좋았다. 믿음이 갔다. 

 

직접 뵌 작가님은 내가 상상했던 이상으로 매력적이었다. 잔잔한 톤의 목소리에는 마음을 끌어당기는 부드러운 힘이 느껴졌고 말을 할 때마다 자주 붙이던 '사실은'이란 단어에는 자신의 생각을 다시 한번 고르고 잘 전달하고픈 마음이 담겨 있었다. 사인을 받을 때 우리 고향의 아픈 이야기를 소설로 남겨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드렸더니 나를 알아봐주셨다. 아마도 내 리뷰를 읽으신 모양이다. 시댁이 삼척이고 남편이 그곳 사람이라 자연스레 알게 되었고 쓰게 되었다고 하신다. 삼척과 남다른 인연이 있다는 걸 알고나니 나는 더더더 작가님을 좋아하게 되었다. 언젠가 삼척에서도 만날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 헤어지며 악수를 청했는데 잡은 손이 어찌나 말랐던지. 앞에서부터 차근차근 소설을 풀어내야 하는 스타일이라 남들보다 조금 어렵게 소설을 쓴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마르고 가는 그 손가락들이 그 증거가 아닌가 싶다. 이날은 낭독도 함께 이루어졌는데 행복하게도 작가님께 지목당해 독자낭독을 내가 했다. ㅎㅎ 작가님과 함께 낭독이라니.... 게다가 정면 사진을 찍기 힘들어하는 작가님에게 사진을 한장 찍어달라고 부탁해 기념사진도 찍었다!  어서 빨리 작가님의 신간을 만나고 싶다. 그저 작가님이 소설의 정수진처럼 지랄맞게라도 좋으니 건강하게 오래오래 글을 써주셨으면 더 바랄게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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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29 17: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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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29 17:3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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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29 18:0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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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29 23: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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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30 18: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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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31 12: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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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19-05-31 20: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아하는 작가와의 만남이라...

싸인본에 연연하지 않지만 좋아하는
작가 분의 책이라면 - 수년 전에 이창래
선생 강연회에 가서 받은 사진 생각이
납니다.

사진도 같이 찍으시고 좋으셨겠습니다.
아이 부러워라.

설해목 2019-06-02 15:26   좋아요 0 | URL
히히~~ 맞아요. 좋아하는 작가님과의 만남, 사인본 책 그리고 사진까지...
요런 추억 만드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

보물선 2019-06-23 05: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해목! 잘 읽었어요^^

설해목 2019-06-23 10:55   좋아요 0 | URL
ㅎㅎ 잘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보물선님 ^^
 

5월이 딱 1주일 남았다. 가정의 달인데 가족때문에 힘든 한 달이었다. 가정의 달을 맞아 모처럼 고향에 내려갔지만 무기력한 어른 4명이서 하는 여행은 이른 더위 만큼이나 서로를 지치게 했다. 서로에 대해 차마 하지 못하는 말들이 쌓여서 그것이 혹시라도 터져나올까봐 조심조심하며 보내고 왔는데 결국은 터질 것은 터지는 법. 얼굴을 맞댄 채가 아닌 전화기를 붙든 채 터져 나온 고성과 짜증과 한탄과 서운함 그리고 눈물이 내내 고막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가족의 우울함에 대한 원망을 죽은 동생에게 퍼붓었다. 몇날 며칠을 퍼부었다. 어제는 동생의 이름을 부르며 도와달라고 매달리는, 꿈인지 뭔지 모를 상태에서 가위에 눌려 깨어난 후로 밤을 꼬박 샜다. 출근길 아파트 복도 창으로 바라보이는 신림 정신과 간판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병원 옆건물에 있는 단월드센터를 향하는 마음도 점점 커진다. 출근해서는 정신없이 일하다가 갑자기 휴대폰에 깔린 타로 어플을 열어 6월의 타로점을 쳐봤다. 5월의 타로점은 더 없이 좋았는데... 믿을 게 못된다는 걸 몸소 겪었으면서도 또다시 나는 6월의 타로점에 매달려본다. 내 가정은 없지만 이런 저런 경조사로 지출이 컸던 5월이었던 지라 당장 데려오고 싶어도 그러지 못한 책들을 6월에 데려와야겠다. 그것 하나 생각하며 남은 5월을 버틴다.

 

 

 

한바탕 가족들과 전쟁을 치르고나서 가장 먼저 잡은 책이다. 아빠와 나는 성격이 비슷해서 가슴에 담아놓기보다는 생각없이 바로 밖으로 내뱉는다. 그리고는 금방 잊어버린다. 그걸 들은 엄마와 남동생은 성격이 또 비슷해서 좀처럼 반응하지 않고 대신 상처를 오래 갖고 간다. 극과극인 어른 넷이서 주고 받은 게 상처뿐인 5월이 빨리 가버렸으면 좋겠다. 참을성이 점점더 적어진다. 특히나 가족과 나 자신에 대해서는 무자비할 정도다. 이 책을 읽어보니 화는 인간에게는 하등 쓸모없는 감정이며 더불어 자신을 망치는 지름길임을 알긴 알겠는데 도무지 어찌해야 화를 멈출 수 있는지를 모르겠다. 화를 낼 때마다 암세포가 하나씩 생긴다고 생각해도 도저히 갑자기 솟구치는 화를 어쩌지 못하겠다. 순간 터져나오는 욕설을 고스란히 혼자 듣고 있으면서도 그래서 다시 우울해지면서도 그 악순환을 빠져나올 방법을 모르겠다. 요가와 명상으로 다스려지기에 내 안의 화는 이미 심하게 변질된 건지도 모르겠다. 도서관에서 대여하여 읽었는데 자주자주 들춰봐야 화를 다스리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 구입해서 곁에 가까이 둬야겠다.

 

 

 

 

이승우의 <당신은 이미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를 먼저 읽었다. 좋아하는 작가의 글쓰기에 대한 유용한 팁이 많아 거의 온통 밑줄을 그어가며 읽었다. 이 책과 동시에 출간된 것이 <소설을 살다>이다. 사실 소설의 기술에 대한 산문이라길래 <당신은~>만 먼저 구입해서 읽었다. 기술이 필요하지 이미 경지에 오른 소설가의 마음가짐까지 챙겨볼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그러다가 도서관에서 <소설을 살다>를 빌려 읽게 되었다. 도서관에 소장된 건 이번에 나온 개정판이 아닌 그전에 출간된 책이었다. 그런데 글이 너무 좋아 온통 밑줄 긋고 싶은 문장들 천지였다. 적어도 소설을 쓰려면 이런 정도의 사유는 해야 하는 거구나. 어떤 각오와 자신만의 고민이 있어야 하는 거구나. 새삼스런 깨달음에 한번은 꼭 직접 뵙고싶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그리고 6월이 되면 이 책부터 가장 먼저 구입할거다. 소설을 향한 한 사람의 진득하고 곡진함을 엿볼 수 있었던 귀한 책들이 아닐 수 없다. 

 

 

 

 

좀 전에 알라딘 신간 알림 메일로 받은 따끈한 신간 소식이다. 시인의 첫 시집을 만난 이후로 나는 일명 친구들 사이에서 심보선 시인 빠순이로 통했다. 시인이자 사회학자라는 묘한 정체성을 가진 시인에게 반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하여 한때 나는 심보선 시인이 참여하는 거의 모든 행사에 참석할 정도로 열성적으로 시인을 쫓아다녔었다. 시인이 참여하는 행사는 바로 현재 우리 사회의 바로미터이기도 했기에 나 역시 더욱 열성적이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그 마음이 많이 시들긴 했지만..... 아니 마음이 시든 건 아닌데 실천이 따라주지 않는 몸이 되긴 했다. 몸은 조금 굼떠졌어도 마음은 여전하여 이렇게 신간 소식을 접하면 설렘을 감출 수 없다. 직접 만나는 시인도 좋지만 글로 만나는 시인은 더 좋다. 게다가 이번엔 시집이 아닌 시인의 첫 산문집이다. 몇 년 전부터 시인의 산문집이 나올 거라는 건 출판 관계자를 통해 알고는 있었는데 이렇게 내 마음이 한없이 바닥을 헤매일 때 애정하는 시인의 산문집을 만나게 되니 정말로 위로받는 기분이 든다. 이쪽의 풍경은 아직은 어둡지만 이 산문집으로 곧 환해질 거라 믿는다.

 

 

 

 

알라딘 페이퍼를 통해서 품절된 이 책의 새로운 출간을 바라는 마음을 종종 드러냈었는데 드디어 이렇게 정말로 이쁜 표지를 하고 내 앞에 다시 나타났다. ㅎㅎㅎㅎ 정말로 간절히 바라면 이렇게 기적같은 일도 일어나는구나 싶다. 그럼에도 나는 이 책을 바로 냉큼 데려오지 않았다. 지갑사정도 있지만 뭔가 뜸을 들여야 내 수중에 들어왔을 때 그 기쁨이 배가 될 것 같아서.... 그래도 더는 못 참겠고 6월이 되면 데려올테다. 그리고 소설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마치 처음 만나는 글인양 다시 읽을 거다. 개정판 전의 소설집도 가지고 있었다면 금상첨화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일다.

 

 

 

 

이승우 작가의 산문집들을 읽으며 자연스레 떠올랐던 작가다. 게다 이승우 작가는 <소설을 살다>에서 마루야마 겐지와 <소설가의 각오>를 잠깐 언급하기도 한다. 이승우 작가의 산문집들을 읽으며 소설을 대하는 태도와 마음가짐을 절로 생각해보게 되었는데 그러다보니 이 작가의 책들이 떠오를 수밖에.. 최근에 <아직 오지 않은 소설가에게>라는 신간이 나왔는데 관심이 간다. 한국과 일본의 문학풍토가 똑같을 수는 없겠지만 그럼에도 소설가가 가져야할 마음가짐이나 태도는 국경을 초월하여 전해지는 울림이 있을 것 같아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소살가의 각오>만큼 비장한 제목은 아니지만 뭔가 따뜻하면서도 울림이 큰 조언을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우울할 때면 더 우울감에 빠지고 싶어 <달에 울다>를 자주 찾아 들었는데... 간만에 <달에 울다>를 주말에 다시 읽어봐야겠다.

 

 

 

 

 

요즘 알라딘 서재에서 가장 핫한 책이 테드 창의 <숨>이 아닐까 싶다. 사실 나 역시 이 소설집의 소식을 접하지마자 가슴이 두근거렸다. SF소설, 과학소설 이런 장르소설에 대한 선입견때문에 거의 접할 일이 없던 내가 테드 창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읽고 단박에 사고전환을 할 정도였으니... 이후 테드 창이 받았다던 상을 역시 받았다고 하는(3관왕이라고 했던가..) 켄 리우 작가의 <종이 동물원>까지 구입한 걸 보면 테드 창의 소설이 나에게는 하나의 세계를 열어준 셈이다. 그런 테드 창의 신간이니 이번 소설집이 반가울 수밖에...이번에는 또 어떤 이야기들로 굳어 가는 나의 뇌를 사부작사부작 만져줄지 기대가 크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복권에 당첨된다면 한방에 지르고 싶은 시리즈!! 일년에 한권씩이라도 모아보자 싶은 시리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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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23 16:2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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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23 17: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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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23 17:1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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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23 17:2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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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23 17: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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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23 23: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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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24 00:2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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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19-05-23 17: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주 오래 전에 대학 친구가 가족의 본질
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듣고 가히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문득 드네요.

지금까지 그렇게 솔직한 말은 들어본 적
이 없더라는. 다시 만나 보고 싶은 친구
네요.

페소아 시집을 잔뜩 사서 읽다가 나 역시
나하고 시는 맞지 않는구나 싶어서 어디
에 치워 두었네요.

앤드루 포터의 책은 신간 출간 기념으로
다시 한 번 읽었습니다.

세밀화는 정말 복권이나 맞아야 살 수 있
는 그런 책인가요 핫하

설해목 2019-05-23 23:59   좋아요 0 | URL
정말이지 가족이란 존재가 버거울 때가 있긴 있네요.
사랑해서 힘들게 한다는 말........ 실감하는 요즘입니다. --;;

저도 고백하자면 페소아는 시도 좋지만 확실히 <불안의 책>이란 산문들이 더 좋긴 했어요.

앤드루 포터의 이 책을 만나기 위해 저자의 다른 소설책을 무시했다면 너무 뻥이려나요. ㅋㅋ

가격이 너무 세서... 정말이지 눈먼돈이 생겨야지 지를 수 있는 시리즈긴 합니다. 그래서인가 더더더 갖고 싶어요. ㅎㅎ

2019-06-01 11: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렇게혜윰 2019-06-04 17: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이 없었으면 우린 병원에 있을거야...

설해목 2019-06-04 17:30   좋아요 0 | URL
맞아.... 책이라도 곁에 있으니 정신 붙들고 살지 싶어...
 

벌써 10년이다,  바보같았던 대통령을 떠나보낸지.....

 

바보는 단순하고 그래서 필요하다. 소위 현명한 자들은 황제가 두려워 자주 무언가를 말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바보는 그 누구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는 결과에 상관없이 말할 것이다. 바보는 결과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다. _ <선의 영혼이 깃든 타로> 중에서

 

바보라 불리는 사람을 달리 보게 했던 구절이다. 그리고 내가 아는 사람 중  저 정의에 가장 어울리는 바보를 떠올려보라면 단연 고 노무현 대통령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국민을 위해 그 어떤 것도 두려워하지 않고 맞서 오직 국민을 위한 변호를 하였던 용감한 바보 대통령을 그렇게 보내야했을때, 사람들의 충격과 슬픔 그리고 죄책감이 10년이 지났다고 무뎌져 사라졌을까. 아니 무뎌지기는커녕 오히려 시간을 더할수록 그 분이 더 그립고 그 분이 어떤 정치인이자 대통령이었는지 더욱 절실하게 깨닫게 된다.

 

 

 

2019년 노무현 대통령 서거 10주기를 맞아 만들어진 영화 <노무현과 바보들>이 4월에 개봉한다. 노무현이란 사람을 지지하고 응원하던 노사모 회원들의 말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을 다시 한번 추억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영화에는 미처 다 담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엮은 책 제목 또한 <노무현과 바보들>이다. 바보같은 정치인, 바보인 대통령을 믿고 지지하던 바보 국민들, 그들의 사연과 삶의 이야기를 통해 노무현 대통령을 다시 마음껏 그리워할 수 있다. 열심히 적극적으로 내 삶을 바꿔가면서까지 노무현이란 사람을 지지하지 못한 나는 '바보들'이라 불리는 이들에게도 역시 빚진 마음이다. 한걸음 물러나 노무현이란 정치인에게 '엄격한 판사'짓거리를 하고 있을 때 그 분의 뜻을 이해하고 끝까지 믿어주었던 그 많은 바보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자책하고 미안해하고 한편으로는 마음 깊이 고마워할 것이다.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사회는

더불어 사는 사람 모두가 먹는 것,

입는 것 이런 걱정 좀 안 하고

더럽고 아니꼬운 꼬라지 좀 안 보고

그래서 하루하루가 신명나게 이어지는

그런 세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일 이런 세상이 좀 지나친 욕심이라면

적어도 살기가 힘이 들어서

아니면 분하고 서러워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그런 일 좀 없는 세상

이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_ 노무현 국회의원의 첫 대정부질문(1988년 7월 8일)

 

<노무현과 바보들> 1권을 여는 글

 

나는 봉화산 같은 존재야. 산맥이 없어.

이 봉화산이 큰 산맥에 연결돼 있는 산맥이 아무것도 없고.

딱 돌출돼 있는 산이야.

여기서 새로운 삶의 목표를 가지고 돌아왔는데

내가 돌아온 곳이 이곳을 떠나기 전의 삶보다

더 고달픈 삶으로 돌아와 버렸어.

각을 세우고 싸우고 지지고 볶고 하는 정치마당에서

새로운 일 좀 해본다는 거였는데. (…)

이제 해방되는구나 하고 돌아왔는데,

담배 하나 주게. 담배 한 개 주게

이 정도 합시다. 하나씩 정리들 해나갑시다.

 

 _ '서거 전 마지막 육성' 중에서

 

 <노무현과 바보들> 2권을 여는 글

 

 

조선 건국 이래로 600년 동안 우리는 권력에 맞서서 권력을 한 번도 바꿔보지 못했다.

비록 그것이 정의라 할지라도, 비록 그것이 진리리 할지라도 권력이 싫어하는 말을 했던 사람은,

또는 진리를 내세워서 권력에 저항했던 사람들은 전부 죽임을 당했다.

그 자손들까지 멸문지화를 당했다. 패가망신했다. 600년 동안 한국에서 부귀영화를 누리고자 하는 사람은

모두 권력에 줄을 서서 손바닥을 비비고 머리를 조아려야 했다. 그저 밥이나 먹고 살고 싶으면

세상에서 어떤 부정이 저질러져도, 어떤 불의가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어도,

강자가 부당하게 약자를 짓밟고 있어도 모른 척하고 고개 숙이고 외면해야 했다.

눈 감고 귀를 막고 비굴한 삶을 사는 사람만이 목숨을 부지하면서 밥이라도 먹을 수 있었던 우리 600년의 역사.

제 어머니가 제게 남겨주었던, 제 가훈은 '야 이 놈아, 모난 돌이 정 맞는다' '계란으로 바위 치기다'

'바람 부는 대로 물결치는 대로 눈치 보면서 살아라'. 80년대 시위하다가 감옥 간

우리의 정의롭고 혈기 넘치는 우리 젊은 아이들에게 그 어머니들이 간곡히 간곡히 타일렀던 그들의 가훈 역시

'야 이놈아, 계란으로 바위 치기다' '그만둬라' '너는 뒤로 빠져라' 이 비겁한 교훈을 가르쳐야 했던 우리의 600년 역사,

이 역사를 청산해야 한다. 권력에 맞서서 당당하게 권력을 한 번 쟁취하는 우리 역사가 이뤄져야 만이

이제 비로소 우리의 젊은이들이 떳떳하게 정의를 이야기할 수 있고,

떳떳하게 불의에 맞설 수 있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낼 수 있다.

 

_ 노무현, 『노무현이 만난 링컨』 출판기념회 및 서울후원회 '연설'에서(2001년 12월 10일)

 

<노무현과 바보들> 표지 포스터에 적힌 글

 

 

하루하루 신명나게 살기는커녕 사는 게 천벌 같고 오히려 죽는 것이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나날들이다. 정의를, 힘없는 자들을 지켜줄 민중의 지팡이들은 권력자의 수족노릇하기에 바빠 서민들의 피눈물을 못 본 채 한다. 우리도 더는  눈 멀고 귀 닫힌 자들이 아닌지라 이런 꼬라지를 보고 들으며 천불이 나고 억장이 무너지지만 하소연할 곳이 없다. 들어줄 사람이 없다. 함께 싸월 줄 동지가 없다. 정치판 따로고 서민살이 따로인 지 벌써 오래 전이다. 지들은 지들끼리 뭉쳐 지들의 이익만을 챙기고 서민들은 서민들끼리조차 뭉치지 못해 각자 혼자 분통해하고 눈물 훔치며 시들어가고 있다. 이런 배신감과 무력감에서 빠져나올 힘조차 낼 기운이 없다. 희망조차 보이지 않는다. 이럴 때 계셔주셨으면 하는 그 분. 우리를 뭉치게 할 수 있는 그 분. 그 분이 많이 그립고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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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19-04-09 09: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게 벌써 10년 전이었네요...

아는 동생과 일산에서 소식을 듣고는
잠시 동안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나서도 한참 동안 현실로 돌아
오는 데 시간이 걸렸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 ...
보수정권이 치밀하게 계획한 각자도생,
연대가 실종된 시대의 비극이 아닐까 싶습니다.

설해목 2019-04-09 10:38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입니다. 벌써 10년입니다.
각자도생하느라 서로를 돌아볼 수 없는 시대에 더욱 그립고 함께 하셨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마음만 커져 가네요.

뒷북소녀 2019-04-28 13: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리운 대통령은 정말 이 분뿐인듯 합니다.ㅣ

설해목 2019-04-29 10:05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앞으로 또 이런 대통령을 다시 만날 수나 있을까.....
 

아침부터 경기도 고양시로 외근을 갔다 오후에 사무실로 복귀를 했다. 오자마자 쌓여 있던 일을 처리하고 한숨 돌리며 알라딘에 접속을 했는데.. 아니... 글쎄... 내가 기다리던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이 중고 판매한다는 알림이 떠 있는 것이었다! 잽싸게 클릭을 하였으나 하지만 이미 그 책은 누군가가 구입을 했는지 판매 페이지가 뜨지 않았다.

 

그순간 아침부터 외근을 가라고 했던 상사가 원망스럽고 1시간 이상 지하철을 타면서도 알라딘앱 한번 열어보지 않은 내게 또 어찌가 화가 나던지..... --;;

 

사실 이 책은 이미 가지고 있던 책이었으나 친구에게 선물을 했다. 그때만해도 품절이지만 중고로 이 책을 구할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중고로 사기에는 값이 너무 나가서 망설이다보니 어느새 중고로도 만나기 힘든 책이 되었다. 출판사든 알라딘에서든 이 책을 이쁘게 새단장해서 출간을 해주길 간절히 바랄뿐이다. 플리즈~~

 

 

정여울 작가의 지식인의 서재를 통해 알게된 책이었다. 절판이라 관심을 거두려 했으나 이런 소개글을 읽고 어찌 지나칠 수 있으랴....

 

"<기억 서사>라는 책은 사실 쉬운 책은 아니에요. 쉬운 책도 아니고 소설도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문학'을 공부하는 분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에요. 제가 가진 이 책을 보면 엄청 지저분해요(웃음). 이 책을 정말 사랑했다는 뜻이지요. '아, 이야기를 창조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스토리텔링이란 무엇인가', '책을 쓴다는 것은 무엇인가'를 굉장히 고민하면서 읽었던 책이에요. 우리가 어떤 사람을 아무리 깊이 사귀어도, 어떤 사람과 아주 오랫동안 연애를 한다고 해도, 헤어지고 나서 두 사람의 얘기를 들어보면 두 사람의 입장이 완전히 다르잖아요. 똑같은 일을 다르게 설명하잖아요. 그러니까 어떻게 기억하느냐에 따라 서사가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누구의 기억인지 누구의 어떤 욕망에 따라서 쓴 이야기인지에 따라, 역사가 승리자들의 기록인 것처럼 소설이나 신문 기사나 책도 다 그렇거든요. 사실의 기록이라기보다는 어떤 관점의 기록이거든요. 그런데 그 관점은 숨겨지고 결국에는 스토리텔링만 남아요. 그래서 사람들이 작가의 숨은 관점을 읽어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그 작가적 관점을 제대로 읽어내야 서사도 비로소 이해가 되는 거거든요. 우리가 타인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시점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아주 흥미로우면서도 철학적인 책이에요. 이 책을 다섯 번은 읽은 것 같아요. 정말 좋아서요(웃음)."_정여울의 지서재 중에서...

 

책은 이미 절판이고 동네 구도서관에도 없고 결국은 책바다서비스를 이용해서 택배로 받아 그러면 안되지만 제본을 만들었다. 그리고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나도 세 번은 읽었다. 제본한 책이라 상태가 안 좋아 더 읽고 싶어도 조심스러워서 지금은 모셔만 두고 있는 상태다. 제발 어느 출판사든 이 책 좀 다시 출간해주면 좋겠다. 이왕이면 다시 번역하여서....

 

 

 

 

그리고 몇 년 전에 읽은 이 책 <엔데의 유언>을 통해서 알게 된 독일의 사상가 '실비오 게젤'의 대표작도 제대로 출간되어 나오면 좋겠다. 네이버에서 검색을 하면 교보문고에서만 POD형태로 책을 판매하고 있다. 책 제목이 <자연스러운 경제질서>인데 역자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다. 출판사도 처음 들어보는 출판사이고..... 그래서 선듯 구입하기가 꺼려진다.

자료 찾다보니 어느 블로거분이 독일어원문과 영어번역본 사이트 주소를 올려주셨다.

독일어도 못하고 영어도 못하는 나는 그저 좋은 한국어 번역으로 만나고 싶은 마음뿐...

참고로 나도 사이트주소를 여기에 걸어둔다.

독일어 원문 : http://userpage.fu-berlin.de/~roehrigw/gesell/nwo/

영어 번역본 : https://www.community-exchange.org/docs/Gesell/en/neo/

 

 

 

 

나같은 많은 독자들이 절판이거나 품절인데 중고로 구하기에는 너무 비싸거나 희귀해서 재출간만을 기다리는 저마다의 책들이 있으리라... 또한 다른 책을 통해 알게 되어 읽고 싶으나 아직 번역되어 출간된 책이 없어 안타까워하기도 할 것이다. 게다가 요즘들어 느끼는 건데 신간들이 의외로 빨리 품절이나 절판이 되는 것 같다. 무슨 사정이 있어서겠지만 그래도 뒤늦게 보물을 알아보고 구입하려는 독자들을 위해서라도 책들이 좀더 오래 살아가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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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holic 2019-03-12 00: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떨 때는 알라딘 중고 알람이 뜨자마자 클릭해서 들어가봐도 물건이 사라져 있는 경우도 있어요.
사람마다 알람 오는 시간이 다른 걸까요? 아님 제가 손가락이 단지 느릴 뿐일까요? ^^

설해목 2019-03-12 09:59   좋아요 1 | URL
설마 시간이 다르지는 않을 것 같고 단지 우리들의 손가락이 좀 느린 걸로.......ㅋㅋㅋ
근데 정말 기다리던 중고 알림이 그렇게 허무하게 사라지면 많이 속상하더라구요. 북홀릭님도 그러시죠? ^^
이참에 손가락 운동을!! ㅋㅋ

레삭매냐 2019-03-12 10: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중고 알림 서비스의 강자들에게
는 정말 당해낼 수가 없답니다.

아 이 책 아주 오래 전에 읽고 리뷰를
네이버 블로그에 올렸었죠.

나중에 어느 팟캐에서 이 책을 다뤄서
다시 인기가 돌더니, 어떤 분이 대뜸
쪽지로 책 팔라고 하더라는.

암튼 다시 인기가 생겨서 책이 증쇄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다시 절판되었네요.
ㅋㅋㅋ

예스중고에서는 자그마치 35,000원!!!
날강도 같으니라구 -

나중에 헌책방 돌아 다니다가 목격하면
구해 드리는 것으로 ㅇㅇ

아 그나저나 이런 낚시글에 엮이면 안되
는데, 실비오 게젤 검색해 보게 되네요 카오

설해목 2019-03-12 11:06   좋아요 1 | URL
저는 5,6000원인가 하는 중고도 봤어요. 아무리 갖고싶다해도 그 가격은 좀 그렇더라구요.
오예~~ 헌책방에 부디 있기를.... ^^
실비오 게젤은 사라지는(수명을 다하는) 화폐라는 개념을 이야기하신 분인 것 같은데..
저도 좀 궁금한 화폐이론이라 책으로 한번 보고 싶더라구요.
레삭매냐님은 영어로 보셔도 되니까 그저 부러울 따름입니다. ㅎㅎ

뒷북소녀 2019-03-12 11:12   좋아요 1 | URL
두 분은... 정말... 절판된 책의 강자인 것 같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구석구석 숨어있는 책들을 소환해내는거죠?
사실 요런 건 소문내면 안돼요.
왜냐하면... 전혀 몰랐던 독자들이 이 포스팅을 보고
절판책 구하기에 합류할지도 모르거든요.
(예전에... 천일야화... 중고세트 알림해 놨는데,
알림 오자마자 바로 누군가 사버렸더라구요.
알고 봤더니... 제 지인이었다는... 슬픈 전설이.)

설해목 2019-03-12 11:19   좋아요 1 | URL
그니까... 소문나면 구하기가 더 어려워질지도....
근데 정말이지 책에 대한 애정은 우정도 능가한다에 한표를....ㅋㅋㅋ
저런 책들 새 옷 입고 다시 만나면 얼마나 행복할까나.....^^
 

 

2월에 과하게 책을 질렀다고 페이퍼에 쓴 게 얼마 안 되었는데...

그 사이 또 한 권의 책을 지르고 또 한 권의 책을 선물받았다.

지난 주말에 만난 친구가 책선물을 해준다고 해서 합정 교보문고에서 데려온 책은 바로 리베카 솔닛의 <어둠 속의 희망>

서점의 매대에도 진열되어 있지 않고 창고에 있던 것을 내가 구출?!해온 셈이다!

이로써 리베카 솔닛 책을 모두 소장하게 되었다.

<멀고도 가까운>으로 처음 만나게 된 후 그녀의 글에 반해 한권 한권 데려온 것이 어느덧 8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이 언니만큼 사유하고 실천하고 쓰고 싶다는 욕심을 가져본다.

 

 

그리고 동네 중고 서점에서 2,900원에 득템한 절판도서인 <살모사의 눈부심>

작가도 처음 들어보고 이 소설도 금시초문이었지만 레삭매냐님의 강추라는 말에

도서관에서 빌려볼까 하였으나 내가 사는 구 도서관들에서조차 찾아볼 수 없어 안타까웠는데...

동네 중고 서점에 한 권 있는 것을 확인한 후 퇴근 후 달려가서 득템하였다. ㅎㅎ

'문학세상'이라는 출판사는 처음 들어봐서 알라딘에 검색해 보니 이 책을 포함 단 2권만 출간한 출판사다.

이런 사실까지 알고나니 이 책을 데려온 것이 뭐랄까 운명처럼 느껴지기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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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19-02-27 13: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리 달궁 헤르메스님의 추천으로
리베카 솔닛의 <이 폐허를 응시하라>
를 지난 주말 독서모임 출격했다가
사려고 했었답니다.

솔닛의 책이 무려 8권이나 되는군요...

<살모사의 눈부심>은 정말 강추하는
책입니다.

멤포 지아르디넬리의 <뜨거운 달>은 더더욱 -

설해목 2019-02-27 13:24   좋아요 0 | URL
<뜨거운 달> 소장은 못하더라도 꼭 구해서 읽어라도 봐야겠습니다!
<이 폐허를 응시하라>는 저도 강추합니다. ^^

다락방 2019-02-27 14: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음... 그러고보니 제가 아직 장만하지 못한 솔닛의 책이 두 권이나 되는군요...뭔가..... 전의가 불타오르는데요? ㅎㅎ
저도 곧 솔닛의 책을 ‘모두‘ 갖추도록 하겠습니다, 설해목님. 불끈!

설해목 2019-02-27 14:43   좋아요 0 | URL
ㅎㅎ 이렇게 서로 소장 욕구를 자극하는 건가요.
소장도 좋은데 저는 아직 다 읽지는 못하고 갖고만 있네요.
좋은 글이니 아껴 읽는다는 핑계를 대보지만..ㅎㅎㅎ;;;
솔닛의 새 책이 나오기 전에 저는 완독을 목표로 해보겠습니다! ^^

다락방 2019-02-27 14:44   좋아요 1 | URL
으앗. 저는 솔닛의 새 책 전에 완독을 목표로 한다 해도 다 못읽을 것 같아요 ㅠㅠ 저도 ‘갖고만‘ 있는 책들이 워낙 많아서... 솔닛을 포함해서요 ㅠㅠ

설해목 2019-02-27 14:46   좋아요 0 | URL
우리 부디 솔닛의 신간이 늦게 늦게 나오기만을 바라자구요. ㅎㅎ
그래도 읽을 책이 많다는 건 행복한 거니까... 저도 다락방님도 행복한 독서 이어나가요. ^^

얄라알라북사랑 2019-02-27 16: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레삭매냐님의 강추 도서를 저도 차근차근^^

설해목 2019-02-28 09:14   좋아요 0 | URL
ㅎㅎㅎ 우리 한번 같이 차근차근 모아보아요. ^^

뒷북소녀 2019-03-11 17: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덕분에 제 장바구니가 터져나갈 것 같아요.ㅋㅋㅋ

설해목 2019-03-11 17:27   좋아요 0 | URL
장바구니는 터져도 돼... 홀쭉하게 비우는 게 더 문제지...ㅋㅋㅋ


공쟝쟝 2019-03-14 17: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사진 보니 제 솔닛의 책도 인증하고 싶네요. 저에겐 왼쪽 첫번째 책 빼고 네권!이 있습니다..ㅋㅋ (다 시작만 해놓고 아직 못읽었어요~ㅋㅋ)

설해목 2019-03-14 17:37   좋아요 1 | URL
저도 시작은 하였으나 끝을 본 건 몇 권이 안되네요. ㅎㅎㅎㅎ;;;
좋은 글은 아껴 읽어야 하니까 우리 천천히 읽기로해요. ^^

공쟝쟝 2019-03-14 19:07   좋아요 1 | URL
조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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