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읽어 주세요! 비룡소의 그림동화 263
에밀리 그래빗 지음, 김효영 옮김 / 비룡소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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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잠자리에 들었지만 눈을 감을 마음은 하나도 없다. 엄마랑 같이 있는 것도 좋고, 엄마가 읽어주는 책은 더 좋고. 그래서 엄마는 오늘도 같은 이야기를 여러 번 읽어야 한다. 아아ㅡ, 엄마의 숙명이란. 그런데 엄마가 읽어주는 책 내용이 재미있다. 조금씩 바뀐다. 엄마의 마음이 확실히 반영된 내용으로! 엄마는 처음 읽을 때 잠들면 좋고, 두 번까지는 읽어 줄 각오를 했지만 세 번이 넘어가니 지친다. 그리고 결국엔 엄마가 먼저 꿈나라에 갈 지경이다. 그런데도 아기용은 더 눈이 빛나면서 자꾸 읽어달라고 한다. 이런!

이 책을 읽고 난 후 반응

아기용의 마음에 심하게 감정이입한 네 살이

: 엄마, 우리는 불나면 안 되니까 그만 읽고 자자.(오오, 개이득!)

그러나 그 다음날 눈 뜨자마자 엄마, 또 읽어주세요 또 읽어주세요오오오오!

깔깔대고 웃는 동생만큼은 아니지만 배시시 웃겨 죽는 일곱 살이

:어떻게 책을 이렇게 만들었지? 정말 불에 탄 거 같아. (동생에게) 우리 집은 불 나도 괜찮아!(엥?) 밖에 소화기도 있고, 소방대피훈련도 했잖아. 근데 엄마 이 책에 나오는 엄마는 일이 많아서 피곤한가 보다, 그치? 아빠는 뭐 하지? 아빠가 읽어주면 되는데!(그러게 말이야!!)

이 책을 읽어줄 때 이러면 조금 더 즐거워요

: 일단 문을 다 닫아요. 너무 큰 소리를 내면 이웃 사람이 놀랄 수 있기 때문에. 그리고 엄마 용이 읽어주는 책은 세상에서 가장 온화한 목소리로 조금 낮고 빠르게 읽어줍니다. 세 번째 이야기에서는 하품을 하면서(이상하게 이 부분이 되면 노력하지 않아도 하품이 나옵니다. 엄마들은 이해할 거예요ㅠㅠ 만성피로ㅠ) 조금 천천히 낮게 읽어주다가 마지막 부분에는 코 고는 소리를 덧붙입니다. 그에 반해 아기용의 대사는 톤 조절을 잊지 마세요. 처음 몇 번은 즐겁게, 조르듯이 "또 읽어주세요~!"라고 읽어주지만 마지막에는 온갖 스트레스와 진상을 합친 목소리로(문을 닫은 이유) 외쳐야 합니다. 그러다 목을 최대한 누르고 긁는 소리로 불을(!) 뿜으세요! 그러고 나면 구멍 난 부분을 보며 아이들이 놀라고 신기해합니다. 처음에는 가급적이면 뒷부분을 보여주지 말고 시작하세요. 다른 책들은 먼저 표지를 보고 시작하지만 이 책은 나중에 터뜨리는 게 더 효과적이었어요. 그리고 작가가 마지막에 써 놓은 글도 재미있어하니까 꼭 읽어주세요.(세상 평온한 목소리로 갑자기 바꾸면 더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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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하루 비룡소 창작그림책 66
연수 지음 / 비룡소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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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보면 그림책이 글만 있는 책보다 어렵다. 글만 있는 책은 별생각 없이 저자가 끄는 대로 따라가면 될 때가 많다. 그렇지만 그림만 있는 책이거나 낯선 형식의 그림책에서는 뭔가 의미를 놓치지 않으려고 평론가의 자세로 책을 대하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되는데, 마음 편하게 그림책을 보기가 어렵다. 이게 어른이라 그런 걸까?

작가가 조그맣게 써 놓은 것 처럼 '사실적이지만 사실적이지 않은' 이 그림책은 일단 색감이 좋다. 그림 하나하나가 일러스트 같아서 작은 엽서로 만들어도 좋을만큼 예쁘다. 글과 그림이 한 사람에게서 만들어진 책의 미덕은 이질감이 덜 드는 것인데, 이 책은 그런 점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을 테고 오히려 그림이 글보다 더 퀄리티가 좋게 느껴질 정도다. 물론 전체적인 구성이나 글밥 내용도 나쁘지 않고.

아이들은 가까이서 볼 수 없는 살아 숨쉬는 것들을 만나면 기뻐한다. 지금보다 어린 시절의 큰아이는 횟집만 지나가면 "부꼬부꼬다!(물고기다!)" 하며 수조 앞에 들러붙어서 안을 들여다보곤 했다. 너무 많은 바다생물이 너무 작은 공간에 있는 게 안쓰러울만한 나이가 아니어서 그저 신기하게 봤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처음에 보자마자 반가워하며 어서 읽어달라고 졸랐고. 그 뒤로도 몇 번이나 혼자서 이 책을 들춰봤다. 도다리, 쭈꾸미(문어인 줄 알았던 엄마를 용서해다오ㅠㅠ), 장어, 가리비, 게 등을 볼 때마다 어린이용 동물도감에서 그 생물을 찾아보고 싶어해서 뜻밖의 학습효과가 생겨나기도 했다.

[그림책을 보고 난 뒤의 반응]

글자를 모르는 4살이

가장 좋아한 장면은 나비와 가리비가 날아오르는 장면. 그리고 엄마!!! 니모예요!!! 하며 반가워한 물고기들.

이제 글을 좀 읽는다고 자랑하고 싶은 7살이

 엄마,엄마! 마지막에 토끼하고 또 다른 동물들이 물에 들어가는 이야기도 또 있으면 좋겠다. 근데 왜 뻐꾸기는 뱁새한테 알을 낳아요? 횟집 사장님은 어디로 간 거예요?

가장 좋아한 장면은 벚꽃이 흩날리는 장면. 예뻐서 따라해보려고 다이소에 가서 떼어쓰는 마스킹테이프 꽃잎을 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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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방문을 열기 전에 - 10대의 마음을 여는 부모의 대화법
이임숙 지음 / 창비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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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마음문을 열기 전에, 사춘기 시절의 딴세상 뇌와 공존하기 위해, 그 시절의 나를 다독이고 치유하기 위해, 아이에게 말을 걸기 전에 읽어볼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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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방문을 열기 전에 - 10대의 마음을 여는 부모의 대화법
이임숙 지음 / 창비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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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시절, 엄마가 벌컥 열고 들어오는 소리가 가슴을 덜컥하게 만든 적이 많다. 주로 다른 소설을 읽거나 퍼질러 자고 있던 시험기간에 빈도가 잦았다. 엄마는 가지런히 깎은 과일을 가지고 오실 때도 있었고, 기도할 거리를 가지고 오시기도 했다. 그 엄마가 밖에서 마음 졸이다가 궁여지책으로 가지고 들어오시는 것들을, 문이라도 열어서 아이를 계도하고 싶은 마음을 그때는 몰랐다. 그저 엄마가 내 잘못을 지적하고 내 영역에 들어오는 게 분하고 부당했다.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엄마의 순간들이 가끔 떠오른다. 엄마는 내게 잔소리를 많이 하셨지만 감정적으로 대하지 않으려 노력하셨고 지나친 기대나 강요는 안 하셨던 분이다. 다정하고 친절하신 엄마를 부러워하는 친구들도 많았지만 공감해주는 엄마는 아니었다. 엄마는 엄마의 역할에 충실하려고 노력하신 분일 뿐.



제목이 정말 눈을 끄는 [아이의 방문을 열기 전에] 를 읽었다. 내 방문과 내 마음을 벌컥 열기 전에 당신들이 갖춰주었으면 하는 예의.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조금씩 다른 방식으로. 미운 네 살과 더한 일곱 살보다 더한 열 살 너머의 시절이 벌써부터 겁나는 늙은 엄마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해서 읽은 책이다. 사춘기 시절 청소년의 심리에 대한 부분이 특히 눈길을 끌었는데 ‘상상속의 관중’ 에 대한 내용이었다. 내가 과도하게 의식했던, 그래서 가벼운 대인기피증세를 겪은 이유가 설명되었기에 좋으면서도 너무 늦게 안 것이 아쉽다. 내 아이가 저것 때문에 괴로울 때 잊지 않고 다독이며 알려주어야지. 그러기 위해서는 차곡차곡 함께 웃고, 믿고, 감사하는 시간을 쌓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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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시절, 엄마가 벌컥 열고 들어오는 소리가 가슴을 덜컥하게 만든 적이 많다. 주로 다른 소설을 읽거나 퍼질러 자고 있던 시험기간에 빈도가 잦았다. 엄마는 가지런히 깎은 과일을 가지고 오실 때도 있었고, 기도할 거리를 가지고 오시기도 했다. 그 엄마가 밖에서 마음 졸이다가 궁여지책으로 가지고 들어오시는 것들을, 문이라도 열어서 아이를 계도하고 싶은 마음을 그때는 몰랐다. 그저 엄마가 내 잘못을 지적하고 내 영역에 들어오는 게 분하고 부당했다.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엄마의 순간들이 가끔 떠오른다. 엄마는 내게 잔소리를 많이 하셨지만 감정적으로 대하지 않으려 노력하셨고 지나친 기대나 강요는 안 하셨던 분이다. 다정하고 친절하신 엄마를 부러워하는 친구들도 많았지만 공감해주는 엄마는 아니었다. 엄마는 엄마의 역할에 충실하려고 노력하신 분일 뿐.



제목이 정말 눈을 끄는 [아이의 방문을 열기 전에] 를 읽었다. 내 방문과 내 마음을 벌컥 열기 전에 당신들이 갖춰주었으면 하는 예의.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조금씩 다른 방식으로. 미운 네 살과 더한 일곱 살보다 더한 열 살 너머의 시절이 벌써부터 겁나는 늙은 엄마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해서 읽은 책이다. 사춘기 시절 청소년의 심리에 대한 부분이 특히 눈길을 끌었는데 ‘상상속의 관중’ 에 대한 내용이었다. 내가 과도하게 의식했던, 그래서 가벼운 대인기피증세를 겪은 이유가 설명되었기에 좋으면서도 너무 늦게 안 것이 아쉽다. 내 아이가 저것 때문에 괴로울 때 잊지 않고 다독이며 알려주어야지. 그러기 위해서는 차곡차곡 함께 웃고, 믿고, 감사하는 시간을 쌓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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