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대박?…그러나 12년의 저주가 온다
[도깨비 뉴스]


“아~ 모르고 있으면 기대나 되는건데 OTL”  

  “지금 초딩 1학년은 12년 동안 죽어나는 거다”


도깨비뉴스가 8일 '조금만 참아요, 2006년 국경일은 대박'이라는 기사에서 소개했듯 2006년 공휴일은 설을 제외하고 대부분 주말과 겹치지 않아 주5일제가 시행되는 직장인들과 학생 등은 3일 연휴 또는 징검다리 연휴를 많이 만날 수 있을 듯 합니다.

이런 가운데 유머사이트 웃긴대학에 "내년 추석은 9일 대박 휴일 하지만 12년동안 저주가 온다"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와 많은 네티즌들이 허탈해 하고 있습니다.

이 게시물의 요지는 비록 2006년 추석이 일요일과 겹치지 않고 개천절까지 낀 최상의 징검다리 연휴이지만, 2007년부터 2018년까지 총 12년동안 설과 추석 중 하나 혹은 모두의 연휴가 일요일과 겹친다는 것입니다. 즉 어차피 쉬는 일요일에 명절 연휴가 겹치는 일이 2007년부터 12년간이나 계속된다는 이야기입니다.

특히 이를 올린 'sonhanbyul'님은 근거로 2007년부터 2018년까지의 달력을 검색해 연도별 명절의 요일을 첨부했습니다.

2007년 설날 : 토일월  2008년 추석 : 토일월  2009년 설날 : 일월화  2009년 추석 : 금토일  

2010년 설날 : 토일월  2011년 추석 : 일월화  2012년 설날 : 일월화  2012년 추석 : 토일월  

2013년 설날 : 토일월  2014년 추석 : 일월화  2015년 추석 : 토일월  2016년 설날 : 일월화  

2017년 설날 : 금토일  2018년 추석 : 일월화


이를 포털사이트 다음의 달력 서비스에서 검색해 보니 일치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래는 '다음 달력' 캡처 이미지입니다.



▲2007년 설: 토일월▲



▲2008년 추석: 토일월▲



▲2009년 설: 일월화▲



▲2009년 추석: 금토일▲



▲2010년 설: 토일월▲



▲2011년 추석: 일월화▲



▲2012년 설: 일월화▲



▲2012년 추석: 토일월▲



▲2013년 설: 토일월▲



▲2014년 추석: 일월화▲



▲2015년 추석: 토일월▲



▲2016년 설: 일월화▲



▲2017년 설 : 금토일▲



▲2018년 추석: 일월화▲


이를 본 네티즌들은 대부분 "저게 사실이냐" "믿을 수 없다" "이젠 무슨 낙으로 사냐" 등의 댓글을 올리며 실망하는 분위기가 역력했습니다.

▼이건 충격 자료지 웃긴 자료가 아니다. 더이상 괴롭게 하지마라!

▼만약 뻥이라면 10초안에 굴다리 밑으로 조낸 튀어와라!

▼지금 초등학교 갓 들어간 1학년 애들만 불쌍한거지 뭐 ㅠ ㅠ

하지만, 2007년부터 2018년까지의 설과 추석의 연휴를 표로 만들어 본 결과 두 명절 모두 일요일과 겹치는 2009년과 2012년을 뺀 나머지 연도의 명절들은 실망할 정도는 아닌 듯했습니다.

연도
추석
2007
토일월
월화수
2008
수목금
토일월
2009
일월화
금토일
2010
토일월
화수목
2011
수목금
일월화
2012
일월화
토일월
2013
토일월
수목금
2014
목금토
일월화
2015
수목금
토일월
2016
일월화
수목금
2017
금토일
화수목
2018
목금토
일월화


2007년 추석, 2008년 설, 2011년 설, 2013년 추석, 2015년 설 2016년 추석은 토요일·일요일과 연결된 연휴이기 때문에 주5일제의 경우 5일을 연속으로 쉴 수 있습니다. 또한 2008년 설, 2011년 설, 2013년 추석, 2015년 설, 2016년 추석은 '수목금' 징검다리 연휴로 회사에 따라서는 전주의 토요일부터 9일간 연휴를 주는 경우도 상상해 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sonhanbyul'님의 게시물은 설과 추석만 포함한 것으로 국경일 등 다른 공휴일은 뺀 것입니다.

즉 'sonhanbyul'님이 적은 '12년 저주'라는 제목은 약간 과장이 섞인 것이고, 12년 동안의 명절에 일요일이 겹치는 우연의 일치 정도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 도깨비뉴스 관련기사보기 ※

▷ 조금만 참아요, 2006년 국경일은 대박

▷ 2005년 연휴, 최악일까요…설날 9일 연휴 '기대'

  

출처 : http://web.humoruniv.dreamwiz.com/board/humor/read.html?table=pds&best=day&number=166083

도깨비뉴스 리포터 아사달 youngkang21@dk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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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추석''?…남자는 괴로워
# 아내 눈치 보랴 어머니 심기 살피랴… 괴로운 명절



경남 마산에 가족이 있는 김종민(47·순신개발 상무)씨는 전남 해남의 금광개발 현장에서 일한다. 한 달에 한두 번밖에 집에 가지 못하기 때문에 명절을 손꼽아 기다릴 것 같지만 그렇지가 않다. 김종민씨는 “명절이 즐거운 게 아니라 괴롭다”고 말했다. 김씨는 “차례 음식만 놓고 봐도 넉넉하게 준비하기를 바라는 어머니와 간소하게 차리기를 원하는 아내 사이에 끼여 힘들다”며 고충을 말했다. 그는 “부모님 심기 살피랴 아내 눈치보랴 스트레스를 받는 데다가 아내가 며느리로서 받는 스트레스도 결국은 나에게로 돌아온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김도경(38·외국계 생명보험사 보험설계사)씨도 ‘가정정치’의 최대 관심인 ‘명절 정국’이 다가오면 신경부터 곤두선다. 지난 9년간의 결혼 생활은 ‘명절정국’에서 생존하는 내공을 쌓는 기간이었다.

“우선 약을 쳐야 합니다. 명절 열흘 전부터 빨래나 설거지, 아이 보기를 평소보다 더 열심히 하죠. 명절 기간에도 아내의 심리 상태가 어떤지 계속 체크하면서 예의주시합니다. 명절이 끝났다고 안심하면 안 되죠. 일정 기간 동안 날마다 안마도 해주고 가사를 도맡아 하면서 아내가 폭발하지 않도록 잘 컨트롤해야 합니다. 그래야 살아남을 수 있어요. 엄청난 스트레스입니다.”

남편도 명절 음식 준비며 설거지며 아내를 도와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다. 문제는 어른 눈치. “웬 눈치? 소신껏 하면 되지”라고 의아해할 수 있을 것. 하지만 어차피 1년에 한두 번 있는 명절에 잠깐 들르는 건데 부모님 심기를 불편하게 하기 싫어서 실천을 못 한다는 남자도 적지 않다. 핑계일 뿐일까.

김도경씨는 “차례 음식을 도와주거나 설거지를 하려고 하면 어머니와 형수는 ‘왜 자꾸 남자가 부엌에 드나드느냐’고 말린다”며 “아내는 도와 달라는 신호를 계속 보내는데 중간에 끼여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김종두(34·가천길재단)씨는 명절 때면 아내와 다투는 게 연례행사여서 겁부터 난다. “명절요? 정말 괴롭죠. 명절 끝엔 해마다 ‘일을 도와줬네, 안 도와줬네’ 옥신각신합니다. 마음이야 도와주고 싶죠. 하지만 외아들이 부엌일 하는 것을 어른들이 싫어하시니…. 나는 부모님과 아내 입장을 모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아내는 부모님보다 자기 입장을 더 고려해 달라고 하니…. 그래도 그렇게 할 수는 없죠. 부모님과 같이 사는 것도 아니고, 1년에 한두 번 명절 때야 찾아뵙는 것인데…. 아내의 입이 쑥 나와도 도와줄 수는 없더라고요. 그래서 결국 싸움이 되고….”

이상우(32·삼성경제연구소)씨는 전통적인 가치관과 양성평등의 흐름이 공존하는 시대를 사는 ‘낀 세대’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양성평등이라고 하면 이론적으로는 한 번은 우리집에서 한 번은 처가에서 차례를 지내야죠. 하지만 한국적인 현실에서 그게 됩니까. 그렇게 하면 장인 어른도 싫어할 겁니다. 결국 명절의 끝은 싸움으로 결론이 나더군요. 나중에 내가 차례를 지낼 때는 간소하게 해야겠다는 생각만 합니다.”

# “양가에 용돈 더 드리고 싶지만…” 주머니 사정에 울고



정신적인 스트레스만큼이나 경제적인 부담으로 인한 고민도 크다. 인터넷 쇼핑몰 인터파크의 여론조사에서 남성 중 가장 많은 29%가 명절 때 ‘선물비, 제수용품 등 돈 문제’로 걱정한다고 답했다. 이어 ‘최악의 교통난’(27%), ‘음식준비, 대청소, 설거지 등 가사노동’(16%)이 차지했다. 여성 응답자는 34%가 ‘가사노동’을 꼽았고 이어 ‘돈 문제’(24%), ‘교통난’(16%), ‘과식 및 다이어트 방해’(14%)를 들었다.

김종두씨는 명절 때면 100만원 정도 신용대출을 받는다.
“평소 양가 부모님에게 못했던 것을 명절에 하려고 신경을 쓰지만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으니 부담이죠. 우선 양가에 똑같이 30만원씩 용돈을 드립니다. 봉투에 차이가 나면 아내의 불호령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요. 양가 부모님 용돈에 차례비, 교통비 등 모두 합쳐 100만원 넘게 필요해요. 신용대출을 받아서 충당할 수밖에 없어요.”

이진구(가명·38·서울시정개발연구원)씨는 용돈 문제로 결혼 초기 아내와 갈등을 겪었다. “명절이 되어 아내에게 본가에는 30만원, 처가에는 20만원씩 용돈을 드리라고 했어요. 처가를 차별하려는 의도가 아니었죠. 처가는 차례를 지내지 않지만 본가는 차례를 지내고 있어 제수용품 사는 데 돈이 더 들 것 같아서 내 딴에는 합리적이라고 생각해서 그렇게 했던 겁니다. 사정이 거꾸로였다면 처가에 돈을 더 드리라고 했을 겁니다. 하지만 아내가 들고 일어났어요. ‘어떻게 다 같은 자식인데 이럴 수 있느냐’는 게 이유였죠. 결국 똑같이 맞췄습니다. 명절은 결혼 안 했을 때가 좋았어요. 스트레스도 스트레스이지만 사랑하는 아내와 왜 그래야 하는지 가슴 아픕니다.”

김도경씨는 “명절이 되면 경제적인 부담이 ‘장난이 아니다’”며 손사래를 쳤다. 김씨는 “양가 부모에게 드리는 용돈 외에도 본가에 20만원 정도 더 차례비를 내야 한다. 처가에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처형이 아내를 키우다시피 해 따로 선물도 준비해야 하고, 조카 용돈까지 챙기려면 허리가 휠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본가에서 처가로 옮기는 차 안에서는 ‘이번 명절은 어떻게 잘 넘겼나’ 슬슬 아내 눈치 봐야 하니 정신적·경제적으로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 처가에서 동서들과 비교되는 것도 스트레스

며느리들이 시가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처럼 사위도 처가에서 스트레스를 받는다. 장인 장모에게 용돈 팍팍 잘 찔러주는 동서의 거드름이 눈꼴사납기도 하고, 그런 동서와 비교되는 것 같아 왠지 구석을 찾고 싶은 마음도 들고….



이진구씨는 처가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이렇게 말했다. “말을 하지 않아서 그렇지 사실 처가가 부담스럽죠. 자주 왕래하는 사이가 아니잖아요. 명절 때나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솔직히 자존심 상하게 하는 말이 나옵니다. 장인 장모가 은연중 다른 동서와 비교되는 말을 하기도 하고…. 며느리가 시가의 ‘시’자만 나와도 얼굴을 찌푸리듯이, 속 좋게 웃는다고 사위가 처가에서 마음이 편한 것만은 아니죠. 그래도 전 이해해요. 가족이란 게 서로 이해하는 것 아닌가요? 아내는 불만 있으면 다 이야기하지만 전 그렇게 안 한다는 게 차이죠.”


결혼 4년차인 차경호(가명·31·현대캐피탈)씨도 남편으로서, 아들로서, 사위로서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명절 때 차례만 끝나면 아내는 부모님이 안 볼 때 ‘언제 처가에 갈 거냐’고 자꾸 물어봅니다. 차례 후에도 손님들이 찾아오니 쉴 수가 없어서 그런다는 거 잘 압니다. 그래도 오랜만에 만난 부모님이 아쉬워하지 않게 하기 위해 타이밍을 살피는 거죠. 그러다가 결국 ‘왜 빨리 우리 집에 안 가냐’는 아내의 재촉에 옥신각신 다툼으로 번지고…. 원래 우리 집안이 기독교이기도 했지만 아내가 불편해 하는 게 눈치가 보였는지 부모님이 올해부터는 차례를 지내지 않기로 했어요. 아들로서 죄송하죠.”

윤지훈(31·의약품 수입업체)씨는 “명절 연휴가 길지도 않고 비용 문제, 교통 문제도 있는데 언제까지 명절을 챙겨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추석 당일 본가에 가서 아침식사 하자마자 처가로 곧바로 이동해 점심만 먹으면 하루가 끝나는데, 이젠 식사 한번 하고 끝내는 게 명절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3대 독자인 김지혁(35·한국언론재단 미디어진흥팀)씨도 ‘낀 세대’의 고통을 몸으로 느끼고 있다. “사실 명절 2∼3주 전부터 남자끼리 모여 선산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20∼30기의 조상 묘를 벌초하려면 보통 일이 아닙니다. 명절이 번거롭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아내에게도 미안하고요. 그래도 조부모님이나 부모님은 명절 때 차례를 지내지 않으면 슬퍼하시니 조상신이니 뭐니 믿지 않아도 하지 않을 수가 없죠. 내가 3대 독자인데 앞으로 후손들이 그 많은 묘 벌초하고 차례 지낼 수 있을까 걱정도 되고요. 이대로 가면 앞으로 명절 자체가 사라지지 않을까요. 그래도 아내가 내 입장을 이해해 주니 난 나은 편입니다.”

글 김청중 ck@·박진우 dawnstar@,

사진 남제현 기자 jeh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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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아르미안님의 "명절날 며느리로 사는 아내에게"

흠.. 제 아내가 늘 하는 말이랑 꼭 같네요... 먼저 전화 좀 하라구... 결혼한지도 7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처가집에 전화하는게 어렵네요.. ^^* 평상시에는 그나마 나은데 명절이라고 전화 하는 것 자체가 좀 낯뜨겁다고 할까요. 그냥 명절날 오후에 찾아뵐껀데.. 도와주지도 못할 꺼면서 전화하는게 쑥쓰럽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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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아르미안님의 "명절날 며느리로 사는 아내에게"

그러게나요.. 좀더 즐겁게 받아들이는 연습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명절이 다가오면 부모님과 가까운 친척들을 만나는 좋은 시간(본가나 처가 모두)임에도 아내는 음식장만에 스트레스를 받고, 남편인 저는 그런 아내의 기분을 맞춰주기 위해 신경을 써야하는 우수운(?) 상황이 반복되네요. 그냥 일년에 2번 낳아주시고 키워주신 양가 부모님을 위해 내가 좀 수고한다. 그리고, 그 댓가(?)는 남편의 극진한 안마 서비스로 푼다.. 뭐 이런 생각으로 살면 세상이 좀더 편하지 않을까요.. 세상의 남편들이여.. 명절 전후엔 하루 1시간씩 아내에게 안마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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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 얼마 남지 않았다.

저번주부터 이번 추석에 대해 아내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있다.

매번 명절마다 느끼는거지만, 며느리들에게 있어 명절이란 즐거운 날이라긴 보다는 의무방어전이라는 인식이 너무 강한 것 같다. 명절증후군이니 뭐니 하는 말들이 전혀 낯설지 않을 정도니..

명절날 사실 여자들이 힘든건 사실이다. 음식장만이 가장 큰 갈등의 이유인 경우가 많고...

요즘에야 연휴 기간 동안 시댁, 친정 다 한번씩은 둘러보니 예전보다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명절 당일날 가느냐 못가느냐, 아침에 제사 때 어디에 있느냐 등 여러가지 면에서 여자들에게 불공평하다고 할만한 요소가 많은 것도 이해한다.

하지만, 내가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시어머니와 며느리간의 시각 차이다.

우리 집의 경우 아들만 하나있는데, 언젠가 우리 부부도 나이가 들어 며느리와 명절을 맞게 될 텐대 며느리에게 시어머니란 존재는 왜 그리 멀게만 느껴지는지..

받는 것에 익숙해지고, 베풀고 배려하는 것과는 점점 멀어지며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우리의 경우 아버님의 직장 관계로 격년 터울로 명절 당일 시댁과 친정을 왔다갔다 하는 경우가 많기에 그나마 명절날 어디에 있느냐는 문제에 있어서는 갈등이 없지만... 명절 전날 음식을 장만하는 것에 있어서는 항상 시댁에서만 음식을 장만하는데 대해 불만이 없을 수 없다.

하지만, 또 신기하게도 친정에서 올케가 음식을 하는 것은 전혀 미안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무슨 요지경인지...

음식을 장만하는 행위 자체가 말 없이 묵묵히 공장 노동자처럼 일의 효율을 위한 일일수야 없지 않은가. 음식을 장만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또 함께 만든 음식을 나눠먹으며 오래간만에 가족간의 정을 느끼기 위한 수고스러움일진대 우리에게 명절은 점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는 것 같다.

차라리 이럴바에는 그냥 가게에서 음식을 주문해다가 명절을 보내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럼 음식 장만으로 인한 스트레스도 없고, 일회용 접시 사용하면 설것이도 없을테니.. 명절 증후군이니 뭐니 하는 건 없어지지 않을까.

주변에서 명절을 나는 모습을 보면서 그래도 우린 좀 덜하구나 하는 정도에서 위안을 삼고 살지만, 그래도 항상 명절이 되면 아쉬움이 남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문득 우리가 부모님으로부터 받는 것에는 너무나 당연해 하면서 뭔가를 해드리는대는 너무 인색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일년 중에 명절날 일하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 추석, 구정 기간 동안 음식장만에 8시간씩, 설것이 및 손님맞이에 8시간씩 잡으면 대략 8*2(추석) +8*2(구정) = 32시간 정도 내외가 아닐까...

1년 365일 중 하루 반나절 정도 그분들이 기뻐하시는 일에 투자하는 시간으로 그렇게 많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그분들이 우리에게 베풀어주신 시간에 비한다면...

물론 지금도 잘 하는 편이지만, 겉으로 보여지는 부분보다는, 명절의 의미와 거기에서 찾아야 하는 자신의 역할에 대해 더 많은 생각을 했으면 한다. 20년 후 며느리와 마주 대했을 때 며느리에 대해 서운함을 느끼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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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헨 2005-09-13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은 생각이 드는 글이에요.
내 남편은 또 어떤 생각을 할까...궁금해지기도 하구요.^^

아르미안 2005-09-13 1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나요.. 좀더 즐겁게 받아들이는 연습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명절이 다가오면 부모님과 가까운 친척들을 만나는 좋은 시간(본가나 처가 모두)임에도 아내는 음식장만에 스트레스를 받고, 남편인 저는 그런 아내의 기분을 맞춰주기 위해 신경을 써야하는 우수운(?) 상황이 반복되네요. 그냥 일년에 2번 낳아주시고 키워주신 양가 부모님을 위해 내가 좀 수고한다. 그리고, 그 댓가(?)는 남편의 극진한 안마 서비스로 푼다.. 뭐 이런 생각으로 살면 세상이 좀더 편하지 않을까요.. 세상의 남편들이여.. 명절 전후엔 하루 1시간씩 아내에게 안마를~~~ ^^*

메르헨 2005-09-14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론은...남편이 잘 해야한다는?...ㅋ
그런데 딸만 있는 부모는 사실 좀 외롭지요.
저는 딸 둘에 아들 하나인 집에 장녀인데...막내 남동생인데 아직 많이 어려요.
고등학생...그래서 추석때 시댁에 훌쩍 두 딸이 가버리고 음식한다 어쩐다하면서
전화도 대충하고 끊으면 참...마음 한 곳이 묵직해집니다.
이럴때 남편이 먼저 처가에 전화도 하고 하면 참 좋겠어요.^^

아르미안 2005-09-15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제 아내가 늘 하는 말이랑 꼭 같네요... 먼저 전화 좀 하라구...
결혼한지도 7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처가집에 전화하는게 어렵네요.. ^^*
평상시에는 그나마 나은데 명절이라고 전화 하는 것 자체가 좀 낯뜨겁다고 할까요.
그냥 명절날 오후에 찾아뵐껀데.. 도와주지도 못할 꺼면서 전화하는게 쑥쓰럽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