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라고 꼭 삭막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하이드 2007-08-16 0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후-

turnleft 2007-08-16 09:16   좋아요 0 | URL
요호-

마늘빵 2007-08-16 0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국도 서울 도심지는 "삭막"한데, 분당이나 일산쪽으로 빠지면 아니더라고요. 도시 속에 숨겨져있는 공원/숲들이 보입니다. 거기를 거닐 땐 꼭 휴양지에 와있는 기분이었습니다. :)

turnleft 2007-08-16 09:19   좋아요 0 | URL
거기는 원래 숲이었던데를 최근에 밀었으니까요. 그나마 다행이죠. 서울은 참 어느 모로 보나 살기 나쁜 도신데 왜 그리 모여들 살려고 아둥바둥인지.. ㅡ.ㅜ
 



아프락사스 님이 퍼 온 고종석의 로마 글을 읽고 생각이 나서 ^^;

콜로세움 앞에 진을 친 이 짝퉁 가방 판매상들은 대개 아프리카에서 건너온 사람들이었다. 미국 흑인과는 완연히 구분되는 진짜 검은 피부. 생계를 위해 지중해를 건넌 이들에게 유적이란 그저 사람들을 끌어주는 광고판 정도일지도. 이들을 비난하려는건 아니다. 로마는 제국주의적 서구 문명의 시발점 아니던가. 이들도 그 잔인한 역사의 산물일지니.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마늘빵 2007-08-15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그렇군요. 보이는 화면이 아름답다거나 낭만적이라고, 그 이면의 모습 또한 그런건 아닐테지요. :) 직접 찍으신건가요?

turnleft 2007-08-15 12:57   좋아요 0 | URL
사실, 로마는 참 좋았어요. 다른 도시들보다 더. 다만 어느 도시나 그렇듯이 겉에 보이는 화려함만이 그 도시의 다는 아닌거겠죠. 짝퉁 파는 가판들이 참 많은데 대부분 흑인들아니면 중동인들이었던게 인상적이었어요. 여기서도 계급 관계가 피부색으로 어느 정도 구분이 되는게 보인거죠.

직접 찍은 사진입니다 ^^
 



Penny-farthing. 최초로 대중적으로 보급된 자전거였던 Penny-farthing 은 지금까지도 가장 우아한 형태의 자전거로 이름을 남기고 있다. 사실 이런 모양새가 어떤 미학적 고려 때문에 생겨난 것은 아니었다. 아직 기어 시스템이 고안되기 전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큰 바퀴가 불가피했고, 때문에 큰 바퀴와 균형을 맞춰주는 작은 바퀴가 짝을 이룬 형태로 만들어진 것. 당시 영국의 동전었던 penny 와 farthing 을 나란히 놓은 것 같다고 해서 이름도 그렇게 붙여졌다.

하지만 우아함과 실용성은 함께 가기 어렵다. 앞서 말한 것처럼 기어가 없었던 Penny-farthing은 일정 수준 이상 속도를 내기가 어려웠고, 무엇보다도 위험했다. 무게중심이 회전축 바로 위에 위치했기 때문에 급작스래 멈춰야 할 때 사람이 앞으로 튕겨나가는 일이 비일비재했던 것이다. 이후 앞뒤 바퀴의 크기가 같은 자전거가 개발되었을 때 "안전 자전거"라고 이름이 붙었던걸 보면, Penny-farthing을 타다가 다치는 사람이 꽤 많았을거라 추측할 수 있다.

어쨌든, 이제는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타는 사람이 없고, 전시용으로나 만날 수 있는 Penny-farthing은 확실히 자전거라기 보다는 장식품 같은 느낌이 강하다. 대부분의 옛 물건이 그러하듯, 그 본래의 쓸모를 잃고 그저 한 귀퉁이에서 우아한 '분위기'를 풍기는 소품으로 전락해 버린 것이다. 반면 그에 비례하듯, 우리가 일상에서 쓰는 물건들은 실용성이라는 이름 하에 보다 건조한 모습으로 일관한다. 장식과 실용품의 괴리 혹은 역할분담. 우리네 일상의 소품들이 우아하고 고상할 수 있는건, 그게 발전이 덜 된 '과거'일 때만 가능했던 것일까 싶다.(물론 그 때나 지금이나 가진 양반들이나 그렇게 멋부리며 사는게 가능하다는건 똑같지만)


댓글(5)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마늘빵 2007-08-14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치 파리를 배경으로 한 - 파리는 쥐뿔 구경도 못했으면서 - 영화 한 장면을 보는 듯 하군요.

비로그인 2007-08-14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빈폴 자전거 잖아요! :)

turnleft 2007-08-14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락사스// 파리에 대한 이미지도 '우아함'과 가깝죠 :)
체셔고양이// ㅋㅋ 어쩐지 어디서 많이 봤던 것 같더라~~

꽃배추 2007-08-14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거 타려면 목숨 걸어야 할 거 같아요.
근데 정말 우아합니다.

turnleft 2007-08-15 02:21   좋아요 0 | URL
일종의 Xtreme Sports 로 즐기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더라구요 ^^;
 



계절이 시작되는 순간은 황홀하다. 이 작은 꽃망울을 시작으로, 온 들녘이 곧 그 빛으로 뒤덮일테니.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하이드 2007-08-13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아이는 왜 혼자 저렇게 빨리 피어났을까요? 성급하긴... ^^

turnleft 2007-08-13 12:42   좋아요 0 | URL
그 덕에 더 돋보이잖아요. 부지런한 대가로 그 정도 돋보일 자격은 주어져야겠죠 ^^
 



사진을 찍으러 다닐 때 보통은 "어디어디를 사진찍으러 간다"라고 한다. 어디로 간다고 했을 때 길은 그저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 거쳐야만 하는 불가피한 무엇이 된다. 회색빛 아스팔트가 끝없이 이어지는 하이웨이를 타고 달리자면 목적지에 도달하는 최단 경로는 되겠지만, 정작 이동 중에는 운전 외에는 아무 것도 할 수 있는게 없어 지루할 뿐이다. 과연 내가 도달하고자 하는 그 곳이 이 지루함을 감당할만한 가치가 있는 곳일까? 정보가 확실하다면야 걱정할게 없지만, 인생살이 대개 그러하듯 결과는 어찌될지 모른다.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해야 한다고 배우지만(사실상 강요당하지만), 그게 딱히 미덕인 줄인 이 나이 되도록 아직 잘 모르겠다.

그래서 나는 backroad 가 좋다. 원하면 언제든 멈출 수 있다는 것도 좋고, 내가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의외의 장면들이 내 입에서 탄성을 자아내기도 하기 때문이다. 물론, 덕분에 나는 대개 혼자서 여행을 해야만 한다. 사진 찍는 사람이 아니라면 별 관심 없을 장면들에 매번 멈춰서는 것도 동행에게 여간 민폐가 아니기 때문이다. 때로는 황홀한 풍경을 같이 감탄해주는 사람이 없다는게 아쉽기도 하지만, 어쩌겠는가, 느리게 돌아서 가는 여정을 함께 할 딱 맞는 동반자가 흔하다면 그것 또한 별로 반길 일은 아니리라.('정말 좋은 사람' 이라는희소성이 떨어지잖아)

워싱턴주 Yakima 인근의 작은 마을의 꼬부랑길을 달리다 만난 이 풍경은 아마 미국 서부의 전형적인 풍경이 아닐까 싶다. 여름의 작렬하는 햇살에 노랗게 말라 죽은 풀들과 파란 하늘, 그리고 홀로 쓸쓸히 서 있는 구형 스테이션 웨건. 모퉁이를 돌아 이 풍경이 눈에 들어왔을 때 어찌나 반가웠던지. Backroad 만이 줄 수 있는 즐거움이란 이런거다. 멀리 돌아왔지만 그럼 또 어떤가. Carpe Diem. 현재를 즐기자.


댓글(3)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비로그인 2007-08-12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아무래도 좌회전님의 직업이 궁금해졌어요(분명 프로그래머라고 안했나요?)
이 사진은 컴터 바탕화면으로 하면 딱이겠어요!
색감이 꼭 고흐의 그림같잖아요!
이렇게 좋은 데를 많이 가보시고 또 사진으로 남기셨다니 참 부럽고 멋집니다! @_@

turnleft 2007-08-13 04:32   좋아요 0 | URL
프로그래머 맞습니다;; 출장을 좀 자주 다니는 편이지요;;

다락방 2007-08-19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탄말고는 더이상의 말이 필요없는 사진이로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