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두 달만에 주말을 주말답게 보내는 것 같다. 간만에 들린 서점은 Father's day special 들로 넘쳐났는데, 대개가 전형적일 정도로 '미국적'인 내용들이라 관심을 끌만한게 별로 없었다. 신간 코너는 대부분의 책들이 바뀌어 있었지만, (다행히도?) 지난번에 봐 두었던 책들도 아직 몇 권은 보인다. 늦어도 3개월 정도의 간격으로만 살펴봐도 얼추 신간은 놓치지 않고 살펴볼 수 있다는 뜻 하닐까.

The Island Beneath the Sea
- 소설 / Isabel Allende / Forth Estate

지난번에 봐 두었던 이사벨 아옌데의 역사 소설이다. 사실 그녀의 소설을 읽어본 적이 없어서 어떤 분위기를 기대해야 할지는 모르겠는데, 흑인 노예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는 점에서 식민주의와 노예제에 시달린 중남미의 일그러진 역사와 그 속에서 살아가는 여성이라는 이중의 약자가 겪은 삶의 질곡이 중심축이 되지 않을까 짐작해 본다.


The Council of Dads
- Nonfiction / Bruce Feiler / William Morrow

사랑하는 아내와 두 딸과 함께 살던 저자는 어느날 자신이 희귀한 종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치료를 위한 노력을 시작하면서도 자신이 살아 남을지 확신할 수 없었던 저자는, 자신의 친구들에게 자신이 딸아이들이 커 가면서 해주고 싶은 일들을 (구체적으로) 부탁하기 시작한다. 여행을 사랑하는 법, 꿈을 꿀 줄 아는 사람이 되는 법, 삶을 충실하게 사는 법 등, 아버지가 딸들에게 해 주고, 가르치고 싶은 것들을 친구들과 함께 준비해가는 과정을 책으로 담았다.


Tell All
- 소설 / Chuck Palahniuk / Doubleday Books

[파이트 클럽]의 작가 척 팔라닉의 신작. 복귀를 노리는 왕년의 스타였던 여배우에게 한 남자가 접근하는데, 이 남자는 사실 여배우의 회고록을 준비 중이다. 그리고 이 회고록의 끝은 여배우의 죽음으로 끝나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는데... 다소 전형적인 스릴러의 설정을 보여주는 이 소설은 척 팔라닉의 신작임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도 독자들의 평은 그리 좋지 못한 것 같다. [파이트 클럽]의 그 작가라고 믿기 어렵다는 글들이 많이 보인다. 그래도 주목할만한 작가의 책이니 찜해 둔다.


Brains : a Zombie Memoir
- 소설 / Robin Becker / Eos

휴가철 독서 용으로 적합할 듯하여 골라본 책. 공포(?)와 코믹의 조합이다. 주인공은 박사 학위를 가진 좀비. 다른 좀비들과는 다르게 성찰적 사유가 가능한 주인공은 좀비와 인간 사이에 평화적 공존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그래서 그 믿음을 실현하기 위해 좀비 바이러스를 만들어낸 박사에게 자신의 생각을 설명하기 위해 자신을 따르는 일군의 좀비들과 함께 그를 찾아 나서는데... 가볍게 웃으면서 읽기 좋은 책으로 보인다.


The Summer We Read Gatsby
- 소설 / Danielle Ganek / Viking Press

낭만적인 제목이다. 개츠비를 읽은 여름.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자매(아버지 혹은 어머니가 다른 자매들이다. half-sister)가 어린 시절 여름 휴가를 함께 보내곤 했던 고모의 집을 공동 소유로 상속받는다. 이 집의 처분을 결정하기 위해 모인 두 자매는 사사건건 충돌하는 가운데 어린 시절의 기억과 관련된 이들과 이웃들과 함께 얽히게 된다. 제목에 개츠비가 들어간 이유는 고모의 유품 중 하나의 [위대한 개츠비] 초판본이 플롯에서 한 축을 차지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Critical Care : a New Nurse Faces Death, Life, and Everything in Between
- Nonfiction / Theresa Brown / Harper Studio

책 소개의 문구가 인상적이어서 적어 둔다. "의사는 병 자체를 치료하지만, 간호사들은 그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다룬다". 간호사가 단순히 의사를 보조하는 존재가 아니라, 삶과 죽음을 오가는 환자들을 다루는 직업이라는 지극히 당연한 설명이 새삼 감동적이기까지 했기 때문. 저자가 간호사 초년생으로써 경험한 것들을 책으로 묶어내었다.


Intellectuals and Society
- 사회학 / Thomas Sowell / Basic Books

[비전의 충돌] 등을 저술한 저명한 정치학자 토마스 소웰이 지식인과 사회와의 관계를 다룬 책을 내 놓았다. 사회 현상들을 미래에 대한 서로 다른 비전의 충돌이라는 관점에서 조망했던 저자였던만큼, 이 책 역시 그러한 비전의 생산과 유통을 다루는 지식인들의 역할을 다룰 것으로 예상된다. 샤르트르의 [지식인을 위한 변명]과 같은 강력한 윤리적 호명을 담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자식인과 사회라는 프레임 자체가 매우 흥미롭고도 중요한 주제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In the Place of Justice
- 사회학 / Wilbert Ridieu / Random House of Canada

우선 이 책의 저자가 매우 흥미로운 인물임을 지적해야만 하겠다. 저자는 19살 때 은행을 터는 과정에서 사람을 죽인 죄로 44년째 감옥에 수감중인 죄수이다. 사형수로 10년을 살다가 종신형으로 감형되었고, 감옥에서 글을 배워 감옥 내 신문을 펴내며 현대 미국의 행형 제도의 문제점과 부패 등을 신랄히 비판하는 저술 활동을 해 왔다. 이 책 역시 마찬가지. 그의 독특한 이력은 이 책에 대한 평가들이 극과 극으로 갈리게 만들었는데, 한편으로는 그 자신이 인간이 변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는 찬성론과, 그가 비판하는 그 감옥 체제가 바로 그에게 글을 가르치고 명성을 얻게 해주고 있다며 입닥치라는 반대론이 비등하다. 물론, 판단은 독자의 몫이다.


Walter Benjamin and Bertolt Brecht : The Story of a Friendship
- 인물 / Erdmut Wizisla / Yale University Press

제목과 부제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 발터 벤야민과 베르톨트 브레히트라는 걸출한 두 인물 사이의 우정이 서로의 학문 세계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가를 다룬 책이다. 두 인물 모두 흥미로운 인물인만큼 눈독 들일 독자가 많을 것 같다. 원래 독일 작가의 책이 영역되어 나왔는데, 한국에 번역될 일이 있을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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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14 17: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16 03: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해한모리군 2010-06-14 1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게츠비를 읽는 여름이란 제목 정말 매력적이네요.
똑똑한 좀비랑 병에 걸린 아버지 이야기는 영화화되면 재미있겠어요 ㅎ
간호사들에 대한 이야기도 읽어보고 싶네요.

turnleft 2010-06-16 05:30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읽어봐야 알겠지만, 저 똑똑한 좀비 캐릭터가 꽤 매력적일 것 같긴 하군요 ㅋ

라로 2010-06-15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The Summer We Read Gatsby,,,라니요~. 이거 제목으로 낚으려는 고민을 엄청한거 아네요???ㅎㅎㅎ
요즘은 책에 관심이 많이 줄어들어 심드렁한 이 상태를 어찌 구할지,,,,

turnleft 2010-06-16 05:31   좋아요 0 | URL
딱 여름 휴가용 책으로 나온 것 같기도 해요.

책은 뭐.. 읽는 것 자체가 목표는 아니니까요. 마음이 갈증을 느낄 때 샘을 찾아야죠 ^^
 

봄이 오니 들판에만 꽃이 피는게 아니가보다. 서점가에도 군침 도는 책들이 여기 저기 고개를 든다. 기호에 맞는 책이 이 무렵 쏟아져 나오는건지, 아니면 겨우내 굳었던 머리가 풀리면서 입맛이 살아난 탓인지는 잘 구분이 안 가지만. 

요즘 읽고 있는 책은 이언 매큐언(맥유언?)의 [속죄]다. 아.. 이렇게 아름답게 묘사된 비극이라니, 고전의 우아함이 물씬 풍겨져 감탄하면서 읽고 있다. 주목할만한 신간으로 같은 저자의 [Solar] 가 있는데, 평에 따르면 블랙 코미디에 가깝다고 하니 분위기는 좀 많이 다르지 않을까 싶다.
 

Solar
- 소설 / Ian McEwan / Nan A. Talese 

주인공은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과학자. 하지만 그는 그 명성에 기대어 살 뿐, 가정과 연구 모두에 충실하지 못하다. 습관적인 바람으로 이미 다섯번째인 부인과는 거의 결별 직전이지만, 아내도 다른 사람을 만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감정적 혼란에 빠져들게 된다. 그 와중에 학계에서는 그가 죽은 동료의 연구 결과를 가로챘다는 의혹이 일기 시작하고, 정치적으로 부적절한 발언이 방송을 타는 등 재난과 같은 사건들이 그의 삶을 뒤흔들기 시작하는데.. 이언 매큐언의 신작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주목할 가치가 충분한 책.

A Reader on Reading
- 수필 / Alberto Manguel / Yale Univ Press 

국내에도 이미 상당한 독자층을 가진 "독서계의 카사노바" 알베르토 망구엘의 신간이다. 이 책 역시 책과 책읽기에 대한 에세이들을 모아 놓았는데, 목차를 훝어보는 것만으로도 생각의 자극이 되는 내용이 많다. 문득 이런 식의 책들도 하나의 메타 장르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소설에 대한 소설처럼, 책읽기에 대한 책읽기니까. Casual Reader 를 넘어선 Avid Reader 들을 위한 장르가 되겠다. 

Matterhorn
- 소설 / Karl Marlantes / Atlantic Monthly Press 

베트남전 참전 군인이었던 저자가 30여년에 걸쳐 쓴 베트남전에 관한 소설이라고 한다. 얼마전 읽은 [The Things They Carried] 와 겹치는데, 마찬가지로 극적으로 과장되지 않은, 전쟁과 인간에 대한 사실적인 묘사가 두드러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독자들의 평도 아주 좋다. 여전히 베트남 전을 다룬 이런 소설들이 나오는걸 보면, 지금 진행 중인 21세기의 전쟁을 다룬 문학 작품들이 나오는건 아직 먼 미래의 일이 아닐까 싶다. 
 

The Solitude of Prime Numbers
- 소설 / Paolo Giordano / Pamela Dorman Books 

제목이 마음에 든다. '소수(素數)들의 고독'.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해 항상 외톨이로 지내는 Mattia 와 Alice 라는 두 인물을 통해, 서로 섞이지 못하는 소수(素數)와 같은 사람들과 그 소통의 가능성을 가늠해 본다. 제목에서도 드러나는 수학적 비유는 Mattia 가 수학에 골몰한다는 설정으로 인해 소설 전체에 걸쳐 폭넓게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It's All Greek to Me
- 문화 / Charlotte Higgins / Harper 

서구 문명의 출발점이 그리스 문명이라는 사실은 단지 출발점이 어디였냐는 의미만은 아니다. 오히려 고대 그리스의 산물들은 오늘의 서구 문화를 규정하고 있으며, 온갖 상상력의 실질적 원천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책은 (부제가 말하고 있는 것처럼) 호머부터 시작해 히포크라테스 선서에 이르기까지 고대 그리스가 서구 문화에 끼친 영향들을 짚어본다. 문화사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읽어볼만 하겠다. 


Privacy in Context
- 사회 / Helen Nissenbaum / Stanford Law Books 

블로그는 사적 공간인가 공적 공간인가? 인터넷과 프라이버시에 대한 논쟁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그런데 주목할 점은 논쟁의 핵심이 프라이버시가 침해받느냐 아니냐가 아니라, 프라이버시라는 개념 자체의 경계가 어딘가가 불분명하다는데 있다. 예컨데 페이스북 같은 소셜 미디어는 (고전적 의미의) 프라이버시를 정면으로 무시하고 사람들을 네트웍으로 밀어 넣음으로써 인기를 얻었다. 그렇다면 근대와 함께 부르주아적 의미로 형성된 프라이버시의 개념이 오늘날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되짚어 보는 것은 매우 유의미한 작업이 되지 않을까? 


The Christian Atheist
- 종교 / Craig Groeschel / Zondervan 

아주 흥미로운 책이 나왔다. 부제는 Believing in God but Living As If He Doesn't Exist. 신을 믿으면서, 신이 없는 것처럼 살아가기. 도킨스를 위시한 최근의 종교 논쟁이 다분히 근본주의적 입장들을 강조했다면, 이 책은 아주 현실적인, 과학의 시대를 살아가는 신앙인의 입장에서 기술된 책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무신론자(Atheist)지만, 그렇다고 과학적 증거들을 들이밀며 신앙의 가치 자체를 부정하는 것 또한 독선이라 생각해 왔기 때문에 이 책의 제목을 처음 봤을 때 슬그머니 미소를 지을 수 밖에 없었다.
 

What if the Earth had Two Moons?
- 천문 / Neil F. Comins / St. Martins Press 

태양계에 관한 여러 가지 가설들을 다룬 책이다. 흥미 위주로 읽어볼만 한 것 같은데, 목차 중 특히 눈길을 끄는 내용이 있었다. Anti-Earth 혹은 Counter-Earth 라는 가설인데, 지구 궤도 상에 태양의 정 반대편에 또 하나의 지구가 돌고 있다는 주장이다. 태양 때문에 어떤 식으로도 지구에서는 관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순수하게 수학적 계산을 통해서 그 존재여부를 증명해야 하는데, 실재 여부를 떠나서 문학적 상상력을 자극하는 가설 아닌가? 절대적 존재(태양) 너머에 숨겨져 있는 쌍둥이 형제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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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0-04-14 0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려진 책들의 공통점: 제목이 심상치 않다.'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
지구 궤도 상, 태양의 정 반대편에 지구가 또하나 있다면 그 지구에는 사람이 살 수도 있지 않을까 궁금해지고요.
저기 It's all greek to me.는 제목보고서 아무도 안 사서 읽으면 어쩌지요? ㅋㅋ

turnleft 2010-04-14 15:53   좋아요 0 | URL
흐흐 제목이 일단 튀어야 제 눈에도 들어올테니.. ^^;
그쵸, Anti-Earth 가설의 핵심은 비슷한 진화의 과정을 거쳐 거기도 사람이 살지 않겠나?라는게 아니겠습니까. 상상력이 몽글몽글 솟아나는게 느껴지지 않나요?

Greek 은... My Fat Greek Wedding도 잘 나갔으니 별 문제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

무해한모리군 2010-04-14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이 침 질질질

turnleft 2010-04-14 15:53   좋아요 0 | URL
쓰읍~

2010-04-14 15: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4-14 15: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스탕 2010-04-14 1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악-! 한글이 하나도 없따!!!

turnleft 2010-04-15 09:38   좋아요 0 | URL
그래서 제가 한글로 친절히 설명을.. ^^;

2010-04-16 04: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4-16 09: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4-17 00: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4-19 05: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0-04-19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
:)

turnleft 2010-04-20 02:50   좋아요 0 | URL
헬로!
:)

다락방 2010-04-20 09:38   좋아요 0 | URL
나 가끔 이렇게 인사라도 안해주면, TurnLeft님이 나 온다는 사실을 잊고 살까봐요. ㅎㅎ

turnleft 2010-04-20 12:11   좋아요 0 | URL
ㅎㅎ 다 알고 있다니까요~
 

만우절날 글 쓰기는 항상 뭔가 찝찝하다. 만우절이랍시고 장난으로 글 올릴 성격은 아니지만,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읽을까 걱정되는 소심이라서 그런갑다. 뭐, 어쨌든, 목록에 담긴 글은 다 진짜 존재하는 책이라는 뜻에서 하는 객쩍은 소리다...;; 

지난 두어주는 이상하게 눈에 확 들어오는 소설이 없었다. 소설 장르 중 관심 분야가 워낙 협소해서 그런 일이겠지만, 읽고 싶다는 욕망을 강하게 끄는 책이 없었달까. 야금야금 읽고 있는 [The Things They Carried] 의 오라가 워낙 강력한 탓인지도 모르겠다. 

The Creation of Eve
- 소설 / Lynn Cullen / Putnam Adult 

16세기 실존 여류 화가인 Sofonisba Anguissola 를 주인공으로 한 가상 전기 소설이다. 르네상스가 만개했던 이탈리아에서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녀보다 능력이 한참 떨어지는 다른 남성 화가들에게 기회를 빼앗기던 주인공이, 결국 스페인으로 가서 왕실의 초상을 그리게 되면서 왕실의 사건들에 휘말리게 되는데.. 쟁쟁한 천재들로 가득한 르네상스 시대라는 배경과, 당대에 극히 드물었던 여류 화가를 중심 인물로 한다는 점 모두가 흥미를 돋군다. 그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더욱 좋은 소설일 듯. 

The Art of Choosing
- 심리 / Sheena Iyengar / Twelve 

아마존에서 사진을 가져오면 항상 좌우로 흰 여백이 붙는다;; 제목 그대로 "선택"에 관한 책이다. 우리의 삶은 끊임없는 선택의 연속이라고 볼 수 있다. 그 날 입을 옷부터 시작해서 점심 메뉴, 술자리의 안주 고민까지 우리가 내리는 선택에는 과연 어떠한 요인들이 작용을 하는걸까. 개인적인 경험, 습성 뿐 아니라 문화/사회적 환경까지 "선택"에 대한 풍부한 고찰을 만날 수 있을 듯 하다. 개인적으로는 표지도 무척 마음에 든다. 

Eclipse of the Sunnis
- 국제 / Deborah Amos / Public Affairs

이슬람 종파 중 하나인 '수니파'는 이라크에서 소수임에도 불구하고 사담 후세인의 권력을 등에 업고 다수파인 시아파 위에 군림해 왔다. 그러나 이라크전 이후 사담 후세인의 축출과 미군 주둔의 결과 이제 대부분의 권력을 다수파인 시아파에게 넘길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다. 이 책은 수니파의 몰락을 조명함으로써 중동 지역의 권력 관계와 잠재적 갈등 요인 등을 깊이 있게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The Age of Wonder
- 과학사 / Richard Holmes / Pantheon 

이 책 역시 부제가 많은 것을 설명해준다. How the Romantic Generation Discovered the Beauty and Terror of Science. 18~19 세기 유럽은 그야말로 근대 과학이 꿈틀대며 자라나던 곳이다. 이러한 과학적 성과들은 사람들의 삶에 많은 영향을 끼쳤는데, 이들을 바라보던 시각에는 경이와 함께 두려움이 섞여 있었던 것 또한 사실이다. 오늘날 인터넷이 정치적 지형에 변화를 가져왔던 것처럼, 당시에도 기술적 발전이 정치적 변화의 한 동력으로 작용했을 것임을 짐작해 볼 수도 있다. [시간과 공간의 문화사]보다 약간 앞선 시대를 다루고 있으니 연이어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 

Christianity : The First Three Thousand Years
- 종교 / Diarmaid MacCulloch / Viking Press

간단히 번역하자면, "기독교 3천년의 역사" 정도가 아닐까. 1184 페이지의 방대한 분량을 자랑하는 묵직한 책이다. 기원전 1000년부터 시작해 오늘날에 이르는 시간에 이르기까지 기독교의 여러 변화들을 집대성해 놓았다. 기독교 신자는 아니지만 사회적 현상으로서의 종교는 굉장히 흥미로운 주제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특히 기독교는 그 성격상 서구 역사와 한 몸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역사책으로 읽어도 무방하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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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01 20: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4-03 08: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4-07 22: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4-08 10: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4-08 20: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4-09 08: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개봉에 맞춰 온갖 버전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책들이 서점가 진열장 한 쪽을 장식하고 있다. 흥미로운 책들도 몇 있지만 대개는 영화가 불러일으킨 관심을 이용하려는 출판사의 발빠른 마케팅의 산물들이다. 흥미로운 책들 중 한 권은 루이스 캐롤의 삶을 다룬 "The Mystery Life of Lewis Caroll" 이었는데, 다음 기회를 기약하며 눈도장만 찍어 두었다.


The Hole We're In
- 소설 / Gabrielle Zevin / Grove Press

[마가렛 타운] 의 작가 가브리엘 제빈의 신작이다. 겉으로 보기엔 번듯해 보이지만 상당한 빚에 허덕이며 살아가는 전형적인 미국 중산층 가족을 소재로 하는데, 소통의 부재와 혼외 정사 등으로 얼룩진 삶을 그린다. 오늘날 미국 가정이 지닌 제반 문제들을 폭넓게 생각해 볼 수 있을 듯 하다. [마가렛 타운]과는 사뭇 다른 느낌의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The Surrendered
- 소설 / Chang-Rae Lee / Riverhead Books

재미교포 작가 이창래 씨의 신작이다. 한국 전쟁을 배경으로 전쟁고아 소녀와 선교사의 부인의 삶이 서로 교차하며 전쟁과 같은 비극적 사건이 개인의 삶을 어떻게 바꾸어 놓는지, 그리고 그 속에서 개인의 자아는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보여준다. 소재 자체가 크게 새로운 것은 아닌데, 미국에서 자라난 젊은(65년생) 작가가 한국 전쟁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볼지 흥미가 생긴다.


Horns
- 소설 / Joe Hill / William Morrow

어느날 갑자기 주인공의 머리에 작은 뿔이 돋아나기 시작하면서 주인공에게 사람들이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는 가슴 속 깊은 어두운 생각들이 들리기 시작한다. 이 와중에 주인공의 여자친구가 잔혹하게 살해되면서, 사람들이 주인공을 의심하기 시작하는데.. 독특한 설정으로 인해 미스테리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꽤 흥미로운 것 같다.



The Lost Books of the Odyssey
- 소설 / Zachary Mason / Farrar Straus & Giroux

일리아드에서 오디세이의 귀환 이후를 이어서 쓴 소설이라고 한다. 스토리가 아주 땡기지는 않는데, 일리아드 정독 후에 여흥 정도로는 나쁘지 않을까 싶다.




Mark Twain : Man in White
- 평전 / Michael Shelden / Random House

마크 트웨인 평전으로, 주로 말년의 그의 삶을 다룬다. 마크 트웨인이라는 걸출한 작가에 대한 연구서로도 훌륭하지만 탐정 소설과 같이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는 수작이라는 평이다. 표지에 있는 검은 배경에 흰색 슈트, 흰 머리의 마크 트웨인 사진이 인상적이다.


Footnotes in Gaza
- 만화/르포 / Joe Sacco / Metropolitan Books


1956년 오늘날 가자 지구에 위치한 라파(Rafah) 라는 마을에서 이스라엘 군인들에게 111 명의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이 학살당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저자는 이 사건을 재조명함으로써 오늘날 가자 지역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폭력을 이해하는 한 단초를 제공한다. 실제 가자 지역 팔레스타인 마을에 들어가 함께 생활하며 관찰한 그들의 일상과, 다양한 인물과의 인터뷰를 통해 오늘도 계속되고 있는 비극의 현장을 생생히 전달한다.


A New Literary History of America
- 문학사 / Greil Markus 外 / Belknap Press

요거 대박이다. 무려 1095 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에 1500 년대부터 시작해 2008년에 이르기까지 미국 문학사를 담았다. 쉽게 손대기 힘들 분량과 내용이지만 서두르지 않고 꼼꼼하게 긴 호흡으로 도전해 볼만하지 않을까. 연말쯤에 사서 내년 새해 계획으로 잡아볼까 생각도 든다.


Dancing in the Dark
- 문화사 / Morris Dickstein / W W Norton & Co.

1930년대 40년대 대공황의 시기에 대중 문화가 한 역할들을 조망해본다. 문학도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주로 헐리웃을 중심으로 경제적 위기가 대중 문화에 가한 영향과, 거꾸로 대중 문화가 경제적 위기 속을 살아 남는 대중들의 삶에 기여한 바를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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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0-03-08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orns 보고 싶어욧!

turnleft 2010-03-09 02:57   좋아요 0 | URL
보세욧!! ㅎㅎ

그나저나 휘모리님 요즘 술일기가 뜸하네요. 술 끊으셨어염?

무해한모리군 2010-03-10 13:04   좋아요 0 | URL
바빠서 못마셔요..
일더미에 묻힐거 같아요.
한국의 폭음과 맞먹는 악습인 폭일 야근이 어서어서 없어져야 할텐데요 ㅠ.ㅠ

책은 잉글리쉬잖아요 ~ 과연 00

turnleft 2010-03-11 05:20   좋아요 0 | URL
저런.. 밀물이 밀려오는 시기로군요.
한국 회사들의 고질적인 몰아치기는 계획성이 없어서 그런 것 같아요. 시스템으로 일을 하는게 아니라 노가다로 일을 하니 -_-;

hnine 2010-03-09 1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왔군요! 이 창래 The surrendered.
그런데 이분 책은 원서로 읽기에 만만치 않아서 말이지요.
원서로 시작했다가 결국은 번역본으로 마치는 징크스가 있습니다.
이번엔 아예 얌전히 번역본 나올때까지 기다려야겠어요.

turnleft 2010-03-10 07:09   좋아요 0 | URL
이 분 책이 어려운건 어떤 이유 때문일까요?
아직 읽어본 적이 없어서 문득 두려워 지는군요..;;

라로 2010-03-09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창래씨의 책이 제일 관심이 가네요!!!!예전에 읽었던 네이티브 스피커가 넘 좋았더랬어서 기다렸는데 말이죠!!!>.<

turnleft 2010-03-10 07:10   좋아요 0 | URL
오호, 나비님 추천으로 일단 [네이티브 스피커]부터 읽어봐야 겠군요.

vlzkcb222 2010-03-19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의내용이 다영어로되어있는데 어떻게읽어요??

turnleft 2010-03-20 03:21   좋아요 0 | URL
영어로 읽으면 됩니다..;; 라는 뻔한 대답 밖에는 -_-;

근데, 대한민국 고등 교육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아요. 수능 시험 볼 정도만 되면 기본적인 영어 독해는 되거든요. 꼭 읽고 싶은 책이면 사전 옆에 두고 충분히 도전해 볼만 합니다. 독서라는 과정이 편안하기 보다는 훨씬 머리 아픈게 되겠지만, 책을 덮는 순간의 성취감도 그만큼 커질걸요? ^^
 

iReadItNow 에 Wishlist 기능을 넣은 후로 괜찮다 싶은 책을 찜해두는 용도로 잘 쓰고 있다. 그러데 막상 이 글을 쓰려니 그 목록을 컴퓨터로 옮길 방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요청도 많고 하니 다음 구현 사항으로 책 목록 export 를 잡아야겠다. 

요즘은 TLS 를 꾸준히 읽지 못해서 주요 source 가 서점 나들이와 Indiebound 추천 도서로 한정되었다. 최근에야 Twitter 로 NY Times Books 를 받아보기 시작했는데, 특히 일요일에 올라오는 신간 소개가 아주 알차다. 관심 있는 사람은 @nytimesbooks 를 follow 해 볼 것.  

Point Omega
- 소설 / Don DeLillo / Scribner 

[White Noise] 의 작가 돈 드릴로의 신작이다. 약간 실망스러운 것은 고작 128 쪽에 불과한 얄팍한 분량이라는 점. 이라크전을 기획한 네오콘 싱크탱크 중 하나였던 Richard Elster 라는 인물이 칩거한 사막으로 한 영화 제작자가 찾아가 인터뷰를 시도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룬다고 한다. 돈 드릴로 다운 씨니컬함을 기대해도 좋을 듯 하다. 

The Book of Fires
- 소설 / Jane Borodale / Viking Press 

18세기 런던을 배경로 한 소설. 어린 나이에 미혼모가 되어 고향마을을 도망치듯 떠나 런던으로 흘러들어온 여주인공이 우여곡절 끝에 불꽃놀이 장인의 밑에서 일하게 되면서 성장해 나가는 스토리다. 불꽃놀이 폭죽을 만드는 과정을 보는 재미도 쏠쏠할 듯 싶고, 젊은 여주인공이 등장하니 로맨스를 기대해도 좋을 듯 하다. 서점에서 본 바로는 표지가 꽤 독특하다. 불꽃 부분이 약간 입체적으로 보이게 만들어 두었음.  

The Kingdom of Ohio
- 소설 / Matthew Flaming / Putnam Pub Group 

실은 꽤 전에 TLS 에서 소개된걸 본 적이 있는데, 그닥 평이 좋은 편이 아니라 그냥 넘어갔었다. 근데 실제 독자들의 반응은 그리 나쁘진 않다. 가상 역사 소설이면서 공상 과학 소설이기도 하는 등, 여러 모로 상상력을 자극하는 소재들이 많은 것 같다. 미국 건국과 관련된 실제 인물들을 슬쩍 끼어 넣음으로써 팩션의 형식을 취하고 있기도 하다. 

Best European Fiction 2010
- 단편집 / Aleksandar Hermon 편집 / Dalkey Archive Press 

더 자세한 정보는 없고, 쉽게 접하기 어려운 유럽 지역 동시대 작가들의 단편들을 모아 놓은 단편집이다. 새로운 관심작가를 발굴해 낼 좋은 기회가 될지도. 

 

Veracity
- 소설 / Laura Bynum / Pocket 

대전염병의 결과 등장한 권위주의적 정부가 사람들의 목에 특정 단어들을 말하지 못하도록 하는 전자칩을 강제로 삽입해 사람들을 통제한다. 이에 대항한 저항 그룹은 전자칩을 제거하고 획득한 발언의 자유를 무기로 싸움을 시작하는데.. 풍부한 정치적 함의를 읽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목에 전자칩을 삽입하는 거랑, 검열을 통해 특정 단어들을 인터넷에 올리지 못하도록 하는거랑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 

The Three Weissmanns of Westport
- 소설 / Cathleen Schine / Farrar Straus & Giroux 

두 딸을 길러내고 평화로운 노년을 맞이한 한 부인에게 어느날 남편이 집에 돌아와서는 이혼을 통보한다. 일흔 여덟의 나이에 갑작스래 이혼을 당하고 홀로 남겨진 그녀를 보듬기 위해 두 딸이 돌아오지만, 그들 역시 저마다 상처와 아픔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으니. 섬세한 감정 묘사와 유머, 위트가 어우러져 (좀 진부한 찬사이긴 하지만) 현대의 제인 오스틴이라고 불릴만하다고 하는데... 과연? 

Get Me Out
- 여성 / Randi Hutter Epstein / W.W.Norton & Company 

분류를 '여성'이라고 하는게 적절할지 모르겠다. 긴 부제가 책의 내용을 잘 설명해준다. '에덴동산에서 정자은행에 이르는 출산의 역사(A History of Childbirth from the Garden of Eden to the Sperm Bank)'라고 한다. 문득 드라마 대장금 마지막 화에서 장금이 제왕절개를 성공시키는 장면이 떠올랐는데, 아이를 낳는 과정을 통해 인류사의 변화를 살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다. 

The Autobiography of an Execution
- 회고록 / David R. Dow / Twelve 

일종의 회고록인데, 제목이 "사형의 자서전" 이다. 저자는 수백명의 사형수들을 변호한 사형 전문 변호사. 저자는 손에 꼽을 몇 명을 제외하곤 자신이 변호했던 사형수들 중 무고한 사람은 없었다고 한다. 사형을 피하기 위해 필사적인 그의 의뢰인들, 그리고 그들에게 희생당한 사람의 가족들, 그리고 그들을 대리하는 변호인들. 저자가 겪어온 사례들을 통해 우리는 사형제도가 갖는 의미와 효과, 한계 등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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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0-02-16 0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모두 정말 흥미로와 보입니다. The Book of Fires, The Three Weissmanns of Westport, Get Me Out 이렇게 세권에 특별히 눈길 ^^

설이 따로없는 곳에서 맛난거라도 좀 드시며 보내셨는지요.
요즘 왠지 너무 자주 나이를 먹는거 같아서 섭섭합니다 ㅎㅎㅎ

turnleft 2010-02-16 11:04   좋아요 0 | URL
으쓱으쓱~ 제가 물어오는 책들이 제법 실하지 않나요? 누가 이런거 좀 받아 적어다가바로바로 번역해서 출간해 줬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떡국은 1월 1일에 먹었고, 여기는 그냥 발렌타인 데이 주말이었어요. 초컬릿 많이 받으셨나요? ^^ 아, 한국은 여자만 주죠?;; 많이 주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