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의 오들오들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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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11-02-24 1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져요.

turnleft 2011-02-25 0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멋져요. 즐찾해 두었습니다~ ^^

머큐리 2011-02-25 0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즐찾이요...^^ 이렇게 뵙게 되니 너무 반가운데요...ㅎㅎ
 
한 번 시작하면 끊기 힘든 몇가지

하이드님이 올린 걸 보니 당고머리, 어그부츠, 스모키화장을 꼽으셨네. 

난 셋 다 해본 적 없다. 머리는 그리 길게 길러보질 못했고 잘 묶지도 못한다. 아니, 솔직히 나는 머리를 안 빗는다.
어그부츠 역시... 이 나이에 그런 거 신고 다니면 남들이 주책아줌마라 손가락질하겠지.
스모키는 고사하고 화장도 전혀 안 한다. 거으 평생을 안 하고 살았다. 쌩얼에 자신있어서...일 리는 없고,
그냥 못하고 안 한다.

내 경우 중독성 있는 몇 가지를 꼽자면 

1. 밴드 스키니진, 실상은 고무줄바지. 



(이것이 나의 착용샷이면 오죽 좋겠냐마는... ㅠ.ㅠ)

스키니진처럼 완전히 달라붙지는 않지만 스키니에 가까운(원래는 스키니 아니었지만 내 스킨이 바지에 달라붙음) 진. 하지만 허리는 고무줄로 되어있는... 이거 완전 짱이다. 이거 입다 보면 진짜 청바지나 허리띠 하는 바지는 못 입는다 -_-
블루데님, 블랙데님, 골덴, 면 등으로 된 고무줄바지를 사서 사시사철 애용하고 있다.
이거 내가 처음 살 때 동생이 그랬다. "언니, 고무줄바지 입기 시작하면 몸매는 완전 포기하는 거야."

예언대로 됐다 ㅠ.ㅠ 

2. 매니큐어 

화장도 안 하는 주제에... 몇달째 매니큐어에 꽂혀 있다. 저질 매니큐어에서 시작해서 7000원짜리까지 올라갔다가 지금은 스킨푸드의 가격대비 만족도 짱인 매니큐어로 정착. 베이스코트, 탑코트는 기본...
왜 손톱을 안 깎고 가는지 알겠다. 나는 손톱 뜯는 버릇이 있는데다가 손톱이 금방 부서져나간다. 여러겹 칠을 해놓으면 그걸 피할 수 있어서 좋다. (하지만 그렇다고 손톱이 강해지는 것은 아니다. 각질화되어 두꺼워질 뿐... 매니큐어 몇달 계속 발랐더니, 벗겨져나간 부분 손톱이 아작날 정도로 각질화... 그래서 요 며칠 쉬고 있음)
심지어 요새는 다른 사람들 손톱에도 칠해주고 싶은 생각이... ;; 

3. 목도리 

 


그러니까 이것이... 흑흑 살이 붙은 뒤로, 목폴라를 입으면 답답하걸랑요.
그래서 대안으로 떠오른 목도리. 특히 올겨울 몹시 추웠던 탓에 목도리 없이는 살 수가 없었다.
지마켓에서 한번에 3개를 지르는 기염을 토하고... 집에 있던 숄 겸용 목도리들 포함, 이녀석들 돌아가며 끼고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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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0-02-08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습니다 ^^
아마 블로깅도 그 중 하나가 아닐까 싶네요. 그러니까 제 경우엔 '알라딘'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딸기 2010-02-09 17:27   좋아요 0 | URL
ㅋㅋ 알라딘도 좀 중독성이 있죠.
하지만 쌍방 소통이 되는 알라딘 말고요, 제 경우는 중독처럼 찾아가서 구경하는 블로그가 있거든요. 그쪽에선 절 알지도 못하는데도 열심히 들락거리다보면 무슨 스토커가 된 것 같은 기분도 들고요. ^^

무스탕 2010-02-08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머리는 긴데 당고머린 거의 안해봤고 (포니테일 아니면 풀어헤치는) 어그부츠 신어본적 없고, 화장에 대해선 딸기님이랑 거의 같으네요.
끊기 힘든건.. 암만해도 커피가 늘 1위에요. 끊고 싶은 맘이 없는게 솔직한 심정이지요 ^^

딸기 2010-02-09 17:27   좋아요 0 | URL
커피는 끊을 이유가 없잖아요^^
저는 커피와 차가 인생의 즐거움 중 하나인데요

카스피 2010-02-08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디너한테 제일 끊기 힘든것은 책사는 것이 아닐까요^^

딸기 2010-02-09 17:27   좋아요 0 | URL
저는 그건 잘 끊어요 ^^

kimji 2010-02-09 0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밀) 1번... 1번.... 부들부들... 반갑고, 또한 님과 제가 측은(?!) 하여;;;


딸기 2010-02-09 17:28   좋아요 0 | URL
오옷 고무줄바지 동지이셨군요! 반가워요 *^^*

이매지 2010-02-09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스킨푸드 네일 좋아해요 ㅎㅎㅎ
한동안 그레이럼만 주구장창 바르다가 -_-
하도 매니큐어를 발라대니 손톱이 자꾸 깨져서 지금은 좀 쉬고 있는 중 -_ㅠ

딸기 2010-02-09 17:28   좋아요 0 | URL
흑흑 바르다 안 바르니 증말 잘 깨지네요

가을산 2010-02-09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1번은 어디서 살 수 있어요? 동참하고 싶어요. ^^

딸기 2010-02-09 17:28   좋아요 0 | URL
지마켓에 많아요... 동참하셔요 ^^

마그 2010-02-09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킨푸드 네일... 흠. 탑코트 바르시는데도 각질 이신거면 표면정리...를...하하..
그리고 당분간 쉬시면서 핸드크림을 드으으음뿍 발라주셔도 좋습니다...
1번과 2번에 심하게 동감하는 1人

딸기 2010-02-09 17:29   좋아요 0 | URL
아, 동감해주시는 분이 또 있으시네요. 반갑습니다 ^^
핸드크림... 좋은 조언이로군요. 열심히 발라볼게요.
 

지구상에는 6000개가 넘는 언어들이 있다. 세계화와 자본주의화가 지구의 모든 곳을 뚫고들어가면서 사라지는 것은 생물종만이 아니다. 전통문화들이 ‘현대화’라는 명목 하에 사라지면서 언어들도 함께 ‘죽는다’. 특히 태평양·인도양의 섬나라나 아프리카, 미주 지역 미개발지역의 소수민족 언어들은 세계화의 파상공세 속에 나날이 사라지고 있다.





소수민족 보호단체인 서바이벌 인터내셔널(SI)은 4일 홈페이지를 통해 ‘현재까지 남아있는 인류 최고(最古)의 언어’ 중의 하나를 말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던 인도 여성 보아 스르(사진)가 노령으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인도양 안다만 제도의 고유 언어인 ‘보(Bo)’ 언어를 말할줄 아는 단 한 사람이었던 보아가 사망하면서 이제 보 언어는 지구상에서 사라졌다. 숨진 보아를 통해 보 언어를 연구해온 인도 언어학자 안비타 아비 박사는 “인류의 역사가 담긴 가장 오래된 언어 중의 하나인 보 언어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우리 모두의 손실”이라며 안타까워했다. SI의 스티븐 코리는 “보 언어의 소멸은 인류라는 공동체가 갖고 있던 많은 부분들이 기억 저편으로 사라지고 있음을 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와 말레이반도 사이, 벵골만 남부에 위치한 안다만 제도는 안다만 섬과 니코바르 섬 등 2개의 큰 섬을 중심으로 한 군도로 구성돼 있다. 이 지역에는 아프리카에 기원을 둔 소수민족들이 오래전부터 거주하면서 독자적인 문화를 형성해왔지만 영국 식민지를 거쳐 지금은 인도령 자치지역이다.
안다만은 태평양의 뉴기니 지역과 함께 인류학자·언어학자들이 인류문화의 보고로 여겨온 곳이다. 하지만 근래 외지 유입인구가 증가하고 힌디·벵골 계통 언어 사용자가 늘면서 토착 언어들은 계속 사라져왔다. 지난 석달 사이에만 안다만 제도에서 사용되는 언어 두 종류가 사라졌다. 보아가 사용했던 보 언어는 약 6만5000~7만년 전 생성된 것으로 여겨지며 지금까지 남아있던 세계 여러 언어들 가운데서도 가장 오래된 언어 중 하나였다. 아비 박사는 “신석기 시대부터 사용해온 언어가 마침내 사라진 것”이라고 말했다.




인구가 30만명이 넘지만 토착민인 ‘그레이트 안다만’ 부족은 사망한 보아를 포함해 54명밖에 남지 않았었다. 그 중 최고령이었던 보아는 지난 30여년간 부족민들 중에서도 보 언어를 아는 유일한 사람으로 남아있었다. 나머지 50여명 중 대부분은 전통 언어와 문화를 모르는 청소년·아이들이다.
영국 식민지와 태평양 전쟁, 일본군의 점령, 2004년의 아시아 쓰나미 등 온갖 풍파를 헤치고 살아왔던 보아는 생전에 대화를 나눌 사람이 줄어드는 것을 몹시 아쉬워했다. 마침내 자신 밖에 남지않게 되자 힌디어를 배워 의사소통을 했지만, 할머니가 불러주는 옛 노래들을 부족 아이들조차도 알아듣지 못하는 것을 보며 슬퍼했다고 한다.

지난 2008년 1월에는 에야크 이누이트족의 ‘나-데네’ 언어를 말할줄 아는 유일한 사람이던 마리 스미스 존스가 사망했다. 2003년 12월에는 러시아 북부 콜라반도에 사는 사미족 소수언어 ‘아칼라 사미’를 말하는 마지막 사람이었던 마르자 세르지나가 세상을 떴다. 그 전해에는 호주 원주민 소수언어인 ‘가아구주’의 유일한 사용자였던 빅 빌 네이지에가 숨을 거뒀다. 이들과 함께 이 언어들도 모두 사멸했다.
미국 비정부기구 ‘위기에 처한 언어를 위한 기금(ELF)’에 따르면 세계에서 현재 통용되는 언어 6000여개 중 절반은 이번 세기 안에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유럽인들이 좋아하는 휴양지 뉴칼레도니아의 하에케, 지레 등의 언어는 남아있는 사용자가 30명도 되지 않는다.
파푸아뉴기니와 솔로몬군도의 언어들 중에는 사용자가 1명밖에 남지 않아 사실상 수명이 끝난 언어들이 상당수다. 그 언어들에 담긴 역사와 인류의 지혜도 함께 소멸하는 것이다. SI는 “안다만의 몇 안 남은 원주민들은 생계를 정부지원에 의존하면서 외지에서 들어온 질병에 시달리고 알콜·약물중독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며 이들의 문화와 언어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그게 왜 나인지, 그리고 왜 내가 그런 사람이 된 건지 나는 몰라요. 분명히 말하지만, 마음이 아파요. 정말 마음이 아파요…”

(마지막 에야크어 사용자였던 마리 스미스 존스)

세계의 다양한 언어와 문화를 대부분 잃어버린다 하더라도 살아갈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삶의 질은 심각하게 저하될 것이다. 어떤 이들에게는, 그것이 삶의 의미 자체를 상실하는 것일 수도 있다.

-다니엘 네틀, 수잔 로메인 <사라져 가는 목소리들- 그 많던 언어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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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06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현재까지 남아있는 인류 최고(最高)의 언어’
'고'자가 그 '고'자가 아닐 텐데.. =_=.. 저렇게 되면 best의 의미.

딸기 2010-02-06 09:08   좋아요 0 | URL
아, 신문에는 제대로 나갔는데 저기는 잘못썼네요. 고쳐놓을게요

노이에자이트 2010-02-06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안다만 하면 김현희가 떠오릅니다.그리고 비행기 잔해를 찾기 위해서 출동한 한국배...
 
내 안의 물고기 - 물고기에서 인간까지, 35억 년 진화의 비밀
닐 슈빈 지음, 김명남 옮김 / 김영사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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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바다에서 태어난 생물은 언제 처음 뭍으로 올라왔을까. 그들은 어떻게 뭍에서 살 수 있는 다리를 갖게 되었을까.
박테리아에서 사람에 이르는 38억년간의 기나긴 진화과정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고생물학자들은 화석을 통해 생물의 지나온 역사를 복원한다. 복원되지 않은 채 빠뜨려진 부분을 ‘잃어버린 고리’라고 흔히 부른다. ‘물에서 뭍으로’ 동물의 이동을 보여주는 화석도 그런 ‘잃어버린 고리’들 중의 하나였다. (이 책의 저자는 '잃어버린 고리'가 아닌 '찾아낸 고리'라 불러야 한다고 말한다)
2006년 4월, 북극에서 가까운 캐나다 북부에서 발견된 3억8000만~3억7500만년 전 화석의 연구결과가 발표돼 세계가 떠들썩했다. 학계와 언론들은 "잃어버린 고리를 찾았다"며 환호했다. 나도 그 때 외신을 보고 기사를 썼던 기억이 생생하다.
거대한 물고기 모양에 지느러미가 달려 있지만 사지(四肢)와 비슷한 관절이 달려있고, 악어(파충류)나 도롱뇽(양서류)처럼 머리가 넙적한 희한한 생물이었다. 물에서 뭍으로 올라오기 시작한 시절의 동물. 물 밖으로 나가기 직전의 동물 화석과, 물 밖으로 나온 직후의 화석은 이미 발견돼 있었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물과 뭍에 걸쳐져 있는 중간단계의 화석을 발견하려 애쓰고 있었다. 이 화석을 발견해 ‘틱타알릭(학명 Tiktaalik roseae)’이라는 이름을 붙여준 것은 이 책의 저자인 시카고 대학의 닐 슈빈 교수였다.
‘틱타알릭’은 이누이트 언어로 ‘얕은 물에 사는 큰 물고기’라는 뜻이라고 한다. 슈빈은 이 책에서 틱타알릭을 발견하기까지의 과정을 생생하게 그리면서 그것이 상징하는 진화의 메커니즘을 설명한다.

“인간은 스스로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다른 생물들과 가깝다. 우리 몸속에는 우리에 앞서 이 땅에 살았던 선조 동물들, 고양이나 물고기, 파리의 자취가 그대로 남아 있다. 말하자면 우리 몸속에는 물고기의 일부가 있고, 물고기 속에는 인간의 일부가 있다.”

사람은, 아니 어떤 생물도, 혼자서 지구상에 뚝 떨어지지 않았다. 모든 생물은 DNA와 골격 안에 지구의 역사를 담고 있다. 헤켈의 ‘개체발생은 계통발생을 되풀이한다(사람이 생겨나는 과정에는 어류-양서류-파충류-포유류로의 발달과정이 모두 들어가 있다)’는 말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말에는 일면의 진실이 담겨 있다. 사람도, 상어도 모두 같은 생명의 법칙에 지배되며, 몸 안에는 진화의 역사가 새겨져 있다는 것이다. 슈빈은 그 신비에 이끌려 생물학자가 되었고, 화석을 찾는 작업에 나서게 되었고, 틱타알릭을 만났다.

“칼 세이건은 별을 들여다보는 것은 과거를 들여다보는 것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별빛은 영겁의 세월 이전에 이미 우리 눈으로 오는 여행을 시작했다. 지구가 만들어지기도 전에 말이다. 나는 사람을 들여다보는 것은 별을 들여다보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제대로 볼 줄 아는 사람에게 인체는 타임캡슐이나 마찬가지이다. 캡슐을 열면, 지구 역사의 결정적 순간들에 관한 이야기, 고대 바다와 개울과 숲에서 벌어졌던 먼 옛날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온다.

“사람은 개조된 물고기이다. 물고기의 체제를 가져다가 포유류의 옷을 입힌 뒤, 미세한 조정을 가해 두 다리로 걷고, 말하고, 생각하고, 손가락을 정교하게 움직이도록 만들면 갖가지 문제점들이 잠복한 조리법이 완성된다. 물고기를 포유류로 변장시키면서 대가를 치르지 않을 수 있겠는가. 완벽하게 설계된 세상이라면, 즉 진화의 역사가 존재하지 않는 세상이라면 우리가 치질에서 암까지 온갖 질병들 때문에 고통 받는 일은 없을 것이다.”

“우주 탐사 계획이 달을 보는 우리 시선을 바꾸어놓았듯, 고생물학과 유전학은 우리 자신을 보는 시선을 바꾸고 있다. 많은 것을 알아갈수록, 한때 까마득하게 멀어서 이해할 수 없는 듯 보였던 것이 어느새 우리 손아귀에 들어와 있다. 우리는 발견의 시대를 살고 있다. 과학을 통해 해파리, 벌레, 쥐 같은 여러 생물의 내적 작동방식을 밝히는 시대 말이다.
우리는 이제야 비로소 인류 역사의 진실들을 정확하게 짜 맞추어 나가고 있는 셈이다. 수십억 년에 걸친 변화의 과정을 돌아볼 때, 생명의 역사에서 혁신적이거나 독특했던 것들은 하나같이 오래된 재료를 재활용하고, 재조합하고, 재배치하는 등 새 용도에 맞게 변형시켜 이루어낸 성취들이었다. 바로 우리 몸 구석구석, 감각기관에서 머리까지, 나아가 몸의 체제 전체에 담긴 이야기다.”


저자는 화석을 찾아 ‘필드’에서 뛰는 고생물학의 즐거움과, 실험실에서 유전자 연구를 통해 신체 기관 발달의 메커니즘을 엿보는 실험 생물학, 즉 ‘이보디보(진화발생생물학)’ 양측에 발을 걸치고 있다. 고고학도, 고생물학도, 분류학도 모두 현대 DNA 분석기술의 발달로 엄청난 변화를 겪고 있다. 하지만 ‘필드와 실험실’ 모두를 아우르지 않고서는 절름발이가 될 수밖에 없다. 저자의 설명을 듣다 보면 현대의 진화생물학자들이 생명의 역사를 밝혀내기 위해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다.
책의 후반부는 틱타알릭 이야기라기보다는 ‘슈빈이 들려주는 생물 이야기, 진화 이야기’다. 도킨스의 <눈 먼 시계공>을 읽은 사람이라면 쉽게 넘길 수 있을 내용들이다. 설명 자체가 아주 쉽고 간결해서 생물학 맛보기 책으로도 좋을 것 같다. 쉬엄쉬엄 기분전환으로 읽다 보니 끝부분에 가선 어느새 숙연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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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브르는 프랑스 박물관인가 - 문화재 약탈과 반환의 역사
이보아 지음 / 민연 / 2002년 11월
평점 :
절판


약탈 문화재 논란에 대해 쉬우면서도 개념 있게 설명한다. 엘긴 마블스, 로제타스톤으로 시작되는 고대 유적·유물, 나치의 치밀한 문화재 약탈·파괴공작, 약탈 문화재를 둘러싼 ‘문화 민족주의’와 ‘국제주의’의 대립, 그리고 외규장곽 도서를 비롯한 한국의 빼앗긴 문화재 실태와 반환운동에 대해서까지 폭넓게 다뤘다. 약탈 문화재 그림들과 유명 박물관에 대한 설명들이 곁들여져 있어 읽을거리 겸 볼거리가 된다. 단점이 있다면, 저자가 자기 박사논문을 풀어서 좀 손쉽게 책으로 만들었다는 느낌. 어떤 때는 ‘보론’ 해가면서 학술서적 쓰듯이 했고, 어떤 때는 ‘미술 읽어주는 여자’ 식으로 편안히 썼다. 그래도 내용은 꽤 알차고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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