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주론 - 개역판 까치글방 86
니콜로 마키아벨리, 강정인 외 옮김 / 까치 / 2003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10년 가까이 해왔던 일을 접고 조금 긴 방학을 맞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일을 하는 동안에 이런저런 핑계로 접하지 못했던 이른바 '고전'을 좀 읽고 싶었다. 생각같아선 도스토예프스키나 톨스토이를 잡아보고 싶었지만 아무래도 그 기나긴 내용들을 소화하기 힘들것 같고 해서 택한 것은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대하소설은 아니지만 이 정도면 누가 뭐래도 고전이다 싶어 손에 들었다. 결과는? 생각보다 짧았고, 생각보다 빨리 읽었고,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이 책의 정치사상사적 의의를 설명하는 것은 내 능력 밖이고, 이 책의 내용을 소개하는 것 또한 내 역할은 아닌 것같으니 그저 '문외한의 독후감' 정도로만 해두자. 정치사상을 다룬 책들 치고 마키아벨리의 저작을 한차례씩 운운하지 않는 책 없지만, 나는 이 저명한 책을 그냥 액면 그대로, '한 사람의 편지' 로 읽었다. '군주론'은 백수상태로 나이먹어가던 마키아벨리가 메디치가의 잘나가는(혹은 잘 나갈 것으로 예상되던) '군주'에게 보낸 편지 형태의 저작이다. "위대한 누구누구님, 당신이 더 위대해지기 위해선 저의 충고를 꼭 읽어보셨으면" 어쩌구 하는 서문을 비롯해서 뒤의 에필로그까지, 마키아벨리가 당시 얼마나 찌글찌글한 상태에 놓여있었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어떻게 해서든 군주국의 고문 자리라도 얻어보려고 애쓰던 마키아벨리였으니, 편지에 그의 진심과 좀 다른 부분들이 보인다고 해도 놀랄 일은 아니다.

이 유명한 '군주론'이라는 제목이 마키아벨리의 이미지에 강권한 내지는 냉혹한 무엇인가를 덧씌울 수도 있겠지만, 기실 마키아벨리는 공화주의자였다. 우리가 입사지원서에 회사쪽 구미에 맞는 말들을 집어넣듯이, 마키아벨리는 '훌륭한 군주가 되려면 이러저러해야 한다'는 조언과 함께 메디치 가문에 대한 칭찬도 빼놓지 않았다. 잔인했다는 평가를 받는 로렌초 메디치를 다종다양한 '실패'에도 불구하고 '운 때문이었다'고 슬금슬쩍 넘어간다든가 하는 부분이 바로 그렇다. 노년에 갈수록 공화주의자의 면모를 많이 보였다고 하는데, 이 책에서 마키아벨리의 그런 의식은 매우 혼돈스런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적어도 내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 군주의 덕과 권위의 필요성을 예찬하면서 동시에 '인민에 기반을 둘 것'을 강조한다든가 하는 것은, 막 떠오르고 있던 공화정의 이데올로기와 마키아벨리 개인의 취직(?)의 필요성이 어설프게 섞여버린 결과처럼 보이기도 한다. 마키아벨리 전문가들의 의견은 모르겠고, 아무튼 내 눈에 그랬다는 것이다. 책에서 마키아벨리의 이런저런 모습과 생각을 보는 것은 재미있었다.

동시에, 지금도 적용될 수 있는 관찰, 혹은 냉정한 시선이랄까.

새로운 형태의 정부 수립을 주도하는 행위가 매우 어렵고 위험하며, 성공하기 힘들다는 점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 그 이유는 구질서로부터 이익을 얻던 모든 사람들이 혁신적 인물에게 반대하는 한편, 새로운 질서로부터 이익을 얻게 될 사람들은 기껏해야 미온적인 지지자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중략) 인간의 회의적인 속성상 자신들의 눈으로 확고한 결과를 직접 보기 전에는 새로운 제도를 신뢰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 결과 변화에 반대하는 세력들은 혁신자를 공격할 기회가 있으면 언제나 온 힘을 다하여 공격하는데 반해서, 그 지지자들은 반신반의하며 행동하는데에 그친다. (제6장 '자신의 무력과 능력에 의해서 획득한 새로운 군주국)


이를 마키아벨리 시대에 국한된 현상이라고 할 수 있을까? 개혁의 지지자들은 '가시적인' 성과를 원하면서 변덕스럽게 구는 반면에, 기득권층은 이익을 지키기 위해 사활을 건다. 개혁에 대한 마키아벨리의 경고는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마키아벨리는 15-16세기 이탈리아라는 시공간을 배경으로, 인간군상에 대한 묘사와 통찰에도 상당한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그는 제정 로마와 중근세 이탈리아 공국들의 예를 들면서, 인간이 얼마나 변덕스럽고 욕심많고 또한 나약한지를 강조한다. 마키아벨리와 한비자를 비교연구한 책이 있다면 한번 읽어보고픈 생각도 드는데, 마키아벨리의 성악설에서 인간의 본성과 이상형 사이의 '반어법'이 느껴진다고 하면 지나친 해석일까. 아무튼 변화하는 시대와 함께 가는 마키아벨리의 통찰력은 이 책이 왜 고전이 되었는지를 알게 해주고도 남는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6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냐 2004-10-20 0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전에도 어느 서재 쥔장이 '유명한 책이라고 무서워 말자'며 이 책 괜찮다고 했는데...^^
그나저나 '고전'에 손을 대다니...여유로운 휴가로세. 부럽네그려.

딸기 2004-10-20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한번 술술 읽어볼만 해. 나야 뭐, 당시 상황이라든가 정치사상에 대해선 전혀 모르니깐 그냥 편지읽듯 읽었어.
 
야옹이가 제일 좋아하는 색깔은? - 0~3세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34
제인 커브레라 지음, 김향금 옮김 / 보림 / 199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여러가지 색깔을 보여주는 책 답게, 이쁜 색깔로 채워져 있다. 하지만 '우리 엄마 어디있어요'의 단순한 대사에 비해서, 이 책의 문장은 별로. '난로 앞의 깔개 색깔이지' 등등, 세 살 아이가 이해하기 어려운 문장. 그리고 주황색과 빨강색의 구별이 불분명하다.

그리고, 제목은 '야옹이가 제일 좋아하는 색깔은'이라는 의문문으로 되어있는데, 각 페이지마다 '빨강색이야' '파랑색이야' 같은 단정적인 문장이 나와서, 제목과 호응이 안 된다. 마지막에 '주황색이야'가 정답(?)이긴 하지만, 번역을 좀더 세심하게 했으면 좋았을 듯.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 엄마 어디 있어요? - 색깔 여행 아기 물고기 하양이 시리즈 1
히도 반 헤네흐텐 글 그림, 서남희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0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색깔이 참 이쁘다. 까만 바탕에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보라색의 바다생물, 그리고 무지개빛깔을 한 아기 물고기가 주인공인데, 아주 어린아기들부터 3살 정도의 아이들에게 좋을 듯. 아이가 색깔에 관심이 많아서 이 책을 보여주게 됐는데 몹시 좋아한다. "어머 이게 누구야, 하양이의 엄마일까" 물어보면 아이는 "아니예요, 노란색 달팽이예요" 라고 대답한다. 대사가 워낙 간단해서 금새 다 외워버렸다. 동물들의 형태도 단순하게 잘 표현돼있고, 무엇보다 색깔이 고와서 좋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안아 줘! 웅진 세계그림책 29
제즈 앨버로우 지음 / 웅진주니어 / 2000년 9월
평점 :
품절


곧 만 세살이 되는 우리딸 별명은 '안아줘쟁이'다. 허구헌날 엄마아빠한테 '안아줘, 안아줘'... 하지만 안아주는 것은 주로 아빠의 일이고, 힘없는 엄마는 이 핑계 저 핑계 대로 안아주지 않기 위해 방어작전에 나선다. 나같은 엄마한테 이 책은 치명타였다!

엄마, 안아줘... (다른동물들은 모두 엄마가) 안았네!

대사라고는 저것밖에 없는 동화. 하지만 나름대로 스토리가 있고 보면, 내 딸 또래 아이들 대상으로 만들어진 이른바 '정보성 동화'(색깔이름 동물이름 등등 나오는 책들)하고는 분명히 다르다. 어쩌다가 외토리가 되어버린 아기 원숭이, 다른 동물들 엄마랑 아기랑 안고있는 것 보고 서럽게 '안아줘'를 외치다가 엄마를 만나 드디어 안기게 됐다는 줄거리. 단순하다고? 단순한 것 치고는, 마지막에 나름대로 '복선'이 있다. 엄마랑 아기만 안아주는 게 아니라, 코끼리랑 원숭이랑 기린이랑 다같이 어우러져 껴안고 웃는다. 책 참 괜찮고, 아이도 이 책을 참 좋아한다.


댓글(5)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냐 2004-10-19 0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똑똑한 엄마가 좋은 책 고른다고 하다가 제 꾀에 넘어간다지. ^^*

마냐 2004-10-19 0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국경을 건너 저편에서 같은 시간에 '소통'이 되는군. 새삼 신기하군.
(아참, 밀렸던거 오늘 처리 완료. 담주꺼 기대중...글구 아마 1주년 (11.17) 즈음에 필자 교체 추진하라네...오늘껀 특히 재밌었는데..)

딸기 2004-10-19 0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필자교체, 언제든 환영입니다 *^^*

딸기 2004-10-19 0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책은 누가 줬어요. ^^
울애기 책은 사실 안 사줬거든. 비싸기도 하고, 음... 또... 내가 게으르기도 하고
(그러면서 니 책은 잘만 사지 -_- 라고 속으로 그러고 있지요?)
또... 아직 애기가 책을 못 읽는데다가...
아는 언니네 딸이 올해 학교 들어갔는데, 걔가 어릴 때 보던 거 짤막한 것들 물려받았어.
근데 그런건 스토리가 없어서 별로 재미가 없더라구, 나는.
엄마도 재미가 있어야 애기한테 읽어주든가 말든가 하지...
저 책은 또다른 어떤 언니한테 받은건데, 제법 재밌기도 했고.
이번에 알라딘에 책 주문하면서, 처음으로 그림책 3권 사봤어.

릴케 현상 2004-10-19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인듯... 애가 없어서 그렇긴 하지만^^ 조카 사주면서 나도 봐야겠어요
 
엘러건트 유니버스
브라이언 그린 지음, 박병철 옮김 / 승산 / 200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공부삼아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나의 '문턱'을 깨닫게 된다. 한가지 주제나 상황에 대해 쓰여진 책을 3권 읽으면 감이 잡히고, 10권 정도 읽으면 좀 알겠다 싶은 걸 보니 '10권'이 내게는 문턱인 셈이다. 그런데 이젠 문턱을 넘었을 때가 되었는데도 도통 내 머리로 '상상' 내지는 '재연'을 해내기 힘든 종목이 있다. 바로 물리학이다. 과학 근처에도 가보지 않은 내가 감히 깜이 오네 안 오네 할 처지가 못 된다는 것은 당연하지만, '과학적 상상력의 부재'는 자못 심각하다.
뭐, 자괴감 같은 것은 느끼지 않는다. 세상엔 여러가지 사람이 있고 여러가지 관심사들이 있으니까. 그러니 '물리학자'라는 직업도 따로 존재하고, 더불어 물리학 책을 쓰는 사람이 생겨나고, 그걸 읽는 독자도 있는 것 아니겠는가. 말하자면 나는, 물리학자들이 우주만물의 원리를 알아내기 위해 무슨 일을 하고 있나, 이제까지 알아낸 것이 대체 뭔지 구경이나 해보자 하는 생각으로 '일반인을 위한 과학'류의 책들을 읽어주는 독자다.
나같은 독자에게 '과학적 상상력'의 부재는 어떤 안타까운 결과를 가져다 주느냐-- 과학의 성과가 갖고온 사회적 영향력, 이런 것들은 내 머리로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나는 빛이 입자이자 파동일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으며(이중 슬릿의 그림 따위는 너무나 많이 봤지만 도저히 상상이 안 간다고!), 에너지와 질량이 어떻게 호환이 되는지 그림을 그릴 수가 없으며(아인슈타인이 불세출의 천재이자 시대의 영웅이라는 것은 백번 인정한다), 시간과 공간이 서로 왔다갔다 하고 공간이 휘어지고 하는 것은 죽어도 이해를 못하겠단 말이다. 그러니, 10차원 11차원에 공간을 휘어감고 찢었다붙이는 초끈이론을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느냐는 말이다. 물리학 관련 책들을 읽다 보면 한번씩 부딪치지 않을 수 없는 수퍼스트링. 내겐 돌부리나 목에 걸린 가시같은 존재였다.

'엘러건트 유니버스'는 하필이면! 저 초끈이론에 대한 책이다. 위에서 장황하게 설명한, '갈팡질팡하는 독자' 입장에서 보자면 까만별 10개를 주고 싶은 책이다. 이 책을 읽고 초끈이론을 완전히 이해했느냐고? 물론 아니다. 하지만 그동안 읽었던 통일장 이론을 다룬 교양과학서 중에서는 가히 최고였다.
책은 뉴턴 물리학을 뒤집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원리를 적어도 내가 보아왔던 책들 중에선 가장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어떤 선생보다도 멋지게, 기가막히게 웃기는(코믹하다는 것이 아니라 상황설정이 재미있다) 비유를 들어 상대성원리를 설명해낸다. 예시한 사례와 그림을 보다 보면 어쩐지 머리 속에 그림이 그려지는 것같은 기분이 든다. 책 전반부는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의 탄생과정, 기본개념들을 설명하는데, 본론 못잖게 재미있었다.
이 책은 이론물리학의 첨단 조류를 다루고 있다. 별 관측하고 플라스크 들여다보는 과학자들의 얘기가 아니라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들고 적절한 수학적 방법을 찾는 이론물리학자들의 이야기이다. 저자는 자신의 연구 과정을 포함해서, 초끈이론의 탄생과 그동안의 발전을 생생하게 소개해준다. 대체 물리학자들은 어떻게 해서 그런 걸 알게 됐을까, 과학자들은 어떻게 해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됐을까-- 과학 문외한들이 궁금해하기 마련인, 물리학자들의 연구 방식(생각을 전개해가는 방식)에 대해 알려준다는 것이 이 책의 또다른 장점이다. 덕택에 구체적인 과정까지는 아니더라도, 끈이론 학자들의 논리를 멀찍이 떨어져서나마 따라갈 수가 있다.
더불어 막강하고 훌륭한 번역에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책을 읽는 재미 중에 무시 못할 부분이, 괄호 안에 들어있는 옮긴이의 설명을 읽는 거였다. 끈이론을 공부할 당시의 경험을 예시해가면서, 위트를 섞어가며 저자의 말을 풀이해 들려주는데 이게 또 쏠쏠히 재밌었다.

기본적으로 난해한 주제이기는 하지만 책이 워낙 재미있어서, 읽는동안 내내 다른 것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을 정도. 이런 책이 좀더 나와준다면, 어쩌면 '문턱'을 넘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한데 말이다.

댓글(13)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로드무비 2004-10-18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턱은 이미 넘으신 것 같은데요?^^

balmas 2004-10-18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서평을 참 재미있게 잘 쓰세요.^^
왠지 이 서평도 뽑힐 것 같은 기분 ...(부러워라^^)

딸기 2004-10-18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아직도 문턱을 못 넘었다니깐요 ^^
발마스님, 칭찬 고맙습니다. 발마스님이야말로. ~~

마냐 2004-10-18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억못하겠지만...딸기님이 "당신에겐 안 맞을 책"이라는 식으로 뭐라했는데...여봐란듯이 잘난체 하고 싶어서 이 책을 샀지. 이게 뭔 심뽀인지. 암튼 당근 내겐 도저히 넘을 수 없는 산같은 책. 사실 첫장 이후 넘어가보지도 않았지. 근데..이글은 왜 이리 낯익지? 혹시 딸기네 있던 글인가.

딸기 2004-10-19 0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냐님,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그건 오해예요. 나는 그런식으로 얘기한 게 아니라구요. 마냐님이 이 책 빌려달라고 하고, 거사님이 '쉽게 볼 책 아니다'라고 해서, 내가 '마냐님이 빌려달라는 이유는 (나하고 똑같은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나는 이러저러해서 아무튼 읽고 싶다, 이런 거였다고요.

아무튼, 그때 사놓고 나도 이제야 읽었다니깐. ㅋㅋㅋ 그러니 벌써 몇년이 지난 건가. 산같은 책이라고 거사님이 그러셔서 나도 쫄았는데 읽다보면 재밌어요. 초강추.

딸기 2004-10-19 0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리고, '기억 못하겠지만~' 이라는건 좀 웃기는걸요. 원래 기억하는 건 나의 일 아니었나. 흐흐. 어차피 마냐님도, 내가 기억하고 있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을 거면서. ^^

에레혼 2004-10-19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래 전부터 <엘레건트 유니버스>란 제목을 '읽고 싶은 책' 목록에 적어놓았는데(제목이 무척 엘레강스하잖아요?^^), 아직 도전 못 하고 있습니다.
저는 제 문턱의 높이가 얼마쯤인지도 가늠 못 하고 있으니, 스트롱베리님의 몇 년보다 더 세월이 지난 뒤에야 이 책의 첫장을 넘길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ㅜㅜ

깍두기 2004-10-19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찜이에요,찜. 너무 재밌을거 같아요. 중3때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본 이후에 천문, 물리계통의 교양도서를 찾아 읽기 시작했건만 코스모스보다 어려운 책은 절대 이해 불가능입니다. 이건 물론 코스모스보다 당근 어렵겠지만,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는 것 같다 하셨죠? 저 님의 말씀을 믿고 이 책 살테여요. 책임지세요^^
(저랑 같은 고민을 하셨네요ㅎㅎ. 아랫글을 보니^^)

나같은 독자에게 '과학적 상상력'의 부재는 어떤 안타까운 결과를 가져다 주느냐-- 과학의 성과가 갖고온 사회적 영향력, 이런 것들은 내 머리로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나는 빛이 입자이자 파동일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으며(이중 슬릿의 그림 따위는 너무나 많이 봤지만 도저히 상상이 안 간다고!), 에너지와 질량이 어떻게 호환이 되는지 그림을 그릴 수가 없으며(아인슈타인이 불세출의 천재이자 시대의 영웅이라는 것은 백번 인정한다), 시간과 공간이 서로 왔다갔다 하고 공간이 휘어지고 하는 것은 죽어도 이해를 못하겠단 말이다.

딸기 2004-10-19 1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넘지못할 고개를 넘어보고자 과학책을 몇번씩 들여다봤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저 고민을 이해할 겁니다. ^^ 저 책 재미있으니깐, '끈기를 갖고' 보세요. '만물이론'을 다룬 책들을 몇권 봤는데, 보통은 상대성이론 설명하는데 한참, 그리고 최근의 연구결과 나열하는 식이었어요. 저 책은 저자가 초끈이론 신봉자이다 보니 아무래도 설명이 구체적이죠. 초끈이론이 현재 학계에서 과연 그같은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지는 논외로 하고, 어쨌든 재미는 있습니다.

마냐 2004-10-20 0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저노무 기억력. 칫. 아...이노무 건망증..이 아니라 뇌용량 한계.

딸기 2004-10-20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이노무 기억력도 요즘 시원찮다 못해 의심스러운 수준이긴 해.
게다가 요샌... 흰머리... 탈모... 잔주름... ㅠ.ㅠ

마냐 2004-10-21 0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같이 늙어가서 다행이다.

딸기 2004-10-21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냐님도 흰머리 생기는 중? 난 아주 미치겠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