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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맥닐의 책을 읽어보고 싶은데 지난번에 알라딘에서 검색을 해봤더니 한권도 없었다. 얼마전 이산출판사에서 나온 책을 보다가, 뒷표지 날개 '히스토리아 문디' 광고에 맥닐의 책 2권이 적혀 있고 '근간'이라 표시되어 있는 것을 봤다. 역시 이산출판사! 헌데 아직도 출간되지는 않은 모양이다. 오늘 다시 알라딘에서 검색을 해보니, 98년에 맥닐의 책 한권이 번역되었다가 품절된 것으로 나와 있다.

예전에 인터넷을 통해 알게된 어떤 분이 칼 세이건 팬사이트를 운영하고 계셨다. 그 사이트에 들어가보면 게시판의 주종을 이루고 있는 글들은 '코스모스를 어디에서 구할 수 있나요' 라는 거였다. 아마도 '코스모스' 독후감이 과제물로 하달된 모양인데 정작 그 책은 절판된 뒤였다. 그때 사실 깜짝 놀랐다. 나는 아직 '코스모스'를 읽지는 못했지만 그 책이 굉장히 유명하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는데, 그 유명한 세이건의 코스모스조차도 출판되지 않고 있다니!

어찌어찌하다가 꼭 읽고싶어진 책들이 있는데, 꽤 유명한 책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에 완역돼있지 않거나 혹은 한번 나왔다가 금새 절판됐거나 했을 경우는 어쩔 수 없이 실망하게 된다. 책을 구할 수 없게 된 실망감, 그리고 출판대국으로 가려면 아직 멀기만한 한국 출판계에 대한 실망감. 그런 책 중의 하나는 페르샤 시인 페르도우시의 서사시 '샤나메'다. 이태전 교보에서 샤나메 축약본이 어느 신화집 속에 조금 들어있는 것은 봤지만 사지 않았다. 완역된 것으로 제대로 읽고 싶었기 때문이다. 결국 인터넷을 뒤져서 영어로 된 샤나메를 찾아 앞부분 조금 읽었지만 그걸로 끝. 컴퓨터로 보기가 힘들기도 하고, 영어로 읽는 것이 버겁기도 해서였다. 이라크전쟁으로 세상이 뒤집어졌지만 국내에는 하다못해 이라크에 대한 개설서도 없어서, 예전에 일하러 갈때 영어로 된 한권짜리 복사본을 읽어야 했다. 지금은 나와 있을까?

이제보니 엠마 골드먼의 책도 몇해전 나왔다가 품절인지 절판인지 돼버렸고(언제 다시 나오려나) '쟈니 총을 들다'는 여전히 없다. 책 안 읽는 세태를 탓하지 말고, 단 몇명의 독자들이라도 원하는 책을 읽을 수 있게 해줄수는 없을까, 우리 출판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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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구두 2005-01-08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가 출판된 적이 없다니... 사실이 아닌 듯 싶은데요. 정식 계약으로 나온 적은 없지만, 우리 집에 버젓이 있는 책을 나온 적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 않나요. 물론 딸기님의 이 글이 이야기하고자 바에는 적극 찬동하는 바이오만... 흐흐.

딸기 2005-01-08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출판된 적이 없다는 건 물론 아니예요. 나왔었죠, 단단하고 시커먼 책... 아니었던가요?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절판되어서 한동안 그거 구하려던 학생들이 애먹었대요. 위에서 말한 그 사이트에서는 '교보 귀퉁이에서 표지 뜯어진 재고 2권을 봤다' 이런 '제보'들도 왔다갔다 했었거든요. 구두님 그 책 갖고 있군요! 럴쑤...
 

아이덴티티님을 위한 선물입니다.
꽈레스키, '약속을 지킨 소녀'라는 단편인데요. 인터넷에서 읽기엔 좀 길지도 모르지만, 재미있어요. :)

+++

여자라고? 아니, 여자는 필요없다.
술집에서 노래를 부르거나 약간 흥청거리는 일이라면 난 언제나 찬성이다. 하지만 그 이상은 아니다. 나에겐 이미 내 소녀가 있다. 그녀는 파브리꼰의 길을 따라 늘어선 세 번째 전봇대에서 매일 저녁 나를 기다리고 있다.

나는 열 네 살이었고, 파브리꼰의 길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서양자두나무 한 그루가 담장 너머로 가지를 늘어 뜨리고 있었다.
어느 날 나는 자전거를 멈추었다. 어느 소녀가 손에 바구니를 들고 들판에서 오고 있었다. 나는 그녀를 불렀다. 나보다 훨씬 키가 크고 몸매가 잘 잡힌 것으로 보아 분명 열 아홉 살은 되었을 것이다.

"나 목마 좀 태워 줘."
그녀에게 말했다. 소녀는 바구니를 내려 놓고 나는 그녀의 어깨 위로 올라섰다. 가지에는 자두가 넘치게 달려 있었고 나는 윗도리 가득히 노란 자두를 땄다.
"치마를 벌려. 절반으로 나누게."
내가 소녀에게 말했다. 소녀는 필요없다고 대답했다.
"넌 자두를 좋아하지 않니?"
내가 물었다.
"좋아해. 하지만 나는 언제든지 딸 수가 있어. 이 나무는 우리거야. 난 저기서 살고 있어."

그 때 나는 열 네 살이었고 짧은 바지를 입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미장이 조수 일을 하고 있었고 아무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녀는 나보다 훨씬 더 키가 컸고 처녀처럼 몸매가 잡혀 있었다.
"너 사람을 놀리는구나."
나는 소녀를 노려보며 소리쳤다.
"하지만 이 못생긴 키다리야. 난 네 얼굴을 박살 낼 수도 있어!"
소녀는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했다.

이틀 후 저녁 똑같은 길에서 나는 그녀를 다시 만났다.
"안녕. 키다리!"
내가 소리쳤다. 그리고는 입안 가득히 욕을 퍼부었다.
지금은 그렇게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때는 나폴리에서 욕을 배운 미장이 십장보다 더 잘했었다. 그 뒤 여러번 소녀를 만났지만 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어느 날 저녁 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자전거에서 뛰어 내려 소녀의 길을 가로 막았다.
"무엇 때문에 날 그렇게 쳐다보는지 알고 싶어."
나는 베레모의 챙을 한쪽으로 홱 젖히면서 물었다.
소녀는 물처럼 투명한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내가 전혀 본 적이 없는 두 눈이었다.
"난 너를 보고 있지 않아."
소녀가 겁에 질려 대답했다. 나는 다시 자전거에 올라탔다.
"조심하라구, 키다리! 난 농담하는게 아냐!"

일주일 후 나는 소녀를 다시 보았는데 어떤 청년과 함께내 앞에서 걸어가고 있었다. 나는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었다. 나는 자전거 페달 위에서 벌떡 일어서 미친 듯이 밟아 댔다. 청년의 2미터 쯤 뒤에서 속력을 늦추었고, 곁을 가까이 스쳐지나면서 어깨로 힘껏 밀쳤다. 청년은 무화과 껍질처럼 땅바닥에 길게 널부러졌다. 뒤에서 나한테 갈보새끼라고 욕하는 걸 들었다.
그래서 나는 자전거에서 내려 자전거를 자갈 더미 곁의 전봇대에 기대어 놓았다. 청년이 미친 듯이 나를 향해 달려오는 것을 보았다. 스무 살 정도의 청년이었고 날 한 주먹에 때려 뉘일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미장이 조수 일을 하고 있었고 아무도 두려워하지 않았었다.나는 때맞추어 돌멩이로 그 녀석의 얼굴을 정통으로 맞추었다.

우리 아버지는 특이한 기술자였다. 아버지가 멍키스페너를 손에 들고 있으면 온 동네가 다 도망갔다. 하지만 그런 우리 아버지도 내가 돌멩이 하나를 움켜쥐는 걸 보면 뒤로 물러서곤 했다. 그리고 날 때리기 위해서는 내가 잠들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우리 아버지도 그러셨는데, 저런 멍청이 정도야!

그의 얼굴은 피범벅이 되었고 나는 훌쩍 자전거에 올라타 멀리 달아났다. 나는 이틀 동안 멀리 돌아서 다녔다. 그러다가 사흘 째 되는 날 저녁 나는 다시 파브리꼰의 길로 돌아왔다. 소녀를 보자 나는 바싹 뒤쫒아가 미국식으로 자전거 안장에서 뒤로 훌쩍 뛰어내렸다.
요즈음 소년들이 자전거 타는 걸 보면 웃음이 나올 지경이다. 흙받이, 종, 브레이크, 전기 헤드라이트, 변속기만 이용할 뿐 무억을 한단 말인가?

나는 녹이 덕지덕지 슨 프레라 자전거를 갖고 있었지만 광장의 열 여섯 계단을 내려가기 위해 절대로 내리지 않았다. 핸들을 꽉 움켜쥐고 번개처럼 달려 내려가곤 했다.
나는 자전거에서 내려 소녀 앞에 섰다. 핸들에 매달린 배낭에서 망치를 꺼내어 들었다.
"다시 한 번 다른 녀석과 함께 있는 걸 보면, 너와 그 녀석 대갈통을 바숴놓을 거야."
그녀는 그 미칠 정도로 물처럼 맑은 눈으로 날 쳐다보았다.

"왜 그런 말을 하지?"
소녀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건 나도 몰랐다.
하지만 그게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그래야 되니까 그래."
내가 대답했다.
"너는 혼자 다니든가 아니면 나하고만 다녀야 해."
"난 열 아홉 살인데 넌 기껏해야 열 네 살이야. 네가 최소한 열 여덟만 되어도 문제는 달라. 난 이제 처녀가 되었지만 넌 아직 소년이야."
"그러면 내가 열 여덟이 될 때까지 기다리라구!"
내가 소리쳤다.
"다른 놈과 함께 다니지 않도록 조심해. 아니면 죽을 줄 알아!"

그 때 나는 미장이 조수 일을 하고 있었고 아무 것도 두려워하지 않았었다. 사람들이 여자 이야기를 하면 나는 벌떡 일어나 가 버리곤 했다. 여자란 나에게 썩은 무화과보다도 중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소녀만은 다른 녀석과 만나지 않아야 했다.
나는 거의 4년 동안 일요일만 빼고 매일 저녁 그 소녀를 만났다. 소녀는 언제나 파브리꼰의 길가 세 번째 전봇대에 기대어 서서 나를 기다렸다.비가 올 때면 그 멋진 우산을 펼쳐 들고 있었다. 나는 단 한번도 자전거를 멈추지 않았다.

"안녕."
내가 지나가면서 말하면,
"안녕."
하고 소녀는 대답했다.

열 여덟 살이 되던 날 나는 자전거에서 내렸다.
"이제 열 여덟 살이 되었어."
내가 말했다.
"이제 나와 산책할 수 있어. 만약 어리석은 짓 하면 머리통을 까부술 거야."
그녀는 이제 스물 세 살이었고 완전한 처녀가 되어 있었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물처럼 맑은 눈을 갖고 있었으며 여전히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넌 열 여덟살이 되었지만 나는 스물 세 살이 되었어.
내가 너처럼 젊은 애하고 함께 있는 걸 보면 청년들이 나한테 돌멩이를 던질 거야."
나는 자전거를 땅바닥에 내팽개치고 납작한 돌멩이 하나를 집어들고서 말했다.
"저기 세 번째 전봇대의 애자가 보이지?"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정통으로 맞추었고 그 곳엔 벌레처럼 헐벗은 쇠고리만 남았다.
"돌멩이를 던지기 전에 청년들은 어떻게 던지는가를 배워야 한다구!"
내가 소리쳤다.
"내가 말하는 것은,"
소녀가 말했다.
"처녀가 어린 소년하고 돌아 다니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하는 거야. 최소한 네가 군대라도 마쳤다면…"

나는 베레모의 챙을 왼쪽으로 홱 돌렸다.
"이봐, 혹시 날 멍청이로 놀리는 것은 아니겠지? 군대를 마치면 난 스물 한 살, 넌 스물 여섯이 될 거야. 그 때 가서 또 다른 이야기를 하겠지?"
"아니야."
소녀가 대답했다.
"열 여덟과 스물 셋하고 스물 하나와 스물 여섯은 완전히 다른 거야.
앞으로 나갈수록 나이 차이는 별로 중요해지지 않아. 남자가 스물 한 살이거나 스물 여섯 살 이거나 그건 똑같은 거야."
그 말이 맞는 것 같았다. 나는 결코 속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렇다면 내가 군대를 마쳤을 때 다시 이야기하자."
내가 자전거에 올라 타면서 말했다.
"하지만 조심해. 내가 돌아와서 널 찾지 못하면 네 아버지 침대 밑에 숨어 있어도 네 대갈통을 부숴놓을 거야!"

매일 저녁 그녀가 세 번째 전봇대 아래 서 있는 것을 보았다. 나는 절대 자전거에서 내리지 않았다. 내가
"안녕."
하고 말하면 그녀는
"안녕."
하고 대답했다. 소집 여장을 받았을 때 나는 그녀에게 소리쳤다.
"내일 군대 간다!"
"그래 잘가."
소녀는 대답했다.

지금 내 군대 생활을 모두 기억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18개월의 군대 생활이었고 부대에서 나는 집에서처럼 지냈다. 3개월은 막사에서만 지냈다. 말하자면 매일 저녁 외출 금지이거나 부대 안에서만 지내야 했다. 18개월이 지나자 나는 곧바로 집으로 돌아왔다.
나는 오후 늦게 도착했다. 사복으로 갈아입지도 않은 채 나는 자전거에 뛰어올라 파브리꼰의 길로 달렸다. 만약 그녀가 또 다른 변명을 늘어 놓았으면 난 그녀의 등 위로 자전거를 타고 지나갔을 것이다. 날은 서서히 어두워지고 있었고 나는 도대체 어디서 그녀를 찾아낼까 생각하며 미친 듯이 달렸다.

그런데 그렇게 찾을 필요가 없었다.
그녀는 정확히 세 번째 전봇대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헤어졌을 때와 똑같았다. 두 눈도 역시 똑같았다. 나는 그녀 앞에서 내려섰다.

"나 제대했어."
나는 제대증을 보이면서 말했다.
"이탈리아가 앉아 있는 도장이지. 이건 완전한 제대를 뜻해. 그런데 만약 이탈리아가 서 있는 도장이면 임시 제대가 되는 거야."
"정말 멋지구나."
그녀가 대답했다. 나는 너무 정신 없이 달렸기 때문에 목이 말랐다.
"그 전처럼 자두 몇 개 먹을 수 있을까?"
내가 물었다. 소녀는 한숨을 쉬었다.
"안됐지만 자두나무는 불탔어."

"불탔다고?" 나는 깜짝 놀랐다.
"자두나무가 불에 타다니 무슨 소리야?"
"여섯 달 전이었어. 어느 날 밤 헛간에 불이 나서 집과 마당의 나무들까지 모두 성냥개비처럼 타 버렸어. 모두 타 버렸지. 두 시간 후에는 벽밖에 남지 않았어. 저기 보이지?"

나는 그 쪽을 바라보았다. 시커먼 벽이 보였고 창문 하나가 붉은 하늘을 향해 열려 있었을 뿐이었다.

"그래서 너는?"
내가 물었다.
"나도 역시."
그녀가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나도 역시 나머지 것들과 마찬가지야. 한 줌의 재로 모두 끝나버렸어."

나는 전봇대에 기대어 서 있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나는 뚫어지게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얼굴과 그녀의 몸통을 통하여 전봇대의 나뭇결과 호숫가의 풀들이 보였다.
내가 그녀의 이마에 손가락을 대자 전봇대가 만져졌다.

"내가 널 아프게 했니?"
내가 물었다.
"전혀 아프지 않아."

우리는 잠시 말 없이 서 있었다. 하늘은 더욱 더 어둡게 물들어 갔다.

"그래서?"
마침내 내가 물었다.
"나는 널 기다렸어."
그녀가 한숨을 쉬었다.
"내 잘못이 절대 아니라는 걸, 약속을 지켰다는 걸 너에게 보여주려고 말이야. 이제 가도 되겠니?"

그 때 나는 스물 한 살이었고 75밀리 박격포라도 가져왔을 것이다.
내가 지나갈 때면 여자들은 마치 장군의 사열이라도 하듯이 가슴을 앞으로 내밀고 나를 눈이 찢어져라 응시하곤 했었다.

"그러면,"
소녀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다시 말했다.
"이제는 가도 되겠니?"
"안돼."
내가 대답했다.
"너는 내가 이 다른 일을 끝마칠 때까지 날 기다려야 해. 아름다운 아가씨야, 날 놀리면 안돼."
"좋아."
소녀가 대답했다. 마치 미소를 띠는 것 같았다.
나는 곧바로 자전거 위에 올라탔다.
이제 벌써 12년 동안이나 우리는 매일 저녁 만나곤 한다.
나는 영원토록 소녀를 만날 것이다.
나는 지나가면서 절대로 자전거에서 내리지 않는다.

"안녕."
"안녕."
이해가 가실는지? 여하튼 술집에서 노래를 부르거나 약간 흥청거리는 일이라면 난 언제나 찬성이다. 하지만 그 이상은 아니다. 나에게는 이미 파브리꼰의 길가 세 번째 전봇대에서 매일 저녁 나를 기다리고 있는 소녀가 있다. 어떤 사람이 말할 것이다.

"이봐 친구, 왜 그런 이야기를 해주는 거요?"

"대답하지요. 그건 사실이기 때문이요.
산과 강 사이에 있는 그 조그마한 땅덩어리에서는 다른 곳에서는 일어나지 않는 일들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들은 그 곳 풍경과 잘 어울리는 일들이요.
그 곳에서는 산 사람에게나 죽은 사람에게 아주 좋은 특수한 공기가 감돌고 있소. 그 곳에서는 개들도 영혼을 갖고 있습니다. 아직도 모르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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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주문한 책도 아직 다 안 읽었지만... 주문 중독이런가.
올해는 문학의 해... 따라서 문학책??을 많이 주문했다.

거미여인의 키스- 마누엘 푸익
고리오 영감- 오노레 드 발자크
그 후- 나쓰메 소세키
네루다의 우편배달부- 안토니오 스카르메타
농담- 밀란 쿤데라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로맹 가리
인간 실격- 다자이 오사무
포- 존 쿳시

석유의 종말- 폴 로버츠
촘스키- 존 마허
콜롬비아의 딸 잉그리드 베탄쿠르- 잉그리드 베탄쿠르
평화의 발명- 마이클 하워드
나는 왕이 아니다- 니나 브라운 베이커

2월이 되면 서울로 돌아간다. 그때까지, 지난번 주문했던 책들로 참을까... 하다가, "올해는 문학의 해!"라며 두 주먹 불끈. 남은 한 달 동안 소설이나 열심히 읽어야겠다, 라고 생각하고 주문장을 넣은 뒤...남편에게 물었다.

"인간실격을 읽어야겠어. 그런 거 알어, 인간실격이라고?"
"아니."
"그런 것도 모르고서.. 과연 일본에서 공부를 한 사람이라고 할 수가 있는 거야!"
"그게 뭔데."
"다자이 오사무의 소설!"

그러는 딸기는 과연 다자이 오사무를 아는가? 물론, 모른다. 지난번에 어느 지방 여행하다가, 다자이 오사무 문학비가 세워져 있는 것은 봤다. 한자로 쓰여있어서... 그게 다자이 오사무를 가리키는 거라는 걸 한참 뒤에야 깨달았다.

이번엔 남편이 내게 묻는다.

"다자이 오사무의 '해협'이라고, 아냐?"
"모르지, 그런 건."
"그런 건 없지. ㅎㅎ"
-_-;;

저렇게 썰렁한 농담...이 통하는 것도, 올해까지다. 얼마 안 남았다구, 올해는 문학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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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a78 2005-01-06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세키의 [그 후]는 [마음]의 후속편인가요? [그 후]를 읽으면 [마음]이 이해되려나..- _ -;;

저는 [고리오 영감]을 가장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

하이드 2005-01-06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는 '방드르디,,'의 연장인가요?

아, 그리고 아무래도.. 이맘때는 '주문 바이러스'가 떠도는것 같아요. 아, 책 사고 싶어라.

딸기 2005-01-06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판다님, 제게 아무것도 묻지 마시라니깐요. 문학...에 대해서라면 거의 무뇌아 수준입니다. 하이드님, '포'는 '방드르디'의 연장 맞습니다. 주문바이러스... ㅋㅋ 저만 물린 것이 아니니깐 어쩐지 안심해도 될 것같은 기분입니다.

반딧불,, 2005-01-07 0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83322

어쨌든 인사 드리옵니다.

장난감 보고 왔는데요.

거기엔 댓글이 안되는군요. 퍼갔습니다.


딸기 2005-01-07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덴티티님의 서재에선 제가 자극을 많이 받는걸요. 소설! 소설! (아, 이렇게 외쳐놓고 올 연말에 소설 몇권 읽은 게 없으면 무슨 망신일까). 반딧불님, 이상하게 어제는 댓글이 잘 안 되더군요. 장난감 재밌지요?
 

올해는 내겐 '문학의 해'라고, 맘 속으로 정했다. 계획은 단순하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을 읽는 것. 세계문학전집,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말이다. 세계, 문학, 전집... '전집'류를 읽은지 얼마나 됐을까? 어릴적 계몽사 동화집과 에이브, 세계역사 어쩌구 하는 10권짜리 책들,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집에 있었을 시퍼런 을유문화사 문학전집, 그보다 조금 커서 읽었던 사루비아문고와 삼중당문고 몇권, 대학교 때 끼고다녔던 창비시선 몇권, 그리고는 끝이었나.

생각해보면 내 머릿 속 추억의 책꽂이는 그때 그 책들로 가득 차 있다. 추억의 책꽂이 제일 윗편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그시절 누구나 한질 갖고 있었을 계몽사 50권짜리 주홍빛 동화집의 책들이다. 세계 여러나라의 민담들, 엘리너 파아전을 거기서 만났다.
책꽂이 제일 윗편 맨 왼쪽 자리는 아마도 슈토름의 '호수'가 되지 않을까. (실은 이 서재질을 시작하면서 '내머릿속 책꽂이' 따위의 카테고리를 만든 것은 추억의 책들을 더듬어보기 위해서였는데 계속 미루고만 있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호수'는 '인형놀음장이 폴레'하고 같이 묶여 있었던 것 같다. 라인하르트, 엘리자베스, 이국적이고 멋진 이름,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그 책을 읽을 당시 나는 첫사랑 따위를 이해하기엔 너무 어린 나이였을 것이다. 을유문화사의 시퍼런 두꺼운 문학전집에도 '호수'가 있었던가? 지금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기억만 가물가물한 것이 아니라, '첫사랑' 이런 말들이 던져주는 두근두근, 그런 것들도 가물가물하다. 늙지 않은 나이에 마음이 늙어가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일까. 아마도, '문학이 내게서 멀어져간 것'과 이유가 같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늙지 않은 나이에 마음이 늙어가는 것에 제동을 걸기 위해 올해에는 소설을 읽기로 했다.

민음사 문학전집을 검색해보니깐... 실은, 어릴적 읽었던 책들은, 다 읽었는지 안 읽었는지 기억이 안 나는 것들도 상당하다. 아무튼 대략 읽고 싶은/읽기로 마음 먹은 책들은.

4권 변신.시골의사
6권 허클베리 핀의 모험
7권 암흑의 핵심
8권 토니오 크뢰거/트리스탄
11권 인간의 굴레에서 1
12권 인간의 굴레에서 2
13권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
18권 고리오 영감
19권 파리대왕
21권 파우스트 1
22권 파우스트 2
25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26권 이피게니에/스텔라
27권 다섯째 아이
29권 농담
31권 아메리칸
32권 양철북 1
33권 양철북 2
36권 마담 보바리
37권 거미여인의 키스
40권 독일어 시간 1
41권 독일어 시간 2
42권 감옥에서 보낸 편지
43권 고도를 기다리며
45권 젊은 예술가의 초상
46권 카탈로니아 찬가
47권 호밀밭의 파수꾼
48권 파르마의 수도원 1
49권 파르마의 수도원 2
51권 황제를 위하여 1
52권 황제를 위하여 2
54권 조서
55권 모래의 여자
56권 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 1
57권 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 2
59권 아들과 연인 1
60권 아들과 연인 2
61권 설국
62권 벨킨 이야기 / 스페이드 여왕
63권 넙치 1
64권 넙치 2
65권 소망 없는 불행
67권 황야의 이리
68권 뻬쩨르부르그의 이야기
69권 밤으로의 긴 여로
70권 체호프 단편선
71권 버스 정류장
73권 대머리 여가수
75권 위대한 개츠비
76권 푸른 꽃
78권 영혼의 집 1
79권 영혼의 집 2
81권 내가 죽어 누워 있을 때
82권 런던 스케치
83권 팡세
84권 질투
85권 채털리 부인의 연인 1
86권 채털리 부인의 연인 2
87권 그 후
88권 오만과 편견
89권 부활 1
90권 부활 2
92권 미겔 스트리트
93권 뻬드로 빠라모
94권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95권 적과 흑 1
96권 적과 흑 2
97권 콜레라 시대의 사랑 1
98권 콜레라 시대의 사랑 2

흑흑 색칠하기도 힘들다. 뭘 알아야 색칠을 하지 -_-;;

아무튼 올해는! 나는 문학으로 거듭나련다! 쿵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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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nerist 2005-01-03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너가 민음사판으로 읽은 녀석들은 아메리칸(강력 추천. 킥킥대고 읽어 헨리 제임스의 페이퍼백까지 구해다놓고 먼지 쌓여가는중-_-), 감옥에서 보낸 편지, 카탈로니아 찬가(르포. 라는게 더 맞을듯), 벨킨 이야기 / 스페이드 여왕,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이건 글자를 눈에 넣었다 뺐다는 표현이 맞을듯요) 정도네요. 요즘은 위대한 개츠비에 필 꽃혀서 하루에 한 챕터씩 읽고 있습니다. 꽤 재밌는걸요. 간혹 수업하다 애들이 지긋지긋해 하면 펴들고 매너가 밑줄 그은 문장 쓰고 해석 같이 해 보는것도 잼나더군요. =)

하이드 2005-01-03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6권 마담 보봐리,48,49 파르마의 수도원,56,57 부덴브로크가의 사람들, 81권 내가 죽어 누워있을 때는 혹시 생각 없으세요? 이중에서 36권 마담보봐리라도.

urblue 2005-01-03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래의 여자 / 뻬쩨르부르그 이야기도 좋은데요.

딸기 2005-01-03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추천작들이 마구마구 들어오는군요.

매너님, 헨리 제임스하고는 여지껏 인연이 없었어요. 책을 거의 줍다시피 한 적까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안 땡겼다고나 할까요. 하지만 매너님 추천이니, 시도해봐야 되겠군요. 카탈로냐 찬가하고 짜라투스트라는 꼭 읽어볼 생각이고요. 하이드님 & 유어블루님, 마담 보봐리하고 모래의 여자 색깔 바꿔놨습니다. 읽어보지요!

딸기 2005-01-03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만 가만, 이 멍청이가요, 지금 보니깐... 문지 외국문학선 쪽이 더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갑자기 들고 있지 뭡니까. 그쪽이 책이 더 얇은 것 같애요!

마냐 2005-01-04 0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스트롱베리틱함다. 고전의 바다로 용감하게 다시 나가시다니....잊고 살고, 버리고 살고, 왠지 찔리면서 무시하고 있는 그 고전들!!!

딸기 2005-01-04 0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고전의 바다로 '다시' 나가는게 아니고, 처음으로...

물장구라도 한번 해볼까 하는 건데. ^^

갈대 2005-01-04 0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문학이라는 장르를 잘 읽지 않는데, 그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 보니 명쾌하지 않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명쾌하게, 숨김업이, 직접적으로 말해주는 걸 좋아한다는 뜻이지요. 어쩌면 이건 게으름을 가리기 위한 변명일 수도 있겠네요. 숨겨진 의미를 파내는 것보다는 한 눈에 들어오는 의미를 잡아내는 것이 훨씬 편할 테니까요.
 

91년부터 독서카드를 정리해왔으니, 벌써 10년이 훌쩍 넘었다. 그런데 여지껏 연말결산은 해본 적이 없다. 책을 '결산'한다는 웃기고 재미난 아이디어가 여지껏 머리에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에... 한마디로, 연말결산을 해볼 생각을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알라딘 서재질 덕분에, 다른 사람들은 연말 독서결산을 한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다.
난 좋아보이는 게 있으면 무조건 따라해본다. 그래서 지금 연말결산을 따라해보기로 했다.


지금 나의 처지가 처지이니만큼 올해 읽은 것들 중엔 일본에 대한 책들이 많았던 듯 싶다. 가라타니 고진의 '일본정신의 기원'으로 시작해서 루스 베네딕트 '국화와 칼', 마루야마 마사오 '번역과 일본의 근대' 그리고 '현대정치의 사상과 행동', 에드워드 사이덴스티커 '도쿄이야기', 박지향 '일그러진 근대', 후지따 쇼오조오 '전체주의의 시대경험', 코모리 요우이치 외 '내셔널 히스토리를 넘어서', 가와무라 신지 '후쿠자와 유키치', 다카시 후지타니 '화려한 군주', 아사오 나오히로 '새로쓴 일본사', 비즐리 '일본근현대사'를 읽었다.

그 중에서 인상적 내지는 감동적이었던 것을 꼽자면, 역시나 마루야마 마사오의 '현대정치의 사상과 행동'이 될 것이다. 어째서 마루야마가 일본 학계의 '텐노(천황)'라 불렸는지를 알게 해주는 저작, 1940년대 말 일본에는 이미 이런 수준의 '전후 분석'이 나와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큰 충격으로 와닿았던 책.
'전체주의의 시대경험'은 '일본을 알자'라는 맥락에서 읽은 책은 아니고, 일본을 소개하는 책도 아니지만 끊임없이 비판하고 회의하는 지식인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채찍같은' 책이었다. '도쿄이야기'와 '화려한 군주'는 각각 '근대 도쿄', '일본 근대의례의 발명'이라는 한정된 주제를 밀도깊게 다뤄서 맘에 들었던 책들이었다. 이밖에 (일본을 주제로 한 것은 아니지만) 가라타니 고진의 책들 몇권, '화려한 군주'에서 가지를 뻗쳐 에릭 홉스봄 등의 '만들어진 전통'도 펼쳐봤었다. 마루야마 겐지의 '소설가의 각오'도 올초에 읽은 몇권의 책 중 하나다.

굳이 구분하자면 '사회과학'이 되려나? 인문학이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이런 분야에서 좋았던 책들을 꼽자면 안토니오 네그리 '제국'이 아주아주 재미있었다. 하버마스-데리다 '테러시대의 철학'도 괜찮았고, 문학과지성사에서 엮은 '주변에서 본 동아시아'도 누구에게든 추천하고픈 책이었다. 반다나 시바의 책 두 권(물전쟁/자연과 지식의 약탈자들)은 그것들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것이었고 장하준의 책들(개혁의 덫/사다리 걷어차기)도 제법 재미있었다.
마키아벨리 '군주론', 베네딕트 앤더슨 '상상의 공동체', 한나 아렌트 '인간의 조건', 들뢰즈 '의미의 논리', 윌리엄 모리스 '에코토피아 뉴스'는 빚독촉 받는 심정으로 읽었다고 할까. 군주론은 재미있었고, 나머지는 재미없었다. (좋은 책들의 가치를 '재미'라는 기준으로 잘라버리기가 뭣하긴 하지만 어쨌든 기준은 '나'이니까)

반면에 중동-이슬람에 대한 책들은 아무래도 업무를 떠나있다 보니 많이 읽지를 못했다. 그대신 그동안 통 안 읽었던 역사책들에는 재미가 좀 붙었는지, 조너선 스펜스의 책 왕창, 그리고 중국에 대한 책을 몇권 읽었다. 또하나의 수확이라면 프란츠 파농의 책들을 읽은 것.

과학분야도 좀 소홀히 했었는데;; 재밌었던 책이라면-- 단연 '엘레건트 유니버스'. 매트 리들리 '본성과 양육', 파인만의 '일반인을 위한 QED강의', 그리고 올해의 책으로 꼽은 '총,균,쇠'가 재미있었다.

아무래도 노는! 만큼, 평소 안 읽던 책들을 좀 읽어보자 하는 생각에서 손을 댔던 것들도 꽤 있다. 조셉 캠벨 '신화의 힘'은 단순한 '신화'의 이야기가 아니라 자연과 인간을 바라보는 노학자의 통찰력을 보여주고 있어서 읽는 내내 즐거웠다. 올해 나의 독서행태를 되돌아볼때 또한가지 특기할 만한 사실은... 소설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는 것! 단편집 몇권을 읽었지만 아주 재미있는 것은 없었고, 기억에 남는 소설이 있다면 투르니에의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 너무 마음에 들어서 서평을 못 올리고 있다 ^^;;

앗차차, 까먹을뻔 했다. 소설 분야에서는-- '반지제왕' 다 읽었다. 어언 몇년 만이냐... (폼을 한껏 잡고, 옆구리에 한손 올리고) "영어로 읽었또요~"

올해의 마지막 책은 아마도 '반투 스티브 비코' 혹은 '구술문화와 문자문화'가 되지 않을까 싶다. 내년의 첫 책도 그 둘 중의 하나가 될지도 모른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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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냐 2004-12-30 0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그래도 나두 결산 따라해야지, 했는데...역시..흐흐. 91년부터 쌓아온 독서카드는 정말 대단해...2000년이었던가? 덕분에 독후감 정리하는 습성을 배운거, 많이 많이 고맙게 생각해.

딸기 2004-12-30 0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바람구두님이나 마냐님은 책을 많이 읽으니깐 결산하면 폼이 나는데 나는 별로 읽지도 않아놓고선 결산을 해놨더니 폼이 안 나... 적자야 적자... ㅠ.ㅠ

바람구두 2004-12-30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마왕.... 짱! 동방박사는 지금은 구하지 못할 듯 싶은데요. 음, 딸기님의 연말 결산 책들 가운데 뜨끔해지는 몇몇 대목들이 있어서 물론 엘리건트 유니버스 같은 책은 제가 아직 못 봤고, 딸기님이 아무리 재미있다고 해도... 역시 (그거 과학책이지?). 후쿠자와 유키치 말인데... 저는 지식산업사 것으로 예전에 읽었는데, 조금 아쉬워서 그런데 가와무라 신지는 어땠는지... 궁금궁금... 가라타니 고진부터 마루야마 마사오 부분에 이르는 대목은 거의 겹치고, 도쿄 이야기, 화려한 군주에 대한 평가는 저랑 흡사한 듯... 화려한 군주는 만들어진 전통이랑 함께 읽어보면 재미있을 듯 싶더군요. 상상의 공동체는 읽어 보려고 보관함에 넣어놓았는데... 그래서 뜨끔하다는 말인데, 읽었거나 읽어보려고 하는 책들 가운데 많은 부분이 겹친다는... 하여간 소설 읽는다니 어째 두렵소. 흐흐.

urblue 2004-12-30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적자 아니에요. 폼도 많이 나요. 어려운 책들이 많아서...^^;;

딸기 2004-12-30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별님, 뭔가 안내가 되었다니 기쁘네요. 운빈현님 '마왕'을 읽어야 한다는 얘기를 다른 곳에서도 들었는데, 꼭 읽어봐야겠네요.

구두님, 엘레건트 유니버스는, 과학 분야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읽을만하지만 '누구에게든 강추' 뭐 이런 책은 사실 아닙니다. 과학책 읽다보면 의외로 재미가 있거든요. 그런 차원에서 '읽는 재미'가 있는 책이라는 것 뿐이지요.

후쿠자와 유키치, 굳이 평가를 내리자면-- '기업 사외보' 같은 느낌. 후쿠자와의 영향력을 좀 부풀려 놓은 점(칭찬 일색 위인전의 특징), 하지만 그래도 후쿠자와라는 인물이 일본 근대의 일단을 담고 있긴 하니깐. 아무튼 추천할만한 책은 전혀 아닙니다.

저는 '만들어진 전통'보다 '화려한 군주' 쪽에 더 점수를 주고 싶어요. 구두님 결산글에도 '만들어진 전통'이 들어가있는 거 봤어요. 근데 만들어진 전통, 그렇게 밀도 있는 책은 아니었거든요. 홉스봄의 '총론'과 전체적인 주제는 맘에 드는데 각론 하나하나가 역시나 '영국식'이어서요. '상상의 공동체'는, 구두님의 리뷰를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근데 내가 소설 읽는다는데 왜 두려워요. 흐흐.

딸기 2004-12-30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그새 유어블루님이 오셨다!

블루님, 저도 폼 나나요? 아이 좋아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