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제서야 11권까지 다 읽었다. 완결은 32권인데,언제 다 읽을지 걱정이다. 물론 그 전에 질려버려서 안 읽는다면 좋을지 모르지만 이 책은 나한테 너무나도 재밌고,일본에 대한 생각도 약간 바꿔준 그런 책이다. 아는 친구가 일본으로 유학을 갔는데,그 전에 이 책에 대해서 얘기를 해 주고 간 적이 있었다. " 이런 이런 사람들이 나오는데,이 사람은 너무 멋있고 이 사람은 너무 용맹하고,이 여자는 정말 훌륭해. 여자인 내가 감탄할 정도라구. 응? 듣고 있어? " 친구는 계속해서 떠들었지만 나는 듣고 있는 척 하면서 딴 생각을 했다. 그야말로 무지했으니까 내 흥미를 전혀 끌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던 와중에 학교 도서관에서 이 32권 전권을 발견하고 한번 읽어보자,까짓거. 하면서 1권을 집어들었다. 그게 벌써 1월 초인데 11권까지 읽은 지금 2월 마지막 날이 됐다. 아마 학기가 시작되면 잘 읽지 못할 것이다. 1학년 때보다 훨씬 바쁠 테니까...그래도 난 2학년 안에는 다 읽고 싶은데,지금 빨강머리 앤까지 병행하면서 읽느라고 좀 초조하다. 빨강머리 앤은 이제 7권 읽을 차례니까 얼마 안 남았다. 그런데 '도쿠가와 이에야스'에는 정말 훌륭한 사람들,머리 좋은 사람들,약삭 빠른 사람들,교묘한 사람들. 인간 세계에 있을 만한 유형의 사람들은 다 나오는 것 같다. 일본 전국 시대라는 거친 회오리 바람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 친 사람들. 소설이고,일본 사람이 쓴 거니까 약간 미화된 면도 있겠지만 이 책은 전국 시대의 생활상과 그에 대응하는 사람들의 일면을 잘 그려냈다는 점에서 큰 점수를 주고 싶다. 나중에 성인이 되면,32권 전체를 사서 다시 한 번 읽어볼 작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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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Pei 2005-03-14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명록에도 좀 썼던데요. 이에야스가 신겐과의 결전을 한 "미카타가하라의 싸움(전쟁)" 때, 결국 이에야스는 되게 지고 말았지요. 그 때 이에야스는 간신히 자신의 성에 도망쳐 온 것이지만, 그 때의 초상화라고 불리으는 것이 이것.

좀 조금 늙어서, 한심하게 보이지 않아요? 실은 역사서에 의하면 신겐에 진 그 유감함을 잊지 않기  위해서 일부러 그렇게 그리도록 했다고 합니다.




야간비행 2005-03-16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왜 이렇게 초라한지 모르겠어요.; 저는 이에야스를 좀 통통하고 넉살 좋게 생긴 걸로 상상하고 있었는데....책 삽화에서도 그렇잖아요ㅎㅎ흐음,..어쨌든 감사합니다!
 

 

 

 

 

아직 읽고 있는 책이 있기 때문에,'옥스퍼드 운하 살인사건'이 집에 도착했어도 읽기에는 먼 것 같다. 나는 책을 한 권 한 권씩 읽는 것이 아니고(예전에는 그랬는데),어느 날 부턴가 책을 섞어서(?) 읽기 시작했다. 그리 좋은 습관이 아니라는 건 안다. 하지만 옆에 책을 쌓아두고,이 책 읽었다 저 책 읽었다 하며 끝까지 읽어버리는게 요즘 내 별난 독서 습관이 되었다. 고등학교 들어와서는 추리소설 읽는 것을 그만두었었는데,이유는 학교에서 읽고 있으면 보는 선생님들마다 뭐라고 했기 때문이다. 추천 도서가 얼마나 많은데,지금 피비린내 나는 추리소설을 읽고 있느냐고. 따지고 보면 강요적인 압박이라서 나도 어쩔 수 없이 추천 도서들을 읽거나 아니면 그냥 딴 책을 골라 읽었다. 그런데,서점에서 이 책이 추리소설 코너에서 눈에 즉각 띄었다. 물만두님 조언도 받고 구입했는데,빨리 읽고 싶다. '옥스퍼드 운하'라는 글씨만 보아도 내 머릿 속에서는 벌써 상상의 나래가 쫘악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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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귀고리 소녀'는 뜻하지 않게 학교 도서관에서 발견해서 본 책이다. 검은 배경에 알 수 없는 모호한 표정으로 뒤를 살짝 돌아보고 있는 중세풍 소녀의 모습에서 내 또래의 여자애들이 많이 흥미를 느꼈는지 그새 들어온 책인데도 불구하고 헌 책(?)이 되어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내가 더 끌렸는지 모른다. 미소인지 무표정인지 모를 그 그림의 표지 때문에 나는 금새 책을 빌려 읽게 되었고,다가오는 내 생일 때 내 친구가소장용으로 간직하라며 책을 선물했다. 그 때문에 나는 몇 번이고 읽었다. 그래도 질리지 않는 섬세한 문체에 감탄하고 또 감탄했다. 아니,작가의 그 풍부한 상상력에 감탄하고 말았다. 바로 옆에서 관찰하는 듯한....그래서 더욱 더 가까이 두고 읽을 수 있었던. 책에서 작가는 주인공인 한 소녀의 성장기를 다루며 실존 화가 베르매르의 그림들과 연관시켜 이야기를 풀어놨다. 신비롭고,봄처럼 화사했다. 베일에 싸여 있다는 화가 베르매르를 주인공 그리트를 통해 감정들을 표현해내며 그의 작품세계까지 독자들에게 마법 가루처럼 흩뿌려놓았다.

 

「  " 이제 나를 봐라. " 나는 고개를 돌려 왼쪽 어깨 너머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동자가 나의 눈과 얽혔다. 아무 생각도 할 수가 없었다. 오직 그의 잿빛 눈동자가 굴 껍질의 속처럼 참 아름답다는 생각 외에는. 그는 뭔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가 원하는 걸 주지 못하고 있다는 두려움으로 내 얼굴은 긴장하기 시작했다.  " 그리트. " 부드러운 목소리였다. 그러나 그가 한 말은 그게 다였다. 내 눈에 눈물이 고였다. 이제 나는 알 수 있었다. " 그래,움직이지 마라. " 그는 나를 그리려 하고 있었다. 」

「  ……그는 나이프를 탁탁 털어서 천으로 닦았다. " 자,그럼 시작하자. 턱을 약간 아래로. " 그는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 입술을 적셔라,그리트. " 나는 혀로 입술을 적셨다. " 입을 조금 벌리고. " 뜻 밖의 주문에 너무 놀라,내 입은 저절로 살짝 벌어졌다. 눈물이 떨어지지 않게 나는 눈을 깜박거려야 했다. 정숙한 여인은 그림 속에서 결코 입을 벌리는 법이 없었다. 피터와 내가 골목길에 있었을 때 마치 그도 거기 있었던 것 같았다. 당신은 나를 파멸시키고 있어요. 나는 다시 입술을 적셨다. " 좋아. " 그가 말했다. 」

                      

                                                                                  -트레이시 슈발리에, 진주 귀고리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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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로 일약 이름을 알린 쌩 떽쥐페리의 소설 중에서,나는 '어린왕자'보다 '야간비행'이라는 소설을 더 좋아한다. 물론 읽고 이해하기에는 '어린왕자'가 좀 더 쉽다고 생각하는 편이지만,나는 실제로 비행사이기도 했던 그의 이 소설 속에 스며든 하늘의 자유로움이 더 좋았다. 그리 길지도 않고,그렇다고 무언가 큰 사건이 일어나 흥미를 끄는 사건도 아니지만 여기에 그의 생활,그의 감정,그의 체험 등이 생생히 녹아 있는 것을 발견한다면 이 책을 제대로 읽은 것이다.

 

" ……그런데 바로 그 순간에 폭풍의 틈새로 흡사 덫으로 유인하는 죽음이 미끼처럼 그의 머리 위에서 별 몇 개가 반짝였다. 그는 그것이 함정이라는 걸 알았다. 어떤 구멍 속에서 보이는 별 세 개를 향해 일단 올라라고 나면 그 별들에 걸려들어 다시는 내려오지 못하고 거기서 영원히 머물게 되는 함정…. 하지만 빛에 대한 갈망이 너무나 커서 그는 그만 올라가고 말았다. "

                                                                                            쌩 떽쥐페리, 야간비행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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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대한 책이라면 무조건 좋아하는 나이기에,그리고 음식 문화에 대한 책이라면 정말 정신 못차리는 나라서 이 책을 봤는데 정말 좋다. 뭐라고 말할 것 없이 진짜로 여행 한 번 갔다온 기분이었다.

" 그래서 파리에서는 부촌으로 유명한 16구의 빵이라면 사람들이 침을 흘린다. 이것은 비단 파리에  사는 사람들뿐만이 아니다. ………재미 있는 것이 파리의 빵 굽는 기술자를 뉴욕으로 데려가서 같은 재료로 만들어도 파리에서 구운 빵과 똑같은 맛은 나지 않는다고 한다. -프랑스의 음식문화- "

" ……독일에는 거리거리마다 '비어가르텐'이라는 맥주집이 있는데,그곳은 맥주 한 잔을 걸쭉하게 들이켜며 흥에 젖는 매우 서민적이며 일상적인 공간이다. 맥주집이라고는 하지만 술집이라기보다는 온 가족이 함께 하는 식당이나 문화 공간적인 성격이 강하다.…… -독일의 음식문화- "

" 영국은 아시다시피 섬나라다. 그러니 당연히 해산물이 다양하고,또한 맛이 있다. 특히 영국의 '생굴'은 기회가 되면 꼭 맛봐야 할 품목이다. 그리고 '스코틀랜드 산 연어'는 세계 제일이라고 말할 정도다. 또한 도버 해협에서 잡히는 큼지막한 넙치는 빼놓지 말고 먹어봐야 할 요리인데,영국 도처에 깔려 있는 '피쉬 앤 칩스'집의 메뉴에서 '넙치(sole)'를 찾으면 된다. - 영국의 음식문화 -

" '파프리카(paprica)'는 간단히 얘기해 헝가리의 고추를 가리킨다. 생긴 것은 기본적으로 피망과 비슷하지만,굵고 큰 고추나 토마토 모양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색깔도 노랑,빨강,녹색 등 다양하고 맛 또한 펄펄 뛰게 매운 것에서 달콤한 것까지 가지가지다. - 헝가리의 음식문화- "

" ……지방색이 강한 스페인이라 한 가지 음식도 지역마다 독특한 특색이 있고 다양한 요리법을 자랑한다.……빠에야에도 샤프란이 들어간다. 맛도 맛이지만 황금빛을 띠는 요리의 근사한 색깔에 먼저 감탄하게 된다.……쌀을 이용한 또 다른 스페인의 명물요리로는 '오징어 먹물조림밥'이 있다. 이름하며 '아로스 네그로(Aros Negro)'…… - 스페인의 음식문화- "

" …터키에서 술집 대신 발달한 것이 찻집이다. 이곳에서는 터키 사람들이 아주 즐겨 마시는 '차이(Cay)'라는 차가 일품이다. 붉은 빛깔의 차이는 흑해 연안에서 자체 생산되는데,……'터키식 커피'는 커피콩을 다른 곳보다 더 오래 볶아서 가루를 낸다는 특징이 있는데,이것보다 더 특이한 점은 커피를 만드는 방법에 있다.……- 터키의 음식문화- "

" …브라질의 명물 슈라스코는 아주 브라질 적인 특성이 많이 단긴 숯불구이 고기다. 부위별로 두툼하게 썬 고기를 긴 꼬챙이에 끼워 양념을 뿌리면서 숯불에 돌려 굽는다. - 브라질의 음식문화- "

 

이 밖에도 미국,이탈리아,중국,일본 등의 음식 문화에 대한 설명이 있다. 여행을 갈 때 지참해도 좋을 듯 싶고,한 권 쯤은 가지고 있어도 좋을 듯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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