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IN PEAKS〉
        시즌 2 
        에피소드 18 (26)
        타이틀 On the Wings of Love
        각본 Harley Peyton & Robert Engels
        감독 Duwayne Dunham
        방영일 1991
년 4월 4일 
 

 

1. 이야기  

해리 트루먼 보안관은 가까스로 죽을 고비를 넘기고 보안관 사무실로 복귀한다. 고든 콜이 데일 쿠퍼에게 윈덤 얼에 관한 자료를 건네주고 데일을 다시 FBI에 복귀시킨다. 고든이 가져온 자료에는 윈덤 얼이 “블루 북 프로젝트”를 수사했던 기록이 있다.  

오드리 혼과 존 저스티스 윌러, 데일 쿠퍼와 애니 블랙번은 서로 호감을 넘어서 깊은 관계로 발전하기 시작한다. 다나 헤이워드는 오드리 혼과 함께 (다나의 어머니) 아일린 헤이워드와 (오드리의 아버지) 벤자민 혼이 만나는 것을 몰래 지켜본다.  

브릭스 소령과 통나무 여인의 상처 자국의 조합이 트윈 픽스에 있는 올빼미 동굴임을 알아낸 데일은 보안관들과 동굴을 탐사한다. 그곳에서 그들은 신비한 일을 경험한다. 그들이 자리를 뜬 후, 윈덤 얼이 그 곳에 도착한다.  

 

 

 

2. 왕(들)의 귀환  

방영이 중단됐던 (혹은 거의 방치하고 있었던) 드라마에 활기를 불어넣은 사람들은 <트윈 픽스>를 처음부터 시작했던 스태프들이었다. 가장 먼저, 시리즈의 제작자이자 전체 이야기를 꿰뚫고 있는 할리 피튼과 로버트 엥겔스가 이야기를 손보았다. 이들이 먼저 한 것은 데일 쿠퍼에게 캐주얼 대신 다시 검정 양복을 입힌 것이었다. 그리고 지루한 이야기들은 서둘러 마무리를 짓고, 그간 불거진 의혹들 중 흥미로운 것들을 더 증폭시켰다. 안타까운 것은 그동안 이런 시도들이 너무 많았기 때문에, 인물들의 개연성이 떨어지는 것이지만.  

가장 흥미로운 것은 데이빗 린치의 등장이다. 데이빗 린치가 맡은 고든 콜은 굳이 이번 에피소드에 등장할 이유가 없지만, 그가 등장함으로써 드라마는 오랜만에 활기를 찾았다. 그리고 이것은 "이제 <트윈 픽스>는 제 모습을 갖췄습니다"라는 시청자들을 향한 멋진 다짐이기도 하다.   

이전까지의 에피소드들이 지나치게 영화처럼 보이려고 애썼던 것에 대한 반성인지는 몰라도, 듀웨인 던햄은 이번 에피소드를 TV 드라마로 보이도록 돌려놓았다. 이번 에피소드의 대부분은 미디엄 쇼트와 클로즈업으로 운용되어, 시청자들은 더욱 인물에 심리적으로 가깝게 다가갈 수 있게 됐다.  

 

 

 

3. 추스른 이야기들  

벤자민 혼과 오드리 혼의 갈등은 로라 파머 살인사건 해결 이후로 너무나 쉽게 봉합되었다. 이 때문에 오드리가 원했던 것은 아버지의 사랑이 아니라, 아버지의 재산이 아닌가 생각되어질 정도다.   

 

해리 트루먼은 너무나 쉽게 일상으로 복귀했다. 물론 그 이전에 데일 쿠퍼에게 고해성사를 했었지만, 이렇게 쉽게 잊을 수 있는 것일까. 어쩌면 그가 전날 마셨던 술은 취생몽사가 아니었을까.   

 

제임스 헐리는 샌프란시스코를 지나 멕시코로 가는 중이다. 조만간 그가 트윈 픽스로 돌아올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4. 커지는 의혹  

고든 콜이 전해준 자료에 따르면, 윈덤 얼은 예전에 “블루 북 프로젝트” 수사에 참여했었다고 한다. 브릭스 소령이 관련되어 있는 블루 북 프로젝트는 UFO를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은 우주선(宇宙線, cosmic ray)을 조사하는 것이다. 그는 시즌 2 두 번째 에피소드에서 데일에게 그가 수신한 신호를 보여주었다. 윈덤 얼이 이곳에 온 것은 데일 쿠퍼의 복수 때문이 아니라, 어쩌면 그가 조사했던 초자연적인 어떤 것에 끌려서 이곳에 온 것일지도 모른다.   

 

벤자민 혼과 아일린 헤이워드의 대화는 자꾸만 불온한 상상을 하게 만든다. 우리는 파일럿 에피소드에서 윌 헤이워드의 표정을 기억한다. 그리고 그는 이번 회에서도 딸의 당돌한 질문 앞에서 그 때와 같은 표정을 짓는다.  

 

 

 

5. 덧붙임  

a. 대부분 사실에 기초하여 썼고, 개개의 세부사항은 사실에 부합하지만,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사실의 전후부분이 바뀐 경우도 있습니다.  

b. 콘텐츠 중 캡처 이미지에 대한 권리는 해당 저작권사에게 있습니다.  

c. References
- 『Lynch on Lynch, Revised Edition』 크리스 로들리, Faber & Faber
- 『데이빗 린치의 빨간방』 데이빗 린치, 곽한주 옮김, 그책
- 『TWIN PEAKS #2.018』 스크립트, 5th Revisions
- 〈Twin Peaks: Definite Gold Box Edition〉 Lynch/Frost Productions, CBS DVD, Paramount Home Entertainment
- 위키피디아 http://en.wikipedia.org/
- IMDB http://www.imd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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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WIN PEAKS〉
        시즌 2 
        에피소드 17 (25)
        타이틀 Wounds and Scars
        각본 Barry Pullman
        감독 James Foley
        방영일 1991
년 3월 28일 
 

  

 

1. 이야기  

해리 트루먼 보안관은 조시 패커드의 죽음에 대한 충격과 상실감으로 자포자기한 상태로 지낸다. 그런 그에게 토마스 에크하르트의 비서인 존스가 몰래 찾아온다.  

존스는 캐서린 마르텔을 찾아가 토마스 에크하르트의 상자를 건네준다. 벤자민 혼은 환경 보호를 내세워 캐서린 마르텔의 유령숲 사업을 막으려 한다.  

윈덤 얼은 데일과의 체스 게임에 누군가가 개입했다는 사실을 알고 분개한다. 그는 방법을 달리할 계획을 짠다.  

미스 트윈 픽스 대회가 올해도 열릴 예정이다. 노마 제닝스의 동생인 애니 블랙번이 트윈 픽스에 온다. 데일 쿠퍼는 그녀에게 끌리기 시작한다.  

 

 

 

2. COOP  

ABC의 성의 없는 태도와 시청자들의 관심 저하로 인해, <트윈 픽스>는 그렇게 불명예스럽게 사라지는 줄 알았다. 하지만, ABC가 간과하고 있었던 사실이 있었으니, 바로 드라마의 열혈 시청자들이었다.  

<트윈 픽스>의 방영이 중단되자, 이들은 드라마의 방영 중단을 철회하라는 편지 보내기 캠페인을 벌였다. 이들은 자신들을 COOP(Citizens Opposed to the Offing of Peaks)이라 불렀는데, COOP는 데일 쿠퍼의 친근한 호칭이다.  

만국의 시청자들이 단결(!)한 까닭에 ABC는 6개의 에피소드를 더 제작해 시리즈를 끝낸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제 드라마는 수많은 군더더기를 제거하고 윈덤 얼과 검정 오두막에 관한 이야기로 좁혀진다. 백지수표는 회수 됐고, 이제는 결말을 내야할 때가 된 것이다.  

결말에 대해 고민을 하던 작가들은 시즌 1과 마찬가지로 시즌 2의 결말을 클리프행어로 남겨두기로 했다. 그들은 시청자들의 힘을 다시 한 번 믿기로 했던 것이었을까? 하지만, 이런 소박한 그들의 바람은 데이빗 린치의 귀환으로 산산조각 나고 만다.  

 

 

 

3. 제임스 폴리 (James Foley)  

울리 에델에 이은 또 다른 영화감독 제임스 폴리가 이번 에피소드를 연출했다. 제임스 폴리는 우리에게 <화려한 유혹>, <글렌게리 글렌 로스>와 <커럽터>로 알려진 감독이다. 하지만, 울리 에델과 마찬가지로 감독의 특징을 알 수 있는 연출이 아닌, 잘 만들어진 드라마 에피소드로 느껴진다.   

     

 

울리 에델과 제임스 폴리의 예를 보듯이, <트윈 픽스>의 에피소드를 통해 우리는 TV든 영화든 간에 감독의 비전이 없는 연출은 얼마나 지루하고 빈곤한지를 깨닫게 됐다. 이 얼마나 잔인한 교훈인가.  

 

 

 

4. 기억할만한 지나침  

 

“난 규칙을 따르지 않고 플레이하는 사람들에 대해선 견딜 수가 없어. 기본을 무시하는 사람들 말이야.”  

윈덤 얼은 데일 쿠퍼와의 체스 게임에서 심한 모욕감을 느낀다. 자신은 데일과 체스 게임을 벌였는데, 데일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서 게임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행적을 따라가 보면, 그가 얼마나 지독하게 규칙대로 움직였는지를 알 수 있다. 그가 정한 규칙 내에서 움직인다는 점이 문제이긴 하지만.  

 

 

노마: 셜리, 이거 봤어?
셜리: “미스 트윈 픽스”. 나보고 지원하라고요? 농담이죠?
노마: 상금도 있고, 대학 장학금에. 네가 딸 수 있을 것 같은데.
셜리: 그렇지 않아요.
노마: 별 거 아냐. 간단한 연설에, 몇 가지 질문에 대답하면 돼.
셜리: “미스 더블 R, 어떻게 세계 평화를 위해 힘쓸 것인가요?” “음, 저라면 전 세계의 지도자들이 원을 그려 서로의 손을 꼭 잡도록 요구하겠어요. 왜냐하면 손을 잡고 있느라 바뻐 주먹을 쥘 틈이 없을 테니까요.”
노마: 딱이네.  

 

셜리가 이야기하는 미스 트윈 픽스 소감의 희화화는 워낙 유명한 것이지만, 자우림 3집의 「미스코리아」를 즉각적으로 떠올리게 한다.   

 

          세계의 평화 위해 
          어색하게 웃음 짓는 미스코리아  

          고귀한 여성이여 
          명예로운 이름이여 미스코리아  

 

 

 

“당신은 내가 아무 것도 한 게 없다는 걸 알고 있죠? 난 트윈 픽스를 한 번도 벗어난 적이 없어요. 바다를 건너본 적도 없고. 난 줄곧 여기에만 머물렀어요. 그런데 조시가 마을에 오고, 내 삶은... 내 삶은 완전히 달라졌어요. 정말 굉장했죠. 그런데 지금 그녀는 죽었어요.”  

트루먼 보안관의 저 짧은 말은,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한 번도 그곳을 벗어나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쓸쓸함이 떠오른다. 그 쓸쓸함은 Pearl Jam 2집의 「Elderly Woman Behind The Counter In A Small Town」과 겹친다.  

 

          I seem to recognize your face. 
          Haunting, familiar, yet I can't seem to place it. 
          Cannot find the candle of thought to light your name. 
          Lifetimes are catching up with me. 
          All these changes taking place, 
          I wish I'd seen the place, but no one's ever taken me.  

          Hearts and thoughts they fade, fade away... 
          Hearts and thoughts they fade, fade away...  

          I swear I recognize your breath. 
          Memories like fingerprints are slowly raising. 
          Me? You wouldn't recall, for I'm not my former. 
          It's hard when you're stuck upon the shelf. 
          I changed by not changing at all, small town predicts my fate. 
          Perhaps that's what no one wants to see. 
          I just wanna scream "Hello". 
          My god, it's been so long, never dreamed you'd return. 
          But now here you are, and here I am. 
          Hearts and thoughts they fade away.  

         Hearts and thoughts they fade, fade away...  

 

 

노마 제닝스의 동생이자 데일 쿠퍼와 사랑에 빠지는 애니 블랙번은 해더 그레이엄이 맡았다. 여러 작품이 있지만, 그래도 즉각적으로 떠오르는 작품은 <스크림 2(Scream 2)>의 영화 속 영화 에서 드류 베리모어 역할, <오스틴 파워(Austin Powers: The Spy Who Shagged Me)>의 펠러시티 섀그웰(아, 이런 이름이라니... ㅠㅠ), <부기 나이트>의 롤러 걸 역이다.  

 

 

윈덤 얼은 이번 회에서 노신사와 라이더 모습으로 변장을 했다. 전 회의 변장 모습까지 포함하면 총 네 번 변장한 셈인데, 그의 변장능력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 기가 막히게(!) 진화한다.  

 

 

데일이 커피를 마시는 장면은 정말 오랜만에 보는 것 같다. 체리 파이와 블랙커피. 아마도 이것이 데이빗 린치가 시리즈 초기에 이야기했던 미국적인 가치가 아니었을까?  

 

 

 

5. 덧붙임  

a. 대부분 사실에 기초하여 썼고, 개개의 세부사항은 사실에 부합하지만,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사실의 전후부분이 바뀐 경우도 있습니다.  

b. 콘텐츠 중 캡처 이미지에 대한 권리는 해당 저작권사에게 있습니다.  

c. References
- 『Lynch on Lynch, Revised Edition』 크리스 로들리, Faber & Faber
- 『데이빗 린치의 빨간방』 데이빗 린치, 곽한주 옮김, 그책
- 『TWIN PEAKS #2.017』 스크립트, 5th Revisions
- 〈Twin Peaks: Definite Gold Box Edition〉 Lynch/Frost Productions, CBS DVD, Paramount Home Entertainment
- 위키피디아 http://en.wikipedia.org/
- IMDB http://www.imd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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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WIN PEAKS〉
        시즌 2 
        에피소드 16 (24)
        타이틀 The Condemned Woman
        각본 Tricia Brock
        감독 Lesli Linka Glatter
        방영일 1991
년 2월 16일 
 

 

 

1. 이야기  

네이딘 헐리는 마이크와 사랑에 빠졌다고 에드에게 고백하고 작별(이혼)을 구한다. 그 말을 듣고 빅 에드는 노마 제닝스에게 프러포즈를 한다. 노마는 감옥에 있는 행크 제닝스에게 이혼을 요구한다.  

트윈 픽스에 벤자민 혼의 요청으로 거부 잭 윌러가 찾아온다. 잭과 오드리는 예전에 서로 알았던 사이다. 윈덤 얼은 오드리 혼, 셜리 존슨, 다나 헤이워드에게 비밀스런 편지를 보낸다.  

알버트 로젠필드는 시애틀 살인사건의 용의자와 데일 쿠퍼를 쏜 범인이 조시 패커드임을 밝혀낸다. 캐서린 마르텔과 앤드류 패커드는 조시를 토마스 에크하르트에게 보낸다. 그리고 그 결말은 비극으로 끝난다.  

 

 

 

2. 활기  

일단 산으로 갔던 이야기를 다시 트윈 픽스로 오게 하기 위해 작가들은 지금껏 벌여 놓은 이야기들을 정리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기 시작했다. 일단 제임스, 조시, 행크에 관한 이야기들을 정리하고 시즌에서 퇴장시키며, 차후에 새로운 인물들을 투입시켜, 이야기에 활기를 불어넣을 생각이었다. 빌리 제인과 헤더 그레이엄의 투입은 그런 면에서, 어느 정도는 성공했고, 어느 정도는 실패했다. 성공한 이유는 이 두 배우의 매력이 기존의 인물들과 버금갈 정도로 컸기 때문이었고, 실패한 이유는 <트윈 픽스>의 세계에 빠진 시청자들은 새로운 게스트를 보는 재미보다 이 마을 사람들이 벌어지는 일에 더 관심을 두었기 때문이다.   

 

정리 면에서도 약간 김이 빠지는 것을 부인할 수 없는데, 가장 긴 미스터리였던, 그래서 그런 사실이 있었는지 기억조차 하기 힘든 데일 쿠퍼의 저격사건의 범인과 리오 존슨의 저격 사건이 드디어 해결 되지만, 워낙 오래 전에 벌어진 일이라 놀라움보다는 심드렁한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정리가 필요한 시점이긴 했으나, 너무 늦게 벌어졌다. 한 번 궤도에서 벗어난 이야기를 다시 제자리로 원상복구하기에는 너무 많은 손이 간다.  

 

 

 

3. 이것은 배신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번 회에서 이야기를 이끄는 두 인물은 조시와 행크다. 이들은 조시의 남편 앤드루 패커드의 살인 사건에 연루되어 있었다. 그 이유로 조시는 행크와 계약을 맺었고, 행크는 그녀의 약점을 이용해 돈을 얻어내려고 했다. 상황은 잘 풀려나가는 듯 했으나 이들은 서로 다르면서도 같은 상황에 직면했다.  

이야기는 조시의 이야기에 관한 것 같지만, 실은 앤드루에 관한 이야기이다. 앤드루 패커드는 지난 몇 년간 자신의 죽음을 숨겨왔다. 그는 조시를 사랑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긴 호흡으로 천천히 그녀를 함정에 빠뜨리며, 동업자이자 그녀를 사랑하는 토마스 에크하르트를 그녀의 손으로 처단하도록 한다. 물론 배신은 동업자이자 친구인 토마스 에크하르트가 먼저 시작했지만, 앤드루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마치 뫼비우스의 띠 같은 조시-앤드루-토마스의 배신의 삼각관계는 결국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 앤드루의 승리로 끝난다. 그리고 이 싸움에서 가장 큰 상처를 입은 것은 조시를 사랑한 해리 보안관일 것이다.   

 

행크 제닝스는 죄는 가석방 기간 중에 일어난 일이라 가중처벌을 받게 됐다. 특히 이번에 감옥에 가게 되면, 아마도 탈옥을 하지 않는 한, 다시는 나오지 못할 정도의 죄를 저질렀다. 노마 제닝스는 행크를 찾아가 이혼을 요구한다. 빅 에드에 대한 사랑을 억눌러가면서 가능한 결혼 생활에 적응하려고 노력하며 행크를 믿었던 노마는 더 이상의 관용을 베풀지 않는다. 그는 자신이 거짓 증언을 하지 않으면, 남편이 죽게 될 것임을 알고 있으면서도 거부한다.  

행크: 빅 에드 때문이지? 당신을 받아줄 수 있는 그놈? 좋아. 그럼 이렇게 해. 알리바이를 입증해주면 이혼을 해줄게.
노마: 난 여기 협상을 하러 온 게 아냐. 작별인사를 하러 온 거지.
행크: 좋아, 가. 이 더러운 창녀 년아!
노마: 당신 부인으로 사느니 창녀가 되는 게 낫겠어.  

자업자득에 가까운 결말이지만, 빅 에드가 없었더라면, 그녀는 그렇게 쉽게 거절을 할 수 있었을까? 행크는 남편으로선 엉망인 인물이지만, 어쨌든 노마는 행크의 존재로 치근거리는 남자들에게 맞서며 식당을 지켜왔다. 당연한 일이라 생각이 들지만, 박수를 칠만한 상황은 아닌, 무언가 아이러니를 느끼는 상황이다.  

 

빅 에드가 노마에게 프로포즈를 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그토록 바라던 상황이 와서다. 그는 항상 네이딘과의 이별을 생각해왔지만, 그녀를 상처주고 싶지 않은 마음에(그래서 자신과 노마에게는 상처를 주면서) 이별을 고하지 않았다. 그런데 기억 상실로 과거로 돌아간 네이딘이 자신이 하고 싶었던 말을 자신에게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가 그토록 바라던 상황이었지만, 왠지 모를 쓸쓸함을 느끼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본인의 의지가 아닌, 어떤 행운이 도와주는 상황. 자신의 힘으로 행하지 않은 것은 언젠가 값을 지불하기 마련이다. 빅 에드, 노마, 네이딘, 그리고 마이크와 연결되는 이 상황은 나중에 큰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4. 기억할만한 지나침  

잭 윌러 역을 맡은 배우는 빌리 제인이다. 우리에게 알려진 작품으로는 <팬텀>과 <타이타닉>이 있다. 이 드라마에서 토마스 에크하르트와 잭 윌러는 <타이타닉>에서 주종관계로 만나게 된다.  

 

조시의 죽음은 시리즈 사상 가장 엉성하게 설정한 이야기이다. 작가들은 밥과 마이크를 그저 해프닝으로 여기게끔 만들었으며, 흰 오두막과 검은 오두막은 서랍의 손잡이로 오인하게끔 만들었다. 마지막 씬은 그냥 지나쳐버려야 옳다.  

 

 

 

5. 1990년 2월 15일  

시즌 2의 16번 째 에피소드가 방영되기 하루 전, ABC 방송국은 드라마 <트윈 픽스> 방영을 “무기한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말이 좋아 무기한 연장이지, 이 말은 드라마를 끝낸다는 말에 다름없었다. 로라 파머의 미스터리가 모두 풀리고 난 후로, “픽스마니아”라 불리는 현상은 이미 끝난 것이었다. 그렇게 <트윈 픽스>는 끝나버리는 듯 했다.  

그러나...  

 

 

 

6. 덧붙임  

a. 대부분 사실에 기초하여 썼고, 개개의 세부사항은 사실에 부합하지만,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사실의 전후부분이 바뀐 경우도 있습니다.  

b. 콘텐츠 중 캡처 이미지에 대한 권리는 해당 저작권사에게 있습니다.  

c. References
- 『Lynch on Lynch, Revised Edition』 크리스 로들리, Faber & Faber
- 『데이빗 린치의 빨간방』 데이빗 린치, 곽한주 옮김, 그책
- 『TWIN PEAKS #2.016』 스크립트, 7th Revisions
- 〈Twin Peaks: Definite Gold Box Edition〉 Lynch/Frost Productions, CBS DVD, Paramount Home Entertainment
- 위키피디아 http://en.wikipedia.org/
- IMDB
http://www.imd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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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WIN PEAKS〉
        시즌 2 
        에피소드 15 (23)
        타이틀 Slaves and Masters
        각본 Harley Peyton & Robert Engels
        감독 Diane Keaton
        방영일 1991
년 2월 9일 
 

 

 

1. 이야기  

윈덤 얼은 리오 존슨의 정체를 알아채고 그를 범죄에 이용하려 한다. 그는 셜리 존슨, 오드리 혼, 다나 헤이워드에게 각기 편지를 보낸다. 그는 데일 쿠퍼에게도 메시지를 남긴다. 

데일 쿠퍼는 자신을 쏜 범인에 대한 증거를 찾는다. 그는 윈덤 얼의 체스 게임에 대항할 사람으로 피트 마르텔의 도움을 받는다.  

제임스 헐리는 다나 헤이워드의 도움으로 에블린 마쉬와 맬콤이 짜놓은 덫에서 가까스로 탈출한다.  

빅 에드 헐리는 노마 제닝스와 밤을 함께 보내고, 네이딘 헐리는 새로 사귄 마이크와의 사랑 때문에 빅 에드 헐리와 헤어진다. 셜리 존슨이 다시 더블 알 식당에 돌아온다.  

캐서린 마르텔은 조시 패커드를 이용해 토마스 에크하르트를 끌어들인다.  

 

 

 

2. 다이앤 키튼(Diane Keaton)  

맞다. <대부>에서 알 파치노의 그녀, <애니 홀>, <맨하탄>, <맨하탄 살인 사건>에서 우디 앨런의 그녀, <미스터 굿바를 찾아서>에서 리처드 기어의 그녀, 그리고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에서 키아누 리브스의 그녀. 지난 회의 울리 에델에 이어 그녀가 감독을 맡았다.  

그녀가 이번 에피소드를 연출하면서, 드라마의 성격이 조금 바뀌어졌다. 이번 22화는 처음으로 <트윈 픽스>에 사는 여성들의 심리를 다룬다. 스크립트는 이야기를 진행하는 평범한 정도이지만, 다이앤 키튼은 그 안에서 여성들의 감정을 발견하고, 그것을 스크린에 풀어냈다. 특히 이번 회에서 그동안 벌려놓은 재미없는 이야기들이 마무리되고, 윈덤 얼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그녀의 연출은 참으로 시의 적절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녀는 이번 에피소드를 감독하면서 될 수 있으면 평면적으로 보이게 찍었다. 인물들이 액션을 취하거나 대화를 할 때 대부분 180도로 늘어서 있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녀는 이런 평면적인 구도를 하나의 층(layer)으로 보고, 2차원적인 화면에 계속 다른 층을 겹치도록 화면을 꾸민다. 이것은 마치 <트윈 픽스>의 이야기가 여러 겹으로 쌓여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효과를 자아낸다.  

 

 

 

3. 여(女) 대 여(女)  

에블린 마쉬와 다나 헤이워드는 제임스 헐리를 서로 사랑한다. 에블린 마쉬는 자신의 남편과 정부를 죽이고서라도 제임스를 차지하려 하고, 다나 역시 로라 파머와 매들린 퍼거슨의 죽음으로 인해 제임스를 포기하지 못한다. 차이가 있다면, 에블린에게는 제임스가 너무 늦게 찾아왔다는 점이다. 아니, 너무 늦게 발견한 것이다.   

 

노마 제닝스와 빅 에드 헐리는 서로 사랑했지만, 치기어린 오해로 20여년을 그저 바라만보고 살아왔다. 노마는 네이딘 헐리에게 빅 에드가 어떤 존재인줄을 알기에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지 못했다. 그녀의 남편이 다시 감옥에 들어갈 상황과 네이딘의 기억 상실을 이용해 그녀는 처음으로 빅 에드와 선을 넘었다. 이런 모습을 네이딘에게 들키지만, 네이딘은 오히려 노마에게 사과를 전한다. 다른 이들의 불행이 그들에게 축복이 된 마냥 기뻐할 수 없는 기이한 상황.   

 

조시 패커드는 캐서린 마르텔의 하녀로 생활하고 있다. 캐서린은 조시를 이용해 토마스 에크하르트를 끌어들인다. 그들은 조시를 앞에 두고 계약을 한다. 캐서린은 조시를 팔아넘기려하고, 토마스는 그녀를 적당한 가격에 사고 싶어 한다. 조시는 자신이 동물처럼 거래되고 있다는 사실에 분노할 겨를이 없다. 이것은 생존의 문제다. 토마스 에크하르트에게 돌아간다는 것은 죽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4. 기억할만한 지나침  

윈덤 얼이 리오 존슨에게 채우는 목걸이는 루이스 티그 감독의 <개 목걸이(Wedlock)>를 연상시킨다. 이 영화에는 조안 첸이 출연하는데, 그녀는 (이 영화에서도) 애인의 뒤통수를 치는 역할을 맡았다.  

 

 

5. 덧붙임  

a. 대부분 사실에 기초하여 썼고, 개개의 세부사항은 사실에 부합하지만,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사실의 전후부분이 바뀐 경우도 있습니다.  

b. 콘텐츠 중 캡처 이미지에 대한 권리는 해당 저작권사에게 있습니다.  

c. References
- 『Lynch on Lynch, Revised Edition』 크리스 로들리, Faber & Faber
- 『데이빗 린치의 빨간방』 데이빗 린치, 곽한주 옮김, 그책
- 『TWIN PEAKS #2.014』 스크립트, 6th Revisions
- 〈Twin Peaks: Definite Gold Box Edition〉 Lynch/Frost Productions, CBS DVD, Paramount Home Entertainment
- 위키피디아 http://en.wikipedia.org/
- IMDB http://www.imd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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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WIN PEAKS〉
        시즌 2 
        에피소드 14 (22)
        타이틀 Double Play
        각본 Scott Frost
        감독 Uli Edel
        방영일 1991
년 2월 2일 
 

 

 

 

1. 이야기  

데일 쿠퍼는 보안관 사무소에 윈덤 얼이 들어와 시체를 놓고 갔다는 것이라 얘기하지만, 그에 대한 증거는 발견할 수 없다. 리오는 혼수상태에서 깨어나 셜리를 죽이려하지만 실패하고 숲으로 도망친다. 숲을 헤매던 중 리오는 윈덤 얼을 만난다.  

오드리 혼은 아버지 벤자민 혼이 제정신을 차리게 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한다. 피트 마르텔은 형님인 앤드류 패커드가 살아있는 모습에 깜짝 놀란다. 토마스 에크하르트가 조시 패커드를 쫓아 트윈 픽스에 도착한다.  

에블린 마쉬의 남편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자, 제임스 헐리는 (이제서야!) 자신이 이용당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경찰을 피해 도망치던 중, 제임스는 다나 헤이워드를 만난다.  

 

 

 

2. 유구무언(有口無言)  

솔직히 이 에피소드로 한 편의 글을 쓸 수 있을까 할 정도로, <트윈 픽스>는 더 이상 어떤 담론도 만들어내지 않는 소프 오페라가 됐다. 드라마는 더 이상 아무런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으며, 계속 매 회 새로운 인물들을 투입하고 있지만, 원래의 아우라를 되찾기에는 너무나 멀리 왔다. 사람들이 <트윈 픽스>를 본 이유는 미스터리 때문이었지, 매 회 새로 출연하는 게스트를 보려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신기한 점은 왜 작가들은 더 이상 밥에 대해 이야기를 만들지 않는가이다. 밥은 다른 사람의 몸에 기생할 수 있는 영혼이다. 밥으로 인해 <트윈 픽스>는 또 다른 서스펜스를 만들어낼 수 있다. 어쩌면 마을 주민들 중 모두가 살인자가 될 수도 있는 매력적이고 무서운 장치이기도 하지만, 작가들은 초자연적인 현상을 버리고 현실 세계의 트윈 픽스를 다루기 시작했다. 데일 쿠퍼가 양복을 벗고 캐주얼을 입은 때와 동시에, <트윈 픽스>는 더 이상 특별하지 않다.  

 

 

 

3. 울리 에델(Uli Edel)  

새로운 출연자 뿐 아니라, 이번 회에서는 기존의 감독들 말고 새로운 감독이 영입되어 에피소드를 만들었다. 울리 에델. 최근의 관객들에게는 <바더 마인호프(Der Baader Meinhof Komplex)>의 감독으로 기억되겠지만, 당시 <트윈 픽스>세대에게는 <부룩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Last Exit To Brooklyn)>와 마돈나가 주연한 <육체의 증거(Body Of Evidence)>의 감독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아무리 (그 당시에) 잘 나가는 감독을 섭외했다 하더라도, 산으로 간 각본을 구제할 방법은 없다. 한 편의 드라마로는 잘 만들어진 드라마임에는 틀림없지만, <트윈 픽스>의 에피소드 안에서, 이 작품은 그저 그런 시시한 작품에 위치한다. 그것은 <트윈 픽스>가 다룬 것이 이야기가 아닌, 미스터리와 같은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한 때 승승장구했지만, <육체의 증거> 실패 이후로, 울리 에델은 거의 10여년을 그저 그런 TV 영화만 연출해왔다. 그렇게 잊혀지는 이름인줄 알았는데, 독일로 돌아가 <바더 마인호프>를 만들지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울리 에델은 2010년 <엘렉트로 게토, 부시도 이야기(Zeiten ändern Dich)>를 만들었는데, 놀랍게도 래퍼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 영화는 올해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 만날 수 있다.   

 

 

4. 기억할만한 지나침  

토마스 에크하르트 역을 맡은 배우는 데이빗 워너(David Warner)다. 그는 (영국출신의 위대한 배우들이 대개 그렇지만) 로열 셰익스피어 극단(Royal Shakespeare Company)에서 연기 생활을 시작했다. 일반 대중에게 각인된 작품으로는 <오멘(The Omen)>과 <타이타닉(Titanic)>이 있다.   

 

 

 

5. 덧붙임  

a. 대부분 사실에 기초하여 썼고, 개개의 세부사항은 사실에 부합하지만,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사실의 전후부분이 바뀐 경우도 있습니다.  

b. 콘텐츠 중 캡처 이미지에 대한 권리는 해당 저작권사에게 있습니다.  

c. References
- 『Lynch on Lynch, Revised Edition』 크리스 로들리, Faber & Faber
- 『데이빗 린치의 빨간방』 데이빗 린치, 곽한주 옮김, 그책
- 『TWIN PEAKS #2.014』 스크립트, 6th Revisions
- 〈Twin Peaks: Definite Gold Box Edition〉 Lynch/Frost Productions, CBS DVD, Paramount Home Entertainment
- 위키피디아 http://en.wikipedia.org/
- IMDB http://www.imd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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