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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소설가 - 1년 52주에 완성하는 소설 창작 프로그램
로버트 J. 레이.브렛 노리스 지음, 서준환 옮김 / 오브제 / 2012년 11월
평점 :
소설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교과서 같은 책이 나왔다. 평소 일 때문에 꿈만 꾸다 포기한 이들에게 좋은 선생님이 되어줄 것 같다. 자신의 모든 시간에 글을 쓰며 꿈을 꾸기에 부담스러운, 꿈만 가진 많은 이들에게 1년 52주동안 주말만의 시간을 들여 꾸준히 자신의 소설을 완성해 낼 수 있는 길을 안내해준다.
작가 자신이 문예창작 교수이고, 많은 학생들에게 글쓰는 법을 강의 해왔던 만큼 책의 내용은 구체적이고 계획적이다.
전체적으로 어떤 내용들이 있나하고 읽어봤기 때문에 내가 직접 스토리를 생각하고 적용해보진 않았지만, 대강 무엇이 필요하고 평소해 해두면 좋을 습관들이라던가, 시간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며, 기본적으로 읽어둬야 할 책들은 무엇인지 알 수 있어 글을 쓰는데도 무작정 쓰는 게 아니라 어떤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고 과정이 필요한지 똑똑히 알 수 있었다.
4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은 개인적으로 강의를 듣는 것같은 느낌도 들어, 제대로 공부가 필요하구나 하고 느껴지는 전문적인 느낌이 드는 책이다.
나는 그런 부류였다. 창조적인 영감, 좋은 아이디어로 이야기가 시작되고 글도 완성되는 거라고.
하지만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와 영감이 있어도 글을 끝까지 완성시키기는 힘들다. 시작은 했어도 어느 순간엔 갈 길을 놓치고 잃어버리기 쉽상이다. 그런 식으로 그만두게 되는 공중부양되는 글들이 작가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가.
이제 이 책을 옆에 두고 길을 잃지 않게 하자. 제대로 흐름이 도는 나의 창작 이야기를 만들어보자. 고 생각해본다.
앞부분은 들어가기에 앞서 글쓰기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을 알려준다. 마라톤을 뛰기 전에 준비운동 같은 느낌이다.
글쓰기에 들어가는 자신만의 절차를 정해두고, 시간을 적절하게 관리해 효율적으로 쓸 필요성을 알려준다.
처음부터 완벽한 묘사가 들어가는 완벽한 글보다 글 자체로 아무런 제약없이 흘러갈 수 있는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내려가는 초고의 중요성을 설명해준다. 이것부터가 시작인 것이다.
너무 복잡한 설명보다는 이미지 위주의 글을 써야한다.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언어를 빚어내라는 이야기는 우리가 머릿속에서 이미지로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기 때문일 것이다.
캐릭터의 설정은 현실을 반영한 주도면밀한 살아움직이는 캐릭터를 만들어놓고, 그 캐릭터가 그 구상속에서 저절로 움직이게 하는 것이다. 체계적인 준비로 글을 쓰면 그 이야기는 무너지지 않는다. 캐릭터는 살아 움직일 것이다.
플롯은 일종의 스케치같은 것이다. 어떤 구조의 플롯으로 할지를 결정해 대강의 흐름을 정해둔다.
플롯은 직선과 순환구조의 플롯이 있는데, 직선은 영화대본, 순환은 영웅적, 신화적 여정에 많이 쓰인다고 한다.
지금 나와있는 유명한 소설들을 예로 들어 구체적인 설명과 함께 그 소설들의 구조를 살펴보고 도표로 정리할 수 있게 도와준다. 또 필요한 질문을 여러가지 던져주어 내 스스로 내 이야기 속에 필요한 것들을 점검해 볼 수 있게 도와준다.
이야기 뼈대를 위한 스케치를 위해 연습과제가 주어지고, 예로 든 소설을 참고하면서 제대로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 같다. 구성방식 스케치가 중요한 이유는 우리의 주인공을 이야기의 결말까지 끝까지 이끌어가기 위함이다.
플롯짜기 후 등장인물을 만들고, 등장인물의 욕망목록짜기를 통해 캐릭터의 행동을 유발하는 동기를 이해해본다.
등장인물을 살아숨쉬게 하기 위해서 일상적인 생활 속에서 관찰을 많이 해본다. 커피숍에서 여러사람을 관찰하고, 기록하고 상상해 많은 캐릭터들을 만들어두면, 그 디테일을 반영한 캐릭터가 소설 속에서 현실감 넘치게 보이게 한다.
커피숍에선 수다떠느라 별 생각이 없었지만, 이제부터는 관찰을 시작해야 할 것 같다.
책에서는 소품의 플롯짜기도 따로 해야할 정도로 중요하게 나오는데, 소품의 반복된 등장으로 글쓰기의 밀도가 강화된다고 한다. 회상 속에서 등장하는 소품이나 소품의 이동을 정리하면 인물의 행위를 디테일하게 창조해낼 수 있다.
소품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치 못했는데 소품도 등장인물 만큼이나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밖에도 배워야 할 것도 많고, 영화나 책을 보면서 공부해야 할 것도, 평소에 메모해둬야 할것도 많음을 알았다.
전체적인 구성은 2주씩 공부해야 할 것에 대한 설명과 예로 든 소설들을 보면서 구체적으로 공부할 수 있고, 연습과제를 통해 직접 실습 해볼 수 있다.
이 모든 것에서 말하는 것은 뒤돌아보지 않고 지금은 앞으로 나가는 것에만 신경쓰는 것이다.
자신 안에서 들려오는 태클의 소리를 잠시 접어두고, 앞으로 전진한다.
초고의 완성후에서야 수정부분에 대한 생각이 시작되어야 한다. 중요한 건 시간을 관리해 막힘없이 나아가 초고를 완성하는 일이다.
장편소설을 완성하고자 하는 이들은 이 책을 읽어보면 구조, 뼈대의 중요성을 깊이 알 수 있을 것이다.
글을 쓰기 위해 한번쯤 자판을 두들겨 본 경험이 있는 이들이라면 몰랐던 글쓰기의 비법과 그동안 들었던 수많은 의문들에 대한 해답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직접 주말을 투자해 소설가의 꿈을 이뤄나가 보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