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의 숲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10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민음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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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의 명성은 전부터 알고 있었으나 그의 작품을 만난 것은 작년이었다.

남들은 하루키의 소설부터 만난 게 일반적인 듯한데

난 특이하게 에세이를 먼저 접했다.

깔끔하고 담백하며 유머러스한 그의 에세이를 보고나서 그의 소설도 읽어보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다.


하루키가 쓴 유명한 소설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초기작인 <노르웨이의 숲>을 골랐다.

이 작품이 전에는 <상실의 시대>라는 제목이었다는 것도 얼마 전에야 알았다.

이 작품을 먼저 고른 이유는 비틀즈의 노래 제목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만약 여전히  책 제목이 <상실의 시대>였다면 다른 책부터 골랐을 지도 모른다. 제목이 우울해서 말이다.

이런저런 서평책을 보다보면 이 책이 꼭 들어가 있던 기억도 나서 다른 책보다 이 책을 선뜻 고르게 되었다.


하루키의 에세이와 소설은 느낌이 참 달랐다.

에세이는 참 밝고 유쾌하고 유머가 넘쳤지만

소설은 반대 느낌이 강했다.

착 가라앉는 느낌이랄까!

요즘 쓰는 에세이와는 거의 30년 차이가 나니 충분히 이해 되는 부분이다.


와타나베, 나오코, 기즈코, 미도리, 레이코가 만들어 가는 사랑 이야기가 전편에 흐르고 있다.

10대의 사랑에서부터 40대의 사랑까지

그 사랑이 때로는 잔잔하게 때로는 격정적으로 때로는 슬프게 다가온다.


화자는 와타나베이다.

10대 후반에 만났던 기즈코와 기즈코의 연인이었던 나오코는 

사람을 잘 사귀지 않는 와타나베에게 있어 유일한 친구였다.

기즈코가 사고로 죽은 후 와타나베와 나오코는 우연히 다시 만나

친구처럼  다시 만남을 이어가지만

둘의 기류는 예전과는 사뭇 다르다.

어느새 나오코를 마음 속 깊이 사랑하게 된 와나타베를

나오코는 연인으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나오코를 깊이 사랑하지만 함께할 수 없는 운명이었던 와타나베는

대학에서 또 다른 여인을 만나게 된다.

나오코와는 전혀 상반된 매력을 가진 미도리라는 여자인데

나오코가 가을을 닮았다면

미도리는 여름이라고 할까!

또 한 여인이 있는데 나오코와 같은 요양원에 있는 레이코이다.

원숙미가 넘치는 레이코는 와타나베에게는 엄마 같은 존재이기도 하다.


와타나베는 이 세 여인과 직접 만나 대화를 하기도 하지만

상당 부분 편지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전한다. 

요양원에 있는 나오코에게 자신의  소소한 일상을 솔직하게 써 보내기도 하고

오해 때문에 소원해진 미도리에게  편지를 쓰기도 한다.

레이코에게는 자신의 인생 상담을 하기도 한다.

와타나베의 편지는 

편지를 주고받던 학창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만들어 반가웠다.

30년 전에는 편지로 마음을 주고받는 게 일상이었는데 말이다.

30년 시간의 간극이 있음에도 이 소설에 공감할 수 있는 것은

바로 "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어서가 아닐까 싶다.

사랑은 예나 지금이나 설레고 아프니까 말이다. 


이 소설의 매력은 뭐니뭐니 해도 등장인물의 캐릭터가 아닐까 싶다.

네 명이 각각 독특한 매력을 가지고 있어 소설에 흠뻑 빠지게 된다.

특히 신비함의 극치인 첫사랑 나오코와

상큼한 매력의 소유자 미도리의 대조는 

와타나베가 왜 이 둘을 동시에 사랑할 수밖에 없는지 공감하게 만든다.

특히 나오코를 보면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상실감은 상상한 것보다 정말 깊구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혹시 영화로 제작되지 않았을까 싶어 검색해 보니 

2011년 일본에서 <노르웨이의 숲>이라는 제목의 영화로 제작되었다고 한다.

책을 읽으면서 이건 영화로 만들어도 좋겠다 싶었는데 역시나....

우리나라에서도 상영했었나? 

워낙 유명한 소설이라 원작과 비교해 수작이라는 소리를 듣기는 쉽지 않았을 듯하다.

책을 통해 상상한 인물과 영상으로 표현된 인물은 어떻게 다를까 궁금하다.

특히 통통 튀는 매력의 소유자 미도리가 궁금하다. 

아무튼 찾아서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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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6-02-19 19: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루키 최고죠!

수퍼남매맘 2016-02-20 13:15   좋아요 0 | URL
꿈섬님도 좋아하시는군요!!!
전 그를 알고자 다른 책 <해변의 카프카>를 읽고 있는 중이랍니다.

책읽는나무 2016-02-19 21: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루키♡♡

수퍼남매맘 2016-02-20 13:12   좋아요 0 | URL
알라딘에 하루키 팬들이 많군요.
저도 조만간 팬이 될 듯해요. ㅎㅎㅎ

비로그인 2016-02-19 2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키, 어떤 매력이 있는지, 도서관에 가서 한번 읽어봐야 겠네요. ㅋㅋ

수퍼남매맘 2016-02-20 13:13   좋아요 0 | URL
저도 그의 매력을 찾아보고자 열심히 읽고 있는 중이에요.
에세이는 3~4권 읽어봤는데 참 좋더라고요.

고양이라디오 2016-02-20 0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오래전에 읽었던 소설인데 다시 읽어보고 싶어지는 리뷰네요^^
영화도 있군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ㅎ

수퍼남매맘 2016-02-20 13:14   좋아요 1 | URL
대부분 좀 젋었을 때 하루키를 접한 듯한데
전 늦은감이 좀 있지요.
다시 읽어보고 싶어지셨다니 다행입니다.

2016-02-24 09: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2-24 11: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금요일엔 돌아오렴 - 240일간의 세월호 유가족 육성기록
416 세월호 참사 기록위원회 작가기록단 엮음 / 창비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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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집에 몇 달 전부터 꽂혀 있었지만 차마 읽지 못했습니다.

얼마 전, 세월호 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나쁜 나라>를 보고나서야 비로소 이 책을 펼쳐 들었습니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이젠 제대로 알아야겠다' 생각했습니다.


<금요일엔 돌아오렴>는 금요일엔 수학여행에서 돌와올 줄 알았던 아이를 잃어버린 부모의 이야기를 기록한 것입니다.

2014년 4월 16일,  304명이 하루아침에 별이 되었습니다. 

우리나라가 여러모로 전보다 발달했고, 구명 조끼도 입었고,  구조 인력도 많다고 전해졌기에

다 살아나올 줄 알았습니다. 정말 그랬습니다.  

그런데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세월호는 참사입니다.


며칠 째 한파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집에 있어도 이렇게 추운데 아직 세월호 속에 갇혀 있는 이들은 얼마나 추울까 하는 생각에 또 한 번 가슴이 시립니다.

실종자 가족의 마음은 오죽할까요?

하루 빨리 세월호를 인양하여 시신이라도 가족 품에 안겨 줬으면 좋겠습니다.


혹자는 이제 세월호 이야기 그만 하자고 한다지요.

특별법도 만들어졌고 청문회도 했고 보상도 해 줬으니 끝난게 아니냐고 또 한 번 유가족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지요?

세월호 가족들은 분명히 말합니다.

어떠한 보상도 이뤄진 게 없다고요. 진실규명이 먼저라고 말합니다. 

사실이 왜곡되어 전해질 때 유가족의 마음은 또 한 번 무너집니다. 

실제 보상은 이뤄지지 않았는데 잘못 전달되어지는 정보  때문에 국민들이 자신들을 오해하는 것 같아 안타깝고 억울하다고 합니다. 

마치 더 돈을 챙기기 위해 나라를 상대로 싸움을 한다는 식으로 언론 플레이 하는 게 너무 분하고 안타깝다고 합니다.

일본이 위안부 할머니한테도 돈이야기를 했지요.

참 얄궂은 세상입니다. 돈으로 뭐든지 해결하려 하고, 돈 이야기가 나오면 문제를 보는 시각이 달라지니 말이에요.

이게 어찌 돈으로 해결되고 치유될 상처일까요?


이 책을 보고나니 세월호는 아직 끝난 이야기가 아닙니다. 현재 진행형입니다.

아직 아무것도 정확하게 명확하게 밝혀진 게 없습니다.

사고 직후 현장에 있었던 부모들과 진도 어부들의 말을 조합해보니 의문이 한두 개가 아닙니다.


왜 304명이 구명조끼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세월호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을까요?

왜 선장과 선원들은 자기들 먼저 빠져나오고, 승객들은 기다리라고 방송하였을까요?

왜 기록 장치가 작동하지 않았을까요?

왜 "전원구조"라는 오보가 나왔을까요?

왜 세월호는 안개가 자욱한 밤에 구태여 출발하였을까요?

왜 해경은 구조 작업을 하지 않고 빙빙 돌고만 있었을까요?

어느 것 하나 속시원하게 밝혀진 것도 없고, 책임진 사람도 없습니다.

아직 9명의 실종자가 있는데 심지어 인양조차 하고 있지 않습니다. 

초반에는 인양 이야기를 먼저 꺼내더니 

이제 세월호 가족들이 인양하자고 하니, 돈이 많이 드니 기술이 모자라니 핑계를 대고 있답니다.

어느 것 하나 국민이 시원하게 납득할 만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습니다.

그러니 어찌 끝났다고 할 수 있을까요?


이 책은 하늘의 별이 된 단원고 학생 13명의 부모들의 사고 직후부터 세월호 틀별법이 만들어지기까지 

그 힘든 시간을 어떻게 버티었는지에 대한 기록입니다. 

아픈 기억을 다시 한번 들춰내어 기록한다는 게 부모나 기록자 모두 힘든 일이었지만

양쪽 모두 기록의 필요성을 알았기에 멈추지 않았습니다.

왜 이런 기록이 필요할까요?

다시는 이런 참사가 벌어지지 않기 위해서 아닐까요?

또 여기 실린 13명의 부모님 마음 속에는 자신의 아이가 잊혀지지 않길 바라는 마음도 있었을 거예요.

어떤 어머니는 아이의 꿈이 국어 교사였는데 그 이야기를 하면서 편집 마무리를 할 때 생전에

아이가 지었던 시를 보내셔서 실게 되었다고 하더군요. 

부모나 가족은 죽을 때까지 별이 된 아이를 기억하겠지만

제3자는 아무리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일도 시간이 흐르면서 서서히 잊고 살잖아요. 


작업을 하는 동안, 부모는 때로 통곡하고 애써 눈물을 삼키기도 하고 말을 멈추기도 하였지만

사랑스러웠던 아이와의 추억을 말할 때는 빛이 났다고 작가는 말합니다. 

이 세상 부모라면 다 알잖아요. 아이가 세상에 태어난 순간, 아이가 첫걸음을 뗄 때, 아이가 " 엄마" 라고 부를 때, 초등학교 입학할 때....

매순간 그 아이가 얼마나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존재였는지 회고하는 시간만큼 행복한 게 어디 있을까요?

그걸 많은 이와 공유하고 싶었을 거예요. 

힘겹게 털어놓은 이야기 덕분에 저도 13명의 아이에 대해 잘 알게 되었습니다. 

정말 착하고 아름다운 아이들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304명 모두 다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존재들이었는데....

어떤 어머니 말처럼 앨범 2권이 다 되지도 않게 짧게 세상을 살다 먼저 별이 되어버린 아이들.

그 아이들의 짧지만 소중한 이야기를 모두 함께 나누고 기억해 주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이 책에 담겨 있습니다. 


책을 보고나서야 

지난 번 작가기록단의 한 명인 정주연 작가가 형제자매에 대한 케어가 절실히 필요하단 이야기가 왜 나왔는지 절감하였습니다.

부모도 부모이지만 형제자매가 겪는 트라우마가 아주 심각하였습니다.

특히 동생들이 겪는 고통이 참 컸습니다.

사고 직후, 부모가 모두 팽목항에서 몇날 며칠을 지내는 동안, 장례를 치르고 여러 가지 해결해야 할 일들로 투쟁하는 동안,

동생들이 혼자 감당해야 할 아픔과 고통, 두려움이 얼마나 컸을까요?

그 트라우마가 여러 가지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 도움의 손길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부모들은 이제 남겨진 이 아이  하나만이라도 잘 지키기 위해서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게 부모들이 존재할 이유입니다. 

남겨진 아이가 있는 부모들은 자신들의 마음도 이리 찢어지는데 

외동인 아이들의 부모는 오죽하겠냐며 그들 걱정을 합니다.

저도 가장 가슴 아팠던 사연 중에

단 둘이 살던 김소연 학생의 아버지 이야기가 가장 마음 아팠습니다.

실제로 아버지께서는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소주 5-6병을 마시고, 응급차에 실려간 적도 있었다고 합니다.

소연 아버지는 지금은 그래도 유가족들과 이야기하며 그럭저럭 지내는데 이것마저 사라지면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막막하다고 합니다.

충청도 사투리 그대로 쓰여진 소연 아버지의 사연이 가장 먹먹했습니다. 


또 어떤 어머니의 말씀이 귀에 쟁쟁 거립니다.

구명조끼를 입고 대기하고 있을 때, 그 때 아이들 마음은 살 수 있을 거란 희망이 있었을텐데

아무도 자신을 구하러 오지 않았을 때 얼마나 많은 원한과 분노를 안고 사그라들었을까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하시더라고요.

방송 안내 따라 안에서 대기하며 어른과 이 사회를 믿었던 그 착한 아이들이

마지막 순간에 얼마나 어른과 사회에 대한 배신감으로 가득찬 채 

고통스럽게 생을 마감하였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만 하면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30년 전 서해 페리호 사고 당시 의경으로 있었던 한  아버지의 이야기는 우리의 구조 작업이 얼마나 낙후되었는지 일깨워줍니다. 

그 때나 지금이나 구조 작업 수준이 비슷하였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고 회고합니다.

심지어 우리나라는 OECD 가입 국가인데 말이죠. 

바다에서 일어난 사고에 대한 구체적인 메뉴얼이 전무한 상태였다고 합니다.

자신이 지금 열심히 뛰어다니고, 싸우는 것도 다시는 이런 참사가 벌어지지 않기 위함이라고 하시며

바다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면 자신이 제일 먼저 뛰어갈 거라고 하십니다.

세월호 가족들이 만들려고 했던 특별법은 결국 잠재적 사고를 대비하기 위한 것입니다.

즉, 나와 우리 가족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법인 것이지요.

30년 후에도 또 이런 일이 벌어지면 안 되지 않겠습니까?


부모님들이 전해주는 팽목항과 진도 체육관에서 있었던 일을 보니 정말 체계도 없고, 배려도 없었더군요.

책을 읽는 내내 정말 제대로 알고 있는 게 별로 없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장의 진실이 제대로 우리한테 전달되지 않았구나 싶어 또 분노가 일었습니다. 

그들이 진도와 팽목항에서 느꼈던 것은 배신과 절망 뿐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부모들은 스스로 나서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의 억울한 죽음을 풀기 위해서는 마냥 울고만 있을 순 없었습니다.

아이들을 어서 꺼내 달라고 줄을 맞춰 진도대교를 건넜고,

거리로 나왔고, 국회로, 청와대로, 서명을 받으러 전국을 누비러 다녔습니다.

평범했던 부모들은 점점 투사가 되어갔습니다. 


어떤 아버지께서는 국회 연설을 하러 온 대통령과 국무 총리가 유가족을 향해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돌아가려고 하자

차를 타러 가는 국무총리를 향해 무릎까지 꿇고 애원하였다고 합니다.

평소에 전혀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던 남편이 그렇게까지 하는 것을 보고 아내는 매우 놀랐다고 합니다.

얼마나 절박하였으면....

그게 부모 심정입니다. 

무릎 꿇은 아버지를 본체만체 하며 자동차를 타고 휑 하니 갔다고 하더군요. 

교황도 퍼레이드 차에서 내려 유가족의 손을 잡아주고 위로했는데 말이죠.


이런 형국이니 부모들은 마냥 아파하고만 있을 수 없다고 합니다.

진실규명을 하기 위해 스스로 일어나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습니다.

우린 이 부모들을 외면해야 할까요?


13명의 부모들이 한결 같이 말한 게 있습니다.

그동안, 먹고 사느라 바빠서 우리 사회에서 고통받고 소외당하는 사람에게 관심 갖지 않았다고요.

그런데 자신들이 지금 겪어보니 "연대"라는 게 얼마나 중요하고 필요한지 알겠다고요.

물론 사람 때문에 상처받기도 하였지만 수많은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해준 국민들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요.

이런 깨달음이야말로 아이들이 주고 간 선물이라고 합니다.

어느 날,

대구 지하철 참사 유가족이 오셔서 그랬다고 하네요.

"그 때 특별법을 만들었으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텐데..."

그래서 부모들은 포기할 수 없다고 합니다.

지금 포기하면 또 이와 같은 일이 잠재적으로 일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또한 우리가 연대해야 할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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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미 2016-01-24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아직 어떤 것도 해결되고 밝혀진게 없는데 자꾸만 잊혀져가고 있어요. 오히려 사회를 불안하게 만드는 역적으로 몰리는 상황이죠. 조금만 관심을 기울여보면 제가 봐도 의문투성이인데 가족들 마음은 오죽하겠어요. 추위까지 닥치니 아직도 밖에서 고생할 가족들 생각에 마음이 아프네요 ㅠㅠ

수퍼남매맘 2016-01-25 18:29   좋아요 0 | URL
가족을 불시에 잃은 사람에게 역적이라니.... 너무 한 것 같아요.
기억하는 사람이 많아져야 제대로 조사를 하고 진실이 밝혀질 거라 생각해요.

2016-01-25 11: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25 18: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앵두를 찾아라
배혜경 지음 / 수필세계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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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와 평자가 사적으로나 공적으로 친교가 있는 것이 작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까 혹은 걸림돌이 될까"

이 책 해설을 쓴 박양근 교수의 첫말입니다. 

공감이 되어 인용해 봅니다


"앵두를 찾아라" 수필집의 저자인 배혜경 님과는 서로 안면이 있진 않아요.

하지만 이 분이 얼마 전 책을 냈다는 소문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죠. 

알라디너의 책이라 구매해야지 마음 먹고 있던 터에

제가 좋아하는 알라디너로부터 이 책을 선물 받아 열심히 정독하였답니다. 


처음 책장을 펼치고 깜짝 놀랐습니다.

생각보다 한쪽을 가득 메운 활자 때문이었습니다.

제 기억으로 수필집은 글자와 글자, 줄과 줄 간격이 아주 넉넉했던 것 같거든요. 

요즘 하루키의 "시드니"를 읽고 있는 중이었는데

그 책도 여백이 정말 많거든요. 

(하루키의 책을 잠시 제쳐둔 채 이 책부터 읽었답니다.)

저자는 하고 싶은 말, 들려 주고 싶은 말이 많았던가 보구나 생각했습니다.

책을 읽고나니 왜 여백이 별로 없었을까 이해되었습니다.

저자가 이 책을 내기 위해 오랜 시간 준비했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오랜 시간 공들여 만들어 낸 책이라 지면을 낭비하기 아까웠을 것 같아요. 


알라딘 서재에 저자 분이 여럿 살고 계시지요. 

(완전 부러워요, 어쩜 다들 글을 그리 잘 쓰시는지...)

모든 분의 책을 다 읽어보진 못 했고 마태우스 서민 교수의 책을 읽어본 적이 있어요. 

"서민적 글쓰기" 책을 읽을 때와는 사뭇 느낌이 달랐어요.

아마 이 책이 수필집이라서 그랬던가 봅니다.

아예 모르는 분의 수필이라면 느낌이 달랐을 듯해요. 

어쩐지 저자의  일기장을 훔쳐 보는 듯한 느낌이 계속 들었어요.

그만큼 저자는 아주 솔직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저자가 들려주는 하나 하나의 에피소드를 통해

저자의 모습을 상상해 보고, 떠올려 보곤 하였습니다.

이 수필집을 통해 저자의 삶을 조금이나 알게 된 것 같아

저혼자 많아 가까워진 기분이 들어요. 

저랑 연배가 비슷해서인지 

골목이나 부모님에 대해 쓴 부분을 읽을 때는 저절로 고개가 끄덕거려졌답니다.


이 수필집 덕분에 모처럼 마음이 촉촉해지고 자극을 많이 받았어요.

수필집을 자주 접하는 편은 아니지만 

자신의 속살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이런 수필은 아주 오랜만이었던 것 같아요. 

제가 수필집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이유가

너무 감상적이고 저자의 주관에 너무 치우져져 있다는 점이었거든요.

이 수필집은  그런 기준에서 볼 때

너무 감상적이지  않은데다 지적이어서 좋았어요.

저자가 그만큼 이성과 감성을 두루 지니고 있다는 반증이겠지요.

저자가 시각장애인을 위해 녹음했다는 녹음 파일도 한번 들어보고 싶어요.

목소리가 촉촉할 것 같아요. 글을 통해서 느껴지는 분위기가 그렇거든요.


너무 생경한 낱말과 한자어가 많은 점은 

독서력이 그리 높지 않은 저로선 읽어내기 좀 힘겹기도 했어요. 

그것 또한 작가의 문체일 거라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요.


"세상이 거대한 한 권의 책이라면 사람은 또 한 권의 작은 책이다" 라는 저자의 말처럼

배혜경 이라는 사람에 대해 아주 조금 알게 된 것 같아 기쁩니다.

프레이야, 책장을 넘겨 주는 여자, 수선화를 닮은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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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6-01-19 18: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벌써 읽고 리뷰까지... 부지런하네요!!
나는 돌아와서도 토욜 숲체험 외에 아무것도 안하고 빈둥거리다 어제부터 슬슬 시동을 걸었어요!!^^

오거서 2016-01-19 1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자의 주관이 배제된 글쓰기가 가능할런지요. 대부분 자기 주장을 펴기 위해서 글을 쓴다고 봐요. 치우치는 것은 다른 경우라고 봅니다만. 편하게 잘 읽었습니다.

수퍼남매맘 2016-01-19 20:25   좋아요 0 | URL
그렇죠. 뉴스도 주관적으로 하는 세상인데....
저도 글쓰기는 자신의 생각을 펼치기 위해 쓰는 거란 것에 동의합니다.
어설픈 논리로 쓴 수필에 대한 나쁜 기억이 있어 이런 문장을 쓰게 되었답니다.




2016-01-19 19: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19 20: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19 18: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19 20: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19 20: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19 20: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늘바람 2016-01-19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요즘 라뷰를 잘 못쓰겠어서 ㅠ
 
댓글부대 - 2015년 제3회 제주 4.3 평화문학상 수상작
장강명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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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 책의 리뷰가 알라딘 서재에 많이 보이길래 어떤 내용일까 심히 궁금하였다.

댓글을 읽고 쓰는 입장으로서 책제목이 참 마음에 와닿기도 하였다. 

읽고나서의 느낌은 섬짓하다.

책에서와 같은 유사한 일이 그동안 있었을 지도 모르겠다는 무서움과

앞으로 이런 일이 자행될 수 있겠다는 두려움이 엄습해 왔다.


"장강명"이라는 작가의 이력이 참 특이했다.

75년생이니 비슷한 세대이다. 

공대 출신인데 기자 생활을 하였고, 지금은 소설을 쓰는 작가이다.

"한국이 싫어서"라는 책을 썼다고 하는데 이 책도 한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제3회 4.3평화문학상을 탄 작품이라고 하는데 4.3이야기는 전혀 나오지 않는다.

심사평을 보면 왜 이 책이 4.3사건을 전면적으로 다루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수상작이 되었는지 나온다. 수긍이 간다.

폭력이라는 연장선에서 두 사건이 만나고 있기 때문이다. 


기자 생활을 토대로 해서인지 이 책은 신문 기자와 "찻캇탓"이 인터뷰를 하는 형식으로 전개된다.

중간중간에 찻캇탓이 속한 팀-알렙이 계획하고 행동한 일이 기록되어 있는데

19금 내용이 꽤 적나라하게 나오므로

청소년에게 재미있다고 추천하면 안 될 듯하다. 

안마방의 이야기들이 너무 충격적이었다.


연예인이나 공인이 악플로 인해 고통 받는다는 이야기는 이미 오래 전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는 누군가가  팀-알렙이라는 저격수를 고용하여 진보 사이트를 마비시키는 내용이다. 

누군가가 누구일까?

"애국"이라는 이름으로 나라를 걱정하는 세력이다. 

이들이 돈이 필요하고 능력이 되는 댓글부대를 이용하여 좌빨 세력이라 칭해지는 진보 사이트를 댓글로 무차별 공격하는 것이다.

고작 세 명의 댓글로 사이트가 마비되고 무용지물이 되는 이런 일이 가능할까?

처음 댓글은 그들이 달지만 그 다음은 자기들 즉 진보 진영끼리 치고받는 형국이 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사이트는 아수라장이 되고만다.


과연 그런 일이 가능할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책을 읽으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건 작가의 풍부한 지식과 철저한 조사, 그리고 흡인력 있는 내용 전개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우리가 알고 있는 사이트와 보았음직한 사건들이 여러군데 나와 낯설지 않다는 것도 일조하는 듯하다. 

아무튼 댓글이 가진 폭력성을 잘 드러낸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경각심을 주는 고마운 책이어서 지인에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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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베라는 남자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최민우 옮김 / 다산책방 / 201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오베라는 남자"는 재밌고, 유쾌하고, 마지막에는 눈물까지 흐르게 하는 감동을 전해줬다.

결국 " 사랑" 이라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 깨닫게 해 주는 한 줄기 햇살처럼 따듯한 책이었다.


요즘 본방사수하는 드라마가 하나 있다.

지난 주 결방하는 바람에 얼마나 낙담했던지..

바로 "응답하라 1988"이다.

이 드라마를 관통하는 주제도  가족, 이웃 간의 사랑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책도 그런 면에서 일맥상통하다.

부부 간의 사랑을 뛰어넘어 결국, 이웃 사랑까지...


읽는 내내 드는 생각은 

'얼마나 아내를 사랑하길래?'라는 거였다.

나는 남편을 , 남편은 나를, 오베가 아내 소냐를 사랑하는 것처럼 사랑하고 있는 걸까?

우리는 오베 같은 이웃, 오베의 이웃 같은 이웃이 있는 걸까? 

부러워하면 지는 거라는데, 책을 읽으면서 오베와 오베 아내 소냐, 그리고 오베의 이웃이 참 부러웠다.


오베를 딱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원칙주의자"라고 할 수 있겠다.

오베를 보면서 떠오르는 지인이 있어 그 사람한테 이 책을 읽어보라 권해줘야겠다 싶었다. 호호호!!!

원칙주의자의 장점은 법 없이도 양심을 지키면서 산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단점은 융통성이 없고 사회성이 결여된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오베가 그렇다. 아주 심하다. 

단적인 예로 오베는 스웨덴이 만든 차 사브만을 고집하고, 사브를 타지 않는 사람과는 상종도 안 한다. 

바로 이웃인 루네가 볼보, 나중에는 BMW를 타고 다닌다고 왕래를 끊어 버릴 정도이다. 

이 정도면 오베가 얼마나 고리타분한 사람인 줄 짐작할 수 있을 게다.

게다가 칸트처럼 정확히 6시 15분 전에 일어나

매일 동네 시찰을 다닌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말이다.

원칙주의자로 세상이 그득하다면 별 재미는 없겠지만서도 특별히 범죄는 없을 듯하다.

이렇게 오베처럼 알아서 순찰을 돌고, 양심을 잘 지키니 말이다. 


그런 그가 한 여자한테 첫눈에 반해 버린다.

사랑은 원칙주의자를 흔들어 놓기도 하는가 보다. 

그녀를 만나기 위해 거짓말도 하니 말이다. 

오베를 흔든 주인공은 바로 소냐이다.

소냐는 그와는 정반대의 성격을 지녔다. 

소냐의 지인은 왜 그녀가 오베 같은 남자를 선택했는지 항상 의아해했다.

왜 아니겠는가?

소냐 같이 지혜롭고, 사교적이고, 게다가 아름답기까지 한 여자가 말이다.

둘의 결합은 한 마디로 물과 불의 조화라고 할 수 있겠다.

둘은 누가 보기에도 부조화 그 자체였지만 둘은 행복했다.

오베는 그녀를 자신보다 더 사랑하였다.


(여기부터 약간의 스포일 있으므로 주의 요망)

그렇게 사랑하는 그녀가 이제 곁에 없다.

그 상실감이란.... 짐작조차 가지 않는다.

서양인들에게 있어서 배우자의 부재가 가장 큰 스트레스 원인이라는 통계가 있다.

하물며 오베에게 소냐는 전부였던 존재였다.

그의 전부가 사라졌다.

그의 선택은?


그렇다. 

그는 그녀 곁에 가기로 결정한다.

그런데....

그 계획이 매번 이웃들로 인해 망가져 버리곤 한다.

오베의 계획을 망가뜨리는 이웃과의 에피소드가 정말 30초마다 웃게 만든다.

오베의 용의주도, 철두철미한 계획-원칙주의자이니 얼마나 심사숙고하였을까나!-은 사람을 숙연하게 만드는데 

이웃의 출현으로 벌어지는 상황은 그것과 대조되어 독자를 유쾌하게 한다.

전에 읽었던 스웨덴 소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도 비슷했다.

노인은 그럴 의도가 아니었는데 사람이 다치고, 죽고...

그 상황이 참 유머러스하였다.(책에 비해 영화는 좀 별로였다. )

이 책도 그렇다. 

달랑 2권 읽었지만 그래서 스웨덴 소설이 참 마음에 든다. 


오베-소냐의 사랑과 오베-이웃(길고양이 포함)의 사랑이 이 책의 기저를 이룬다.

인간은 혼자서 살 수 없다.

누군가와 사랑을 주고받으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다.

오베가 소냐를 만나 사랑하며 행복했던 것처럼 

올 한 해 누군가를 많이 사랑하며 행복하였으면 한다. 

당분간 이 남자의 치명적인 매력에서 허우적거릴 듯하다. 


2016-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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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06 07:3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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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06 16: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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