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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로 변한 날 - 고운 말 ㅣ 저학년 어린이를 위한 인성동화 8
서지원 지음, 천필연 그림 / 소담주니어 / 201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순식간에 읽었다.
너무 재미있게 읽고나니, 여섯살난 우리딸... 밤이면 밤마다 읽어달라고 들고왔다. 하루에 소제목 하나씩 두개씩 읽어주다 보니까 벌써3번이상은 읽어준 것 같다. 원래 약속한 분량을 다 읽어줬는데도 아이는 더 읽어달라며 조른다. "그 다음도 궁금해. 그래서 그래.."하면서 왜 자기가 조를수 밖에 없었는지를 설명해가며 엄마의 졸려운 눈을 제 손가락으로 치켜 세우며 아이는 모든 촉각을 곤두세운 현중이가 되었다.
"에이, 씨! "하며 말을 잇는 여덟살 오빠에게 "엄마, 나쁜말하면 강아지로 변신하지~~~? " 너무도 자신있게 말하는 아이.. "으응..마져.그렇지~"하면서 아이의 말에 힘을 실어주었다. 아이가 책을 읽으면서 현실과 책속의 내용을 혼돈하고 있는건 아니겠지? 그것도 시일이 지나면 다 깨닫게 되겠지.
읽어주다 보니, 내 입에서 말하기도 뭣한 요즘 아이들이 하는 말들 중에서 많이 들어본 '쩐다'라는 단어를 읽어야 할땐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수그러들었다. 아직 엄마품이 거의 전부였던 이 어린 아이에게 괜한 역효과가 나지 않을까 싶어 아이가 눈치 못채게 얼렁뚱땅 넘겨버린 말들.. 그렇다. 국어사전에도 없는 새로운 신조어들이 자꾸만 생겨난다. 왜 우리의 아이들은, 또 젊은 사람들에겐 그런 신조어들이 생겨나고 재미있어 할까. 인터넷에서 사용되는 "헐,헉,"등의 글을 표준어로 알고 사용하는 덕에 잘못된 표현으로 시험을 본 아이들의 시험지가 인터넷상에 돌기도 하고 그랬었는데..우리 아이들의 언어생활은 이미 심각한 상황에 이르른것 같다. 그런 생각을 누구나 한번쯤은 해 봤을 법한데.. 그런 것을 소재도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드신 서지원님의 아이디어와 드라마(시크릿 가든)와 맞물린 지금의 시점이 절묘하게 맞아들어가 읽는 이로 하여금 아주 큰 공감을 가져왔다고나 할까. 우리 어른들의 영향도 무시하지 못할 것이다.
나쁜말을 세 번하면 강아지로 변한다는 전설이 어른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는 말이 사실로 확인되는 순간.. 나쁜말을 가장 잘했던 현중이와 친구들은 강아지와 영혼이 바뀌었다. 사람이 되고 싶은 강아지는 사람이 나쁜말 열번을 하면 그 사람과 영혼이 바뀐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거 완전 어린이용 시크릿가든이네?"하는 생각으로 너무도 흥미진진하게 읽어내려갔던것 같다.
"아기가 울듯이 너희는 자기 마음대로 일이 안 되면 벌컥벌컥 나쁜 말을 내뱉는거야.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려면 나쁜 말을 하지 말하야 해. 상대방이 알아듣게 차근차근 자세하게 설명을 해야 하는 거야. 그러면 나쁜 말을 할 일이 없단다."
"나쁜 말은 부메랑과도 같다. 네가 나쁜 말을 하면 그 나쁜 말을 다시 네게 돌아온단다.. -중략- 너의 말 한 마이가 다른 사람을 기분 나쁘게도 하고, 행복하게도 한다는 것을 명심해라. 아름답고 좋은 말을 하면 너도 다른 사람에게 아름답고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단다." 95p
"나쁜 말을 마구 내뱉는 것은 다른 사람을 마구 때리는 행동이나 같단다. 때리는 것은 몸에 상처를 주지만, 나쁜 말을 하는 건 마음에 상처를 주지. 그러면 나중에 후회해 봐야 소용이 없단다."96p
책을 펼쳐들면서부터 책을 내려놓을때까지도 순식간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이야기에 폭 빠져들어 읽게 되는 묘한 힘을 가지고 있는 책이다. 내가 잘못된 표현으로 사용하고 있는 말이 있다면 얼른 고쳐야 겠다는 생각도 들게 했다. 그러게.왜 사람들은 나쁜말에 "개"를 넣어서 말을 할까. 강아지의 눈을 보고있으면 그런 마음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데, 왜 나쁜말에 동물들의 이름을 넣어사용하는걸까. 개들의 반란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어떻게보면 그들의 입장에서보면 타당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을꺼란 생각이 든다. 나는, 아이들이 잘못된 말을 하는것은 어른들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하는 1인이다. 어른들이 잘못된 푠현의 나쁜말들을 많이 하기때문에, 그것들을 많이 하는 사람들이 우리 아이들이 듣는데서 더 많이 보여줬었기때문에 아이들도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에게 나쁜말을 도로 걷어가고, 고운말을 사용할 수 있는 법을 가르쳐줄수만 있다면 너무 행복하겠다. 이 창작동화가 저학년아이들을 위한 것이라서 더 소중하단 느낌을 받았다. 이미 다 큰 아이들은 소용없을 거란 생각이 들면서도 '이 한권으로 많은 아이들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겠다'는 기대어린 생각에 가슴언저리가 다 뻑적지근했다.
나쁜 말을 하는 습관으로 강아지로 변한다면 얼마나 억울할까? . 이야기도 이야기지만, 곳곳에 너무도 잘 어울리는 그림. 사람이 나빠서 나쁜말을 하는것이 아니라 나쁜말을 하는 사람이어서 다른 사람을 기분나쁘게 하는 사람이 되는거라는 걸 아이들에게 알려 줄 수 있는 책일것 같다. 그러고보니, 내가 사람이어서 할 수 있는일이 얼마나 많은지 감사하는 마음이 들었다. 요즘은 아이들책도 이렇게 재미있다니..ㅎㅎ 감사할따름이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