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연필을 들고 책을 읽었다. 읽은 내용을 요약하는 것이 아니라 가슴에 와 닿은 구절을 그대로 베끼는 것이었다. 책을 읽으며메모를 한 지 일 년쯤 지난 뒤에야 가끔 떠오르는 자신의 새가을 시험 삼아 용기 내어 적게 되었다. 여왕은 이렇게 썼다. 나는 문학이 광대한 나라라고 생각한다. 그 먼 국경으로 여행하고 있지만 국경에는 절대 다다를 수 없다. 게다가 나는 출발도늦었다. 결코 따라잡지 못하리라.‘ (58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