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선량한 기후파괴자입니다 - 기후위기를 외면하며 우리가 내뱉는 수많은 변명에 관하여
토마스 브루더만 지음, 추미란 옮김 / 동녘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후 위기를 외면하며 우리가 내뱉는 수많은 변명에 대해

뼈를 때리는 책이라 이쁜 에코백과 텀블러 모으기와 같은 그린워싱에 대해 

반성하며 나 또한 선량한 기후파괴자가 아닌지 돌이켜보게 되는 책이다.

기후파괴적 행동을 합리화하는 변명의 심리를 꿰뚫고 있다.


읽는 내내 불편한 진실과 마주하게 되어 마음이 무거웠지만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다양한 기후친화적인 결정들의 어려움 정도와 효력을 만든 표에서

'전구 끄기, 쓰레기 분리수거,  지역 식재료 이용하기, 고기 덜 먹기,

에어컨 사용하지 않고 난방도 줄이기, 대중교통 더 이용하기, 자동차 없는 생활'은 

의식적으로 의지를 가지고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는 점이다.

왜 운전을 하지 않냐며 자동차를 권하는 사람들에게

"제가 지구를 위해서 해 줄 수 있는 일이에요. 기동력이 필요 없는 직업이라

대중교통으로도 충분하고, 운전하는 것보다 시간 활용도 잘할 수 있고 좋아요."

라고 답하고 있는데 나이가 들면서 몸이 좀 더 편한 생활에 대한 유혹이 많아져서

순간 혹 할 때도 있는데, 나의 신념을 저버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지와 무능력이 비현실적인 자기 과대평가와 만날 때만 파괴적인 잠재력이 드러난다는

말이 무시무시하게 다가왔다. 우리는 자기 과대평가로 무능력을 무마할 때

무언가에 대해 잘 알지 못해 확신이 없을 때보다 말이 안 되는 짓을 더 많이 한다.

우리는 복잡한 것과 복합적인 것조차 구분하지 못하기도 한다.

복잡한 문제는 어렵지만 집중해서 이해하면 되지만,

복합적인 것은 복합 체계의 특징들은 변수들 사이에 

수많은 피드백이 있어서 빠른 파악이 어렵고 체계상의 특징으로 예측 또한 어렵다.

양성 피드백과 음성 피드백이 함께 지구 기후 체계를 구성하고 있어서

일반인들은 그 관계를 다 볼 수가 없다. 단순 체계와 달리 역행 기능도 없다.

거기다 우리 뇌는 단기간을 내다보는 데 더 익숙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전망에 부담을 느낀다.


다양한 심리 기제들과 연결된 기후파괴적인 행위에 쓸 수 있는 변명들을

쭈욱 듣다 보니, 기후친화적인 결정을 방해하는 요소들이 너무나 많아서 깜짝 놀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스스로가 기후친화적인 삶을 선택해야만

기후친화적인 미래를 맞이할 수 있음을 뼈저리게 느끼며

나는 선량한 기후파괴자인지 깊이 반성하게 되었다.


#나는선량한기후파괴자입니다  #기후위기  #그린워싱  #위장환경주의


"책과 콩나무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리 퀴리, 대단한 과학자도 도움이 필요해 - 마리와 브로니아의 꿈을 향한 약속 똑똑한 책꽂이 37
린다 엘로비츠 마셜 지음, 안나 발부소 외 그림, 정영임 옮김 / 키다리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리 퀴리와 그의 남편, 딸과 사위까지 모두 노벨상을 수여한

천재 과학자 가족임은 너무나 유명하다.

그런데 마리 퀴리가 대단한 과학자가 되기까지 그녀의 친언니 브로니아의

도움이 컸다.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음악이 울려 퍼지고 책이 가득하고,

과학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던 화기애애하던 집안 분위기는

마리의 어머니와 조시아 언니가 병에 걸려 짧은 생을 마감한 후 달라졌다.

마리와 브로니아는 슬픔에 빠졌지만, 다른 사람을 도우며 살기로 굳게 마음을 먹었고

브로니아는 의사, 마리는 연구원이 되고자 하였다.

당시 바르샤바의 대학은 여성의 입학을 허가하지 않았기 때문에

마리와 브로니아는 학교에 다니지 않고 스스로 공부했다.

그러다 떠돌이 대학이라 불리는 비밀 학교에서 과학, 수학, 예술을 배우고

그녀들의 꿈을 이루기 위해 여성도 입학 가능한 프랑스 소르본 대학교로 갔다.

형편이 넉넉지 않아 브로니아가 먼저 소르본 대학교에서 공부하는 동안

마리는 가정교사로 일하며 언니의 등록금을 내고,

브로니아가 대학 공부를 마치고 마리의 등록금을 내자던 약속을 굳게 지키며

자매는 서로에게 위안과 희망이 되었다.


마리가 폴란드 시골에서 부유한 가정의 아이들을 가르치는 가정교사로 일할 때,

가난한 농부의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이 금지되었지만

그 아이들에게도 글을 읽고 쓰는 법을 가르쳤다고 한다.

폴란드의 가족과 친구들과 헤어지고 싶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꿈을 위해

소르본 대학교로 온 마리는 원자에 완전히 매료되었다.

졸업 후 계속 화학 연구를 하고 싶어 하는 마리를 위해

브로니아는 피에르 퀴리를 소개해 주었고, 피에르는 마리가 실험에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측정 기구들을 만들어 주었을 뿐만 아니라 마리와 사랑에 빠졌다.

폴란드에 있는 아버지에게 돌아가겠다고 약속한 마리는 고민했지만,

브로니아와 브로니아의 남편이 폴란드로 돌아가 아버지 곁에서 병원을 열면 된다고

해결책을 찾았다. 결국 마리와 피에르는 결혼을 하고 파리에서 계속 연구한 끝에

방사능을 가진 물질을 찾아냈다. 

그들이 발견한 첫 원소는 마리의 고향인 폴란드를 따서 폴로늄(Po)으로 이름을 붙였고,

두 번째 원소는 빛을 뜻하는 라틴어 라디우스를 따서 라듐(Ra)으로 이름을 붙였다.

그들은 방사능 연구로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했고,

마리와 피에르는 노벨상의 상금 일부를 브로니아의 병원에 기부했다.

서로의 꿈을 위한 여정에 발판부터 시작해 

인생의 동반자이자 학문 동지를 만나게 해주고,

또 그들로부터 최고의 보상을 받는 삶이라니 그야말로 상부상조하는

멋진 자매들의 모습이었다.


피에르가 갑자기 세상을 떠났을 때 슬퍼하는 마리를 위로한 브로니아는

피에르가 맡았던 수업을 마리가 이어나갈 수 있도록 도왔고,

그 결과 소르본 대학교 650년 역사상 마리 퀴리는 첫 여자 교수가 되었다.

게다가 마리는 플로늄과 라듐을 발견한 공로로 화학 분야에서 

또 한 번의 노벨상을 수여하여 여성 최초로 노벨상을 수상한 것에도

2관왕까지 이루는 신기록을 달성하였다.

그리고 마리가 건전지로 작동되는 이동식 엑스레이 장치를 개발한 덕분에

백만 명이 넘는 군인들을 치료할 수 있었다.

전쟁 후 마리는  파리에 라듐 연구소를 세우고, 바르샤바에 두 번째 세운 라듐 연구소는

브로니아에게 맡겼다. 서로의 꿈을 평생 지지하며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데

큰 토대를 마련하며 세계에 과학의 힘을 보여 준 자매의 저력은 정말 멋졌다.

이런 멋진 자매애가 널리 알려져 서로를 응원하는 가족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마리퀴리대단한과학자도도움이필요해  #마리퀴리언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Book] 서울대 석학이 알려주는 자녀교육법 : 과학 서울대 석학이 알려주는 자녀교육법
송진웅 /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울대 교수님께서 친절하게 알려주는 오래가고 멀리 가는 똑똑한 과학 공부법을 배울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 컷 쏙 과학사 - 한 컷마다 역사가 바뀐다 한 컷 쏙 시리즈
윤상석 지음, 박정섭 그림, 정인경 감수 / 풀빛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00년을 지배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자연 철학부터 인간 게놈 프로젝트까지

세상을 움직인 새로운 과학 발견이나 이론 중 매우 중요한 사건 60가지를 골라

과학사의 명장면이 한 컷 쏙 과학사로 정리되었다.

A4 사이즈의 절반은 그림 한 컷, 나머지 절반이 관련된 요약 설명이기 때문에

배경 지식이 아예 없다면 아주 쉽게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요약된 대략적인 설명이 쉽고 친절하기 때문에 오히려 흥미가 생겨

자신이 관심있는 사건을 더 알아볼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아이들에게 추천할 만하다.

그리고 약간의 배경 지식이 있고, 과학자들의 얼굴을 알아볼 만한 관심이 있는 아이라면

너무나 뿌듯해하면서 시대의 흐름을 따라 과학사를 쭈욱 정리하는데 아주 좋은 구성이다.

이중 프리즘 실험으로 색깔을 구분한 뉴턴은 온갖 색이 찬란한 화려한 의상을 장착하고

머리 위에 사과를 올려놓고 있고,

식물과 공기의 관계를 알아보는 프리스틀리의 실험은 귀가 자기를 좀 살려달라며

꽃을 꽉 붙잡고 있고, 멘델레예프가 원소주기율표를 꿈에서도 볼 정도로 연구에 집중했던 장면도

잘 표현되어 있다.

사실 약간의 배경 지식만 있으면 한 컷 그림의 유머도 보이고

핵심 요약 부분에 가장 핵심 내용에 형광펜까지 그어놓아서 재미있고

짧은 시간 내에 과학사 총정리하기에 제격이어서 가성비가 좋다.

배경 지식이 있는 부분을 술술 넘어가고, 그렇지 않은 부분은 다소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자신이 어떤 분야에 관심이 많고 잘 알고 있는지 또는 어떤 분야의 과학 지식이 부족한지,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물리,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 균형잡힌 과학 공부법을 위한

예비 테스트용으로도 괜찮을 것 같다. 그리고 이해가 잘 되지 않은 부분을 탐색해본 다음

책을 다시 읽었을 때 변화된 자신의 상태를 확인해보는 복습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으니

과학 공부를 시작하는 어린이들에게도 추천해주고 싶다.

어린이들이 꼭 알아야 할 세상을 뒤바꾼 결정적 장면을 한 컷이라는 콘셉트의 힘으로

인간을 인간답게 만든 도전적 질문과 진리를 탐구하는 과학 활동이 얼마나 중요하며

세상을 바꿨는지 제대로 알려주는 책이었다.


#한컷쏙과학사 #과학공부 #어린이과학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 경이로운 세계 속으로 숨어버린 한 남자의 이야기
패트릭 브링리 지음, 김희정.조현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3년 11월
평점 :
품절



뉴욕 한복판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보이는 사무실에서 승승장구를 꿈꾸며 살아가던 저자가

자신의 결혼식이 열릴 예정이었던 날,  암으로 투병하던 친형의 장례식을 치르게 되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지독한 무기력감에 빠졌다.

사랑했던 형의 죽음으로 그냥 한동안 고요하게 서 있고 싶어진 저자는

<뉴요커>를 그만두고 2008년 가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간에서 

가장 단순한 일을 하며 스스로를 놓아두기 위해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이 되었다.


MET에서 10년간 매일 다른 전시실에서 최소 8시간씩 조용히 서서

푸른 제복 아래 저마다의 사연을 지닌 동료 경비원들과 연대하고,

각양각색의 관람객들을 관찰하고, 수천 년의 시간이 담김 고대 유물과

거장들의 경이로운 예술 작품을 마주하며 

삶과 죽음, 일상과 예술의 의미를 발견하며 슬픔을 극복하고 

다시 세상으로 나아갈 용기를 얻은 여정을 고백한 책이다.


저자의 형 톰은 몸집이 크고 건강했다. 

라인배커의 재능과 재치 있는 엔터테이너 크리스 팔리, 부처를 모두 섞어놓은 사람이었기에

형이 건강하지 않은 상태로 뉴욕에서 함께 산 2년 8개월은 모든 걸 변하게 만들었다.

두서없이 오색찬란하고 낭만적인 도시, 사랑의 도시, 마천루와 화려하고 멋진 거리를 누비다

형이 암에 걸리자 뉴욕은 하루아침에 암 병동의 병실과 형의 퀸스 아파트만 남은 도시로 전락했다.

자가면역질환으로 위기가 극에 달하자 한 사람씩 차례로 자기 방으로 작별 인사를 하며

자신은 꽤 괜찮은 사람으로 행복하게 산 것 같다며,

누구나 죽는다며 죽는 건 상관없지만 고통을 겪고 싶진 않다며,

모두들 늙어가는 걸 보고 싶지만 좋은 추억을 가지고 간다며,

남는 이들을 위해 축복해 주던 강한 형을 잃은 저자는

전도유망한 직장이 있는 마천루의 사무실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세상 속에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애를 쓰고, 꾸역꾸역 긁고, 밀치고, 매달려야 하는

종류의 일을 더 이상은 할 수가 없었다.


형의 입원실은 대체로 명랑한 분위기였고 병실을 찾아온 친구들은 좋은 순례자들이었고,

병실 침대 머리맡에는 형이 좋아한 라파엘로의 <검은 방울새의 성모>가 있었다.

아픈 병의 곁에 있으면서 저자는 과거에 입을 헤 벌린 채 쳐다보는 것이라 인식되었던 예술 작품이 

그다지 숭고하고 신비스럽지만은 않으며, 병실에서 벌어지는 일상을 숨김없이 표현하려는 시도와 

달라 보이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저자와 함께 형의 침대 옆에 앉아 있던 

어머니가 동이 트기 시작하는 새벽녘 무렵, 자신들의 모습을 마치 처음인 것처럼 바라보면서

"우리 좀 봐. 지금 우리가 바로 옛 거장들이 그렸던 그런 그림이잖아"

라며 끔찍한 병실에서 우아함을 보았다. 

어릴 적 미술관 나들이를 자주 해서 그런지 형의 죽음 후 몇 달 후, 

어머니와 저자는 필라델피아에 사는 어머니의 네 형제자매를 찾아가 26살짜리 아들을 땅에 묻은 후

자신의 형제자매들과 이야기하는 것이 얼마나 위로가 되는지 혹은 되지 않는지 몸소 느끼며

시간을 보내다 더 단순하고 조용한 곳으로 가자는 어머니의 제안에 필라델피아 미술관으로 가게 되었다.

성인들의 수난과 신의 은총을 묘사한 전시실에서 형의 침대 옆을 지키던 몇 달간 흘렀던 분위기, 

말문이 막히게 하는 수수께끼와 아름다움과 고통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느꼈고

각자 자기만의 슬프고 밝은 그림을 찾았다.

'경배'라 부르는 장르의 그림 앞에서 용감하게 고통을 참아내는 형의 모습을 떠올리던 저자는

'통곡 혹은 피에타'라 부르는 장르의 그림 앞에서  위안과 고통으로 울고 있는 어머니를 발견했다.

필라델피아 미술관에서 침묵 속에서 빙빙 돌고 서성거리고 교감하고 슬픔과 달콤함을 느낀 저자는

미술관에서의 제2의 인생을 시작하기로 결심하게 된다.


이제 이런 순간들은 예전만큼 자주 오지 않고 그 사실을 인정하며 슬퍼진다.

위대한 그림은 경외감, 사랑 그리고 고통 같은 잠들어 있던 감정들을 불러일으키고,

그것은 메자닌의 골동품들에 대한 호기심과는 다르다.

이상하게도 나는 내 격렬한 애도의 끝을 애도하고 있는 것 같다.

이제는 내 삶의 중심에 구멍을 냈던 상실감보다 

그 구멍을 메운 잡다한 걱정거리들을 더 많이 생각한다. 

아마도 그게 옳고 자연스러운 것이겠지만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p.256


메트를 떠나며 저자가 수행한 마지막 임무는 20여 년 전, 가족들과 함께 간 시카고 미술관에서

각자 제일 마음에 드는 작품 하나씩을 고르기 전에는 전시실을 떠나지 못하게 한 어머니의

가르침대로 제일 좋아하는 작품을 고르는 것이었다.

엄청난 규모의 메트 소장품들을 개인적인 컬렉션으로 축소한 끝에 저자는

15세기 이탈리아 수사 프라 안젤리코의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라는 결론을 내렸다.

오래된 작품과 거기에 깃든 빛을 발할 정도로 선명한 슬픔이,

너무도 고통스럽지만 톰을 생각하게 만들어서이다.

태풍에 요동치는 배의 돛배에 못 박힌 것처럼 보이는 우아하면서도 부서진 몸은

우리가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고통 속의 용기는 아름답다는 것, 상실은 사랑과 탄식을 자극함을 알려준다.

거기다 끔찍한 순교가 벌어지는 와중에도 음식을 먹고 창문을 열고 별생각 없이 그 옆을 걸어가는

구경꾼들의 다양한 반응과 감정들은 아무리 중차대한 순간이더라도 복잡한 세상은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돌아감을 보여준다.

우리는 삶을 살아가야 하고, 삶은 우리를 내버려두지 않는다.

그리고 수동적인 구경꾼들과 달리 슬픔에 겨워 쓰러진 마리아를 돌보는 연민 가득한 사람들도 있기에

형이 그런 사람이었기에 저자 또한 그런 사람을 따르고 싶은 마음을 확인하고 메트 바깥으로 나갈 수 있게 된다.


저자가 10년의 정적인 MET 경비원 생활을 마무리하고 뉴욕 도보 여행 가이드로서의 동적인 삶을 시작하며

자신보다 나이가 곱절이나 많고 세상 반대편에서 태어난 사람과 좋은 친구가 되는 일이 일상적이지 않는

세상으로 들어가게 됨을 절감한다고 했지만, 소중한 사람을 잃고 절망감에 빠졌던 그가 새로 살아갈 힘을 얻고

나아가는 뉴욕의 거리는 또 다른 풍성한 이야기로 다시 돌아올 것 같다는 기대를 갖게 만들었다.


#나는메트로폴리탄미술관의경비원입니다 #MET #상실감회복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