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과학 기술 문명 - 불의 사용부터 우주개척까지
DK 과학사 편집위원회 지음, 박종석 외 옮김 / 북스힐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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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DK 백과사전 시리즈 컬렉터로서 DK 스미스소니언이라니

너무 기대했는데, 기대보다 너무 좋아서 아이들에게 완전 강추한다.

불의 사용부터 우주 개척까지 그야말로 과학사 끝판왕이다.

과학사에서 너무나 유명한 사진과 삽화, 과학자, 사건, 발견들을 이렇게 

한 권으로 정리할 수가 있다니 이 책을 보면 끄덕끄덕이며 

무리 없이 쓰윽 훑어보면 자신의 기초 과학 지식에 나름 뿌듯해하며

아이들이 자신감을 가지기에 딱 좋은 책이다.


300만 년 전~800 과학의 시작, 그 이전

800~1545 새로운 사고

1545~1790 발견의 시대

1790~1895 혁명

1895~1945 원자 시대

1945~ 현재 현대 과학으로 시대의 흐름에 따라 

주요 사건을 연대표로 정리할 수 있어서 정말 공부가 많이 된다.


기원전 8500년경 서남아시아 사람들이 주거지 주변에 곡물 씨앗을 뿌린 덕분에

농경이 시작되었다. 농경 기술이 발전하면서 인류는 정착 생활을 시작했고

작물의 재배와 가축화로 식량이 안정적으로 공급되면서 인구도 증가했다.

중앙아메리카에서 재배하기 시작한 테오신트는 속대가 작고 껍질이 단단해서

수확 시 알갱이가 쉽게 떨어졌는데, 지금의 옥수수와 비교하면 정말

육종의 힘이 대단한 것 같다. 페루에서 처음 재배되었던 야생 감자도 쓴맛이 났지만

맛이 점차 개선되고 품종이 다양해져 전인류의 식량이 되었다는 건 익히 알고 있었는데

기니피그도 가축화되었다는 건 처음 알게 되어서 신기했다.

남미에서는 가축화에 적합한 동물이 별로 없어서 농부들이 라마, 알파카, 기니피그를

가축화했다고 한다. 


영국 출장 중 어렵게 갔던 스톤헨지에서 개인적으로 너무 실망해서,

우리나라 고인돌의 가치가 너무 평가절하된 것인지 

영국 사람들이 스토리텔링에 강한 것인지 몰랐는데

영국 사람들의 스톤헨지 부심이 정말 강한가 보다. 

250여 페이지의 과학사 중 2바닥에 걸쳐 스톤헨지를 소개할 정도로 

엄청난 공학적 업적인지 잘 모르겠다.

우리가 배우는 과학사가 너무 서양 중심이라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

가끔씩 중국의 나침반, 종이 제조, 지진 탐지기, 원주율 계산, 화약 발견 등이 소개되진 했지만

실제로 거의 서양과학사라 해도 무방했다. 

1040년경 무명의 중국 연금술사 필승이 글자가 새겨진 점토 블록을 움직일 수 있는

인쇄 방식을 발명하여 활자를 인쇄했고, 필승의 점토 블록보다 훨씬 오래 지속되는

금속 활자가 1224년경 한국에서 등장했다는 한 문장이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팔이 안으로 굽어서 그런가 1450년 구텐베르크의 인쇄기에

할당된 분량에 비해 우리나라 금속 활자는 정말 달랑 한 줄이라 속상했다.

어쨌든 기원전 3100년경부터 단계적으로 세워진 스톤헨지 유적지는

둑과 기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기원전 2500년경에 시작된 중앙의 원형 돌기둥의 건설은 

신석기 시대 영국인들에게 엄청난 공학적 업적이고 20~30톤의 거대한 사르센 스톤을

30km 떨어진 월트셔 다운스에서 운반해와서 어떻게 똑바로 세웠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한다.


영국 시인 바이런의 딸인 에이다 러블리스가 찰스 배비지와 함께

범용 컴퓨팅 기계인 해석 기관을 개발한 수학자로

세계 최초의 컴퓨터 프로그램을 작성해서 현대 프로그래밍 언어인

Ada가 그녀의 이름을 따서 명명한 것이라는 것도 알게 되고,

사용하기 쉬운 컴퓨터 언어인 COBOL 제작자가 그레이스 호퍼라는 것도 알게 되고,

인기 큐브 퍼즐 루빅스 큐브가 1974년 헝가리 건축가 에르노 루빅이 발명한 것이라는 등

처음 알게 된 재미난 정보들도 많아 흥미로웠다.


2015년 한국 대학생 팀이 개발한 로봇 DRC-HUBO가 DARPA 로보틱스 챌린지에서

우승한 것이 로봇 공학의 발전에 한 켠을 차지하고 있어서 엄청 뿌듯하면서도

이 엄청난 과학사에 우리나라가 차지하고 있는 분량에 다소 아쉬움이 있었다.

그래도 180도 회전하고 무릎을 꿇을 수 있는 휴보의 팔에 태극기를 보며

앞으로의 과학사에는 우리나라 과학자들도 크게 차지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며,

물화생지로 나뉘지 않은 그냥 과학 기술 문명 자체에 흥미와 영감을 불러일으키기에

너무나 좋은 책이라 아이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류의과학기술문명 #비주얼과학사   #어린이과학대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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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이 화학 천재라고? 고전에 빠진 과학 2
정완상 지음, 홍기한 그림 / 브릿지북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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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학생들에게 물리 사랑을 전파하는데 앞장서고 계시는 경상국립대 물리학과

정완상 교수님께서 춘향전에 화학을 어떻게 접목시키셨을지 궁금했는데,

생각보다 억지스럽지 않고 재미있었다.

이몽룡의 부친 이사또가 부임하자마자 똥통 폭발 사고로 체면을 구기게 되자,

방자가 평소에 똥을 하도 많이 싸서 똥통이 폭발했다며

방자에게 역정을 내며 방자를 화장실에 가두는 장면은 하인의 비애가 느껴져 안스러웠다.

다행히도 이몽룡이 똥통이 폭발한 건 방자 때문이 아니라

메탄 때문임을 아버지께 아뢴 덕분에 방자가 억울한 누명을 벗을 수 있었다.

이사또가 메탄이 가득찬 곳에서 불을 피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해서 다행이었다.

똥통 폭발 사건의 주범인 메탄은 색도 없고 냄새도 없는 불에 타기 쉬운 기체라는 걸 배우며

방자는 몽룡에게 충성을 바칠 것을 약속했다.

지방은 열량이 높아 자신에게 최대의 적이니 버터 바른 빵집은 못 간다고 밀당하는 춘향이라니,

고전에 빠진 과학 시리즈다웠다.

춘향의 모친 월매가 경영하는 카페에서 식은 유자차 잔 위에

얼음을 올려 다시 따뜻하게 끓여내는 화학천재 춘향의 모습에 몽룡은 더 반하게 된다.

끓는다는 것은 물 속의 물 분자가 기체인 수증기 분자로 바뀌어 기포가 되어 올라가는 현상인데,

온도가 낮아져도 물이 끓을 수 있음을 야무지게 설명하는 춘향이의 진지한 모습이 웃기지만,

얼음으로 물 끓이는 걸 처음 본 아이들은 마술처럼 신기해하니까 스토리텔링이 꽤 재미있었다.

춘향의 화학 지식에 넋이 나간 이몽룡이라니 재미있었다.

춘자에게 눈길을 준 방자를 혼쭐내기 위해 향단이가 뜨거운 삼계탕솥에 쇠국자를 넣어두었는데

열 전도를 몰랐던 불쌍한 방자가 손을 데이고,

밀도의 개념을 몰라 메추리알이 동동 뜬 소금 왕창 계란국을 먹고

식겁하는 방자를 보며 아는 것이 힘임을 다시 한번 느꼈다.

미스 남원 선발대회에서 공기보다 가벼운 헬륨이 더 빠르게 진동해서 높은음이 나오고,

공기보다 무거운 크림톤 기체를 마시면 진동이 느려져 낮은음이 나오게 하여 장기자랑하는 것,

샴페인 안에 건포도를 뿌려 건포도가 오르락내리락 춤추게 하는 에피소드들은

초등, 중등 학생 때 간단하게 하는 재미난 실험들이라 아이들이 흥미로워 할 것 같다.

레몬즙으로 비밀편지 쓰기도 어릴 때 많이 하는 활동인데,

종이에 열을 가하면 레몬즙에 있는 시트르산이 종이를 구성하는 셀룰로오스로부터 물을 빼앗아

탄소만 남게 되어 글씨를 알아보게 되는 원리를 감옥에 갇힌 춘향과 몽룡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에

적절히 녹여내니 괜찮았다.

어릴 적 한 번쯤은 해봤을 간단한 실험의 원리를 스스로 답할 수 있는지 점검해보면

딱 좋을 에피소드들이 배치되어 있어 저학년 아이들이 읽으면 도움이 될 것 같다.






#고전에빠진과학 #초등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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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인터넷 - 지구를 살릴 세계 최초 동물 네트워크 개발기
마르틴 비켈스키 지음, 박래선 옮김 / 휴머니스트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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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지구를 살릴 세계 최초 동물 네트워크 개발기, 이카루스 프로젝트에 관한 책이다.

외계지적생명체를 탐사하는 세티 프로젝트보다 인류세를 헤쳐나가기 위해

이카루스 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더 현명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카루스(ICARUS) 프로젝트는 우주를 이용한 동물 연구 국제 협력

(International Cooperation for Research Using Space)의 약어이다.

이카루스 프로젝트를 통해 동물들이 상호 작용하고 학습할 수 있는 동물 인터넷(IoA) 시대가 열렸다.

마리틴 비켈스키가 거의 30년 동안 센서를 착용한 동물과

동물이 생성하는 데이터의 네트워크를 구축해 인간이 모든 종류의 동물 경험을 접할 수 있는

동물 인터넷을 어떻게 구축해왔는지, 그의 탐구 과정을 들여다보게 되면

생물다양성이 왜 중요한지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스푸트니크 전파 수신 데이터로 우주 어딘가에 있을지 모를 지적 생명체의 흔적을

찾기로 한 조지의 명성이 더 컸지만, 스푸트니크 전파를 수신하기 위해 개발한 기술을

지구의 생명에 적용하는 것이 별에서 생명체를 찾는 것보다 훨씬 흥미진진할 것이라

생각한 빌에게 너무 감사하다. 빌은 소형 스푸트니크와 비슷한 무선 비컨을 만들어

동물에게 부착했다. 이동하는 지빠귀에게 작은 마이크를 달아준 단순해 보이는 관찰이

명금류의 이동에 관한 기존의 생각을 완전히 바꾸어놓았다.

새가 타고난 유전 암호를 따르는 생각없는 자동 기계가 아니라

서로 대화하며 어느 고도로 날아갈지, 어느 방향으로 날아갈지 논의하며,

각각의 새는 다른 새들과 소통함으로써 공동의 지식 저장소를 활용한다는 것이다.

우주의 끝을 바라보는 전파천문학이 때로 시간의 기원을 탐구한다면,

생물원격측정법은 내부로 눈을 돌려 지금 여기 지구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연구한다.

생물원격측정법은 동물에게 장치를 달아 무선 발신기를 통해 기지와 통신한다.

동물에 부착된 장치를 떼어내야 기록된 데이터를 수동으로 다운로드하고 읽을 수 있는

바이오로깅(biologging)과는 다르다.

우주정거장의 모듈들은 러시아 엔진에 크게 의존하고 있었는데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우주정거장의 이카루스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독재 정권이 들어선 것이 러시아 과학자들의 잘못은 아니지만,

러시아 전체가 전 세계 동물 이동 지도에서 공백으로 남게 되는 비극적인 일이 발생했다.

동물이 전쟁 범죄의 은폐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자체 이카루스 큐브샛의 공학 설계가 한창 진행중이라고 한다.

2024년 말 출시 예정이고, 이카루스 인식표가 마련되어

동물들의 몸에 정착될 날을 기다리고 있다니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것이 기대된다.

전 지구적 규모로 세상을 감지하게 되면 지구의 자연법칙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지구 곳곳에서 이루어지는 동물, 조류, 곤충의 대규모 이동을 연구하는 것은

지구상의 생명체를 이해하는 데 중요할 뿐만 아니라,

생명체를 보존하고 이 모든 종이 제공하는 생태계를 보존하는 데도 중요하다.

지구상의 동물들이 수조 달러에 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우리가 이런 동물을 보존하지 않고도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인간의 미래는 없을 것임을 알려주는 유익한 책이었다.



#동물인터넷 #이카루스프로젝트 #이카루스큐브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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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천재들 - 물리학의 한계에 도전하는 바다 생물의 놀라운 생존 기술
빌 프랑수아 지음, 발랑틴 플레시 그림, 이충호 옮김 / 해나무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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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넷플릭스에서 <마이옥토퍼스티처> 다큐를 감명깊게 본 사람이라면

완전 반할 수 밖에 없는 매혹적인 바다 생물들의 이야기이다.

바다를 들여다본다는 것은 또 다른 행성을 방문하는 것과 같다는 말을

새삼 깨달으며, 수많은 과학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바다 생물의 실체에 대해 10% 도 채 알아내지 못 했지만,

그 10%의 1%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것은 너무 큰 손실이라

이런 흥미로운 바닷속 이야기를 알려준 저자에게 너무나 감사했다.

로봇공학자, 생명과학자, 디자이너에게 영감을 주는

바다 생물의 특별한 생존 기술은 실로 놀랍고 신비로웠다.

별다른 과학 장비가 없이 맨눈으로도 애벌레가 변태를 해서 나비가 된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받아들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으니

바닷 속 생물들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 투성인 것이 이상한 일은 아니다.

봄철에 해안으로 몰려오는 버드나무 잎 모양의 반투명한 댓잎장어가

뱀장어 치어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도 20세기 초의 일이다.

치어와 어른 물고기의 다른 모습으로 인해 오랫동안 일부 종의 생식을 제대로

파악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 치어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은

특정 종의 산란지를 찬고 그 성장을 이해하는 데 중요할 뿐만 아니라,

양식장과 수족관에서도 중요하다.

치어가 바다의 소용돌이에 이리저리 휩쓸리지만, 적절한 순간

지느러미를 약간 퍼덕임으로써 자신의 고향을 찾아가는 여정은

많이 남아 있는 수수께끼이다.

육지에서는 산과 강 같은 장애물 때문에 서식지가 특정 장소에 국한된

토착종이 많이 존재하지만 바다에서는 전 세계의 바다를 크게

대성양과 인도-태평양의 두 지역으로 나누는 대륙만이 장애물이다.

그래서 전체 바다는 연안 서실지들이 서로 의사소통을 하고

물물교환이 일어나는 일종의 거대한 네트워크처럼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도 신기하다.

다랑어의 근육이 나무 줄기 단면의 나이테처럼 동심원 층들로 이루어진 이유는

모든 근육이 기다란 관들로 이루어져 있고, 이 모든 관 모양의 근육들이

힘줄을 통해 꼬리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다랑어의 몸에서 발생하는 모든 힘은 꼬리자루로 모이고,

접히면서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부분이 오직 이곳뿐이다.

나버지 부분은 뻣뻣하고 단단하며, 가슴지느러미만 이리저리 움직이며 방향타 역할을 한다.

핵잠수함처럼 원자로에서 나오는 모든 에너지가 꼬리에 붙어 있는

스크루를 돌리는 데 쓰이고 스크루가 추진력을 제공한다.

이런 효율적인 엔진 덕분에 다랑어는 물 속에서 날 수 있다.

헤엄을 칠 때 움직임에 도움을 주는 힘은 항력과 양력 2가지이다.

항력은 물의 저항이 우리 움직임을 방해하는 힘으로

오리발을 까닥이거나 두 발과 양팔을 오므렸다 펴거나 노를 저으면

우리는 앞으로 나아간다. 물이 우리의 움직임에 저항한다는 사실을 이용해 앞으로

나아가는 추진력을 엊는 반면, 원양 어류인 다랑어는 양력을 이용한다.

물이 지느러미 위쪽으로 아주 빨리 지나갈 때 위쪽의 압력이 낮아지면서

몸을 위쪽으로 끌어당기는 힘이 작용한다.

다랑어의 지느러미는 비행기 날개처럼 위쪽으로 불록하게 구부러져 있고

몸은 뻣뻣하고 단단하다. 이 영법을 사용하려면 아주 빨리 나아가야 해서

다랑어의 이두박근이 대단한 것이다.

다랑어뿐만 아니라 가까운 친척인 가다랑어와 꼬치삼치, 고등어도

먼 친척인 돛새치와 청새치, 황새치도 똑같은 방식으로 헤엄친다.

또 다랑어와 아무 관계 없는 청상아리도 동일한 방식으로 헤엄을 치기 때문에

근육 구조가 똑같다. 그래서 청상아리 토막과 황새치 토막을 구분하기가 어려워

고기를 속여서 파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돌고래도 양력을 이용해 헤엄을 치는데 지느러미 방향이 다르다.

다랑어는 꼬리를 좌우로 흔드는 반면, 돌고래는 꼬리를 위아래로 흔들면서 헤엄친다.

유체역학적 관점으로 보면 돌고래는 옆으로 드러누워 헤엄치는 다랑어인 셈이다.

크릴이 자신의 아주 작은 똥으로 지구 온난화에 맞서 어떻게 싸우고 있는지,

향유고래가 7kg이나 나가는 뇌로 수심 2000m의 칠흑같은 바닷속에서

어떻게 대왕오징어를 사냥하는지,

날개폭이 3.7m를 넘어 걷는 것을 방해하는 앨버트로스가 파도의 골에서

어떻게 솟아오르는지, 물리학의 한계에 도전하는 바다 생물의 생존 기술에

감탄하며 주변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재미있는 책이다.



#바다의천재들 #바다생물생존기술 #바다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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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 vs 의학 -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전쟁
예병일 지음 / 책들의정원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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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사는 질병에 맞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의 기록이기도 하다.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전쟁, 질병에 맞서싸운 과학자들과 의사들의 이야기를 통해

의학사를 간결하게 정리할 수 있어 의학 및 생명과학에 관심이 많은 아이들이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책이다.

16년간 생화학 교수로 지낸 뒤 2014년부터 의학교육과 교수로서

의학 지식을 재미있게 전달하고자 꾸준히 글쓰기와 강연 활동을 하고 계신

예병일 교수님께서 질병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인류의 역사를

아주 쉽게 들려주시기 때문에 쉽게 의학사를 배울 수 있어 유익하다.

세런디피티의 대명사로 늘 소개되는 플레밍의 페니실린 발견 뒷이야기도 재미있다.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3년부터 페니실린은 기적의 약으로

부상병 치료에 널리 이용되었고 그 결과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

1945년 노벨 생리의학상은 페니실린을 발견한 플레밍,

페니실린을 대량 합성하고 그 효과를 입증한 플로리와 체인에게 수여되었다.

플레밍이 자신의 수상을 당연하다 여긴 반면,

플로리와 체인은 플레밍이 페니실린 활용에 대해 무관심했던

잘못 실험한 부분도 있었기에 공동 수상이 반갑지 않았다.

그러나 페니실린의 가치가 입증된 후부터 플레밍이 매스컴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며

인터뷰 등을 통해 자신의 업적을 잘 이야기한 반면

플로리와 체인은 인터뷰를 자주 거절해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걸 보면

자기 PR이 중요한 것 같기도 하고, 연구에만 몰두한 과학자들이 손해를 보는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하고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10대 시절 첫사랑에게 작은 도시에서 조용한 개업의사로 살곘다는 약속을 하고

결혼 생활을 충실히 하던 코흐가 성격에 맞지 않는 생활에 따분함을 느끼는 것을

불쌍히 여긴 아내가 새로 나온 기계인 현미경을 선물하면서

코흐의 인생도 질병의 역사도 바뀌는 것을 보며,

주변에 누가 있는가가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대문명의 의학 지식과 기술 수준이 오늘날 우리가 생각하는 수준보다

훨씬 더 높았음을 이집트나 인도의 기록을 보면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인도의 경우 악한 기운을 물리칠 부적을 지니고 다니기 위해 귀에 구멍을 뚫거나

절도 등 죄를 저지는 이들을 처벌하기 위해 코를 절단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귀와 코 재건술이 발전했고 오늘날의 피부 이식과 같은 원리를 사용했다고 하니 신기하였다.

지금은 금지된 뇌엽절제술이 정신증 치료에 도입한 업적을 인정받아

1949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던 것처럼 잘못된 치료법들과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소독을 보편화하기까지의 여러 사건들을 보면서

세상을 바꾸는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받아들여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연구 결과가 뒷받침되어야 하는지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프랑스에 있는 의사가 뉴욕에서 복강경으로 환자의 담낭을 제거하는

원격수술이 2001년 수행되었다.

프랑스와 뉴욕에서 참여하는 의료진들이 모두 내시경 카메라가 전해주는 영상을

실시간으로 보는데 시간차는 불과 150밀리초에 불과해서

수술 진행에 전혀 장애가 되지 않았고 54분간 시도된 최초의 원격수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지리적 거리를 두고 로봇의 도움을 받아 진행하므로

로봇 수술의 장점을 그대로 살릴 수 있고,

인접한 건강한 조직에 발생할 수 있는 이차 손상을 줄일 수 있어

환자 회복이 빨라지도 의사와 환자 사이의 감염질환 전파도 예방이 가능하다.

그렇지만 원격수술을 환자 데이터와 이미지가 인터넷을 통해 전파되므로

개인 정보 보호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사이버 공격이 일어난다면 안전성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용적인 원격수술 시스템은 그 활용도가 더 높아질 것이므로

미래의 의학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그 이상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와 미래의 의학에 대한 지식뿐만 아니라,

가치 판단의 문제도 진지하게 고민하게 만드는 유익한 책이었다.


#질병vs의학 #의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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