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0
유리 슐레비츠 지음, 강무환 옮김 / 시공주니어 / 199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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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통해 그림책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게 되었다. 다른 작품들에서 느끼는 것보다 더 아름다운 그림의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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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 국어사전 - 남녘과 북녘의 초.중등 학생들이 함께 보는
토박이 사전 편찬실 엮음, 윤구병 감수 / 보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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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집에 사전이 있어도 아이를 위해 한 권 사줘야할 책, 첫 사전으로 그리고 그 이후로도 추천해주고 싶은 사전. 특히, 초등학교 입학 선물로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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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
데이비드 화이트하우스 지음, 정회성 옮김 / 민음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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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에 누워 있으면 참 좋다. 유난히 햇살이 잘 들어오는 때에 눈을 감고 있으면 햇살이 날 품어주는 것처럼 그렇게 편안하고 달콤하다. 침대는 그런 곳이다. 한 번 쯤 누구나 바라 보지 않았을까, 이 침대에서 하루 종일 뒹굴기만 하며 보내고 싶다는 생각. 일상의 무언가가 피곤할 때 침대라는 안식처에서 오로지 나를 위해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 해 보지 않았을까? 침대는 그런 곳이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우리가 어릴 적 드라마를 보며 꿈꾸던 그런 삶은 아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그것이 아니라는 것을 아무런 거부감도 없이 받아들인 것일까? 사실 맬컴처럼 한 번쯤 저항을 해 볼 법도 하거늘 왜 우리는 쳇바퀴 돌듯 누구나 같이 돌아가는 그 힘겨운 삶을 어른의 삶이려니 그저 받아들이기만 했을까? 침대에서 7484일을 산 남자, 누워서 먹고 자고 하느라 몸무게가 635킬로그램까지 불어난 그 남자를 통해 우리는 우리의 삶이 얼마나 한심한지 돌아보게 된다. 비록 그와 함께 산 가족들은 멜컴의 말과 달리 구원은 커녕 파괴되었을지 몰라도 <침대> 속의 맬컴의 주변에서 한 동안 함께한 독자들은 조만간 구원받을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이 죽어 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라고.

 

이 문장은 책 속에서 두 번(세어본 것이 아니므로 그 이상일 수도 있다.) 반복된다. 처음 읽었을 땐 허공에 있는 말처럼 잡히지 않더니 두 번째 읽었을 땐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노마 비처럼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을 끝까지 바라봐주는 것일 수도 있겠구나. 죽지 않게 침대에서 끌어내고 밥을 굶겨 우리가 정상이라고 부르는 삶 속으로 끌고 나올 수도 있겠지만 그건 사람을 살릴 수는 있어도 어쩌면 사랑은 아닐 지도 모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루와 맬컴의 어머니가 사랑하는 방식도 노마 비와 같았다. 그 방식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까지 '나'의 삶은 질투와 결핍으로 똘똘 뭉친 어쩌면 침대 위의 형보다 더 불행한 삶이었을 것이다.

 

형이 침대에서 산 7484일 동안 형은 당당했고 행복했다. 그 곁에서 불행한 것은 동생인 '나'였다. 다른 사람과 다른 삶을 살면서도 스스로 위축되지 않은 채 그 생활을 즐겼던 형에 비해, 동생은 형이 받는 헌신적인 사랑에 대한 질투와 결핍을 느껴야 했다. 참 이상하지 않은가. 세상 모든 사람들의 부정적 관심을 받아야하는 형에 대한 질투와 결핍이라니!

 

우리 대부분은 맬컴이 아닌 동생이다. 내 삶을 부던히 열심히 살고 있는데도 그렇게 행복하질 않다. 맬컴만큼은 커녕 사랑하는 이를 위해 자신의 삶도 전적으로 그에 맞춰버린 어머니와 노마 비, 루 만큼도. 어쩌면 루의 아버지나 맬컴의 아버지 만큼도 특별할 게 없는 삶이다. 아마 그 삶 속에서 행복해하고 특별한 삶을 영위했다면 맬컴의 침대 생활은 더 일찍 끝났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누워서 가만히 있으며 보아도 서서 돌아다니는 젊은이의 삶이 그리 행복해보이지도 특별해보이지도 않으니 굳이 일어서서 남들과 똑같은 삶을 살아갈 필요성을 못 느낀다는 것에 일면 공감이 가기도 한다. 우리는 다들 그렇게 살아간다.

 

우리가 침대에 눕는 순간, 꿈이 우리를 부른다. 꿈 속에서 나는 특별한 사랑을 하기도 하고, 색다른 곳에 가기도 한다. 생전 처음 보는 사람과 손을 잡고 있기도 하다. 달콤하다. 꿈에서 깨어 침대에서 일어난 우리는 매일 같은 사람들과 같은 일을 하고, 같은 장소에서 같은 음식을 먹으며 같은 이야기를 나눈다. 한숨 난다. 맬컴이 우리를 구원할 지도 모르겠다. 내일 아침엔 좀더 색다른 옷을 입고 나를 행복하게 하는 시간을 갖기 위해 잠시 침대에 더 누워있을 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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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기른 다람쥐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29
이상권 지음 / 자음과모음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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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라는 종이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았다면 지구는 더 아름다웠을 것이다 분명. 인간이라는 종이 자신들의 삶을 편히 하겠다고 자연을 해친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만 구제역으로 인한 가축 매몰의 경우는 미안함과 부끄러움을 넘어 역겨움을 느끼게 하곤 한다. <젖>에 소개된 쩐 투윗네 마을 사람들처럼 그저 마을 회관에 모여 울렁이는 속을 술로 달래는 수 밖에 다른 방법을 모른다. 윤씨 아저씨처럼 죄와 명복을 비는 의식조차도 할 수 없을 만큼 나를 비롯한 대부분의 인간은 비겁하다.

 

  생태작가라 불리는 작가 이상권의 이야기를 통해 나는 조금이나마 인간이라는 오만하기 그지없는 종을 객관화시켜 보게 된다. 구제역 당시 가축들을 생매장하고 살처분하는 것은 정당화할 명분이 희박한데도 우리는 그것을 애써 합리화하느라 스스로의 비겁함을 외면했다. 대부분은 그저 외면하며 보냈다. 하지만 그 현장에 직접 참여한 <삼겹살>에 나오는 군인들은 그것을 외면조차 하지 못했을 테니 바로 그 지점에서 인간의 역겨움이 드러나게 된다. 얼마나 역겨운 명령이었단 말인가.

 

  오늘 통닭을 사와 먹으면서 문득 닭이 떠올랐다. 예전에 본 다큐멘터리라던가 동화 <마당을 나온 암탉>이 떠오르면서 입맛이 없어졌다. 조류 독감에 걸린 고기일까 염려되어 입맛이 떨어진 것이 아니라 닭들이 가여워서 그랬던 것인데 이것은 앞으로 절대 고기를 먹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잠시나마 자연계의 한 종으로서 아무런 힘도 기울이지 않고 다른 동물을 먹는 것에 대해 미안함이 떠올랐던 것이다. 유난스럽다고 할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삼겹살>의 오빠처럼 먹기 전에 고맙다고 인사 정도는 해 줘야 도리일 것 같다. 우리가 아무런 힘도 기울이지 않고 마트에서 사서 먹기엔 동물들의 삶은 매우 귀한 것이니까 말이다.

 

<시인과 닭님들>에 '풀과 닭이 서로를 인정하면서 살아가는 모습이 보기 좋다'는 말이 나오는데 소설 속 닭들과 풀은 그렇게 서로를 인정하며 살아가는데 왜 인간 대 자연은 그런 관계가 이루어지지 않는지 많이 안타까웠다. 아무리 약해도 인간의 힘만 미치지 않는다면 험한 야생 속에서 닭도 새끼를 품고 당당히 살아갈 수 있건만 인간이 끼어든 자연계는 어쩜 그리 파괴적인지 속상하다.

 

  이상권 작가의 소설은 이상하게 마음이 불편하면서도 편해진다. 불편한 까닭은 앞서 말했듯 인간이 여전히 어쩌면 점점 더 철면피처럼 저지르고 있는 오만한 정책들 때문이며, 편해지는 까닭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려고 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닭을 닭님이라 부르는 시인이 그러하고, 다람쥐를 다람쥐로 길러주려는 어머니가 그러하다. 책을 읽는 동안만큼이라도 스스로를 시인과 어머니에 대입할 수 있어 참 다행이다. 인간이 동물이 아니라 인간이라 참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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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을 변화시킨 결정적인 한순간
KBS 강연100℃제작팀 지음 / 김영사on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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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그마치 23명의 인생이 담겨있다. 지금도 방영 중인 <KBS 강연100°c>에서 추려낸 23명의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인생이. 내가 알고 있던 이들은 아니다 하나같이 모두. 내가 아는 사람 외에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나름의 삶을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구나 싶은 생각이 책을 읽어 가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이다.

 

사실, 한 사람의 삶을 통해 뭔가 메시지를 주려고 시도하는 책은 이 책이 아니더라도 무척 많다. 그들은 대부분 유명인이고, 그들의 이야기는 이곳저곳에서 많이 들려오고 또 많이 각색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이야기들은 여전히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곤 한다. 더욱이 이 책에서처럼 이 책을 혹은 이 방송을 읽고 보기 전까지는 전혀 알지 못했던 불특정인의 삶에선 뭔가 더 크게 다가오는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내 삶을 돌이켜보게 된다. 아직은 길지 않은 삶이고, 얼마나 길지도 잘 모를 삶이지만 큰 사고나 병이 없다면 아마 수십 년은 더 살아가게 될 삶이다. 그런데 그들의 삶의 방식과 나의 방식이 많이 달랐다. 그들에 비하면 나는 겁쟁이고 비겁하고 이기적이다. 책을 읽었다고 내 삶이 갑자기 달라질 것이라고 믿을 만큼 순수하지도 못하다. 다만, 다른 이의 삶을 엿보았고 그 삶이 내 삶과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뿐이다. 나보다 더 어려움이 많았던 스물세 사람의 삶을 들여다보며 내 삶의 방식을 한 번 돌이켜 본다는 것만으로도 사실 충분하다. 잠시 멈추어야 할 시점을 만들어준 것이다. 멈추어 보니 한 번 웃게 된다. 뭐, 생각하니 내 삶은 평탄한 것 같아 보이네! 이런 마음으로.

 

스물 세 사람의 삶이 내게 모두 공감을 사는 것은 아니다. 물론 내가 방송을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할만큼 궁금했던 사람이 다른 독자와 겹치는 것도 아니다. 읽는 사람마다 다를 테지만 어쨌든 내가 방송을 찾아보고자 했고 찾아본 사람은 산악인 박정현, 구두 수선점 운영자 한택주, 운전기사 출신 은행 지점장 이철희, 가수 김혜정, 지리산 서당 출신 교수 한재훈이었다. 20분이 채 안되는 시간 동안 압축적으로 자신의 삶을 드러내 보인 그들의 용기 자체에 감동을 받았다. 영상의 충격은 그런 부분이었지만 책은 좀더 섬세한 것 같다. 그들의 모습보다는 삶을 더 들여다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책을 권해주고 싶다. 나처럼 책을 읽고 찾아서 방송을 보는 것이 제일 나은 듯 하다.

 

책 가장 첫 번째로 소개된 산악인 박정현님의 글 중에 이런 구절이 있다.

 

산은 준비된 자만을 받아준다. 그러니 내가 산에 가려면 철저하게 몸을 만들어야 했다.

 

삶 역시 마찬가지인 것 같다. 그러니 내가 살아가려면 철저하게 나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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