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과 꿈의 뉘앙스 민음의 시 268
박은정 지음 / 민음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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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시집을 샀다. 시를 잊은 내게 간만에 시를 느끼게 해 줄 시집이다. 며칠 전에 샀는데 오늘에야 편의점에 들러 가져왔다. 뭉클했다.

밤에 잠도 잊어 또 책을 샀다. 아들 읽히려고 해리포터 개정판을 야금야금 사 모으는 중이다. 그러면서 같은 시집을 또 샀다. 좋은 시가 많고 일단 시인 자체를 응원하고 좋아한다. 이렇게 책을 살 때마다 하나씩 사서 시를 좋아하는 혹은 좋아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선물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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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자면 내가 다른 미로의 포로이기
때문이란다. 네가 부재하는 미로.
네가 빠져 나가야 하는 미로.
5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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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범한 밥상 (리커버) 문학동네 한국문학 전집 3
박완서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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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의 소설집 #대범한밥상 완독.

독서모임책「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를 읽은 지 한 달 사이 작가의 다른 책도 읽어보려고 했지만 이 책과 마찬가지로 읽히긴 잘 읽히되 깊은 인상을 받진 못했었다. 그리고 나서 「대범한 밥상」을 -솔직히 말하자면 독서대가 필요해서 독서모임을 핑계로 -더 사서 읽어보았는데 작가의 소설을 많이 읽진 않았지만 내가 읽은 박완서의 소설책 중 가장 좋았다.

몇달 전 레이먼드카버를 이야기라며 ‘미국의 박완서‘라고 일컬은 적이 있는데 이번엔 읽으면서 카버를 떠올렸다. 일상의 균열을 그대로 드러내며 균열의 양쪽을 모두 가지고 가는 시선과 그 와중에 느껴지는 인간 존엄성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을 두 작가 모두에게서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 단편인 표제작을 읽으며 코로나 시국을 떠올렸다. 만약 내가 시한부 인생인데 현재 자가격리를 해야한다면 난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다른 사람들과 별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다양한 입장의 사람들이 산다. 그만큼 같은 일을 받아들이는 태도도 제각각이다. 비판할 수 있겠지만 그 시각에서도 타인에 대한 이해의 과정을 거쳐야 하지 않을까? 경실이의 말처럼 자신에겐 자연스러운 일인데 남에겐 엽기적인 일이 되는 일, 충분히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지 알고 내 알고 하늘이 알건만>의 성남댁처럼 나만 진짜이고 다들 가짜라 내가 진짜인 걸 들킬까봐 같이 가짜인 척하는 사람들조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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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0-02-28 0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고있어요. 정말 최고에요! 처음 읽는 작품도 있는데 이제야 박완서 작가를 제대로 읽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혜윰 2020-02-28 10:00   좋아요 1 | URL
저도 이 책을 읽고서야 그래서 박완서 박완서 하는구나 실감했어요^^
 

읽은책
#우아함의기술

뮤진트리 인스타를 보면 인용문들이 너무 공감이 가는 내용이 많다. 그게 뮤진트리 책을 읽는 가장 직접적인 동기가 된다. 「우아함의 기술」역시 마찬가지이다. 우아하지 않고 싶은 사람이 얼마나 될까? 어릴 때부터 난 예쁜 사람 보다는 우아한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마흔을 넘긴 지금 거울을 보면 글쎄올시다 뜻대로 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는데 그 까닭 중 하난 바로 내면에만 공을 들였지 외면에 너무 소홀했기 때문일 수 있다는 걸 책을 읽으며 알게 되었다. 바른 자세와 여유있는 마음, 그것부터 기르자. 이 책을 읽고 나의 40대를 재정비해보자 마음 먹었다. 무릇 자기계발서란 이 정도는 되어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너무 가벼운 자기계발서는 기화할 것이다.


#산 책
목디스크 치료 및 재활 중이라 무겁게 이고 지고 다니면 안되는데 오랜만에 들른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지난 주말 10프로 할인을 2만원이상 시에만 해 줘서 어쩔 수 없이 3권을.....그래도 모두 나의 위시리스트였고 이 마저도 한 권은 뺀 거다.(쓰담쓰담)
#디즈니의 악당들 #잠중록 은 도서관에서 빌려 읽은 책이고 저 아름다운 소설가들의 소설 모음집은 발견하는 순간 광대 승천했다♥

# 읽을 책
이 책들 중 박완서의 에세이와 #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 는 읽고 있는 중이다. <읽을 책>이라는 범주에는 의무가 포함된 의미를 지닌다. 온라인 독서모임으로 앞서 말한 두 책을 읽고 있으며, 아들과 함께 미하엘엔데를 읽는다. 오프 독서 모임으로 논어를 읽어 이미 논어에세이는 두권 읽었고 폭넓은 이해를 위해 춘추시대이야기도 읽고자 한다.

올해 아직 건강이 회복되지 않아 책도 좀 쉬어야하는데 이미 이렇게 저질러버렸으니 이 과정들이 끝나면 독서안식일을 좀 오래 가져보고자 계획 중이다. 그럼 자연히 스마트폰도 손에서 놓게 될 것이다. 몸을 돌볼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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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28 10: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렇게혜윰 2020-02-28 11:40   좋아요 0 | URL
고전은 위대한 건 알겠으나 진짜 내 맘에 걸리는 건 어쩌다 한 편. 고전 읽기 =어쩌다 한 편을 찾아서
 
광장
윤이형 외 지음 / 워크룸프레스(Workroom)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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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50주년 기념 전시인 '광장'을 함께 보기 위한 그림과 독서를 함께 하는 모임에 참여하기 위해 이 책을 구입한 후 읽게 되었다. 광장은 이름으로만 접했던 최인훈의 소설과 집회와 시위의 광화문 광장 그리고 우리동네 역광장의 이미지만 떠올랐을뿐 내가 그것에 대하여 특별한 감정을 품고 있었던 적은 없었다. 책을 받고 동그란 받침이 표지 한 가운데에 강렬하게 자리잡은 것을 보고서야 광장이 어떤 곳인가에 대해 본격적으로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광장에 대한 첫 생각은 '현대화된 광야'라는 정도였다.

 

7명의 젊은 소설가는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광장'에 대한 단편 소설을 써줄 것을 청탁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들이 풀어놓는 광장은 내가 알고 있는 집회의 광장에서부터 마음의 광장, 사이버 광장까지 매우 다양했다. 소설이 젊은 소설가들의 소설인것처럼 전시도 동시대의 미술가들의 작품이었다. 소설은 윤이형, 김혜진, 이장욱, 김초엽의 작품은 공감도 되고 이해도 되고 신선하기도 했지만 이후 박솔뫼, 이상우, 김사과의 소설은 내겐 너무 낯설고도 먼 이야기였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상우의 소설은 박솔뫼 소설의 여파로 제대로 읽지도 않고 넘어간 경향이 있다. 그런데 그날 모인 우리들의 생각은 거의 일치했다. 박솔뫼부터는 못 읽겠더라는.....이건 뭐 독자의 나름이지만 아무튼 우리는 그랬다.

 

윤이형의 소설에는 우리가 잘 아는 광장이 나온다. 우리의 경험과 다르지 않아 많은 공감을 하며 읽었는데 그중 광장에서 차별과 혐오가 먼저 시작되었다는 말이 특히 그랬다. 박근혜 하야를 요구하던 집회에서 여혐이 있었다는 공동의 경험이 떠올랐다. 광장에 참여하는 것의 범위를 직접 행동에 국한한다는 것은 어떤 우월성을 가진다는 의견 역시 공감됐다. 광장은 하나의 광장인데 그 안에서 차별이 존재한다는 것을 미술 전시에서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동사이몽이랄까 그보단 더 심각한 차별이 움직임과 함께 극명하게 드러나 시선을 오래 끌었다.

함양아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 1.0〉

 

이장욱의 소설에서는 전혀 상관없이 사는 사람들이 결국은 하나의 광장에서 만나고 하나의 공간에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몽환적인 구름의 모양과 함께 펼쳐놓는데 각자가 원하는 광장의 모습은 저마다 다르고 그 생각에 따라 광장은 달라지고 또 그에 따라 삶의 모습도 달라진다는 것을 생각하게 했다. 함께 이야기를 나눈 건축가의 이야기를 빌리자면 공간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데 그 성격을 결정짓는 것은 사람이라는 말이 옳다고 공감했다.

 

김혜진의 이야기는 소통이 없이는 결코 광장은 '우리의' 것의 될 수 없다는 것을 담담하게 말한다. 어떤 광장이든 공유하기 위해선 소통이 필수인데 각자가 원하는 것을 상대방도 그리겠거니 생각하며 시작하는 관계는 그 어느 것도 공유할 수 없어 나의 인간 관계를 돌아보게도 했다. 그런 의미에서 요코미조 시즈카
〈타인〉이라는 작품이 그러했다. 전혀 모르는 사람의 요구를 받아 10여 분간 카메라를 응시하게 되면서 그들은 소통하고 관계를 맺게 된다. 그들에게 카메라 렌즈는 둘이 소통하고 공유하는 광장이지 않을까?

요코미조 시즈카
〈타인〉

 

이해하기 쉽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아름다워 잊혀지지 않았던 김초엽의 소설을 읽으며 불특정 다수로서 누리는 일상적 특권이 특정 소수에게 행하는 폭력이 될 수 있음을 생각했다. 마리의 플루이드 안에서 동시다발적이고 평등한 소통방식은 낯설지만 보여지는 움직임 따위는 중요하지 않은 마리의 동작처럼 그들에겐 너무나 당연한 것인데 우리는 그들만의 광장을 얼마나 이해하려고 했는지 되돌아보게 한다.

 

 광장을 주제로 한 소설과 이번 전시를 모두 보면서 언제나 미술보다는 문학이 더 이해가 쉽다고 생각했던 것이 깨져버렸다. 동시대의 미술은 동시대인에게 훨씬 더 이해하기 쉬운데 왜 문학은 그렇지 않았을까? 나만의 고민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전시를 통해 광장이 안고 있는 다양한 관점들을 볼 수 있었다면 소설은 문학의 틀 안에서 움직여서 그랬던 건 아닐까 싶었다. 소설이 아니라 다양한 장르의 글이었다면 작품 전시의 의도와 더 맞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전시를 다 보고 나서 들었다.

 

 

 

덧붙임 : 소설책을 집에 두고 쓰다보니 좀 정리가 덜 된 느낌이다. 사진은 국립현대미술관 50주년 기념전 《광장: 미술과 사회 1900‒2019》 3부. 2019 서울 2019. 9. 7. ‒ 2020. 2. 9 전시 리플렛에서 캡처한 것이다. 문제가 된다면 알려주시면 삭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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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20-01-07 0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간 한국소설을 많이 읽지는 못했네요. 한동안 좀더 열심히 읽어야겠다고 맘먹고 달려들긴 했는데 좋아하는 작가 몇을 읽고 멈췄습니다. 독서인생에서 이 부분은 좀더 신경을 써야하겠네요.

그렇게혜윰 2020-01-07 07:45   좋아요 1 | URL
20대엔 한국소설만 읽었었는데 이상하게 나이들수록 덜 읽게 돼요. 제 나이에 맞게 취향도 맞춰가는지 난해한 글들을 굳이 오래 붙들고 안 있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