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정말 독서의 달인가? 왜 이리 핫한 이벤트들을 많이 하는 거람? 아, 진작 사놓고 읽지 않은 책들을 보면서 '지금 샀어야 하는건데!'하며 아까워하는 사람이 어디 나 뿐일까? 이놈의 책 쟁여놓기는 고질병이지 싶다. 대리만족 차원에서 핫한 이벤트 도서들을 추천해보고자 한다. 오늘은 월요일이고, '대중없는 추천 도서'는 목요일 꼭지이지만 뭐, 우린 융통성이 있으니까! ㅎㅎㅎ

 

일단 돌베개 할인 이벤트 짜잔!

 

본인들 입으로 '출판인이 가장 신뢰하는 출판사'라는 말을 하긴 좀 쑥스러웠겠지만 그 말이 또 신뢰가 가는 것은 사실이다. 40%할인가라면 이 기회에 <열하일기>를 구비해 둘 것을 권유한다. 더 이상 싸게는 살 수 없을 것 같다. 돌배게의 <열하일기>는 보리출판사의 <열하일기>와 더불어 사람들이 많이 추천하는 책인데, 나는 가격과 표지를 보고 돌배게 보급형 반양장본인 이 책을 선택했다. 지금도 책꽂이에 꽂힌 모습이 아름답다! 

 더불어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책을 아직 한 권도 읽지 못한 사람이라면 <운명이다>에서부터 시작하는 건 어떨까? 내가 그러했듯 그분을 아끼는 마음이 새롭게 자리할 것이라 기대한다.

 

 

앞서 <열하일기>를 추천하면서 거론한 보리출판사 역시 유아동 도서에 대한 핫한 이벤트가 진행 중이다. 사실 보리출판사의 이벤트는 처음 본다. 개인적으로 보리출판사에서 나오는 세밀화 도감들을 무조건적으로 신뢰하여 집에도 여러 권 있는데 이런 기회, 정말 흔치않다.

아이가 백일이 되면서부터 근 두돌이 될 때까지 늘 가까이에서 읽었던 <보리 아기 세밀화 그림책>은 내가 출산 선물로 꼭 선물하는 책인데 다 살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1-5세트까지만 갖추어도 나쁘지 않다. 각 세트당 가격은 11,500원 선이다.

 

 

 

 

   

 

 

 

 

 

 

그 다음에 추천할 만한 책으로는 <보리 국어 사전>을 꼽을 수 있다. 나도 올해에야 구입했는데 실제로 받고 활용하다보니 이 사전만의 가치를 느낄 수 있었다. 사실 국어 사전들 다 비슷비슷한데, 세밀화가 그려진 이 사전의 경우 딱딱하기만 한 사전의 느낌에서 벗어나 곁에 두고 싶은 마음이 드는 책이라 지금도 아이와 끝말잇기를 할 경우에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다만 가격이 다른 국어 사전에 비해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지만 초등 이전부터 성인까지 활용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으므로 갖추어 두어도 좋다. 현재 알라딘가 33% 할인가인 30,150원이다.

 

 

그 외 우리집에는  윤구병 글, 이태수 그림의 어린이 자연 그림책 4권 세트 중 3권이 있다. 뭐가 없는지는 확인해 봐야겠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자연의 모습을 아름다운 세밀화와 정감있는 글로 표현된 이 그림책들은 교과서에 수록되기도 한 작품들이다. 워낙 유명해서 중고서점에도 꼭꼭 갖춰져 있곤 하니 중고샵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만 워낙 오래된 작품들이라 바랜 경우가 있으니 감안하는 것이 좋다.

 

 

 

 

 

 

이외 각종 도감들이 유명한데 집에 구비되어 있는 것은 <보리 어린이 식물도감>이다. 얼마 전 강남점에서 반색하며 갖춰둔 책이다. 식물 도감 뿐만 아니라 보리 출판사의 도감들은 그림들이 참 좋고, 많은 신뢰를 받고 있는 책들이다. 다른 것은 몰라도 추후 <동물 도감>은 겁을 좀 상실하고 난 후 구매할 예정이다. 아이도 겁이 많지만 나도 왜 이리 동물을 무서워하는지 모르겠다 ㅠㅠ 얼마 전 책을 좋아하는 딸을 둔 아들친구엄마(?)가 책이 정말 좋다며 추천해주신 <풀이 좋아>도 위시리스트 중 한 권이다!

 

 

그 다음으로 7월에 알라딘이 야심차게 기획한 것으로 보이는 '럭키백'이벤트가 있다. 개인적으로 지난 국제도서전에 민음사의 럭키박스가 대박 히트 상품이라고 생각하는데 알라딘에서도 '럭키백'을 보다니! 다만, 이 럭키백은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독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개인적으로는 안심되어 좋다. 다만 일주일 단위로 업데이트가 되니 자칫 놓칠 수 있다는 사소한 위험요소가 있는데 이번주(그러니까 내일까지) 각 출판사별 럭키백 중에 내가 가장 관심이 가는 럭키백은 <문학과 지성사의 시인선 럭키백>이다.

 

만약 내게 문학과지성사 시인선의 시집이 한 권도 없다고 치고 4권을 고른다면 다음의 시집들을 고를 것이다. 딱 4권만 골라야한다면 말이다. 물론 나는 4권을 모두 가지고 있고, 4번째 시집 대신 나희덕 시인의 시집을 넣고 싶었지만 많은 시인을 만날 수 있는 기회인 <내 생의 중력>을 선택하고 말았다. 딱 4권이어야 하기 때문에^^

 

나는 기형도에서 처음 시를 읽고 울었었고, 나희덕을 통해 위로받았고 사랑을 했으며, 심보선이라는 시인을 사랑하고, 진은영의 시를 읽고 생각한다.  

 

 

 

 

 

 

 

 

 

3가지 핫한 이벤트 페이지를 정리하고 책을 추천하다보니 어느 정도 대리만족은 되는 것 같다 ㅎㅎ 개인적으로는 7월 10일 김언 시인의 새 시집 출간에 맞춰 책을 또 대량 구매할 예정이고, 지금 추천한 책들은 거의 대부분 갖고 있는 책인지라 사실 이 이벤트들이 정말 좋다고는 생각하지만 많이 흔들리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내가 이 책들을 갖고 있지 않았다면, 지금쯤 정신없이 책을 고르고 장바구니에 담고 카드 결제를 하고 있을 것이다. 7월 비도 오고 날도 더운데 정말 책 많이 읽으라고 이벤트도 참 좋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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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책꽂이를 쳐다보는데 한 칸의 책들이 유달리 눈에 띈다. 사실 적다면 적은 양인데 어느 한 때 '책에 관한 책'들을 사고 읽고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물론, 여기에 있는 책들을 다 읽지 못했다. 당연히! 그리고 여기에 없는 책들은 또 읽었었다. 그 책들을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1. 알베르토 망구엘의 책

알베르토 망구엘의 이름을 알게 된 것도 <밤의 도서관>이라는 책을 통해서이고, 그를 신뢰하고 그의 글을 좋아하게 된 것도 역시 그 책이다. 이후 <독서일기>를 읽고 그 믿음과 애정은 더 굳건해졌고, <독서의 역사>를 사 두고 읽을 날을 기다리고 있다. 어쩌다보니 책의 출간연도와는 역순으로 읽게 되었지만 그의 글은 시대와 상관없이 세련되고 든든하다.

 

 

 

 

 

 

 

 

2. 로쟈의 책

로쟈라는 이름을 간간히 알고 있었지만 아는 분이 내가 좋아할 것 같다며 선물해주신 <애도와 우을증>을 통해 본격적으로 관심갖기 시작했다.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타서점을 더 많이 이용하던 터라 로쟈의 이름을 매체를 통해서만 접했었는데 지인이 권해주시는 그 고마운 마음과 곁들여 로쟈님의 책이 다가온 것 같다. 이후 우연히 강연회에 가서 이 책에 사인을 받자니 로쟈님께서 "러시아 문학 전공하세요?"라고 물어오셔서 당황했다....그런 분들만 읽는 책이었구나 ㅎㅎ 어쩐지 어렵더라~~ 이후 도서관에서 <로쟈의 세계문학 다시 읽기>를 빌려서 읽고 비교적 최근 3권의 책을 샀다. 역시 읽을 날을 기다리고 있다. '책에 관한 책'을 쓰는 국내 작가 중 가장 믿을만하다고 생각되는 분이다.

 

 

 

 

 

 

 

 

 

3. 인상깊었던 '책에 관한 책'들

사실 책꽂이에 꽂힌 책은 읽은 책보다는 늘 읽지 않은 책이 더 많으므로 내 소유든 아니든 인상깊었던 책들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알라딘에 로쟈가 있다면 예쓰24에는 뚜르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두 분은 각 서점을 대표하는 블로거이다. 뚜르님의 첫 책에 로쟈님이 추천사를 써주기도 하셨으니 므흣한 광경이 아닐 수 없다. 만화로 읽는 서평이라는 특별한 장르로 인기를 끌고 있는 뚜르님의 <카페에서 책 읽기>는 나 역시 흥미롭게 읽었다. 어느 편을 읽어도 고개가 끄덕끄덕!거릴 수 있는 책이다. 그리고 또 시각적으로 굉장히 인상 깊었던 책이 있다. <0페이지 책>이라는 그리 유명한 책은 아닌데 뭔가 획기적인 서평을 기대하는 분들에게 추천한다. 책을 훼손하는 것을 끔찍히 여기는 분들은 절대 보지 않을 것을 권유한다. <정여울의 소설 읽는 시간>은 함께 독서 모임으로 읽었는데 나보다는 좀더 젊은 층에게 읽을 것을 권한다. 이를테면 20대?^^ 내용은 방대하나 문체가 굉장히 자유분방한 책으로는 <고전의 유혹>을 들 수 있는데 이 책은 표지와 내용이 좀 안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굉장히 독특한 작가이다.

 

 

 

 

 

 

 

 

 

 

 

 

4. 읽고 싶은 책에 관한 책들

요즘 빨책 안듣는 독서인들이 얼마나 될까? 나 역시도 시기는 못 맞추더라도 전편을 다 챙겨듣고 있는데 정작 이동진 작가님의 <밤은 책이다>를 읽지 못했다. 그분의 박식함에 매번 감탄하고 있는데 책은 어떨까? 궁금해진다. 그리고 트윗을 쭉 보다보니 이상한나라의헌책방 사장님이신 윤성근 작가님의 <침대 밑의 책>과 <심야 책방>도 무척 궁금해진다. 일단, 있는 책 읽고 특히 <침대 밑의 책>은 구입해서 읽어보고 싶어진다. 

 

 

 

 

 

 

사실 요즘 '책에 관한 책'은 너무 많이 나온다. 그래서 이제 그만 나왔으면 좋겠는 주제로도 어디선가 본 기억이 난다. 나 역시도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런데, 또 그만큼 유혹적인 책도 없다. 다만 읽고도 그저 그랬던 책들도 적지 않아서 이 책이다!싶은 책은 타율로 치면 3할 밖에 안되는 것 같다. 그래도 아마 쭉 많이 나올 듯 싶다. 내 눈을 기르는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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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근영의 새로운 사극이 시작된다고 한다. <불의 여신 정이>라는 제목이며, 문근영은 사기장인 정이의 역할이다. 이 작품은 요즘 많이 시도되고 있는 원작 소설이 있는 드라마인데 사실 무엇이 원작인지는 불명확하다. 원작 소설이 기존에 출간된 소설이 아니라 드라마와 맞춰 기획 출간된 소설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이자, 이 드라마의 작가인 권순규씨는 일타이피의 효과를 노리는 모양이라는 생각이 들어 살짝 호감은 아니다.

 

사실 거기까지는 그 책이나 드라마에 큰 관심이 없었는데 온라인 서점 구경을 하다 눈에 익은 제목이 보였다. <불의 여신 백파선>이란다. 아, 그럼 정이 = 백파선? 작가 이름은 달랐다. 이경희라는 내게는 생소한 이름의 작가였지만 그녀의 첫 소설집 『도베르는 개다』는 들어본 적이 있었다. 정식 등단을 한 소설가와 극작가의 같은 시기에 출간된 같은 인물에 대한 책, 게다가 이름 빼고는 수식어마저 같은 두 책의 출간은 내용에 대한 궁금증 이전에 '이건 뭐지?'와 같은 씁쓸함을 느끼게 한다. 거기다 중견 역사소설가인 이수광이 <백파선>이라는 소설을 또 이 시기에 출간을 했다니, 뭔가 노림수가 보이는 듯 하다. 

 

같은 인물에 대한 소설을 여러 작가가 쓸 수는 있다. 하지만 그것이 제목도 비슷하고 표지도 사실 거기서 거기이고, 결정적으로 드라마 시작에 맞춰 동시에 출간하는 것은 좀더 공들인 소설을 읽고 싶어하는 독자로서는 참 맥빠지는 일이다. 이것도 결국은 장사인건가?싶은 믿고 싶지 않은 현실을 믿게 하는. 이쯤 되니 도리어 극작가가 드라마 기획 소설로 낸 것이 솔직한 것이 아닌가 싶은 마음도 든다.

 

 

 

 

 

 

 

 

 

 

 

기존에도 같은 인물에 대한 비슷한 제목의 소설이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김탁환의 <리심>과 신경숙의 <리진> . 두 작품은 1년의 시차를 두고 출간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뒷말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무엇이 진짜인가?와 같은 의문들. 하지만 어차피 허구라는 틀을 가진 소설로서 나는 무엇이 진짜에 가까운가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작가의 정신이 듬뿍 들어가 있느냐는 것이다. 두 작품 중 나는 그동안  쭉 읽어오던 연장선으로서 김탁환의 <리심>을 선택했다. <리진>에 1년 앞서 출간되었지만 <리진> 출간 후 어쩌면 마음 고생을 했을 그의 책이었겠지만 그의 전작인 역사소설들과 연장선으로 보아 그의 책을 읽었다. 그렇다고 당시에도 유명 작가였던 신경숙 작가가 1년이라는 시간을 더 끌어 다른 노림수를 두고 책을 쓴 것으로 볼 수도 없다. 더욱이 결정적으로 리심이든 리진이든 드라마나 영화는 나오지 않았다. 두 분 모두 작가의 열정으로 두 작품을 쓴 것이지 드라마나 영화의 시작에 맞춰 부랴부랴 낸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기에 독자는 독자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작품을 선택하기에 당당했다.

 

 

 

 

 

 

 

 

그런데 이 불편한 느낌은 뭐란 말인가? 예전에 영화 <외출>이 있었다. 사실 소설 <외출>의 존재를 알고 있었기에 당연히 이 영화도 원작 소설에 기댄 것인 줄 알았고 영화를 본 후 소설을 읽었다. 그런데 왠 걸? 대사를 활자화시킨 것에 지나지 않아 그동안 작가에게 가졌었던 호감마저 다 떨어져버렸다. 지금도 나는 김형경 작가의 책을 읽지 않는다.

 

 

 

펜은 쉽게 휘두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팬은 쉽게 휘둘려지지 않는다. 소설을 사랑하는 독자는 소설을 사랑하는 것이 다가 아니다. 소설을 쓰는 소설가의 태도마저 사랑하는 것이다. 작가가 불까지 태우지는 않더라도 자신을 좀더 아프게(?)한 결과물이 소설이기를 바라는 것이다. 어미가 아이를 낳듯이 말이다. 한 소설가를 사랑하는 독자는 소설가의 성격나 소비패턴을 사랑하는 게 아니다. 그에게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도 아니다. 다만 반가운 것이다.

 

이렇게 반갑지 않은 소설들, 나를 불편하게 한다. 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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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에 또 한 권의 백파선이 ㅠㅠ 추가되었다. 이건 넘 상업적이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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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름마치>를 예약판매로 구입하여 얻은 '책굿 노름마치' 공연을 보기 위해 KB하늘극장으로 향했다. 예약판매자가 적어 걱정을 좀 했는데 득시글득시글 사람들이 정말 많았고 그 옷차림새들이 범상치않아 이런 공연을 하는 분들도 대단하지만 알아서 찾아 오는 사람들의 내공도 보통은 아니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노름마치>, 진옥섭, 문학동네, 2013 (재출간)

알라딘가 13,500원

 

 

<사진 출처 : https://mobile.twitter.com/rlaqjtjt/status/347292205251186689/photo/1>

 

다소 긴 오프닝에 이어 등장한 진옥섭 씨의 언변은 그의 글도 뛰어넘을 정도로 좌중을 휘어잡았다. 사실 책을 읽으면서 '어쩜 글을 이리 맛있게 쓸까', '필력이 대단하다' 는 생각을 수시로 했었는데 그의 진행을 접해보니 괜히 진옥섭이 아니더라.

 

어릴 적 '국악 한 마당'을 엄마가 즐겨 보실 때면 때로는 흥미로워했지만 더 많게는 지루해했었다.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보자하면 나를 끌어당기는 힘이 있었지만 찾아보게 되지는 않았었다. 그런데 그런 공연을 코 앞에서 보니(좌석이 좋아 코앞에서 볼 수 있었다.) 어느 새 벌어져있는 내 입을 황급히 다무느라 정신이 없었고, 손바닥은 박수를 치고 장단을 치느라 볼 새도 없었다. 이런 분들의 이야기가 <노름마치>에 모두 담겨있다는 생각이 들 때면 울컥, 고마움이 느껴졌다. 더구나 책에 소개된 분들의 1/3이 이미 고인이 되셨다니 이 책이 없었으면 어쩔 뻔 했을까 싶어졌다.

 

공연은 열고, 맺고, 풀고, 닫고의 풍물의 순서를 따서 진행되었다.

 

열고 : 소고춤의 예인 김운태 선생님이 이끄는 연희팔산의 놀음

<사진 출처 : https://mobile.twitter.com/rlaqjtjt/status/347307223669686272/photo/1>

김운태 선생님이 상쇠를 하고 뒤이어 꽹과리, 장구, 징, 소고 연주자들이 한바탕 놀음을 벌였다. 징을 너무도 가볍게 쳐 여자인가 하고 봤더니 역시나 남자였다. 징 연주자의 함박 웃음과 경쾌한 놀음이 인상적이었다. 농악대 끝의 소고 연주자들의 앳된 얼굴도 무척 사랑스러웠다. 진옥섭 씨의 소개 때 초등학생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어린 나이에 우리 놀음을 저리 잘 노니 더 존경스러웠다. 요즘은 초등학교에서도 풍물놀이를 거의 하지 않는다는 점이 문득 떠올라 어디서 배웠을꼬 의문을 품었으나 이내 그들이 김운태 선생님의 손주들이라는 것을 알고는 끄덕여졌다. 이후에 나온 연주자들도 알고 보니 가업으로 이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개인에 의해서만 명맥을 이어갈 수밖에 없는 건가 싶어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맺고 : 진주 교방춤의 박경랑, 밀양 북춤의 하용부, 도살풀이 이정희 그리고 소리의 정영만

 

박경랑 선생님의 고운 자태와 교방춤은 그야말로 내 입을 허~하고 벌리게 만들었다. 나도 모르게 마지막에 인사를 하고 들어가는 춤꾼에게 손짓을 하며 들어가지 말라고 하였으니 그 옛날 교방에서 기생이 이 춤을 추었다면 그냥 가게 둘 사람이 어디있겠는가 싶었다. 겹겹이 고운 한복의 색깔도 눈길을 끌었고, 어깨짓과 손짓 그리고 표정 또한 내 마음을 흔들었지만 그중 압권은 발놀음이었다. 앞으로 가는가 싶으면 뒤로 가 있고, 멈추는가 싶으면 뱅그르르 도는 그 발놀음, 진주 교방춤을 추는 박경랑 선생은 발로 복화술을 하는 이처럼 보였다. 보는 사람의 마음을 무엇엔가 홀리는 듯 만들었다.

 

하용부 선생님의 밀양 북춤은 처음엔 진옥섭 씨의 말처럼 엉거주춤하는 듯 했다. 뭔가 해학적인 표정이나 몸짓이 의아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내 그것이 정중동 혹은 동중정임을 알 것 같았다. 방방 뛰다가 퉁퉁 북치다가 뚝 하고 멈추는 그 놀음이 매력적이었다. 책에서는 그의 춤을 숨이라고 일컬어 세계적으로도 존경하고 있다고 하며 7월 초 그만의 공연이 따로 있다고 하니 매력을 또한번 느끼고자 하면 그나마 많은 루트가 있는 듯 하다.

 

이정희 선생님의 도살풀이가 이어졌다. 도살풀이할 적에는 11대째 무당을 이어온 그리고 남해안별신굿의 계승자이신 통영의 정영만 선생님이 구음시나위를 해 주셨다. 도살풀이는 살풀이보다 긴 흰 천을 가지고 절제된 춤을 추는데 정영만 선생님의 소리와 잘 어우러졌다.

 

풀고 : 장사익의 찔레꽃, 봄날은 간다, 동백 아가씨 그리고 목포의 눈물

 

우리 엄마의 고향 1년 후배라고 엄마가 장사익 선생님이 TV에 나올 때마다 말씀하셨다. 이번에 외가에 가서도 누님을 뵙고 왔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막걸리집에서 아르바이트할 때 틀어주던 음악으로 귀에 익었고, 그의 힘있는 목소리에 매료되곤 했다. 하지만 실제로 만난 그는 너무 수줍었고 고왔다. 여전히 노래에는 힘과 한이 가득했다.

책 <노름마치>의 표지의 글씨도 장사익 선생님이 쓴 것이라고 한다. 노름은 중모리로 마치는 중중모리로 썼다던가. 크게 걸린 표지를 보고 한 마디 하신다. "오늘 제 글씨가 호강하네유."

 

<공연이 끝나고 난 후에도 팬들과 사진도 찍어주시고 사인도 해주시면서도 손사레를 치신다...>

 

 닫고 : 채상소고춤의 김운태

원래는 푸는 공연이었는데 닫는 공연으로 바뀌어 마지막을 장식한 김운태 선생님의 소고춤. 상모를 돌리시면서 몸은 회전을 하고, 소고채는 소고를 치느라 바쁘다. 서로 다른 세 가지의 박자를 막힘없이 노는 신명 나는 공연에 객석의 발걸음이 바쁘다. 그의 상모와 띠에 만원, 오만원 권 지폐를 사람들이 끼우기 시작한다. 처음 알았다. 닫는 공연에 이런 식으로 감동을 표현한다는 것을. 또 한가지 배우고 간다. 김운태 선생님의 인기 또한 만만치 않아 공연이 끝나고도 많은 사람들과 사진도 찍으시고 사인도 해 주셨다.

 

공연이 끝나고 마지막 인사를 나누기 위해 공연에 참가한 춤꾼, 소리꾼들이 다 올라왔다. 그 광경이 진경이다. 책에서는 더 많은 예인들을 만날 수 있지만 무대에서 그들을 한 자리에서 다 만나기란 희망사항에 가까운데 어제는  그 일부나마 맛보게 되어 감격스러웠다.

 

 

  

<사진 출처 : https://mobile.twitter.com/ohmymong/status/347356685016371200/photo/1>

 

나가는 길에 진옥섭 씨의 사인도 받고 기념 사진도 찰칵! 빈 말이 아니라 이 책이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졌으면 좋겠다. 이 놀음종결자들의 놀음이 끝나지 않으면 좋겠다. 한바탕 놀음이 이리 즐거운 것을, 우리 옛 사람들은 그것을 그리 잘 알았던 것을 오늘날의 우리들은 왜 알지 못하는가.많이 아쉽고 안타까웠지만 그런 애잔한 감정은 책에 묻기로 하고 놀음을 놀 때에는 화끈하게 신명나게 그저 놀기만 하였더라~~그래도 이 책에 대하여 한 마디 덧붙여 본다. 이 책의 시작은 공연을 홍보하기 위한 보도자료였을지 모르겠지만 이것이 책으로 묶여져 나온 이상 이 책은 예인열전에 가까운 소중한 기록물이 되었다.

 

<사진 출처 : https://mobile.twitter.com/simplestory77/status/347357561793683457/photo/1>

 

* 참고로 사진은 함께 간 트친 혹은 한 자리에 있던 트친들의 트윗 사진 그리고 제가 찍은 사진입니다. 트친이지만 참지 못하겠다 하는 트친은 트윗으로 알려주길 바랍니다 ㅎㅎ

 

*어제부터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에 보니 이 책 있는 듯 합니다. 시간 있으신 분들은 도서전에서 구입하셔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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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 2013-06-20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ㅋㅋ 멋지게 첫 스타트를 끊어주셨던 분들은, 팔산대임을 아뢰오~
ㅋㅋ 교방춤은 박경랑 선생님이네요. ㅠㅠ 제가 잘못 올림 흑흑.
도서전 잘 다녀오세욧!!

그렇게혜윰 2013-06-20 09:58   좋아요 0 | URL
급하게 쓰느라 뒤에 쓸 문장도 앞에 가 있음을 자수하오~~도서전 가느라 수정은 오후나 가능함도 아뢰오~~~~읽는 사람들 댓글까지 알차게 읽으시길^^

미망 2013-06-20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어제 공연 정말 쵝오!! 였어요..
손바닥에 불이 날 정도로 박수를 치고, 어깨춤과 '절씨구!'라는 추임새가 저절로 뱉어지던 현장..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어보고.. 그들의 행보에 힘을 실어주기를....
이 책을 다시 출간해주신 문학동네 고마워요^^

그렇게혜윰 2013-06-20 20:59   좋아요 0 | URL
볼매라고나 할까요?^^
저도 어깨춤이 들썩들썩,,한국춤 배우고 싶어지더라니까요^^

풍류도 2013-06-20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공연이 일품 이었고 많은 사람들에게 신명을 알려준 멋진 공연 이었습니다
책 굿 이라는 놀라운 퍼포먼스 가 진옥섭 만이 할수 있는 멋진 연출입니다
책 많이 많이 팔릴 겁니다 얼쑤 '''

하용부 의 춤 사위에 몇날 잠이 안올듯 '''' 어쩌나

그렇게혜윰 2013-06-20 20:59   좋아요 0 | URL
얼씨구~하고 응원을 함께 해 보아요^^
하용부 선생님은 표정이 압권!
 

1.  가입되어 있는 카페에서 누군가가 자신을 위해 책 세 권을 추천해달라고 했다. 누군가를 위해 책을 추천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그저 내가 좋아하는 책 세 권을 알려달라는 것인가? 최근에 무슨 책을 읽었냐고 묻는 것인가? 어떤 작가를 좋아하는지 알아보려는 것인가? 물론 아니다. 내가 읽은 책 중에서도 그 사람을 떠올렸을 때 그 사람이 읽고 있는 모습이 잘 어울리는 책, 그 사람이 읽으면 좋아할 것만 같은 책, 그 사람에게 권해 그 사람이 나와 함께 공감하고 싶은 책을 권해야 할 것이다. 물론, 내가 권한 책이 그 사람의 취향이 아니라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고, 그가 전혀 공감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래도, 권할 책을 선택하는 동안 오롯이 그 사람을 생각하는 그 과정이 더 소중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아마, 그렇게 책을 추천받길 원하는 사람이라면 비록 추천받은 책에 내 취향이 아닐지라도 상대가 나를 위해 공을 들인 그 시간을 귀히 여길 줄 아리라 믿는다.

 

 

2.  오늘 아는 분이 시 낭독회를 다녀온 사진을 기별도 없이 메일로 첨부해왔다. 그분과 주고 받은 첫 메일이었다. 그분은 그렇게 그 시간동안 그 시인을 보며 나를 떠올렸구나, 싶은 생각에 사진이라는 결과물보다 더 깊은 고마움이 생겼다. 남을 생각한다는 것, 남에게 떠올려진다는 것은 참 아름답고 고마운 일이다. 사실, 남에게 떠올려지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다. 어디에서든 드러나지 않고 싶었고 떠올려지고 싶지 않았다. 아마 그 기저엔 두려움이 있었겠지. 누군가를 위해 책을 골라보고, 누군가에게 떠올려진 어제와 오늘 조금이나마 내 마음을 열어본다. 열어본다, 라고 쓰는 동안 숨이 가빠진다 가슴이 뻑뻑해지기도 한다. 겁이 많다 참 나란 사람, 세상 어떻게 사나 모르겠다. 그것도 그렇게 시원시원한 태도와 말투로 살아가는 걸 보면 나의 가면은 참 굳건하다. 든든하다.

 

 

 

1-1 내가 누군가를 위해 추천한 책 3권

원문 : http://cafe.naver.com/mhdn/64499

 

장은진 소설집 <빈집을 두드리다> - 알라딘가 10,800원

 

나는 많은 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그의 현관문을 주먹으로 세게 두드린다. 문이 열리지 않을 거란 걸 알면서도 계속 두드린다. 이유가 없기 때문인지 빈집을 두드릴 때마다 공허한 소리가 메아리처럼 흘러나와 내 가슴을 두드린다. 그 가슴도 텅 비어 있기는 마찬가지다.

- <빈집을 두드리는 이유> 중

 

 

 

로맹 가리 <흰 개> -알라딘가 10,800원

내가 질문을 던진 친구들 대부분은 우리 입장이었다면 개에게 주사를 놓았을 것이라고, "아무리 좋은 감정에도 한계는 있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내 생각은 다르다. 나는 오히려 지나치게 한계를 두는 사례를 주변에서 줄곧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감정 제거'라는 현대적 흐름에 굴복하기를 거부한다. 감정의 인플레이션을 빌미로 감정을 평가절하하길 거부하고, 100프랑의 고통이 1프랑의 가치밖에 없다고 받아들이기를, 다시 말해 어제는 단 한 사람의 죽음으로 충분했던 곳에 백 명의 죽음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한다.   (p 75)

 

 

호어스트 에버스 <서두르지 말고 인생을 안단테>

- 알라딘가 11,700원

나는 더 이성적이고 효과적이고 훨씬 학구적인 체중감량 방법을 찾아냈다. 한마디로 체중을 '재는 방법'을 바꾸는 것이다. 닷새 전부터 나는 내 신체부위를 따로 따로 재기 시작했다. 왼발, 오른발, 머리......이런 식으로. 그러고 나서 그 무게를 다 더하는 거다. 그렇게 했더니 거의 20kg이나 줄어들었다. 단번에. 이런 감탄할 일이! (p92)

 

 

 

6월이 참 덥다. 한시적 전업 주부로 사는 나로선 시간 가는 것이 그렇게 아깝다. 그리고 두렵기도 하다. 아이의 몸엔 요즘 면역력 저하로 두드러기가 났다 들어갔다하여 맘은 심란하다. 매우 마음적으로 복잡한 6월이다. 그런 6월을 그나마 웃으며 보낼 수 있는 것은 누군가를 생각하는 그 마음 덕분이다. 아름답다. 눈물이 찡!

 

 

2-1 오늘 아침 받은 사진 속 시인의 시 한 편 중

 

6월은 원래부터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내가 꿈꾸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 오은 <1년> 중, [우리는 분위기를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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