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쌍교 박스세트 (10disc) - 40부작 정통무협 시리즈
이국립 감독, 소유붕 외 출연 / 월드디지털엔터테인먼트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2.13 일
책은 읽지는 않고 빌리기만 함.
글은 쓰지 않음
동계올림픽을 보고 절대쌍교2020을 시청 중

나때문에 아들이 중드폐인 될 것 같아~~~
자기 없을 때 혼자 보지 말고,
좋아하는 런닝맨도 안 보고 같이 절대쌍교 봄.
새로운 절대쌍교도 재밌는데 쌍둥이 둘이 너무 키 차이가 나서 임지령,소유붕이 더 잘 된 캐스팅 같다. 현재까지는 화무결 보다는 강소어가 사랑스럽다. 근데 임지령이 강소어였어???? 당연히 소유붕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북플로 매일 올리려고 했는데 옛말 틀린 거 없네. 작심삼일.


그간 나는 [당나라퇴마사2]와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를 다 읽었으며

[노마드랜드]에 손을 댔다가 반납일이 다가와 영화로 보기로 마음을 바꿨다. 다 읽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하는 힘이 있었다. 넷플릭스에 없다니 안타깝군. 어제 가입해서 한달간 누릴 생각이었는데... 얼마 전 읽은 [가난의 문법]도 떠오르고 나 역시 소득의 많은 부분을 주택자금을 갚느라 써야하는 입장에서 공감도 되었다. 영화를 빨리 보고 싶다. 










[당나라 퇴마사2]에도 역시 2가지 사건이 있다. 기본적으로 이 작품은 측천무후 사후 그녀의 딸인 태평공주 라인과 며느리인 위황후 라인이 서로 경쟁하는 배경을 하고 있으며 이것은 역사적 사실로 그 둘을 일컬어 '제2의 측천무후를 꿈꾸다.'라고 표현들을 한다. 물론 그들은 성공하지 못했다. 그들이 간과한 인물 이융기가 있으니까. 


소설 속에서 이융기는 대체로 전면에 드러나지 않는다. 권력에 관심이 없는 '척'하고 살고 있으며 이 책의 주인공은 이름은 원승으로 퇴마사에서 중임을 맡고 있다.  도저히 관공서 같지 않지만 도교 문화가 활발했던 세계 도시 장안에 있다고 하니 '퇴마사'라는 이름도 어색하진 않다. 


첫번째 사건은 위황후의 권력 야욕을 엿볼 수 있는 사건으로 역시 괴연쇄살인사건이 벌어져 그것을 원승이 해결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단순한 해결이 아니라 그 사건의 기원을 당태종의 현무문의 변까지 끌고가며 역사적으로 도와 마의 대결이 펼쳐졌던 그 연장선으로 사건을 연결한다. 첫번째 싸움은 황제와 치우의 싸움이요, 두번째 싸움은 주나라와 상나라의 싸움이요, 세번째가 이세민과 반이세민의 싸움이요, 네번째가 당태종시기 원천강과 지기자의 싸움이고 이번이 다섯번째인 모양이다. 결과는 뭐 주인공이 원승이니까^^


두번째 사건은 기가 한풀 꺾인 위황후이지만 그의 세력의 마지막 반격이랄까? 5대 종사(도교 문파의 수장들)들을 위황후의 최측근인 선기 국사의 천경궁에 머물게 하면서 하나씩 죽여가는 이를 테면 밀실살인사건인데 역시 주인공이 원승이니까^^;; 대범하게도 왕을 죽이려는 음모까지 꾸민다. 실제로 당시 당중종 이현은 얼마 못 가니 자연사는 아니었을 것이라 짐작할 수 있다만 거기까지 알아보진 않았다. 갑자기 중드 <심궁계>가 막 보고 싶어지는데? 아차, 이융기가 퇴마사의 수장이 되었지만 아직 존재감은 발휘하지 않고 있다. 


지금은 [당나라 퇴마사3]을 시작했다. 원승이 공금횡령으로 옥에 갇히는 것으로 시작한다. 육충과 청영도 행방이 묘연하고 태평공주파인 철당(조직의 이름)의 역할이 좀더 강할 듯 보인다. 2권에서는 위황후 쪽인 비문(패한 마종의 새 이름)의 이야기가 많았으니까. 아직은 모른다 초반만 읽어서.











독서 모임을 준비하느라 호프 자런의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를 읽었다. [침묵의 봄]보다는 더 부드러운 글이었다. 우리는 기후 위기에서 말하지만 막연한 느낌이다. 수십 년부터 기후 위기를 말하는데 내가 하는 행동이 그와 얼마나 관련이 있는지는 잘 모른달까? 구체적인 내용 정리는 독서 모임 후에 해 보면 좋겠지만 일단 책을 읽고 나니 소비를 좀더 줄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끌해서 전세자금을 대출받아 안 그래도 허리띠를 졸라매야 했는데 지구도 살릴 수 있다니 1석 2조이다. 습관이 무서울 뿐...커피를 줄여야 합니까? 카페를 안 가야 합니까? ㅠㅠ '소비의 해독'이라는 용어가 맘에 들었다. 내 소비는 독소 가득하다. 


지구는 지금까지 최선을 다 해왔다. 지금 우리의 혼란은 지구 탓이 아니며, 앞으로 지구가 더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것만 같다. 최근 이런 기후 위기 의식이 높아지면서 불안 증세를 보이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이런 책을 읽으면 자연 그런 불안이 생긴다. 우리 아이들은 어떻게 하지? 그런데 정작 이런 불안을 심각하게 느껴야 하는 기업이나 리더들은 움직임이 없다. 신문 기사에서 보니 유명 연예인과 그린 기업의 콜라보에 대해 떴던데 수익의 1%를 기부하고, 자기들 제품을 사지 말라고 홍보하는 것이 그린 기업이라는 건가, 괜히 반감이 생겼다. 물건을 안 만드는 것도 아니고.... 비싸게 파는 건 사지 말라는 뜻인 건가? 그런데 그래서 더 잘 팔린다는데? 노이즈 마케팅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들고...내가 너무 삐딱한가? 그럼 나는? 지금도 플라스틱 컵에 플라스틱 빨대를 꽂아 먹는 중이면서 지구 환경을 걱정하다니! 그냥 다 개뻥이다 ㅠㅠㅠ 노력하자. 


여덟 살 아들이 오늘 묻는다. 엄마 플라스틱 컵을 꼭 재활용해서 뭘 만들자! 

그래서 대답했다. 아니 그보단 우리 병을 가지고 가자!

그래놓고 남편이 일회용 컵에 서프라이즈 커피를 사온 것을 먹고 있다! 

그냥 미안하다는 생각만 갖고 는 안 되는데 실천을 해야 하는데 참 갈 길이 멀다. 이래서 기후위기불안장애가 오나보다. 잘 안 돼 ㅠㅠ


'기후 위기'로 불안 장애 겪는 사람들…"기후 불안, 심리 치료 영역으로" (naver.com)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라로 2022-02-12 20: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는 호불호가 갈려서 아직 안 읽고 있는데 저는 호프 자런의 팬이거덩요,,라고 말할 처지가 아닌가요??^^;; 암튼 삐딱하지 않으시고 아주 바르세요,, 근데 서프라이즈 커피는 넘 달달할 것 같거등요!!^^

그렇게혜윰 2022-02-12 21:22   좋아요 0 | URL
전 랩걸 안 읽어봤는데 이 책 좋아서 아들도 읽혀보고 싶을 정도예요. 침묵의 봄은 좀 집중 못 했었어서 아들한테 안 권하려고요. 아주 바르십니다^^ 중드에 보면 법기라는 게 있어요. 몸 속에 지니는 자기만의 기구라고 할 수 있는게 텀블러를 법기로 두고 싶어요 ㅋㅋㅋ

라로 2022-02-14 14:31   좋아요 0 | URL
저는 랩걸 너무 좋았어요!! 영문판으로도 샀는데 그건 아직 손을 못 대고 있네요,,ㅋㅋ 이 책 혜윰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니 꼭 읽겠어요!!
근데 법기 이야기 넘 좋은 걸요 몸 속에 지니는 자기만의 기구라,,, 텀블러 넘 멋져요,,,음,, 저는 뭘로 할지 고민을 좀 해봐야겠어요!! 이렇게 자기가 어떤 것을 원하는지 아는 분들 보면 부러워요,, 멋져 보이고!!^^ 저는 왜 그런 게 없을까요?? 세대차이??^^;;;

그렇게혜윰 2022-02-14 16:36   좋아요 0 | URL
세대차이라고 하기엔 우리 너무 나이차가 적지 않을까요????ㅋㅋㅋ 저도 깔짝깔짝 침만 발라요 ㅎㅎㅎ
 
가난의 문법 - 2020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소준철 지음 / 푸른숲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독서 모임>- 가난의 문법

제목이 좋았다. 구성도 좋았다. 학자의 눈길을 따라 읽으며 내 마음과 머리의 많은 부분을 건드렸다. 그 점이 좋았다. 하지만 그래서 뭐? 어떻게 해결해야 하지? 이런 의문을 가지고 독서 모임에 참여했다.

책을 선정할 때 관여한 이로서 이 책을 보고 독서 모임에 참여하기로 결심한 구성원들이 고마웠다. 대부분은 작가가 사각지대의 이야기를 눈에 잘 띄게 드러내어 준 것에 반가움을 표현했고, 어떤 분은 이 사람의 연구가 연구로서 좀 시대에 뒤떨어지고 부족하지 않나 의문을 품으셨다. 그건 그만큼 이 분야가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반증이라는 의견에 공감했다.

어느 세계의 삶이건 우리가 그들을 동정이나 연민, 폭력적 시선으로 볼 권리는 없다고 생각한다. 대상이 원하지 않을 것이므로. 폐지를 줍는 가난한 노인을 바라보는 시선부터 재정비해야했다. 가난이 곧 빈곤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작가의 문법 재정비의 시각처럼 우리는 대상을 바라보는 문법 역시 고쳐먹어야 한다. 그들은 그들 나름의 삶에 희로애락을 느끼며 살고 있으므로. 다만, 그들의 고됨을 개인의 삶의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된다고 느꼈다. 어떤 분은 지금의 복지도 충분하다는 의견이었으나 나는 그것이 충분하다고 느낀 적이 없다. 내 부모를 보아도 그렇고 주변을 보아도 그렇다. 만일 그들에게 목돈이 필요한 병에 걸리는 일이 발생한다면? 그들은 기댈 곳이 자식밖에 없다. 그렇게 가족 내에서 노인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가난은 생존을 의미하는 것 이상을 요구한다.

인구가 줄어드는 시점에서 우리의 미래는 풍족하지 않을 것이다. 그 점을 염두에 두고 살자는 누군가의 말이 귀에 남아 있다. 그렇다. 지금의 노인들은 사회로부터 자식과 나라를 위해 자신을 갖다 바치면 그것이 고스란히 자신에게 돌아올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산 이들이다. 그런데 세상이 급변해 그들에게 갈 것이 별로 없으며 자식들은 그들의 삶만으로도 벅차다. 그건 자식들이 불효자여서가 아니다. 우리의 삶이 그렇게 됐다. 그러니 이것이 가족 내에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인가? 나라의 제도가 마련되기 위해서는 사회 구성원의 합의가 필요하다. 염두에 두자. 우리는 우리와 함께 사는 이들이 가난을 벗어나도록 더불어 노력해야 한다. 그것은 내 가족만의 문제가 아니다. 나는 내 부모에게 그다지 좋은 딸은 아닐 지라도 사회적으로 좋은 사람이고 싶다. 가족의 문제로 치부했을 때 좋은 딸이 아닌 나는 노인 부양에 충분하지 않지만 좋은 사람으로서 사회 제도를 마련하는 데에 동의한다면 내 부모의 삶은 지금보다 나을 것이다. 이건 개인도, 가족도 저들끼리 해결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

연대에 대하여도 생각해 본다. 노인이 인구의 절반이 되는 시대가 곧 올 텐데 지금의 노인들은 태극기를 들고 공주마마를 외치는 것 외에 어떤 어떤 연대를 하고 있을까? 그들에게 다양한 연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경로당마저도 갑을 관계가 형성된다면 그것은 연대가 아니다. 마을의 정자와 같은 연대, 그러기 위해서 지금 이대로의 도시는 곤란하다. 더 화려한 도시로 이사를 왔는데 우리 엄마는 말 붙일사람이 더 없다. 아무도 내 아들이 돌아다녀도 알아보지도 못하고 나에게 알려주지도 않는다. 이 도시는 사람이 넘쳐나는데 사람에 대한 관심이 없다. 결국은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이 책은 하고 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라로 2022-01-23 16: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들 뭐 읽어? 다 읽었어요. 좋아요!! 다음에 보라색 표지로 2탄?

그렇게혜윰 2022-01-23 16:32   좋아요 0 | URL
어머 감사해요♡ 둘째는 책을 멀리합니다 ㅋㅋㅋㅋ
 

최근에 만난 지인이 묻는다. "뭔 책을 그렇게 (많이) 읽어요?" 대한민국 평균으로 보자면 분명 많이 읽는 편이긴 하지만 출판업을 하는 사람의 입에서 나올 정도로 많이 읽는다고는 생각하지 않았기에 저 질문이 좀 의아했다. "내가 너무 많이 읽나?" 그런데 알라디너나 책 관련 카페에 보면 한 달에 30권을 읽는 사람도 있기에 그런 생각은 넣어두었는데 이상했다.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SNS의 피드가 온통 책 이야기라 그런 거겠거니, 그래서 남들 눈에는 나도 매일 1권의 책을 읽는 사람처럼 보이는 모양이다. 난 그냥 좀 많이 읽는 '편'인 사람일 뿐이다. 대한민국 평균을 알기에 적게 읽는다는 겸손은 떨지 않는다. 대신 책 피드도 너무 자주 올리진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남들 눈을 크게 의식하는 편은 아니지만 또 내가 1일 1책 하는 사람으로 보이는 건 부담스러우니까. 그런 면에서 알라디너로서의 내 모습이 어쩌면 가장 나 다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지만 읽는 모습이 잘 안 보이는^^ 


최근에도 그렇게 읽었다. 기억력이 점점 떨어져 책의 내용은 고사하고 책 제목도 며칠 지나면 까먹는 판이라 독서기록 앱을 들춰가며 간단히나마 정리해 본다. 썩 괜찮은 책들을 읽은 것 같은데 기억을 못해서야 원....


 [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 하미나


이 책의 제목이나 표지 디자인을 봤을 땐 외국의 소설이나 외국 여성 작가의 삶을 다룬 책이겠거니 하고 단순하게 '궁금'해했다. 그러다 시사인 작년 마지막 호 <행복한 책꽂이>에서 이 책이 상위에 랭크된 것을 보고 그제야 알았다. 이 책이 우리나라에서 우울증을 앓고 있는 여성들의 삶을 다룬 책이라는 점을. 작가 역시 우울증을 앓고 있었고, 이 책은 처음 학술적 목적을 두었으며 수많은 인터뷰의 결과물이자 연대의 이야기라는 것을.


읽으면서 내내 미안했다. 농담삼아 칭했던 조울증이나 우울증 이야기들이 누군가에게는 삶을 위협하는 문제일 수도 있었는데 그저 나의 감정기복을 설명할 수가 없어서 그렇게 표현했었다. 그런데 범위를 넓게 보면 실제로 나는 가벼운 우울증을 앓고 있었을 것이다. 최소한 20대 내내는. 산후 우울증까지 합친다면 30대 내내도. 지금은 나를 향했던 화살을 남에게 던지는 중이다. 그렇다고 남을 해하는 건 아니니 놀라지 마시길. 하고 싶은 말을 원래도 잘 하는 편이었지만 가족에게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나 자신을 자꾸만 무너지게 하는 것은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기도 하다. 내 경우는 그랬다. 그래서 이젠 가족들에게도 하고싶은 말을 그냥 한다. 심지어 연도 끊었다. 그건 상당한 용기가 필요했지만 그래도 남 살리자고 내가 죽을 순 없으니 어쩔 수 없었다고 내내 자신을 정당화한다. 언젠가 부부싸움을 하다가 즉흥적으로 내뱉은 말이 어떤 때에는 나를 보호하는 칼이 되기도 한다. "나를 아프게 하는 건 나 자신도 용서하지 않을 거야."라고 했던가. 


이 책을 읽으며 세상의 모든 여성들에게 연민의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자부심이 들었다. 나를 비롯해서 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은 자신의 삶을 지키고자 적극적으로 노오력한다. 그 점이 너무 대단하다. 그건 노년의 가난한 여성들도 마찬가지이다. 그건 다음 책에서.





  [가난의 문법], 소준철 


이 책을 읽기 전부터 생각했다. 노인들은 차라리 시골에서의 삶이 더 편할 지도 모르겠다고. 우리 엄마는 딸내미의 독설과 사위의 눈칫밥을 먹으며 따신 곳에서 따신 물 쓰고 따신 밥 먹고 살고 있다. 돈은 벌지 않으며, 용돈을 자식에게 받아 아껴가며 산다. 행복하냐 물으면 빨리 죽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손주들이 어릴 땐 그들이 자신에게 기대는 모습에 행복했지만 이젠 자신의 몸이 노쇄하여 손주들이 기대기는 커녕 본인 몸 하나도 건사하기가 버겁기 때문이다. 애지중지 키운 손주놈은 사춘기라고 쌀쌀맞기가 그지없다. 그나마 둘째를 늦둥이로 낳아서 그 아이 보며 살고 계신다. 이 책에서 몇 번이고 이야기하는 '노인의 쓸모'에 대한 부분이다. 반면 시골서 농사를 지으시는 시어머니는 고된 농사일과 가사일을 하며 겨울엔 춥고 여름엔 더운 집에서 살면서도 자신이 자식들 쌀도 주고 고추가루도 준다는 데에 자부심이 대단하다. 동네에 나가면 몇 십 년간 알고 지낸 사람들과 말도 나누고 밥도 해 먹을 수 있다. 하지만 도시의 노인은 돈이 없으면 다니기도 힘들다. 그래서 그 돈을 벌기 위해 폐지도 줍고 학교 앞에서 교통 봉사도 하고 그런다. 그것도 몸이 건강해야 하지 우리 엄마는 혼자 걷는 것도 힘든데 도대체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는가? 사실 일은 젊은 날 아빠 몫까지 쎄가 빠지게 했고 그 결과 걷기도 힘든 게 아닌가! 


윤영자라는 가상의 인물, 그러나 도시의 여성 노인을 대표하는,을 통해 가난한 도시 노인이 결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문제임을 드러내는 이 책의 구성과 내용은 무척 설득력이 있다. 앞의 책과 마찬가지로 학술적 성격이 포함되어 있다. 역시 노인에게는 돈 걱정 없이 자신의 쓸모를 생가할 수 있도록 사회가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이것은 지금 노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전반의 문제이다. 내가 연금을 타박타박 받는다고 외면해야 하는 문제가 아니라 내가 더불어 살아야 할 사람들의 문제이다. 우울증에 걸린 여자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이들과 연대해야 한다. 쉽지 않을 거라는 것도 안다. 같이 사는 남자가 신혼 때 차 앞을 가로막는 리어카에 대고 했던 말에 내 오만 정이 다 떨어졌던 것을 보면 세상에 당장의 이익이 보이지 않는 연대란 결코 쉽지 않은 문제다. 박완서 작가의 소설 제목이 또다시 떠오른다. <부끄러움을 가르칩시다>


                                   

[테레즈 데케루], 프랑수아 모리아크


이 책은 독서모임 덕분에 알게 된 책인데 소설을 먼저 읽으면 영화가 보고 싶지 않을 것 같아서 영화를 먼저 보았다. 오드리 토투, 너무 아름다운 배우다. 일단 영화에서 한 번 울었다. 인간굴레이자 새장이었던 시댁의 식구들에게 그래도 노오력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피골이 상접한 얼굴 위에 하얗게 분칠을 하며 시누이와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서 테레즈의 심정을 느껴보았다.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그녀의 처지를 생각하니 지금도 눈시울이 붉어진다. 그래도 영화에서는 테레즈를 사랑하는 베르나르가 느껴져 그에게 안쓰러움이 생겼지만 소설에서 테레즈는 그저 도구에 지나지 않았다. 그 시대의 여성들은 다 그렇게 가족의 한 사람으로 채워지기 위해 선택되고 살아왔던 것이다. 그런 삶을 견뎌오다 툭!하고 못 견딤 세포가 터져나오면 그때부턴 본인도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 외엔 다른 생각이 없는 걸... 내가 죽거나 그가 죽거나...


테레즈 주변에 하미나 작가 같은 '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이 있었다면 그래도 테레즈는 멋진 다른 방법으로 굴레를 벗어났을 지도 모르겠다. 안은 그런 사람이 못 되었고 테레즈는 혼자였다. 파리에 간 테레즈는 자유롭겠지만 그래도 외로울 것이다. 그 점이 1920년대가 내릴 수 있는 최대한의 결론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주어진 불합리한 삶에 적응이 아닌 진화를 시도한 여성들이 있어서 이 더딘 변화가 있었을 지도 모르겠다. 물론 남편을 독살하려는 시도를 말하는 게 아니다. 그 방법이 아니라 마음을 말하는 것이다. 나가고 싶다는 그 마음.


모임에 나온 한 회원이 이 소설 속 여주인공이 왜 저런 식으로밖에 행동하지 못하는지 답답했다고 후감을 말했는데 나는 그게 2022년이어도 저런 식이면 매우 적극적인 것이라고 말하고 싶었다. 여자들의 삶은 아주 간혹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아주 더디게 바뀌는 것이니까. 100년 동안 여자들의 삶은 얼마나 바뀌었을지 돌아보면 알 수 있지 않을까? 그래도 여자들이여, 미쳐도 똑똑하게 미치자! 내 처지가 곤란하다고 '빨리 죽어야지'라는 말을 내뱉지 말자. 더 잘 살도록 서로가 잘 살피자. 우리 엄마를 딸인 나는 독설로 공격하지만 주변 손주 친 엄마들이 예뻐해주는 것처럼 주변의 여자들을 잘 살펴주자. 미안해 엄마, 나도 옆집 할머니를 잘 살펴줄게...




어쩌다보니 최근에 읽은 책 중 여성의 삶을 다룬 책이 많다. 내가 여성이기에 그건 어쩔 수 없을 지도 모른다. 읽는 중인 책 중에 한국 남성 소설가의 소설집이 한 권 읽는데 작품의 재미나 기법 면에서는 썩 괜찮을 지도 모르지만 소설 안에 흐르는 여성을 묘사하거나 여성을 대상화하는 표현들과 생각들이 매우 거슬려서 억지로 읽는 중이다. 사실 집어던지고 말까 싶기도 한데 진짜 끝까지 그런가 보려고 읽는다. 10년 전의 소설이다. 지금 남성 작가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 변화가 고맙다. 연대는 여자들끼리 하는 게 아니고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끼리 하면 되는 거니까. 군대 문화에 대해서 남자들만 연대하는 게 아니라 여자들도 같이 알고 공감해주면 서로 창을 겨누지 않을 텐데, 집안에 키우는 사춘기 녀석 하나도 요즘 친구들이랑 무슨 대화를 하는지 한숨이 저절로 나온다. 남자 셋에 여자 둘, 사는 집에서도 성별 및 연령 간 연대가 이뤄지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난 멋진 여성이니까 가랑비에 옷 젖듯 접속을 시도해 보련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라로님 헌정 울 둘째 책읽는 사진 ㅋㅋ

지역에서 운영하는 북카페가 3군데 있다. 그중 한 곳은 말 그대로 북카페고 두 곳은 도서관카페이다. 차이라면 책을 빌릴 수 있나 없나의 차이. 세 곳 모두 가까운 곳이 아니라 반납이 어려워서라도 안 빌리고 싶은데 그건 너무 어려운 일.

다행인 건 1인 1권만 대출 가능.
그래서 히가시노게이고의 근작과 아들이 빌린 하늘 100층 책을 빌려왔다. 또 언제 갖다 주나 하는 걱정 따윈 없는 아들은 마냥 즐겁기만 하다.

오늘 하루도 잘 먹고 보냈지 않냐 물으니 행복하게 자냈다고 답해 준 아들. 책은 도서관이랑 북카페에서만 읽는 아들. 길 가다말고 춤추는 아들.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붕붕툐툐 2021-08-10 21: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에고~ 예뻐라~ 첫번째 사진엔 얼굴에 행복함이 보이고 두번째 사진은 제법 진지하게 책을 읽네요~👍👍

그렇게혜윰 2021-08-10 22:46   좋아요 1 | URL
딱1권만 빌릴 수 있다고 하니 열심히 고르더라구요^^

라로 2021-08-13 0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저 일하러 가기 전에 잠깐 들렀는데 완전 폭풍 감동합니다!!!! 넘 이뽀요~~~!!
혜윰님 좋으시겠어요.^^ 근데 손가락이 완전 피아니스트 손구락 아닙미꽈???@@ 저 손은 악기 하나는 마스터할 손이라고 외칩니다. 이름 살짝 알려주세요.^^;;

2021-08-13 10:2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