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의 꽃 - 고은 작은 시편
고은 지음 / 문학동네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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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띠지를 거의 신경 쓰지 않는데 이 말은 참말!!!

좀 다르다면 난 처음부터 스무 개 남짓의 동그라미가!!

 

그중 한 편

 

좀더 어렸을 땐 이런 시를 좋아했을까? 솜구름 널린 하늘마냥 함께 가는 두 사람의 모습, 참 아름답다 싶은 건 내가 나이가 들었다는 뜻일까? 아니면 이젠 아름다움을 알아보는 마음이 제대로 생겼다는 뜻일까?

 

 

발로 쓴 것 같지만 어쨌든 붓글씨로도 옮겨적어본 시편. 빈집에 수없이 날아든 벚꽃임을 어떻게 바라보게 될까? 외로움, 그리움, 슬픔, 반가움 등등..수없는 질문이 함께 날아든다. 모든 것이 풍경이 되고 생각이 되고 마음이 되는 시들이 그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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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모르게 어른이 되어 문학동네 시인선 69
박은정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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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집을 읽으며 저는 시를 읽는다는 느낌이 아니라 시인을 읽는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만큼 박은정 시인의 시에서는 박은정 시인이라는 색깔이 듬뿍 묻어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 역시 시집을 읽을 때 한 번에 모든 시를 공들여 읽지는 않습니다. 사실 이 시집에는 태교에 썩 좋지 않은 시들이 많아서 그 시들은 다음을 위해 킵해두었어요^^;; 그래도 많은 시들의 귀퉁이가 접혔고 그 중 두 편의 시를 옮겨 적어봤습니다.


이 두 편의 시에서 제 맘을 끈 단어는 <벼랑>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시집의 많은 시들이 겨울과 봄 사이에서, 소녀와 어른 사이인 벼랑 끝에서 아슬아슬하게 서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몇 번을 더 읽어봐야 하겠지만 현재 제가 느낀 바로는 벼랑 끝에서 삶과 죽음을 가늠하는, 죽음이 편하지만 삶에서 자신을 붙잡아주길 바라는 마음이 느껴졌습니다...시인을 그리고 나를 안아주고 싶었습니다.

 

시에 대해서는 길게 말하는 것이 힘이 듭니다. 각자 느끼시길 바라며, 막글씨이지만 연필로 옮겨적는 것을 좋아하는 저이기에 노트를 올려봅니다. 살짝 끄적인 글도 함께 올려봅니다.

 

 

이참에 받은 사은품들과 시집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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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5-04-23 1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게혜윰님~~ 진짜 박은정 시인 좋아하시는군요. 3권이나~~
저 이벤트 응모하려고 이 시집 산 거 아시지요?
9할은 그렇계혜윰님 덕분입니다.

저도 노트에 이렇게 시를 적고 싶은데, 게을러서요.
앗! 저 이벤트 응모하러 갑니다~*^^*

그렇게혜윰 2015-04-23 15:26   좋아요 0 | URL
아싸!!!!

그렇게혜윰 2015-04-23 15:31   좋아요 0 | URL
개인이벤트라고해도 이벤트는 페이지 노출이 안된다고 해서 이렇게 알음알음 오셔야만 참여가 가능하더라구요ㅠㅠ 고맙습니다♥

단발머리 2015-04-23 15:43   좋아요 0 | URL
제가 그렇게혜윰님 이벤트 내용을 카피해서 제 페이퍼에 올렸어요.
자랑할겸 해서요~~~

많은 분들이 응모하셔도 괜찮은지요? 하긴 제가 알라딘에서 유명한 사람은 아니라서, 많은 분들이 아시지는 못하겠지만요.

그럼, 저만 신났나요? ㅎㅎㅎㅎㅎㅎ

그렇게혜윰 2015-04-23 15:47   좋아요 0 | URL
이미 사랑하고 있지만 더 격렬하게 사랑하고 싶다!!!!!!!

단발머리 2015-04-23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ㅍㅎㅎㅎㅎ 진짜지요? 믿습니다, 그 말씀!!!

gyulsup 2015-05-18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게혜윰님 그림책읽어주는엄마 까페에서 자주 뵙는데, 제가 보는 시집마다 리뷰가 있어서 막 사고 싶어지네요. 저와 취향이 비슷하신듯. 시집을 세권씩이나 사시다니요... ^^ 손글씨도 이쁘시네요.^^

그렇게혜윰 2015-05-18 15:15   좋아요 0 | URL
누구실까요???? 주변 지인들과 함께 읽으려고 여러권씩 샀어요. 기왕이면 이벤트 덕도 보도록요ㅋㅋ
 
담장을 허물다 창비시선 365
공광규 지음 / 창비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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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광규 시인의 시를 처음 만난 것은 그림책 [구름]을 통해서였고, 이후 지인들과의 대화에서 시인의 이야기가 나왔고 그중 한 분이 시인의 시가 좋다는 말이 기억이 나서 이 시집을 읽게 되었다. 평소 알 듯 말 듯한 말놀이가 그득한 시나 젊은 시인의 서정시를 좋아하던 나인지라 시집을 펼치기 전부터 조금은 평이한 시집의 제목에 마음을 덜 연 상태로 시들을 읽어나갔다. 노오란 은행잎을 보며 별을 닦는 나무라 부르고 그를 통해 '당신이라는 별에 아름답게 지고 싶'다는 첫 시 <별 닦는 나무>를 시작으로  '너라는 크고 아름다운 문장을 읽을 만한 사람이/ 나 말고는 이 세상에 없을 것 같아서'라는 다소 오글거리지만 달콤한 것이 분명한 <너라는 문장>이 수록된 1부를 읽으며 몸에 스르르 감기는 온기가 느껴졌다. 2부의 시들은 그와는 조금 달라 표제작인 <담장을 허물다>에서 '공시가격 구백만원짜리 기울어가는 시골 흙집 담장을 허물고 나서/ 나는 큰 고을 영주가 되었다'라든가 운세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다소 해학적인 느낌의 시들과  <이런 날 저녁에도>이나 <짧은 시 놀이>에서 엿볼 수 있는 세상 살이에 대한 쓸쓸함을 엿볼 수도 있었다. 그 쓸쓸함에는 아내에 대한 마음도 있었는데 어느 새 '아내'의 위치에 익숙한 나는 그 시를 읽으며 누군가 나를 따뜻하게 보듬어주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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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언
너대니얼 호손 & 폴 오스터 지음, 장현동 옮김 / 마음산책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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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내 주변에 문학을 사랑하는 이가 있다면 폴 오스터와 너새니얼 호손을 권하게 될 지도 모르겠다. 만약에 문학을 사랑하는 그 이가 아이를 갖게 되었다면 다른 이들에게 그래왔듯이 역시 좋은 육아서적을 권할 것이다. 그러나 내가 한 번도 권한 적이 없는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동안 권해왔던 책들이 모조리 초라해짐을 느낀다. 문학을 사랑하는 이가 아이를 키우고 있다면 이 책 한 권이면 충분하다. [줄리언]을 읽다보면 줄리언은 어느 새 하람이이고, 동은이고, 성현이가 된다. 그만큼 1851년의 아버지 너새니얼 호손은 놀랍게도 그 아무리 예술가라 자유롭다 할지라도 2014년의 아버지보다 더 현대적이다 [주홍글씨]로 널리 알려진 작가이자 은둔형 작가라고도 알려진 너새니얼 호손이 이토록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육아일기를 썼다는 사실은 이 작품을 발견한 폴 오스터는 물론 나 역시도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지금도 많은 아버지들은 아내가 없이 아들과 단둘이 보내게 될 3주일을 맞았을 때 호손보다 더 잘 해낼 수 없을 것이다. 아내가 두 아이를 데리고 떠난 1851년의 여름 3주, 호손은 분명 난감하고 두려웠을 테지만 그가 남긴  육아일기들은 160년의 세월을 건너 현재의 나에게 충분히 아름답다. 정말 좋은 아버지이다. 좋은 남편이기도 하고. 더더구나 훌륭한 작가이기도 하다.

 

많은 문장들이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공감이 가 표시를 해 두었다.

 

도착하자마자 줄리언은 모자를 벗을 사이도 없이 졸기 시작했다. 내가 하이우드에서 돌아왔을 때 피터스 부인은 이미 줄리언에게 밥상을 차려준 다음이었고, 줄리언은 마지막 빵 조각을 우적우적 먹고 있었다. 나는 옷을 갈아입히면서 줄리언에게 재미있었는지 물어보았다. 그런데 이 장난꾸러기 꼬마 신사의 대답은 '아니'었다. 삼십 분 전만 해도 자기 인생에서 가장 즐거워 보였는데 말이다. 몰려드는 피곤이 즐거웠던 기억을 잠식해버렸다. 줄리언은 침대에 누워 그지없는 만족감과 평안함을 느꼈고, 내가 계단을 밟기도 전에 잠에 빠져들었다. (p72-73)

 

 

 

아내 소피아 호손의 육아 철학을 보니 이들 부부가 키우는 아이들 셋은 참 행복했겠다 싶다. 폴 오스터의 해설에서 읽은 누나 우나와 함께 "이런 아빠는 없지!"라고 말하는 줄리언의 모습은 그저 흐뭇하기만 하다.

 

줄리언과의 이야기 외에도 소설가 너새니얼 호손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부분도 적지 않았는데 그중 사색에 대한 부분이 인상깊어 옮겨적어보았다.

 

 

 

 

르 클레지오의 그림책 [나무 나라 여행]이 떠오르기도 했다. 다시 보아도 참 아름다운 육아일기이다. 너새니얼 호손에게 박수를, 폴 오스터에게 포옹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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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 책과 혁명에 관한 닷새 밤의 기록
사사키 아타루 지음, 송태욱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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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도서관 신간 코너에서 이 책을 처음 봤을 때 단순히 나는 '손을 자른다'는 물리적 행위로만 제목을 읽어서 애써 외면했던 책이다. 알고 보니 이 책의 제목은 파울첼란의 [빛의 강박]의 한 구절에서 따 왔다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많은 곳에 북마크를 꽂아두었는데 저자 사사키 아타루의 문체와 문장이 매력적인 책이었다. 하지만 읽으면서도 사실 완전한 이해(그것이 가능한지는 모르겠지만, 어쩌면 독해라고 해야할 것 같다.)를 하지 못해서 읽으면서도 막연한 느낌이 들었는데 그래도 이 책이 많이 좋았다. 이 느낌을 공유한 사람이 있었는데 바로, 옮긴이 송태욱 씨였다. 그가 옮긴이의 말에서 쓴 말이 어찌나 공감이 되던지......


<무슨 말인지 잘 모르긴 해도 왠지 끌리는 책이 있다. 그 책의 핵심 내용이 아닌, 가볍게 흘러나온 몇몇 문장들에서, 그 책 전체에 대한 평가를 좌우할 만큼 와 닿는 부분이 있어서일 것이다.
- '옮긴 이의 말' 중>


사사키 아타루의 글에는 열정이 묻어 있었다. 매우 객관적이고 냉정한 열정. 독자들과 함께 나아가기 위해 반복하고 독려하는 문장들이 많았다. 그 문장의 힘이 나를 이 책을 끝가지 다 읽게 하는 힘이었을 것이다. 따라서 나는 이 책들의 적지 않은 부분을 옮겨적어보기로 했다.

p44
나의 읽기 습관을 콕 짚어 아니다라고 말해주는 듯 했다. 많이 읽는 편은 아니지만, 반복해서 읽는 편은 더더욱 아니다. 하지만 최근 리뷰를 공들여 쓰기 위해 혹은 다른 이유들로 두 번 세 번 읽은 책들이 읽을 때마다 더 깊이 읽혀지는 것을 경험했던지라 이 말에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p85
읽으라고 만들어진 책이 결국은 읽을 수 없는 존재라는 역설적 표현은, 책은 가벼이 볼 대상이 아니라는 뜻으로 이해된다. 저자의 표현 속에 나오는 '그런 책'을 발견했을 때의 기쁨, 그리고 저자의 이 책 또한 '그런 책'에 포함될 것이라는 기대가 동시에 떠올랐다. 언젠가 책을 내고 싶다는 소망에 앞서 '그런 책'을 쓸 수 있는가에 대한 회의가 든다.

p147, p167
원리주의자(원리주의라는 말이 부정적말이었구나,,,하는 자책감과 번역에 대한 의구심이 살짝 들었다. 여기서는 옴진리교나 나치와 같은 자들을 말한다.)라는 비난을 맞기 싫다면 책을 읽을 수 있는 기회, 즉 천사적인 일을 하루 빨리 얻으시길. 특히 남보다 앞장 서 나아가려는 자들.

p269
책이 곧 혁명이다. 이 말은 이 책 전반에 걸쳐 수십 번도 더 반복되는 말이다. 책을 읽는 것만이 혁명을 만들 수 있다는, 책 읽는 자들이여 자긍심과 책임감을 가져라~~!라고 말해주는 것 같다.

p280-281
문학이 죽었네, 끝났네 라고 엄살 떨지 말고 부지런히 읽고 쓰고 다시 읽고 다시 써서 혁명의 빛을 꺼뜨리지나 말거라~~라고....마지막 말, '창피하니까 그만두세요.'에서 느껴지느느 사사키 아타루의 문체. 매력 있다.



최근 사사키 아타루의 새 책이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도 새 책을 기대하는 지인의 트윗 덕분이었다. 나 역시 사사키 아타루의 다른 책들이 무척 궁금해진다. 같은 사람이 번역했으면 더 좋겠다는 바람도 가져본다. 역자와의 공감대가 형성되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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