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놀이의 시작 에미 피클러 영아보육학 1
에바 칼로 & 기요르기 발로그 지음, 박성원 옮김 / 행동하는정신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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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주 우연히 도서관 서가에 꽂힌 책을 발견해서 읽게 되었다. 육아를 학습과 관련지은 책들은 제목만으로도 머리가 아프지만 이렇게 놀이와 연관지은 책을 보면 더 알고 싶어진다. 잘 놀아주고 싶은 엄마 마음이다.

 

이 책은 보육교사들을 위한 기초이론서로 보이지만 가정 보육에서도 새겨야 할 내용이 적지 않아 메모를 해 둔다. 일단 우리 아이가 현재 6개월에 임박하였으므로 그때를 중심으로 관심있게 읽었다. 뒤집고 되집기는 가능하여 방심하면 데굴데굴 굴러서 엉뚱한 곳에 가 있지만 배밀이는 하기 전이라 자유롭게 이동하지 못하는 우리 아기에게는 적절한 장난감을 주위에 놓아주는 것이 유용하다고 한다. 단, 묶어두는 것은 발달에 큰 효과가 없다고 한다. 손닿는 곳에 6-8개의 놀잇감을 풀어놓을 것을 실천해봐야겠다. 요즘 형이 터닝메카드를 가지고 놀다보니 아기 주변에도 터닝메카드가 많아서 부쩍 관심을 갖는 것을 보면 맞는 말 같다. 요리조리 살핀다.

 

대체로 아기를 거실에서 놀아주는데 아무래도 볼거리가 더 많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건 엄마의 착각!이란다. 너무 넓은 공간보다는 작은 공간에서 안정감을 갖는다고 하며, 그러하기에 놀이 울타리가 필요하단다. 물론 이동이 자유롭지 못할 때가지만이겠지만. 진작 알았어야 하는데, 그래서 자꾸 자고 싶으면 방으로 가자고 떼쓰는구나....집이 좁아서 다행이었다며 나름 위안을...^^;;

 

곧 다가올 7-12개월 사이엔 다양한 표면과 무게의 장난감을 주는 게 좋다고 한다. 대근육의 차이는 아이마다 크게 다르지 않지만 소근육의 차이는 크다고 하니 이런 손가락을 섬세하게 발달시키는 놀이를 해 주어야 겠다. 10-12개월에는 두 손에 각각의 장난감을 갖고 놀 수 있다고 하니 그것도 기억해놔야 겠다. 다이어리에 이맘 때 쯤 좋아하는 아이의 놀이를 적어두었다. 별건 없다. 책을 읽지 않아도 어쩌면 우리가 하게 될 놀이이다. 그래도 알아두면 더 적극적으로 하는 게 엄마 마음이다.  만 1세가 되면 물건을 모으며 분류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특징을 파악하는 것이리라. 만 18개월이 되면 쌓기 놀이, 물건을 높이 세우는 것을 한다는데 그렇게 늦게 했었나 싶다.

 

육아의 날들은 엄마로서 충만감을 갖게 하지만 자연인으로서 소진되는 느낌을 동시에 받는다. 매일 매일이 소중하지만 매일 매일이 지루한 것도 이 날들이다. 시간과 싸우지 말기, 요즘 내가 다짐하는 말이다. 그냥 지나가는 대로 따르기. 책이 좀더 구체적인 내용으로 두꺼웠으면 좋았겠지만 얇으니 더 집중해서 읽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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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의 코트 철학하는 아이 5
짐 아일스워스 글, 바바라 매클린톡 그림, 고양이수염 옮김 / 이마주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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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심스 태백의 책을 몰랐을까? 그럴 리가 없다. 그림책을 읽다보면 심스 태백의 [요셉의 낡은.....]을 추천하는 사람이 많아 모를 리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쓴 데에는 이유가 있으리라 짐작한다.

 

두 책을 아이에게 다 읽혀보았다. 1학년 남자 아이인 우리집 아이는 예상대로 심스 태백의 책을 더 좋아했다. 아무래도 구멍이 뚫린 구성이라던가 선명한 색상과 과장된 인물 그림이 어린 아이의 눈에 흥미를 불러일으켰을 것이다. 그것이 아니더라도 그 책은 충분히 아름답고 좋은 그림책이다. 그렇다면 나는? 그건 판단을 내리기가 힘들다.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심스 태백이 원작이니 이것이 더 낫다가 말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할 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세상 아래 새로운 것은 없거니와 두 작품의 분위기가 너무 달라서 섣불리 판단은 못하겠다. 나름의 매력이 있다.

 

무엇보다 이 그림책은 따뜻하다. 할아버지가 딸과 손자를 위해 자신의 코트가 낡아질 때마다 조금씩 줄여가며 다른 무언가를 만드는 그 마음이 따뜻하다. 심스 태백의 작품이 자신의 몸 안에서 유머러스하게 코트가 변신한다면 이 그림책은 할아버지가 입던 코트가 재킷이 되고, 조끼가 되더니어머니 결혼식의 넥타이가 되고, 내 아이의 생쥐 인형이 되고, 쥐들의 보금자리가 된다.  대를 이어가는 코트의 운명이 보는 내내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그리고는 결국 남는 건, 이 이야기이다. 심스 태백의 책과 옷의 변천 과정이 비슷해도 표현방법이 달라서 좋았는데 결말이 다시 비슷해져버려서 그 점은 못내 아쉽다. 

 

심스태백의 작품에게서 벗어나기란 어려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남길 바라는 것은 심스태백의 작품을 읽으면서는 아이와 놀이를 하고 싶어졌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는 내 옷을 고쳐서 무언가를 만들어보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그렇게 내 것을 내 아이에게 마음 담아 주고픈 마음이 이 책에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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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방귀 아저씨네 동물들 이마주 창작동화
이상권 지음, 심은숙 그림, 서울초등국어교과교육연구회 도움글 / 이마주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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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권 작가의 책은 적지 않게 가지고 있다. 흔히 생태동화의 대표작으로 꼽는  [하늘을 나는 집오리]를 비롯한 청소년소설 몇 권과 가을이면 어김없이 찾게 되는 그림책 [산에 가자]까지. 앞의 책들은 주로 내가 읽고, 뒤의 그림책은 가을이면 자주 아들에게 읽어준다. 그런데 그 사이 연령에 어울리는 작가의 책은 아직 만나지 못했다. 아들이 초등학생이 되고 어느 새 글밥이 많은 글들도 즐겨 읽게 되던 참에 저학년이 읽기에 좋은 이상권 작가의 책을 만나게 되니 그 점이 무척 반가웠다.

 

이 책 역시 생태동화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생태'라는 말이 썩 맘에 들지는 않아 자연동화라 부르지만 말이다. 개성적인 목차를 보면 알다시피 이 책의 주인공들은 왕방귀 아저씨네 집에 사는 동물들이다.  똥개, 염소, 거위, 오리, 토끼 등 집동물들이다.

 

 

이 동물들이 얼마나 웃기냐면, 서로 과자를 더 먹겠다고 자신의 힘을 내세우고 약한 동물을 괴롭히는 모습이 마치 인간 사회의 모습 같다. 아이가 읽으면 자신의 학급에서 보았던 친구들의 다투는 모습이 생각이 날 것이고, 어른이 읽으면 회사나 사회에서 볼 수 있는 힘겨루기의 모습이 떠오를 것이다. 다만 차이점이 있다면 어른들의 사회는 화해하기가 어려운 반면, 아이들의 생활은 이 동물들처럼 마지막엔 한데 모여 비를 피하는 화해의 모습이 자주 일어난다는 점이다. 그래서 아마 이 책은 아이들에게 더 큰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어른인 내가 읽었을 땐, 동물들이 귀엽다는 생각에 이어 그 모습이 어른 사회의 모습은 아니구나 싶은 씁쓸함이 느껴졌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동물이 주인공이기에 그러하였겠지만 제목에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왕방귀 아저씨'의 존재가 썩 크게 다가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어른들의 우정도 아이들의 우정 못지 않게 오래되고 천진할 수 있다는 것을 다소 느낄 수 있었지만 더 크게 다가와도 좋을 뻔 했다. 여러 모로 이 책의 주인공은 '동물들'인 것으로! 잠재적 주인공은 '아이들'인 것으로!

 

그림이 익숙하다 싶어 봤더니 아이들이 좋아하는 국시꼬랭이 시리즈 중 [밤똥 참기]와 전래동화 그림책 [빨간 부채 파란 부채]를 그린 분이셨다. 동물들의 성격이 그림에 잘 드러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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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치 하람이, 나이쓰! - 2016 아침독서신문 선정, 2016 책날개 선정, 2016 세종도서 문학나눔, 2015 동원 책꾸러기 선정 바람 그림책문고 3
윤여림 글, 이갑규 그림 / 천개의바람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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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놀라움에 북플에 짧게 이 책을 발견한 기쁨을 표현한 적이 있다. 아이의 이름이 표지의 제목에 있는 것도 신기하거니와 그 아이가 내 아이처럼 축구치라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물론 축구치가 좋지 않은 뜻이라는 것을 눈치 챈 아이는 이름을 바꾸겠다며 잠깐 난동을 부렸지만 책을 사서 읽고 난 후엔 그 말이 쏙 들어갔다. 대신 '몸치 엄마 나이쓰'나 '음치 채람이 나이쓰'라고 바꿔서 이야기를 꾸미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이야기의 끝은 언제나 '나이쓰!'로 맺어진다.

 

축구를 좋아할 나이인데 워낙 몸치라 잘 못하다보니 재미를 잃고 있는 중이다. 처음 축구가 하고 싶대서 신나게 뛰었지만 아이는 몸보단 머리와 손을 쓰는 데에 더 소질이 있는 아이라 대신 축구에 대한 책이라도 읽고 싶어했지만 도서관에서 구미에 맞는 책을 잘 찾진 못했다. 몇몇 괜찮은 책도 있었지만 말이다. 그렇게 축구에 대한 지식도, 감각도 잃어갈 즈음 이 책을 발견하였다. 좀더 진작에 출간되었다면 한창 흥미를 가질 때 읽게 되어 더 부딪치며 축구를 즐겼을지도 모른다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아이가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축구를 못하는 것이 그리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는 것, 다시 한 번 친구들과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는 것에 거리낌을 내던질 것 같은 표정을 보여 보는 내 마음도 좋았다.

 

어찌 보면 뻔한 스토리일 수 있다. 축구를 못하는 하람이가 억지로 축구부에 들어가서 자신감이 없을 때 코치님의 도움으로 자신감을 찾게 된다는 이야기는 진부한 성장스토리라고 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림과 글의 조화가 좋고 말풍선의 크기로 하람이의 자신감이 커지는 것을 보는 재미랄까, 만화컷과 그림컷이 함께 있어 지루하지도 않고 아이들이 알고 싶어하는 축구 용어들도 자연스레 익히게 되어 좋았다.

 

우리집 하람이도, 남의집 하람이도, 철수도 모두 나이쓰!! 우리집에선 대를 물려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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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뭐야? - 아빠가 들려주는 진화의 비밀 과학과 친해지는 책 16
최승필 지음, 한지혜 그림, 김신연 감수 / 창비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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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을 읽다가 자꾸만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들어 몸이 들썩거릴 때가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주변에 2,3학년쯤 되는 아이를 둔 엄마가 누가 있나 머릿속으로 자꾸 생각하고 카톡을 켰다껐다 트위터에 글을 썼다 지웠다 하다가  그보단 후딱 읽고 이렇게 리뷰를 쓰기로 마음을 먹었다. 왜 그랬을까?

 

1. 이 리뷰의 제목이 말해주듯 이 책을 읽으며 나는 한 권의 '육아 일기'를 읽는 느낌이 들었다. 아빠가 쓴 일기를 아이가 글을 읽을 때쯤 읽어보는 느낌 말이다. 실제로 각 장의 시작이 육아일기로 시작된다.

 

 

 아이가 자라나는 과정을 시간 여행을 통해 인류의 진화 과정으로 치환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그래서 저자의 약력을 뒤져보기도 했지만 과학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데 이렇게 자연스럽게 진화를 이야기하는 능력이 뛰어날 수 있구나 싶어 살짝 신기했다. 표현 능력이 뛰어난 아빠이자 작가임엔 틀림 없다.

 

2.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기획 부문 대상'에 빛나는 책이다. 일단 '창비' 맞고, '좋은' 맞고, '어린이책' 맞고, '원고 공모' 맞을 거고, '기획 부문' 바로 이거다! 기획이 참 잘된 책이다. 앞서 육아 일기의 형식을 취하면서 인류와 다른 동물들을 비교하고 그에 이어 '시간 여행'을 떠나는 구성이 대단히 매력적이다. <과학과 친해지는 책>이라는 시리즈의 명칭에 맞게 과학과 친숙해지는 데에는 이만한 기획이 없지 싶다. 더욱이 그림을 그린 한지혜 작가의 첫 작품이라는데 글과의 조화가 정말 훌륭하다. 채색없이 내용을 받쳐주기 위한 그림들이 따뜻함마저 느끼게 한다. 지식을 전달하기에도 참 좋은 그림이고 글과의 배치도 아름답다.

 

 

<'아하! 그런 거였구나!'라고 그림을통해 더 빠르게 이해되었다.>

 

3. 책이 참 예쁘다. 몇 번 내 서재를 다녀간 분들은 알겠지만 나는 예쁜 책에 약하다. 그냥 예쁘기만 한 책도 뭐 나름의 가치가 있겠지만 의미가 있는 예쁨이라면 두 말 할 필요없이 반하게 되어 있다.

 

 

 우선 모서리가 둥글다. 유아도 아닌데 둥근 게 뭔 소용이랴 싶지만 아이들 책은 둥글면 일단 모난 것 보단 좋지 않나? 그리고 실제본. 이것도 개인적 취향이다. 어차피 모든 예쁨은 개인적 취향의 문제일테니까.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고 할지라도 어설픈 접착제본의 책이 우두두 뜯어진 경험을 어린이책에서 많이 해 본 터라 실제본이 안심되고 좋다. 세번째로 <시간 여행> 부분에만 나타나는 주황색 테두리. 주황색 좋아한다. 마지막으로 그림작가의 따뜻함이 돋보이는 육아 일기 부분의 사진을 그린 듯한 그림. 내 상황과 딱 맞기에 더 그럴지도 모르겠다.

 

빨리 소개해주고픈 마음에 이렇게 읽자마자 부랴부랴 쓰는 리뷰라 어떻게 내 마음이 잘 전해졌나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은 있다. 인류의 진화를 오스트랄로피테쿠스에서 호모사피엔스까지 표현하면서(호모사피엔스사피엔스도 호모사피엔스로 포함시켰노라고 미리 알렸다.) 그것의 한글식 표현도 함께 넣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많은 책들과 박물관에서 이 둘을 병기하고도 있고 개인적으로도 아이들이 의미를 이해할 때 '호모에렉투스'보단 '곧선사람'이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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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언 : 이 책은 서평이벤트로 받아서 읽고 리뷰를 쓰게 된 책인데, 그점이 참 아쉽다. 내 돈 주고 사서 읽을 걸. 그럼 나의 이 리뷰에 담긴 진심이 더 진심으로 느껴질텐데....근데 아마 완전 내 관심사가 아닌 이상 사도 늦게 샀겠지^^ 서평이벤트로 받아도 저, 좋게만 쓰지는 않아요^^ 모든 책에는 장점과 단점이 있을테니까요^^ 하지만 이렇게 장점이 크고 단점이 적을 때 '만나서 반갑다 책아'라고 혼자 속삭인답니다. 그냥 이 책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고 말이 난 김에 한 번 해 보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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