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없는 놈 - 제1회 문학동네 동시문학상 대상 수상작 문학동네 동시집 27
김개미 지음, 오정택 그림 / 문학동네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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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해드린대로 아들의 낭독에 가까운 낭송을 들려드립니다 ㅎㅎㅎ

 

옆에서 몰래 들었을 때가 훨씬 자연스럽고 추임새도 있어서 좋았는데 긴장했네요. 그렇다고 두 번 세 번 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감안해서 들어주세요^^ 별다른 기술이나 이런 것 전혀 없는 읽기 입니다 ㅎㅎ

 

그래도 아이가 직접 고른 시이고 적극적으로 나선 행위(?)이니 그점만 봐주시어요^^

 

 

 

 

 

이 시를 정말 좋아해요. 그래서 제가 한 번 던져 봤어요.

 

604호에 일곱 살짜리 형이 살고 있거든

오늘 아침 멋지다고 해 줬더니

 

그랬더니 아이가 받더라구요

 

자기는 멋지지 않다는 거야

자기는 아주 귀엽다는 거야

 

라구요.

 

그래서 이후에도 쭉쭉 이어서 주거니 받거니 한 것도 함께 올려봅니다.

 <원래의 시>

 

어이없는 놈


102호에 다섯 살짜리 동생이 살고 있거든
오늘 아침 귀엽다고 말해 줬더니
자기는 귀엽지 않다는 거야
자기는 아주 멋지다는 거야


키가 많이 컸다고 말해 줬더니
자기는 많이 크지 않았다는 거야
자기는 원래부터 컸다는 거야


말이 많이 늘었다고 말해 줬더니
지금은 별로라는 거야
옛날엔 더 잘했다는 거야

 

102호에 다섯 살짜리 동생이 살고 있거든
자전거 가르쳐 줄까 물어봤더니
자기는 필요 없다는 거야
자기는 세발자전거를 나보다 더 잘 탄다는 거야

 <바꿔 쓴 시>

 

어이없는 놈

 

604호에 일곱 살짜리 형이 살고 있거든

오늘 아침 멋지다고 해 줬더니

자기는 멋지지 않다는 거야

자기는 아주 귀엽다는 거야

 

키가 많이 컸다고 말해 줬더니

자기는 많이 크지 않았다는 거야

자기는 초등학생만큼 크다는 거야

 

말이 많이 늘었다고 말해 줬더니

자기는 말이 많지 않다는 거야

자기는 말이 없는 편이라는 거야

 

604호에 일곱 살짜리 형이 살고 있거든

자전거 가르쳐 줄까 물어봤더니

자기는 탈 줄 안다는 거야

자기는 두발자전거도 탈 줄 안다는 거야

 

(정말?)

 

앞으로 잘 탈 거라는 거야

 

 

 

이 시 말고 한 시를 더 읽었었어요. 녹음을 마치고 "재밌다!!!"라고 했었는데 그걸 미처 못 녹음한 게 아쉽습니다. <맙소사>라는 시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똥 그림>이라는 시를 좋아하지 않을까 했는데 똥은 시도 더럽나 봅니다 ㅋㅋㅋㅋ 시인의 생각과 일치하는 듯 해서 너무 귀여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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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
존 버닝햄 글.그림, 이상희 옮김 / 토토북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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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좀 읽는다싶은 아이가 있는 집 책꽂이에 존 버닝햄의 책은 한 권 이상 있다. 그만큼 잘 알려진 작가이기도 하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작가이기도 하다. 물론 어른들도. 우리집에도 이번에 도토리 통신으로 받게 된 [소풍] 외에도 여섯 권의 책이 더 있다. 엄마인 나도 그의 그림이 맘에 들어 존 버닝햄의 그림책 이야기도 읽곤 했었다.

 

아이가 존 버닝햄의 책을 처음 읽은 것은 네 살 때이고 첫 책은 [야, 우리 기차에서 내려]였다. 한글을 빨리 떼긴 했어도 네 살이 읽기엔 벅찼고 늘 내가 읽어줘야만 했지만 이야기는 무척 재미있어했다. 존 버닝햄이 좋은 그림책 작가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아이가 네 살에서 여섯 살이 될 때까지 읽은 그의 책을 모두 재미있어 한 것은 아니었다. 사실 아이에겐 살짝 어려운 내용도 적지 않았다.

 

[소풍]을 처음 받았을 때 눈이 시원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일단 제목도 짧았고, 큰 글씨에 복잡하지 않은 그림이 맘에 들었다. 펼쳐보니 본문의 글씨도 크고 글밥이 적어 여전히 눈이 시원했다. 기존의 존 버닝햄의 작품들과 비교해도 글씨가 훨씬 큼직하고 글밥이 적다는 것을 비교할 수 있다. 마지막 두 페이지에 할애된 모든 동물들이 한 자리에 앉아 소풍 도시락을 먹는 그림은 그 안에 마치 읽는 내가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글밥이 없어 더더욱 그러했는지도 모르겠다.

 책장을 넘길수록 내 아이가 네 살 때 이 책을 만났다면 어땠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동물들과 소풍을 떠나면서 잃어버린 물건을 찾는 이를테면 숨은그림찾기와 같은 장면들이 나오는데 여섯 살 아들은 너무나 쉽게 찾아버렸다. 물론 그렇게 쉽게 찾으니 제 딴에는 으쓱해지는 느낌이 들었는지 연신 "나 잘 찾지?"라고 묻는다. 아마 네 살 즈음이었다면 더 흥미진진하게 책에 빠져들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런저런 이유로 만약에 존 버닝햄의 책을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다면 이 책으로 시작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책에는 읽는 나이라는 게 있지 않다고 기본적으로 생각하지만 분명 책을 쓴 작가의 입장에서는 대상 독자를 생각하고 썼을 것이다. 아마 존 버닝햄이 [소풍]을 쓰면서 정한 대상 독자의 연령이 서너살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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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4-01-06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친척아이데 주면 좋을 책인듯 싶네요.
그나저나 늦었지만 그렇게해윰님 서재의 달인 등극 축하드리면 새해 복많이 받으셔용^O^

그렇게혜윰 2014-01-07 11:02   좋아요 0 | URL
네이버 블로그를 없애고 알라딘 서재로 갈아타길 잘 한 걸까요?^^ 고맙습니다.
말의 해라 새해 인사를 이렇게들 하더군요
말하는 대로 다 이뤄지세요^^
 
기차와 물고기 속 깊은 그림책 1
노인경 지음 / 문학동네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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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경 작가는 우리가 [책 청소부 소소]나 [코끼리 아저씨와 100개의 물방울] 혹은 황선미 작가의 [멍청한 편지가!]를 통해 잘 알려진 그림작가입니다. 쓰다보니 노희경 작가랑 이름이 비슷하다는ㅎㅎ

 

앞의 두 그림책은 물론 저희 집에 구비되어 있고 재밌게 읽었어요. 황선미 작가의 동화책도 읽었구요. 하지만 제가 오늘 소개하려고 하는 책은 이 세 책이 아니랍니다. 오늘 우연히 도서관에서 내 눈앞의 책꽂이에서 아무렇게나 꽂혀있었지만 내게는 쏙 들어온

[기차와 물고기]라는 책을 소개하려고 해요.

 

 

여섯 살 아들이 기차를 참 좋아해요. 그래서 기차의 기자만 들어가도 반가워하는데 대체로 그런 책들이 지식책인 경우가 많아서 아쉬웠었는데 이 책은 높은 산에 사는 기차와 깊은 호수에 사는 물고기의 우정에 관한 아름다운 이야기라 제 맘에 쏙 들어서 냉큼 빌려왔어요.

 

어른의 시각으로 보면 얘기는 순전히 뻥이죠! 물고기가 어떻게 산에서 기차랑 같이 놀겠어요? 기차가 어떻게 호수에서 살 수 있겠어요? 구름 나무는 어디에 있고 두 산을 연결한 그네는 말도 안되죠!! 근데요, 그 터무니 없는 말도 안되는 것이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없습니다.

 

아이에게 먼저 읽어주고 아이가 또 제게 읽어주었는데 책이 행복감을 느끼게 했던 모양입니다. 읽어주며 뒤로 갈수록 글밥에 음을 붙여 노래처럼 읽어주더라구요. 그게 참 좋았어요. 아이를 행복하게 해 준다는 것! 말도 안되는 이야기에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느낌이 든다는 것! 모두요.

 

혹시 여섯 살 즈음의 아이가 기차를 좋아한다면, 이 책 권해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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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3-12-25 0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가 꿈속에서 꿈나라를 누비면서
이 이야기를 한껏 즐기겠네요~

그렇게혜윰 2013-12-25 10:32   좋아요 0 | URL
노인경 작가가 얼마 전 상을 받았더라구요..지금도 아들은 옆에서 아빠랑 노인경 작가의 [코끼리 아저씨와 100개의 물방울]을 읽고 있네요^^(글자가 없어서 아이가 부담없이 읽어준다네요 ㅋㅋ)
 
우리 땅 기차 여행 - 입체 지도로 보는 우리나라 지식곰곰 1
조지욱 지음, 한태희 그림, 김성은 / 책읽는곰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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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받자마자 아들은 엎드려 자세를 취합니다. 평소 기차를 정말 좋아하는 여섯 살 아들은 한국의 탑을 좋아해서 얼마 전 탑 여행을 다녀온 터라 책 곳곳에서 익숙한 장소를 발견하면 책에 코를 박고 몰입합니다. 어쩌면 이렇게 아들의 취향에 딱 맞는걸까요? 아들 친구가 놀러와선 같이 흥분합니다. 끼리끼리 논다고 둘다 기차를 타고 어딘가로 떠나는 것을 좋아합니다. 친구의 엄마가 읽어보시더니 좋은 책 같다고 사진을 찍어갑니다.

이 책은 세 팀의 여행으로 구성됩니다. 한 가족이 용산에서 광주, 부산, 강릉을 다 여행한다는 설정이었다면 그것은 억지에 가까웠을 겁니다. 하지만 용산에서 광주로 간 가비와 다비, 광주에서 부산 부전으로 간 홍이네 가족, 부전에서 정동진으로 탐방을 가는 어린이들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지루하지도 않고 현실적으로 이야기가 구성되어 마치 세 편의 이야기를 읽는 것 같습니다.

지식곰곰 시리즈의 첫 책이 된 [우리 땅 기차 여행]은 지식을 다룬 책임에는 틀림없지만 일찌기 [봄을 찾은 할아버지]로 따뜻한 그림을 만나본 한태희 그림작가의 그림이 돋보이는 그림책이기도 합니다. 경로를 표현한 입체적인 지도 그림의 세밀함과 특정 지역에 도착한 장면의 그림 모두 한태희 그림 작가의 세밀하고도 따뜻함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무척 인상적입니다. 지식책은 자칫 지루하거나 딱딱할 수 있는데 이 책은 글 작가님과 그림 작가님의 역량 덕분인지 이야기 구성도 재미있으면서 새로이 알게 되는 면도 많고 그림을 보는 즐거움도 정말 큽니다.

상단의 큰 그림에서 아이가 눈으로 살피고 느끼는 경험을 할 수 있다면 하단의 글과 오밀조밀한 정보들은 엄마인 저도 몰랐던 부분을 알려주어 아이와 함께 알아가는 기쁨을 느끼게 합니다. 우리가 사는 곳이 위성 도시라는 점도 알게 되고, 안그래도 얼마 전에 소금은 어떻게 만드냐고 물어보더니 그 답도 찾게 되었습니다. 기차가 지나가는 부분이 작지만 지도로 표시되어 있는 점은 아이의 시야를 넓게 해 줍니다.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부분입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내복 바람에 책을 또다시 펼칩니다. 세번째 읽으니 좀더 세세하게 봅니다. 얼마 전의 여행을 떠올리며 자신이 갔었던 곳은 손가락으로 콕콕 찍어가며 흥분합니다. 다음엔 익산 역에 내려서 미륵사지에 들르자는 둥, 정동진에서 기차가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는 둥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습니다. 책을 읽으며 그것만큼 좋은 일이 어디 있을까요?

이야기가 끝이 났다고 책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색인목록이 굉장히 상세합니다. 이야기에서 미처 떠나보지 못한 북한 땅에 대한 정보도 알려줍니다. 오늘 이야기 속의 일정을 정리해 주기도 합니다. 우리 아이는 어땠을까요? 혼자서 막 다음 기차 여행 일정을 계획합니다. 아직은 여섯 살! 그래서인지 경로는 아직 엉망입니다만,조만간 제대로 된 여행 경로를 찾을 듯 합니다. 아이 뿐만이 아닙니다. 저 역시도 아이와 함께 책을 보면서 지방에 사는 지인들을 떠올립니다. 아이와 단둘이 기차를 타고 다니면서 신세를 질 만 한가를 가늠하는 것입니다. 소중한 경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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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래빗 시리즈 01 : 피터래빗 이야기 베아트릭스 포터 베스트 콜렉션 1
베아트릭스 포터 글.그림, 김동근 옮김 / 소와다리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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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아트릭스 포터의 이름이나  피터 래빗의 이름이나 풍문으로나 들었지 사실 제대로 읽어본 것은 올 해, 그러니까 내 아이가 여섯 살인 해가 처음이었다. 처음엔 1권을 사서 읽고 그 다음엔 4권까지, 그리곤 결국 세트를 모두 사야만 했다. 아들이 피터 래빗과 친구들을 자신의 친구로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그 계기가 된 첫번째 책이 바로 <피터래빗 이야기>이다.

 

아이에게 이 책을 처음 읽어줬을 때 아이의 반응을 떠올리자니 지금도 입꼬리가 올라간다. 흐뭇했다. 권선징악적인 면이 있음에도 아이는 거부감 보다는 피터가 맥그리거 아저씨에게 붙잡힐까봐 읽어주는 내내 노심초사하며 집중하며 이야기에 몰입했다. 그렇게 하루 이틀, 벌써 몇달째인지 모르겠다. 어느 밤엔간 내가 읽어주는 게 성에 안찼는지 책을 뺏아들어 누운 채로 더듬더듬 나머지를 끝까지 제가 읽은 적도 있었다.

 

지금도 이 시리즈는 여전히 아이의 잠자리 친구가 되어주고 있고, 그 중 1권인 <피터래빗 이야기>는 1순위의 친구이다. 요즘은 내가 한 번 읽어주고 나면 이승열의 영미문학관에서 올 초에 읽어준 방송을 다시 한 번 듣는 것으로 마무리를 짓는다. 이제는 익숙해져서 듣다가 흥분하기 보다는 들으면서 스르르 잠이 들곤 한다. 우리 모자에게 참 정겨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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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3-12-08 0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타깝지만, 올해에 새로 나온 이 판은
원작을 훼손시켰어요...

예전에 다른 곳에서 나온 책이나
아예 외국판 책으로
새로 장만하시기를 비옵니다 ^^;;;

이 이야기는,

http://blog.aladin.co.kr/budapest/6234337

이곳에서 찾아서 읽으실 수 있습니다...

그렇게혜윰 2013-12-09 09:57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원서 미니북이 더 예쁘더라구요. 기회가 되면 원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