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질간질 아기 그림책 나비잠
최재숙 글, 한병호 그림 / 보림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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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큰 아이들 책으로 익숙한 작가 최재숙과 개성있는 그림작가 한병호가 만나 아기 그림책을 만들었다. 제목부터 큭큭 웃음이 터지는 [간질 간질]이다.  아이가 태어나 벌써 일곱 살인데 그 동안 간질 간질 한 횟수를 세라면 셀 수 있을까? 세상에 아이가 태어나 간질 간질 안 해 본 부모가 과연 있을까? 그만큼 이 책은 아기와 부모의 삶에 밀착된 이야기이다. 그런데 간질이는 아빠와 간지럼 타는 아이의 그 역동적인 모습이 친근함 이상의 유쾌함과 사랑스러움을 느끼게 하는 게 이 책의 매력이다. 글과 그림의 조화도 좋아서 더욱 그러한 것 같다.

 

일단 간지럼의 모든 종류가 나온다.

1. 겨드랑이

2. 배에 푸륵 푸르륵

3. 발바닥

4. 엉덩이에 뿌륵 뿌르륵

5. 목덜미

그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엉덩이에 뿌륵 뿌르륵! 정말 행복해 보이는 아이의 모습은 내 아이의 모습이기도 하다. 크헤헤, 크헤헤!

또 간지럼을 타는 아이는 재미있는 동물이 된다.

1. 애벌레

2. 악어

3. 개구리

4. 토끼

5. 자라

 

그럼 엄마는? 엄마는 언제 나올까?

 

"자라 여기 없어요."

엄마가 유준이를 숨겼어요.

 

간지럼을 태우다 보면 이런 상황은 꼭 있게 마련인데, 이걸 놓치지 않는 센스!

 

아이의 웃음 소리를 포함하여 애벌레가 도망치는 모양새인 '옴쭐옴쭐'을 비롯한 흉내내는 말이 많다는 점도 이 책의 매력이다. 아기 책이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보니 공을 많이 들인 책 같았다. 아빠의 첫 간지럼의 순간 살짝 당황한 아이의 얼굴이 활짝 피어 또 하자고 조르는 그 순간의 행복을 아빠들은 만끽하길! 오늘은 아이와 간지럼 태우기나 한 판 해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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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난 위위야 중국 아동문학 100년 대표선 12
거빙 지음, 김명희 옮김 / 보림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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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을 좋아하는 아들이 얼마 전 유치원에서 읽었다며 사달라고 조른 공룡책 중 한 권의 주제는 '사랑'이었다. 힘만 센 공룡이 사랑의 위대함을 깨닫는 그 내용이 아들에겐 무척 인상적이었는지 틈만 나면 내게 '힘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랑!'이라며 말하곤 한다.

 

인간이 만들어낸 유전자 변형 동물인 인간쥐 위위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그런 생각이 더 강하게 든다. 사랑은 '중요한' 것을 넘어서 '가장 강한 무기'가 될 수 있음을 [안녕, 난 위위야]는 말하고 있다. 미천 천재 과학자의 실험실에서 헤어진 형제 위위와 펑펑. 그 둘은 헤어지면서 서로를 찾기 위한 여정을 시작하게 되고 그중 위위의 모험으로 이 이야기는 진행된다. 사람의 모험담 못지 않게 인간쥐 위위의 모험은 다양한 인물들을 만나고 위험에 맞닥뜨리면서 그것을 이겨내며 결국 그 둘을 만나게 한다. 하지만 만나게 된다는 것만이 끝은 아니다. 만나기 위해 헤메었지만 헤메는 동안 얻게 된 사명감이 그들을 한뼘 더 크게 했기 때문이다.

 

마음이 약하지만 착한 부스러미, 아름다움을 아는 은젓가락, 남을 돕는 널빤지, 개성만점 헤어스타일, 그리고 사랑으로 감동을 주는 법을 알고 있는 펑펑의 이야기는 천성적으로 싸움질과 못된 짓을 좋아하는 수많은 인간쥐들 속에서 빛이 났다. 사실 인간쥐라고 쓰고 있지만 '인간'이라고 말하고 있다. 펑펑이 '사랑으로 감동을 주는 것'은 책에서도 '인류'의 가장 강한 무기라고 말하느니만큼 이야기 속의 인간쥐들은 모양만 인간쥐일 뿐 인간 생활과 하등 다를 바가 없다.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약한 조금은 비열한 많은 사람들의 모습이 어리석은 인간쥐들과 중첩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에게는 사랑이 있어 희망을 품을 수 있다고 해야할까?  무릉도원으로 추측되는 펑펑이 만든 도화원은 우리 인간으로 따지자면 희망의 나라라고 할 수 있을 텐데 그곳에 우리는 언제쯤 도착할 수 있을까? 펑펑에게 언질을 받은 어미 담비가 그 답을 이야기 해 준다.

"내 영혼이 정말 순수해져서 사랑으로 타인을 감동시킬 수 있을 때야.---."

그 마음이 헤어스타일에게까지 이어져 " 이제는 나도 사랑으로 감동을 주는 걸 배워야겠어."라고 마음 먹게 하지만 그 순수한 마음이 더욱 간절해지며 요즘의 현실이 마음이 아파지는 것은 이후 침몰하는 배의 침몰 장면을 읽으면서였다.

 

담비들은 인간이 아니기에 구조를 받지 못하였고 결국 그들을 구하는 것은 어미 담비의 몫이었다는 것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 사랑은 분명 감동적이었지만 인간에 대한 두려움도 잊은 채 간절히 구조를 바라는 담비들의 모습과 그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어미 담비의 마음이 요즘 세월호 사건과 너무나 닮았기 때문이다. 발빠른 어미의 희생으로 새끼들은 무사히 구조되었다. 아니 탈출하였다. 우리 정부에겐 사랑을 가득 담은 어미의 마음이 부족하여 많은 희생을 치르고 말았다. 사랑이라는 가장 강한 무기를 가진 인간쥐 위위는 행복했다. 똑똑하고 더 많이 가져서 행복한 것이 아니었다.

 

새로이 도화원을 건설한 펑펑이나 모진 풍파를 겪어 온 위위나, 또 행방을 알 수 없는 은젓가락과 헤어스타일, 그리고 세상을 떠난 널빤지와 어미 담비 모두 사랑으로 감동을 받거나 타인에게 감동을 주었다면 그것으로 충분한 것이다. 미친 천재의 실험실이 낳은 가장 큰 성공은 지능지수가 높은 펑펑 같은 천재 뿐만 아니라 은젓가락과 널빤지, 그리고 위위 같은 부드럽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보통 인간쥐를 만든 것이 아닐까? (244-245쪽)

 

우리 정부가 낳은 가장 큰 실패는 지능 지수도 모자라고 차갑고 이기적인 마음을 가진 못난 시스템을 만든 것이 아닐까?라는 말을 보태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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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오브 다이노소어 - 3D 입체비주얼북
제이지비퍼블릭 글.그림 / 종이비행기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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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는 공룡백과만 네댓 개가 된다. 아주 작은 미니북부터 거금 40000원에 빛나는 전문가용까지 있다. 그중 아이가 가장 즐겨보는 것은 다양한 공룡의 모습이 멋지게 그려진 책이다. 아이는 어떤 전문적인 지식이나 손에 잘 잡히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공룡에 관한 한 '멋짐'이 중요하게 느껴지는 그런 나이인 것을 새삼 느꼈다.

 

그런 아이가 [월드 오브 다이노소어]를 만났을 때의 괴성이란! 3D 공룡책이 집에 여러 권 있지만 전체가 3D로 구성된 책은 이 책이 유일하다.  3D 안경이 커서 사실 잘 벗겨질까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고무줄 연결하는 구멍도 있었고 재질이 잘 벗겨지지 않는 재질이라 그냥 착용해도 편했다.

 

 

 

 

 

 

80종의 공룡은 가나다 순으로 되어있어 아이가 필요한 공룡을 찾기에도 편리했다. 기존의 책들이 시대구분으로 되어 있었기에 이런 구성이 필요하던 참이었다.  80종의 공룡 중 반 정도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거나 중요한 공룡은 두 페이지에 걸쳐 사진과 설명이 곁들여지고 나머지 반 정도는 한 페이지에 사진과 설명이 함께 곁들여져 있었다.

 

 

 

책이 커서 가지고 다니기에는 살짝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지만 집에 두고 보기에는 다른 공룡 백과들에게 큰 위협이 되겠다. 책과 함께 받아볼 수 있는 벽그림을 좀더 아이와 재밌게 활용하려고 번호 스티커를 붙여보았다. 1-80까지 책의 목차와 똑같이 하여 번호를 붙이는 번호 붙이는 것도 하나의 활동이 되어 재밌었고 책을 펼쳐보지 않고도 벽그림만으로도 충분히 놀 수 있는 좋은 놀잇감이 되었다.

 

 

아이는 몇달째 집에만 오면 공룡 책을 읽고, 공룡 그림을 그리고 심지어 공룡책을 만들기도 한다. 이야기를 꾸미는 데에 소질이 있는 아이인지라 읽다보면 여느 동화책 못지 않게 재미있다. 이 참에 공룡책을 한 번 같이 만들어보자 싶어서 이것저것 만들어 보았다. 그래서 우리 아이의 경우에는 책 만들기 활동이나 그림그리기를 할 때에 많은 도움을 받는 책이다.

 

 

 

 

마침 어제는 과천 과학관에도 들렀으니 공룡홀릭의 생활은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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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꿈틀 애벌레 기차 책 읽는 우리 집 10
니시하라 미노리 글.그림, 김영주 옮김 / 북스토리아이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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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를 좋아하는 아들에게 좀 낯선 기차를 만나게 해 주었다. 반응은? 정말 좋아했다. 다행히 요즘 곤충 쪽에도 관심이 많은 터였다. 받자마자 읽어달라고 조르더니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읽고 있다.

 

두번째 읽는 날, 애벌레 기차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별로 준비성 없는 엄마로선 그저 양말과 고무줄을 이용하는 방법을 택할 뿐이었지만 아들은 정말 좋아했다. 함께 노는 데에는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마음이 중요하다.

 

 

 

마침 꿀벌 양말이 있길래, 임기응변으로 애벌레라고 치고!

책 속에 나온 역들도 세우고 멋지게 기차놀이를 한 바탕 했다.

그나저나 공룡들은 왜 저리 누워있는지....

 

 

세번째 책을 읽는 날, 독후활동지를 해 보았다. 아들은 글씨 쓰는 것이 취미 생활이다. 저술한 책(?)도 몇 권 되는 지라 이런 활동을 참 좋아한다. 이번엔 아들이 책을 소리내어 읽고, 책에 나온 곤충들을 기억해 보기로 했다. 집에 뒹굴러 다니는 벽그림을 활용했지만 그것을 미리 보여주지 않고 아이가 생각 나는 것이 마침 있을 때에만 오려서 붙였다.

 

 

 

 오늘 읽다보니 의성어에 많이 반응을 하는 것이 다음엔 몸짓을 놀아도 좋겠다 싶다. 보면 볼수록 볼 것이 많은 책 같다. 곤충 좋아하는 아이와 기차 좋아하는 아이에게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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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폴 비룡소의 그림동화 189
센우 글.그림 / 비룡소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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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남극은 어떤 곳일까? 내게는 세종 기지가 있는 곳은 확실하고, 펭귄과 바다물개와 바다표범 등 낯설고 순해보이는 동물들이 얼음산에서 생활하는 모습이 떠오르기도 하고, 이글루도 있겠지? 북극곰은 북극에만 있는건가?와 같은 다소 어설픈 질문을 던지게 되는 곳이다. 일종의 낭만적 시선도 있고 지극히 표피적인 지식만을 갖고 있는 대상이기도 한 남극, 그곳에 폴이라는 펭귄이 살았다.

표지의 저 폴의 옆태를 보라, 시크함의 극치로보인다.

하지만 저 시크함 안에 숨어 있는 진국같은 폴의 마음이 담겨 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버려진 알들로 가득찬 펭귄의 서식지, 그 안에서 알을 버리지 않고 부화시키고자 홀로 쓰레기를 모으는 펭귄 폴. 그런 폴의 모습만 담겨졌다면 이 이야기는 슬프고 씁쓸한 이야기로 끝이 났겠지만 이 이야기는 '그럼에도 불구하고'가 있는 그림책이다. 남극기지의 대원들이 폴의 행동에 동참하기 때문이다. 알을 부화시키기 위한 대원들의 갖은 아이디어들이 소소한 웃음을 주고, 대원들과 폴의 합동 작전이 주는 따뜻한 메시지가 흐뭇한 웃음을 준다.

 <어떻게 저 알들은 와글와글 펭귄이 될 수 있었을까? 그 기막힌 '펭귄 알 부화작전'은 책을 보면 확인할 수 있다.>​

[구름빵]에서 느꼈던 사진과 빛의 조화가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이 작품은 센우 작가의 첫번째 그림책으로 2013년 이탈리아 일간지《일 레스트로 델 까를리노》가 뽑은 ‘볼로냐 아동도서전 Most Unique Books 5'에 선정되어 국내외에서 많은 러브콜을 받은 작품이라고 한다. 사진과 빛이 굉장히 긴밀하게 연결되어 역동성을 만들어내는 점이 [구름빵]과는 다른 매력을 준다. 아마 애니메이션 아트 디렉터로서의 작가의 이력이 빚은 결과인 듯 싶다.

소소하고 역동적이며 장면 장면과 글의 배치와 글자체가 주는 세련된 느낌이 따뜻한 이야기와 어우러져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품에 안아보았다. 그렇게 폴을 안아주고 싶었나보다. 장하다고 고맙다고 네 덕분에 지구가 조금은 안녕하다고 말해주고 싶었나 보다. 이렇게 그림책은 아이 뿐만 아니라 어른들까지도 마음에 영향을 준다. 아이들과는 조금 다르게 바쁜 마음을 잠시 멈추고 주변을 돌아보게 한다. 그리곤 나직하게 말해 보는 것이다. "안녕, 폴"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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