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번째 대멸종 - 2015년 퓰리처상 수상작
엘리자베스 콜버트 지음, 이혜리 옮김 / 처음북스(구 빅슨북스)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세상에
이 책을 읽으며 죄책감과 두려움을 느끼긴 했지만 10장에 이르러 이 대화와 장면을 보곤 눈물을 멈출 수가 없다. 카페에서 사람들이 흘끔 쳐다보는데도 어찌할 바를 몰라 휴지로 눈물 닦아가며 이 글을 쓴다.
어쩌지
이 잘못을 어쩌나
박쥐는 내게 늘 징그럽고 무서운 동물(세상 모든 동물을 난 좀 그렇게 생각한다.)이었는데 너무 미안하지 않나.
인간이
많은 동물들을 멸종시키는 특정종이라 생각하니
그 모습을 이렇게 글과 사진으로 확인하니
이 감정이 뭔지 모르지만 눈물콧물 다 난다.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이 책 많이 읽히면 좋겠다. 오탈자 서너개는 그냥 눈감아 주련다. 이 대목에서 눈물 쏙 들어갔네^^;;

˝두 마리.˝ 스미스가 말했다.
˝두 마리. 본 웨팅엔은 그대로 따라서 말하며 숫자를 적었다.
스미스는 동굴 깊숙이 들어갔다. 본 웨팅엔이 부르더니 바위표면에 있는 금간 곳을 가리켰다. 그 틈 안에서 수십 마리의 박쥐들이 동면했을 것이다. 지금은 까만 배설물 층에 이쑤시개만 한 뼈만 박혀 있을 뿐이었다. 그녀는 이전에 동굴을 방문했을 때 목격한 장면을 회상했다. 죽은 박쥐 무리에게 살아 있는 박쥐가 가서 애타게 비벼대는 모습이었다.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어요.˝
그녀가 말했다.

「여섯번째 멸종」,엘리자베스 콜버트, 처음북스, 28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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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플 다락방님 글에 댓글 달다 하나를 깨우쳤다.
사람들이 책을 왜 읽냐고 물을 때마다 매번 책은 치유이고 친구이고 등등의 이유를 붙였는데 오늘에야 안 것이다!

나는 사랑에 빠지려고 책을 읽는다

그것이었다!

요즘 읽는 책을 보자면
「여섯번째 멸종」이나 「타인의 고통」을 읽으며 인간이라는 종을 미워함과 동시에 그들 속에 포함된 나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개선하고파진다. 인간을 사랑하기 때문인가? 그것까지는 모르겠지만 사랑하려고 하는 태도라고 본다.

「그림형제 동화집」을 비롯한 동화집을 읽거나 상상력이 만들어낸 신비롭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읽으면 이야기를 사랑하게 된다. 이야기는 정말 힘이 세고 진짜 좋다. 이미 빠진 상태이다. 우리가 히어로물에 열광하는 것을 보라. 그 이야기가 말도 안되는데도 우린 빠진다.

「제목은 뭐로 하지」같은 책 이야기를 읽으면 그 얘기가 별 게 아닌데도 책이라는 대상에 하나의 책이 아니라 세상의 모든 책에 대해 더 알고싶고 덜 알고 있는 내가 아쉽고 이건 딱 사랑에 빠질 때의 증상이다.

아침에 하나의 깨달음을 얻고 주절거리는 터라 횡성수설하지만 그래도 다시 확신한다.

나는 사랑에 빠지기 위해 책을 읽는 사람이다.

현실에선 좀 장애가 많으니까??? 그럴지도.
현실 부적응? 현실회피? 그러거나말거나~~~
사실은 너무 현실에 충실해서 그런 걸 테지만.
갑자기 얼마전 읽은 「히피」가 생각나네. 현실을 던지고 떠난 이 사람들은 책 안 읽어도 됨! 오늘 북플 너무 의식의 흐름이다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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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15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혜윰은 책을 많이 읽을수록 금사빠형 인간이 되는거겠군 ^^

그렇게혜윰 2019-01-15 11:22   좋아요 1 | URL
원래 금사빠라서 입덕도 잦은 편인데 나이드니 현실판사랑에 제약이 많네요 ㅋㅋㅋㅋ 요즘은 중국소설 중드에 빠졌지♥♥♥♥♥
금사빠 놓치지 않을거예요. 난 금사빠가 좋아용 ㅎㅎㅎ

2019-01-15 12:12   좋아요 0 | URL
중국소설과 중드는 스케일이 남달라 분량도 많을터인디...ㅋㅋㅋ
내가 한때 중드에 빠져봐서 아는디 정주행하기도 다들 너무 대작들이라 힘들더라구.... 그래도 헤어나올 수 있어. 있을거야..ㅋㅋㅋ

그렇게혜윰 2019-01-15 12:50   좋아요 0 | URL
내 중드 인생이 중2에 시작한 거라 나름 견딜심있음 ㅋㅋㅋㅋㅋ

레삭매냐 2019-01-15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젯밤에 손택 여사의 <타인의 고통>
을 읽으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이미지 혹은 동영상/비디오로 전달되는
타인의 고통에 과연 나는 얼매나 공감
하게 되는가라고 말이죠.

인간을 사랑하기도 하고 증오하기도 하는
마음... 불안전한 존재라는 방증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게혜윰 2019-01-15 12:51   좋아요 0 | URL
요즘은 자꾸 허무주의로 빠지려고해서 걱정이에요. 그러지 않기 위해 책을 읽기도 해요......책 때문에 허무주의가 되기도하지만 그럴 의도로 쓰진 않았을 것이라며 맘을 다잡기도 하구요. 살려고 읽는다는 말도 맞는말 같아요^^
 
무진기행 김승옥 소설전집 1
김승옥 지음 / 문학동네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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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와 감정은 이렇게 다른 것이다.
김승옥의 소설은 처음이고 단편 3개를 겨우 읽은 게 전부라 뭐라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완전히 반해버렸다는 느낌이 들 적이 없다. 다만 큰 일을 아무렇지 않게 툭 던지듯 표현하여 읽는 이가 더 깊게 생각하게 하는 면은 있는 것 같다. 대비되는 두 대상을 통해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드러내는 솜씨도 좋다. 만연체가 어떤 땐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긴 문장을 한 호흡으로 읽게될 때를 보면 문장력도 좋아보인다. 물론 숨찰 때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하지 않는 건 그가 의도한 거리감인지 아니면 시간차인지 그려지는 여성인물에 대한 거부감인지 모르겠다.
가진 자들에 대한 냉소가 있는 건 분명한데 가지지 멋한 자들에 대한 거리감도 있다. 그 사이에서 어정쩡한 위치가 몰입을 방해하기도 하고 나 역시 그러하기에 몰입이 되기도 하다. 애매하달까?
더 읽어보자.

이해와 감정은 별개의 문제라는 것을 발거한 것도 그때였다. 이 가족의 계획성 있는 움직임, 약간의 균열쯤은 금방 땜질해버릴 수 있도록 훈련되어 있는 전진적 태도, 무엇인가 창조해내고 있다는 듯한 자부심이 만들어준 그늘 없는표정 - 문화라는 말을 쓸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바로 이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인간이 희구하는 것이 아니었던가. 이 사람들은 매일매일 달리고 있는 것이었다. 따라서 어느지점과의 거리를 단축시키고 있는 셈이었다. 이것이 나의 그들에 대한 이해였다.
그러나 그 어느 지점이 무한하게 먼 곳에 있을 때도 우리는 그들이 거리를 단축시키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 더구나 나로하여금 기타 켜는 시간의 제약까지를 주어가면서 말이다. 차라리 이 사람들의 태도야말로 자신들은 걷고 있다고 믿으면서 사실은 매일매일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바로 그것이 아닐까, 빈민가에 살던 사람들의 그 끝없는 공전 같아 뵈던 생활이 이곳보다는 오히려 더 알찬 것이 아니었을까. 이것이 나의 감정이었다.

-김승옥 「무진기행」<역사> 107쪽, 문학동네 김승옥 소설전집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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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책사고 싶다....참아야 하느니라. 읽어야할 책이 있어 지금 사도 못 읽는단 말이다....참아야하느니라....

12월 25일 마친 책일기.....일기장을 또 준대....참아야하나 또 써야하나?? 선택장애(동공지진~) #읽어본다

오늘 #닥터지바고 강연 듣는 날이다. 아직 책 안샀다. 15년 전 읽은 책인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오늘 강연 듣고 막 사고 싶어질 것 같다....

요즘 과학의 세계 넘 궁금하다. 잡지 구독할까? 고민 중이다. #욜라

아 책 사고 싶은데 어쩌지??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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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10 17: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닥터 지바고 강연 잘 듣고오길...
로쟈님 강연이니까 듣고 나면 분명 사고싶어질 거임...ㅋㅋㅋ

그렇게혜윰 2019-01-10 17:30   좋아요 0 | URL
일단 오늘 강연은 읽기전에 알아야할 내용이래서 맘편히 안읽고 감 ㅋㅋㅋ

boooo 2019-01-10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욜라. 이런 잡지도 있군요.

그렇게혜윰 2019-01-11 10:36   좋아요 0 | URL
단권 사보고 괜찮으면 정기구독 하려구요. 격월간지라 2월에 사야하나....이러고 있습니다^^

그렇게혜윰 2019-02-11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국 세 가지 모두 구입했구나....
 
자신을 행성이라 생각한 여자
반다나 싱 지음, 김세경 옮김 / 아작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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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소설에 성공한 적이 없었던 지라 사실 이 책을 보고도 큰 관심을 갖진 않았다. 더구나 SF소설이지 않는가? 그런데 최근 나는 [스테이션 일레븐]이라는 종말 소설을 읽었던 참이라 하드한 SF가 아니라면 더구나 그 소설이 좋은 소설이라면 읽어도 좋겠구나 싶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유명한 SF작가들의 이름을 눈여겨 보고 있었던 지라 이 책의 추천사에 실린 '어슐러 K. 르귄'이라는 이름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더구나 인도의 여성 작가가 쓴 소설이라고 하니 이는 어쩌면 현실을 비판한 페미니즘 소설일 수도 있겠다는 기대도 하게 되었다.

첫 단편은 그런 나의 기대를 충족시켜줬다. 본격 SF소설은 아닌, 오히려 페미니즘 소설에 가까운, 어쩌면 작가 자신이 SF 소설을 쓰게 된 당위성을 보여준 이야기로 보였다. <허기>라는 제목도 그런 그녀의 갈망을 고스란히 느끼기에 좋았다. 다음의 구절은 그런 느낌을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이 세상이 매우 기이하다는 그녀의 깨달음을 SF는 그 어느 때보다 잘 반영하는 듯했기 때문이다. SF 소설은 무척 난해한 방법으로 위대한 진실을 말하고자 한다는 걸, 문학에 심취한 속물들을 속이고 무심한 독자들을 불러 세우기 위해 설계된 일종의 암호라는 걸, 그녀는 서서히 이해하게 되었다. (36쪽)

표제작인 <자신을 행성이라 생각한 여자>에서도 그렇고, 인도를 대표하는 도시 델리의 삶을 냉소적으로 그려낸 <델리>에서도 그렇고 작가의 SF 소설은 무척 현실적으로 느껴졌고, SF적인 상황들은 그러한 현실을 대체할 안식처로 제안되기도 한다. 인도의 여성이 어떤 삶을 사는지를 넘어 이 세상을 사는 모든 비합리적이고 불평등적인 삶의 방식을 거부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고, 그것을 극복하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하는 답답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SF 소설은 낯선 장르이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즐기기에 낯설다는 말이 지금의 상황에서 적합한 말은 아닐 것이다. 순수 문학에 비해 그렇다는 말이다. 반다나 싱의 소설에서 현실을 벗어난 많은 인물들을 보며 그 비현실이 과연 진짜 비현실인가 하는 생각을 해 봤다. <사면체>에서 마야가 오빠에게 쓴 편지에 '만약 사면체가 우리의 이해를 완전히 벗어난 거라면? 경험해 보지 않고서 어떻게 그걸 이해할 수 있지?'(285쪽)라는 말이 나오는데 비합리적이고 불평등한 현재의 삶을 벗어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그것이 더 나쁘다고 할 수 있을까?라는 말로 읽혀 이 소설이 주는 메시지를 알게 된 것 같아 뿌듯했다.

이 소설이 SF소설이라고 하는데 과학적이기 보단 수학적인 지식이 더 인상에 남을 정도로 작가의 수학적 지식이 인상깊었다. 그 결정판이 <무한>일지도 모르겠다만 아무튼 단편들의 인물들이 가지는 특별함이 왠지 타당성이 있고,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다만 아직은 내가 SF에 완전히 적응한 것이 아니라 어떤 작품들은 집중하기 힘들기도 했다. 하지만 전체적인 느낌으로 볼 때 이 소설집은 참 아름답다.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슬프기도 하고, 걱정도 되고, 멈칫하기도 하는 그런 아름다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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