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단어 - 인생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박웅현 지음 / 북하우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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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무결한 공감대, 작가의 글이 독자의 생각이고 경험들이다. 그리고 앞으로 내가 겪게 될 일상이다. 내가 왜 당당해야 되는 지 책속에서 찾을 수 있었고, 대한민국의 상하관계 속에 갇힌 사회생활에서 나를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의식교육을 제대로 받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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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단어 - 인생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박웅현 지음 / 북하우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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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은 나이와 성별에 따라 제각각 딱 맞는 상자를 만들고 모두들 그 상자 속에서 살아가는 것 같다는 이야기.
예를 들자면, 우리나라에는 이십 대 후반의 여자들이 들어가는 상자가 있다. 그 상자 속에는 어딘가 결혼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을 것이고, 여자다워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가 있을 것이다.-24쪽

우리는 아직도 각자의 상자에서 살고 있습니다. 이십 대가 살아야 할 상자, 삼십 대가 살아야 할 상자, 사십 대가 살아야 할 상자. 그 상자의 바깥으로 벗어나면 매년 명절마다 고문을 당하고, 주변 사람들로부터 측은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실패한 인생이라고 손가락질 받죠, 다른 것을 인정하지 못하는 현실에서 자존을 싹 틔우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25쪽

완벽한 선택이란 없습니다. 옳은 선택은 없는 겁니다. 선택을 하고 올게 만드는 과정이 있을 뿐입니다.-141쪽

사회는, 기득권 세력은 고분고분한 사람을 원합니다. 그럴 수밖에 없죠. 자신의 것을 지키기 위해서는 도발하는 사람이 있어서는 안 될 테니까요. 때문에 권위를 보이면서 복종하고 따라오라고 무언의 협박을 하죠. 우리는 그런 가짜 권위들을 검증하는 태도를 취해야 합니다.
우리를 무서워하게 해야 해요. 무조건 복종하는 사람들을 무서워하진 않아요. 회장님에게도 건의할 수 있는 거예요.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요. 상대 눈치를 보는 가장 큰 이유는 돈을 주는 사람이라는 생각 때문일 텐데, 우리는 공짜로 일을 하는 게 아니잖아요? 그쪽의 시혜를 받는 게 아니란 말이죠. 정당하게 일을 하고, 일한 만큼의 대가를 받는 것이니 할 말은 해야 하는 겁니다.-163쪽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영국기행"에는 이런 구절도 나옵니다.

영국인들은 외부의 법규는 모름지기 개인 내부의 입법자에게 비준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17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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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워서 좋은 지금 시작시인선 129
박소유 지음 / 천년의시작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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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는 상처를 꽃으로 읽지만
나는 벌써 꽃이 상처로 보인다-16쪽

처음 엄마라고 불러졌을 때
뒤꿈치를 물린 것 같이 섬뜩했다
말갛고 말랑한 것이 평생 나를 따라온다고 생각하니
어디든 도망가고 싶었다
너무 뜨거워서-19쪽

애인 손잡고 한참을 걸어왔는데
잡고 있던 손을 보니 빨간 고무장갑이다-24쪽

날아가라
나를 떠난 모든 것은 날개를 가졌다
처음부터 너를 가둔 새장은 없었다-26쪽

너도 울고 나도 울지만
한 번도 곁을 주지 않는 울음에는 평생 주인이 없다-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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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학의
박제가 지음, 이익성 옮김 / 을유문화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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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사실 사치하다가 망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는 검소한데도 쇠퇴해지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검소하다는 것은 물건이 있어도 남용하지 않는 것을 말하는 것이지, 자신에게 물건이 없다 하여 스스로 단념하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 나라 안에는 구슬을 캐는 집이 없고 저자에는 산호 따위의 보배가 없다. 또 금과 은을 가지고 가게에 들어가도 떡을 살 수 없는 형편이다. 이것이 참으로 검소한 풍속 때문일까? 아니다. 이것은 물건을 이용하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이용할 줄 모르니 생산할 줄 모르고, 생산할 줄 모르니 백성은 나날이 궁핍해지는 것이다.-103쪽



우리나라에서는 해마다 수만 냥의 은을 중국에 수출하여 약재와 주단綢緞 따위를 무역해 온다. 그런데 우리나라 물건으로 저쪽 은을 바꿔 오는 것은 없다. 은은 천년이 지나도 그대로 있는 물건이다. 그러나 약은 반나절이면 소화되어 버리고, 비단은 사람을 장사 지내는데 써서 반년이면 썩어 버린다. 이와 같이 천년이 지나도 없어지지 않는 물건을 반나절, 반년이면 없어지는 물건과 바꾸면 한정된 산천의 재원을 한 번 내보내면 돌아오지 않는 지역에 수출하니 나날이 귀해질 수밖에 없다.
무릇 화폐란 것은 돌고 돌아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 못하면 진흙으로 만든 소가 바다에 들어가는 것과 무엇이 다르랴.-108쪽

무릇 아이들의 머리 땋는 것을 금하고 쌍상투를 묶게 해야 할 것이다. 대개 만주 여자의 머리는 땋아서 감았다. 따라서 남자나 여자나 머리 땋는 것은 다 오랑캐 풍속인 것이다.-114쪽

우리나라 사람들은 학문이라고 하면 과거를 목적으로 하는 데서 벗어나지 못하고, 보고 듣는 것은 국경을 넘지 못했다.-139쪽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사람을 임용하는 데 오로지 문벌만을 따진다. 공경公卿의 아들이라야 공경이 되며, 서민庶民의 자식은 서민으로만 되어, 그 법에서 한 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했고, 그 유래한 것이 벌써 오래되었다.-151쪽

아비를 아비로 부르지 않는 자가 있으며, 형을 형으로부르지 않는 자가 있습니다. 사촌 간에 서로 종으로 부리는 자가 있으며, 머리가 누렇고 등이 굽은 노인을 쌍상투 머리를 땋은 아이의 아랫자리에 앉게 하는 자가 있습니다. 할아비, 아비의 항렬이건만 절하지 아니하며, 손자뻘, 조카뻘 되는 자가 어른을 꾸지람하는 일도 있습니다. 이 버릇이 점점 교만하게 되면서 온 세상은 오랑캐이고 자신의 행실은 예의이며 옛날 중화의 법이라 하는 바, 이것은 습속 때문에 스스로 속는 것입니다.-204쪽

경복궁을 중수하고 경회루를 재건하여 의정부와 육조를 옛날 규모대로 환원해서 나라 안 사대부와 함께 치소와 각소 같은 풍악을 아뢰어도 좋을 것입니다.-208쪽

신이 일찍이 선정신先正臣 이이李珥가 십만 군병을 양성해야 한다는 유의遺意를 생각하고 삼십만 섬 곡식을 서울에 저축하여 나라의 근본을 충실하게 하고 싶었습니다. 그 방략도 또한 오직 배를 개선하여 조운漕運을 늘리며, 수레를 운행하여 육지로 운반하며, 둔전을 설치하여 농사짓는 법을 가르친다는 것입니다.-220쪽

이제 우리 전하께서는 구오에 광림하시어 나라 다스리심이 맑고 흡족하십니다. 정사를 바르고 곧게 하시어 높은 자리에 있는 자에게나 낮은 자리에 있는 자에게나 모두 마음을 쓰시니 어찌 다만 비유하는 말로만 하고 말겠습니까.-2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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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싯적 선생님이 제게 말씀하시길, 책을 한두 해 읽다보면 읽는 속도도 빨라지고 처음 읽는 것보다 이해도도 높아져서 똑똑해진다 하셨다.

 

15년이 넘어서야 스스로 깨달은 책에 대한 나의 경험은 이렇다.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나를 바보로 만든다.

바보가 되지 않으려고 읽기 시작한 책이다. 책에 배신당한 첫번째 사례로 난 내가 얼마나 바보인가를 책을 읽을 때마다 느낀다. 읽지 않을 때보다 읽고 있는 지금 이 순간 말이다. 내가 아는 게 뭐 있지? 이게 무슨 말이야? 이거 한글인데 한글을 해석해야 되나? 읽을 때마다 명사, 동사를 검색하고 띄어쓰기를 확인하는 나는 바보가 틀림없다.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똑똑해진다고 착각하게 만든다.

국사를 배우지 못한 세대 앞에서 자신이 얼마나 알고 있는 지 정확하게 알지 못한 채 아는 척하다가 인터넷 검색 한방으로 망신을 당해봐야 정신을 차릴 것이다.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나를 속물로 만든다.

자신을 하염없이 낮추며 책에 대해 겸손한 척, 사실은 앎이 얕은데도 많이 아는 척 얕은 행세를 하며 타인으로 하여금 책 읽는 사람이라는 것을 눈치채길 바라게 만든다.  책 읽는 속물이 바로 나다.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꼬리를 물게 만든다.

목로주점 한 권 읽었다고 다 번역 출간되지도 않은 루공마카르총서에 도전하는 것처럼 꼬리에 꼬리를 물게 만든다. 읽지 않은 책이 쌓여가는 이유다. 논어 한 권 읽었다고 읽지 않은 맹자, 중용, 대학이 책장에 꽂혀 있는 것처럼 말이다.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삶이 피곤해진다.

나를 반성하게 만드는 책이 꼭 있다. 책 속에 언급된 이를 따라하다가 읽는 책에 따라 하루가 색다르게 피곤해진다. 경계하라. 삼가하라. 빈부를 떠나 시간은 평등하게 소비된다. 새로운 일은 지금 시작하는 것이 가장 빠르다. 하루 10분, 20년이면 몇 시간이고 년으로 따지만 몇 년이고... 피곤하다. 따라하는 것도 정도껏 해야 한다.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움직이게 만든다.

난 책을 읽으면 좀 더 정적이고 차분한 성격으로 바뀔 줄 알았다. 결과는 정반대다. 책 속에 등장하는 장소가 실존하는 곳이면 찾아가고 싶은 마음을 달래지 못해 쩔쩔맸었다. 읽을수록 나에게 직접 경험을 강조하며 끝없이 나를 밖으로 밀어낸다.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다 읽었다고 착각하게 만든다.

글자만 읽은 주제에 한 권을 다 읽었다고 뿌듯함에 만족하며 책을 덮어버리고 다시 찾지 않는다. 읽은 책 내용을 한달 안에 까먹지 않고 읊을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 지 궁금하다. 난 정말 잘 까먹는다. 분명 1시간 전에 책을 다 읽었는데도 책 내용을 말해보라고 하면 꿀 먹은 벙어리처럼 한마디도 떼지 못한다. 텍스트를 읽었을 뿐 내용을 읽고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 읽었다는 착각에 빠지지 않기 위해 리뷰를 남기지만 난 여전히 '다 읽었다'는 착각 속에 빠질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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