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펴낸 인생학교에서는 관계의 형성원리나 실패 원인, 위대한 사상가들이 남긴삶의 교훈, 어린 시절이 성인의 삶에 미치는영향, 외로움·불안·절망의 위기에 대처하는방법 등을 연구한다. 일면 이런 주제들은레시피나 근사한 저녁 메뉴를 제안하는일과 별 상관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앞으로설명하듯이, 그것들은 서로 무척 긴밀하게연결되어 있다. - P9

육감적이고본능이 교묘하게 자극을 받아야 사상이감정적인뿌리를 내린다는 의미였다. 인간은 애초부터 것을논리적이기만 하지 않다. 회유를 통해 개념을 해서하면받아들이는 감정적 동물이다. 감각의 도움이없다면 사상은 가치의 유무와 별개로 제대로 효과를 보기 어렵다. 음식을 향한 지식인들의태도가 어떠하든 상관없이 우리가미술·음악 · 건축, 그리고 점심과 저녁의 힘을깨달아야 하는 이유다. - P11

18세기 독일 바이에른의 가톨릭교회는신도들 내면의 삶을 바꾸려는 야심을품었다. 신도들이 이웃을 용서하고, 스스로의식을 탐구하면서 더욱 겸손한 태도를갖기를 바랐다. - P11

그들은 인간이 글이 아니라 아름다움에감명받았을 때 진실로 공감한다고 여겼다.
새로운 생각을 전파하려면 감각을 자극해심리를 변화시켜야 한다고 보고, 교회를최대한 우아하고 친절하며 매력적으로보이게끔 만들었다. 빛의 변화가만드는 장엄한 느낌, 통풍이 잘되는 탁트인 공간에서 느끼는 기쁨은 정신을고양시키면서 까다로운 생각에 빠지도록만든다. - P12

1877년 1월, 이탈리아에 머물렀던 삼십 대 초반의 니체는어머니에게 보낸 편지에서 인간 행복의중요한 요소를 발견했다고 밝힌다. 니체가그의 전설적인 사상으로 알려진 현대생활의 원동력인 시기심과 질투르상티망)를발견한 것일까? 아니면 신이 죽었다는사실을 깨달았을까? 그것도 아니면 우리모두 초인이 되도록 정진해야 한다는진리를 깨우친 걸까? 정작 그의 발견은 그런것들과는 무관해 보이는 완벽한 리소토조리법이었다. - P12

니체에게 리소토란 삶의 태도를 의미했다. 맛있는 리소토는 맛이 풍성하면서도가볍고, 섬세한 만족감을 통해 정갈하게기운을 북돋는다. 잘 만들어진 리소토는어떤 부류의 사람과 비슷하다. 덜 고민하고더 단도직입적이며, 활기차면서 장난기많은 사람 말이다. 니체는 자신의 글과인성이 리소토와 같기를 바랐다. - P12

니체는 물질이 삶에 대한 소유자의 태도를대변한다고 생각했다. 습관적으로 소비하는물질의 좋고 나쁨이 우리의 지적 기반에영향을 미친다는 것이었다. - P13

니체는때때로 물질이 영혼의 성장에 도움을 준다고주장했다. 그는 ‘좋은’ 유물론이라는 중요한가능성에 주목했다. - P13

유물론은 우리가 끌리는 (그리고 구매해서소유하고 소모하고 싶어 하는) 육체적이고세속적이며, 육감적인 무언가가 우리가필요로 하는 심리적 견해를 담는 그릇이자홍보 대사 역할을 할 때 제대로 작동한다.
이게 바로 좋은 유물론의 정의이다. - P13

좋은 유물론은 미술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의복 또한 삶을 향한 태도를 물질로 구현하고각인시키는 데 미술만큼이나 큰 힘을 지닌다. - P13

그의 생각을 드러낸다. 그의 드레스를 사는행위는 단순히 유행을 좇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사람이 될 수 있는 작지만 현실적인방법을 찾는 방편이었다. - P14

장식품 역시 우리 삶에서새로운 발상이나 감정을 구현하는 수단이될 수 있다. - P14

사람들이 이미원칙적으로는 동의하는 생각들이 있다. 복수보다는 용서를 해야 한다거나, 사람을속단하지 말고 일단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태도가 그렇다. 하지만 현실에서 우리는 이런중요한 진실을 계속 잊는다. 우리의 정신은구멍이 송송 뚫린 체와 같아서 더 나은생각은 재빨리 빠져나가 사라져 버리고, 삶은 고통스러워진다. - P14

음식이야말로생각을 떠올리거나 저장하고, 추억을전달하는 방식으로서 우리 삶에 더없이중요한 것이라고 믿는다. - P15

하지만 ‘좋다‘라는 개념은 얼마든지 확장될가능성이 열려 있다. 가령 어떤 음식은우리가 더 나은 사람이 되는 데 도움을제공할지도 모른다. - P19

미덕을 변덕스러운 마음에 계속 담아두는 방법 또한 배워야 한다고 여겼다. - P19

음악이나 미술처럼 음식 또한 가장 넓은의미에서 삶의 다양한 생각을 떠오르게만든다. 그런 생각들은 미각을 통해 음식을맛볼 때마다 생생하게 상기되기 마련이다. - P20

종교는 야심 차게 인간과 음식과 생각 사이에연결 관계를 구축하고, 특별한 레시피를종교적 삶의 철학을 뒷받침하는 데 사용했다. - P20

레몬
희망의 상징 - P25

수많은 계획들은 해결 불가능한문제나 잘못된 판단 때문에 좌초되는 것이아니다. 희망이 바닥나면 삶의 지난함에믿음을 상실하면서 성취를 느끼기도 전에포기하고 마는 것이다. - P25

‘초조함은 곧 가실 거야, 과업도 잘 풀리고, 문제도 해결될 거야. 난관은 지루함을느끼고 다른 곳으로 옮겨 가고, 평판도 다시회복될 거야. 기분도 좋아질 거야. 결국 많은일들이 그럭저럭 괜찮다 못해 참을 만해질거야.‘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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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땐 그런 생각 하지 못했어요. 그냥 책 읽고 글 쓰는게 좋아서 늘 그렇게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네요"라고 대답하고 나서 다시 생각하니, 시골에서 자라던 어릴 땐 글 쓰는게 직업이 될 수 있다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것 같다. - P115

첫 시간은 학생들의 성향을 알고 싶어서, 학생들이 좋아하는 단어들을 말하게 했다. 사랑, 만족, 기쁨, 엄마, 아빠/엄마, 아빠, 우정, 행복, 에콰도르, 한국, 나무, 과일/사랑, 동생, 여행, 남미, 파티/라면, 밥, 고기, 친구, 아보카도/엄마, 언니, 오빠, 주스, 고양이, 초콜릿, 미술, 예수/엄마, 아이스크림, 운동, 컴퓨터, 말, 별/엄마, 누나, 큰엄마, 큰아빠, 할아버지, 할머니, 토끼/엄마, 삼겹살, 라면, 여자, MC 단백질, 탄산음료, 밥/기쁨, 만족, 행복, 축구, 공, 농구, 밥/엄마, 참치, 치킨, 후드티, 신발 등등, 가족과 반려동물, 먹을 것의 이름이 거의 공통적으로 나왔다. 그래도 중고생이니 한창 사춘기일 텐데 엄마, 아빠와 가족이, 좋아하는 단어에 공통적으로 등장한다는 것이 신기했다. 어쩌면 외국에서 사니까 가족이 더 가깝게 느껴질지 모른다고, 나는 그냥 짐작만 했다. - P116

제법 살아낸 뒤, 낯선 나라에서 모르는 사람들 틈에 끼여 야간버스를 탈 때면, 이대로 내가 사라져도 나를 아는 사람들은 아무도 모르리라는 생각이 이상하게 위안이 되었다. - P116

쓰고 싶은 이야기들이 마음속에서 뭉게뭉게 피어났다. 자료를 모으다 보니 그 뭉게뭉게에 질식당할 듯했다. 여기 머무는 동안, 최소한 그 한 편은 마치고 가야 나 스스로에게 떳떳할 것같았다. - P119

글 쓰는 동료와 이야기하다가 말했다. 언젠가 내가 글을아주 안 쓰게 된다면, 가장 좋은 건 잠들기 전에 머리맡에 수첩을 챙기지 않아도 된다는 거라고, 잠들기 전에 수첩 챙기기는 나에게 일종의 강박 같은 것이 되었다. - P120

기록하고 증언하겠다는 생각이야말로 내게 끈질기게 남은, 단 하나의 욕망이 아닐까. 어쩌면, 그 때문에 오늘도 책상 앞에 앉는 건지도 모른다. - P121

열심히 놀았다. 열심히 뭔가 내 안에 있는 체했으며 거짓으로 살았다. 아무것도 중요한 일이 없었음에도 언제나 심각했고, 진짜 숨기고 싶은 일들이 쌓여만 갔다. 솔직하면 손해 본다고 믿었다. 사랑해도 사랑하지 않는 체했고, 싫어해도 좋아하는 척했다. 그런 것을 배웠다. - P125

나는 작가가 안 됐으면 목수가 되려고 했다. - P128

아버지가 얼마 전 내 사는 곳을 어머니와 함께 다녀갔다.
이상하게도 이제는 셋이 마주 앉으면 쑥스러움이 늘어난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더 많이 늙고, 나도 점점 늙는 것을 서로느끼기 때문인가. - P129

글을 쓰면서 가장 행복하고 좋은 일은 글 쓰는 좋은 친구들을 얻었다는 것이고, 두 번째로는 글을 쓰려는 많은 학생들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모두가 허물 많은 나를 좋아할수는 없었겠지만 어쨌든 나로서는 그들에게 최선을 다했다.
감사하고 고마운 일이다. 나는 그게 문학의 숙명이라고 여긴다. - P131

내 마음은 좁고편협하고 아주 작았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어 자괴감은 커져만 갔다. 시간 강사 일을 해서 생활을 했다. 3년 전한 선생님이 내 이력서를 보더니 10년 안 되는 시간 동안 내가 강의한 시간이 보통 교수들의 26년 치에 버금간다는 말을 듣고 강사 일을 그만두었다. - P133

이성복의 시를 좋아했다. 감성적이면서 때론 깊이 있고, 멜랑꼴리 안에도 품위가 있었다. 아직까지 싫어하는 소설가는 없다. 내게는 장점만 읽힌다. 내가 갖지 못한 것들을 가진그들이 부럽다. 하지만 질투도 나지 않으니 나는 문학에 대한 열정이 부족한 것만 같다. - P135

어떤 일에 막히면 ‘돌이킬 수 없는 것들은 돌이킬 필요가없는 것이어야 한다.‘라는 문장을 되뇌곤 한다. - P136

‘빈문서 1‘의 세계는 고심한 시간만큼 문장의 길이 생기고 아무도대신 써줄 수 없다는 점에서 술수가 통하지 않는 아직은 정직함이 절대적인 가치로 통용되는 곳이다. 가끔은 ‘빈 문서1‘을 차곡차곡 채워가는 나 자신이 시계공이나 구두공 같기도 하고 뜨개질을 하는 사람 같기도 하다. - P140

나는 노트북에서 잠시 시선을 떼고 달력을 찾아본다. 소설공모에서 당선됐다는 소식을 들은 것이 2004년 겨울이고지금은 2018년 10월이니 올해로 등단한 지 14년째가 되었다. 생의 1/3 동안 소설을 쓰는 사람으로 살아온 셈이다. 노트북의 ‘출간도서’ 파일에 저장된 일곱 권의 책을 200자 원고지로 환산하여 합산해보니 5,158장+a4가 산출된다. 엄청나게 부지런한 작가는 아니었으나 적어도 게으르지는 않았다는 것에 안도한다. 안도하며, 바로 불안해한다. - P142

누가 내게 이런 삶을 살게 한 건가.
인간은 왜 태어나는 것일까.
생각을 하다 보면 어느새 공상이 된다. 공상은 구름처럼몽글하고 금세 부풀어 오르고 어디든 흘러간다. 내 미래를상상하다 보면 가상의 인물이 개입하게 되고 그 인물은 늘예기치 못한 사건과 함께 온다. 인물들이 늘어나고 무대가확장되고 사건이 복잡하게 얽히게 되면 현실의 ‘나‘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그 이야기 속 ‘나‘는 이제 내가 아닌 제3자인 것이다. 시간이 흐르자 애초에 나 자신이 아닌 제3자의 탄생에서부터 이야기는 다시 시작된다. 나 자신을 기반으로 한 이야기는 썩 재미있지 않았던 것이다. - P146

나는이야기꾼의 기질을 갖고 태어난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이야기를 재미있게 각색하여 전해주는 이야기꾼이 아니라 내안의 이야기를 찾아 끊임없이 내면으로 파고드는 광부 같은 이야기꾼…………. - P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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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라의 기이하고 혼란스러운 기후는 대체 어떻게 우리의 지식과 통제력에 이토록 완강하게 저항하는 걸까?"

슈바르츠실트는 가상의 여행자가 이 텅 빈 구간을 지나고도 살아남을 수 있다면 미래로부터 빛과 정보를 받아 아직 일어나지 않은 사건들을 볼 수 있으리라고 추론했다.

중력에 찢어발겨지지 않고서 심연의 핵심에 도달할 수 있다면 그 여행자는 마치 만화경에서 보듯 두 개의 서로 다른 이미지가 자기 머리 위의 작은 원에 한꺼번에 중첩되어 투사되는 것을 볼 것이다. 한 이미지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속도로 전개되는 우주의 미래 진화를 통째로 인식할 것이며 다른 이미지에서는 과거가 하나의 찰나로 얼어붙은 것을 볼 것이다.

방정식이 특이점에 배어들어 무한이 유일한 결과로 등장할 때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아인슈타인 자신조차 상상하지 못했으니까.

진짜 두려운 것은 특이점이 맹점이며 기본적으로 불가지不可知라는 사실이라고 그는 말했다.

인간 영혼은 어떤 수학적 수수께끼보다도 큰 신비이며 물리학의 발견을 정신처럼 방대한 영역에 투사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고 상기시켰다.

"특이점이 생겨날 수 없는 것은 물질이 아무렇게나 집중될 수 없다는 간단한 이유 때문이다. 또한 이것은 그렇지 않을 경우 물질을 구성하는 입자가 빛의 속도에 도달할 것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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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분은 어떤 교육을 받았나?
당시 중국의 교육 시스템은 잘 갖추어지지 않았다. 특히 농촌 지역은 더 그랬다. 아버지는 초등학교를 다녔지만 형제 중 맏이였던 탓에 중등학교에 진학할수 없었다. 어머니는 문맹이었다. - P111

우리의 임무는 빙하에서 나오는 장강의 원류를찾는 것이었다. 우리는 장강의 첫 번째 물방울을 나르는 빙하를 정확하게 찾으려고 노력했다. 빙원의 아름다움과 숨이 멎을 듯한 풍경은 큰 인상을 남겼고, 나는 그 자리에서 빙하학을 공부하기로 결정했다. - P112

1978년 나의 첫 번째 방문 이후 우리는 거의 40년째 티베트 고원지대에서 일하고 있다. 이 시기 동안기후변화가 빙하, 호수, 강, 그리고 전체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 ‘제3극 지역에서 지구 온난화는 지구 전체 평균보다 두 배 정도강한 영향을 미치고, 그 결과로 빙하가 붕괴하면서 거리, 다리, 마을에 해를 입히고 사람의 생명도 희생된다. 얼음 눈사태의 속도는 시속 100km에 이른다.
근처에 있는 사람들 모두는 이 눈사태에 속수무책이다. 예를 들어 3년 전 티베트 고원지대에서 빙하가 깨지면서 많은 사람이 얼음에 묻혔다. - P114

중국에 있는 빙하는 언제 사라질 것으로 예측하는가?
몇몇 작은 빙하들은 곧 사라질 테지만, 큰 빙하들은 상당히 오랫동안 존재할것이다. 우리의 진단에 따르면, 2050년 또는 2060년에 전환점이 온다. 그 이후 빙하는 점점 줄어들 것이다. 더 많은 빙하가 녹고 강물의 수위는 높아질 것이다. 2090년에도 빙하는 여전히 존재하겠지만 고원지대의 아주 작은 일부만덮고 있을 것이다. - P115

세상에 보내는 당신의 메시지는 무엇인가?
세계는 변한다. 우리는 이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 하지만 언제나 두 가지 측면이 있다. 위기는 언제나 기회와 함께 온다. - P115

최소 하루 다섯 시간은자려고 노력한다. 그 정도면 나는 생생하다. 여섯 시간을 자면 더 많은 에너지가 생긴다. - P116

실제로 많은 이론물리학자들이 변호사 가정에서 나온다. 사고 과정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서양법은 과학과 마찬가지로 종교적 원칙에 기초한다. 진리가존재하고 이 진리가 갈등 속에서 드러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서양 문화의 한특징이다. 법정에서는 진리를 확정하기 위해 논쟁한다. 과학 시스템도 정확히이렇게 작동한다. 과학자는 자신의 생각을 공개하고, 이 생각 중 진리가 아닌것을 솎아내기 위해 서로 비판하고 방어한다. - P119

"고등학생 때 나는 폭탄을 만들었습니다. 오늘날 이런 일을 고백한다면 테러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을 겁니다. 그런데 혹시여러분 중에도 학창 시절 폭탄을 다루어 본 분이 있지 않나요?" 청중 모두가손을 들었다! - P120

군대는 슬픈 공간이었다. 핵전쟁의발발은 끔찍한 일이다. - P121

사람들은 최고의 사람을 찾고, 최고의 사람은 종종 외국에서 온다. 그러나 인종과 비자 문제는 늘 존재한다. - P121

동아시아에 있는 내 친구들은 과학의 중심이 아시아로 옮겨지기를 바라겠지만 이 점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 P122

아시아 사람들은 종종 서구에서 이미 증명된 사업모델을 기초로 회사를 만든다. 모범을 연구하고 배우며 몇 가지 적응 사례를만든다. 이런 방식으로 아시아인들은 시간과 노력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런모습 자체가 중국에는 과학과 경제 사이의 다리가 여전히 대단히 약하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그 밖에도 아시아에서는 과학과 기술이 서로 얽혀 있어 기술적 지식이 누구에게 속하는지 분명하지 않다. - P123

바로 과학은 모임과 위원회의 지배를 받는 사회적 활동이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보통이런 위원회는 경제와 부정한 동맹을 맺고 있다. - P123

무언가를 창조한다면, 기억할 수있도록 단순하게 만들어야 한다. 당시 나는 서른둘이었고, 이 방정식이 분명히나를 생존하게 해줄 거라고 믿었다. - P124

수상자에게는 노벨상이 아름다운 자아도취지만 배우자에게는 그렇지 않다. 그리고 나의 우선순위도 그렇다. 나는 나의 과학적 명성보다 가족을 더 많이 돌본다. 노벨상을 받은 후 생기는가장 큰 문제는 그다음에 무슨 연구를 할 것인가다. - P124

아내는 천사다. 아내는 내가 땅에 발을 붙이게 해주고, 내가 너무 많은 일을 하고, 너무 많은 시간을 컴퓨터 앞에서 보내면서 내 안으로만 들어가려는 걸 막아 준다. 나는 아내의 조언을 따르려고 노력한다. 그렇지 않으면 혼이 나기 때문이다. - P125

내 경험에 따르면 돈이 관계되면 인간들은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일이 왜 좋은지, 그 이유를 곧잘 만들어 낸다. 에너지에서도 중요한 건 돈이다. 나는 숫자를 좋아한다. 이 혼란스러운 정치적 논쟁에 질서를 가져오는 한 가지 방법은 개념 대신 수치를 놓고 토론하는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나는 오해를 받고 있다. 내 책의 편집자는 지구의 나이를 다룬 장을 삭제했고, 이를 별도로 출판했다. 특히 우파 정당들이 나의 주장을 왜곡해 한 노벨상 수상자가 기후변화를 믿지 않는다는 것을보여 주려고 한다. 실제로 나는 기후변화를 크게 걱정한다. 바로 그 걱정 때문에 주요 연구 주제를 에너지로 바꾸었다. - P125

돈이 세계를 지배한다. 가난한 사람들은 가난에 머물고 싶어 하지 않는다. 즉 그들은 더 많은 에너지를 쓰고 싶어 한다. 대기를 파괴하지 않고도 더 많은 에너지를 쓸 수 있는 방법 찾기. 이것이 기후변화 해결을 위한 기술의 핵심 질문이다. - P126

자연과학 공부를 고민하는 젊은이에게 어떤 말을 해주겠는가?
자연과학을 잘하는 사람은 이미 그렇게 태어난다. 그들은 자신들을 빛나게 해주는 타고난 재능의 혼합물을 가지고 있다. 과학을 좋아하고 잘하기 때문에 그들은 과학자가 된다. 노벨상을 받은 나의 한 동료는 스탠퍼드를 개선하기 위해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더 많은 너드를 허락하라." 다방면에 능한 학생들은 충분히 똑똑해 경제가 과학보다 가치 있다는 걸알아차리는 경우가 많다. 발달이 조금 느려서 이 사실을 아직 인지하지 못한학생들이 스탠퍼드 연구실들을 위해 필요하다. 결국 사람은 진정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하고, 자신의 진로를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 P126

과학은 여전히 남성들이 지배하는 영역처럼 보인다.
성별에 따른 차별은 과학 전반에 퍼져 있고, 물리학이 특히 그렇다. 성차별은어찌 되었든 문화의 일부다. 우리는 여성들이 위로 쉽게 오를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여성들도 자신들이 남성들의 영역을 정복해야 한다는 걸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는 여성들의 지위 향상을 돕고 있지만, 사실 이 일은 나라 전체의문화를 바꾸려는 것과 같다. 기본적으로 완전한 변화는 불가능하다. 내 생각에는 문화의 변화는 싸움이 필요하지만, 여성들은 전사로 인지되고 싶어 하지 않는다. 타고난 본성이 그렇다. - P127

육체가 고장 나면 모든 이론은 무의미해진다. 사람들은 계속 살아가야 하고, 생산적인 과제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 이렇게 큰 패배도 사람을 강하게 만든다. 그 사람을 죽이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필요하면 사람은 강해진다. - P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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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일어날 일은 일어나고 결말은 똑같다. 다만 어떤 징검다리를 거쳐 그 결말에 이를지는 각자가 선택할 수 있다.

우리가 달까지 갈 수는 없지만 갈 수 있다는 듯이 걸어갈 수는 있다. 달이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만 있다면. 마찬가지로 우리는 달까지 걸어가는 것처럼 살아갈 수 있다. 희망의 방향만 찾을 수 있다면. 꽉 막힌 어둠 속에서 살아가던 제게 그 말씀들은 큰 힘이 되었습니다.

나는 인간에게 숨겨진 진심이 따로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세상 사람들은 부활한 구세주를 몰라본 도마를 질타하겠지만, 기독교에서 그는 뜻밖의 대접을 받고 있다. 도마가 없었더라면 예수의 부활은 증명받지 못했으리라. 그러니까 도마의 의심은 예수의 신성을 확인하는 도구였다. 그렇다면 나의 의심은 사람들이 흔히 진심이라고 말하는 그 마음의 무게를 재는 저울이다.

나는 가능한 거의 모든 인간들의 진심을 나의 저울에 올려본다. 이 저울의 반대편에는 사실의 세계가 놓여 있다.

나는 인간을 연민한다. 모든 인간은 언젠가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다. 그 자명한 사실을 부정하기 위해 인간들은 쉬지 않고 헛된 이야기를 만든다.

그녀의 표정이 점점 더 밝아질 수 있었던 것은 힘든 상황 속에서도 스스로 더 힘을 냈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곧 있을 파국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기 때문일까요?"

오랜 세월 동안 쌓인 감정이 마그마가 터지듯 일시에 분출되기 때문에 동기는 아주 사소한 경우가 많습니다. 친족 간의 가정폭력에서 흔히 발견되는 양상이죠.

여관 종업원으로 일하면서 자신에게 반말을 했다는 이유로 처음 보는 투숙객을 토막 내 죽이고, 마약에 취해 환청으로 비웃음을 듣고 귀갓길의 여학생을 난도질한다. 자신을 만나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얼굴 정도나 알 뿐인 여자의 가족들을 그녀가 보는 앞에서 살해하고, 평범한 사람들이 평생 모은 투자금으로 억대의 외제차를 몰고 다니며 결혼 사기를 저지른다.

모든 글‘쓰기’는 글‘짓기’라고 말하는 부분이 그녀의 귀에 쏙 들어왔다.

누군가를 이해하려 한다고 말할 때 선생님은 정말로 상대를 이해하려고 하는 것인가요, 아니면 상대를 이해하지 못하는 자기 자신을 이해하려고 하는 것인가요?

그동안 제가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대를 이해하지 못하는 자기 자신을 이해하려고 애를 쓰는 것이면서 그게 타인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여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니 이상한 글을 써대는 저를 보고는 이상한 애야, 라고 간단하게 이해해버렸겠지요.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저 역시 기만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들도 저의 수많은 모습 중에서 자기들 입맛에 맞는 것들만 모아 저라는 이미지를 만들었으니까요.

그렇게 만들어진 이야기는 논리적으로 앞뒤가 척척 맞겠지만, 바로 그런 이유로 그것은 기만입니다. 실제의 제 삶은 앞뒤가 척척 맞아떨어지지 않거든요.

아까 타인을 이해하려고 애쓸 때 우리 인생은 살아볼 만한 값어치를 가진다고 말씀하셨는데, 누군가를 이해하는 게 정말 가능하기는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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