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길 멈출 때
벵하민 라바투트 지음, 노승영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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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 거지?를 열심히 읽으며 따라가다 보면 당황하게 된다. 끝없이 이어지는 이야기의 끝은 소설이 끝나도 끝이 없지만, 가슴속은 뭔지 모를 것으로 점점 차올라서. 남미 작가들은 참 지칠 줄 모르는 힘이 있는 것 같다고도 느낀다. 노승영씨의 번역은 그 안에서 반짝거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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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cat329 2022-12-18 14: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시 읽고 싶은 책이에요~^^

라로 2022-12-18 15:31   좋아요 0 | URL
찌찌뽕요! 책을 다 읽자마자 다시 읽고 싶어진 책은 참으로 오랜만이에요.^^

dollC 2022-12-18 21: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기 시작해야겠어요. 책상에 쌓아놓고 구경만하지 말고요~😅

라로 2022-12-20 11:55   좋아요 1 | URL
어여 시작하세요! 다 읽으시면 또 읽고 싶어지니까요!! 올 안으로 두 번은 읽으실 수 있잖아요.^^;;
 

전간기에 에르빈 루돌프 요제프 알렉산더 슈뢰딩거는 유럽을 송두리째 휩쓴 역경을 적잖이 겪었다. 파산했고 결핵에 걸렸으며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몇 년에 걸쳐 쇠약해져 사망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와 더불어 개인적으로나 직업적으로나 잇따라 수모를 겪으며 한때 창창하던 앞날도 엉망이 되었다.
그에 비하면 대전大戰은 비교적 평온한 사건이었다.

전쟁 기간에 그는 머리 쓸 일이 하나도 없었다. 오지 않는 명령을 기다리고 아무도 읽지 않는 보고서를 작성하다 급기야 극도의 무기력증에 빠지고 말았다.

그는 생물학적 불임과 지적 불임으로 인해 이혼을 고려했다.

엄청난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양자역학을 고전 체계의 영역에 둘 방법이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양자 수준에서 물질을 들여다본다고 해서 학문의 토대를 바꿀 필요는 전혀 없다는 것, 큰 것에 대한 물리학과 작은 것에 대한 물리학이 따로 있을 필요는 전혀 없다는 것이었다.

쓰러져 헐떡거리다 얼굴을 나무 바닥에 바싹 붙인 채 손수건을 입에 물고서 몸을 들썩이며 구역질을 했다. 손수건을 꺼내자 활짝 핀 장미처럼 커다란 혈흔이 보였다. 결핵이 재발했다는 명백한 징후였다.

몇 초 지나지 않아, 그녀처럼 얼굴이 기괴하게 일그러진 식사객의 절반이 마치 교회 통로에서 똥 누는 개를 보듯 그를 쳐다보았다.

첫 수업 날 슈뢰딩거는 아침 내내 채비를 갖췄다. 목욕하고 꼼꼼하게 면도했으며 처음에는 머리카락을 내버려둬야 할 것 같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격식을 차려야 할 것 같아 빗질했다. 자신도 잘 알다시피 여자들이 그의 넓고 말끔한 이마를 칭찬한다는 것도 중요한 이유였다.

점심은 가볍게 때웠다. 오후 네시에 샛문 반대편에서 자물쇠 딸깍거리는 소리에 이어 나무 두드리는 소리가 들릴락 말락 두 번 들리자 발기가 시작되는 바람에 그는 헤어비히 양의 방에 들어가기 전에 자리에 앉아 잠시 기다려야 했다.

소녀는 머리가 명석했으며 슈뢰딩거는 그녀에 대한 욕정이 가셨는데도 함께 있는 것이 즐겁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녀는 눈이 움푹 들어간 핼쑥한 얼굴로 진딧물 암컷이 조그만 새끼 수십 마리를 낳는 광경을 밤새 지켜보았다고 말했다. 그 과정에서 경이로우면서도 징그러웠던 장면은 이 새끼들이, 태어난 지 몇 시간 만에 새끼를 낳더라는 것이라고 소녀는 말했다.

마치 징그러운 러시아 인형처럼 세 세대가 한몸에 깃들어 있었다.

상어 같은 종은 더 무자비하다고 헤어비히 양은 설명했다. 어미의 자궁에서 부화할 때 이미 이빨이 나 있어서 자기 뒤에 부화하는 새끼들을 잡아먹는다는 것이었다.

"탄생과 죽음의 환각 속에서 바다 위 파도처럼 한 유령에 이어 또 한 유령이 나타난다. 생명의 과정에는 물질적 형태와 정신적 형태의 명멸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으나 그럼에도 불가사의한 현실은 여전하다. 모든 피조물 속에는 숨겨진 미지의 무한한 지성이 잠자고 있으나 이것은 깨어나 감각적 정신의 무상無常한 그물을 찢고 육신의 번데기를 부숴 시간과 공간을 정복할 운명이다." 슈뢰딩거는 이것이 오랫동안 자신의 생각을 사로잡은 것과 같은 개념임을 알아차렸다.

슈뢰딩거와 헤어비히 양은 오후 내내 힌두교, 베단타, 대승불교에 대해 마치 둘만의 비밀이 있다는 사실을 방금 발견한 사람처럼 열정적으로 이야기를 나눴다.

슈뢰딩거는 이 짧은 접촉의 순간을 갈망했기에 그녀와 몸을 맞댈 구실을 만들려고 물을 하루에 3리터나 마셨다.

그녀가 얼굴에 미소를 띠며 물었다. "제가 여기서 나가면 제일 먼저 뭘 할 건지 아세요? 술에 취해서 제가 찾을 수 있는 제일 못생긴 남자와 잘 거예요." 슈뢰딩거가 귓속에서 진주알을 빼며 물었다. "왜 제일 못생긴 남자죠?" 그녀가 고개를 돌려 그의 눈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첫번째는 저만의 시간이 되게 하고 싶으니까요." 슈뢰딩거는 그녀에게 남자와 잔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헤어비히 양은 생자生者의 세상을 잠시 방문하는 망자처럼 느릿느릿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며 이렇게 읊었다. "어느 남자와도, 어느 여자와도, 어느 짐승과도, 어느 새와도, 어느 야수와도, 어느 신과도, 어느 악마와도, 어느 유무형의 존재와도, 이것과도, 저것과도, 어느 것과도 없어요."

슈뢰딩거는 그녀의 진주알을 귓속에 넣은 채 밤을 꼬박 새웠다. 젊은 여인이 진주알을 입에 넣는 광경, 걸쇠를 문 그녀의 팽팽한 입술, 그녀가 진주알을 뽑을 때 침방울에 어린 빛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녀가 하도 깡말라서 슈뢰딩거는 자신의 시간과 그녀의 시간이 다르게 흘러간 듯한 느낌이 들었다.

파동 함수가 실재에 대해 실제로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처음으로 질문을 던진 사람 중 하나인 로버트 오펜하이머는 이렇게 썼다. "참으로 아름다운 이론이다. 인류가 발견한 것 중에서 가장 완벽하고 정확하고 우아한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뭔가 기이한 구석이 있다. 마치 우리에게 이렇게 경고하는 듯하다. 자신을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말라고. 내가 보여주는 세상은 당신이 나를 적용하면서 생각하는 세상과 같지 않다고." 슈뢰딩거는 유럽 전역을 돌아다니며 자신의 개념을 설명하는 일에 열중했으며 어딜 가든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그러다 베르너 하이젠베르크를 만났다.

당신이 자신의 지성에 집착하는 건 변태가 여자의 보지에 집착하는 것과 같습니다. 당신은 홀렸어요, 교수 양반. 자신의 머릿속에 홀딱 빠져 있다고요.

이 모든 광기는 어디서 시작됐지요? 언제부터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길 멈춘 겁니까?"

보어가 휴가를 보내고 돌아왔을 때 하이젠베르크는 우리가 세상에 대해 알 수 있는 것에는 절대적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개념과 슈뢰딩거의 개념을 합쳤더니 양자 물체가 고정된 정체성을 가지지 않고 가능성의 공간에 거주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것이었다.

전자는 하나의 장소가 아니라 여러 장소에 존재하며 하나의 속도가 아니라 여러 속도를 가진다고 하이젠베르크는 설명했다.

하나를 더 정확히 파악할수록 다른 하나는 더 불확실해졌다.

이를테면 핀에 꽂은 곤충처럼 전자를 궤도에 잡아두어 정확한 위치를 확정하면 속력은 전혀 확정할 수 없게 된다. 전자는 움직이지 않을 수도 있고 빛의 속도로 움직일 수도 있으며 어느 쪽인지 알 방법은 전혀 없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전자에 일정한 운동량을 부여하면 위치를 도무지 확정할 수 없게 된다. 전자는 당신의 손바닥에 있을 수도 있고 우주 끝에 있을 수도 있다. 이 두 변수는 수학적으로 상보적이다. 하나를 확정하면 다른 하나는 사라진다.

하이젠베르크가 자신의 새 개념을 뒷받침하는 수학적 근거를 적어둔 종이를 꺼내 건네자 보어는 눈밭에 앉아 읽었다. 하이젠베르크에게 영원처럼 느껴진 시간 동안 보어는 말없이 계산을 검토했으며, 다 끝나자 일어나는 것을 도와달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추위를 떨치려고 다시 걷기 시작했다. 보어는 이것이 실험적 한계와 관계가 있을 가능성이 있느냐고, 기술이 발전한 미래 세대는 이 한계를 극복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하이젠베르크는 아니라고 대답했다. 그것은 물질 자체에 관계된 것이고, 만물이 창조되는 방식을 지배하는 원리이며, 어떤 현상이 완벽하게 정의된 특징들을 한꺼번에 가질 가능성을 배제하는 듯하다는 것이었다. 그의 애초 직관은 옳았다. 양자의 실체를 ‘보는’ 것이 불가능한 이유는 양자가 단일한 정체성을가지지 않는다는 단순한 이유에서다. 양자의 성질들 중 하나를 규명하면 다른 것이 모호해질 수밖에 없다. 양자계를 기술하는 최선의 방법은 그림도 은유도 아니라 숫자의 집합이다.

결정론자들은 만일 물질을 지배하는 법칙을 밝혀낼 수만 있다면 가장 태곳적 과거로 돌아가 가장 머나먼 미래를 예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가 파악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것은 미래도 아니요 과거도 아니요, 현재 자체다.

마치 실재가 우리로 하여금 한 번에 한쪽 눈으로 세상을 수정처럼 투명하게 인식하는 것은 허락하되 양쪽 눈으로 인식하는 것은 결코 허락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입자는 여러 방식으로 공간을 통과할 수 있지만 그중에서 하나만 고를 수 있다. 어떻게? 순전히 우연으로.

이전에는 모든 결과에 대해 원인이 있었지만 이젠 확률의 스펙트럼이 존재할 뿐이었다.

만물의 가장 깊은 바닥에서 물리학이 발견한 것은 슈뢰딩거와 아인슈타인이 꿈꾸었듯 세계의 끈을 당기는 합리적 신이 지배하는 단단하고 확고한 실재가 아니라 우연을 가지고 노는 천수千手 여신의 변덕에서 탄생한 놀랍고도 희한한 세상이었다.

"생명 현상은 우주를 지배하는 물리 법칙에 의해 설명되어야 한다. 이것은 세상의 사실들에 대한 관찰과 객관적 연구를 통해 알 수 있을 것이다."

물리학은 실재가 아니라 우리가 실재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것에만 관여해야 한다고 그들은 주장했다.

과학이 연구할 수 있는 범위 바깥의 ‘현실 세계’는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 시대의 과학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객관적이고 초연한 관찰자로서가 아니라 인간과 자연 사이에서 벌어지는 게임의 행위자로서의 우리가 자연과 맺는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과학은 이제 실재를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대면할 수 없습니다. 세계를 분석하고 설명하고 분류하는 방법은 스스로의 한계를 맞닥뜨렸습니다. 이것은 개입이 탐구 대상을 변화시킨다는 사실에서 비롯합니다. 과학이 세상에 비추는 빛은 우리가 바라보는 실재의 모습을 바꿀 뿐 아니라 그 기본적 구성 요소의 행동까지도 바꿉니다." 과학적 방법과 과학의 대상은 더는 분리될 수 없다.

공식 토론과 별도로 아침식사 시간마다 아인슈타인이 수수께끼를 내면 밤마다 보어가 정답을 내놓았다. 두 사람의 결투는 회의를 압도했고 물리학자들을 대립하는 두 진영으로 나눴지만, 결국 아인슈타인은 항복해야 했다. 그는 보어의 추론에서 단 하나의 모순도 찾을 수 없었다. 그는 마지못해 패배를 받아들였으며 양자역학에 대한 모든 증오를 한 문장으로 압축했다. 훗날 거듭거듭 되풀이하게 되는 이 문장을 그는 보어가 떠나기 전 그의 면전에 대고 마치 침을 뱉듯 내뱉었다.
"신은 우주를 놓고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소!"

그가 모든 사람을 차단하려고 친 수치심의 장막은 그와 세상 사이의 장벽이 되었으며 그의 누나조차도 들출 수 없었다.

그는 대통일 이론을 수립하려고 분투했으나 목표를 이루지 못하고 죽었다. 모든 사람에게 존경받았으나 젊은 세대로부터는 완전히 소외당했다. 그들은 수십 년 전 솔베이에서 신과 주사위 운운하는 아인슈타인의 공격에 대해 보어가 내놓은 답변을 정답으로 받아들인 듯했다. "신에게 세상을 어떻게 다스리시라고 말하는 것은 우리 몫이 아닙니다."

"그래요. 밤은 정원일을 하기에 가장 좋은 시간입니다. 식물이 잠을 자느라 감각이 무뎌지거든요. 다른 곳으로 옮겨도 마치 마취된 환자처럼 고통을 덜 느끼죠. 식물을 대할 때는 세심해야 합니다."

저 나무는 반쯤 죽은 채 썩어가고 있지만 아직 살아서 자라고 있다고 그가 말했다.

비밀의 삶을 잃고 세상에 드러난 사람은 영영 영문을 모른 채 서서히 쪼그라들고 속에서부터 말라비틀어진다.

그는 볼썽사나운 이혼을 겪었고 외동딸과 소원해졌고 피부암 진단을 받았으나 이 모든 것이 아무리 고통스러울지언정(핵무기나 컴퓨터, 생화학 무기, 기후 재앙이 아니라) 수학이 우리 세상을 무시무시하게 변화시키리라는 돌연한 깨달음에 비하면 부차적이라고 주장했다.

기껏해야 20년 안에 우리는 인간성의 진짜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게 되리라는 것이었다.

우리가 원자를 쪼개고 최초의 빛을 포착하고 우주의 종말을 예측하는 데는 한 줌의 방정식과 구불구불한 선, 알쏭달쏭한 기호만 있으면 충분하다.

인류의 삶을 지배하는 이 수식들을 일반인은 이해하지 못한다. 하지만 평범한 사람들만 그런 것이 아니다. 과학자들조차 더는 세계를 이해하지 못한다.

우리는 양자역학을 이용할 줄 알며 양자역학은 마치 신기한 기적처럼 작동하지만, 이것을 실제로 이해하는 사람은 산 자와 죽은 자를 막론하고 단 한 명도 없다.

늙은 나무는 만일 벌목되지 않거나 가뭄, 질병, 무수한 해충, 균류, 역병의 공격에서 살아남으면 열매를 너무 많이 맺는 바람에 쓰러진다고 한다

일생의 끝에 이른 나무에서는 마지막으로 무수한 레몬이 달린다. 마지막 봄이 되면 꽃눈이 트고 거대한 꽃송이가 피어 공기를 향기로 채우는데, 어찌나 달콤한지 두 블록 떨어져서도 콧구멍이 아릴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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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 못하는 가장 근본적 질문에 머물게 된다. 우리는 이 지구에 어떻게 존재하게 되었나? 나는 과학이 다른 곳에서 원시 생명체를 찾는 데 초점을 맞추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내가 보기에 우리는 지적 생명체의 출현을 기다려야한다. 우리 인류가 특별하거나 유일하다고 믿는 것은 너무 오만한 일이다. 내딸들은 아주 어릴 때 세상이 오로지 자신들을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딸들은 세상에 다른 아이들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우리문명이 좀 더 성숙하려면 외계 문명이 존재한다는 증거가 필요하다. 나는 우리가 혼자가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 - P177

나는 주목과 비판에 관대하다. 왜냐하면 나에게는 대중에게 과학의 작동 방식을 설명하는 일, 그리고 과학이 불확실성과 가끔은 오류도 함께하는 인간적인시도라는 것을 보여 주는 일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 P179

게 보였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 생각했다. ‘됐어! 그냥 내 방식대로 해야겠어!‘ - P179

사람들은 사슬에 묶여 있다. 왜냐하면 주변 사람들의 말에 대해 너무 많은 생각을하기 때문이다. 스티븐 호킹은 그렇지 않았다. 매우 유쾌했다. 비록 몸은 움직일 수 없지만 경계 없이 자유롭게 생각했다. 그것이 궁극적인 자유다. - P180

우리가 아이였을 때 부모님이 우리를 돌본다. 성인이 되면 우리는 우리를 돌봐 주는 신적 부모의 존재를 믿고 싶어 한다. 우주를 거대한 전체로 관찰하고 인간이 그리 특별한 존재가 아님을 확인할때 과학자는 내면의 평화를 더 쉽게 찾을 수 있다. - P181

싶다아무런 방해 없이 혼자 깊은 생각에 잠길 때, 그리고 내가 가장 먼저 자연의 어떤 특징을 이해한 것 같을 때 큰 기쁨을 느낀다. 나는 내 삶을 하나의 예술품으로 생각하고 싶다. - P182

과학은 삶에서 아이의 호기심을 유지할 수 있는 특권이다. 아이 때 우리는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았고, 위험한 일에도 과감하게 뛰어들었다. 과학자로서 우리는 세계에 관한 질문을 던지면서 전진하고, 그 대답을 찾으면서 돈을 번다.
이보다 더 흥분되는 일은 없다. 우리의 지식은 무지의 대양에 떠 있는 작은 섬이다. 과학자의 과제는 이 작은 섬의 크기를 넓히는 것이다. 과학자는 지금껏누구도 발견하지 못했던 새로운 땅을 찾는 발견자와 같다. - P182

외부 세계의 모든 반대에도 불구하고 진실과 내면의 나침반을 따라가라. 다른 사람이 하는 말에 크게 신경 쓰지마라. 세상의 진리는 트위터에 올라온 트윗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 P182

프리차드 교수와 같은 눈높이에서 대화할수 있었다. 빠른 토론이 가능하도록 나는 숫자와 공식을 머릿속에 넣고, 이에대한 느낌을 발전시켜야 했다. 그 숫자들을 머리와 느낌 속에 넣기 위해 메모를 하고, 중요한 숫자들을 익히기 시작했다. - P187

빛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말하자면 전구에서 나오는 빛과 레이저 빛이 있다. 레이저 빛에서 나오는 모든 광자는 한 방향으로만 가고, 서로 결이 맞지만 전구에서 나오는 빛은 사방으로 가고, 모든 빛은 어긋나며, 우연에 따라분산된다. 똑같은 성질을 원자와 분자에 대해서도 말할 수 있다. 평범한 기체에서 원자와 분자는 서로 섞여 모든 방향으로 움직이지만,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상태에서는 원자와 분자가 말 그대로 발을 맞추어 앞으로 나간다. - P187

수년 동안 볼더 대학 연구진과 우리 팀 사이에 치열한 경쟁이 있었다. 마지막에는 볼더 대학 연구팀이 먼저 목표에 도달했는데, 우리는 그들의 발견을 실험으로 보여 준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개발한 다른 방법으로 그 현상을 증명했다. 몇 달 사이에 두 가지 접근법이 발견된 것이다. - P187

강연이 끝난 후 나는 정신적으로 완전히 탈진했고, 몇 시간 뒤에 노벨상 콘서트에 갔다. 나는 그때까지 내 몸을 그렇게 관통해서 나가는 음악을 들어 본 적이 없었다. 긴장이 완전히 풀렸 - P188

고, 음악은 내게 완전히 극적인 경험이 되었다. - P189

모든 것을 하나의 카드에만 거는 건 위험하다는 걸 깨달았다. - P189

그러나 나는 늘 모든 사람이더 나은 삶을 만들어 갈 기회를 갖는 것이 옳고 필요한 일이라고 확신했다. - P190

좋은 해답은 거의 언제나 존재하고 종종 과거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나은 해답이 나온다고 말하고 싶다. 해결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이던 문제들의 놀라운해답을 찾으면서 과학은 앞으로 나간다. 가족의 영역에서도 크고 작은 문제를해결할 수 있다는 태도가 도움을 준다. 물론 그전에 문제를 열어 놓고 타협할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 P190

신이 우리 앞에 숨기려고 했던 것을 찾고 싶었다. 나는 신의 바지를 벗기려고했다. 과학자들은 우리가 아직 모르는 것, 자연이 우리에게 숨기고 있는 엄청난것을 발견하려는 목표가 있다. 과학자의 발견은 인간의 사고방식을 바꾸고, 우리 세계에 큰 기여를 하기도 한다. 이것이 내가 추구하는 거대한 승리다. - P193

위대한 경력을 원한다면과학은 맞지 않는다. 배를 잘못 탄 것이다. 그러나 흥미진진한 삶을 원한다면과학이 바로 제대로 된 길이다. 나와 동년배 중에 매일 아침 기쁨과 열광 속에 - P193

질문을 할 수 있어야 하고, 불확실성을 견딜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은 고집과 관기 사이에서의 아주 어려운 균형 잡기다. - P194

또한 다르게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 새로운 대답을 얻기 위해서는 문제를 새롭게 관찰해야 하기 때문이다. - P194

사람의 오른손과 왼손처럼, 이 요소들은 동일한 모양이지만, 두 개의 거울상 형태로 나타난다. 그 모습은 완전히 같아 보이지만 우리의 손처 - P194

럼 겹치지 않는다. 자연에 있는, 즉 식물, 동물, 그리고 인간 몸에 있는 모든 손대칭성 분자들은 하나의 구조로만 존재한다. - P195

전자는 음전하를 띠는 특성 이외에도 또 다른 중요한 특성이 있다. 즉 전자는 시계 방향 혹은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한다. 이를 전자의 스핀이라고 부른다. 손 대칭성 분자의 전자들이 새롭게 정렬할 때 ‘회전 방향에 따라 전자들이 한 극으로 모이는 것을 발견했다. - P195

자신의 약함을 보여 주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은 자주 그 사람을 느끼지 못하게 되고, 그 사람은 고립된다. 한편으로 나는 사물은 복잡하고, 어릴 때 그 복잡함을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혼자 있는 법을 배웠다. 혼자 있기는 과학에서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과학자들은 자신의 생각과 일, 특히 자신의 새로운발견과 홀로 있기 때문이다. 과학자는 혼자 ‘차가운 곳에 머무는 것을 견딜 수있어야 한다. 이것은 과학자에게 대단히 필요하고 중요한 자세다. - P197

게 하기 위해서 나는 거의 하루 종일 깨어 있어야만 했다. 아침마다 아이들을깨웠고, 아침을 챙기고 학교에 보낸 후 출근했다. 저녁 6시에는 집으로 돌아와아이들과 함께 저녁을 먹고, 아이들을 침대로 보낸 후 다시 실험실로 갔다. 실험실에서는 밤새 일했고, 아침에 다시 집으로 가곤 했다. 이렇게 살려면 대단히많은 에너지와 정말 훌륭한 시간 관리가 필요하다. - P197

세상에 전하는 당신의 메시지는 무엇인가?
우리는 지구 온난화라는 거대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기술의 도움으로 우리는 지구 온난화 상황에서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지구 온난화를 극복하는데 필요한 기술은 이미 존재한다. 그러나 모두가 이 극복에 동참해야 한다. 사람들이 이해 못 하는 게 하나 있다. 만약 우리가 아프리카에 있는 사람들을 부유하게 만들면, 그곳에는 더 많은 일자리와 모두를 위한 더 나은 삶이 존재하게 될 것이다. 우리가 그들에게 호의를 베푸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 거기에서 이익을 얻게 될 것이다. 다른 쪽은 패배하고 한쪽만 승리할 수 있다는 건 진·실이 아니다. 우리 모두 함께 승리할 수 있다. - P198

지금 당신은 행복한 사람인가?
무언가를 바꾸는 데 너무 늦은 건 없다. 그래서 나는 절대 포기하지 않는 법을배웠다. 요즘 나는 훨씬 자신감이 커졌다. - P198

생존을 위한 전략을 개발해야 했다. 예를 들면과거에 나온 논문들을 집중해서 읽는 것 등이었다. - P201

아이의 시신을 집으로 가져가던 부모들의 눈빛을 영원히 잊을 수 없다. 그러면서 예방에 힘을 쏟아야겠다는 생각이 익어 갔다. 이 사람들이 병원에 와야 하는 일을 막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 P202

박사학위를 받은 후 나는 부모님에게 박사논문 한 권을 드렸다. 두 분은 말했다. "와, 대단하다" 그러나 나는 부모님이 마음속 깊이 실망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우리는 무언가 수확을 얻기 위해 모든 돈을 투자했는데, 지금 이 아이는책 한 권을 주네‘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결국 내가 교수가 되었을 때 부모님도 행복해 하셨다. - P202

니에게 많은 빚을 지고 있다. 어머니는 유머가 넘쳤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똑똑한 분이었다. 어머니는 나에게 진짜 여왕의 영어를 가르쳐 주었고, 책 사랑을알려 주었다. 당시에 교사는 많은 돈을 벌지는 못했지만, 사회에서는 존경받는직업이었다. 우리 형제들은 어머니가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마을 사람들에게나누어 주는 것에 늘 짜증을 냈다. 나는 고등학교 때까지 제대로 된 신발 한 켤레를 가진 적이 없었다. 어머니가 마을에 있는 다른 모든 아이들에게 신발을사 주었기 때문이다! - P203

케냐에서는 큰 실험실 하나를 함께 썼다. 그러나 나의 연구실을 만들면서 얻은 가장 중요한 교훈은 팀 작업의 가치를 알게 된 것이다. 모든 일을직접 한다면 그 사람은 탈진할 것이다. 그러나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해하는좋은 팀이 있다면, 작업을 쉽게 해낼 수 있다. - P205

당신은 인재 유출, 즉 아프리카에서 똑똑한 인재들의 이민을 막고 싶다는 말을 한적이 있다.
나는 독일에서 인재 순환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하나 알게 되었는데, 이 개념이썩 마음에 든다. 이 말은 인재들이 돌아다닌다는 걸 뜻한다. 과학은 국제적이다. 외국에서 보냈던 시간이 대단히 알았기 때문에 나는 젊은 과학자들에게 한곳에만 머물지 말라고 조언한다. 인간은 고향과 자신을 연결해 주는 탯줄을 머릿속에 간직할 수 있다. - P208

의미 없는 일자리를 얻는 것보다 아이와 함께 있는 게 남편에게도좋았다. 나는 출장을 엄청 많이 다닌다! 아이들은 아빠가 자신들의 주양육자인것을 이해한다. - P209

과학계에서 당신은 편견과 싸워야 하지 않았을까?
사실 뭐, 그렇기는 하다. 첫째, 여성이고 둘째, 아프리카인이라면 다른 과학자들1의 목록에서 가장 위에 있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사람들이 나를 과소평가하고보잘것없는 사람처럼 대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여기에 저항하지 않고 그냥 내버려둔다. 결국 그들은 나를 자극할 수 없다는 걸 확인하게 된다. 중요한것은 나의 연구이고 내가 그 연구에 얼마나 적합한가이다. 그렇지만 바깥세상은 남성들의 세계이고, 남성들이 그렇게 오랫동안 그 세계를 지배했다는 가슴아픈 현실은 그대로다. 어떤 행사에 가면 그들은 나에게 인사도 하지 않는다.
나를 구석에 앉히고 무시한 채 그냥 자기들끼리 이야기를 계속한다. 외로움을느꼈지만 극복해야 했다. 그 사람들 무리에 속하지 못 한다고 구석에 앉아 울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사이에 나는 부정적인 사람들뿐만 아니라 긍정적인 사람들도 많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들은 나를 지원하고 격려하면서 - P209

의도하지는 않지만 가족은 종종 홀로 서는 데 방해가 되기도 한다. 독립했던 나는 아무 - P213

아버지는 목회자가되거나 그리스어, 혹은 프랑스어를 배우고 싶었지만 상인이 되었다. 일상을 벗어나고 싶은 작은 충동이 이미 내 안에 흐르고 있었다. 사람들은 각자의 행운을 직접 만들어 가야 하고, 스스로 그 행복을 손에 쥐어야 한다. - P213

"만약 당신이 내 밑에서 일한다면자유로운 공간을 제공할 수 있어요. 그러나 그공간은 당신이 채워야 합니다." - P214

지식의 지평은 대학초기에 벌써 정해진다고 한다. 나에게 최고의 선생은 깊이 고민하는 질문을 가진 학생들이었다. 나는 늘 가르치는 사람이자 배우는 사람이었다. - P214

커서도 주류의 일부가 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안전함은 나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죽은 물고기만이 조류에 따라 떠다닌다. 나는 기꺼이 조류를 거슬러 헤엄치고 싶다. - P214

당신은 박사과정생을 어떻게 뽑는가?
처음 반년 동안은 등반을 도와주는 안내자처럼 박사과정생을 끌어 주어야 한다. 그런 다음 과도기를 거친 후, 1년쯤 지나면 박사과정생들이 나의 등산 안내자가 되어야 한다. 이렇게 되지 않으면 우리는 잘못된 파트너다. - P215

젊은 시간강사 시절, 한 학술행사에서 새로운연구 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었다. 한 영향력 있는 교수가 일어나서 이 실험 결과는 완전히 엉터리라고 말했을 때, 나는 거의 정신이 나갔다. 많은 사람 앞에서 이런 말을 들을 때, 젊은 사람들은 우선 견뎌야 한다. - P215

오페라는 나를 매혹시킨다. 종합예술이기 때문이다. 텍스트, 삶, 음악, 그리고무대적 표현의 혼합은 오직 오페라에만 존재한다. - P218

클라우디오 아바도Claudio Abbado의 지휘에서, 혹은 카를로스 클라이버Carlos Kleiber가 손가락 하나를 까딱하면서 뜨거운 분위기를 만드는것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 나는 베르톨트브레히트Bertolt Brecht 나 파울첼란Paul Celan의시도 즐겨 읽고, 괴테의 시나 토마스 만의 작품들도 꺼리지 않는다. - P218

다른 사람들에게마음을 열고 나중에 그들에게 무언가를 돌려준다면, 얼마나 많은 것을 배울 수있는지 깨달았다. 나의 원칙은 낙관주의, 자기비판, 정직함과 존중이다. - P219

과학자는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일에 흥미가 있어야 한다. 좌절과 함께 살아갈 준비가 되어야 하고, 우연이란 요소가 중요한 역할로 등장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또한 너무 일찍 포기하지않기 위해서 자신이 정한 주제에 적당히 미쳐 있어야 한다. 그 밖에도 부담을견디는 능력과 어느 정도 타고난 재능과 영리함도 손해는 아니다. - P219

상어들이 노는 곳에서는 약간의 처세술도그리 나쁘지 않다. - P219

내가 이런 일들을 이룰 수 있을 거라고는 꿈도 꾸지 못했다. 나는 어떤 것도 가지고 태어나지 않았다. 지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을 것이다. - P220

1981년 젊은 강사 시절에취리히연방공과대학교에서 강연을 한 번 했었다. 그 자리에는 나에게 놀라움을 주면 많은 학자들이 있었다. 여기에 내 자리가 있다면, 나는 맨발로 다니겠다는 말을 농담 삼아 했었다. 12년 뒤에 취리히에서 제안이 왔다. 제안 내용은이랬다. "이제 오십시오! 당신은 맨발로 올 필요가 없습니다. 그 반대입니다. - P220

앞으로 20년 동안 세계의 핵심 문제들은 화학의 참여 없이 해결될 수 없을 것이다. 화학은 물질의 변화를 다루고 인간들은 대개 변화를 두려워한다. 이런 점이 화학의 이해를 어렵게 만든다. 화학이 다른 과학 영역과 협력해 진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이해시킨다면, 그 자체가 거대한 진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P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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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젠베르크는 사물의 심장에 있는 시커먼 핵을 엿보았다. 이 모습이 진짜가 아니라면 그의 모든 고통은 헛된 것이었을까?

보어는 산을 거닐며 이 젊은 물리학자에게 말했다. 원자를 묘사할 때 언어는 시와 같은 역할만 할 수 있다고.

시인과 마찬가지로 물리학자 또한 세상의 사실들을 단순히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은유와 정신적 연결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뜻이었다.

자연의 미시적 측면을 묘사하려면 전혀 새로운 언어가 필요했다.

계산이 진척될 때마다 그는 현실과 점점 멀어졌다.

도출해내는 연산이 복잡해질수록 그 바탕의 논리는 점점 모호해졌다.

구토와 설사로 몸무게가 줄어들수록 약의 분량은 더욱 늘어났다. 더는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하게 되자(침대는 다리를 쭉 뻗기조차 힘들었다) 그는 옷을 껴입을 수 있는 만큼 껴입고서 ‘이열치열’로 다섯 겹 담요를 목까지 끌어올렸다. 이것은 어머니에게서 배운 민간요법으로, 그는 효과를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아무리 불편해도 의사에게 몸을 내어주는 것보다는 나았다.

괴테도 『서동시집』을 쓰면서 도움을 받았지만 그의 영감은 신에게서가 아니라 친구의 아내 마리아네 폰 빌레머에게서 왔다.

하늘을 길들일 색깔은 어디 있는가? / 잿빛 안개가 내 눈을 멀게 한다. / 더 볼수록 덜 보인다.

죽음을 갈망하는 사람들만을 귀히 여긴다. / 불꽃 속에서 사랑이 나를 / 재 속에서 내 마음의 모든 상을 끌어안았다.

하지만 자위만은 참았다. 몸의 모든 정력을 연구에 쏟을 수 있도록 간수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 모든 음식과 음료가 그대를 뚱뚱하고 무지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수면과 영양을 포기하면 그대는 한번 더 기회를 얻을 것이다. 거기 멍하니 앉아 생각에 잠겨 있지 말라. 밖에 나가 신의 바다에 몸을 잠그라! 머리카락 한 올 적시는 것으로는 지혜를 얻을 수 없다. 신을 보는 자는 의심하지 않는다. 그의 마음과 눈길은 순수하다.

너무나 초조해서 연신 실수를 저지른 탓에 번번이 처음부터 시작해야 했다.

상대성의 아버지 아인슈타인은 시각적 표현의 달인이었다.

하이젠베르크가 승리하면 마치 우연이 물질의 심장부에 깃들어 가장 기본적인 성분들과 떼려야 뗄 수 없이 묶인 듯 물리적 세계를 지배하는 법칙의 기본적 성격이 영영 모호하게 남을 터였다. 누군가 그를 막아야 했다.

드 브로이는 장바티스트가 "가장 순수한 상태의 창조적 에너지"라고 부른 것에 나름의 쓰임새가 있으리라는 주장을 한 번도 수긍하지 않았지만, 미술에 대한 장바티스트의 열정이 물리학에 대한 자신의 편집광적 헌신을 닮았다고 생각했으며 두 사람은 드 브로이의 저택 응접실에 앉아 바깥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에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대화를 나누거나 고요한 침묵 속에서도 오후 나절을 거뜬히 보낼 수 있었다.

그는 어안이 벙벙한 대학 심사위원회 앞에서 논문 심사를 받았는데, 그들을 잠들게 할 만큼 단조로운 어조로 발표를 마친 뒤 방에서 나갔다.

빛은 우리로 하여금 이 세상의 형태를 보게 해줄 뿐 아니라 은하의 나선 팔을 장식하는 별들과 물질의 숨겨진 심장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오늘 저는 만물이 두 가지 방식으로 존재할 수 있으며 그 무엇도 겉으로 보이는 것만큼 단단하지 않음을 절대적 확실성을 품고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나뭇가지 위에 한가로이 앉아 있는 참새를 맞히려고 아이가 손에 든 돌멩이가 물처럼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릴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파동은 바위에 부딪히면 바위를 에돌아 제 길을 간다. 정면으로 마주친 두 파동은 서로 상쇄하여 소멸할 수도 있고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그대로 진행할 수도 있다. 해변에서 부서지는 파도는 바닷가의 모든 장소를 동시에 때리지 않으면서도 여러 장소를 때린다. 입자와 파동이라는 두 현상은 본질 면에서 대립하고 모순되며 행동 면에서 상반된다. 그럼에도 드 브로이에 따르면 모든 원자는 빛과 마찬가지로 파동이자 입자이며 때로는 파동처럼 때로는 입자처럼 행동한다.

"그는 거대한 장막의 끄트머리를 들췄습니다. 이것은 우리 세대의 가장 무시무시한 난제인 양자 세계의 딜레마를 꿰뚫는 최초의 연약한 빛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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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 그의 모습은 활짝 피어 있었는데, 베끄 부인의 유창하고 현란한 프랑스어를 들을 때면 늘 그러듯이 그 순간에도 착하지만 장난기 어린 미소를 띠어 더 아름다웠다

간단히 말해서 부인은 그날 최고로 빛났고, 찬사와 기쁨과 애정의 회전 폭죽을 터뜨리며 사라졌다. 나는 학교 일에 대해 몇가지 물을 게 있어 반은 의도적으로 마차까지 따라가, 그녀가 자리에 앉고 마차 문을 닫은 후 그 안을 들여다보았다. 그 짧은 시간 동안에 얼마나 큰 변화가 일어났는지! 바로 전까지 활기와 재담으로 가득하던 그녀가 이제는 판사보다 더 엄격하고 현자보다 더 엄숙한 모습으로 앉아 있었다. 이상스러운 작은 여인이여!

그는 날카로운 유머감각을 지니고 있었고, 팬쇼 양을 잊을 때에 한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친구였다.

몸이 쇠약한 사람에게 한낮의 따뜻한 햇살이 건강에 이로운 것과 같은 이치로, 부드럽고 온화하고 따뜻한 성품은 마음이 가난한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끼친다.

어떻게 일정을 처리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그는 매일 자유시간이 나도록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일했다

열심히 일을 했지만 몸을 혹사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고, 짜증을 내거나 어찌할 바를 모르거나 압박감을 느끼는 모습을 본 적도 없었다. 무슨 일을 하든 그는 넘치는 힘으로 우아하고 편안하게 해냈다. 끊임없이 유쾌하고 활기찬 태도로 일했다. 그 행복한 이주 동안 나는 그의 안내를 받아 지난 여덟달 동안 본 것보다 더 많은 장소를 방문하고 더 많은 사람들을 보았다.

그는 나만큼이나 아주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했다

그는 자신이 행하는 일의 가치를 전혀 의식하지 않은 채 유쾌하게, 일상적으로, 전심전력을 다해 그 일을 했다. 빈민들은 그를 무척 좋아했으며, 병원의 가난한 환자들은 가히 열광적으로 그를 환영했다.

늘 감탄하느라 행복한 것이 아니라, 찬찬히 들여다보고 의문을 제기하고 결론을 내리느라 행복했다.

뽈 선생을 찾다가 그와는 달리 군중 사이에서도 잘 보이고 훤칠한 키에 풍채까지 좋은 사람이 내 눈에 들어왔다. 존 선생이 이쪽으로 오고 있었다. 존 선생은 그 가무잡잡하고 신랄한 독설가인 작은 선생과 용모나 몸매나 피부색에서 헤스페리데스29의 과일과 잡목숲의 야생자두만큼이나, 용감하지만 유순한 아라비아산 말과 제멋대로에 고집불통인 셰틀랜드종 조랑말만큼이나 달랐다.

나는 그가 그림이나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듣는 게 항상 좋았다.

외국 여자들은 집 안에 있을 때는 우아하지 않다가도 공공장소에서는 우아하게 보이는 기술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저 거만하고 무감각한 모습이야말로 내 마음을 가장 강력하게 자극한다는 것을 당신이 어떻게 알겠소? 절망이라는 자극은 내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데 가장 좋은 자극제요."

그는 유명한 사람들을 못 견뎌해서 자신이 빛날 수 없는 자리면 피해버렸다.

그는 차분한 힘은 없지만 눈에 띄는 역동성과 정열을 소유한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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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리 2022-12-17 18: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외국 여자들은 집 안에 있을 때는 우아하지 않다가도 공공장소에서는 우아하게 보이는 기술을 가지고 있는 거 같았다.

이거 정말, 특히 프랑스 여자들이 그런 거 같아요. 발자크 소설 ㅎㅎㅎㅎ 로 짐작하면요. ㅎㅎㅎ 프랑스 여자를 실제로는 본 적 없.

라로 2022-12-18 04:32   좋아요 1 | URL
맞습니다!! 저는 얼마 전에 프랑스 할머니를 간호한 적이 있어요. 미국에 오신지 오래 되었지만 영어를 안 배우시고 프랑스어만 사용하시는 배짱 좋은 할머니신데 환자인데도 화장 다 하시고,,ㅎㅎㅎ 암튼 재밌어요. 미국 여자들은 요즘 반대에요,, 예전엔 예쁘게 꾸몄지만 요즘은 안밖으로 같은 것 같아요. 오히려 동양 여자들이 잘 꾸미는 시대가 도래했죠!!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