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나에게 묻는다. 은하가 보기 흉했어도 나는 은하를 연구했을까?..… 은하들이 마음을 사로잡을 만큼 아름답다는 사실이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은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 P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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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문학은 다양한 언어 속에서도, 다양한 하늘 아래에서도 따스한 집을 꾸립니다. 한국 독자들이 내책을 책장에 받아들여주었으니, 이제 나도 어느 정도는 한국인이 되었다고 혹은 적어도 내 글이 한국어가 되었다고 말해도 무리는 없을 것 같습니다. - P1

네가 나를 믿는다면, 나도 널 믿을게. 그럼 공평하지?"
루이스 캐럴, 뜨거울 나라의 앨리스』에서 - P9

우리는내심 우리 자신이 잉크와 종이로 이루어진 유령들의 아들딸이라고 여긴다. - P11

‘지어내거나 상상한 것‘이라는 뜻의 ‘허구fiction‘라는 단어가 영어에 생겨난 것은 15세기 초였다. 어원사전에 따르면 이 단어는 프랑스어에서 파생되었으며, 어원은 ‘점토 따위를 빚거나 모양을 만들다‘라는 뜻을 지닌 라틴어 단어의 과거분사인 ‘fingere‘라고 한다. 그렇다면 허구는 태초의 흙으로 작가의 형상을 본떠 빚어내고작가의 숨결로 생명을 불어넣은, 언어의 아담과 같은 존재인 셈이다. - P11

누구도 같은 책에 두번 발을 디딜 수는 없는 것이다. - P12

"너 엿듣고 있었구나! 문가에서, 나무 뒤에서, 굴뚝 밑에서..
러지 않았으면 그걸 알 리가 없잖아!" 앨리스는 아주 부드럽게 대답한다. "안 그랬어요, 정말이에요! 저는 책에서 봤다고요." 진정한독서가라면 앨리스의 해명에 놀라워하지 않을 것이다. - P13

독서가들이라면 다 알다시피, 우리가 현실이라 부르는 세상을 낳은 것은 다름 아닌 허구의 꿈이다. - P13

우리가 가장 사랑하는 인물들만이 오랜 세월 우리와동행한다. - P15

"나는 내가 누구인지 아오. 그리고 나는 앞서 언급한 사람들이될 수 있을 뿐 아니라, 프랑스의 열두 기사가 될 수도, 아홉위인***이될 수도 있소. 나는 앞으로 그들 한명 한 명은 고사하고 그들 전체가합쳐도 당해낼 수 없을 만큼 뛰어난 업적을 쌓을 테니까 말이오." - P17

"우리가 타인들의 정념과 정서에 공감할 때, 이러한 움직임이처음에는 단순한 생각으로 우리 마음속에 나타나고, 여느 다른 사실들을 떠올릴 때와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에게 귀속되는 것으로떠오른다는 것은 분명하다. - P18

나는 너에게 무언가 다른 것을 보여주겠다아침에 너를 성큼성큼 뒤따르는 그림자도 아니요저녁에 일어나 너를 맞이하는 그림자도 아니라,
먼지 한 줌에 깃든 공포를 보여주겠다. - P21

망설임의 순간, 고뇌의 순간, 의혹의 순간에는 어두운 숲에 다다른 도로시에게 허수아비가 해준 조언에 담긴 기본적인 상식이늘 도움이 되었다. "들어가는 길이 있으면 나가는 길도 있지. 에메랄드시가 길의 한쪽 끝에 있으니 우리는 그 길을 따라 어디로든 가는 수밖에 없어." 참으로 그렇다.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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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지켜왔던 고3 시절, 실컷 놀 수도 없거니와 놀아도 마음은 편치 않던 그 시절, 나와 내 친구가 좋아했던 작가는장용학과 최인훈과 잭 케루악이었다. 특히 잭 케루악은 우리의 우상이었다. 그의 소설의 주인공 딘 모리아티처럼 (구촉 많은 학교를 벗어나) 마음대로 하염없이 떠돌아다니고싶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그의 노상에서에 자주 나오는 구절, "모든 게 개차반이야"를 노상 입에 달고 다녔다.ㅡㄱㅍ
- P35

맹희는 한없이 착하고 말도 별로 없었지만, 그러나 일단자기 생각이 옳다고 믿어지면 조금도 굽힐 줄 몰랐다. 그것은 격렬한 저항은 아니었지만, 바람에 허약하게 흔들리면서도 그러나 그 바람이 그칠 때까지는 결코 꺾이지 않으면서그 흔들림을 멈추지 않는 풀잎의 몸짓과도 같은 것이었다. - P40

내 머릿속에서 어머니는 한없이 걸어가신다. 내게 등을돌린 채 말없이 고개를 숙이고서, 점점 작아지면서 멀어지는, 그러나 결코 내 시야에서 아주 사라지지는 않는 그 뒷모습. 그리고 이 지구 한편을 고즈넉이 울리며 걷는 그 신발 끄는 소리. 그래서 가끔은 어머니가 지구 반대편으로 그렇게 끝없이 걸어가 마침내 지구를 한 바퀴 돌아, 내게 등을돌렸던 바로 그 지점까지 되돌아와서 조용히 내 문을 두드리며 "얘야, 내가 돌아왔다" 하고 말씀하실 것 같은 환상에사로잡히기도 한다. 그럴 때의 내 어머니는 내게 뒷모습만보이며 한없이 걸어가는 게 아니라 내 앞에 가만히 되돌아와 선 채 정면으로 나를 향해 밝고 환하게 웃는 모습이다. - P49

사람은, 가령 물에 빠져 죽을 때 같은 경우엔, 자신이 살아온 한평생을 한순간의 비전 속에 다 보게 된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었던가 읽었던 적이 있다. 그런데 내가 체험한 바로는 사람은 가장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통해 자신의 지나간 삶을 아주 짧은 한순간에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지극히 선명한 영상으로 보게 되고, 그러고도 살아야 할 앞날에대한 어떤 본능적인 계획을 한순간의 청사진으로 보게 되는 것 같다. - P51

미래는 언제나 무였다. 있는 것은 언제나 밑도 끝도 없는 수렁 같은, 막막한 현재뿐이었다. 미래의 지평을 확신할수 없는, 느낄 수 없는 자는 궁극적으로 현재 안에 매달리게되고 현재 안에서 모든 게 해결되지 않으면 절망해버리고만다. ‘지금 이루어지지 않으면 영원히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다.‘ 마치 내일이란 것을 영원히 모르는 하루살이처럼. - P54

이제 나는 무차별적불행의 이상화 대신에 선택적 행복의 실천을 위해 노력하고싶다. 사실 죽음과 관능은 어쩌면 서로 떨어진 독립적인 게아니고 한 동전의 앞뒤와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파괴의 쾌락은 노력하기만 한다면 생산의 쾌락으로 변할 것이라는 낙관론을 나는 조심스럽게 그리고 뒤늦게나마 믿고 싶고, 믿으려 노력할 것이다. (1983) - P55

내가 찾는 것, 내가 기다리는 것이 무엇인지 실은 나 자신도 알 수 없었다. 내가 불안하게 기다리고 있는 그것, 아니나의 불안 자체가 명확하게 활자화되고 공식화되어 신문기사로 나타나길 바랐던 것인가. - P56

그래, 또 한 해가 간다.
또 한 해가 간다고 말하면서 누군가가 하품 섞어 눈물을찔끔거린다.
또 한 해가 간다고 말하면서 누군가가 숙면을 위한 한 잔의 술을 들고 잠자리에 눕는다.
그러나 누군가가 말하든 말하지 않는 또 한 해가 간다는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또 한 해가 간다. 1984년이 우리를떠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참으로 용감하다면 우리 편에서 먼저 1984년을 떠나야 할 것이다. - P57

존 스타인벡은 우리가 어디를 향해 떠나는가가 중요한 게아니라 우리가 어디로부터 떠나는가가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 P57

그러나 떠난다는 것은 무엇인가?
떠난다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에게로, 자기 자신의 현실속으로 되돌아오기 위한 것이다. 끝과 시작처럼 떠난다는것과 되돌아온다는 것은 하나이다. 자기 자신으로부터 떠남으로써 자기 자신에게로 되돌아오는 것이다.
그렇게 무수히 떠나고 무수히 되돌아오면서 많은 시간을,
그것도 대부분 괴로움과 불행의 시간을 바침으로써 우리가얻게 되는 것은 어쩌면, 행복이란 별도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불행이 없는 것이 행복이라는 조금은 쓴, 그러나 넉넉한인식뿐일는지도 모른다. 아마도 인간은 상처투성이의 삶을통해 상처 없는 삶을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하는 모순의 별아래 태어났는지도 모른다. 상처 없는 삶과 상처투성이의삶. 꿈과 상처. 그러나 그것이 우리의 일상을 더욱 굳건하게받쳐주는 원리, 한 몸뚱이에 두 개의 얼굴이 달린 야누스의원리이다. - P59

인간은 강하되, 그러나 그 삶을 아주 떠나지는 못하고, 아주 떠나지는 못한 채, 그러나 수시로 떠나 수시로 되돌아오는 것일진대, 그 삶을 위해 우리가 무슨 노력을 하였는가 한 - P59

번 물으면 어느새 비가 내리고, 그 삶을 위해 우리가 무슨노력을 하였는가 두 번 물으면 어느새 눈이 내리고, 그사이로 빠르게 혹은 느릿느릿 캘린더가 한 장씩 넘어가버리고,
그 지나간 괴로움의 혹은 무기력의 세월 위에 작은 조각배하나 띄워놓고 보면, 사랑인가, 작은 회한들인가, 벌써 잎다 떨어진 헐벗은 나뭇가지들이 유리창을 두드리고, 한 해가 이제 그 싸늘한 마지막 작별의 손을 내미는 것이다. - P60

그러나 그 헐벗음 속에서, 그 싸늘한 마지막 작별 속에서이제야 비로소 살아 있다고, 살아야 한다고 말할 차례일지도 모른다. - P60

그리고 어느 시인이 말했듯 결국, ‘산다는 것은 사랑한다는 것이다. 그 말을 발음해야만 한다. (1984) - P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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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 사회에서 딸은 가문의 대를 잇지 못할 뿐 아니라, 아버지는 5공주의 아비라는사실만으로도 남자 구실을 하지 못한다는 오명의 굴레를 영원히 벗지 못하리라는 예감에 사로잡혔다. 어머니의 반응은더욱 심각했다. 자신이 저주받은,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여자라고 여긴 나머지 몇 날 며칠을 그저 울기만 했다. 게다가이 불운이 단순한 고통으로 끝나지 않고, 남편이 이 일을 구실 삼아 새 여자를 맞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 P184

이런 암담한 분위기에서 나는 이 세상에서의 내 존재의 의미와 가치를 알아차려야 했다. 나는 자신이 쓸모없고 가치도없는 성(性)에 속한다는 사실을 배웠다. 그리고 무가치한 성의 일원으로서 유아기부터 스스로를 위축시키는 마음가짐을체득하였다. 시키는 일에 고분고분 순종하는 것, 그리고 생활을 세세하게 간섭하는 법도를 따르는 것이 내 본분이라는말을 수도 없이 들었다. - P185

결혼생활은 고통스러웠지만 나에게 두가지 결실을 가져다주었다. 하나는 예쁜 두 딸을 낳아 내사랑과 마음을 흠뻑쏟아부을 수 있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독서와 초상화그리기에 전념할 기회가 되었다는 점이다. 결혼이 계속 파탄지경에 있는 동안 나를 구원해줄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색채의 세계, 그리고 글이었다. - P190

책에는 명령을 내리거나, 특정한 방향으로 생각하거나 그렇게 느끼면 안 된다고 강요하는 사람이 없었으며, 나는 어떤 사상이나 인물에 대해 내 입장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었다. 이런 자유는 내가 마치 지평선에 우뚝 서서 음악에 따라 줄기를 이리저리 흔드는 대추야자나무 같다는 느낌을 주었고, 갇혀 있던 영혼이 훨훨 날아 먼 산으로, 봄의 푸른 초원 위로 배회하는 것 같았다. 말썽쟁이 아이였을 때 나는 색채의 꿈이 나를 엄청나게 먼 나라로 데려가 주기를 바랐다.
책을 통해 나는 그간 꿈꿔왔던 대로 집을 떠나지 않고, 돈을한 푼도 쓰지 않으면서도 바다 위를 항해하고 하늘을 날고여기저기 돌아다닐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집에 앉아서도 아주 먼 곳을 방문할 수도 있었고 미지의 어두컴컴한길을 배회할 수도 있었으며, 따스한 정과 꿈과 다양한 생각을 지닌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었다. 소설의 인물을 통해 여러 가지 삶을 살 수 있으며, 책과 저자에 따라 내 표정이 바뀔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 P191

나.
영국 소설가 그레이엄 그린은 작가가 캘 수 있는 가장 풍부한 광맥은 사춘기에 이르기 전 유년의 기억이라고 말했다.
나도 글을 쓰는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나 자신의 삶, 특히 내마을에서 보낸 유년기를 바탕으로 글을 썼다. - P217

이제 나는 일을 하면서도 동시에 공부를 해야 했다. 공포가 가득했던 일본점령기를 버티고 살아남았으며, 제2차 세계대전 후에는 대학에 다니면서 잠깐 부두에서 하역 일꾼 노릇을 한 것을 비롯하여 여러 일을 전전했다. 그러다가 저널 - P219

리즘 쪽으로 가게 되었다. 또 한 여자를 사랑하게 되었다. 그녀는 어머니 다음으로 나에게 깊은 영향을 준 사람으로, 나의 비판자인 동시에 헌신적인 동반자였다. 실로 나는 축복을받은 사람이었다. - P231

왓킨스도 며칠 뒤에 연락을 하여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몇 가지를 고치라고 제안하면서, 봄에 바이킹에서 출판할 수 있도록 서둘러 달라고 했다. - P221

아시아의 다른 나라들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는 젊다. 우리에게는 이 지역 다른 곳과 같은 당당하고 유서 깊은 기념물들, 고색창연한 문화가 없다. 1521년 스페인이 향료와 금을찾아 필리핀에 왔을 때 우리는 하나의 나라가 아니었다. 우리는 저마다 독특한 특징을 지닌 채 수천 개의 섬에 흩어져살면서 서로 싸움을 일삼던 다양한 인종집단들이었다.
222 - P223

마을은 변했지만 여전히 가난하다. 그곳의 젊은 사람들은곧 나처럼 떠날 것이다. 그러나 나는 내가 마땅히 사용해야할 만큼 사용하지 않는 언어에 귀를 기울이러, 나 자신 안에서 과거의 남은 모든 것, 닻처럼 나를 그곳에 묶어두고 있는모든 것을 기억으로 키워내려고 또 돌아간다. 나는 그 마을에 진실해지려고, 거기 사는 사람들의 갈망을 표현하려고 노력해 왔다. 진정으로 그곳을 버린 적은 한 번도 없기에. - P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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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은 독단적인데다 메마른 물질주의적인 견해를 요지부동으로 고집하기 때문이다.

그녀의 연기는 무슨 일인가 일어날것처럼 상상력을 자극한 후 아무 일도 일어나지않아 신경만 곤두세우게 하는 그런 유가 아니라, 물이 불어 깊어진 겨울 강이 천둥 같은 소리를 내며 흐르다가 가파르고 단단한 곳에서 폭포가 되어 떨어지면서 나뭇잎을 휩쓸고 가는 것처럼 영혼을 휩쓰는 힘을 드러내는 연기였다.

그는 그녀를 예술가가 아니라 여자로 판단했다. 그것은 낙인을 찍는 판단이었다.

외진 학교나 담장으로 차단된 보호구역에 사는 사람들, 즉 외딴곳에 사는 사람들은 어느날 갑자기 더 자유로운 세계에 사는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지고 그 상태는 오랫동안 지속되기 쉽다.

여태껏 물리쳤던 의심이 쌓여 한덩어리로 뭉쳐져 앙심의 냄새를 풍기며 그를 향해 기세 좋게 되돌아온다.

밤 역시 불친절한 시간이 되어 그는 쉬이 잠을 이루지 못한다. 이상한 놀라움과 갈등으로 잠자리는 어수선하다. 친구들의 뇌리에서 완전히 잊혔을 거라는 병적인 두려움이 재앙의 공포를 동반한 무시무시한 악몽과 한편이 되어 그를 공격한다. 불쌍한 사람 같으니! 그는 버티려고 최선을 다하지만 불쌍하게도 창백하게 여위어갈 뿐이다.

존재를 유지하고 채우기 위해 나는 다양한 방편을 실험했다. 정교한 레이스 뜨기를 시작했고, 독일어를 아주 열심히 공부했으며, 도서관에 있는 가장 무미건조하고 두꺼운 책들을 가져다 규칙적으로 읽었다. 내가 아는 한도 내에서는 정통적인 온갖 방법을 다 써보았다.

원래 싱거운 맥주 같은 그녀이기는 했지만, 이제는 견딜 수 없이 시어져버렸다.

그렇지만 루시, 그애는 좋은 아이란다. 그애를 보노라면 마음이 즐거워진단다. 하루 종일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쉰가지 다른 성격을 가진 사람들을 상대하는 시련을 겪고, 백여가지 변덕과 싸우고, 때로는 잔인한 고통을 목격하는데도(아마 가끔씩은 네가 환자들에게 그런 고통을 안겨주겠지, 나는 그애한테 얘기한단다), 밤이면 여전히 아주 상냥하고 기분 좋은 모습으로 집에 있는 내게로 돌아온단다. 그래서 정말이지 내 정신은 정반대로 살고 있는 것 같단다. 이 1월 저녁, 다른 사람에게는 밤이 다가올 때 내게는 아침 해가 떠오르니 말이다.

세상 사람들은 음식을 못 먹어 죽어가는 건 잘 이해하면서도 고독에 감금되어서 미치는 건 이해하지 못한다.

이스라엘을 통틀어도 사울은 한 사람밖에 없었고 그를 이해하고 달래주는 다윗도 분명히 한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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