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 일을 연속으로 일했다. 내가 그렇게 스케줄을 짤 때도 물론 있지만, 대부분 내가 짠 스케줄을 위에서 조정할 때 이렇게 삼 일 연속으로 일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어찌 된 것인지 이번 달은 지난주, 이번 주, 그리고 마지막 주, 이렇게 3번이나 일주일에 삼 일 연속으로 일하는 스케줄이라는. 더구나 크리스마스이브와 크리스마스 날에도 일하고. 뭐 그건 그렇고,


지난주는 삼 일 연속으로 일하는 것이 좀 힘들었다. 학기말 고사가 다가오는 이유도 있지만, 삼 일 중에 가운 데 둘째 날(금요일)에 중환자실이 아닌 DOU라는 곳에서 4명의 환자를 맡아서 보게 되었는데 내가 아주 엄청나게 한심하고도 위험한 실수를 했기 때문이다. 안 잘린 것이 천만다행.ㅠㅠㅠㅠㅠㅠㅠㅠ


그러니까 나는 원래 중환자실에서 열 일을 하고 있었다. 한 환자의 전해질 중 포타슘(칼륨이라니 칼슘이랑 헷갈리겠다..)과 인이 비정상(?)이라서 환자가 칼륨과 인이 들어간 약을 다 맞으면 나는 혈액을 채취해서 Lab으로 보내야 했고, 다른 환자는 아주 뚱뚱한 환자인데 sedation 약물이 체중으로 계산되어 들어가니까 정신없이 환자에게 들어가고 있어서 계속 새로운 병으로 바꿔줘야 하고, 정말 정신을 차릴 수 없는데 갑자기 DOU로 갈 사람이 나밖에 없다며 (다른 간호사들은 새로 들어온 간호사들 교육 때문에 못 가고, 또 다른 간호사는 새로 들어와서 교육 끝난지 얼마 안 되어 못 가고,,, 정말 겨우 1년 밖에 안 된 내가 시니어가 된 것인지,,, 나밖에 없다니!!ㅠㅠ) 가라고 해서 울며 겨자 먹기로 갔다. 가기 전에 싫은 내색을 했더니 차지 널스가 오늘의 이동은 어려운 이동이니까 평상시 이동보다 두 배의 돈을 받을 거라고 했지만, 그래봤자 $50도 안 되는 추가 수당.ㅠㅠ


중환자실에서는 2환자를 보면 되는데 DOU는 최대 4명을 봐야 하니까 정신이 없었다. 약을 줘야 하는 시간은 정해져 있는데 (1시간 윈도) 2명 주던 것을 두 배로 줘야 하니까 연습이 잘 안된 나는 정말 조심하느라 애먹었다는. 그래도 1년이라는 경력이 헛된 것은 아니었는지 시간 안에 다 약을 주고 모든 일이 순조롭게 돌아가는 것 같았는데,,, 다른 할아버지를 Med/Surge라는 더 낮은 유닛으로 트랜스퍼를 하라고 해서 그렇게 했다. 이 할아버지는 치매가 온 할아버지라서 자꾸 수면제 달라고 하셨는데 이동을 가시게 되어 좀 기뻤다는.


자정이 되니까 DOU 차지 널스가 내게 다가와서는 응급실에 있는 환자를 내가 받아야 한다고 하는 거다. 환자 한 명이 줄었으니 병원에서 내가 환자 3명만 돌보게 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어째서 환자 이동하자마자 다른 환자를 정신없이 받아야 하는지,,, 너무해.


그래도 간호사는 어떤 상황이든 준비가 되어야 하니까 정신을 바로잡고 새로운 환자 받을 준비를 했다. 그런데 나에게 그 환자에 대한 리포트를 주려고 전화한 응급실 간호사가 너무 서두르는 거다. 알고 봤더니 응급실에 간호사가 많이 없어서 자기는 낮에 일하는 간호사인데 지금까지 연장근무를 하고 있어서 너무 피곤하고 집에 갈 시간 전까지 이 환자를 이동시켜야 하니까 그렇다며 하소연. 요즘 정말 간호사가 팍 줄어서 그런가 근무환경이 말이 아니긴 하다. 10월 27일까지 주기로 했던 보너스를 12월 25일까지 연장을 했는데도 추가로 일하겠다는 간호사가 별로 없으니. 나도 10월엔 3일 추가 근무를 했지만 (그래서 돈이 쏠쏠하게 들어왔지만;;) 11월엔 겨우 한 번 추가 근무를 할 수 있었다. 인생 마이 바쁨.^^;;;


각설하고, 그 간호사에 의하면 91세 할아버지인데 치매가 왔지만, 큰 문제가 없는 할아버지이고 먹는 것도 잘 먹고 한다고 했다. 그리고 정작 나에게 왔을 때도 물도 잘 마시고 의사의 다이어트 오더도 일반 식사라서 속으로 너무 다행이라며 좋아하고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내가 늘 이렇게 미리 좋아하면 늘 큰 코를 다쳤던 것 같다는.ㅠㅠ


할아버지는 UTI라는 것이 생겨서 septic shock, 그러니까 패혈증으로 오셨는데 그렇게 심한 패혈증이 아니었다. 하지만, 응급실에서 이런저런 검사를 하다가 할아버지의 칼륨(포타슘 이거 정말 중요한 전해질!! 심장에 치명적이라서)이 낮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혈액 검사를 통해서 또 다른 문제가 자꾸 나오고 있는 중이었다. 의사는 할아버지의 칼륨이 낮지만 너무 낮은 것은 아니니까 알약으로 오더를 내렸다. 의사도 할아버지가 물을 문제없이 잘 마시니까 그렇게 알약으로 오더를 넣은 것이다.


할아버지에게 알약을 주려고 약을 꺼내니까 약이 커도 너무 커!!@@ 보통 알약의 4배가 되는 크기인데 이 약은 또 엑스트라 스트렝스라고 부수거나 하면 안 되는 약이었다. 그래서 다른 간호사에게 물어보니까 자기네는 그냥 잘라서 준다고 하는 거다. 그래서 나도 4등분으로 잘랐다. 어떤 것은 자르다가 6등분이 된 것도 있어서 일단 할아버지를 테스트하자는 생각으로 6등분으로 잘라진 것 중 가장 작은 조각을 주면서 그것을 먹을 수 있겠냐고 하니까 그렇다고 해서 먹었는데, 할아버지가 꿀꺽하자마자 갑자기 얼음 땡이 되신 듯, 갑자기 얼굴이 창백해지고 숨을 안 쉬는 거다!!!


나는 소스라치게 놀라서 할아버지의 등을 두드리고 응급조치를 취하면서 코드 블루를 불렀다. 순식간에 이루어진 일이었다. 그런데 간호는 팀워크라는 말이 있다. 혼자 잘해서 결코 환자를 살릴 수 없다는 의미가 깃든 말이기도 한데 특별히 이렇게 코드 블루를 부르거나 하면 정말 "Nursing is a team work!" 라는 말이 가슴에 확 느껴진다. 내가 코드 블루를 부르자마자 4명의 간호사가 즉시 달려왔다. 어떤 상황인지 말을 안 해도 각자 할아버지의 맥박을 잡던가 글루코미터를 가져와서 혈당을 체크하던가 등등 착착착 알아서 할 일을 하고 있는데 응급실 의사를 필두로 RT 등 코드 블루 팀이 도착했다. 눈물 나게 멋진 모습이라는!!


어쨌든, 응급실 의사가 왔으니 의사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고, 의사가 할아버지에게 기관 삽입을 하기 전에 간단한 테스트를 하고, 중환자실 차지 널스가 아이비라인을 추가로 넣고,, 다들 발 빠르고 손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데 갑자기 할아버지가 번쩍 돌아오셨다!! 나는 정말 눈물이 나왔다. 더구나 할아버지가 돌아오자마자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에워싸고 있으니까 놀라기도 하고 기쁘셨는지(노인들은 외로움을 많이 타서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거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모든 사람에게 인사를 하신다.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그다음에 하시는 말씀이 "Thank you for coming everyone. Thank you! Thank you!" 라고.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아 놔! 나 정말 혼이 나갈 정도로 정신이 빠졌는데, 이거 뭐 Saturday Night Live Show 찍는 것도 아니고... 다들 하하하 호호호, 나는 쓰러지기 일보 직전.ㅠㅠ


나중에 다른 중환자실 간호사에게 들은 얘기인데 그날 왔던 중환자실 차지 널스가 돌아가서는 이 웃겼던 장면을 재현하고 웃고 했단다. 그게 바로 내 환자였다고 추가로 얘기하면서. 나는 완전 화제의 중심이 되고,, 이제 중환자실 뿐 아니라 RT들, 다른 유닛의 간호사들까지 나를 알게 되었다는 슬픈 이야기.ㅠㅠ


하지만, 내가 이 일에 대한 것을 자세하게 기록하고 있을 때 슈퍼바이저가 와서 아주 잘했다고 칭찬해 줬다. 왜냐하면 할아버지가 무사했고, 더구나 기관 삽입을 하지 않게 되어서. 나도 그 점을 가장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렇게 아슬아슬하게 나는 그날도 겨우 살아남았다. 하지만, 그 일 덕분에 많은 것을 배웠다. 일단 할아버지에게는 그 약 대신 물약으로 된 약을 드렸고, 노인들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면 안 된다는 것과 내가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기준을 더 높이 세워야 한다는 것. 또한 이렇게 급박한 상황일수록 더 정신을 차려야 한다는 것. 그리고 환자의 기록에 대해서는 언제 어디서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자세히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는 것! 정신 줄 놓으면 다 끝이다. 일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지만, 정신만은 반드시 차려야 한다. 우리나라에 얼마나 훌륭한 속담이 있는가! "호랑이에게 물려 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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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13 19: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2-13 22: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21-12-13 19:11   좋아요 3 | URL
세상에나! 별별일 다 있겠죠. ㅠ
기관 삽입 안 하고 번쩍 돌아오신 거 넘 다행이고 눈물나게 멋지네요. 그 인삿말하는 분위기 상상하니까 웃음이 ㅎㅎ 얼마나 놀랐을까요. 그 상황에서 발휘하는 팀워크 멋져요 정말.
심장이 얼마나 더더 중요한지 아빠도 조영술로 약물치료 한번 하고 났는데도 호흡이 영 낫대요. 얼마나 불편했을까 싶어요. 위기 상황에서 또 배우고 넘어기는 라로 널스 홧팅.

라로 2021-12-13 22:57   좋아요 3 | URL
할아버지 눈을 번쩍 뜨시고 저런 코미디 같은 말이라도 하셔서 정말 너무 감사했어요.
할아버지 어떻게 됐다면 제 짧은 간호 인생도 끝!!ㅠㅠㅠㅠㅠㅠ
지금 생각해도 아찔해요.^^;;;;
팀워크 정말 최고고요, 코드 블루팀은 정말 영웅처럼 보여요!!!
진짜 살아있는 영웅들,,,호스피탈 어벤져스!!ㅋㅋㅋ
아버님 조영술 하셨군요!! 이제 많이 좋아지실 거에요.
많이 못 드셨을테니 퇴원하시면 맛난거 영양가 있는 거 많이 (조심해서!!) 드리세요.^^

레삭매냐 2021-12-13 20:24   좋아요 3 | URL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널싱룸에 구구절절한 사연
이 얼마나 더 많겠습니까...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일이라 -
저는 겁시 많아서 못할 것 같
습니다.

여기서 얻은 교훈 하나는,
나이 들어서도 외로움은 타지
말아야겠다입니다.

라로 2021-12-13 22:59   좋아요 3 | URL
저도 여전히 겁나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매냐님 넘 재치넘치십니다!!!!!ㅎㅎㅎㅎㅎㅎㅎㅎㅎ
넘 귀여우세요!!!(실례는 아닌지 우려되옵니다만,
우리 이제 이만큼 왕래하고 터놓고(?) 지내면
이렇게 좀 까불어도 괜찮지요??^^;;; 꾸벅)

mini74 2021-12-13 21:05   좋아요 1 | URL
라로님 의학 드라마 보는 것 같아요. 고생 많으셨어요. 👍

라로 2021-12-13 23:00   좋아요 1 | URL
정말 매번 일하러 가면 드라마에요.
어제는 제 환자는 아닌데 다른 간호사의 환자가 또,,
정말 이야기 묶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요.

책읽는나무 2021-12-14 18:53   좋아요 4 | URL
나중에 책을 내셔야 한다고 봅니다.
<라로의 유쾌하고 슬기로운 간호사 생활--
간혹 웃음을 유발할 수 있으니 배꼽 잘 챙기세요!>
라는 제목으로요~^^
팀 워크의 중요성✍✍
나이 들면 외로워, 사람을 그리워 한다✍✍
암튼 고생 많으셨습니다.
그래도 이젠 스타 널스가 되신 건가요?^^

라로 2021-12-13 23:01   좋아요 3 | URL
미리 책 제목까지 지어주시고!!! 감사합니다!!!^^
제목 정말 좋은 걸요!!!
팀워크 젤로 중요하고요
나이들면 다 그렇게 되나봐요.. 슬픔요.ㅠㅠ
스타 널스라기 보다 뭐라고 하죠? 왜?? 반대로 유명해진,,,ㅎㅎㅎㅎㅎㅎㅎ
갑자기 단어가 생각이 안 나요.
흑 저도 늙고 있어요.흑흑흑

프레이야 2021-12-13 23:31   좋아요 3 | URL
진짜로 제목 좋다요. ㅎㅎ 해봐요!!

psyche 2021-12-14 15:21   좋아요 3 | URL
와 제목 정말 좋아요. 라로님 꼭 해보세요!

라로 2021-12-14 18:51   좋아요 1 | URL
이렇게 응원을 해주시니, 다시 기억을 더듬어 병원에서 있었던 일들을 정리하는 시간을 언제 가져봐야겠군요!!!
제목은 책나무 님이 만들어 주신 틀을 이용하는 것으로!!^^

책읽는나무 2021-12-14 18:54   좋아요 1 | URL
앗!!! 제목을 좋다고 응원 해주시는 분이 두 분이나 계실 줄이야~~
그래서 다시 좀 수정 했습니다!!!
저는 지금 진지합니다.
라.로.님!!!ㅋㅋㅋ

psyche 2021-12-14 15:24   좋아요 1 | URL
가슴이 콩닥콩닥 떨렸다가 정신 차리신 할아버지의 말씀에 웃음이 ㅎㅎㅎㅎㅎ
이런 경험을 하면서 라로님의 간호사 능력이 레벨 업 하는 거겠죠. 화이팅!!

라로 2021-12-14 18:52   좋아요 0 | URL
비극이 될 뻔 했는데 희극으로 극적으로 전환이 된!!!
아무래도 제가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니었나봐요,, 이렇게 무사히 또 넘어가게 된 것을 보니까.^^;;;
 

어제가 내가 간호사로 일하게 된 지 딱 1년이 된 날이었다. 어쩐지 감회가 새롭기도 하고, 여전히 미숙하고 일도 잘 못하는 내가 한심하기도 했던 복잡한 감정에 감당이 안 되던 날이기도 했다.


나는 밤에 일하는 간호사라서 내가 일하는 시간은 예를 들어 11월 15일 저녁 7시에 시작해서 그 다음날 16일 오전 7시 30분에 일이 끝난다. 30분의 식사 시간은 포함이 안되니까 30분을 쉬게 되면 30분을 더 일해야 하는 시스템.


어쨌든 13일 일하고, 14일도 일하고 15일 일했는데 비교적 상태가 양호한 환자들이라 별 힘이 들지 않았는데 (14일엔 코비드 환자를 간호했지만;;) 15일 밤 나는 일을 하면서 내 첫 일 년이 되는 날(16일)을 이렇게 편하게 맞게 되다니,,,, 뭐 이러면서 혼자 즐거워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코드 블루 방송이 뜨는 거다. DOU unit에서 코드 블루 환자 발생. 그래도 나는 환자가 두 명이니까 내가 맡을 환자라는 생각은 안 들었다. (다른 유닛에서 코드 블루가 발생해서 그 환자가 살아남으면 내가 있는 중환자실에 오게 된다) 그래서 셋째 날 일하는 거라 많이 피곤하기도 해서 더 긴장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차지 널스가 나에게 오더니 하는 말이, "네 환자들 중에 한 명을 내가 맡을 테니까 저 코드 블루 환자가 살아서 오면 네가 맡는 거다."라며 일방적으로 통보. 그때까지 나는 환자를 안 본 상태라 코드 블루로 살아났으면 기관삽입을 했다는 얘기고 의사에게 전화해서 기관삽입 한 후에 해야 되는 주문을 받은 후 sedation에 충실하면 되겠다는 안일한 생각을 했었다.


환자가 도착했는데 나는 그 당시 다른 환자 돌보고 있어서 몰랐다. 그런데 중환자실 들어오는 문 바로 앞에 있는 병실에 사람들이 가운을 입고 북적북적해서, 왔나 보다 생각하고 가까이 가는데 차지 널스가 거기서 나오더니 환자가 피를 많이 흘리니까 가운 입고 오라고. 신발도 커버하는 거 신고 얼굴에도 플라스틱 커버를 하고 사람들이 환자를 셋업 하는 곳으로 갔는데 왜 그렇게 북적북적 사람들이 많은지 알게 되었다. 환자는 입과 코에서 피가 철철 넘치고 있는데 심장박동은 140 정도가 되었고 혈압은 70/40 정도. 다행히 차지 널스가 나더러 일단 환자에 대한 리포트 받으라고 해서 나는 다시 나오고 차지 널스를 비롯한 3~4명의 간호사와 RT들 2명 등등 많이 사람들이 달라붙어서 환자를 살피고 있었다.


그때까지도 어벙벙한 상태의 나. 지금 생각하니 어쩌면 좋냐! K라는 간호사에게 자초지종을 듣고 리포트를 받았다. DOU 간호사들은 기본적으로 3~4명의 환자를 보니까 다른 환자를 보고 이 환자의 방을 지나가는데 환자가 갑자기 피를 토하더란다. 그래서 방에 들어가니까 의식이 없는 상태가 되려고 해서 코드 블루를 하게 되었다고.


환자의 리포트를 받고, 셋업이 끝나서 나는 이제 환자 곁으로 가서 ABG 결과를 기다렸다가 의사에게 전화를 해야 하는 상황인데 환자의 상태가 너무 급하게 나빠지고 있었다. 다행이라면 어제 차지 널스가 배테랑이었다는 사실! 인도 사람이라 영어 발음은 잘 알아듣기가 힘들지만, 머리가 너무 좋고 일 하나는 끝내주게 하는 사람. 


ABG 결과가 나오면 어떻게 하고 등등을 알려준다. 환자가 계속 피를 흘리니까 석션을 해주면서 의사가 전화하기를 기다렸다. 의사가 전화를 했다. (이 모든 일이 몇 분 만에 일어나고 있다는) 전화를 받고 환자의 상태를 알려주면서 어떤 오더를 내리면 나는 그 오더를 컴퓨터에 올리고 의사가 오더 한 대로 환자를 돌보면 되는데, 오더를 받는데 갑자기 모르는 약 이름이 나오는 거다. PPI 80 mg,,, 이 순간 나도 패닉. 나 이거 뭔지 몰라요. 그러니까 갑자기 의사가 하는 말이 더 뭔지 모르고 쩔쩔매게 되었다. 1초를 다투는 이 급박한 순간에 오더를 못 알아들어서 시간을 끌면 안 되니까. 


나는 창피했지만 오더를 잘 못 받는 건 더 큰 문제니까 (딱 1년이 되는 날인데 의사의 주문을 못 알아듣다니!ㅠㅠ) 마침 내 프리셉터였던 K도 일하는 날.(그러고 보니 그 날 K로 시작하는 이름이 많이 일했구나.ㅠㅠ) K에게 달려가서 의사의 말을 못 알아먹겠으니 주문을 받아달라고. K가 주문을 받아 주었다. 일단 응급 혈액 공급 등등 너무 많은 오더! 그 환자에게 있는 IV access는 딱 두 곳. 그런데 의사가 주문한 약과 혈액은 거의 열 가지. 아이비 라인과 라인을 다른 간호사들이 다 달려들어서 메달아주고, 혈액도 다른 간호사가 가서 가져오고,,, 일 년 동안 코드 블루 환자를 나도 받아 봤고 다른 간호사가 받는 거 많이 봤지만, 이 날 정도로 응급 상황은 처음이었다. 그런데 왜 이 환자를 내가 보게 되는 건데??ㅠㅠ


나는 다른 간호사들이 그러는 동안 가족에게 전화를 했다. 가족들이 올 수 있도록. 가족들과 통화가 끝나니 엑스레이 기사와 가서 엑스레이 찍고 나는 계속 피를 멈추게 하려고 하면서 환자의 혈압을 올리는 약을 계속 관리하고,,이리 뛰고 저리 뛰고,, 그러는데 환자들의 가족이 날아왔는지 왔다고 해서 데리러 가고,, 환자들의 가족이 환자 옆에서 있고 나는 계속 환자와 아이비 걸려있는 곳과 내 컴퓨터를 왔다 갔다 하면서 다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그래서 그런가 운동 안 하다가 많이 한 그 다음날처럼 허벅지 엄청 아픔;;;) 그러는데 그렇게 중무장을 했는데도 환자의 피가 내 신발에 스며들고,,, 이거 뭡미까? 왜 내가 이런 일을 맡아야 하나요?? 뭐 이런 생각 할 틈도 없었다. 이런 생각은 다 끝나고 하게 되었다는.ㅎㅎㅎ 따 끝나고 보니까 내 신발 뿐 아니라 바지도 나름 중무장을 했는데도 피로 범벅;;;


환자가 중환자실로 도착한 시간은 거의 밤 11시 30분쯤. 그리고 환자가 사망한 시간은 새벽 3시 46분. 거의 4시간을 어제처럼 정신없이 뛰어다니고 일처리 했던 적이 없었다. 더구나 환자가 풀코드라서 또 맥이 없어지면 CPR을 또 해야 하는 상황. 그러면 이번에 피가 온 사방에 튈 텐데 환자의 와이프는 끝까지 해달라고,,, 나와 다른 간호사가 생각을 바꾸도록 노력했지만, 와이프는 완강하게 거부하더니 결국 의사가 전화해서 사망하기 1시간 전에 풀코드에서 DNR/full treatment로 바꿨다. DNR/DNI면 내가 좀 더 편했겠지만, 그래도 DNR로 바뀐 것만으로 넘 감사. 


나중에 들은 얘기인데 의사가 차지 널스에게 전화로 막 소리쳤단다. 왜 나처럼 미숙한 사람에게 이런 케이스를 맡겼냐고. 하지만, 다른 간호사들의 반응에 난 너무 감동했다. 이제 나도 일 년이 되니까 이런 중증 환자를 경험해야 한다고. 차지 널스는 자기 차지 널스 경력에 의사가 소리친 경우 이번이 두 번째라고.... 그러면서 아주 잘 해냈다고,,,PPI 오더 듣고 뭔지 몰라서 멘붕이 왔지만, 다른 간호사들의 도움이 없었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지는 않았겠지만, 환자 사망 후 차지 널스와 함께 사후 처리를 끝낸 시간이 거의 6시였는데 아마도 9시는 되어야 끝낼 수 있었을 것이다. 내가 간호사로 느리게 성장하고 있는 것을 옆에서 지켜봐 주는 동료 간호사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일이 다 끝나고 나서 간호사들이 정말 정신없는 날이었다고 하면서 'poor 내 이름'을 얘기 한다.ㅎㅎㅎㅎ 그래서 내가 "사실 오늘이 내가 간호사가 된 지 딱 1년이 되는 날이야."라고 했더니 다들 벌써 그렇게 됐냐고 놀라더라. 시간이 정말 너무 빠르게 흐르는데,, 나는 성장하긴 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너무 멀다는 것을 다시 새삼스럽게 느꼈다. 잠시 쉬운 환자들을 맡으면서 내가 정말 잘 하고 있는 줄 알고 잠시 우쭐했던 내가 웃프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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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21-11-17 23:15   좋아요 3 | URL
무슨 병이길래 갑자기 피를 토했을까요?? 부인 입장에선 허무할 것 같어요. 대처 잘 하신 것 같고 라로님 이제 당당한 간호사 같으세요. 일년 축하드립니다👍👍👍👍👍👍👍
요즘 간호일지 잘 안 올리시던데 간만에 올리셨네요. 자주 올려주세요!!!

라로 2021-11-18 11:48   좋아요 1 | URL
병이 여러가지였는데 특히 간암 말기, 거기다 제 생각엔 간으로 인한 다른 병도 생겼는데 피를 토하신 것을 보니까 식도에 생기는 심각한 병이 생긴 것 같아요. 아무튼 다른 간호사들이 다 해줘서 살았죠. ㅠㅠ 그래도 제가 담당이라 부담이 크고 무섭고 뭐 그랬어요. ㅠㅠ 기억의집님이 기억하신 대로 일년이었어요. ㅎㅎㅎ 늘 고마와요!! 요즘 인스타에 올리시는 사진 넘 좋고요. 특히 부엌에 있는 장이 넘 맘에 들어요. ㅎㅎㅎ

미미 2021-11-17 23:29   좋아요 2 | URL
1년째 되는 날 라로님 고생 많으셨네요! 많은 피를 쏟고 떠난 환자도 안타깝고 피범벅이되었던 라로님도요ㅠㅠ 동료간호사님들 좋으신분들이라 다행입니다~♡
브라운아이드 소울의 ‘벌써1년‘이 떠올라요. 항상 응원할께요🌷

라로 2021-11-18 11:49   좋아요 1 | URL
브라운아이드 소울의 벌써 1년이라는 곡이 있군요!! 나중에 일 안 하는 날 들어볼게요!! 다정한 댓글 고마와요 미미님!!!😘😍♥️

얄라알라 2021-11-17 23:29   좋아요 3 | URL
라로님, 글을 꾸준히 읽어왔지만 벌써 1년, 빠른 시간이네요.
간호하신 환자분의 사망 소식은 안타깝지만
동료분들의 의리, 단합, 그리고 라로님을 아껴주는 마음이 전해져서 아주 좋습니다!

라로 2021-11-18 11:50   좋아요 1 | URL
1년이 정말 빠른 시간이죠!! 정말 간호는 팀워크란 말이 있는데 이번에 절실히 경험했어요. 고맙다는 단체 이메일을 보내려고요. 다들 진심으로 도와주니 저도 앞으로 그런 간호사가 되고 싶어요. 따뜻한 댓글 고마와요 얄님!!!

mini74 2021-11-18 00:17   좋아요 2 | URL
라로님 1년간 고생많으셨어요. 멋진 간호사로서의 1년 축하드려요 *^^* 육체적 정신적으로도 너무 힘드셨겠어요. 따뜻하고 편하게 푹 쉬시길 *^^*

라로 2021-11-18 11:51   좋아요 1 | URL
고마와요!! 좋은 동료들 덕분에 일이 힘들어도 힘든 줄 모르게 되네요. 다행이죠!! 힘든 만큼 배운 것도 많았어요. 고마와요, 늘 미니님!!♥️

페넬로페 2021-11-18 00:58   좋아요 3 | URL
라로님, 1주년 축하드려요.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도 멋지고 그것을 훌륭히 수행해 내시는 모습에 항상 감탄합니다^^
오늘 힘든 일 있으셨는데 안타깝지만 다함께 최선을 다했기에 그분도 행복하게 가셨을 것 같아요~~
항상 건강 조심하세요^^

라로 2021-11-18 17:46   좋아요 0 | URL
늘 관심을 갖고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페넬로페님!! ^^ 동료들 덕분에 고맙고, 너무 아파서 고생하는 것보다는 더 좋은 결과가 아닐까 생각해요. 가족들도 그렇게 생각하기를 바라고요. 페넬로페님도 언제나 건강 잘 챙기시길요!!

blanca 2021-11-18 08:10   좋아요 2 | URL
아우, 듣기만 해도 얼마나 급박했을지...고생하셨어요, 라로님. 지난 1년 이렇게 멋진 간호사로 성장한 시간들 정말 축하드립니다.

라로 2021-11-18 17:47   좋아요 0 | URL
정말 최악의 날이었어요. 그래도 이젠 다 지난 일이네요. 😅 시간이 가르쳐 주는 걸까요?? 저도 조금 늘었다는 것이 느껴지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어요. 😅 늘 감사합니다!!^^

책읽는나무 2021-11-18 08:56   좋아요 2 | URL
이렇게 급박한 임무를 완성한 날이 1년!!
어쨌거나 라로님은 분명히 크게 성장하셨어요.
덤덤하고 신속하게 위급 상황을 감당해 내셨어요.환자분의 사망 소식은 안타깝지만 그래도 이렇게 곁에서 물심양면 도와드리는 의료진이 계시단 것에 큰 감동이 입니다.가족분들도 감사한 마음이 들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직장 동료분들도 멋지시네요~^^
그리고 남편분의 1주년 이벤트도 무척 감동입니다.이렇게 지친 하루일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갔는데 남편분의 따스한 마음이 감동스러웠겠어요.^^
건강 잘 챙기셔서 환자분들의 건강 책임지시는 일 거뜬히 잘 헤쳐 나가시길요♡

라로 2021-11-18 17:50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1년 장식을 화려하게 했습니다요. ㅎㅎㅎ 의료진이라는 것이 새삼스럽게 느껴지지만 더 좋은 간호사가 되려고 노력 해야겠다는 결심을 다시 하게 됐어요. 초심으로 돌아가자!! ㅎㅎㅎ

저희 병원이 작은 병원이라 그런지 동료애가 좋은 것 같아요. 큰 병원은 쌀벌하다고 하네요. 저는 여기서 그냥 계속~~~ ㅎㅎㅎ
남편이 아니라면 견디기 힘들 것 같아요. 이해해주고 배려해줘서 그나마 이만큼 할 수 있는 것이 아닌지, 이 늙은 나이에. ㅎㅎㅎ
고마와요. 책나무님도 늘 건강하기에요!!!

psyche 2021-11-18 17:28   좋아요 1 | URL
읽는 제가 다 가슴이 콩닥콩닥 뛰어요.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라로님. 병원이라는 곳이 별별 응급 상황이 다 일어나는 곳이니까요. 이번에는 처음이라 어쩔 줄 모르고 잘 못 알아듣고 그랬지만 이번 경험으로 크게 성장하셨을 거에요.
무엇보다 라로님 옆에서 라로님의 성장을 지켜보고 응원해주는 동료들이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요.
다시한 번 라로님 1주년 축하드립니다!

라로 2021-11-19 04:08   좋아요 0 | URL
저 정말 못 알아들어서 넘 당황하고 무섭고 막 그랬어요. ㅎㅎㅎ 그런데 하나를 잘 못 알아들으니까 그 다음엔 아무것도 안 들리더라구요. 당황하는 거 정말 기를 팍 죽이는 것 같아요. 암튼 의사들 오더 받는 거 완벽하게 해내면 그때 제가 진정한 홀로서기가 될 것 같은데,,,, 벽이 높네요. ㅎㅎㅎ 늘 변함없는 프님께 넘 감사합니다!
 

오랜만에 쓰는 간호일지.

일이 많아서 너무 바쁘고, 보너스 준다고 해서 엑스트라 시프트까지 해서 그랬는지 간호일지 쓴 것이 없구나. 좀 아까 오거서 님의 서재에서 CPR에 대한 글을 읽으니 우리 중환자실에서 CPR 두 번 하시고 살아나신 할아버지 생각이 났다. 87세에 연세도 많은 분이지만, 똭 봐도 기골이 장대한 할아버지였다. (과거 시제로 말하는 이유는 내가 할아버지를 간호한 지 이 주는 넘었기 때문이지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것은 아님) 

할아버지가 (백인) 우리 병원 중환자 실에 오게 된 연유는 정말 의료사고라고도 할 수 없고 아니라고도 할 수 없는,,,안타까운 경우였다. 할아버지는 집에서 워커를 이용해서 걸어다니셨는데 집에는 매일 간병인 같은 사람이 와서 할아버지의 수발을 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날 아침 워커를 이용해 걸으시다가 바닥에 깔린 카페트가 말리는 바람에 걸려 넘어지셔서 엉덩이를 다치고 머리를 다치셨다고 한다. 그런데 다행히 머리는 아무 이상이 없었다. 하지만 엉덩이 뼈와 왼쪽 팔을 다쳐서 수술을 하셨는데 특히 왼쪽 팔의 수술이 덧나서 문제가 생겼다.

문제가 생기려니 그렇게 된 것 같은데 수술한 팔에 염증이 생기기 시작하자 그게 걷잡을 수가 없게 되고, 패혈증으로 진행이 되기 시작했다. 처음에 패혈증 증상이 생겨서 우리 병원 응급실에 왔다가 맥이 안 잡혀서 CPR을 하게 되셨는데 CPR을 하는 과정에서 (여기서 오거서 님이 밑줄 그으신 것 인용)


CPR 전담 팀이 득달같이 달려와 가슴을 압박하고 심장에 충격을 주고 아드레날린을 주입하는 등 중단된 생명을 되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쏟는다. 소생술은 뼈를 으스러뜨릴 만큼 격렬하다. 의사들은 환자의 부활을 소망하며 생명의 기운이 모두 빠져나간 몸에 맹렬한 공격을 퍼붓는다. 하지만 애초에 헛된 소망일 경우, 즉 나이가 너무 많거나 상태가 너무 악화돼 심장이 다시 뛰어도 사람답게 살기 어려울 경우, 그들이 초래하는 결말은 예외 없이 추하고 잔인하다. 존엄이라곤 찾을 수 없다.


여기서 "소생술은 뼈를 으스러뜨릴 만큼 격렬하다."고 했는데 정말 그렇다. 기본적으로 얼마만큼 압박을 해야 심장에 그 힘이 전달되기 때문에 압박을 얕게 하면 기계가 더 하라는 경고를 준다. 그러니 깊게 세게 할 수 밖에 없다는. 어쨌든 그 과정에서 87살의 이 할아버지 가슴 뼈가 부러졌다. 그래도 소생 하셔서 우리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계셨다.


그런데 내가 맡게 된 날, 할아버지가 우리 중환자 실로 옮겨 온 지 2주가 거의 다 된 시점에, 오전 9시쯤 할아버지가 숨을 안 쉬고 맥박이 없어서 2번째 CPR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2번째에서도 역시 격렬한 CPR을 하니까 부러졌던 가슴 뼈가 더 많이 부러져서 내가 맡았을 때는 가슴 부분이 아주 심하게 움푹 들어가 있었다. 너무 안타까웠다. 더구나 이 할아버지가 정신이 있으셨을 때 우리 간호사들에게 얼마나 친절하고 젠틀 했는지 그 할아버지를 간호했던 간호사들이 눈물을 머금을 정도로 안타까워 했었다. 나는 CPR을 하고 소생 한 상태인 할아버지를 정성껏 간호한 것은 물론이고 또 숨을 안 쉬고 맥박이 없는 경우가 생길까 봐 할아버지 병실에서 거의 떠날 수가 없었고, 계속 해서 할아버지를 부르고 나를 쳐다보고 내 말을 듣도록 노력했었다. 


그날 밤에 할아버지(독신이라 본인의 가족은 없다)의 조카 딸과 조카 사위가 다른 주에서 페이스타임을 신청해왔다. 그 당시 할아버지의 맥박은 아주 높았고, 혈압은 아주 낮은 상태(이러가다 환자들의 맥박이 줄어들면서 죽게 되는 경우가 아주 많음)라서 마음의 준비를 할 것을 암시했었다. 그래서 조카와 조카 사위는 할아버지에게 계속 사랑한다는 말만 하고... 암튼, 그 순간 너무 슬펐었다.


그런데, 그날 이후로 할아버지의 의식이 돌아오기 시작했고, 결국 우리 중환자실에서 일주일을 더 계시다가 DOU라고 중환자실 밑 단계의 치료하는 곳으로 이동이 되셨다. 할아버지가 이동이 될 때 거의 모든 간호사들이 할아버지 주변을 둘러싸고 얼마나 좋아했는지 지금도 눈에 선 하다. 나도 그중 한 사람.


중환자실에서 죽어가는 사람들도 많지만, 이 할아버지처럼 좋아져서 가는 경우도 있는데, 간호사 경험 거의 일 년 중에 CPR 2번 받고 살아나가신 분은 처음이다. 대부분 첫 번째 CPR 받다가 죽는 경우가 70%니까. 30%는 살아난다고 해도 얼마 못 간다. 그래서 나는 CPR하는 거 완전 반대는 아니지만 (젊은 사람들은 희망이 있으니까) 나이 많이 들어서 CPR 받는 거 나는 반대다. 나도 더 늙으면 내 기록에 CPR하지 말라는 서류를 작성할 생각이다. 그것을 DNR 이라고 하는데 그 의미는 Do Not Resuscitate이라고 말 그대로 소생 시키지 말라는 의미이다. 그 DNR도 종류가 여러가지라서 DNR-DNI등등이 있는데 여기서 그런 얘기까지 할 건 아닌 것 같다.


어쨌든 누가 언제 왜 어떻게 될 지는 아무도 모른다. 좀 전에 남편이 그러는데 남편의 친구인 경찰인 사람이 내일 심장 절제 수술을 받는다고 한다. 건강해 보이고 정말 튼튼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가슴에 통증이 있어서 응급실에 갔더니 benign tumor라고 암처럼 다른 곳으로 전이되는 것은 아니지만, 더 커지고 있어서 절제를 해야 한다고 했단다. 


내가 간호사로서 생활하면서 느끼는 가장 큰 건강에 대한 팁이라고 한다면, 예방이다. 모든 것을 다 예방할 수는 없지만, 어디가 아프면 병원에 가기를. 병이 더 커지는 경우를 대비해서. 암튼, 그 할아버지 성이 영어로 너무 쉬운 단어라 지금도 기억이 나는데 (HIPAA로 성을 여기다 쓸 수는 없지만;;) CPR 두 번 받고 살아나셨으니 이제는 의료 서류에 DNR로 고치시기를 바란다. ^^;;


Bee Gees - Stayin' 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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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21-10-28 17:22   좋아요 5 | URL
헉. 너무 무섭네요. 가슴뼈가 ㅠㅠ 고통이 얼마나 클까요. 상상도 안 되지만. 살아나셔서 다행이에요. 울라로님 간호하는 모습이 왠지 생생하게 상상이 돼요. 눈에 선해요. 라로한테 천직이라는 생각 들어요 힘들지만 너무 잘하고 계시는 모습 막 상상되는 거 있죠. 친절하고도 단호한 태도로 자신감 있게 마구마구 멋지게 그런^^
진짜 에너지도 대단해야 할 듯. 건강!

라로 2021-10-29 09:57   좋아요 0 | URL
모든 사람이 다 가슴뼈가 부러지는 건 아닌데 87세의 노인분이라 아무리 기골이 장대해도 부러진 것 같아요. 삶의 현장은 냉정하네요.ㅜㅜ 저는 가호사 되길 너무 잘 한 것 같아요. 제게 어울리는 건 모르겠는데 많은 것을 배워요. 꿈도 커지고,,,^^;;;; 좋은 말씀 해주셔서 오늘 일하러 가는데 힘이 될 것 같아요~~~!!😍🥰😘

오거서 2021-10-28 17:41   좋아요 4 | URL
CPR 은 인간 존엄을 떨어뜨린다는 글을 이미 읽어서 그런지 라로님의 활약이 돋보이는 것 같아요 ㅎㅎㅎ 라로님 받으세요, 양손 엄지척!!

라로 2021-10-29 09:59   좋아요 1 | URL
제 활약은 없는데~~~ 좋게 봐주시니 몸둘바를,,,^^;;; CPR은 주로 남자들이 하고 저희 간호사들은 약주입과 기록을 주로 해요,,, 지금까지 CPR 가장 오래 한 건 1시간이나 되었는데 그분은 가슴뼈도 부러졌지만, 결국 돌아가셨죠... CPR하는 거 보게되는 코드 블루는 그래서 두렵습니다.ㅠㅠ

오거서 2021-10-29 12:08   좋아요 0 | URL
CPR 후에 환자의 손을 살며시 잡아주는 것이 존엄과 건강 회복에 크게 도움된다고 하는데 라로님이 그런 역할을 잘 하실 것 같아요. ^^

책읽는나무 2021-10-28 17:49   좋아요 5 | URL
헉헉....긴박한 상황!!!ㅜㅜ
그래도 다행입니다.할아버지 소생 하셔서요.
라로님 정말 대단한 일을 하고 계십니다.
보너스 더 많이 받으셔야 할텐데요~
읽으면서 16 년 전 친정아버지 심근경색으로 심정지 와서 CPR 받으셨던 때가 생각 나 조금 아찔 했네요ㅜㅜ
암튼 우리 라로님!!!!
좀 더 힘내 주세요^^

라로 2021-10-29 10:01   좋아요 1 | URL
아!! 책나무님 아버님도 CPR을 하셨군요!! 옆에서 지켜보는 가족의 심정이 어땠을지....ㅠㅠ
아버님도 고생 많으셨고, 가족들도....
늦었지만, 심심한 위로를 전합니다.ㅠㅠ
할아버지는 어떻게 지내실지 가끔 생각해요. 정말 대단한 경우라서요.
기본 건강이 그러고보면 중요해요, 생명에 운을 논하긴 그렇지만,,,
운도 아니 타이밍도 엄청 중요한 것 같아요.
오늘부터 3일간 연속으로 일합니다.
그동안 너무 많이 놀았어요.ㅎㅎㅎ
알라딘에 매일 글도 올리고,,ㅎㅎㅎㅎㅎㅎ
제가 알라딘에 글 올리는 날은 일 안 하는 날;;;;;
 

한국에서 구글을 사용하면 어떤 구글 두들이 뜨는 지 궁금하다. 혹 친절하신 분이 계시다면 어떤 것이 뜨는 지 올려주시면 감솨~.^^

미국에서 구글을 열면 이 두들이 나온다. 주지사 투표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해서 구글을 열었다가 봤다. 주지사는 쫓겨나지 않게 된 것 같아 일단 기쁘다.


두들 밑에는 내 구글 세팅. 내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사이트의 아이콘들. 알라딘은 없네?ㅎㅎㅎㅎ


이분은 Dr. Ildaura Murillo-Rohde. Hispanic Heritage Month의 일환으로 이분이 구글 두들에 올라온 것이다.

동영상이 여러 개 올라왔는데 다른 것은 발음을 알아듣기가 좀 그렇고, 그나마 이것이 가장 무난한 듯해서 퍼 옴.


1920년에 태어난 닥터 뮤리오 로드는 파나마인인데 뉴욕대학에서 간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결국엔 간호계 최고의 영예인 FAAN의 멤버가 되었다. 부럽다. 우리나라 출신 간호사들 중에 FAAN의 일원이 있는지 잘 모르지만, 내가 자주 포스팅했던 남자 간호사 데이비드 샘이 미래에 FAAN의 회원이 되지 않을까? 그런 추측을 해본다. 그분의 행적을 쫓아가다 보면 분명 그렇게 될 것이란 느낌적 느낌이 온다. (데이비드 샘 늘 응원하는 라로!!ㅋㅋㅋ)














젊은 나이에 얼마나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지 정말 입이 안 다물어지시는 분이다. 현재 간호학 박사 학위를 University of Pennsylvania 라는 아이비 리그 대학 중 하나인 대학에서 하고 있다. 나의 롤 모델이라고도 할 수 있다. 나는 그분처럼 행동으로 하지는 않고 말로만 열심히 해야지 하는 사람이라서 아직 이 모양이긴 하지만, 데이비드 샘의 성취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간호계에 있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다른 사람들은 알기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이 분이 처음 미국에 와서 가정 간호를 했을 때 있었던 일을 네이버 블로그에 포스팅한 것을 읽은 적이 있는데, 사실 그거 읽고 완전 데이비드 쌤의 팬이 되었다. 나는 이 분이 처음부터 모든 것이 다 준비되어 탄탄대로를 달리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그 이야기를 읽고 그게 아니란 것을 알았다.


나도 간호사가 된 지 거의 1년이 다 되어가지만, 여전히 실수를 많이 하고 가끔은 간이 철렁인지 덜컹인지 하는 순간들이 있다. 지난주에도 있었다. nimbex라는 전신마비 시키는 약을 환자에게 주던 날이다. 지금도 그 생각만 하면 등에 소름이 쫘악~.ㅠㅠ 나는 그날 내 간호사 라이센스 뺏기는 줄 알았는데 무사히 넘어갔다. 데이비드 쌤도 가정집에서 간호사로 일하면서 환자가 갑자기 입에서 피가 나오고,,,울면서 CPR 하면서 울면서 911에 전화하고,,,그런 에피소드(라고 말하긴 그렇지만)를 겪었기 때문에 지금의 그가 있는 것이 아닌지. 나도 거기에 묻어가며, 잘한 것보다 실수하고 고생한 일들이 나를 더 성장하게 한다는 것이 조금씩 느껴진다. 아무튼 이제 nimbex 약은 잘 조절할 자신이 있다!!^^;


나이가 많아서 그런가? 요즘은 그냥 슬렁슬렁 살고 싶다는 생각이 뭔가를 해보고 싶은 생각을 앞서가려고 한다. 공부 그만하고 적당하게 일하면서 적당하게 돈 벌고 적당히 살다가 적당한 날에 죽고;; 응응 그런 생각이 많아진다. 하지만, 가끔씩 이런 구글 두들을 본다거나 데이비스 쌤 같은 분이 올리는 포스팅을 읽는다거나 하면 다시 정신 차리고 열심히 하자,,가 되긴 하는데,, 문제는 예전처럼 약발이 오래 안 간다는 사실. nimbex와 같은 극약 처분이 필요한 거니, 라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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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1-09-15 17:44   좋아요 2 | URL
친조카같은, 친구의 예쁜딸 꿈이 간호사에요추석에 이 책을 선물해야겠어요 *^^*

라로 2021-09-15 18:03   좋아요 2 | URL
이 책 추천이요!! 제가 간호사들이 쓴 책 몇 권 사서 읽어봤는데 이 책이 군계일학이랄까용??^^;;
 

그러니까 나는 지난 주 너무 힘들었다. 간호사가 된 이후로, 아니 오리엔테이션이 끝난 이후로 거의 매일 '너무 힘들다'를 달고 살았긴 했지만, 지난 주는 다른 사람 앞에서 눈물을 보일 만큼 힘들었었다. 그전에도 눈물이 글썽하려고 한 적은 있지만, 눈물이 막 떨어진 적은 처음이었다.


코로나 환자를 보게 되었다는 글은 저번에 올렸는데 그 환자들이 별로 힘들지 않아서 나는 그다음 날 코로나 환자를 돌 볼 순번이 아니지만, 비교적 쉬운 환자들이고 더구나 한 번 돌본 환자들이니 더 수월하겠지라는 꿍꿍이를 담고서 그 다음 날 저녁 간호사들의 환자를 지정하는 차지 간호사에게 같은 환자들을 맡고 싶다고 했었다. 그 글은 여기 클릭


그랬는데 아직 초짜인 나는 중환자실의 환자들이 아무리 경미해 보여도 중환자실로 온 이유가 있으며, 그 사람들의 컨디션은 하루하루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모르고 혼자 헛발질을 한 것이었다. 그 환자들은 그날 밤 정말 나를 난리부르스를 추게 만들었다는.ㅠㅠ 1번 2번 환자라고 하자. 1번 환자는 여자 환자인데 내가 가니까 갑자기 sedation을 하고 있었다. 환자가 기관 삽입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산소포화도가 나아지지 않고 더구나 완전히 깨어 있으니까 낮 동안 의사가 fully sedation하라는 오더를 줬다. 그런데 프로포폴이라는 약이 그 환자와 잘 맞지 않았는지 올리면 환자의 심장박동과 혈압이 바로 떨어지고, 약을 내리면 환자가 바로 깨어나고. 아 놔~. 어쩌라고.ㅠㅠ 더구나 밤이라 의사와 통화하기 넘 힘들어서 다른 약을 처방해 달라고 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더더구나 그 환자의 의사는 전화해도 안 받는 것으로 유명하고. 나는 계속 약을 올렸다 내렸다 하고 있었다.


그리고 2번 환자. 이 사람은 vapotherm이라는 것을 하고 있었다. 67세인데 운동을 많이 했는지 몸에 군살도 없이 잘 다듬었고, 랩탑까지 가져와서 일을 하고 있을 정도로 쌩쌩해 보였는데 내가 맡고 나서부터 산소 포화도가 막 내려가.ㅠㅠ 의식이 있는 환자라서 그전에 이것저것 시키는 것도 많았는데 궁금한 것도 많아서 질문도 많아. 한번 그 환자의 방에 들어가서 다 도와주고 나가려고 하면 다시 불러서 가운을 벗었다 입었다 하기를 몇 번이나 할 정도. 그런데 산소 포화도가 내려가니까 이 사람이 기관 삽입을 하게 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예전에 한 환자가 BiPAP을 썼다가 그날로 기관 삽입하고 그 다음날 죽었다는 글을 쓴 적이 있다)이 앞서서 그 환자방의 창문 앞에다 내 컴퓨터를 가져다 놓고 일을 했다.


아, 정말 두 환자의 방이 옆에 붙어 있는 것도 아니라서 왔다리갔다리,,,그 와중에 그날 임시 차지널스였던 A에게 잔소리 듣고. 그래서 A에게, "내가 정말 중환자실 간호사로 자격이 없나 봐. 나같이 바보 같은 사람이 무슨 중환자실 간호사야!"이러면서 너 솔직히 나에 대한 평가를 해봐바,, 이러면서 얘기하다가 A가 하는 얘기 (좋은 얘기였음, 나를 칭찬하는-이건 다음에)를 들으면서 지난 세월(거의 8개월)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가면서 상처받아 팍삭 늙은 내 자신이 애처롭고,,, 내 자신에 다시 감정이입이 되어 눈물이 뚝뚝. 결국 A가 15분 쉬고 오라고. 쉬면서 눈물 닦고 다시 더 열심히 하자 결심하고 돌아와서 일을 잘 하고 있었는데 새벽 5시 30분에 2번째 환자의 배에 주사를 놔야 했다. 하지만, 2시간 정도 후면 임무 교대가 될 텐데 할 일이 너무 밀려있어서 마음이 조급했다. 그래서 사고를 냈다. 환자의 배에 주사를 주고 내 엄지손가락을 그 바늘로 찌른 것. 것도 세게 찔러서 깊숙이 박혔다. 환자의 방에서는 표시를 안 내고 밖에 나와서 장갑을 벗어보니 피가 나고 있었다. 얼른 알코홀 스왑으로 계속 닦아 주면서 피를 짰다. 그리고 이건 사고기 때문에 차지 널스에게 보고를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할까? 약간 갈등하다가 아무래도 마음의 평화를 위해서 보고를 해야 할 것 같아서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A는 손가락 그만 짜고 얼른 밴드에이드 붙이고 하우스 수퍼바이저의 방으로 가서 피검사받으라고.


절차대로 간호사가 어떤 사유든 바늘에 찔리면, 더구나 환자에게 주사 같은 것을 놓은 후 바늘에 찔리면 간호사의 혈액을 채취하고 환자의 피를 채취해서 베이스라인을 확인해야 한다. 환자가 에이즈나 다른 혈액으로 전염이 되는 병을 갖고 있는지 확인을 해야 하니까. 나는 좀 무섭긴 했지만, 내가 읽은 2번 환자의 기록에는 고혈압과 코비드-19 이외의 질환은 없다고 읽은 것 같아서 일단 마음을 편하게 먹자고 다짐했다. 그리고 그제께 피검사 결과도 알아볼 겸 이번 일로 제출해야 하는 서류가 넘 많은데 그거 제출하러 직원의료실에 갔다가 그 환자에게 C형 간염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ㅠㅠㅠㅠㅠㅠ 그 환자도 자신이 C형 간염 환자라는 것을 몰랐다고 한다. 젠장.


그런데 <펠리시아의 여정>에 이 부분을 읽고 있자니 그날의 공포가 다시 되살아났다.


그런데 손가락을 표백제에 담그라니!@@


어쨌든, 나는 이 일로 앞으로 2달마다 혈액을 채취해서 C형 간염의 감염 여부를 6개월까지 받아야 한다. 6개월이 지나면 더 이상 검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 괴롭지만, 마음의 평화를 위하여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니 감수해야지. 그리고 앞으로 주사기를 사용할 때 더욱 조심하고 더더욱 조심해야지. 아무튼 간호사는 이런 것과 다른 많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한 간호사는 며칠 전 환자에게 맞기도 했다.(나도 맞은 적 두어 번 있는데 할머니들이라서 아프거나 보고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운이 나쁘면 보고해야 할 정도로 상처를 입는 경우도 있다.) 간호사가 된 것은 여전히 잘 했다고 생각하지만, 간호사들이 이런 위험에 노출되는 상황이 점점 줄어들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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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1-08-31 14:12   좋아요 3 | URL
ER드라마 보눈 것 처럼 읽었어요 ㅠㅠ 저도 모르게 막 긴장하면서~ 많이 놀라셨겠어요. 간호사분들옆엔 위험요소가 정말 많네요. 주사에 찔리면 정말 두려울 것 같아요. 별탈없으실거라고 믿습니다 !

라로 2021-09-01 07:02   좋아요 1 | URL
두려웠어요.ㅎㅎㅎㅎㅎㅎ 환자가 별 히스토리가 없는데 보고를 해 말어? 거기서 좀 고민했어요.
그런데 멀쩡해 보이는 사람도 이런 비밀스러운 병이 있었다니 좀 놀랐어요. 그리고 보고하기 잘했다고 생각하고요.
간호는 정말 어떤 사람을 만날지 모르니까 늘 위험에 준비해야 할 거 같아요.
직원의료실 사람이 별 이상 없을 것 같다고 하는데 마음의 평화를 위해서,,ㅎㅎㅎ
고마와요!!!^^

난티나무 2021-08-31 15:46   좋아요 4 | URL
아이코.ㅠㅠ 별일 없을 거예요. 라고 말해도 별 위로가 안 되겠죠.^^;;; 저도 가끔 걱정이 있을 때 그렇게 말하곤 하는데 위안이 안 되더라고요. ㅠㅠ
마음만 놓고 가요 ~~

라로 2021-09-01 07:23   좋아요 0 | URL
저도 별일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C형 감염은 약이 있어서 치료도 되고요, 만에 하나,,^^;; 아니요! 위로됩니다!! 고마와요, 마음 젤 좋아요. 난티님!!^^

바람돌이 2021-08-31 16:31   좋아요 5 | URL
아 라로님. 진짜 토닥토닥요
정말 하고싶은 꿈이라서 가진 직업도 결국 사람 사는 일이라 쉬운 일이 하나도 없지요. 하지만 곧 또 나를 업시키고 충전시켜주는 상황이 발생해서 그만 두지도 못하고 무한반복. ㅠㅠ
2년전에 제가 1년 내도록 아침마다 출근하기 싫어서 나 아플래 나 그만둘 래 노래를 부르다가 도살장 가는 기분으로 출근했어요. 나름 위기였고 맘이 힘들었던 시기였던거같은데 결국 그 또한 지나가더라구요. 힘내세요.

라로 2021-09-01 08:46   좋아요 1 | URL
정말 딱 꼬집어 말씀해주셨어요, 넘 정리가 잘 되는!!!^^
바람돌이님은 그렇게 오래 일하셨는데 2년 전에 그런 상황이셨다니 정말 인내심 짱이세요!! 무한 존경!!!
모든게 다 지나가고, 지나가고 나면 그때 극단적으로 하지 않은 것을 잘 했다고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고마와요,,,초짜라 일이 많네요.^^;;;

2021-08-31 16: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9-01 07: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8-31 18: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9-01 07: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새파랑 2021-08-31 18:29   좋아요 5 | URL
간호사 일은 정말 힘든것 같아요. 라로님 힘내세요. 그래도 라로님 같은 분이 있어어 다행~!! 별일 없ㅇㄷ시길 바랍니다~!!

라로 2021-09-01 07:30   좋아요 2 | URL
고마와요, 늙어서 간호사가 되어 일이 많네요.ㅎㅎㅎ
사실 주변 사람들도 저 같은 동료 힘들 것 같아요.ㅠㅠ
젊은 사람들에게 미안하지만 민폐 안 끼치려고 더 열심히 해야죠!!^^
고마와요, 새파랑님!!!^^

붕붕툐툐 2021-08-31 23:02   좋아요 4 | URL
라로님! 건강한 라로님 면역체계가 다 막아줄 거라 굳게 믿어요!🙏 평안하시길!

라로 2021-09-01 07:31   좋아요 3 | URL
저도 툐툐님과 같은 믿음을 갖고 있어요!!! 마음의 평화를~~~.^^
고마와요!!!^^

psyche 2021-09-01 12:22   좋아요 1 | URL
들은 이야기인데도 글로 또 읽으니 가슴이 막 쿵쾅쿵쾅. 생각한 것 보다 더 위험한 일들이 많네요. 다시 한 번 라로님과 간호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라로님 별일 없으실 거에요. 제가 여기서 좋은 기운 팍팍 보냅니다!

라로 2021-09-01 13:24   좋아요 0 | URL
침뱉는 환자들도 있고 별별 환자가 많더라고요. ㅠㅠ 알고 시작한 일은 아니지만, 모든 직업엔 그에 따르는 위험이 있는 것 같아요. 정도의 차이지만. 맞는 의사도 있어요. 제가 아는 의사는 환자 주사 놓고 (저같은 쬐끄만 거 아니고 본메로 추출하는 주사같은 거) 에 무수히 찔렸다면서 저보고 괜찮을 거라고. ㅎㅎㅎ 샌디에고에서 보내주시는 기운 덕분에 늘 별일 없을 것 같은 느낌적 느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