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기 전에는 가급적이면 스포일러를 안 읽으려고 하는 편이다. 아마 다른 책벌레들도 마찬가지일 것 같은데. 그래서 책소개를 안 읽고 책을 사는 경우가 책소개를 읽고 사는 경우보다 훨씬 많다. 


최근에 읽었던 놀랍고 기이한 책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길 멈출 때>도 책을 살 때 소개도 읽지 않고 샀다. 다 읽은 지금 다시 그 책의 책 소개/주문 페이지로 다시 가서 작가의 말을 봤다.

벤자민 라바투트가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히며 (나 혼자 생각인가?) 차기작은 이세돌에 대한 책이라고 하니까 갑자기 너무 궁금하다. 인공지능과 싸웠던 것을 쓰는 것인가? 그는 그 책을 쓰기 위해서 이세돌과도 인터뷰를 했겠구나. 그럼 이세돌은 이미 알고 있었겠네, 자기 이야기가 책으로 나올 것이라는 것을?


나는 바둑은 아는 것이 없지만, 어려서부터 오목을 무척 좋아했다. 한때 별명이 오목의 여왕이었는데, 이제는 오목도 안 한 지 너무 오래되니까 잘 할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얼핏 든다. 아이들을 낳고 아이들을 키우면서 안 하게 된 것이 참 많기도 하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도 하게 된 나를 본다. 어쨌든 바둑 1도 모르지만, 벤자민 라바투트가 쓴 글이라면 분명 흥미진진할 것 같아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그나저나 나는 나에 대한 글을 써야 하는데, 솔직히 할 얘기가 1도 없다. 나는 어떻게 살아왔기에 도대체 자신에 대해서 할 얘기가 하나도 없지? 어쩌면 좋지? 나에 대한 얘기로 4000자를 써야 하는데. 휴우


이렇게 걱정만 하다가 하루가 또 갔다. 내일은 일하는 날이니까 내 생각은 할 수 없겠다. 나는 왜 이렇게 하찮을까?라는 생각은 이제 그만하자. 지겹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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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행열반인 2022-12-20 21: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니 그 생각 저만 지겹게 하는 게 아니었군요….ㅋㅋㅋㅋㅋㅋㅋㅋ

라로 2022-12-21 14:28   좋아요 2 | URL
아 그렇습니까!! 감사합니다, 저 혼자 그러는 것이 아니었군요!!^^

psyche 2022-12-23 04: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라로님이 하찮으시다면 하찮지 않은 사람이 어지 있을까요? 라로님 정말 대단하신 분이에요. 사람에게 영감과 용기를 주는!

라로 2022-12-24 18:52   좋아요 0 | URL
아~ 아닌데요,,ㅠㅠ 프님께선 언제나 절 너무 좋게 봐주시니까 실망하실까봐 좀 두렵;;; 저보다 프님이 훨씬 멋지고 훌륭하세요!! 저는 프님을 닮고 싶어요. 진심 부럽고 리스펙트!!
 














이 책은 정말 멋진 책이다. 그런데 기억의집 님 말고는 별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아마도 인터뷰집이다 보니 자세한 과학적인 이야기도 나오지 않고, 과학자도 여러 명이다 보니까 깊이 들어가지 못하는 단점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을 통해서 지금까지 내가 아는 것이 어쩜 이리도 없는지 더욱 실감하고 있다. 


많은 과학자들이 과학 소설을 많이 읽으라고 권장한다. 


과학은 과학 소설에 영향을 준다. 과학 소설 또한 과학이 만들 미래를 앞서 보여 주면서 과학자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어릴 때부터 나도 과학 소설을 즐겨 읽었다. - P228


과학은 과학 소설에 영향을 주고 과학 소설은 또 과학에 많은 영향을 준다. 자라나는 아이들이 과학 소설을 많이 읽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겠지만, 한국의 작가들도 과학 소설을 많이 썼으면 좋겠다. 최근에 읽었던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길 멈출 때>도 아주 흥미진진한 작품이었다. 이런 방식으로 세상을 볼 수도 있구나 싶은 것이, 마르케스의 <백년 동안의 고독>의 현대판을 읽는 듯한 흥분도 느꼈다. 남미 작가라서 그런가? 싶기도 했고.


어쨌든 아직도 읽고 있는 김연수 작가의 <이토록 평범한 미래>도 그런 면으로 좋다.

미래를 기억하는 일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왜 그렇게 말하는지 이해가 되기 시작한다. 김연수 작가의 팬이 아니라서 그의 책은 읽은 것이 별로 없었다. 오죽했으면 누구나의 집에 다 있을 것 같은 <청춘의 문장들>이 젤로 좋다고 했;;;;


앞으로 읽을 책이 더 많아 진 나의 미래를 축복한다. ^^;






새로운 것에 담긴 의미를 더 많이 신뢰하기. 인간이 하는 일에 더 많은 신뢰 보내기. 낯선 것과 미지의 것에 마음 열기. - P221

<과학자들의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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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쉬 2022-12-21 09: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읽을 책이 더 많아진 나의 미래를 축복한다!!!
아하하. 우리는 매일 엄청난 축복을 받고 있네요. 라로님 덕분에 읽을 책이 더 많아졌으니!

라로 2022-12-21 14:29   좋아요 0 | URL
애쉬님!! 넘 오랜만이 아닌가요??
넘 반갑습니다!! 아이(들)은 많이 컸죠??^^;;

애쉬 2022-12-21 2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댓글은 오랫만이지만, 항상 라로님 글 잘 보고 있습니다 ^^ 저도 아이들도 모두 잘 지내고 있지요. 전 너무 잘 지내서 무척 게을러졌어요. 항상 부지런히 읽고 쓰고 있는 라로님 보면서 늘 응원받고 있습니다!!
 

딸아이가 와 있는데 오늘 새벽 화장실이 막혀 물이 넘쳐흘러서 집안에 물난리가 났다. 오래된 집이라 그런 거라고 욕을 욕을 했는데 plumber가 와서 카메라로 보여주는데 그렇게 된 이유는 나무뿌리 때문이었다!!! 아 놔~~~ 사랑하는 나무님 왜요??😢😢😢

나무뿌리에도 꿈쩍없는 파이프로 바꾸는데 $8,000이라고 한다. 어쩔 수 없이 계약을 했지. 이런 게 날벼락이다. 딸아이는 화장실에 휴지통이 있었는데도 자기가 변기에 휴지를 버려서 그런 줄 알고 죄책감이 들었는지 나중에 나에게 비밀스럽게 자기가 휴지를 두 번 버렸다고 했다. 아 놔~~~. 깨알 같은 웃음을 안겨준 딸. ㅎㅎㅎㅎ

암튼, $8,000이 애 이름은 아니지만 저금한 돈은 이럴 때 쓰라고 있는 것이니까. 해든이 크리스마스 선물로 모니터랑 좋은 책상 의자랑 사주려고 했는데 물 건너 갔다. 딸과 큰아들에게도 주려고 생각한 크리스마스 선물도 역시 물건너 갔다. 시큐어 한 파이프를 위해서 우리는 모두 희생하기로 결연하게 다짐을. 아 어찌 우리 잊으리 2022년 12월 11일!!!

내일 오크 글렌에 가려고 했는데 갈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다. 새벽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잠깐 멈췄지만, 내일 비 올 확률이 70%라고 하니까 분명 올 거다. 비를 사랑하지만 딸이 왔는데… 비정한 12월이여!!!

반전은 비가 온 것인가? 물이 넘친 것인가? 나무뿌리가 파이프에 파고 든 것인가? 팔천불이 있었다는 것인가? 아니면 다 괜찮다고 생각하기로 한 것인가?

“과거는 자신이 이미 겪은 일이기 때문에 충분히 상상할 수 있는데, 미래는 가능성으로만 존재할 뿐이라 조금도 상상할 수 없다는 것. 그런 생각에 인간의 비극이 깃들지요.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것은 과거가 아니라 오히려 미래입니다.” P- 74 <이토록 평범한 미래> 중

“정작 나 자신의 시간은 허비하고 있었다.” - 28 <쇼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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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혜윰 2022-12-12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무뿌리가 어째서요?????

라로 2022-12-12 14:22   좋아요 1 | URL
나무뿌리가 파이프 안으로 파고 들었어요.

그렇게혜윰 2022-12-12 14:23   좋아요 0 | URL
어머 그러기도 하는군요^^;;;;;; 암요 나무는 죄가 없죠 ㅠㅠ

라로 2022-12-12 18:10   좋아요 0 | URL
네, 저희는 단독주택에 사니까 나무가 많이 있고 그 나무들의 뿌리가 파이프를 깨고 들어가거나 막 그래요. 나무가 무슨 죄겠어요.ㅠㅠ

기억의집 2022-12-12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사하려면 고생하시겠어요. 그 동안 화장실 못 쓰나요?

라로 2022-12-13 14:52   좋아요 0 | URL
아니요, 어제 이미 그 문제는 공사하시는 분이 해결했고, 파이프 교체 공사가 남았어요. 정말 하수구 역류,,, 괴롭습니다요.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2-12-13 00: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가 사는 곳도 지하주차장이랑 하수도관이랑 나무뿌리가 파고든다고 아름드리 버드나무 메타세콰이어 등등 다 잘라버렸어요ㅠㅠ 나무는 좋지만 일층 세대가 파이프 파손 역류 이런 걸로 난리난다더라구요…

라로 2022-12-13 14:51   좋아요 2 | URL
그러니까요!! 저희도 그래서 이번에 대공사를 하게 되었어요. 하지만 저희는 나무를 자르지는 않고 파이프를 갈고 파이프를 위협하는 뿌리는 자르는 것으로 해결하기로 했어요. 저희집이 거의 50년 역사(?)인데 그동안 함께 했던 나무들이라,, 그리고 이번에 바꾸는 파이프는 단단하다고 하니까...ㅠㅠ

치니 2022-12-13 21: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저 이 글 너무 좋아요. 셰익스피어 풍이랄까!?
8천불 땜에 속상하실 텐데 웃어서 죄송하지만 근데 글이 마치 짧은 단편 같고 너무 재밌어서요. 🤣

라로 2022-12-14 14:30   좋아요 0 | URL
ㅎㅎㅎ 치니에게 이런 칭찬을 듣다닛!!! ㅎㅎㅎ 8천불이 반전이야,, 그 돈이 있다니,,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psyche 2022-12-19 08: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무 뿌리 ㅜㅜ 저희도 그 걱정에 마당에 있는 나무를 다 베어버렸어요. 덕분에 마당이 아주 썰렁합니다. ㅜㅜ

라로 2022-12-20 12:07   좋아요 0 | URL
플러머가 그러는데요 나무 뿌리가 물을 귀신같이 찾는데요,, 우리집 나무 뿌리 없앴다고 다 되는게 아니라고 하네요. 저희 옆집의 나무뿌리까지,,, 6ft 밑에 파이프를 두는 게 법인데 그 밑까지 뿌리가 물을 찾아 온다고 해요. 대단하죠.
 

떡볶이가 먹고 싶었다. 내가 만든 거 말고. 처음으로 떡볶이 파는 집을 검색하니까 엽떡이 나와서 사러 왔는데 떡볶이 주문하는 것이 이렇게 어려울줄이야!! 아 놔~~~.

얼마나 매운 것을 먹고 싶냐고 했는데 엑스트라 마일드를 주문하라고 해서 나 매운 거 잘 먹은 아줌마거든요. 했더니 엑스트라 마일드를 주문하라고 해서. 마일드가 무슨 매운 거에요? 마일드 매우면 와 이름을 마일드로 해요? 했더니 원래 그렇단다. 아 웃겨. 마일드만 먹어도 속버린다고. ㅎㅎㅎ

그래서 처음으로 엑스트라 마일드를 주문하고 기다리고 있다. 집에 가서 먹으려고. 근데 떡볶이가 $24이야!!! @@ 김말이 이런 것도 안 넣고 그냥 떡볶이와 오뎅이 다인데!! 심하다. 나 너무 늙었나??😅😅😅

낮에 집에 있으면서 크리스마스 트리에 달려있던 우리 N군이 4개월(?) 정도 되었을 때 찍었던 사진이 보여서 사진을 찍어봤다. 머리숱이 얼마나 많은 아기였는지!!! 아기 🙉 처럼 보여. 아 놔~~~~

예전엔 파마를 2개월에 한 번씩 했는데 요즘은 4개월에 한 번 정도 하는 것 같다. 방금 파마하고 집에 가는 길에 떡볶이가 먹고 싶어서 검색해서 엽떡에 온 것이다. 배고프다. 백인이 한 명 주문해서 먹고 있는데 맵기는 매운가 보다. 물을 계속 마시고 있다는. ㅋㅋ

요즘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그런가? 매운 음식이 갈수록 매워지는 것 같다.

4시간 정도 <과학자들의 초상화>를 읽었는데 겨우 과학자 2사람의 인터뷰를 읽었다. 내 읽는 속도가 완전 거북이구나!!!ㅠㅠ 아침에는 <빌레뜨 1>을 읽었는데 거의 150페이지에 루시의 이름이 나왔다. 유부만두 님 글을 읽어보니까 잘 모르지만 루시가 주인공 같아. 암튼 은근 재밌는 책이다.

이 글은 엽떡에서 쓰고 방금 가져와서 열었는데 정말 매워보인다!!@@ 이게 엑스트라 마일드라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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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2-12-08 14: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다락방의 미친 여자” 읽기 전엔 “빌레트”가 주인공 이름인줄 알았어요;;;;

다락방 2022-12-08 15:06   좋아요 2 | URL
헉! 빌레뜨가 주인공 이름이 아니었단 말인가요? 아.. 이것을 레베카 같은 것이로군요..

라로 2022-12-08 16:31   좋아요 1 | URL
저는 책 소개를 보고 프랑스의 어느 지역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루시의 이름이 안 나와서 답답했어요. 처음엔 폴리나가 주인공인가? 했거든요. 겨우 6살 아이가 그랬다니, 근데 다시 생각해 보니 그런 아이를 본 기억이 나는 것 같아요. 근데 폴리나 다시 나오나요?? 그럴 것 같은 느낌적 느낌!!😅

책읽는나무 2022-12-08 23:53   좋아요 0 | URL
저도 빌레뜨 당연히 주인공 이름인 줄 알고 읽었다는...
소도시 이름이래서 오잉? 했었죠ㅋㅋㅋ
라로님 추리가???
와...👍👍
폴리나는 아직 못봤는데 좀 비슷한 부분이 있어요.
스포라서 더이상 말하진 않겠습니다^^

다락방 2022-12-08 15: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라로 님, 엽떡 후기 부탁드립니다. 어떠셨어요? 많이 매우셨나요?
한국에서도 엽떡 엄청 비싸요. 엽떡이 비싼 떡볶이의 시발점이라 해도 틀리지 않을텐데 그 후로는 죄다 비싼 떡볶이들만 생겨나요. 물론 이건 배달앱 때문에 그런것도 있지만요. 배달앱에서는 최소주문가능 금액 같은게 있거든요. 그거 맞추려면 혼자서 먹기엔 지나치게 많은 양과 비싼 가격을 지불해야 해요 ㅠㅠ

라로 2022-12-08 16:48   좋아요 1 | URL
엽떡의 첫 맛은 라면스프 같은 맛이었은데국물이 너무 기름지고 쌀이 덜 섞인 떡인 것 같아요. 저는 엑스트라마일드를 시켜서 그렇게 맵지는 않았어요. 다락방님 설명을 들으니까 그 구조가 이해가 되네요. 여기는 너무 지역이 넓어서 배달이 되긴 하지만 저희 동네까지는 안 되니… 어쨌던 3명은 같이 먹을 양이어서 저처럼 혼자 주로 먹는 사람은 좀 질리네요. 😅

레삭매냐 2022-12-08 16: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뭔놈의 떡볶이가 24달러
랍니까.

하긴 아주 오래 전에 10달러
짜리 짜장면 보고 식겁하긴
했지만요.

물건너 가면 다 비싸지는
아이러니라.

라로 2022-12-08 16:36   좋아요 2 | URL
저도 너무 놀랐어요. ㅎㅎㅎ 그래서
주문할 때 1인분은 얼마냐고 물었;;;
요즘 짜장면 $10짜리 없어요. ㅠㅠ
저번에 엔군이랑 짜장면먹으러 갔을 때
$14.95 하더군요. 😮😮😮
물건너 가면 다 비싸지는 거 언제 끝날까요??

책읽는나무 2022-12-08 23: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국에도 엽떡이????ㅋㅋㅋ
나중엔 응떡도 있겠군요? 응급실 떡볶이요.
매워서 응급실 간다고 이름이 그렇다네요? 😡😡 ㅋㅋ
요즘 떡볶이 엄청 비싸요. 저도 깜놀했어요.
야채 하나도 없이...저도 애들이 시킨 엽떡, 응떡 보고 어이가 없었던..ㅜㅜ
매워서 결국 3분의 1은 맨날 버리고...그래서인지 한참 시켜먹더니 요즘은 안시켜 먹네요^^
요즘은 할매 떡볶이라고 옛날 우리가 먹던 스타일의 떡볶이 스타일로 돌아와 먹기 시작했어요.

라로 2022-12-09 13:31   좋아요 0 | URL
ㅎㅎㅎ 응떡이라뇨!! 와 진짜 못살겠다.ㅋㅋㅋ
정말 저도 놀랐어요!! $24이면 한국돈으로 거의 3만원입니다,,
그거면 삼겹살 사먹을 수 있는 돈 아닌가요??^^;;
근데 어떤 떡일지 궁금해요. 응떡,, 왜 응??^^;;
매운거 잘 먹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직원이 도와줘서 시킨 엑스트라 마일드가 제 입엔
딱 맞더라구요.^^;;
1/3을 매번 버린다니 넘 아까와요,,ㅠㅠ
할매 떡볶이가 젤이야요!!

psyche 2022-12-19 08: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엽떡 엄청 맵지 않나요? 전 맵찔이라 먹어볼 생각도 못해요.
그리고 아기 N군 너무 귀여워요!

라로 2022-12-20 12:12   좋아요 0 | URL
그게 맛의 단계가 있어요. 엄청 매운 것은 속을 버릴 정도라고 하는데 저희가 먹은 건 괜찮았어요. 엑스트라 마일드 맛!!ㅋㅋㅋ
 

우연에게 기회를 주어야 한다.

이 말은 내 삶의 모토와 같다. - p.51


는 말은 오늘 읽었던 책에 나온 글이다.














그 글이 많은 생각을 하게 했고 이런저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그러다가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토마스 쥐트호프의 인터뷰를 읽으며 그 생각이 더 확장(?)되었다. 


나는 운이 좋았다. 많은 이들은 결국 포기한다. 처음 나의 연구소를 이끌기 시작했을 때 나는 깊이 생각했다. ‘무언가 중요하고, 새로운 것을 발견할 기회가 실제 어디에 있을까? 다른 사람들은 아직 건드리지 않았지만, 인간의 뇌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넓힐 수 있는 연구 영역은 어디일까?‘ 나는 이런 생각으로 오늘도 전진하고 있다. - P67


얼마 전에 읽었던 책 <지속가능한 나이듦>의 저자 정보를 읽는데 정희원 작가가 문제 풀기를 좋아하나 교조주의와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는 두려워한다고 했던 것이 기억이 났다. 

그러니까 내가 하는 대부분의 이야기들이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적인 것은 아닌지?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적인 견해(?)를 갖고 있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 같기도 하다. 


어쨌든 나도 내가 모르는 말을 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고, "우연에게 기회를 주어야 한다."라는 간단한 문장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내가 느꼈던 것인데, 토마스 쥐트호프처럼 나도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물론 토마스 쥐트호프의 운과 내 운은 차원이 다른 운이긴 하지만, 또 뭘 그렇게 생각할 필요가 있을까? 싶은 생각도 드는 걸 보면 내 자긍심(?)이 많이 단단해 진 것 같기도 하다.


토마스 쥐트호프나 "우연에게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말을 한 안체 뵈티우스는 아주 유명하면서도 훌륭한 과학자들이다. 그들이 유명한 상을 받고 높은 위치에 있기 때문에 하는 말이 아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운이나 우연과 상관없는 인생을 살고 있을 것 같은 사람들도 운이나 우연을 말한다는 사실이 좀 놀라웠다는 것이다. 그들도 그런 생각을 할 줄이야.


토요일 밤에 하바수 호수의 반대편에서 런던다리도 보고 걷기도 많이 걸었던 날이라 저녁을 먹고 남편과 Food Network cable channel에서 하는 Christmas cookie challenge를 보면서 누가 떨어질 것 같고, 누가 이길 것 같다며 흥미진진하게 보고 있는데 딸아이에게 전화가 왔다. 내가 오전에 딸에게 전화를 했는데 안 받아서 "바쁜가 보군" 하고 잊고 있었는데 시간이 났는지 전화를 한 거다. 전화를 하면서 하는 말이 지금 심포니 오케스트라에서 크리스마스 연주회를 하고 있는데 휴식시간이라 짬을 내서 전화했다고 했다. 딸아이가 콰르텟에서 취미로 하는 건 알았는데 심포니 오케스트라에서 연주하는 건 몰라서 남편과 나는 전화를 끊고 좀 놀라기도 하고 감동을 받았다. 더구나 1st violin이라고 했다. 남편이 더 큰 감동을 받았는지 '몰랐다'라는 말을 반복했다. 


토마스 쥐트호프는 어려서 바이올린과 바순을 연주했다고 하고 학교보다 음악을 통해서 더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늘 음악에 본능적으로 끌렸고 음악가가 정말 되고 싶었지만 충분한 재능이 없었다. 창조성은 오직 기술적 숙련으로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을 음악을 통해 배웠다. 이 원리는 과학에도 적용된다. 음악을 할 때 중요한 건 악기를 배우는 일이고, 이것은 엄청나게 많은 연습을 의미한다. 나는 과학에서 물질을 배워야 하고, 엄청나게 많이 읽고, 연구하고, 실험해야 한다. - P64


기술과 숙련으로 음악이 완성된다고 하면서 과학 역시 마찬가지라고 하는 사람이 운이 좋았다는 말을 하는 것을 내가 그냥 이해하고 있었다. 토마스 쥐트호프나 다른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서. 가까이는 내 딸아이를 보면서. 


딸아이 역시 어느 정도 음악을 하긴 했지만, 음악가로 성공할 충분한 재능은 없었다. 나는 그것을 부인하고 싶었지만, 딸아이는 잘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운이란 것, 우연이라는 것이 완성되는 것은 기술과 숙련, 그러니까 엄청나게 많은 노력, 피를 흘리진 않지만 피와 땀을 흘리는 것과 같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 그래서 나는 나 자신에 대한 자긍심이 조금씩 단단해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는 이유가 내가 열심히 노력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DNP가 되든 되지 않든. 


우리 인간은 정말로 자신을 제대로 잘 평가하지 못한다.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관찰하는 문제에서 타고난 무능력자다. 그렇게 우리는 자신을 과대 혹은 과소평가한다. 그래서 우리는 의사소통을 하면서 동료와 가족들의 피드백을 받아야 한다. - P66


이 책은 우연히 내게 다가왔지만, 내가 운이 좋아서 받게 되었다. Psyche 님이 마침 한국에 계셨는데 인정이 많고 배려심이 많은 프님이 내가 이 책을 읽고 싶다는 것을 아시고, 더구나 Kira Talent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찡찡 거리는 것을 읽으시고 선뜻 이 책을 선물해 주셨다. 이런 속 깊은 분, 나에 대한 믿음이 있으신 분들을 생각하면 더 열심히 하고 싶어진다. Kira Talent에 합격(?)하면 모두 프님 덕분이다! 그래서 내가 DNP가 되면 내가 SOP에 쓴 대로 소외받는 사람들을 위해 일하고 싶다. 여전히 이런 희망이 존재하는 인생이라니 얼마나 운이 좋은가!















오늘은 알라딘에 들어와서 이런 책들의 전자책 출판 알림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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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12-06 16: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꼭 예술로 대성하지 않아도 음악이든 춤이든 무엇이든 평생 어떤식으로든 즐길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삶이 훨씬 풍요로워진다고 생각해요. 책도 우리의 삶을 이렇게 풍요롭게 해주고 있잖아요. ^^
우연 역시도 완전히 100% 우연이 어디에 있겠어요. 우리의 노력과 시간이 만나는 곳이 우연이 아닐까 그런 생각. ^^

라로 2022-12-20 12:15   좋아요 0 | URL
제가 이 댓글을 어찌 못 보고 지나쳤을까요??^^;; 맞아요!! 저도 책 덕을 많이 보는 사람 중에 하나에요.^^;; ˝우연 역시도 완전히 100% 우연이 어디에 있겠어요.˝ 이 말 멋져요. 저는 한번도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거든요. 우연은 100%라고 생각했는데,,, 우와 새로운 발견이에요!!^^ 우리의 노력과 시간이 만나는 곳이 어디일지 모르지만 분명 좋은 곳이라고 생각해요. 그죠?^^

psyche 2022-12-19 08: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H양은 시간을 어떻게 쓰는 것인지! 허마이니처럼 타임 터너가 있는건가요!! 정말 대단해요. 그 어려운 공부를 하면서 심포니 오케스트라까지!!!!! 라로님과 H을 보면서 매번 감탄하고 존경하고 반성합니다.

라로 2022-12-20 12:17   좋아요 0 | URL
저도 놀랐어요,, 펀드레이져까지 했더라구요. 그거 하느라 바느질을 하루 종일 했다고 하더라구요. 저도 그 아이가 시간 쓰는 것을 배우고 싶어요. 저는 아무것도 아닌데 늘 좋게 봐주시니까 부끄럽기도 하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