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생일 손님처럼 어리둥절해하지 않았다.
그들은 쉽게 이해했다. 자신들의 삶의 방식은 주위에 널린 과거의 부스러기들과 다를 것 없이 초라했지만 이제 한창때를 지났기 때문에 그것은 거의 문제가 되지 않았다. 전 같으면 문제가 되었을 것이다. 오두는 이제 생각하고 있었다. 샬럿은 오래전에 그것을 알았다. 서로에 대한 그들의 사랑은 그동안의 흥망과 대립을 버티고 살아남았다. 흘러간그날의 황량함조차 거기에 영향을 줄 수 없었다.

부부는 정원을 돌면서 아들을 입에 올리지 않았는데, 이제 군데군데 버려진 땅이 되어버린 정원을도는 일도 힘에 부쳤다. 그들은 서로에 대한 사랑때문에 아들에게서 자라난 질투, 교활함과 잔인함으로 피어나고 만 질투를 입에 올리지 않았다. 그날의 아픔은 쉽게 가시지 않을 테고, 둘 다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것도 있을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그 또한 있는 것의 일부였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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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헌함 속으로 돈 들어가는 소리가 울릴 때마다 영혼은 연옥에서 빠져나갑니다."

돈에서 벗어나려던 로마는 그 의지가 무색하게도 돈으로 궁지를 면했다.

키르케고르의 비판대로 교회는 "여행객의 소식이 들리지 않기 때문에 신용 잃을 일이 없었던 영생으로의 유람선 운항회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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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육십대의 부부였으며 결혼 생활 42년 동안 서로 거의 떨어진 적이 없었다. 오두는 키가 컸고 지푸라기처럼 말랐으며, 뼈가 두드러진 이목구비는 머리카락이 거의 남지 않고 반점만 퍼져 있는 머리 안으로 곧 들어가버릴 것 같았다. 샬럿은 몸집이 작고 여전히 예뻤으며 잿빛 머리는 뒤로 단정하게 묶었고 눈은 매혹적인 파란빛이었다. 티머시는 부부의 하나뿐인 자식이었다.

응접실에서 오두는 불을 피우려고 낡은 장부를 구겼다. 이 집에 신문은 배달되지 않았고 신문을 사는 일도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라디오와 텔레비전은 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보고 들어 세상 돌아가는 것을 따라갔다. 장부는 누구에게도 소용이 없는 것으로, 완전히 과거, 오두의 할아버지와 그 전 세대들이 살던 시대에 작성한 것이었다. 바로 이런 목적을 위해 벽난로 옆의 벽장에 보관해둔 것이었는데 이 마른 종잇장들은 어김없이 불이 잘 붙었다.

샬럿은 양고기를 가른 틈에 로즈메리를 밀어 넣었다. 오랜 경험으로 자신이 하는 일을 잘 알았기 때문에 속도가 빨랐다.

그녀는 흐르는 수돗물에 손가락 끝에 묻은 기름을 씻어내고 남은 로즈메리를 따로 챙겼다. 다시 쓸 일은 없을 것 같았지만 그녀는 뭘 버리는 것을 싫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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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아들의 행동은 당신 탓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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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위적이고 자의적인 돈은?프랑스어 ‘주화, 메달numismatique’의 어원인 그리스어 ‘누미스마numisma’에는 ‘법nomos’을 뜻하는 어근이 들어 있다?사람들 사이의 의존 관계를 나타낸다. 돈은 이질적 상품들 사이의 ‘공정한 비율’로서 정의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공정함과 정확함을 구분하지 않기 때문에 그에게 돈은 어느 편에도 피해를 입히지 않는 노동재분배일 뿐이다. "불의를 저지르는 자는 자신이 가져야 할 것보다 많이 취하고 불의를 당하는 자는 자기가 받아야 할 것보다 적게 받는다."9 평등은 넘치는 자에게서 쳐낸 것을 모자라는 자에는 돌려줌으로써 최고와 최저 사이에 균형을 잡는 일이다.10 "정의로운 것이란 어떤 이익과 손실 사이의 중간이다

친절한 사람은 자기 벗을 위해 일을 해주면서 외려 즐거워한다. 친애는 "삶에서 가장 필요한 것으로, 다른 모든 좋은 것을 가졌다 해도 친구가 없는 삶은 아무도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특히 재산이나 지위를 가진 사람에게도 친구는 대단히 필요해 보인다."

가난하고 허약하게 사는 것이 섭리라면 물론 그렇게 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섭리는 인심이 후하다. 코스모스라는 고대 그리스의 닫힌 세계 안에 돈은 파괴력이 잠재된 일종의 분열을 몰고 왔다. 돈은 영원회귀라는 순환적 시간을 깨뜨리고 그 세계에 무제한성의 유혹을 심었다.

고리대금은 산통을 겪지도 않고 자신과 동일한 것을 낳는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이 비유를 차용하여 고리대금을 "영적 간음"으로 규탄했는데, 이 표현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 간음은 자녀 출산을 염두에 두지 않은 육체적 행위, 즉 정욕의 결과일 뿐이다. 그러한 교접은 그 자체로 죄요, 사탄의 계획에 이용당하게 마련이다. 돈의 자기증식은 사생아를 낳는다

달란트의 비유는 적어도 두 가지 방식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달란트’에는 화폐 단위와 개선을 기하는 역량이라는 두 가지 의미가 있는 바, 신에게 받은 선물을 묵히지 말고 잘 계발하여 결실을 봐야 할 것이다. 자유로운 존재는 자기 능력이 보잘것없더라도 잘 계발하여 노동과 교육에 임해야 할 사명이 있다.

모든 것에는 늘 가격이 있다. 가장 높으신 분과 구원마저도.

위스망스도 고통은 연옥을 한 번 물리침이요, 전능자에게 지급한 선금이라 하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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