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목요일 저녁으로 만들어 먹으려고 했는데 엔군의 친구가 3명이나 들이닥친 관계로 그날 피자를 시켜서 먹느라 일요일인 어제 로스트비프를 만들게 되었다. 그런데 고기가 목요일이 sell by였던 관계로 나는 그 고기를 냉동실에 넣고 토요일 밤에 꺼내서 냉장실로 옮겨 해동을 시키려고 했는데 일요일 아침에 고기를 꺼내보니 여전히 얼어 있어서 로스트비프를 만들지 못하고 pot roast를 만들어야 했다. 어쨌든 유부만두 님에게 만들어서 사진을 올린다고 했으니 어정쩡한 팟 로스트로 대신하고 내일 친구네 집에 갔다가 와서 다음에 멋진 로스트 비프를 만들어 올릴 것을 약속! (어쨌든 약속 지킨겁니다 유부만두 님.ㅎ)
팟 로스트는 로스트비프 보다 더 손쉽다. 그런데 나는 아침엔 크레이프를 만든다고 부산을 떨다가 오후에 로스트비프를 못 만들게 되어 좀 속이 상해서 그랬는지 팟 로스트에서 한 단계를 건너 뛰었다는.
사진에처럼 로스트비프용 고기를 샀기 때문에 팟 로스트를 하자니 속이 엄청 쓰라렸다. 로스트비프 고기는 비싼데 (내가 산 것은 $50.00이 넘는다) 팟 로스트 고기는 그 절반이면 살 수 있다. 그런데 저 비싼 고기로 팟 로스트를 만들어야 하다니, 어쩔 수 없는 일.
사진에서 보다시피 로스트비프용 고기라 fat이 많다. 하지만 팟 로스트를 해야해서 fat을 칼로 잘 분리해서 버렸다. 안그러면 기름기가 너무 많아 느끼하다. 그런 다음 마늘을 잘게 썰은 후 올리브 기름으로 볶은 후 소금간을 한 고기에 후추를 뿌린 후 겉만 익도록 구워줘야 했는데 정신이 없어 그 과정이 생략되었다. ㅠㅠ 노릇노릇 구워줘야 만든 후 더 먹음직스럽다. 암튼 그런 다음에 비프 broth를 두 통 넣었다.(이건 취향인데 우리 시어머니 레시피는 넣는다는) 그 이유는 나중에 그레이비를 만들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고기를 좀 더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먼저 오븐을 350도로 한 뒤 고기만 한시간 30분 정도 익힌 후 감자, 당근, 양송이와 같은 야채를 넣고 한 시간이 지나면 꺼낸 후 20분 정도 실온에 둔 후 썰어서 그린빈이나 아스파라거스 등의 야채와 곁들이면 좋다. 나는 오늘 사진에서와 같이 그린빈을 곁들어서 저녁상을 차렸다.
내가 오늘 밤 6시 30분부터 일하는 스케쥴이라 우리는 4시에 이른 저녁을 먹었다.
제목에 망쳤다고 한 이유는 고기를 쎈 불에 겉만 익히지 않고 생고기를 바로 익혔기 때문에. 하지만 좋은 고기라 그런지 부드럽고 맛도 좋았다. 고기는 돈이 좀 들더라도 좋은 것을 사는 것이 음식 맛을 크게 좌우하는 것 같다. 우리는 식구가 많은 편이라 보통으로 코스트코에서 구매하는 편이다. 코스트코 고기도 괜찮은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패하는 경우도 있다)
나는 오늘 새벽에 공항으로 간다. 10시 30분까지 일하고 집에 와서 짐싸고 샤워하고 하느라 잠이 달아났다. 더구나 계속 서서 일하느라 발바닥이 아파서 잠이 안 오는 거지 친구를 만나러 가니까 그러는 건 아님. 진짜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