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은 새벽 3시 30분에 남편과 함께 LAX로 갔고 남편은 4시 30분이 조금 넘어 집에 돌아왔다고 해요.

제가 너무 잘 자고 있어서 깨우지 않았다고 하네요. 혹시 몰라서 딸과 Just in case 엄마가 일어나지 못할 수 도 있으니 잠자기 전에 미리 작별인사를 했었어서 별로 서운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딸아이는 뉴욕 공항에 도착해서 전화했답니다.


저는 늦게 일어나서 백화점에 갔다가 지난번에 먹었던 가든 오믈렛을 또 시켜서 먹었어요. 이번엔 후레쉬 스퀴즈드 오렌지 주스와 함께 먹었답니다. 오늘 제가 간 곳은 집에서 좀 더 가까운 곳인데 이제는 동네 백화점으로 전락해버린 조그만 백화점이에요. 그래서 그곳은 뭘 사러가기 보다는 바꾸러 갈 때 주로 갑니다.ㅎㅎㅎ 오늘 저는 지난 번에 주문한 얼굴 크림을 환불하러 갔었거든요. 처음 써보는 크림이었는데 냄새가 도무지 적응이 안 되는 거에요. Nordstrom백화점이 좋은 이유는 사용한 화장품도 바꿔준다는 것. 어쨌든 사람들이 많이 안 와서 그런가? 음식은 더 정성껏 푸짐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아요!! 더구나 케챱을 줄까? 타바스코 소스를 줄까? 도 물어보고. 당근 저는 타바스코 소스를 요청했지요.


백화점 갔다가 곧바로 저희 동네에 있는 반즈 앤드 노블에서 공부했어요.

크리스마스에 해든이 레고도 그렇고 해든이 친구들 선물로 책도 그곳에서 샀더니 에스프레소 음료수 $2.00 할인권이 4장이나 생겼지 뭐에요. 그래서 오늘 한 장을 이용해서 주문했는데 반즈 앤드 노블 멤버쉽 10% 할인에 $2.00 할인까지 하니 거의 공짜로 음료수를 마시는 기분이라서 뭐 땡잡은 것 같더군요. (이렇게 작은 것에 크게 기뻐하는;;;) 즐거운 마음으로 반즈 앤드 노블에서 시험공부를 했어요. 

ATI TEAS Crash Course 라는 책을 골라서 공부를 했어요. 요점만 콕 찍어서 뭐, 이런 느낌이 나는 책이에요. 오늘 반 정도 하다가 왔습니다. 그런데 반즈 앤드 노블에서 어떻게 그냥 집에 올 수 있겠어요.ㅠㅠ


어떤 책이 있나 대강 둘러만 보고 가자고 생각했는데 이 핑계 저 핑계로 결국 책 한권을 사가지고 왔습니다.

'이 핑계는 신경외과 전문의를 꿈꾸는 딸이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이고 저 핑계는 크리스마스에 딸에게 책선물을 안 했으니 이 책이 딱 좋을 것 같다'였는데 막상 가져와서 들춰보니 딸에게 주기는 뭣 할 것 같아요. 너무 슬프다고 해야 할까요?


이 책은 이종인 씨에 의해서 이미(2016년) 번역이 되었네요. 이번에 퓰리처 수상 마지막 후보가 되었다고 하는데 이 책 읽는 사람들은 눈물을 피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지은이 폴 칼라니티는 이미 2015년에 무지개다리를 건넜어요. 신경외과 전문으로 스탠포트 대학병원에서 일하다가 40살도 안 되어 폐암으로 죽었다고 합니다. 담배도 안 피웠다고 하는데...

스탠포드 대학에서 생물학과 영문학 복수 전공을 하고 캠브릿지 대학원에서 영문학과 철학을 더 공부하고 예일 의대를 갔다고 하니 이렇게 책을 낸 것이 당연한 것 같습니다.

이 비디오는 5분 51초입니다. 이 책에 관심이 없더라도 비디오를 보는 것만으로도 감동이 느껴지네요.

37살에 인생을 마감했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에게, 저 같은 사람에게도, 인생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준 그에게 감사합니다.


딸이 집에 왔을 때 읽던 책이 Complications: A Surgeon's Notes on an Imperfect Science였는데 다 읽고 여행을 떠나면서 아라비안나이트를 가져갔죠.


제가 오늘 구매한 책은 딸아이보다 시어머니께 선물로 드려야 할 것 같아요. 좋아하실거에요. 시어머니 읽으신 다음에 제가 읽으려고요.ㅎ


며칠 아무 생각 없이 잘 놀았더니 오늘은 오랫동안 집중이 잘 되어 공부가 머릿속에 쏙쏙 들어왔다기 보다 그나마 책 3권을 봤더니 내용이 거기서 거기라 반복 학습의 효과를 느낀 것 같아요. 이제는 제 약점인 부분을 집중적으로 공부해야 할 시기인 것 같습니다. 어쨌든 공부할 시간이 많이 생겨서 마음이 편안하고 좋네요. 아직 살아있다는 것에 새삼 감사하고,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것에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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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28 16: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29 05: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28 16: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29 06: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17-12-29 0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공에 바쁜 중에도 엄청난 독서. 대단해요. 마지막 문장에 새삼 찡해요. 당연한 것 같지만 결코 당연한 게 아닌.

라로 2017-12-29 13:31   좋아요 0 | URL
사람이 그렇잖아요,,,공부할 때 더 딴짓하고 싶은거,,,,모범생인 프야님은 모르시려나???ㅎㅎㅎㅎㅎ
프야님도 혹 기회가 되면 저 사람 책 읽어보시길...어쩌면 퓰리처 상을 받을지도 모르지만,,,것보다 자기 에세이에 쓴 글이랑 겹치는 얘기를 그사람도 하더라구요. 멋져요, 프야님!!

psyche 2017-12-31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의사가 되려고 하는 사람이 읽으면 좋겠다고 저도 생각했었어요. 의사의 마음가짐이나 자세등에 대해 배울것?이 많더라구요. 워낙 내용은 슬플거라고 각오하고 읽어서 그런지 저는 생각보다 안 슬펐구요. 안타까운 마음은 많이 들었었어요. 뒤에 부인이 덧붙이 뒷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게 더 슬펐었다는...

라로 2017-12-31 14:00   좋아요 1 | URL
프님은 이미 읽으셨군요!! 그러면 저도 딸아이에게 권할게요. 그런데 누구의 생명이 더 귀하다 그런 생각은 아닌데 정말 훌륭한 사람이 죽었어요. ㅠㅠ
의사로서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었을텐데,,,, 책으로 사람을 구하고 가는 걸까요?

moonnight 2018-01-01 2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으면서 눈물이 많이 났어요.너무 안타까워요ㅜㅜ 따님이 신경외과 전문의를 꿈꾸는군요. 멋지고 훌륭합니다. 과정이 많이 힘들텐데.. 저는 <참 괜찮은 죽음(Do no harm)>도 무척 와닿았어요ㅠㅠ. 이미 읽으셨을 것 같긴 한데.. 원제가 의미하는 바를 다시 곱씹게 했어요.

라로 2018-01-02 13:48   좋아요 0 | URL
저 책을 읽어보세요. 저는 이제 4분의 1 정도 읽었는데,,아직은 그렇게 슬프지 않은데,,,그래도 슬퍼요,,,병을 알아가는 과정이 담담하고 그 사람의 어렸을 적 추억이 아름답고,,,저는 저렇게 저와 차원이 다른 것 같은 사람이 결국엔 죽을 거라는 것을 알면서 책을 읽는 게 어려울 줄 알았는데,,,지은이가 정말 글을 잘 쓰더군요.
스탠포드, 캠브릿지에서 영문학을 전공했으니,,,정말 대단한 사람인데,,,
달밤님이 추천하신 책도 찾아서 읽어볼게요. 저는 엄마가 돌아가신 후로 이런 글을 자꾸 읽게 되네요,,,용서를 받고 싶어서이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