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재미없는 화학 프레젠테이션 준비는 다 했는데 리포트 페이퍼 쓰던 중 어제 다 하지 못한 이야기 때문에 집중이 안 된다.
싱글 스페이스로 20장을 썼으니 더블스페이스로 바꾸면 거의 두 배가 될 페이퍼 내용 줄이느라 오전 시간을 다 소비하고 앉았다. 어쨌든 본론으로 들어가서,
나는 채식주의자를 중고 책으로 구매했지만 읽지는 않았다. 아니 읽지 못했다. 이유는 늘 채식주의자보다 표지가 매력적인 책들이 나를 먼저 부르니까? 어쨌거나 그 책을 읽지 못했는데 이번 영어수업시간에 페이퍼를 쓰면서 그 책에 대한 신문 기사를 인용했었다. 내용은 아래 사진에 올렸다.
우리 영어 교수님은 퍼듀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시고 그 대학원을 졸업한 뒤 여기 캘리포니아로 오셔서 USC에서 박사학위를 받으셨다고 하는데 외국 문학에 굉장히 관심이 많으시고 번역에 대한 책도 출간하실 정도로 번역을 아주 깊이 분석하고 계시다. 번역물을 믿기 어려워 꼭 읽고 싶은 책은 본인이 직접 언어를 배워서 읽으실 정도이니 말 다 했지. 덕분에 영어, 불어 러시아어, 그리고 중국어에 조예가 깊으시다. 중국에는 매년 문학 컨퍼런스를 다녀오시는데 중국은 참 알다가도 모를 나라이다. 암튼.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2016년 맨부커 국제상을 받은 줄은 몰랐는데 남편 덕분에 알게 되었다. 남편이 엘에이 타임즈를 읽고서 나에게 "채식주의자" 읽어봤어? 라고 물었다. 나는 책은 샀지만 읽지 않았다고 했더니 자기는 읽어보고 싶다며 신문 기사를 읽으니 번역가가 한국어를 6년만 공부하고 번역을 했는데 발과 팔을 헷갈려 할 정도로 한국어 실력이 출중하진 않은 사람인데 그 사람의 번역으로 채식주의자가 맨부커 국제상을 받게 되었으니 어떻게 번역을 했는지 궁금하단다.
기사에도 언급이 되었지만, 내가 찾아본 알라딘 리뷰도 좋다는 사람들보다 안 좋아하는 사람이 더 많;;;; 내가 읽었다면 나도 후자의 사람에 속할 듯.
암튼 그래서 어떤 번역가가 그랬단다 Smith가 번역한 한강의 "채식주의자"는 번역 책으로 보기 보다는 각색으로 봐야 할 것 같다고. 번역가의 한국어 실력이 모든 내용을 이해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란 생각이기도 하지만, 사실 완벽한 번역이란 거의 불가능하지 않을까?
하지만 이 사람은 누구인지 궁금하다. "One Korean scholar even declared that English readers had been “betrayed.” 정의보다 질투심이 더 강한 거 아닌가??( ") 만약 자기 책이 그렇게 되었다면???
수업시간에(수업 제목이 Critical Thinking이다) 번역작품으로 모파상의 '보석', 안톤 체호프의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을 배웠고, 지금은 입센의 '인형의 집'을 배우고 있다. 수업은 문학작품을 배우지만, 문학작품이 포커스가 아닌 문학작품을 통해 비판적 사고를 배우는 수업인데 교수님은 번역 책을 읽기 전에 우리가 얼마나 번역된 작품을 신뢰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열변을 토하셨다. 체호프의 책은 93% 완벽에 가까운 번역이라고 하시니 영어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영문본을 찾아서 읽으셔도 좋을 듯.
그리고 엘에이 타임즈에 실린 채식주의 번역에 대한 글이 읽고 싶으신 분들은 여기를 클릭
신문에 올라오는 글이니 잘 썼겠지만, 나도 영어로 이렇게 글을 잘 쓸 수 있다면!!!
갑자기 밑에 올린 내 글이 창피하구나...
2. 그리고 어제 본 영화 "오리엔탈 특급 살인사건"에서 포와로가 디킨스의 책 A Tale of Two Cities (두 도시 이야기)를 읽으면서 자꾸 크게 웃는 거다. 그 책이 그렇게 재밌었나? 남편과 집에 오면서 그 책에 그렇게 웃기는 부분이 나왔나?(너무 오래되어 내용도 기억 안나;;;) 그랬더니 남편이 코믹하다기 보다는 똑똑하게 글을 써서 그런 거지,,란다. 음 똑똑하게 쓴 글을 읽으면 그렇게 박장대소 하는구나!!!
영화는 좋으면서 많이 아쉬웠다. 포와로의 심리적인 부분을(고뇌라고 해야 할까?) 표현해줘서 좋았지만 솔직히 좀 많이 아쉬운 작품이긴 하다. 훌륭한 배우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좋긴 하지만 그들을 100% 활용하지 못한 것도 그렇고,,,이 영화가 좋은 이유는 감독에 대한 내 애정이라고 해두자.
암튼 그래서 어떤 책은 주기 적으로 읽어야 하는듯. 아가사 크리스티의 오리엔탈 특급 살인사건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