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밤은 바람이 요란하게 불어대고 빗방울이 창문을 때린다. 내일 아침에 잠이 깨면 겨울 하늘을 보게 되리라.˝[기싱의 고백] p. 316
라는 문장을 끝으로 <가을>이 끝나고 겨울 편이 시작되었다. 겨울편을 읽는데 기싱은 사람들이 영국식 요리법에 대해 경멸적인 말을 하는 것을 자주 들을 수 있다고 하면서 변호(?)하는 글을 쓴다. 그런데 영국 요리가 맛이 없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나도 영국에 가서 아침을 먹고 실망했는데, 시어머니도 영국에 가셨을 때 음식이 맛이없는 것 말고는 훌륭한 나라라고 하신 게 기억난다.
어쨌든 영국 음식에 대한 기싱의 변호를 읽고 있는데 이런 글이 나온다.
˝영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요리사에게 한 토막의 대구를 주고서 그녀(갑자기 요리사는 여자;;;) 나름의 방식으로 조리하게 해보라. 그 착한 여인은 대구 토막을 조심스럽게 삶기만 할 것이고 그것으로조리를 끝낼 것이다. 그녀가 다른 어떤 요리 기술을 활용하여 대구 토막을 조리한다 하더라도 하늘이 대구라는 물고기에게 부여한 특별한 맛을 더 두드러지게 하고 더 먹음직하게 할 수는 없을 것이다.(이부분에 밑줄)˝ p. 341
그부분을 읽자마자 나는 우리도 오늘 저녁으로 대구를 먹을거야. 하고서 마트에 갔다. 그런데 마트에는 tilapia라는 생선을 뺀 모든 생선이 다 팔리고 없었다. 냉동 생선마저!!! 여기서는 거의 모든 관광객들이 오후에 저녁거리를 쇼핑하기 때문에 오후에 장을 보는 것은 헛수고일 때가 대부분인데 충동적인 결정이라 어쩔 수 없었다. 대구는 영어로 cod이다. Cod도 없고 Salmon도 없고,,, tilapia뿐이라니!!
궁시렁 거리며 그거라도 먹자 싶어서 사와서는 놋쇠팬에 구워먹었는데 꽤 맛있었다!!! 그래서 tilapia에 대해서 검색을 해보니 민물고기지만 대구(cod)보다 오메가3가 더 풍부하단다!! 값도 싸고 좋은 결정이었다는.
하지만 나는 tilapia라는 물고기에게 부여된 특별한 맛을 더 두드러지게 하고 더 먹음직스럽게 할 마음의 준비가 안되어 기름에 굽고 마늘소금과 허브를 뿌렸다. 사이드는 올리브, 모짜렐라 치즈, 그리고 토마토를 섞어서 카프리스 느낌이 나는 샐러드를 만들었다는. 그럭저럭 잘 어울렸다고 생각.
카탈리나 집의 싱크대 위에는 여러가지 요리책이 꽂혀 있다. 그 유명한 Julia Child의 요리책도 있다! 이번 여행에는 아직 요리책을 펼쳐보지 않았지만( 여행이 끝날때까지 펼쳐보지 않을 것 같다) 작년 딸과 같이 왔을 때는 그 책에 나와있는 디저트를 만들었는데 썩 훌륭했다는.
오늘은 오전에 테니스를 쳤더니 다른 날보다 더 피곤한데 잠은 안와~~~~ㅠㅠ. 해든이는 요즘 테니스 레슨을 받아서 그런가 작년에 테니스 칠 때와는 수준이 업그레이드 된 것이 보인다.
내일은 아침 일찍 낚시를 가기로 했다. 해든이는 벌써부터 juvenile garibaldi 를 잡고 싶다고 벼른다는. 그래봤자 잡자마자 놓아주어야 한다. 안그러면 벌금 엄청 많이 내야한다는. 어쨌든 juvenile garibaldi 는 말그대로 청소년 garibaldi 라고나 할까? Garibaldi가 어른이 되기 전의 모습이다. 주황색 몸에 하늘색 점이 많이 있는데 어른 garibaldi가 되면 그 옅은 하늘색 점들이 사라진단다. 신기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