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uckiest (About Time Version) - Ben Folds
양력으로 8월 3일이 내 생일이다. 엄마가 살아계셨을 때는 미국에 있는 딸이라도 늘 음력으로 챙겨주셨는데 이제는 양력으로 챙기기 시작했다. 음력으로 생일을 챙길때는 달력을 찾아봐야 한다는 게 귀찮았는데 양력으로 지내기 시작하니 화장실 갔다가 밑 안닦고 그냥 나온 것처럼 괜히 찜찜하다.
8월 2일부터 생일 축하를 받았다. 한국 시간으로는 여기 8월 2일이 3일로 되어있으니 카톡 친구들이 축하를 해줬다. 페이스북을 했으면 오늘도 축하를 받았겠지. 페이스북 안하는데 계속 안하려고 하지만 모르겠다. 네이버 계정도 지금까지 없이 살다가 미국간호사 정보 찾다가 여기서 간호사인 좋은 분 몇분을 알게 되어 소통용으로 만들지 않을 수 없었으니. 네이버 계정을 만든 건 알라딘 서재 재오픈한 날과 같은 날이라 잊을 수 없다(라고 쓰고 ‘없기를‘ 이라고 읽는다.)
어제 아침은 느긋하게 잠을 잤다. 그 전날 프님을 만나서 들이마신 세잔의 커피 덕분에 가슴이 두근거리고 도통 잠을 잘 수 없어서 책도 읽다가, 재미로 하는 온라인 게임도 했다가.
https://www.arealme.com/online-english-grammar-test/en/완전 대박! 아무래도 영어 과외 선생을 한 것이 도움이 된 것인가? 아니면 나는 찍기의 GOD인가?
네이버 이웃, 알라딘 서재 친구들 글도 읽다가 잠이든 시간은 새벽 3시쯤. 그러니 생일 아침부터 늦잠을 잘 도리밖에. 그런데 나를 임시고용한 썬에서 9시쯤 전화가 와서 일어나 전화를 받으니 내 약물검사 결과가 안나와서 다시 해야 한단다. lol 그날 2시간 정도 기다리면서 커피를 네잔정도 마셨는데 12oz컵으로 마셨으니 48oz가 되는 거다. 검사 전에 음료수를 그렇게 많이 마시지 말라고 말해주던가! 생일날 약물 검사 하러가야 되겠니? 그러면서 갔다. 안그러면 십일 정도 후에나 검사할 수 있으니까.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지만 다시 약물 검사를 받으러 가야했다.
내가 일어나 씻으려고 화장실을 가니까 딸아이가 기다렸다는 듯 달려오면서 ˝아침 만들어 줄까?˝ ˝아니, 약물 검사하러 가야된다. 그리고 네일샵에 가자. 그러니 너도 같이 갈 준비 해.˝ 샤워를 하고 나와서 무슨 옷을 입을까 생각했다. 생일인데 고른 옷은 Mother‘s Day 스럽게 골랐다는. 해든이가 6살에 만들어 준 목걸이가 하고 싶어서.
해든이가 만들어준 비대칭 목걸이~.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핑크빛 셔츠와 해든이가 만들어 준 목걸이를 하고, 가벼운 데님 나팔 칠부바지를 입었다. 해든이가 만들어준 목걸이를 하면 언제나 괜히 행복해진다. 내가 좋은 사람처럼 느껴진달까?
얼굴에 썬크림을 바르는데 해든이가 들어온다. 어디 가냐고 물어보더니 아빠가 아침 만들었다며 먹고 가라고. 그러면서 내가 목에 건 목걸이를 보더니 비대칭이네! 이러더니 오른쪽에 것 몇개를 왼쪽으로 옮겨준다고 하트모양을 몇 개 집어서 옮기려고 시도하더니 뒷줄이 막혀있다고 포기한다. ˝만들어 주려면 대칭으로 잘 만들어주지 이제 비대칭이 보이니?˝라고 했더니 ˝엄마, 나는 그때 6살이었어요. 지금처럼 대칭, 비대칭 이런 거 보다 빨리 만들어야겠다는 생각 말고는 모르는 나이요˝ ˝아, 넵~~ 잘못했어요˝ 이제는 말로는 절대 이길 수 없는 막내아들, 그래서 간지러준다. 아빠 닮아서 간지름 잘타는 대마왕이라는~~~ㅎㅎ. 그래도 사실 엄마는 이 비대칭에 엉터리인 목걸이가 너무 좋아. 이 목걸이는 행복의 마술을 걸어주는 목걸이야 라고는 말하지 않는다.
남편이 만들어준 아침! 나는 어제 특별했지~~ㅋㅋㅋ
아침을 안 먹고 가려고 딸하고 나가는데 윙? 저렇게 예쁘게 차려진 아침을 안 먹으면 안 될 것 같아서 허겁지겁 먹었다. 오렌지 쥬스는 잘 안마시는데(설사유발) 음식과 잘 어울리니 벌컥벌컥. 아침 먹으면서 웃으라는 의미였는지 막내 시누이가 보내준 생일카드도 앞에 올려놨다는.
막내 시누이가 보낸 생일 카드.
사진과 내용이 너무 웃겨서,,,아무래도 내가 샘을 구박한다는 것을 은연중에 항의하는????
약물 검사를 하러 갔는데 역시나 취직하기 위해 약물 검사를 받으려고 기다리는 사람이 너~~~무 많아!! 딸아이와 둘이 서성이며 기다리다가 자리가 생겨 겨우 앉았는데~~~갑자기 화장실 가고 싶어!!!! 얼른 MA에게 달려가서 ˝나 배가 아파. 화장실 가야하는데 그러면 검사에 지장이 있겠지?? 어떻하지??˝ 이름이 뭐냐더니 내 차트를 찾는 친구. ˝당신 앞에 똭두명이에요. 세번째가 당신 순서이니 쫌만 참아요!!˝ 응? 아니아니지~~ 너네들은 검사할 때 변기물을 너네들이 확인하고 내려야 하잖아~~~~ㅠㅠ 나 그냥 화장실 다녀올게. ㅠㅠ
나는 결국 화장실에 가서 볼일을 보고 MA에게 눈총을 받고(이게 다 너를 위한 거였어. 어떻게 너희들에게 그런 것을 보게 할 수 있겠니!!ㅠㅠ) 32oz의 물을 마시고 기다렸다가 테스트를 마쳤다. MA는 차트에 내가 32oz의 물을 마신 경위를 쓰고 물을 마신 후 검사실 앞에서 한발짝도 나가지 않았다는 것을 함께 기록했다.
남편이 준 카드와 선물,,내용은 비밀.ㅎㅎㅎ
검사를 마치고 나오니 생일의 반나절이 지나갔다는!! 그래도 기다리면서 [기싱의 고백] 봄 편을 다 읽을 수 있었다. 이젠 여름편을 읽을 차례.
딸은 밤, 새벽 12시 30 분 비행기로 뉴욕을 가기 때문에 오늘 프렌치 네일을 해주기로 약속이 되어 있었다. 네일 샾에 가는데 너무 졸린거다. 아~~나 미치도록 졸려~~~! 네일이 끝나고 집에 오자마자 ˝ 남편, 나 birthday nap 😴 할게. 미안해.˝ 그리고는 6시까지 잤다!!! 나때문에 다들 배가고플텐데 그냥 기다리고 있더라는.ㅠㅠ
시아버님을 포함한 우리 6명은 일본식당으로 갔다. 거리가 멀고, 작고 오래된 식당이지만 음식이 알차게 나오는 착한 일식집. 이름은 혼(本)스시. 생일이라는 것을 말하지 않았는데도 내가 왔다고 막 반가와하시며 이것저것 주려고 하신다. 칵테일을 줄까? 맥주를 줄까?? 우리는 술 안마셔요(저만 마셔요~~^^;;;) 결국은 애피타이저와 음료수, 디저트를 주셨다. 요즘 유행하는 마카롱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어마어마한 양의 스시를 먹는 큰아들의 사진을 못찍은 것이 한이라면 한이다. ㅎㅎ
케익 가게에서 가장 작은 것을 사왔다는데 그래도 크다! 미국은 뭐든 큰듯~.
저녁 먹는 시간이 오래 걸려서 집에 오니 8시 30분. 부랴부랴 준비해서 남편과 함께 딸을 LAX에 데려다줬다. 낮잠을 자서 나는 안 피곤하니까 나 혼자 데려다 주겠다는데도 굳이 함께 데려다 준다고 해서 그러러면 그래라 였는데 막상 LAX 근처 Freeway 부터 꽉 막힌 것을 보니 남편이 함께 오길 너무 잘했다는!!! 더구나 남편은 공항을 나보다 훨씬 자주 다녀서 그런가 어느 길이 곧 막힐지도 잘 알고!
밤 12시는 미국 동부지역이나 다른 나라로 가기가 적당한 시간인지 막혀도 너무 막히더라는. 엘에이 시의 인구가 공항을 지을 당시보다 몇 배는 늘었을텐데 공항은 예전 사이즈 그대로이니 문제는 문제다.
생일얘기 하면서 삼천포~~ㅋ
이제 만 나이로 51세가 되었다! 이제는 빼도박도 못하는 50대가 되시겠습니다. 그래도 멘탈 나이 테스트 결과는 27세. ㅎㅎㅎ
멘탈 나이 27세! 대박!!!
생일은 나이가 들수록 행복한 날이되는 것 같다. 부모님이 생일 축하를 해주신 적이 없어서(미역국 정도 말고는) 그런가?? 살뜰히 생일을 챙겨주는 남편과 아이들이 고맙다. 딸아이와 해든이가 준 카드 사진도 못찍고, 남동생이 내 생일 전 날 돌아가셔서 현재 남동생 집에 가계신 시어머니도 오늘 밤 돌아오시면 축하해 주신다고 하고,, 내일은 우리 부부와 해든이만 일주일 정도 여행을 떠난다. 젊은 부모처럼 보일 것이다. 해든이만 데리고 가니까!!! 큰아들은 학교에서 registration도 해야한다고 하고, 콰이어 캠프에 풋볼 연습이 있어서 우리와 함께 가지 못한다. 딸은 어젯밤 뉴욕으로 날라갔고. 지금쯤 한국에서 온 절친이랑 어딘가에 있겠지?!
나는 여전히 [기싱의 고백]을 읽고 있는데 딸은 [에덴의 동쪽] 다 읽고 [몬테크리스토 백작]을 읽기시작했지만 뉴욕을 갈때는 얇다며 [이반일리치의 죽음]을 가져갔다. 시부모님이 읽던 책인지 아주 오래되어 누렇게 바랜 책이 있었다. 딸이 오면 인증샷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