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에 알라딘에 페이퍼를 올리고 에밀 아자르의『솔로몬 왕의 고뇌』를 좀 읽고 잤더니
아침에 늦게 일어났다. 남편과 형, 그리고 아이들은 일찍 일어나서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아침을 준비하겠다고 하니까 남편은 어제 먹다 남은 도넛을 먹고 가겠다고 했다.
하지만 언제 또 형에게 아침을 대접할 기회가 있을지 알 수 없다며
나는 앞치마를 두르고 거실로 나갔다.
형은 노트북 앞에서 페이스북에 뭔가를 올리고 있었다.
나는 아침 인사를 하고서 "Are U ready to go?"라고 밝게 웃으면서 물어보았다.
형도 활기 넘치고 씩씩한 목소리로 즐겁게 대답을 했다.
아침으로 뭘 준비할지에 대한 생각은 없었지만, 먹성이 좋고 양파 말고는 뭐든 잘 먹는
형에게 뭘 대접할지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나는 빨리 만들 수 있는 카우보이 아침을 생각했다.
달걀부침을 할 건데 어떻게 만들어 줄까?라고 물으니 'sunny side up' 스타일로 해달란다.
여행을 떠나기에 앞서 sunny side up이라는 말을 들으니 기분이 좋았다.
요즘 가뭄이라 비가 많이 왔으면 좋겠지만, 그들이 가는 곳은 왠지 sunny side up일 듯한 느낌.
에너지 넘치는 4인방(남편, 형, N군, 해든 이)은 비가 와도 좋고 해가 떠도 좋단다!!! ㅎㅎ
함께 하면 무조건 좋은 거지.
나는 부지런히 베이컨 10장을 만들고, sunny side up의 달걀을 5장을 만들고, 토스트에 버터를 바르고, 오렌지 주스, 그리고 다양한 과일(포도, 천도복숭아, 귤, 사과, 배, 수박)을 내놨다.
행복한 아침을 마치고 간단한 기도를 한 뒤 그들은 떠났다.
내비게이션이 가끔 말을 안 듣는데 여행 중에는 별 탈이 없었으면 좋겠다.
아이폰이 있으니 어떻게든 되겠지.
그들의 일정은 대략
공주-부여-전주-광주-보성-목포-여주EXPO-부산-경주-울진-일산-판문점-일산-하와이로 출발
오늘 아침 형이 짐 싸는 걸 보다가 잠깐 기다리라며 책 사진을 찍었다. 3분의 2 정도 되는 책은 이미 다 쌌더라는,;;;
『writing and script』
『the history of time』
『Amped』
『the cleanest race』
『The Best Writing on Mathematics 2011』
『Nine Algorithms That Changed the Future』
『TUBES: A Journey to the Center of the Internet 』
『gravity』
『Admiral Arleigh』
이 책들 말고 몇 권이 사진 속에 더 있는데 안 보인다, ㅎㅎㅎ
형은 책을 정말 많이 사는데 저 책들을 다 읽는다는 게 놀랍다.
더구나 자기 일과 관계없는 책들까지 섭렵하는 왕성한 식욕하고는!!!
형은 혹시 전생에 책 읽는 전사가 아니었을까?
4인방, 제발 안전하고 즐거운 여행이 되길, 오래오래 기억할 수 있는 추억 많이 만들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