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son Mraz - The Woman I Love
오늘은 제이슨 므라즈의 노래.
역시 제이슨은 목소리와 발음이 쨩.
특히 이어폰 끼고 들을 때 아주 좋아. 그의 세계에 빠져드는 듯한 그 짜릿한 느낌.
4월엔 책은 읽고 싶은데 책 잡을 시간이 없어서
이동하거나 다른 일을 할 때 들을 수 있도록 오디오 북으로 책 읽는 걸 대신했다.
활자로 된 책을 읽는 것도 좋지만, 이번 경험으로 잘 만들어진 오디오 북도 썩 좋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오디오 북이 한 20권 정도 되는데
그중에서 뭘 들을까 고민을 하다가 이미 번역본으로 읽었던
『올리브 키터리지』를 선택했다.
아! 올리브 키터리지.
처음 시작되는 헨리와 드니스의
약국 이야기부터(이렇게
말할 수 밖에 없다, 미안해요, 올리브), 이 책은 내 모든 감성을
콕콕 찌르는 책이었다.
작가인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가
표현한 모든 표현은 내가 집적 느끼거나 보는 것처럼 생생했다.
헨리가 바닷가의 짭조름한
냄새와 바람을 맞으며 매일 출근하는 일처럼 나도 4월 한 달 내내 올리브 키터리지를 들었다.
어떤 부분은 아주 좋아서 무한 반복을 하면서 듣고 또 듣고.
영화로 나온다고 들은것 같은데 검색해 보니 안 나오네,,ㅠㅠ
어째거나 올리브 역으로 누가 하면 좋을 지 나 혼자 상상하기도 한다.
(이런거 보면 시간이 많은가?ㅎ)
특별히 좋았던 부분이 어디냐고 물으면 대답을 할 수는 없다.
올리브 키터리지에 나오는 모든 인물에게 애정을 느끼니까.
헨리를 총으로 때리던 파란 스키 마스크를 쓴 빨간 머리를 한 여드름이 잔뜩 난 소년에게조차.
이 부분은 어느 토요일 남편과 함께 청주로 가는 차 안에서 이어폰으로 들었는데
정말 공포스러운 상황인데도 작가가 얼마나 글을 잘 썼던지 나는 배를 잡고 웃었다.
그렇게 끔찍한 상황이 개그처럼 느껴지게도 쓸 수 있는 그녀의 재능은 정말 놀랍지만
책으로 읽었을 때는 그만큼 웃기다고 느끼지 못했는데 말이다.
이 책을 녹음한 Sandra Burr가 좋아져서 그녀가 녹음한 다른 책들도 구입하고 싶어졌다.
특히 『작은 아씨들』은 꼭 구입하고 말리다.
책에 대해서 인물들에 대해서 올리브에 대해서 일일이 다 말하고 싶지만 그건 기분이 내킬 때.
다만 친구가 되어 준 올리브 키터리지라는 책이 얼마나 소중한지 감사한지.
샌드라 버의 목소리가 지금도 친구처럼 다정하게 느껴진다.
역자인 권 상미 씨도 역자 후기에
문체와 어투를 파악하는 데 오디오북이 큰 도움이 되었다. 올리브의 부루퉁한 목소리와 루이즈 라킨의 사이코 같은
으스스한 목소리를 끌어내는 데 특히 도움이 되었다. -p.494
우리나라 출판업계는 오디오북 쪽의 작업이 활발하지 않은데 좀 안타깝다.
시각장애인뿐 아니라 나처럼 활자에 눈을 맞출 시간이 없는 사람들에게
오디오 북이 얼마나 소중한 도움이 되는지 경험해 본 사람이 아니라면 모를 거다.
물론 나도 시간이 있다면 오디오 북보다 책을 먼저 집어들겠지만 말이다.
어쨌거나
몽테스키외는 틀리지 않았다.
일상의 모든 크고 작은 걱정들이 책을 읽고 있는 동안에는 저만치 멀어진 것을 느끼니까.
책을 다 읽고 나면 다시 찾아오겠지만 몇 시간이라도 걱정과 근심으로부터 멀어질 수 있다는 게 어디냐.